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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정년은 60세… 56세부터 임금피크 적용’ 규정됐다면
단체협약상 '근무정년은 만 60세로, 56세부터는 임금피크를 적용한다'고 규정돼 있다면 임금피크제는 몇 살부터 적용될까. 대법원은 '만 55세'부터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남양유업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단체협약 해석 재심판정 취소소송(2021두31832)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남양유업과 이 회사 노동조합은 2014년 단체협약을 개정하면서 '근무정년은 만 60세로 하며 56세부터는 임금피크를 적용하되 직전 년(55세) 1년 간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피크를 적용한다'고 규정했다. 또 2016년 단체협약에서도 만 60세에 적용하는 임금피크율을 높인 것 외에는 기존 단체협약과 동일한 정년과 임금피크제에 관한 내용을 규정했다. 만 60세 정년까지 5년간 임금피크 시행으로 해석해야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회사와 노조간에 임금피크제 적용 시점을 만 55세로 봐야할지, 만 56세로 봐야할지 이견이 생긴 것이다. 남양유업과 노조는 단체협약 규정의 해석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자 2017년도 단체협약에서는 만 55세부터 임금피크를 적용하기로 하고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한편 양측은 2019년 2월 지방노동위원회에 단체협약 해석에 대한 견해 제시를 요청했고, 2019년 3월 지노위는 만 55세로 봐야 한다고 판정했다. 이에 반발한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고, 중노위는 2019년 6월 초심 판정을 취소하고 만 56세부터 임금피크제가 적용된다고 판정했다. 그러자 이번엔 사측이 반발해 소송을 냈다. 1심은 '만 55세'부터로 봐야 한다며 남양유업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은 '만 56세'부터 적용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1심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을 다시 뒤집었다. 회사 패소 원심 파기 재판부는 "단체협약 규정의 내용과 사업장의 정년·임금피크제 연혁 및 이에 따른 단체협약의 체결 및 시행 경과, 임금피크제 도입과 적용을 둘러싼 노동조합과 사용자의 태도 및 그로부터 추단되는 단체협약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단체협약 규정은 근로자의 정년이 만 55세에서 만 56세로, 다시 만 60세로 순차 연장됨에 따라 그에 맞춰 '만 55세(생일이 상반기에 있는 근로자는 당해 연도 7월 1일, 생일이 하반기에 있는 근로자는 다음 연도 1월 1일)'를 기준으로 그때부터 1년 단위로 임금피크율이 적용되는 것을 전제로 해 만 60세 정년까지 총 5년간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규정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와 달리 남양유업과 노조 측이 유독 2014년 및 2016년 단체협약에서는 정년과 무관하게 개별 근로자의 '만 56세가 되는 날'을 기준으로 그 때부터 1년씩 임금피크율을 적용하다가 정년에 도달하는 해에는 생일부터 정년퇴직일까지의 남은 기간만 마지막 임금피크율을 적용하는 것을 전제로 임금피크제 시행을 합의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아가 단체협약 규정에 따른 임금피크제 적용 시점을 '만 55세'로 본다고 해서 이를 두고 단체협약의 명문 규정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형 해석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정년
임금피크
단체협약
박수연 기자
2022-03-28
행정사건
[판결] 해외발전소 시운전 과정서 실수로 2000억원 손해 끼친 현장소장 권고사직 정당
해외 화력발전소 건설 공사에 파견된 현장소장이 화력발전소 시운전 과정에서 누수를 발생시켜 회사에 큰 손해를 끼친 경우 사측이 권고사직의 징계를 결정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이상훈 부장판사)는 A사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20구합66831)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A사는 2016년 11월부터 2017년 7월 모로코 화력발전소 건설 공사 현장소장으로 B씨를 파견했다. B씨는 2017년 7월 해당 공사현장에서 추기계통에 대한 수압시험을 실시했는데, 이후 같은 해 12월 화력발전기 1호기 시운전 과정에서 3대의 고압급수가열기의 튜브에서 누수가 발견됐다. 결국 2018년 2월 누수가 발생한 3대의 고압급수가열기에 대해 사용불가 판정이 내려졌고, 이로 인해 A사는 고압급수가열기 재설치 비용 및 공기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상당의 손해를 입게 됐다. 2019년 8월 A사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해당 공사현장의 고압급수가열기와 관련해 프로젝트 손실발생에 대한 관리 책임을 물어 B씨에 대해 권고사직 징계를 의결했고, 이를 확정해 B씨에게 이메일로 통보했다. B씨는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같은 해 11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냈다. 지노위는 B씨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여 A사에 B씨를 원직에 복직시키라고 결정했다. 이에 불복한 A사는 2020년 2월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B씨는 수압시험 과정에서 애초에 세정작업 등 사후보존 및 유지관리 조치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을 알지 못했지만, B씨는 말단 실무자가 아닌 해당 수압시험 여부 및 그 방법을 결정한 현장소장의 지위에 있다"며 "B씨가 그와 같은 사정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 채 수압시험을 결정한 것은 그 자체로 B씨의 중대한 과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B씨의 비위행위는 고의에 기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우나 최소한 중대한 과실에 기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고 그 비위 정도도 매우 중하다"며 "B씨의 비위행위로 A사에 약 2000억원을 초과하는 막대한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다. 심지어 이것이 하나의 원인이 되어 회사 매각이 무산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에 대한 권고사직 및 이에 따른 해고는 A사의 상벌기준 및 시행절차를 정하는 징계양정기준에도 부합한다"며 "징계양정이 과도하다는 판단 하에 A사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중노위의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사직
화력발전소
권고사직
징계
한수현
2022-03-21
형사일반
[판결] 피고인이 불출석 상태서 1·2심 유죄 확정 됐더라도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에 따라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1·2심이 진행돼 유죄 판결이 확정됐더라도, 그 불출석에 대해 피고인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고 피고인이 이후 상고권을 회복해 상고를 제기했다면, 이는 형사소송법이 상고이유로 정한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야간방실침입절도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울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도17391). A씨는 2019년 1월 로또 판매점에서 30만원을 훔치고, 같은 해 4월에는 옆 고시텔에서 청바지와 구두, 운동화 등을 훔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또 자신이 머물던 고시텔 옆방에서 현금과 시계를 훔친 혐의와 월세를 연체해 고시텔에서 방을 빼게 되자 앙심을 품고 고시텔 식당의 보온밥통에 음식물쓰레기 등을 넣고(재물손괴 혐의), 다른 식당에서 무전취식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 법원은 A씨에게 연락이 닿지 않자 공시송달로 공소장 부본과 소환장 등을 송달한 뒤 A씨가 불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해 징역 1년을 선고했고, 검사만 항소했으나 2심은 검사의 항소를 기각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이후 A씨는 뒤늦게 이런 판결이 선고된 사실을 알고 상고권 회복 청구를 해 인용 결정을 받은 뒤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 징역1년 원심파기 소송촉진법 제23조는 '제1심 공판절차에서 피고인에 대한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된 때부터 6개월이 지나도록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는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피고인의 진술 없이 재판할 수 있다. 다만, 사형, 무기 또는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한다. 같은 법 제23조의2 제1항은 '제23조 본문에 따라 유죄판결을 받고 그 판결이 확정된 자가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공판절차에 출석할 수 없었던 경우 형사소송법 제424조에 규정된 자는 그 판결이 있었던 사실을 안 날부터 14일 이내[재심청구인이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위 기간에 재심청구를 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14일 이내]에 제1심 법원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에는 소송촉진법 제23조의2 제1항에서 정한 재심청구 사유가 있고 이는 형사소송법 제383조 3호에서 정한 상고이유에 해당한다며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소송촉진법 제23조에 따라 피고인이 불출석한 채로 진행된 1심 재판에 대해 검사만 항소하고 항소심도 피고인 불출석 재판으로 진행한 후에 검사의 항소를 기각해 1심의 유죄 판결이 확정된 경우 피고인이 귀책사유 없이 1심과 항소심의 공판절차에 출석할 수 없었고 상고권회복에 의한 상고를 제기했다면 이는 형사소송법 제383조 3호에서 상고이유로 정한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1심은 이 규정에 따라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공소장 부본과 소환장 등을 송달하고 A씨가 불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해 징역 1년을 선고했고, 검사만 항소하자 원심도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소환장 등을 송달하고 형사소송법 제365조에 따라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한 후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며 "A씨는 공소장 부본 등을 송달받지 못해 공소가 제기된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가 판결 선고 사실을 알게 되자 상고권회복청구를 했고 법원은 A씨가 책임을 질수 없는 사유로 상고기간 내에 상고하지 못했다고 인정해 상고권회복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귀책사유
야간방실침입절도
불출석
박수연 기자
2022-03-17
민사일반
[판결] 근로계약서에 “계약만료 시까지 별도합의 없으면 자동연장” 명시 됐다면
근로계약에 '계약기간 만료시까지 별도 합의가 없으면 기간만료일에 자동 연장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면 이는 계약이 자동으로 연장된다는 의미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근로자가 근로계약기간 동안 일정 자격을 유지함으로써 근로계약상 정해진 근로를 정상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만 이 같은 조항이 적용된다는 기재가 따로 없었다면, 회사 측이 이러한 이유로 근로계약 자동 갱신을 거절할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최근 헬기조종사 A씨가 B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 확인소송(2020다279951)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 판결 중 원고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항공기를 이용한 산불 진압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B사에 채용되면서, 근로계약서에 근로계약기간을 1년(2017년 5월 1일~2018년 4월 30일)으로 하되 '계약기간 만료 시까지 별도 합의가 없으면 기간만료일에 자동 연장한다'고 정했다. 비록 교육훈련에서 역량미달 평가 받았더라도 계약서에 없는 내용 자동경신 거절 할 수 없다 그런데 A씨는 2017년 8월 호주에서 이뤄진 교육훈련에서 역량미달 평가를 받았다. B사는 운항자격심사 신청이 불가능하자 같은 해 11월 A씨에 대해 재교육을 실시했지만 훈련교관은 A씨에게 수준미달이라는 평가를 했다. 한편 B사는 같은 달 서울지방항공청으로부터 신규 도입 헬기에 대해 신청했던 표준감항증명 거절 통보를 받았고, 이에 헬기사업팀장은 책임을 지고 회사에 사직의 뜻을 밝혔다. B사는 조종사 등 전원의 사직원을 받아올 것을 요구했고, A씨 등은 사직원을 제출했다. 이후 B사는 2017년 12월 21일 A씨에게 사직원이 수리돼 같은 달 31일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된다고 통보했다. 이에 반발한 A씨는 2018년 1월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고 노동위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자 B사는 노동위에 재심 신청을 냈지만 기각됐고, 이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에서도 B사는 패소 확정 판결을 받았다. B사는 이후 2018년 4월 2일 A씨에게 근로계약기간이 30일자로 만료될 예정이고 헬기조종사로서 필요한 직무 역량 미달로 갱신 불가능하다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이에 A씨는 "B사의 통보는 부당해고로 효력이 없고 근로계약은 5월 1일부터 자동갱신됐으니 2018년 1월 1일부터 복직하는 날까지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대법원 원고패소 원심파기 1심은 1년의 근로계약기간 만료 시점까지의 임금 상당액 지급 청구만 인용하고 해고무효 확인 청구는 각하했다. 2심도 "근로계약 조항은 문언상 당사자 사이에 근로계약을 더 이상 유지하지 않기로 하는 별도의 합의가 없는 한 근로계약이 기간만료일에 자동으로 갱신된다는 뜻으로 해석되지만, A씨가 적어도 근로계약상 정해진 근로를 정상적으로 제공할 수 있음을 전제로 적용되는 규정인데 A씨가 그러한 전제를 충족하지 못해 B사의 근로계약 자동 갱신 거절은 정당하므로 A씨의 청구 중 근로계약이 자동 갱신되었음을 전제로 한 부분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근로계약 조항은 그 자체로 'A씨와 B사가 근로계약의 기간이 만료하는 2018년 4월 30일까지 별도로 합의하지 않는 한 근로계약은 자동으로 연장된다'는 의미임이 명확하다"며 "이와 달리 'A씨가 근로계약기간 동안 항공종사자 자격을 유지함으로써 근로계약상 정해진 근로를 정상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만 이 조항이 적용된다'는 기재는 없어, 근로계약서에 적혀 있지 않은 내용을 추가하는 것은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에 반한다"고 밝혔다. 이어 "근로계약 기간 중 A씨가 정상적으로 근로를 제공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B사는 그러한 사정이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라고 인정되는 한 그를 정당하게 해고할 수 있기에 이 조항을 별도의 합의가 없는 한 근로계약이 자동으로 연장된다는 의미라고 해석하더라도 근로계약 체결 당시의 당사자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따라서 근로계약 갱신거절을 B사의 A씨에 대한 해고의 의사표시로 볼 수 있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원심이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18년 4월 30일 이후에 자동으로 연장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에는 계약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근로계약
자동연장
기간만료
박수연 기자
2022-03-02
헌법사건
재심으로 감형돼도 '형사보상 불가' 형사보상법 조항은 "헌법불합치"
원판결의 근거가 된 가중처벌규정에 대한 위헌 결정으로 인해 열린 재심 절차에서 공소장 변경을 통해 원판결보다 형량이 줄었다면 재심에서 선고된 형을 초과해 집행됐던 구금에 대해 국가가 보상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 첫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4일 A씨 등이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 제26조 1항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8헌마998 등)에서 재판관 6(위헌)대 3(합헌)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헌재는 개선 입법시한을 2023년 12월 31일로 못 박았다. A씨는 2007년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집단·흉기등상해)죄, 폭력행위처벌법(집단·흉기등폭행) 등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형 집행을 마쳤다. 그런데 2015년 9월 헌재가 구 폭력행위처벌법 제3조 1항 중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형법 제260조 1항(폭행), 제283조 1항(협박), 제366조(재물손괴등)의 죄를 범한 자'에 관한 부분에 대해 위헌 결정을 했고, 2016년 1월 개정된 폭력행위처벌법은 제3조 1항 뿐 아니라 이와 유사한 가중처벌 규정도 삭제했다. 또 같은날 개정된 형법에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상해죄를 범한 경우를 가중처벌하는 제258조의2(특수상해)가 신설됐다. A씨에 대한 재심 절차에서 검사는 재판대상판결 중 각 집단·흉기등상해죄로 유죄가 인정된 부분에 대한 공소사실은 그대로 유지하고 죄명을 각 특수상해죄로 교환적으로 공소장을 변경하는 한편, 집단·흉기등폭행죄로 유죄가 선고된 부분에 대해서는 공소사실을 그대로 유지한 채 죄명을 특수폭행죄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이후 A씨는 2018년 4월 특수상해죄, 특수폭행죄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아 확정됐다. 하지만 형사보상을 받지 못하자 헌법소원을 냈다. A씨가 청구한 헌법소원사건 외에도 비슷한 처지의 피고인 B씨에 대해 서울고법이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고, 또 다른 피고인 C씨도 같은 이유로 헌법소원을 냈다. 이들은 현행 형사보상법 제26조 1항이 '면소나 공소기각 재판을 받아 형이 확정된 피고인이 그 재판을 할 만한 사유가 없었더라면 무죄 재판을 받을 만한 현저한 사유가 있을 경우' 등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국가에 대해 구금에 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헌재는 "재심에서 선고된 형을 초과하는 구금이 이미 이뤄진 상태라면 이는 위헌적인 법률집행으로 인한 과다 구금으로서 형사사법절차에 내재하는 위험으로 인해 피고인의 신체의 자유에 중대한 피해 결과가 발생한 것인데 그럼에도 형사보상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은 형벌규정에 관한 위헌 결정의 소급효와 재심 청구권을 규정한 헌법재판소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경우는 심판대상조항이 형사보상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들과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보기 어렵고 다만 무죄 재판을 받을 수 없었던 사유가 '적용법조에 대한 공소장의 교환적 변경'이라는 점에 차이가 있다"며 "공소장 변경 제도는 형벌권의 적정한 실현과 소송 경제 도모라는 가치가 피고인의 방어권이 보장된 상태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취지이지, 형사사법 절차에 내재하는 위험의 결과로 이루어진 구금을 정당화하는 제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결과적으로 부당한 구금으로 이미 피고인의 신체의 자유에 관한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이상 소장의 교환적 변경을 통해 무죄 재판을 피했다는 사정은 피고인에 대한 형사보상청구권 인정 여부를 달리할 합리적인 근거가 될 수 없다"며 "이 사건의 경우 재심판결에서 선고된 형을 초과해 집행된 구금에 대해 보상요건을 전혀 규정하지 않은 것은 현저히 자의적인 차별로서 평등원칙을 위반해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헌재는 단순 위헌 결정으로 해당 조항의 효력을 바로 상실시키면 다른 형사 보상에도 공백이 발생할 수 있어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선애·이은애·이종석 헌법재판관은 "청구인들의 판결 주문과 이유 어디에서도 무죄의 판단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무고한 사람을 구금한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경우는 심판대상조항이 형사보상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들과 본질적으로 다르고 실질적으로 형사보상이 요청되는 경우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해당 조항이 평등권이나 형사보상청구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형사보상및명예회복에관한법률
가중처벌
재심
원판결
박수연 기자
2022-02-24
민사일반
[판결](단독) 소멸시효 완성이후 국가 배상청구…객관적 장애 사유 있다면
재심에서 무죄를 확정받은 피고인은 무죄 확정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면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재심절차에서 무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있었으므로, 재심 무죄 확정일로부터 민법상 시효정지의 경우에 준하는 6개월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하면 된다는 대법원 판결(2013다201844) 취지에 따른 것이다. 서울고법 민사18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나2016503)에서 "A씨에게 1억5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시효완성 주장은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 A씨는 1974년 5월 B대학교 학생이자 교지 편집위원회 편집장으로서 교지를 인쇄·발간해 배포했는데 이것이 문제가 돼 긴급조치 위반 혐의로 수사관들에 의해 영장 없이 체포돼 수사를 받았다. 이후 구속영장이 발부됐지만, 같은 해 8월 공소제기될 때까지 79일 동안 구금된 상태로 수사를 받았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수사관들로부터 물고문과 폭행 등 가혹행위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는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확정됐으며 1975년 2월 형 집행정지로 석방됐다. 한편 대법원은 2010년 12월 전원합의체 판결(2010도5986)을 통해 긴급조치 1호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함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으로 위헌·무효라고 판단했다. 또 2013년 5월에는 긴급조치 4호도 민주주의의 본질적 요소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영장주의에 위배되며, 유신헌법은 물론 현행 헌법에 비춰 보더라도 위헌·무효라고 판단했다. A씨는 2012년 11월 서울고법에 재심을 청구했고, 2013년 7월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으며, 이 판결을 근거로 A씨는 형사보상을 청구해 5200여만원의 형사보상금을 지급하라는 법원 결정을 받아 형사보상금을 수령했다. 이후 A씨는 "위헌·무효인 긴급조치를 적용해 체포·구금하고 수사 및 재판을 했으며, 수사과정 및 구금기간 동안 가족·변호인과의 접견교통권을 침해했다"며 "(이로 인해) 큰 정신적 충격을 입었을 뿐만 아니라 공안사건의 전과자로 낙인찍혀 자유로이 직업을 선택할 수 없고, 가족 또한 낙인을 받는 등 큰 고통을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서울고법, 원고 일부승소 판결 재판부는 "국가기관이 수사과정에서 한 위법행위와 유죄 판결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며 "국가는 국가배상법 제2조 1항에 따라 국가기관이 수사과정에서 한 위법행위와 A씨에 대한 유죄판결 및 그에 따른 복역 등 일련의 불법행위로 인한 A씨와 A씨의 부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1975년 2월 출소했고, 그로부터 5년이 경과한 때에 손해배상채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멸시효가 완성돼야 하지만, 위법행위를 통해 수집된 증거들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그 증거능력이 인정됨을 전제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아 A씨와 그의 부모는 재심절차에서 무죄 판결이 확정된 2013년 7월까지 국가배상청구권을 행사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객관적인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가 이 같은 장애사유가 소멸된 때로부터 6개월 이내인 2013년 9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이상, A씨의 손해배상청구에 대해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손해배상
무죄
재심
한수현 기자
2022-02-07
형사일반
[판결] '통혁당 사건' 한명숙 前 국무총리 남편, 53년만에 재심서 '무죄'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남편이자 박정희정권 시절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돼 13년간 실형을 산 박성준 전 성공회대 교수에게 사건 발생 53년여 만에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유영근 부장판사)는 28일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13년간 복역했던 박성준 전 성공회대 교수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2021재고합1). 통혁당 사건은 1968년 8월 당시 중앙정보부가 "남파 간첩이 통혁당을 결성해 혁신 정당으로 위장, 합법화한 뒤 반정부·반미 데모를 전개하는 등 대정부 공격과 반정부적 소요를 유발시키려는 데 주력했다"고 발표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검거된 사람만 무려 158명에 달했다. 박 전 교수는 1968년 5월 부인인 한 전 총리와 서울대에 재학 중이던 고(故) 박경호씨 등을 포섭해 통혁당 산하 비밀조직을 꾸리고 공산주의를 찬양한 혐의로 기소돼 이듬해 1월 열린 1심에서 징역 15년에 자격정지 15년을 선고 받았다. 이후 열린 항소심과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박 전 교수는 13년간 복역을 하고, 1981년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박 전 교수는 2018년 "불법으로 구금된 상태에서 수사를 받았고 가혹행위를 당해 조력을 받을 권리 등을 침해받았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박 전 교수는 여러 차례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해 왔지만, 이에 대한 뚜렷한 증거가 없어 고문을 당했는 지 여부는 확답할 수 없다"면서도 "박 전 교수가 지난 1968년 8월 새벽 중앙정보부 사법경찰관과 수사관에 의해 영장 없이 연행·구금돼 있었던 것이 분명한 이상 당시 진술은 모두 임의성이 없는 것으로 봐 증거 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반국가 단체를 이롭게 하거나 회합을 했다거나, 내란을 음모했다고 인정하기에는 사실관계가 너무나 부족하다"며 "이 사건은 시대가 바뀌고 법원이 전향적 판결을 해 결론이 달라지는 게 아니라, 그때 당시 법에 의해서도 유죄 판결을 내릴 수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록과 증거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박 전 교수가 당시 정치와 사법의 희생자라는 것"이라며 "그 희생이 원인이 되고 거름이 돼 오늘날 민주주의가 왔는 지는 알 길이 없지만, 그 당시 법에 의하더라도 박 전 교수는 무죄"라고 판시했다.
국가보안법
박정희
통일혁명당
이용경 기자
2022-01-28
민사일반
[판결] 회사 측이 해고통지서에 구체적 비위 행위 특정하지 않았더라도
회사 측이 해고 통지서에 구체적인 비위 행위를 일일이 특정하지 않았더라도 당사자가 해고 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해고가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21두50642)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징계해고의 경우 징계절차 소명과정에서 해고의 정당성 구체적으로 확정 B학교법인이 운영하는 학교에서 2015년 3월부터 매년 계약을 갱신하며 기간제교원으로 근무한 A씨는 2018년 8월 B법인으로부터 근로계약 해지 통지를 받았다. 이 통지서에는 △A씨의 부적절한 신체접촉·발언으로 다수의 학생들이 불쾌감이나 수치심을 느꼈다고 진술하고 있다는 내용과 △(이에 따라) 근로계약 제12조 1항 3호에 근거해 근로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A씨와 B법인이 체결한 근로계약 제12조 1항 3호에 따르면 법인은 A씨가 복무상 의무에 위반할 때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었다. 이에 A씨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했고, 2018년 11월 기각되자 이듬해 1월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이마저도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1,2심은 "통지서에는 해고사유가 'A씨의 담당학생들에 대한 부적절한 신체접촉 및 발언으로 인한 복무상 의무위반'과 같이 축약된 내용만 기재돼 있을 뿐 해고사유가 되는 구체적인 비위행위가 기재돼 있지 않다"면서 "A씨가 이미 해고사유가 되는 비위행위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하고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워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 1항에서 정한 해고사유 서면통지 의무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원고승소 원심 파기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 내용을 기재해야 하지만, 해고 대상자가 이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해고 통지서에 징계사유를 축약해 기재하는 등 징계사유를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위법한 해고 통지라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징계해고의 경우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서면으로 통지된 해고사유가 축약되거나 다소 불분명하더라도 징계절차의 소명 과정이나 해고의 정당성을 다투는 국면을 통해 구체화해 확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것이므로, 해고사유의 서면통지 과정에서까지 그와 같은 수준의 특정을 요구할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복수의 행위가 존재하고 해고 대상자가 그와 같은 행위 자체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는 경우에도 해고사유의 서면통지 과정에서 개개의 행위를 모두 구체적으로 특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통지서상 A씨의 해고사유를 이루는 개개의 행위 범주에 다소 불분명한 부분이 있더라도 이 때문에 A씨가 해고에 대해 충분히 대응하지 못할 정도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해고
부당해고
기간제교원
기간제
박수연 기자
2022-01-26
행정사건
[판결] 양진호 하드디스크 반출했다 해고된 직원… 법원 "부당 해고"
부하 직원 갑질 폭행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이 확정된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반출했다가 회사에서 해고된 직원에 대해 법원이 부당 해고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이상훈 부장판사)는 웹하드 업체인 A사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20구합70939)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B씨는 부하 직원 갑질 폭행 등의 혐의로 2021년 4월 대법원에서 징역 5년이 확정된 양 전 회장이 실소유주로 알려진 A사에서 근무하다 지난 2019년 12월 해고됐다. A사는 B씨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해 'B씨는 허가 없이 회사 자산을 무단으로 절취하고 외부로 반출했다. 회사의 내용증명 등을 통한 여러차례 반환 요청을 무시한 것은 회사 자산에 대한 절도로 판단되고, B씨는 이러한 증거가 있음에도 무단절취와 외부반출을 부인하는 거짓으로 일관한 채 회사경영 관련 대외비 자료를 외부로 유출했다'며 해고를 의결했다. 이에 반발한 B씨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했고, 지노위는 2020년 3월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부당해고 판정을 내렸다. 그러자 A사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다. 하지만, 중노위도 2020년 6월 초심 판정과 같은 취지로 A사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자 소송을 냈다. A사가 징계사유로 삼은 B씨의 외부반출 '회사 자산'은 양 전 회장의 자택과 회사 사무실에 있던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다. B씨는 2018년 8월 양 전 회장의 지시로 양 전 회장의 자택 하드디스크를 교체한 뒤 이를 당시 회사 대표였던 C씨에게 전달했고, 이후 C씨는 이 하드디스크를 양 전 회장의 직원 갑질 혐의를 수사하던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C씨는 양 전 회장의 사무실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대해선 전달 받은 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사는 "B씨는 양 전 회장의 자택 및 회사 사무실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무단 반출하고도 우리의 반환 명령에 따르지 않았으므로 해고의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사는 양 전 회장 자택의 컴퓨터가 '회사 자산'이라는 전제로 B씨를 해고했지만, 당시 양 전 회장이 형식적으로도 A사 소속이었는지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해당 컴퓨터가 A사의 자산이라고 볼 만한 아무런 객관적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사 직원에 불과한 B씨가 실질 경영자인 양 전 회장의 지시도 없이 그 자택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 및 반출할 특별한 동기나 이유를 찾기 어렵다"며 "A사는 막연히 양 전 회장이 B씨에게 자택 하드디스크 반출과 관련한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을 뿐, 양 전 회장 측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B씨를 고소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가 양 전 회장의 사무실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반출했다고 인정할 객관적 증거도 없다"며 "설령 B씨가 사무실 하드디스크를 반출했다 하더라도, 이는 자택 하드디스크와 마찬가지로 양 전 회장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한 점 등에 비춰 B씨가 A사 사무실의 양 전 회장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무단으로 반출했다고 보기 어렵다. B씨에 대한 해고는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부당하며 이러한 전제로 A사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판정은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갑질
양진호
폭행
이용경 기자
2022-01-17
형사일반
[판결] 변호사법 '수임제한 위반죄'의 공소시효는
변호사법 제31조가 규정하는 수임제한 위반죄의 공소시효는 수임사무의 수행이 종료한 때가 아닌 수임계약을 체결한 때부터 진행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변호사법 제31조 1항 3호는 변호사는 '공무원·조정위원 또는 중재인으로서 직무상 취급하거나 취급하게 된 사건'을 수임할 수 없도록 하면서 같은 법 제113조 5호는 이를 위반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4일 과거사 진상 규명을 위한 정부 위원회에서 활동한 뒤 관련 사건을 불법 수임한 혐의로 기소된 과거사위 비상임위원 출신 이인람(66·군법 4회) 변호사와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상임위원 출신 김형태(66·13기) 변호사에게 공소시효가 지나 면소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2017도18693). 이인람 변호사는 과거사위에서 퇴임하기 전인 2009년 12월 내지 2010년 1월께 소속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재일교포 유학생 간첩조작 사건과 관련해 '불법구금 상태에서 고문 등 가혹행위를 통한 허위 자백임'을 이유로 한 형사재심사건과 '불법구금'을 이유로 한 형사보상사건, '불법구금과 가혹행위 등 불법행위'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사건 등을 수임하고 3000여만원을 수임료로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김형태 변호사는 2000~2002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재직하며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 직권조사개시 결정에 개입한 뒤 2007년 3월 14일경 관련 사건을 수임해 5억4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구 변호사법 제113조 4호(현행 변호사법 제113조 5호)가 같은 법 제31조 1항 자체를 위반한 행위를 구성요건적 행위로 규정하지 않고 같은 법 제31조 1항 중 '제3호에 따른 사건을 수임한 변호사'에 대해서만 처벌규정을 두고 있는 이상, 입법 취지가 형벌법규인 이 조항을 '(관련 변호사 업무를) 수행'하는 행위까지 포함해 해석하도록 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수행'하는 행위까지 포함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나는 확대 해석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변호사법 위반죄가 시간적 계속을 필요로 하는 계속범으로서 수임사무처리 종료 시에 범죄행위가 종료하는 것이라면 수임행위만을 하고 수행은 하지 않는 경우 범죄의 성립 여부 자체가 문제가 되고, 법무법인에서 수임에는 관여하지 않고 수행에만 관여한 변호사의 경우 공범의 성립과 관련해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재판부나 상대 당사자의 사정 등 행위자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사유로 소송이 지연되는 경우까지도 공소시효가 진행되지 않게 되어 불합리하다"며 "변호사의 사건 위임계약이 민사상 위임계약으로 계속적 계약의 성질을 지니고 그 종료 사유가 발생할 때까지 그 계약관계가 유지되고 선관주의의무 역시 계속되는 것이긴 하지만 금지의무를 위반해 형벌법규를 근거로 처벌하는 구성요건적 행위로서의 사건 수임과는 엄연히 구분해 살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변호사법 제113조 4호를 위반해 같은 법 제31조 1항 3호에 따른 사건을 수임하는 행위는 의뢰인들과 위임계약을 체결해 사건을 수임함으로써 종료돼 변호사법 위반죄의 구성요건이 충족되고 수임한 후 추가적인 행위의 계속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기에 변호사법 제31조 1항 3호에 따른 사건을 수임함으로 인한 같은 법 제113조 4호 위반죄는 수임행위의 완료 시점인 의뢰인들과 위임계약을 체결한 시점으로부터 공소시효가 진행한다"며 "이인람 변호사의 경후 공소시효가 5년, 김형태 변호사의 경우 공소시효가 3년인데, 이 사건 공소는 범죄행위가 종료된 때부터 각 5년과 3년이 지난 2015년 7월 14일에 제기됐으므로 면소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2심도 "원칙적으로는 변호인 선임 효력은 당해 심급에 한정되므로 심급별로 새로운 수임계약이 체결됐다면 각 수임계약별로 별죄가 성립해 체결시로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된다고 봄이 상당하지만, 관련 규정이 전체 심급에 관해 포괄적인 위임계약 체결을 금지하고 있지 않은 이상 당사자의 의사가 전체 심급에 관해 포괄적으로 1개의 위임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해석된다면 각 심급과 무관하게 최초 위임계약 체결시 1개의 변호사법 위반죄가 성립하고 그 때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된다"며 "이들이 의뢰인과 체결한 각 위임계약은 전체 심급에 관해 포괄적으로 체결된 1개의 계약으로 보는 것이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므로 최초로 계약이 체결된 시점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되고, 이들의 수입제한 위반으로 인한 변호사법위반의 공소시효가 완성됐다고 본 1심 판단은 정당하다"며 이인람·김형태 변호사에 대해 면소 판결한 1심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한편 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이날 비슷한 혐의로 기소된 과거사위 상임위원 출신 김준곤(67·20기) 변호사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과거사위 조사국장 출신 이명춘(63·33기) 변호사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도 각각 확정했다(2017도18693). 김준곤 변호사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과거사위 상임위원으로 활동하며, 납북귀환 어부에 대한 간첩 조작 의혹 사건 15건을 조사한 뒤 관련 소송 사건 40건을 수임해 수임료 24억7000만여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김 변호사가 2009년 11월 과거사위에 재직하며 알게 된 비밀 정보를 이용해 수임 계약을 맺고 수임료 1억3900만여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1심은 김 변호사와 관련해 13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다만 김 변호사가 과거사위에서 일하며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해 수임계약을 체결하고 수임료를 챙긴 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 혐의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다. 또 2009년 11월 10일경, 2010년 4월 29일경 납북귀환어부 간첩조작의혹 사건과 관련해 형사재심·형사보상·손해배상사건에 대해 위임계약을 체결한 것과 관련해서는 "김 변호사의 변호사법 제113조 4호 위반죄는 공소시효가 5년인데, 공소는 범죄행위가 종료된 때부터 5년이 지난 2015년 7월 14일 제기됐다"며 면소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김 변호사의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2심은 "공무원으로서 직무상 취급한 법률사건을 수임하고 그 지위를 이용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하고 공무원으로서 청렴하게 직무를 수행할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억33082만여원을 선고했다. 이명춘 변호사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과거사위에서 삼척 고정간첩단 사건 등 3건을 조사한 뒤 관련 사건 9건을 수임하고 1억4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는데, 1심과 2심은 "이 변호사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건을 수행하며 얻은 수임료가 과다하지 않다"며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두 변호사와 관련된 원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변호사법
수임제한
수임계약
박수연 기자
2022-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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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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