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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단독) “관행 무시한 일방적 정년퇴직처리 무효”
정년을 맞은 근로자의 퇴직일을 '그해 12월 31일'로 보는 사내 관행이 있는데도 회사가 일방적으로 '만 나이가 도래하는 날' 근로자를 정년 퇴직시킨 것은 부당 해고라는 판결이 나왔다. 회사 구성원들이 관행을 규범적인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다면 사실상 그 같은 취업규칙이 존재하는 것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이에 비해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고칠 때는 동의를 얻는 등 불이익변경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근로기준법 제94조 1항 등은 사측이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때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도록 하고 있다. 서울고법 민사38부(재판장 박영재 부장판사)는 반도체업체인 A사에 다니다 정년을 맞은 해의 12월 31일 전에 퇴직 처리된 구모씨 등 3명(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시민)이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소송(2017나2041895)에서 최근 1심과 같이 원고승소 판결했다. A사 안산공장에서 생산직 근로자로 일하던 구씨 등은 2015년 4월부터 2016년 5월까지 사이에 각자 만 57세가 되던 날 정년 퇴직 처리됐다. 2009년 개정된 A사의 취업규칙에는 정년퇴직과 관련해 '정년 57세가 됐을 경우 퇴직한다'는 내용만 있었다. 그러나 구씨 등 소송을 낸 3명을 제외하고 1995년부터 2017년까지 A사에서 정년 퇴직한 근로자 12명 가운데 노조위원장 임기만료일에 퇴직한 1명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만 57세가 되는 해의 12월 31일에 퇴직했다. A사는 2013년 11월 갑자기 전 직원을 상대로 '취업규칙 적용 관련 휴가 등 사용 안내' 문건을 보내 정년퇴직 시점은 '만 57세 도달시'라는 내용을 공지했었다. 재판부는 "A사의 취업규칙은 '정년 57세가 됐을 경우 퇴직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정년퇴직 일자는 특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다만 A사 내부에서는 그 의미가 '정년이 됐을 경우 그 해 말일에 퇴직한다'는 것으로 해석·적용돼 왔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 내부에 근로자가 57세 정년에 도달하는 경우 그 해의 말일을 퇴직일로 보는 취업규칙이 존재했음에도 회사가 2013년 11월 '만 57세 도달 시에 퇴직 조치한다'고 공지함으로써 취업규칙 중 정년퇴직에 관한 조항의 해석을 일방적으로 변경한 것은 기존의 정년 기간을 단축한 것으로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야하는데 A사는 일방적으로 변경한 취업규칙을 적용해 구씨 등을 퇴직 처리했으므로 이는 부당한 해고에 해당돼 무효"라고 했다. 또 "근로관계는 해고 이후에도 근로관계 종료사유 발생일(정년을 맞은 그해 12월 31일)까지 유효하고 회사의 귀책사유로 구씨 등이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므로 회사는 구씨 등에게 계속 근무했더라면 지급했을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면서 2016년 1월 퇴직한 구씨에게는 2300여만원, 2015년 4월 퇴직한 김씨에게는 2000여만원, 2016년 5월 퇴직 후 사망한 이씨의 경우에는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13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근로기준법
취업규칙
퇴직
근로 자
손현수 기자
2018-04-05
[판결](단독) 운전업무 부적합 65세 당연퇴직 규정했어도
마을버스 회사인 A사는 2016년 7월 노조와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당시 65세 이상 근로자 가운데 △전문의 소견 결과 운전업무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과 △여객자동차법상 적성·자격유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사람은 당연 퇴직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그러면서 A사는 박모씨 등 당시 만 65세 이상의 근로자 7명에게 같은 해 8월 31일까지 △전문의 소견서와 △운전적성정밀검사 △자격유지검사 등의 서류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후 A사는 박씨 등이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자 기한마감 이튿날인 9월 1일 7명 전원에 대해 근로관계 종료를 통보했다. 이에 반발한 박씨 등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냈다. 지노위와 중앙노동위원회는 모두 박씨 등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자 A사는 "승객의 안전을 위해 고령의 근로자들에게 운전업무에 적합한 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받기 위해 수차례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는데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제출기한을 넘겼다"며 "회사의 정당한 지시를 거부하고 버스운전 자격을 갖추지 못한 박씨 등을 해고한 것은 정당하다"면서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장순욱 부장판사)는 A사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 취소소송(2017구합61751)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단체협약에 의하면 65세 이상 운전직 근로자는 매년 자료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있지만, A사는 근로자들의 정년 도래 여부를 신속히 확인해야 할 급박한 사정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데도 임의로 설정한 자료 제출기한을 도과했다는 이유만으로 근로자들에게 자료 제출을 재촉하는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근로계약 해지를 통지를 했다"며 "근로자들이 제출기한까지 요구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회사와 근로자들 사이의 신뢰관계가 근로계약을 존속할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다고 볼 수 없어 A사가 박씨 등과의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비록 (근로계약 해지) 통지 이후이기는 하나 근로자들의 자격유지 검사 결과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고 이중 박씨 1명을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들은 평소 건강 문제도 없었다"며 "박씨는 2년여전 발병한 뇌경색증 등으로 운전업무에 적합한지 의문이 들기도 하나, 자격유지 검사 결과 적합 판정을 받았고 증상이 회복돼 일상생활·근로활동이 가능하다는 소견서가 작성된 점을 볼 때 건강상태가 버스운전에 적합하지 않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중앙노동위원회
단체협약
노조
정년
마을버스
이장호 기자
2018-02-26
행정사건
[판결] 사표 내고 곧바로 해외여행 떠난 교사…"수리 안됐으면 무단결근"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았는데 해외여행을 떠나 출근하지 않은 교사를 무단결근을 이유로 징계처분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하태흥 부장판사)는 A씨가 서울 성동광진교육지원청 교육장을 상대로 낸 불문경고처분 취소소송(2016구합9619)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공무원도 원칙적으로 사임의 자유가 있고 임용권자는 이를 수리할 의무가 있지만 행정공백 방지나 징계의결 실효성 확보 등 공익상 목적을 위해 필요한 기간 동안 사직원을 수리하지 않을 수 있다"며 "A씨가 퇴직희망 날짜를 지정해 사직원을 제출했더라도, 교육지원청이 반드시 그 날짜에 맞춰 사직원을 수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서울의 한 공립 초등학교 교사인 A씨는 지난해 6월 학교에 2주 연가를 신청했다.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던 그는 2주 동안 독일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연가 신청을 받아주지 않았다. 그러자 A씨는 사직서를 내고 독일 여행을 떠났다. 귀국을 한 뒤에도 출근을 하지 않았다. 교육지원청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A씨가 사직서를 낸 다음 날부터 16일간 무단 결근을 했다"며 불문경고처분을 내렸다. 불문경고처분을 받으면 퇴직 후 포상 대상자에 오를 수 없다. A씨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각하되자 소송을 냈다.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공무원
징계
무단결근
수리
사직서
이장호 기자
2017-09-15
노동·근로
산재·연금
[판결] "민원전화 상담 공무원 '난청'도 공무상 재해"
수십년간 전화 업무 비중이 높은 민원부서에 근무하다 귀가 잘 들리지 않는 난청이 발생해 퇴직한 세무공무원에게 법원이 공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0단독 임수연 판사는 35년간 세무공무원으로 일하며 재직기간 대부분을 민원부서 등에서 근무하다 난청 등 건강상의 이유로 명예퇴직한 A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장해급여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16구단65001)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임 판사는 "민원처리·상담 업무를 담당한 A씨는 항의하는 민원인의 격렬한 소음과 계속되는 전화 민원소음 등에 오랜 시간 노출됐다"며 "감정의도 A씨의 소음성 난청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공무 수행과 소음성 난청 질병 간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등의 입법취지는 까다로운 조건 없이 근로자에게 발생한 질병을 업무상 재해로 보아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는 것"이며 "공무원연금법 역시 기준에 정한 것 외의 업무 관련 질병을 배제하는 규정으로는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무상 질병은 공무원이 공무를 집행하던 중 발생한 질병으로 의학적으로 명백히 입증되지 않더라도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으면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부산의 한 세무서 민원봉사실장으로 근무하던 A씨는 2015년 10월 양쪽 귀에 난청 진단을 받았다. 이후 A씨는 회의에서 상대방의 말을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업무에 어려움을 겪다 정년퇴직을 3년4개월 앞둔 2016년 2월 명예퇴직했다. 이후 A씨는 "오랜 기간 세무서 민원부서 전화 업무를 맡다 귀를 혹사당해 난청이 발병했다"며 공단에 장해급여를 청구했지만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노동·근로
산재·연금
강한 기자
2017-05-29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단독) 계약직 임금피크제 본인 동의 받아야
사측이 노조와 임금피크제 도입에 합의했더라도 노조원이 아닌 계약직 근로자에게는 곧바로 적용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계약직 근로자로부터 별도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재판장 권혁중 부장판사)는 계약직 근로자 A씨 등 52명(소송대리인 김기덕·최종연 변호사)이 신한은행을 상대로 낸 취업규칙변경 무효확인 등 소송(2016가합511776)에서 "2016년 1월부터 시행한 임금피크제 운영지침은 A씨 등에게 무효임을 확인한다"면서 "은행은 A씨 등 9명에게 미지급 임금 1억34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신한은행과 노조 사이에 체결된 보충협약에 따르면 임금피크제는 은행 조합원에게 적용하도록 돼 있으며, 조합원은 사용자를 제외한 정규직원으로 규정돼 있다"며 "조합원 자격이 없는 A씨 등은 보충협약의 일반적 구속력이 미치는 정규직 근로자와 동종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가 취업규칙을 변경해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근로자 집단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은행이 A씨 등으로부터 별도의 동의를 받지 않고 임금피크제를 그대로 적용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A씨 등이 입은 정신적 고통은 감액된 임금을 지급받음으로써 회복된다고 봐야 한다"며 A씨 등의 위자료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한은행은 2009년 12월 일반직 4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한 다음 이들을 다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직 근로자'로 채용해 서류를 정리하거나 스캔하는 등의 후선 업무에 종사하도록 했다. 이렇게 재취업한 A씨 등은 별도의 '관리지원계약직 운용지침'에 따라 근무하며, 종전 연봉에 비해 40%가량 삭감된 급여를 지급받았다. 이후 신한은행은 2015년 9월 정년을 5년 앞둔 시점부터 순차적으로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를 2016년부터 시행하기로 노조와 합의한 뒤 A씨 등에게도 이를 적용했다. 이에 A씨 등은 "동의 없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것은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것으로 무효"라며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인한 미지금 임금과 위자료 등 2억6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지난해 3월 소송을 냈다.
임금피크제
계약직근로자
취업규칙변경무효확인
보충협약
명예퇴직
이순규 기자
2017-03-16
기업법무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 정년 지난 상태서 기간제 근로계약 체결했다면
정년이 지난 기간제 근로자에게도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골프장 기간제 직원 A씨 등 5명이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16두50563)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정년을 이미 경과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직무 성격에 따라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과 근로자의 업무수행 적격성,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정도, 사업장에서 정년을 경과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 및 계약이 갱신되어 온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뤄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할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데도 사용자가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고 판시했다. A씨 등은 골프장을 운영하는 B사와 2011년 10월 근무기간을 1년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14년 2월까지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채 골프장 코스관리팀 사원으로 일했다. B사의 정년은 만 55세였는데, A씨 등은 기간제 근로계약 체결 전이나 계약기간 중에 이미 정년에 도달한 상태였다. B사는 2014년 3월 A씨 등과 다시 근무기간을 1년으로 정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듬해인 2015년 1월 A씨 등에게 계약기간이 2월에 만료된다고 통보했다. A씨 등은 "부당해고"라며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지만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1,2심도 "최초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2011년 10월부터 2015년 2월까지 근로계약이 3회 갱신됐는데, A씨 등의 근무태도나 회사에 대한 기여 정도 등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거치지 않았고, 갱신과정에서 정년 도과가 문제된 적이 없었을뿐만 아니라 A씨 등은 2005년부터 2011년 9월까지는 위탁업체 소속 직원으로, 2011년 10월부터는 소속 직원으로 약 10년간 골프장의 필수적인 업무인 코스관리 업무를 담당해왔다"면서 "근로계약 종료 무렵 A씨 등의 건강이 근무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악화됐다거나 업무를 계속 수행하기에 적합하지 않을 정도로 직무수행 능력이 떨어졌다는 등의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A씨 등이 정년을 도과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는 것이 옳고 갱신거절의 정당한 이유를 찾아볼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A씨 등의 손을 들어줬다.
근로계약
비정규직
부당해고
기간제근로자
정년퇴직
신지민
2017-02-13
기업법무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현대·기아차 사내하청 간접공정 근로자도 정규직 인정해야"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사내하청업체에서 2년 이상 근무한 협력업체 근로자들도 정규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앞서 대법원이 불법파견으로 인정했던 직접공정 뿐 아니라 소재제작공정·생산관리업무 등 컨베이어벨트 라인에서 직접 작업을 하지 않은 간접공정을 맡은 근로자들에 대해서도 1심에 이어 2심에서 불법파견으로 인정됐다.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조의2는 총 파견기간 2년을 초과해 파견근로자를 사용한 경우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고법 민사1부(재판장 김상환 부장판사)는 10일 현대차와 기아차 사내하청 근로자 370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확인소송(2014나51581 등)에서 대부분 이들의 정규직 근로자 지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하나의 완성차를 생산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는 정규직 근로자의 공정과 직접적·불가분적으로 결합해 있고, 간접공정 역시 사내협력업체 근로자가 정규직 근로자와 일렬로 나열해 협업하거나 직접공정과 직접 연계해 작업했다"며 "사내협력업체 근로자가 작업시간과 속도, 생산량에 따라 정규직 근로자와 동일한 방법으로 업무를 처리했고, 회사는 하나의 자동차 생산을 위한 필수 공정임을 전제로 공장별·차종별로 정규직 근로자와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를 구분하지 않은 채 업무를 분담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기아차가 대량생산을 위해 '표준적인 작업방식'을 마련한 다음 사내협력업체에 공정을 배분했다"며 "공정이 결정되면 사내협력업체에게는 근로자의 구체적인 작업내용과 작업인원, 작업위치, 기간의 구체적 결정·변경 등을 결정한 권한이 없었다. 현대·기아차가 실질적으로 하청업체 근로자들을 지휘·명령했다. 또 사내협력업체의 근로조건 등을 구체적으로 결정하고 고용·고용승계에 상당 정도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정규직과 차이가 났던 임금 약 70억원도 현대·기아차 측이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2년간 계속해 파견근로를 제공한 날 이전 기간에 대해서는 파견근로자에 대한 차별금지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고, 직접고용의무 발생일 이후 기간에 대해서는 고용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을 하라"고 판시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정규직으로 채용된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과 정년이 지난 근로자들의 근로자지위확인과 정년 이후 임금 부분, 소취하 합의를 했던 근로자들, 임금차액이 없는 근로자들의 청구는 모두 각하하거나 기각했다. 같은날 서울고법 민사2부(재판장 권기훈 부장판사)도 현대·기아차 사내하청 근로자 280명이 낸 소송(2014나49625 등)에서 민사1부와 같은 취지로 대부분 정규직 근로자 지위를 인정하고 회사 측에 이들에 대한 임금 총 70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현대·기아차 사내하청 근로자들은 2010년 11월 "정규직 근로자 지위를 확인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2014년 9월 "근무 위치에 따라 직접 생산 공정 뿐 아니라 간접 생산 공정에 종사한 근로자들도 실제로는 현대차가 사용지휘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글로비스를 거친 2차 협력근로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므로 모두 도급이아닌 파견으로 인정된다"며 이들 대부분을 근로자로 인정했다. 앞서 대법원도 2012년 2월 현대차 협력업체 소속으로 근무하다 해고된 최병승(41) 씨가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낸 소송의 재상고심에서 현대차의 사내 하청이 불법 파견이라며 원고 승소 판결한 바 있다.
근로자지위확인소송
불법파견
사내협력업체근로자
파견근로자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
이장호
2017-02-10
기업법무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 단체협약에 ‘성실근무자 정년 연장’ 규정 있더라도
회사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성실 근로 여부에 따라 정년을 연장한다는 규정이 있더라도 회사는 정년에 이른 근로자에 대해 정년 연장 여부를 검토하지 않고 그대로 퇴직시킬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윤성원 부장판사)는 A택시회사가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16누65277)에서 최근 1심과 같이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취업규칙 등에 명시된 정년에 도달해 당연퇴직하게 된 근로자에 대해 사용자가 그 정년을 연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이므로 근로자에게는 정년 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며 "따라서 택시기사 정모씨에 대한 회사의 퇴직 처리는 정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취업규칙 등에 당연퇴직 사유를 규정한 것이 유효한 이상, 그러한 사유가 발생함에 따라 당연히 근로관계가 종료한다"며 "정년 등과 같이 근로관계의 자동 소멸 사유로 인한 퇴직 처리는 법률상 당연히 발생한 퇴직의 사유 및 시기를 공적으로 확인해 알려주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할 뿐, 근로자의 신분을 상실시키는 해고 처분과 같은 새로운 형성적 행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A사는 2015년 3월 택시기사 정모씨가 만 60세가 되자 정년퇴직을 통보했다. 이에 정씨는 "단체협약 정년에 관한 규정에는 '조합원의 정년은 만 60세가 되는 달로 하고 성실 근로 여부에 따라 자동연장한 것으로 본다. 다만 사고 다발자에 대해서는 예외로 한다'는 규정이 있다"며 "회사가 성실 근로 여부에 대한 검토도 하지 않고 정년퇴직 처리한 것은 부당하다"며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다. 충남지방노동위는 정씨의 신청을 기각했지만, 중앙노동위는 "A사가 정년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검토 등을 전혀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퇴직 통보를 한 것은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정씨에 대한 퇴직 처리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정씨의 손을 들어줬다. A사는 이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취업규칙
단체협약
정년
당연퇴직사유
성실근무자정년연장
부당해고
이장호
2017-01-19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경쟁업체로 이직한 근로자는 ‘준정년 특별퇴직금’ 지급대상 안돼
경쟁업체로 이직한 근로자에게는 '준정년 특별퇴직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준정년 특별퇴직제도는 인사적체 해소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기업이 장기근속자들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기존 퇴직금 외에 특별 퇴직금을 추가로 지급하고 조기 퇴직을 유도하는 제도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A씨가 하나은행(옛 한국외환은행)을 상대로 낸 퇴직금 소송(2013다204119)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A씨는 1990년 입사해 만 21년간 근무했다. 하나은행의 부산 센텀시티점에서 PB(Private Banker)로 일하던 A씨는 2011년 9월 자신이 일하던 지점에서 3~4㎞ 정도 떨어진 곳에 개점 예정이던 삼성증권 PB로 이직하며 준정년 특별퇴직을 신청했다. 하나은행 노사가 체결한 단체협약과 하나은행 취업규칙에는 '만 15년 이상 근속하고 만 40세 이상이 되어 정년에 달하기 전에 퇴직하는 종업원에게는 준정년 특별퇴직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하나은행은 A씨가 보수퇴직금규정상 '특별퇴직금 지급이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자'에 해당된다며 특별퇴직금 지급을 거부했고, 이에 A씨는 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제도의 취지에 비춰 보면 한참 좋은 실적을 올리면서 왕성하게 일하고 있는 직원이 경쟁업체에서 일하기 위해 은행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직하는 경우에는 준정년 특별퇴직 대상자로 보기 어렵다"며 "동일 지역, 동일 고객군, 동종 업체로의 전직을 위해 퇴직한 A씨에게 준정년 특별퇴직금을 지급한다면 하나은행의 매우 중요한 전문인력인 PB의 경쟁업체로의 이직을 유도하게 돼 은행 측의 중대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앞서 1심은 "준정년 특별퇴직제도는 재무구조 개선 등이 필요한 경우 한시적으로 이루어지는 명예퇴직제도와는 달리 장기근속한 근로자들이 회사에 기여한 점 등을 고려해 마련된 상설제도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정기간 근속해 요건을 갖춘 근로자는 특별퇴직을 신청해 관련 퇴직금을 받을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권을 갖고 있다"며 "하나은행은 A씨에게 특별퇴직금 1억87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이를 뒤집었다.
준정년특별퇴직금
퇴직금
하나은행
경쟁업체이직
준정년특별퇴직제도
신지민 기자
2016-10-10
기업법무
노동·근로
[판결] “노조 동의했어도 근로자 본인 동의 없으면 임금 소급 삭감 못해”
근로자에게 이미 발생한 임금을 소급해 삭감하는 효과를 가져오는 취업규칙은 노조가 변경에 동의하더라도 효력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노조가 동의에 앞서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다. 한국전력 노조는 2009년 12월 사측과 정년을 일정기간 연장하는 대신 정년연장이 시작되기 이전 일정 시점부터 피크임금을 일정비율 감액해 지급하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를 2010년 7월부터 시행하기로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2010년 8월 연봉규정시행세칙에 따라 직원이 임금피크제를 신청하면 정년이 만 56세에서 만 60세로 연장되는 대신 퇴직예정월일 연봉을 기준으로 1년차는 95%, 2년차는 90%, 3년차는 70%, 4년차는 65%의 임금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퇴직이 예정된 직원들은 임금피크제를 신청했다. 이후 노사는 2011년 1월 연봉규정을 개정해 3직급 이상 직원은 1년차에는 90%, 2년차에는 80%, 3년차에는 60%, 4년차에는 50%의 연봉을 각각 지급하도록 하고 이를 2010년 7월로 소급해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3직급 이상 직원인 A씨 등은 소급해 삭감된 2010년 9~12월까지의 임금 80만~300만원씩을 돌려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법원은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2부(재판장 김한성 부장판사)는 1~3직급으로 근무하던 A씨 등 176명(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함께)이 한국전력을 상대로 낸 임금지급청구소송(2013가합88237)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의 동의나 합의가 있는 한 근로자 개개인의 동의를 얻을 필요 없이 취업규칙의 변경은 유효하며 이는 기존의 근로조건이나 근로자의 권리를 소급하여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지급기일이 도래해 구체적으로 발생한 임금지급청구권은 근로자의 사적재산 영역으로 옮겨져 근로자의 처분에 맡겨진 것으로 봐야 한다"며 "노조가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않은 이상 개별근로자의 임금을 소급해 삭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근로자
임금소급삭감
취업규칙
한국전력
정년연장형임금피크제
임금피크제
단체협약
임금지급청구권
이순규 기자
2016-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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