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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사건
헌재 "공수처법 '합헌'… 권력분립 원칙 등에 위배되지 않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8일 강석진 전 의원 등 옛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 100여명이 제기한 공수처법 위헌확인 헌법소원 사건과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낸 같은 취지의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5(합헌)대 3(위헌)대 1(각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2020헌마264, 2020헌마681). 헌재는 △공수처 수사 대상인 고위공직자의 범위를 규정한 공수처법 제2조와 △공수처의 직무 등을 규정한 제3조 △공수처 검사의 자격을 규정한 개정 전 공수처법 제8조 △다른 수사기관과의 관계를 규정한 제24조 등의 위헌성 여부에 대해 판단했다. 헌재는 우선 공수처가 권력분립 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에 대해 "공수처가 수행하는 수사와 공소제기 및 유지는 헌법상 본질적으로 행정에 속하는 사무에 해당한다"며 "공수처는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행정부에 소속되고 그 관할권의 범위가 전국에 미치는 중앙행정기관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공수처가 중앙행정기관임에도 기존의 행정조직에 소속되지 않고 대통령과 기존 행정조직으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않는 형태로 설치된 것은 수사처 업무의 특수성에 기인한 것"이라며 "공수처는 직무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매우 중요한데, 공수처가 행정권을 행사한다는 이유로 기존 행정조직의 위계질서 하에 편입시킨다면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의 독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수처의 권한 행사에 대해서는 여러 기관으로부터의 통제가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공수처가 독립된 형태로 설치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권력분립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또 공수처가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공수처 수사 대상은 높은 수준의 청렴성을 필요하므로, 고위공직자가 공수처법상 고위공직자범죄를 범한 경우 공수처의 수사 또는 기소 대상으로 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며 "이들 가족 역시 고위공직자와 생활공동체를 형성하는 밀접·긴밀한 관계에 있으므로, 수사 또는 기소의 대상이 된다고 하더라도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기존 검사가 아닌 공수처 검사에게도 영장청구권을 인정한 것이 헌법상 영장주의 원칙에 반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헌재는 "헌법에 규정된 영장신청권자로서의 검사는 검찰권을 행사하는 국가기관인 검사로서, 공익의 대표자이자 수사단계에서의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지위에서 그에 부합하는 직무를 수행하는 자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검찰청법상 검사만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공수처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수사관을 지휘·감독하고, 단지 소추권자로서 처벌을 구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의 이익도 함께 고려하는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석태, 문형배, 이미선 헌법재판관은 검찰에서 수사중인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보충의견을 내고 "공수처와 다른 수사기관 사이에 수사 사무의 조정·배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중복수사로 인해 피의자의 법적 지위가 불안정해지고 불필요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라며 "독립된 위치에서 고위공직자 등의 범죄를 수사할 수 있도록 공수처장의 이첩 요청 권한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헌법재판관은 "공수처법은 권력분립 원칙에 위반해 청구인들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적법절차원칙에도 위반된다"며 반대(위헌)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검사가 가지는 수사권과 공소권은 국가의 행정 목적 달성을 위해 일원적인 권력행사가 이루어져야 하는 시원적(始原的) 행정행위로서 전통적이고 기본적인 행정영역"이라며 "그럼에도 공수처법은 검사에게 귀속되어 있던 권한과 기능 중 가장 중요한 수사권과 공소권의 일부를 분리해 행정각부에 소속되지 않은 수사처에 부여하고 있고, 이는 헌법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수처장이 고위공직자범죄 등 수사와 관련해 이첩을 요청하면 검사가 관련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해야 하는데, 이는 공수처가 헌법과 법률에 의한 검사보다 우위의 입장에서 검사의 수사권 및 공소권 행사에 관한 권한과 기능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공수처로 사건이 이첩되는 경우 피의자의 출석·방어권 행사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도 공수처법은 피의자의 이익을 고려한 규정을 전혀 두고 있지 않다"며 "이는 권력의 남용 방지를 위한 수사기관 사이의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 위반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피의자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나아가 이종석, 이영진 헌법재판관은 공수처법이 사법권 독립을 침해하고, 평등권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두 재판관은 "공수처가 수사권과 공소권을 행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 중에는 형법상 직권남용, 직무유기와 같은 법관의 재판 업무 자체에 직접 적용될 수 있는 범죄도 포함되어 있다"며 "자칫 공수처 검사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법관의 재판 자체에 대해 내사를 포함한 수사 등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내사가 이루어지는 것만으로 사법권 및 법관의 독립 등은 심각하게 훼손되는 것이고, 나아가 헌법이 보장한 재판 당사자의 재판 청구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선애 헌법재판관은 "헌법소원심판의 적법요건인 기본권 침해의 현재성을 충족하지 못해 부적법하다"며 각하 의견을 냈다. 이 재판관은 "청구인들이 수사처의 수사 또는 기소의 대상이 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평등권 또는 신체의 자유 등의 침해 사유는, 단순히 장래에 잠재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에 불과하고 현재 그 사유의 발생을 확실하게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과 옛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지난해 "공수처는 헌법상 통제와 견제를 본령으로 삼는 권력분립원칙과 삼권분립원칙에 반하고 국민의 기본권과 검사의 수사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공수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권력분립원칙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설치및운영에관한법률
손현수 기자
2021-01-28
헌법사건
부당이득반환청구권 소멸시효 10년은 “합헌”
부당이득반환청구권 등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을 일률적으로 10년으로 정한 민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A씨가 "민법 제162조 1항 등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바129)에서 최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 조항은 '채권의 경우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10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적장애 2급 장애인인 A씨 등은 2001년~2016년 10월까지 B씨가 운영하는 공장에서 주 6일, 1일 10시간씩 일했다. 그런데 B씨는 A씨 등이 일한 기간 동안 임금을 주지 않았고, 2017년 8월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이 확정됐다. 이에 A씨 등은 2018년 B씨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법원은 2019년 "B씨가 A씨 등의 노무 제공으로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었다"면서도 "A씨 등이 소를 제기한 2018년 1월부터 역산해 10년이 지난 부분은 시효가 완성됐다"며 일부패소 판결했다. A씨 등은 소송 도중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 등 채권의 소멸시효을 10년으로 정한 민법 제162조 등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장애인학대 등 사건의 특수성 고려 않았더라도 입법자 형성재량의 범위 벗어났다고 볼 수 없어 헌재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미지의 당사자 간에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손실자가 수익자로부터 부당이득반환청구 이외의 수단으로 그 이득을 도로 찾아올 수 없는 경우 비로소 손실자의 수익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성립할 수 있다"며 "객관적 기산점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채권 일반에 관한 원칙적 시효기간인 10년이 지나면 소멸시효가 완성되도록 함으로써 민사 법률관계의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위법한 가해행위로 인한 손해의 보전이나 응보와 별개의 취지에서 성립하고 행사되는 것"이라며 "장애인학대와 관련한 사건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소멸시효의 기산점과 시효기간을 그대로 적용하도록 규정하더라도 이를 입법자에게 부여된 형성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선애 헌법재판관은 보충의견을 내고 "부당이득반환청구권 관련 민법 소멸시효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지만, '장애인학대'에 관한 사안의 경우 불법행위 소멸시효 기간을 보다 장기화하는 입법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재판관은 "현행법에 따를 경우 지적장애인이 노무를 제공한 기간이 길어질수록 가해자의 이익은 커질 수 있음에 반해, 피해장애인이 법적으로 전보를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제소시로부터 역산해 10년에 해당하는 부분에 한정될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불합리를 해소하기 위해 지적장애인에 대한 장애인학대 사건의 경우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기간을 현행보다 장기화하는 입법적 개선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법
소멸시효
장애인학대
손현수 기자
2021-01-07
헌법사건
임신·출산도 辯試응시제한 예외사유 인정해야
헌법재판소가 병역의무 이행의 경우만 변호사시험 응시제한의 유일한 예외사유로 인정하고 있는 변호사시험법을 합헌으로 결정하자 법학계를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들은 법을 개정해서라도 임신·출산 등도 예외사유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헌재, 변시법 7조에 합헌 결정 =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6일 A씨 등이 "변호사시험법 제7조 2항 등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8헌마733 등)에서 재판관 5(합헌)대 4(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변호사시험법 제7조 1항과 2항은 '변호사시험은 로스쿨 석사학위를 취득한 달의 말일부터 5년 내에 5회만 응시할 수 있다. 다만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경우 이행기간은 해당기간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로스쿨 졸업생인 A씨 등은 임신과 출산 또는 질병, 부모님 병간호 등을 이유로 5년내 5회 응시제한에 걸려 더 이상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없게 됐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이들은 "변호사시험법은 병역의무 이행을 제외한 임신·출산·육아 등을 응시제한의 예외로 인정하지 않아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헌재는 "병역의무 이행 외의 다른 사유에 대해서도 변호사시험 응시한도의 예외를 인정하는 방법은 사유의 인정 및 지속기간 등을 일률적으로 입법하기 어렵다"며 "예외를 인정할수록 시험기회·합격률 형평에 관한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시험제도의 신뢰를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입법자는 로스쿨 및 변호사시험 제도의 목적을 고려해 변호사시험의 응시횟수 뿐만 아니라 응시기간까지 제한하기로 하면서 변호사시험 준비생에게 어떠한 사유가 발생해 그가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없었거나, 또는 그 사유로 불합격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입법당시에 고려해 응시한도를 정했다"며 "예외사유 입법의 어려움, 예외사유의 넓은 인정으로 인한 변호사시험 준비생 간에 발생할 수 있는 형평의 문제, 변호사시험 응시한도를 '5년 내 5회'로 정하는 입법과정에서 변호사시험 준비생에게 응시가능기간 중 여러 가지 사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이므로 예외조항이 비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선애·이석태·이은애·김기영 재판관은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들은 "병역의무 이행 외에도 사회통념상 한도조항이 정한 기간 내에 정상적으로 변호사시험을 준비·응시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사유가 인정될 여지가 있다"며 "예컨대 변호사시험 준비생이 불측의 중한 사고, 질병 또는 그로 인한 일시적·영구적 장애를 입는 경우와 임신·출산 등을 하는 경우에는 정상적인 시험의 준비·응시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사회통념상 변호사시험 준비생에게 정상적인 시험의 준비·응시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평가될 수 있는 경우는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경우와 다르지 않다"며 "그럼에도 예외조항은 오로지 병역의무 이행자에 대하여만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로지 병역의무 이행에 대해서만 응시한도의 예외를 인정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사회통념상 정상적인 변호사시험 준비·응시를 기대하기 어려운 병역의무 이행 외의 다른 사유가 있는 변호사시험 준비생들을 일률적으로 배제하게 된다"며 "예외사유를 법률로 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거나, 변호사시험 준비생 간의 형평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는 이 같은 차별취급이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학계 “여성 개인 문제 아닌 사회가 보호할 책임 있다” ◇ 법학계, "임신·출산 미루라는 말이냐" = 로스쿨 등 법학계에서는 헌재 결정을 비판하며 임신과 출산, 질병 등도 예외사유로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임신과 출산은 여성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사회가 보호할 책임이 있고, 헌법적 권리로서 여성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평등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로스쿨 교수는 "과거 사법시험과 달리 로스쿨 재학생 대다수가 임신·출산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연령층에 해당하는 만큼 시험제도 역시 여성의 생애주기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1월 실시된 제9회 변호사시험 응시자의 평균 나이는 32.39세이고 이는 여성 수험생의 대부분이 임신과 출산을 염두할 수 있는 나이에 도달해 있음을 알 수 있다"며 "현재와 같이 저조한 변호사시험 합격률과 응시제한 규정의 결합은 평균적으로 혼인·출산을 하는 나이에 있는 여성 수험생들의 권리(재생산권)를 침해하는 것이어서 개선이 시급하다"고 했다. 또다른 로스쿨 교수는 "병역의무 이행기간은 예외로 인정하면서 여성의 임신·출산을 예외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여성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이라며 "불의의 사고나 중대한 질병 등으로 시험에 응시하기 현저하게 곤란한 사정도 법 개정을 통해 예외사유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 로스쿨생은 "로스쿨 재학생 중에는 임신·출산을 위해 졸업을 유예(연기)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며 "헌재 결정은 변호사시험에 빨리 붙고 싶으면 수험기간 동안 임신과 출산을 미루라는 말로 들린다"고 꼬집었다. 판사 출신의 한 로스쿨 교수는 "변호사시험법상 응시제한 예외사유가 지나치게 협소하다"며 "일정한 심사과정을 거쳐 추가적인 응시기회를 부여하거나 변호사시험 실시기관 등이 예외사유 심사 절차를 마련하는 등 입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의 재생산권 온전히 행사 할 수 있게 개선 촉구 ◇ "법개정 땐 소급적용해야" = 앞서 국민권익위원회는 2018년 변호사시험 응시기간 제한 예외사유에 '임신과 출산 등'을 추가하라고 법무부에 권고한 바 있다. 제20대 국회 때인 2017년 11월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임신이나 출산으로 변호사시험에 응시하지 못한 경우 응시 기회를 1회 더 부여하는 내용의 변호사시험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이번 국회에서는 김남국(38·변호사시험 1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같은 취지의 변호사시험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형근(63·사법연수원 24기) 경희대 로스쿨 교수는 "임신·출산 등으로 응시기회가 박탈된 로스쿨 졸업생에 대한 소급적인 구제제도가 없다면 반쪽짜리 개정안에 불과할 것"이라며 "이 사유에 해당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해 변호사시험에 어떤 악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불의의 사고·중대 질병도 응시제한 예외사유” 요구도 ◇ 헌재, '5년 내 5회' 제한 규정도 합헌 = 한편 헌재는 이날 변호사시험 응시 '5년 내 5회' 제한 규정에 대해서도 2016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던 결론을 바꿀 이유가 없다며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당시 "변호사시험에 무제한 응시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인력의 낭비, 응시인원의 누적으로 인한 시험 합격률 저하 및 법학전문대학원의 전문적인 교육 효과 소멸 등을 방지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은 정당하다"며 "응시자가 자질과 능력이 있음을 입증할 기회를 5년 내에 5회로 제한한 것은 입법재량의 범위 내에 있는 적절한 수단"이라고 했다. 또 "현재의 합격인원 정원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장래에 변호사시험 누적합격률은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자 대비 75% 내외에 수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고려할 때 이 조항이 변호사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가능성을 과도하게 제약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로스쿨에 입학했어도 교육을 이수하지 못하거나 변호사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경우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지 못한다는 점은 제도적으로 전제되어 있고, 로스쿨 입학자들은 그 내용을 알고 입학한 것"이라며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약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헌재는 "응시한도 조항에 대한 선례의 판시 이유는 타당하고, 이와 달리 판단해야 할 사정변경도 없다"고 밝혔다.
변호사시험법
응시제한
응시횟수
응시기간
석사학위
이순규 기자
2020-12-07
헌법사건
"공익사업 토지수용 환매권 10년 제한은 헌법불합치"
공익사업을 위해 수용된 토지가 사업대상에서 제외된 경우 해당 토지에 대한 환매권을 10년으로 제한한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A씨 등이 "토지보상법 제91조 1항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바131)에서 재판관 6(헌법불합치)대 3(합헌)의 의견으로 최근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경남 창원시는 2005~2006년 '괴정-외성 간 해양관광도로 개설공사'를 추진하면서 토지보상법에 따라 A씨 등으로부터 창원시 진해구 일대 토지를 취득했다. 그런데 창원시는 공사 진행중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청이 추진하는 '남산유원지 개발계획'과 중복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됐고, 사업진행을 보류했다. 이후 2017년 5월 해당 토지를 해양관광도로 사업부지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A씨 등은 2018년 1월 창원시를 상대로 토지에 대한 환매를 청구하는 소송을 내면서, 토지보상법 제91조 1항에 대한 헌법소원을 냈다. 이 조항은 '사업 시행자가 공익사업을 위해 토지 소유권을 넘겨받은 뒤, 사업 변경 등을 이유로 필요가 없게 되면 원래 소유자가 그 토지에 대해 환매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토지를 취득한 지 10년 이내에만 환매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A씨 등은 10년이 지난 토지에 대해 환매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환매권의 발생기간을 제한한 입법목적은 정당하지만, 2000년대 이후 다양한 공익사업이 출현하면서 공익사업 간 중복·상충 사례가 발생했다"며 "산업구조 변화, 비용 대비 편익에 대한 지속적 재검토, 인근 주민들의 반대 등에 직면하여 공익사업이 지연되다가 폐지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20년 6월을 기준으로 토지취득절차 돌입 후 10년 6개월이 경과했는데도 공사가 완료되지 않은 공익사업이 156건, 이를 위해 사인으로부터 취득한 토지가 약 1만4000필지에 이른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환매권 발생기간 '10년'을 예외 없이 유지하게 되면 공익사업의 폐지 등으로 공공필요가 소멸했음에도 단지 10년이 경과했다는 사정만으로 환매권이 배제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의 입법례에 비춰봐도 발생기간을 제한하지 않거나 더 길게 규정하면서 행사기간 제한 또는 토지에 현저한 변경이 있을 때 환매거절권을 부여하는 등 보다 덜 침해적인 방법으로 입법목적을 달성하고 있다"며 "해당 조항이 추구하고자 하는 공익은 원소유자의 사익침해 정도를 정당화할 정도로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헌재는 다만 "이 조항의 위헌성은 환매권의 발생기간을 제한한 것 자체에 있다기보다는 그 기간을 10년 이내로 제한한 것에 있다"며 "위헌성을 제거하는 다양한 방안이 있을 수 있고 이는 입법재량 영역에 속하므로, 법원, 국가기관 및 지자체는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해당 법률조항의 적용을 중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선애·이종석·이미선 헌법재판관은 "우리나라는 부동산 가치 변화가 상당히 심하고, 토지를 투자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경향이 상당히 존재한다"며 "원소유자가 환매권을 행사하는 주된 동기가 상승한 부동산의 가치회수인 경우가 있음을 고려하면, 환매권 발생기간 제한이 환매권을 의미없게 만든다거나 그 본질을 훼손할 정도로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공익사업
환매권
토지보상법
손현수 기자
2020-12-02
헌법사건
운전면허 시험 응시 신체장애인에 특수차량 미제공… 위헌 아니다
도로교통공단이 운전면허시험에서 신체장애를 가진 응시생에게 특수자동차를 제공하지 않은 것을 위헌으로 볼 수 없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최근 A씨가 "공단이 운전면허시험장에 장애인을 위한 특수제작 이륜자동차를 마련하지 않았고, 이 같은 부작위로 평등권이 침해됐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6헌마86)을 재판관 4(각하)대 5(위헌)의 의견으로 각하했다.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쳐 지체장애 3급 판정을 받은 A씨는 2015년 제2종 소형 운전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서울서부운전면허시험장을 찾았다. 그런데 시험장이 신체장애인을 위해 특수제작된 이륜자동차를 제공하지 않아 A씨는 기능시험에 응시할 수 없었다. 이에 A씨는 2016년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령은 '운전면허시험기관의 장은 장애인이 운전면허 기능시험이나 도로주행시험에 출장시험을 요청할 경우 이를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시행령이 규정하는 의무를 넘어서는 구체적 작위의무를 법률 차원에서 직접 도출할 수는 없다"며 "부작위에 관해서도 법령에서 구체적 작위의무가 도출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도로교통법령은 도로교통공단에 신체장애인에 대해 장애의 정도에 적합하게 제작·승인된 이륜자동차로 기능시험에 응시하게 할 수 있도록 하면서, 신체장애인이 소유하거나 타고 온 이륜자동차 등을 이용해 기능시험을 응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이라며 "A씨 주장처럼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작위의무를 부과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작위에 대한 A씨의 심판 청구는 구체적 작위의무가 인정되지 않는 공권력의 불행사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부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이선애·이석태·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신체장애인이 장애가 없는 사람과 동등하게 운전면허시험에 신청·응시·합격할 수 있도록 인적·물적 제반 수단을 제공하고 이와 관련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으며 이 같은 의무는 도로교통공단도 부담한다"면서 "공단은 비장애인을 위해 기능시험용 차량을 제공하는 것과 같이 운전면허 취득이 허용된 신체장애인에게도 그들이 취득할 수 있는 운전면허와 관련한 신체장애 정도에 적합하게 제작·승인된 기능시험용 차량을 제공할 구체적 작위의무를 부담한다. 따라서 공단의 부작위는 헌법에 위반된다"는 위헌의견을 냈다.
운전면허
도로교통법
장애인차별금지법
장애인차별금지및권리구제등에관한법률
신체장애인
장애인
손현수 기자
2020-11-10
헌법사건
금융사 직원 1억원 미만 뒷돈 '약속'만 해도 가중처벌… 가까스로 "합헌"
금융회사 임직원이 직무와 관련해 5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의 금품 등의 수수를 '약속'만 한 경우에도 징역 7년 이상으로 가중처벌토록 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조항이 가까스로 위헌 판단을 면했다. 헌재는 최근 창원지법이 이 같은 내용을 규정한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4항 2호와 관련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2019헌가15)에서 재판관 4(합헌)대 5(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위헌 결정은 재판관 6인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모 은행 지점장인 A씨는 대출업무를 담당하면서 2017년 3월 B씨에게 18억원을 대출해 주는 조건으로 자신이 소유한 시가 5840만원의 토지를 B씨에게 1억3800만원에 매도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을 맺었다. 검찰은 "A씨는 금융회사 임직원으로서 직무에 관해 차액 7960여만원 상당의 이익을 수수하기로 약속한 것"이라며 기소했다.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는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하였을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한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의 가액이 3000만원 이상일 때에는 가중처벌한다'고 규정하면서, 그 금액이 5000만원 이상 1억 미만인 경우에는 7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A씨 사건을 심리하던 창원지법은 "해당 조항은 약속한 금액만을 기준으로 법정형 하한을 일률적으로 징역 7년 이상으로 정하고 있어 작량감경 외에 별도의 법률상 감경사유가 없는 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도록 해 법관의 양형재량을 극도로 제한한다"며 "특히 '약속'은 수수에 이르는 과정에 있는 일종의 미수행위이고 실제로 금품을 수수하지는 않은 경우이기 때문에 불법과 책임에서 '수수'와 상당한 차이가 있음에도 해당 조항은 '약속'과 '수수'에 관해 동일한 형을 정하고 있어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며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재는 "금융기관 임직원 직무집행의 투명성·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공익"이라며 "직무관련 수재 등의 행위를 공무원의 수뢰죄와 같은 수준으로 가중처벌하도록 한 것은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조항의 보호법익은 금융회사 등 임직원의 청렴성과 그 직무의 불가매수성이므로, 금융회사 등 임직원이 금품 등을 '약속'한 경우가 현실적으로 금품 등을 '수수'한 경우에 비해 언제나 불법의 크기나 책임이 작다고 볼 수도 없다"며 "요구, 약속, 수수를 동일한 기준에 따라 처벌하는 것은 금융회사 등 임직원이 5000만원 이상의 금품 등을 요구, 약속, 수수했다면 금융회사 등 임직원의 청렴성과 직무수행의 불가매수성에 대한 침해가 이미 현저히 이루어졌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으로 이를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영진, 문형배 헌법재판관은 "금융산업의 발전 및 확대로 금융회사 등 임직원의 업무가 다양화되어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며 "그럼에도 해당 조항은 약속한 금액만을 기준으로 법정형의 하한을 징역 7년 이상으로 높임으로써, 법관이 작량감경을 하더라도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도록 양형재량의 범위를 극도로 제한하고 있으므로,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또 "이 조항의 법정형은 공공성이 강한 사인의 다른 직무 관련 금품 약속행위에 대한 법정형과 비교해 보아도 지나치게 과중하다"며 "이는 형벌체계상 균형을 상실한 것으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특정경제범죄법
금융회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손현수 기자
2020-11-06
헌법사건
복수국적자 병역의무 해소 전 국적이탈 제한 "헌법불합치"
복수국적자가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때부터 3개월이 지난 경우 병역의무를 해소하기 전에는 우리 국적에서 이탈할 수 없도록 제한한 국적법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A씨가 "국적법 제12조 2항 등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6헌마889)에서 최근 재판관 7(위헌)대 2(합헌)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헌재는 2022년 9월 30일까지 이 조항을 개정하라고 입법개선 시한을 못박았다. 국적법 제12조 2항 등은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자는 편입된 때부터 3개월 이내에 하나의 국적을 선택하거나 △현역·상근예비역·보충역 또는 대체역으로 복무를 마치거나 마친 것으로 보게 되는 경우 △전시근로역에 편입된 경우 △병역면제처분을 받은 경우에는 2년 이내에 하나의 국적을 선택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A씨는 1999년 미국 국적의 아버지와 우리나라 국적의 어머니 사이에서 출생해 미국과 우리나라 국적을 모두 가진 복수국적자다. A씨는 국적법에 따라 만 18세가 되는 2017년 1월 1일부터 3개월 이내인 3월 31일까지 복수국적 중 하나의 국적을 선택할 의무가 발생했다. 이 기간이 지나면 A씨는 병역의무가 해소되기 전까지 우리나라 국적이탈 신고를 할 수 없다. 한편 국적법 시행규칙은 국적이탈 신고를 위해서는 가족관계기록사항에 관한 증명서를 첨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A씨는 우리나라에 출생신고가 되어 있지 않아 서류를 첨부할 수 없는 상황에 빠졌다. 국적법은 출생 당시에 아버지 또는 어머니가 우리 국민이면 신고 없이 출생과 동시에 우리 국적을 취득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A씨는 "3개월 내에 우리나라 국적을 이탈하려고 신고하려 했으나 관련 서류를 첨부하기 위해선 우선 출생신고를 해야한다"며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때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아예 국적이탈이 제한되도록 규정한 해당 조항은 기본권을 침해한다"면서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관련 조항의 입법목적은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사람이 병역의무를 면탈하기 위한 수단으로 국적을 이탈하는 것을 제한해 병역의무 이행의 공평을 확보하려는 것"이라며 "복수국적자의 주된 생활근거지나 우리나라에서의 체류 또는 거주 경험 등 구체적 사정에 따라서는 사회통념상 해당 조항이 정하는 기간 내에 국적이탈 신고를 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사유가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복수국적자의 국적선택 기간이 지났다고 하더라도, 기간 내에 국적이탈 신고를 하지 못한 데 대해 사회통념상 그에게 책임을 묻기 어려운 사정이 존재하고, 병역의무 이행의 공평성 확보라는 입법목적을 훼손하지 않음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라면, 국적선택 기간이 경과했다고 해서 일률적으로 국적이탈을 할 수 없다고 할 것이 아니라 예외적으로 국적이탈을 허가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선애·이미선 헌법재판관은 "해당 조항은 우리 헌법이 담고 있는 병역부담평등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며 "입법자가 국방과 병역형평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한 축으로, 국적이탈이라는 개인의 기본권적 가치를 다른 한 축으로 하여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희생시키지 않고 나름의 조정과 형량을 한 결과"라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사회적 합의에 따른 면밀한 기준 설정 없이 개개인에 불가피한 사정이 있을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섣불리 그 적용의 예외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국적법
병역의무
복수국적자
병역준비역
손현수 기자
2020-10-08
헌법사건
"공유수면매립지, 행안부장관 결정 전까지 어느 지자체 소속도 아니다"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기도 평택시와 충남 당진시 사이에 있는 공유수면 매립지(바다를 메워 만든 땅) 중 다수부분을 평택시 관할구역이라고 결정한 것은 적법하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공유수면 매립지는 행안부장관의 결정에 의해 관할 지자체가 결정될 뿐, 그 전까지는 어느 지자체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헌재는 16일 충청남도와 당진시 등이 행정안전부 장관과 평택시 등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 사건(2015헌라3)을 재판관 7대 2의 의견으로 각하했다. 행안부 장관은 2015년 5월 평택·당진항 일대 공유수면 매립지 96만2350.5㎡ 중 67만9589.8㎡는 평택시에, 28만2760.7㎡는 당진시에 귀속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에 충남과 당진시는 "당진시 관할 구역을 평택시 관할 구역으로 잘못 결정했다"며 2015년 5월 대법원에 귀속자치단체 결정취소소송을 내고 한달 뒤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 청구도 냈다. 대법원 사건은 현재 계속 중이다. 헌재는 "공유수면 매립지는 행안부 장관의 결정에 의해 비로소 관할 지자체가 정해지며, 그 전까지는 어느 지자체에도 속하지 않는다"며 "공유수면이 매립됨으로써 상실되는 어업권 등은 보상 등을 통해 보전되었으므로, 공유수면의 관할권을 가지고 있던 지자체든 그 외의 경쟁 지자체든 새로 생긴 매립지에 대해서는 중립적이고 동등한 지위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공유수면의 경계를 그대로 매립지의 '종전' 경계로 인정하기는 어렵다"며 "매립 전 공유수면에 대한 관할권을 가졌을 뿐인 충남과 당진시가 새로 형성된 매립지에 대해서까지 어떠한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선애, 이영진 헌법재판관은 "공유수면이나 공유수면 매립지에는 지자체의 관할구역 경계가 존재하며, 그 경계가 불분명해 분쟁이 발생한 때에는 지방자치법의 실체법적 기준에 의한 확인이 요청된다"며 "행안부 장관의 결정은 공유수면 관할 경계상 매립지에 대해 매립지의 전부 또는 일부가 연접해 위치한 지자체 중 어느 지자체에 속하고, 속하지 않는지를 확인하는 처분에 불과하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충남과 당진시는 기존 공유수면에 연접한 지자체로서 매립 전 공유수면에 관하여 자치권한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매립지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해 자치권을 보유한 지자체로 확인 받길 기대하는 중대한 이해를 가진 당사자"라며 "청구인들이 매립지에 대한 헌법상 및 법률상 자치권한을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평택시
당진시
행정안전부
손현수 기자
2020-07-16
헌법사건
"부정한 수단으로 운전면허 취득한 경우 다른 면허도 모두 취소는 위헌"
거짓 등 부정한 수단으로 운전면허를 취득한 경우 다른 운전면허까지 모두 취소할 수 있도록 한 도로교통법 조항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5일 광주지법이 "도로교통법 제93조 1항 8호는 위헌소지가 있다"며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2019헌가9)에서 재판관 6대 3의 의견으로 위헌결정했다. 이 조항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으로 운전면허를 취득한 경우 지방경찰청장은 운전면허를 받은 사람의 모든 범위의 운전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A씨는 2016년 8월 모 자동차운전전문학원에 학원생으로 등록만 하고 교육 및 기능검정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학원 학사관리프로그램에 허위정보를 입력해 제1종 특수면허를 취득했다. 이에 전남지방경찰청은 2017년 12월 A씨가 부정하게 취득한 제1종 특수면허 뿐만 아니라 이미 따로 보유하고 있던 제1종 보통면허, 제1종 대형면허까지 취소 처분했다. 이에 반발한 A씨는 전남경찰청의 처분을 취소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 제8호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해 줄 것은 법원에 신청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재는 도로교통법이 '부정취득한 운전면허'를 취소하는 것은 정당하지만, 그 외에 다른 모든 운전면허를 취소하도록 한 부분은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부정 취득한 운전면허를 취소하도록 한 것은 그 요건이 처음부터 갖추어지지 못한 것이므로, 해당 면허를 박탈하더라도 기본권이 추가적으로 제한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는 피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정 취득하지 않은 운전면허까지 필요적으로 취소하도록 한 것은 피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 위배된다"며 "부정 취득하지 않은 운전면허를 위법의 정도나 비난의 정도가 미약한 사안 등을 포함한 모든 경우 모두 취소하도록 한 것은 달성하려는 공익의 중대성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운전면허 소지자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선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은 "이 조항은 국민의 생명·신체를 보호하고 도로교통에 관련된 공공의 안전을 확보함과 동시에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으로 운전면허를 받는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운전면허를 취소하도록 한 것"이라며 "그 목적이 정당하고 이를 통해 금지행위의 재발을 방지하고, 자동차를 운전하는 일반 국민에게 그 불이익을 사전에 경고할 수 있을 것이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입법자에게는 행정법규 위반을 방지하는 실질적 위하력이 있도록 불이익 처분의 방법과 정도를 형성할 재량이 있고, 그러한 입법자의 재량은 존중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도로교통법
운전면허
면허취소
손현수 기자
2020-06-25
헌법사건
헌재 “국회 패스트트랙 앞두고 오신환 의원 사개특위 사보임 적법”
지난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과정에서 일어난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 사보임(상임위 이동)은 적법했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사보임이 의원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헌재는 27일 오신환 당시 바른미래당(현 미래통합당) 의원이 문희상 국회의장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 사건(2019헌라1)에서 재판관 5대 4의 의견으로 기각 결정했다. 권한쟁의란 국가기관 등 상호 간 권한의 유·무 또는 범위에 관해 다툼이 있을 경우 헌재의 판단을 구하는 것이다. 국회는 지난해 4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제와 검경수사권 조정안 등 검찰개혁 관련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격렬하게 대치했다. 이에 바른미래당은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바른미래당 소속 사개특위 위원을 오신환 의원에서 채이배 의원로 개선할 것을 요청했고, 문 의장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오 의원은 "사보임 때문에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받았다"며 문 의장을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위원회 위원의 선임 또는 개선은 위원회가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전제로서 신속성과 효율성을 고려할 필요성이 큰 국회의 운영에 관한 사항"이라며 "국회의장이 구체적인 사안마다 국회의원의 의사와 개선의 필요성 등 개별적인 사정을 고려해 특별위원회 위원을 선임·개선하게 되면 특별위원회 구성이 지연되고, 개별 국회의원의 의사를 조정하기 위한 기준을 국회의장이 단독으로 정하게 돼 국회의원의 권한을 제약하고 국회가 비민주적으로 운영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개선행위는 사개특위의 의사를 원활하게 운영하고 각 정당의 의사를 반영한 사법개혁안을 도출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사법개혁에 관한 국가정책결정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서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은 "오 의원에 대한 개선행위는 사개특위에서 특정 법률안에 대한 신속처리대상안건지정동의안을 가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이에 반대하는 오 의원을 심의·표결 절차에서 배제시키기 위해 요청된 것으로서, 오 의원의 사개특위에서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정당기속성이라는 정치현실의 이름으로 이를 허용하는 것은 대의제 민주주의의 원리를 부정하고 대의제 민주주의의 틀을 뛰어넘는 원칙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한편 헌재는 국회법 제48조 6항에 따라 '임시회의 회기 중에는 위원을 개선할 수 없다'는 오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조항 본문 중 '위원을 개선할 때 임시회의 경우에는 회기 중에 개선될 수 없고' 부분은 해당 위원이 '위원이 된 임시회의 회기 중'에 개선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법 제48조 6항은 '위원을 개선할 때 임시회의 경우에는 회기 중에 개선될 수 없고, 정기회의 경우에는 선임 또는 개선 후 30일 이내에는 개선될 수 없다. 다만, 위원이 질병 등 부득이한 사유로 의장의 허가를 받은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오 의원은 제364회 국회(정기회) 회기중이었던 2018년 10월18일 사개특위위원으로 선임되었으므로 그로부터 30일이 지난 2018년 11월17일 이후에는 개선될 수 있었다"며 "오 의원에 대한 개선행위는 2019년 4월25일 이루어졌으므로 국회법 48조6항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했다.
권한쟁의
오신환
문희상
패스트트랙
사보임
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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