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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피의자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사법경찰관 법정증언의 증거능력
I 대상판례 (대법원 2005.11.25. 선고 2005도5831 판결) 1. 사실관계 피고인 甲은 내연관계의 乙녀와 언쟁 끝에 소지하고 있던 엽총으로 乙을 살해한 범죄사실로 기소됐다. 원심은 사건발생시간으로부터 약 1시간 20분정도 경과 후에 이루어진 피고인 자신이 피해자를 살해했다는 말을 들었다는 W1, W2, W3(각 경찰관)의 진술 및 W3작성 검거경위서, 기타 정황증거 등을 근거로 유죄로 인정했다. 이에 피고인은 위 W1 등의 진술과 관련해 전문증거법칙위배, 피고인 진술의 신빙성판단상의 문제점, 범행도구의 불발견 등에 바탕한 합리적 의심의 잔존 등을 이유로 상고했다. 2. 판결요지 피고인 아닌 자의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이 피고인의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인 때에는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피고인의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행해진 때에는 이를 증거로 할 수 있고, 그 전문진술이 기재된 조서는 형사소송법 제312조 내지 제314조의 규정에 의해 증거능력이 인정돼야 할 뿐만 아니라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1항의 규정에 따른 위와 같은 조건을 갖추고 있는 때에 한해 증거능력이 있다(대법원 2000. 9. 8. 선고 99도4814 판결, 2001. 10. 9. 선고 2001도3106 판결, 2004. 4. 27. 선고 2004도482 판결 등 참조). 다만, 피고인을 검거한 경찰관의 검거 당시 또는 조사 당시 피고인이 범행사실을 순순히 자백했다는 취지의 법정증언이나 위 경찰관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는, 피고인이 그 경찰관 앞에서의 진술과는 달리 범행을 부인하는 이상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2항의 취지에 비추어 증거능력이 없다고 봐야 한다(대법원 1984. 2. 28. 선고 83도3223, 83감도538 판결 등 참조). W3은 이 사건 발생 당시 근무책임 간부인 경찰관으로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먼저 출동한 경찰관들에 이어서 이 사건 현장에 도착했는데, 먼저 도착한 경찰관들로부터 피고인이 유력한 용의자인데 횡설수설한다는 보고를 받고, 순찰차에 타고 있던 피고인의 옆자리로 다가가 피고인에게 범인과 범행 이유에 관해 물어 피고인으로부터 자신이 범행을 했다는 진술을 받아 낸 다음, 이러한 과정과 피고인의 진술 내용을 적은 검거경위서를 작성했고 제1심 법정에서 같은 내용의 진술을 한 사실을 알 수 있다. 경찰관인 W3이 피고인으로부터 범행사실을 들은 경위가 이러하다면,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W3의 제1심 법정에서의 진술과 W3이 작성한 검거경위서는 피고인의 유죄를 인정하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 II 판례의 분석 1. 문제의 제기 사법경찰관 등 수사기관이 공판과정에서 증인으로 출석, 진술하는 예는 공판실무에서 종종 관찰할 수 있다. 한편, 학설 및 판례도 사법경찰관 등 수사기관의 증인적격을 인정하고 있다(사법경찰관의 증인적격을 인정한 예로 대법원 1967. 5. 16 선고 67도437판결. 그러나 검사의 경우, 소송주체 내지 당사자지위와의 모순을 이유로 증인적격을 부인, 제한하거나 준사법관적 지위를 고려 증언 후, 제척제도를 준용하는 등의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이재상, 형사소송법 제6판, 서울 : 박영사, 2005, 419면; 배종대·이상돈, 형사소송법 제4판, 서울 : 홍문사, 2002, 465면 참조). 다만, 이때의 진술내용은 주로 피의자신문조서 등 각종 조서의 증거능력과 관련해 진술의 임의성이 다투어지는 사례에서 이를 입증하거나 검증결과나 절차와 관련하여 증언하는 경우 등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위의 경우가 아닌 피의자의 자백 등을 내용으로 하는 수사기관의 법정증언이다. 이러한 유형의 수사기관 법정증언은 원진술자인 피고인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전문증언으로, 형사소송법 제316조 1항은 “피고인이 아닌 자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이 피고인의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인 때에는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행하여 진 때에 한해 이를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 표면적으로는 피고인이 아닌 자의 범위에 신문을 담당한 사법경찰관을 포함할 수 있고, 따라서 특신상태만 인정된다면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기존 판례는 피고인이 앞서 진술을 번복, 사실상 내용을 부인하는 이상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고수하고 있다(대법원 1979. 5. 8. 선고 79도493; 대법원 1983. 6. 14. 선고 83도1011판결; 대법원 1985. 10. 8. 선고 85도1590판결; 대법원 1990. 9. 28. 선고 90도1483판결; 대법원 1995. 3. 24. 선고 94도2287판결; 대법원 1997. 10. 28. 선고 97도2211판결 등). 이하에서 피의자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사법경찰관 등의 법정증언의 증거능력을 문제를 보다 자세히 살펴보도록 한다. 2. 수사기관 법정증언의 증거능력을 부인하는 기존판례 논거에 대한 분석 기존판례는 피의자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사법경찰관의 법정증언의 증거능력을 부인하면서 그 논거로, 만일 사법경찰관 등의 전문증언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게 된다면, 사법경찰관작성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해 피고인 등의 내용인정을 요건으로 한 제312조 2항의 입법취지가 상실된다는 점을 든다(한편, 결론적으로는 동일하지만 제316조 1항의 특신상태가 인정되지 않음을 이유로 증거능력을 부인한 예도 있다. 대법원 1968.11.19. 선고 68도1366 판결). 참고로 이러한 이해방식은 사법경찰관 면전 하에서 작성된 피의자의 진술서(제313조 1항의 적용 여부문제. 대법원 2006.1.13. 선고 2003도6548 판결 등)의 경우에서도 확인된다. 여하튼 결과적으로 피고인이 동일한 진술을 반복하는 등으로 소위 내용인정을 하지 않는 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는데, 이러한 입장은 위 대상판례(밑줄부분 참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판례의 입장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그러나 이에 의하면, 현행 형사소송법 하에서는 수사과정에서 획득된 피의자의 자백, 기타 진술이 공판과정에서 증거로 현출되는 방법은 피의자신문조서 등 조서화(調書化)를 거친 형태로 한정된다는 점에서 다소 의문이 제기된다. 물론, 이러한 의문에 대하여 ① 형사소송법이 제241조 이하에서 피의자신문절차를 엄격하게 법정하고, 특히 제244조에서 그 조서화를 규정하고 이를 의무화한 점(수사기관의 의무적 피의자신문조서작성. 한국 형사소송법 제244조 1항은「피의자의 진술은 조서에 기재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② 통상, 수사종결 후 이어지는 공판절차에 상당한 시간적 이격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다수 사건을 담당, 처리하는 사법경찰관 등이 개별 피의자의 진술내용을 기억, 정확하게 증언함은 기대하기 어렵고, 따라서 오히려 상세하게 작성된 조서를 통해 증거로 현출되는 것이 보다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 등에서 판례의 입장을 수긍할 여지도 있다. 또한 ③ 비록 판례를 통해 피의자신문시 변호인의 참석이 보장되고(대법원 2003. 11. 11. 자 2003모402 결정), 수사실무에서 피의자신문과정의 녹화가 사실상 이루어지는 등, 피의자신문과정의 가시화가 상당히 진전되었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피의자신문이 폐쇄적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현실에서, 피의자신문을 담당한 사법경찰관을 증인으로 하여도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은 방어방법으로서 사실상 의미가 극히 제한된다고 볼 때, 동일한 강압적 상황이라 하더라도 피의자가 신문과정에서 서명, 날인 및 간인 등을 거부함으로써, 자신에게 불리한 수사과정에서의 진술이 공판절차에 증거로 현출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어방법이 될 수 있다는 점(날인이나 간인이 없는 조서의 증거능력을 부정한 대법원 1999. 4. 13. 선고 99도237 판결 등 참조) 등을 고려할 때, 수사과정에서 피의자로부터 획득된 자백 등 진술이 조서를 통해서 공판과정에서 현출되는 것을 반드시 부정적으로 이해할만 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반론을 생각해 볼 수 있다. ① 피의자신문조서의 작성을 수사기관의 의무로 이해할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피의자가 의도적으로 서명, 날인이나 간인을 거부하거나 수시로 진술을 번복하는 등 피의자신문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우나, 범행직후 등으로 조서작성이 불가능한 상황 하에서 진술이 획득된 경우와 같은 예에서와 같이 수사기관이 의도적으로 즉 제312조 2항의 엄격한 요건 등을 회피하는 등을 목적이 아닌 한, 조서가 아닌 피의자의 진술을 청취한 사법경찰관 등이 증인으로 증언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볼 이유는 없다고 하겠다. 그리고 ② 상세히 조서화된 진술이 보다 신뢰성이 높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오히려 피의자신문과정의 가시화가 부족하고 구체적 사안에서 폐쇄적이고 강압적 신문이 의문시 되는 경우라면, 조서에 참여한 사법경찰관 등을 피고인 및 변호인의 반대신문에 노출시키는 것이 피고인의 입장에서 더욱 유효한 방어수단이 될 수도 있고, 구조적으로 재전문증거로서의 성격을 갖는 조서에 비하여 사법경찰관의 증언 쪽이 오히려 신용성의 정황적 보장이라는 점에서 전문증거법칙에 합치하는 측면이 있다. 또한 ③ 사법경찰관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과 관련하여 ‘내용의 인정’이란 필요성과 함께 전문증거의 예외적 증거허용을 결정하는 이른바 ‘신용성의 정황적 보장’을 위한 요건으로 검사작성 조서의 원진술자에 의한 성립의 진정인정 및 특신상태에 추가한 강화요건으로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가중요건이 기대된 기능을 다 하는가 이다. 수사실무에서 사법경찰관작성 피의자신문조서만이 작성되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내용의 검사작성 피의자신문조서가 작성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이상의 서술과 관련하여 山田道郞, 證據の森 -刑事證據法硏究-, 東京 : 成文堂, 2004, 93-100頁 參照). ④ 마지막으로 사법경찰관작성 피의자신문조서와 관련하여 제312조 2항의 ‘내용의 인정’이라는 요건은 전문증거법칙의 예외적 허용조건으로서의 기능이라는 측면보다는 사법경찰관 주도하의 피의자신문과정의 적법성을 담보하기 위한 기능이 보다 강조된 요건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앞서 ①에서의 설명과 같이 이러한 요건을 의도적으로 일탈하기위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라면 사법경찰관의 법정증언의 증거능력을 제312조와의 관계에서 일률적으로 부인할 것은 아니라고 함이 보다 타당한 이해라 하겠다(사법경찰관면전에서 작성된 피의자의 진술서의 증거능력과 관련한 대법원 1989. 9. 14. 선고 82도1479판결도 이와 유사한 취지로 이해할 수 있다). 3. 비교판례 : 東京高判平成3·6·18判タ777·240頁 한국 형사소송법의 전문증거법칙과는 차이가 있지만 참고로 일본판례가 이 문제를 어떻게 이해하는지 살펴보도록 한다. 最高裁判所 판례는 아니지만 하급심 판례 중에는 한국과 달리 사법경찰관의 법정증언을 허용한 예가 있다. 東京高判平成3·6·18判タ777·240頁은 피고인이 자신의 친부를 살해하고 차제에 그 재산을 처분하여 살인, 사문서위조 및 동 행사, 사기 등의 범죄사실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수사과정에서 빈번히 자백 및 그 번복을 반복하고, 조서에 서명, 날인을 거부하는 등으로 비협조적 태도를 일관하여 결국 피의자신문조서가 작성되지 못한 상태에서 피의자의 자백을 들은 담당 수사검사의 법정증언의 증거능력이 문제가 된 사안이다. 위 사안에서 東京高等裁判所는 피의자신문을 담당하는 수사기관에게 조서작성은 의무가 아닌 재량의 문제로, 조서작성의무를 전제로 동 증언의 증거능력 부인을 주장한 피고인의 항소이유를 일축하고(일본 형사소송법 제198조 3항은「피의자의 공술은 이를 조서에 녹취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수사기관에 피의자신문서 조서작성의무가 없다는 것이 일본통설이다. 松尾浩也, 條解刑事訴訟法 新版增補版, 東京 : 弘文堂, 2001, 321頁) 그 증거능력판단에 있어서 한국 형사소송법 제316조 1항에 해당하는 일본 형사소송법 제324조 1항을 적용(피고인 자신이게 불이익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거나 특신상태가 인정될 것을 요건으로 한다)을 부인할 법령상, 실질적 이유가 없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피고인 이외의 자에 수사기관을 제외할 필요는 없고, 피고인의 진술이 정확히 재현되었는지의 여부는 반대신문과정을 통해 음미가 가능하고, 언제든지 피고인 자신이 변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서화 된 경우에 비하여 신용성 등이 부족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여 궁극적으로 증거능력을 인정하였다. 아울러, 피고인이 피의자신문에 비협조적으로 의도적으로 조서작성을 방해한 점 등 역시 이러한 판단에 함께 고려하였다. 4. 결 론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를 통해 제안된 형사소송법개정(안) 제312조 2항은 현행 형사소송법 제312조 2항의 내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동개정(안) 제316조 1항의 피고인이 아닌 자에 피의자신문을 담당한 검사, 사법경찰관 등을 포함하도록 규정하여 피의자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수사기관의 법정증언의 허용하고 있다. 결국 이 개정안에서도 해석상 개정안 제312조 2항과의 관계가 문제될 수 있는데, 궁극적으로 개정안 제316조 1항은 개정안 제312조 2항의 요건을 의도적으로 무력화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사법경찰관 등의 법정증언을 허용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가장 무리 없는 해석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즉, 피의자로부터 진술을 획득한 시기와 장소, 피의자신문과정에서의 피의자의 태도(빈번한 진술번복이나 서명, 날인의 거부여부 등) 등을 고려하여 피의자신문조서작성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동 증언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개정안만이 아니라 현행 형사소송법 하에서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해석론이 하겠다. 이러한 점에서 대상판례의 사실관계가 다소 불분명하지만, 사법경찰관의 법정증언의 증거능력을 부인한 것은 사후적으로라도 충분히 피의자의 진술을 재차확인, 조서화 할 가능성이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여 의도적으로 제312조 2항의 요건을 일탈한 것으로 판단한 점에 기인한 것이 아닌가 라고 추정해본다.
2006-07-20
주식 명의신탁에 관한 증여의제 규정의 적용 요건
1. 序說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법’) 제41조의2(이하 ‘擬制規定’)는 조세회피목적(이하 ‘회피목적’)에 기하여 행하여진 명의신탁을 증여로 의제하여 名義受託者에게 증여세를 부과한다. 무심코 명의사용을 승낙한 개인들에게 거액의 증여세가 부과되는 것이 과연 정당한지에 관하여는 오랜 논란이 있었고, 그 심각성은 이 규정의 違憲與否가 이례적으로 累次에 걸쳐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았다는 것과 그 때마다 小數意見이 존재하였다는 것으로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대법원이 회피목적 없음을 이유로 증여세부과처분을 취소하는 판결들을 잇따라 선고한 것이 주목되는데, 아래에서는 이들 판결의 내용과 의의에 관하여 살펴 보고자 한다. 2. 各 事件의 事實關係 및 原審 判決의 要旨 가. 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4두7733 판결 (1) A사 설립 당시 창업주 B는 상법상 발기인의 수를 채우고 갓 입사한 원고의 입지도 강화시켜 줄 의도에서 30% 상당 주식을 원고 명의로 인수. A사 增資時 신규발행 주식 역시 원고 앞으로 명의개서되었고, 피고는 이를 증여로 의제, 원고에게 약 16억 원의 증여세 부과. (2) 원심은 B가 명의신탁으로, (i) 세법상 각종 불이익을 받는 寡占株主의 지위를 면한 점, (ii) 배당 관련 종합소득세 회피의 가능성이 있었던 점, (iii) 주식을 자녀에게 증여하면서 매도로 가장하면 증여세와 양도차익 과세를 회피할 수도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회피목적 추정을 번복할 수 없다고 판단. 나. 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4두13936 판결 (1) 회사를 설립하여 함께 사업을 하던 원고 甲과 남편 乙의 협의이혼 과정에서 甲은 100% 주주인 乙로부터 50%의 주식을 이전 받고 공동대표이사로 취임하기로 합의. 브라질 영주권자인 甲의 대표이사 등기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자 친언니인 원고 丙을 대표이사로 대신 등기하면서, 회사 실무자의 착각으로 50% 주식도 丙 앞으로 명의개서. 피고는 원고들에 약 20억 원의 증여세 부과(甲은 연대납세의무자). (2) 원심은 등기절차상 불편을 피할 의도로 명의신탁한 것이고, 甲은 寡占株主도 아니며, 회사설립 후 이익배당한 바 없는 점으로 볼 때 소득세회피의 의도 역시 없었다고 하여, 회피목적이 없다고 봄. 3. 이 事件 大法院 判決들의 要旨 가. 抽象的 法律論: 의제규정의 입법취지는 명의신탁을 이용한 조세회피를 방지해 조세정의를 실현한다는 취지에서 실질과세원칙에 대한 예외를 인정한 데에 있으므로, 명의신탁이 회피목적 아닌 다른 이유에서 이루어졌고 명의신탁에 부수하여 사소한 조세경감이 생기는 것에 불과하다면 회피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나. 具體的 判斷: 상법상 發起人數 충족 또는 등기절차상 불편의 회피라는 목적이 따로 있었고, 피고가 문제삼고 있는 세부담감소는 미미하거나 실제 발생하지 않은 점에 비추어 볼 때 회피목적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고, ‘장래 조세경감의 결과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할 수 있다는 막연한 사정’은 문제되지 않는다는 취지(2004두7733 판결의 원심을 파기, 2004두13936 판결의 원심을 그대로 확정). 4. 評釋 (1) 贈與擬制 規定에 관한 法令 및 判例의 變遷過程 명의신탁은 증여가 아니므로 원래 증여세 부과대상이 아니지만, 과세당국은 명의신탁을 통하여 각종 조세회피의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1974년말 이래 의제규정을 두어 증여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에 관한 논란은 ‘조세회피목적’이 있는 경우에 한해 이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는 헌재의 限定合憲 결정(헌재 1989. 7. 21. 89헌마38 등) 후에는 주로 회피목적이 ‘증여세회피목적’을 말하느냐 ‘어떠한 조세라도 회피할 목적’을 말하느냐의 형태로 나타났는데, 대법원은 이에 관해 전자의 입장을 취하였다(대법원 1991. 3. 27. 선고 90누8329 판결). 그 결과 名義者는 등기원인이 증여가 아니라 명의신탁이라는 점만 입증하면 증여세 납세의무를 벗게 돼(증여가 아니므로 증여세를 회피할 여지가 없다), 의제규정은 사실상 명의신탁을 증여로 推定하는 의미만을 갖게 되었다. 이에 과세당국은 1993년말 상속세법 개정을 통하여 ‘조세회피목적’의 ‘조세’란 모든 조세를 말한다는 취지의 규정(현행 상증법 제45조의2 제6항)을 두었고, 이러한 내용의 의제규정은 合憲으로 선언되었다(헌재 1998. 4. 30. 96헌바87 등). (2) 贈與擬制 規定의 本質 회피목적이 이와 같이 ‘어떠한 조세라도 회피할 목적’을 가리킨다고 보면, 진정한 명의신탁도 증여세 과세대상으로 될 수 있다. 그리하여, 의제규정은 無償의 財産移轉을 擔稅力으로 보아 과세한다는 증여세 본래의 취지에 벗어나, 부정적 가치판단을 받는 행위(즉 ‘조세회피’)에 대한 ‘제재’의 수단으로 쓰이게 된다. 대법원이 의제규정은 실질과세원칙의 예외라고 한 데서도 보듯이(대법원 1995. 11. 14. 선고 94누11729 판결), 의제규정에 의한 증여세는 이처럼 통상의 ‘조세’와 다르며 課徵金 등과 유사하다. 따라서 의제규정과 관련해서 稅法的 원리보다는 행정법상 의무위반에 대한 제재에 통상 적용되는 法理들, 특히 ‘비례의 원칙’ 또는 ‘과잉금지의 원칙’과 같은 헌법원리들이 온전히 적용돼야 한다. (3) 贈與擬制 規定의 立法論的 問題點 이러한 이해 하에서 볼 때 의제규정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다. (가) 조세회피에 대한 제재에 있어 상식적인 방법은 회피되는 조세의 크기에 비례해 제재의 정도를 정하는 것이다. 세법상 대표적인 제재수단인 加算稅는 통상 이와 같은 방법으로 산정된다. 그러나, 의제규정은 명의신탁을 증여로 의제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결과, 회피되는 稅額이 아니라 회피행위에 동원된 재산의 가액을 기준으로 삼게 되는데, 이는 납득하기 어렵다. (나) 명의와 實質의 불일치가 있을 때 세법이 실질을 존중한다는 점은 상식에 속한다. 즉 명의신탁에 의하여 실제로 회피된 조세가 있을 경우, 과세관청은 여전히 실질에 따라 과세할 수 있다. 명의신탁에 대한 특별한 제재의 필요성을 고려한다 해도, 보다 高率의 가산세를 부과하면 족하다. (다) 명의신탁에 의해 회피되는 조세는 名義信託者의 조세이나 증여세는 名義受託者에게 부과된다. 그 결과 (실제 회피된 조세가 없음에도) 명의를 빌려 주었다는 이유만으로 아무 것도 받은 것이 없는 사람에게 수십억 원의 증여세가 부과되는 기이한 일이 생기게 된다. (라) 의제규정의 주된 적용대상은 부동산과 주식이었지만, 不動産實名制 실시로 부동산은 여기서 제외되었고, 현재 부동산 명의신탁에 대하여 부과되는 과징금은 한 차례 違憲決定(헌재 2002. 5. 31. 99헌가18 등)을 거친 끝에, 명의신탁의 기간·목적·부동산가액 등에 따라 5%~30%의 탄력적 賦課率을 적용 받는다. 그러나 명의신탁에 부과되는 증여세에는 10%~50%의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주식과 부동산에 대한 이러한 차별적 취급에 관한 합리적인 이유는 사실 생각하기 어렵다. (따라서 필자는 評釋對象 判決들에서 제시된 대법원의 새 解釋論과도 別個로, 헌재의 합헌결정들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만, 本稿에서 더 다루지는 않는다). (4) 租稅回避目的에 관한 旣存 判例의 問題點 사실 의제규정의 심각한 立法論的 문제점에 그 동안 一助를 해 왔던 것은 회피목적 존부 판단에 있어 대법원이 취해 왔던 경직된 解釋論이었다. 상증법상 회피목적은 推定된다(제45조의2 제2항). 따라서 명의신탁이라는 과세요건이 충족된 경우 회피목적 不存在에 관한 입증책임은 납세자가 진다. 그러나, 評釋對象 判決들 이전에 이러한 反證이 성공한 사례는 적어도 대법원 판례상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왜일까? 사실 명의신탁이 이루어지는 이유는 극히 다양할 수 있지만(評釋對象 判決들의 사실관계를 보라), 일단 명의신탁이 있으면 세법상 법률관계는 일정한 영향을 받게 되고 그 결과 稅負擔 감소의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헌재가 제시한 몇몇 예를 보자(2005. 6. 30. 2004헌바40). (가) 實質株主의 배당소득이 외관상 감소함으로써 낮은 세율을 적용 받을 가능성(累進稅 관련) (나) ‘寡占株主’(51% 이상 保有株主)의 법인 滯納時 제2차 납세의무를 회피할 가능성 (다) 과점주주의 ‘看做取得稅’(주식취득시 법인의 부동산을 취득한 것으로 간주) 부담의 회피 (라) 실질주주 사망시 주식이 외관상 상속재산에서 제외되어 상속세를 줄일 가능성 이에 관한 대법원의 종래 입장은 납세자가 모든 조세에 관하여 어떠한 回避可能性도 없다는 점을 입증하여야만 회피목적 推定을 번복(이하 ‘추정(을) 번복’)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예컨대 법인이 설립 후 계속 缺損狀態이어서 이익배당이 불가능하였음에도 명의신탁 당시에는 누진세율 적용회피의 가능성이 여전히 있었다거나(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3두4300, 1999. 7. 23. 선고 99두2192 판결), 주식보유는 항상 배당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실제 배당 여부에 관계 없이 소득세감경의 가능성이 있었다(대법원 2004. 12. 23. 선고 2003두13649 판결)고 하여, 추정을 번복할 수 없다고 한 판결들이 대표적이다. 물론 납세자들은 대부분 조세회피 아닌 다른 목적에 기한 명의신탁이었다는 취지로 다투었지만 법원은 이 점을 거의 고려하지 않았다. 명의신탁이 있으면 추상적인 의미에서는 거의 항상 세부담의 감소가능성이 생기는데, 대법원은 이러한 가능성이 존재하는 이상 추정을 번복할 수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조세회피의 ‘가능성’을 ‘목적’과 동일시하는 것이 되고 그 결과 사실상 모든 명의신탁을 증여로 의제하게 되는 것으로서, 회피목적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상증법의 문언이나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었다. (5) 새로운 解釋論의 檢討 이와 같이 의제규정이 사소한 조세부담 감소나 추상적 조세회피 가능성만이 있는 경우에도 무차별적으로 적용된 것과 관련하여 實務界에서는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 왔다. 그 결과 대법원은 評釋對象 判決들에서 회피목적과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방향전환을 하였다. (가) 租稅回避目的 외의 다른 目的 종래 회피목적 외에 다른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는 고려되지 않았지만, 이 판결들에서는 이러한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가 추정의 번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건이 되고 있다. 이는 그 동안 주관적 요건인 ‘목적’이 객관적 요건인 ‘가능성’으로 사실상 대체돼 운영된 것에 대한 반성에서 나온 것이라 볼 수 있다. 물론 세법상 납세자의 주관적 의사를 따지는 경우는 드물지만, 의제규정에 따른 증여세가 ‘조세’가 아닌 ‘제재’의 성격을 가진다고 볼 때에는 하등 문제될 것이 없다. (나) 실제 輕減된 租稅負擔의 사소함 그 다음으로 대법원은 비록 현실적인 조세경감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비교적 사소한 경우에는 역시 추정 번복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評釋對象 判決들에서 이러한 ‘사소함’의 예로 공히 들어진 것이 하필 그 간 대법원이 ‘傳家의 寶刀’처럼 사용하여 온 배당소득에 대한 누진세율 적용회피인 점은 이채로운데, 여기에는 부과된 증여세액에 비하여, 누진세율 적용회피로 감소되는 소득세 부담은 상대적으로 미미(실제 계산하여 보면 연 2천만 원 이하)하다는 점이 고려된 듯하다. (다) 막연한 將來 租稅輕減의 可能性 끝으로 대법원은 명의신탁 당시 어떤 구체적 조세회피를 의도했다고 볼 사정이 없는 이상, 租稅輕減이 발생할 수 있다는 막연한 가능성은 추정 번복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이는 명의신탁이 있으면 理論的으로는 항상 세부담 감소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추상적 가능성의 존재만으로 추정 번복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기존 판례에서와 같이 거의 항상 회피목적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추가된 說示로 보인다. 사실 ‘목적’을 과세요건으로 삼는 이상, 실제 납세자가 명의신탁 시점에서 어떠한 주관적 意圖를 가졌는지를 탐구하는 것이 법률에 충실한 해석이다. 그렇다면 납세자가 명의신탁을 하면서 현실적·구체적 조세경감을 염두에 두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회피목적을 인정함이 옳고, 반대로 조세경감의 추상적 가능성만이 있는 경우에는 추정의 번복을 인정하여도 무방할 것이다. 이 점에서도 대법원 판결들의 설시는 매우 타당한 것으로 여겨진다. 5. 結語 명의신탁을 금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는 이의가 없으나, 그렇다고 이를 증여로 의제하는 것은 종종 납득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며 方法論上으로도 찬성하기 어렵다. 종래 헌재와 대법원은 회피목적이라는 장치를 통하여 이를 견제하였으나, 과세당국이 아예 입법의 방법으로 회피목적의 개념 및 법률상 추정에 관한 규정을 둔 후로는 유감스럽게도 효과적 대처가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필자는 2003년 韓國稅法學會에서 의제규정의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입법·해석의 양면에서의 개선을 촉구한 바 있는데(拙稿, ‘株式名義信託에 대한 贈與稅 課稅에 있어서의 몇 가지 問題點에 관한 小考’, 租稅法硏究 9-2권 수록), 결국 이번 대법원 판결로 그 동안 납세자들이 부당하게 겪어 왔던 고통이 상당 부분 해소될 듯하여 개인적으로 상당한 보람을 느낀다. 결론적으로,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이미 ‘조세’에서 ‘제재’로 변질된 증여세의 부과요건에 있어서, ‘조세회피목적’의 원래 말뜻에 충실한 해석을 함으로써, 의제규정의 적용범위를 합리적으로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서 타당한 것으로 평가한다. 이를 계기로 향후 立法側面에서도 의제규정이 보다 합리적인 내용으로 정비되기를 바란다.
2006-06-26
만기백지어음의 보충권의 유효기간
Ⅰ. 사실과 판결 1. 사실관계 1) Y는 X에게 1993. 1.26. 액면금 1억 원, 지급일 1993. 7. 30으로 된 약속어음 1매를, 1993. 4. 29. 액면금 1억 원, 지급일 1993. 12. 30으로 된 약속어음 1매를 각 발행·교부한 사실, 그 후 Y는 1993. 8. 18. 뇌물공여죄로 입건되어 구속된 일이 있었는데, Y가 구속 중이던 같은 달 하순경 처인 소외 1 을 통해 원고에게 위 각 어음을 은행에 지급제시하면 Y가 발행한 거액의 수표가 부도날 우려가 있으니 지급제시를 유예해 달라고 부탁하였고, X는 이에 응하면서 위 소외 1에게 위 각 어음상의 지급일을 변경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 이에 소외 1은 위 각 어음의 지급일란에 두 줄의 횡선을 긋고 그 위에 Y의 인장을 날인하여 준 사실, X는 2000. 4.경 위 각 어음의 지급일을 2000. 4. 4.로 기재하여 지급제시했으나 무거래로 지급거절하였다. 2) 원심은 X와 Y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당초의 지급일이 삭제되었다 하더라도 X의 위 지급일 보충은 보충권에 대한 소멸시효가 완성된 후에 이루어진 것이므로 이 사건 어음금청구권도 시효로 소멸하였다는 Y의 항변에 대해 Y가 자신의 구속을 이유로 X에게 위 각 약속어음의 지급유예를 부탁한 다음 지급일란을 삭제하였다면 당시 X와 Y 사이에는 Y가 구속에서 풀려난 후에 지급일을 보충하여 어음의 지급제시를 해달라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보아, 위 백지어음 보충권은 Y가 석방된 날인 1994. 1. 26.로부터 시효가 진행돼 그 시점으로부터 3년이 경과한 1997. 1. 26.에 시효로 소멸되었다 할 것이라는 이유로, Y의 위 항변을 인용하였다. 따라서 X가 상고하게 된 것이다. 2. 상고심 판결요지 만기를 백지로 한 약속어음을 발행한 경우, 그 보충권의 소멸시효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어음발행의 원인관계에 비추어 어음상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법률적으로 가능하게 된 때부터 진행하고 (대판 1997. 5. 28, 96다25050, 동 2001. 10. 23, 99다64018 등 참조), 백지약속어음의 보충권 행사에 의해 생기는 채권은 어음금 채권이며 어음법 제77조 1항 8호, 제70조 1항, 제78조 1항에 의하면 약속어음의 발행인에 대한 어음금 채권은 만기의 날로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만기를 백지로 하여 발행된 약속어음의 백지보충권의 소멸시효기간은 백지보충권을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3년으로 봄이 상당하고(다만, 만기 이외의 어음요건이 백지인 경우 그 백지보충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기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만기를 기준으로 할 것이다), 당사자 사이에 백지를 보충할 수 있는 시기에 관하여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가 있는 경우에는 그 합의된 시기부터 백지보충권의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볼 것이다. Ⅱ. 판례평석 1. 사안의 쟁점 만기를 백지로 하여 발행된 약속어음의 백지보충권의 소멸시효기간은 ‘백지보충권을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3년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하여 만기백지어음의 백지보충권의 행사기간(소멸시효의 기산점 및 소멸시효기간)에 관하여 판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에 관하여는 백지보충권의 법적성격을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라 국내외에 실로 다양한 견해가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판례가 만기백지어음의 보충권의 소멸시효기간을 3년으로 본 것은 확정일어음의 소멸시효기간이 주채무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만기로부터 3년인 점을 고려한 것인데, 이 어음은 보충한 일자로부터 다시 3년의 어음채무 시효가 진행하게 되어 동일어음에 2번의 시효를 원용하는 문제와 이로 인한 어음기간의 장기화로 일반채권소멸시효보다 짧은 단기소멸시효를 법정하고 있는 어음법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 문제가 있다. 2. 쟁점 검토 가. 보충권의 의의와 법적성질 ‘보충권’이라 함은 백지어음의 흠결된 요건을 보충하여 이를 완전한 어음으로 할 수 있는 권능·자격을 말한다. 백지어음의 보충권의 법적성질이 무엇인가에 관하여는 다음과 같이 여러 가지 견해가 있다. 보충권은 권리자의 일방적 행위에 의하여, 백지어음을 완성어음으로 만들어, 증권(백지어음)상의 백지어음행위에 완성된 어음행위로서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권리라 하여, 우리나라와 日本에서는 통상 形成權의 일종으로 해석하고 있으나, 이를 대리권으로 보는 견해, 수권이라고 보는 견해, 어느 것도 아닌 특수한 권한이라고 보는 견해 등이 있다. 사견으로는, 보충권이란 어음행위자가 수취인에게 후일 합의한 내용대로 어음을 완성할 수 있도록 위임(수여)한 권한이라는 점에서는 대리권에 가깝다고 본다. 그러나 대리권으로 보는 경우에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약점(현명주의 문제)이 있기 때문에 대리권에 가까운 특수한 수권이라고 본다. 나. 만기백지어음의 보충권의 유효기간 (1) 보충권 행사기간에 제한을 가하는 경우 보충권의 수여가 어음외의 계약에 의한다는 통설적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 계약의 내용으로 보충권의 행사기간을 정할 수도 있고, 특히 만기가 없는 백지어음의 경우 보충권의 행사기간을 합의 또는 제한하는 것이 오히려 일반적인 경우일 것이다. 이 합의는 묵시적으로도 가능하다고 본다. 예컨대, 지금 당장은 자금사정이 어려워 발행일로부터 6개월 후 1년 이내에 보충하여 지급청구하라는 식의 ‘期間’을 정해 만기백지어음을 교부하는 경우가 있고, 단순히 발행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보충하여 지급청구하라는 식의 ‘終期’만을 제한하는 경우가 있고, 발행일로부터 6개월 이후에 보충하여 지급청구하라는 식의 ‘始期’만을 제한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다음은 장기간의 공사하도급계약이 체결되어 장래 발생할지도 모르는 손해배상채무 내지는 하자담보채무의 이행을 담보하기 위하여 만기가 백지인 어음을 교부한 경우, ‘구체적인 채무가 발행한 때’, 또는 장기간 물품공급계약에 따른 물품대금조로 만기백지어음을 교부하는 경우에는, ‘물품공급이 종료된 때’, 공사도급계약에서 공사대금조로 만기백지어음을 교부하는 경우, ‘공사가 완료되었을 때’ 만기를 보충해 지급하라고 제한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는 백지보충권의 행사에 조건을 부가한 것으로서 ‘조건의 성취’가 보충권 행사의 ‘時期’가 된다. 어음외계약설에 따르는 경우 어음외계약에 의해 조건을 부가하여 제한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이 경우 보충권의 행사기간 제한에 대한 합의에 위반해서 보충이 행해진 경우의 소지인(제3취득자)의 보호는 어음法 제10조에서 규율하여야 할 것이다. (2) 보충권의 행사기간에 제한이 없는 경우 일반적인 백지어음의 경우, 보충권의 행사기간에 대해 별다른 약정이 없다면 당연히 어음 자체의 시효기간이내라고 봐야 한다. 그러나 만기백지어음의 경우에는 보충권의 행사기간에 제한이 없거나 제한이 있더라도 조건이나 시기만 제한한 경우에는 어음 자체의 시효기간(만기로부터 3년)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주지하는 바와 같이 보충권의 시효나 행사기간 등을 둘러싸고 견해가 여러가지로 나뉘어 있다. 다. 만기백지어음의 보충권 유효기간에 대한 다양한 견해 우리나라에서는 보충권의 시효로 어음의 유효기간을 정해야 한다는 견해, 제척기간을 두어 해결해야 한다는 견해, 보충권의 성질상 시효를 정할 수 없기 때문에 행사기간을 두어야 한다는 견해가 있고, 보충권의 시효를 인정하는 견해 가운데서도 그 시효기간을 20년, 10년, 10년 또는 5년, 5년, 3년, 1년 등으로 실로 다양한 견해가 나와 있다. 日本에서도 만기백지어음 또는 발행일백지의 수표 등의 보충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역시 학설과 판례가 나누어진다. 통설 및 판례는, 만기의 기재가 있는 백지어음에 관해서는 백지보충권의 소멸시효를 역시 특별히 문제 삼지 않으나, 만기의 기재가 없는 백지어음에 관해서는 대체적으로 보충권 자체의 소멸시효를 인정하고 있으며, 어음에 관한 행위가 절대적상행위로 돼 있으므로 5년설이 통설·판례이다. 라. 검토 및 대안 1) 만기 백지어음에 있어서 만기의 보충권의 행사기간 내지 유효기간에 관한 국내외의 학설과 판례를 살펴보았다. 각 학설 중 20년설, 10년설, 5년설 등은 어음의 유효기간(어음기간)이 너무 장기화 된다. 예컨대 10년설을 취하면, 이때부터 어음의 시효(주채무자에 대해서는 만기로부터 3년)가 기산되어 이 어음의 최장 유효기간은 13년이 되며, 5년설에 따르더라도 최장 어음기간이 8년(5년+시효3년)이 되어 단기소멸시효를 규정하는 어음법의 취지에 부합되지 않는 면이 있다. 2) 3년설을 주장하는 견해(및 판례)와 4년설(1년+3년의 어음채무 시효기간 원용)을 취하는 분의 견해에 따르면, 이 어음의 최장 유효기간은 최장 6년(보충권의 시효3년+어음자체의 시효3년) 또는 7년(4년+어음채무 시효기간 3년)이어서, 이 경우에도 역시 어음을 장기화한다는 난점이 있고, 또한 동일한 어음에 어음채무시효를 2번 원용한다는 문제가 있다. 특히 3년설을 주장하는 견해는 보충권 행사의 始期를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 3) 필자는 만기백지어음의 보충권행사기간과 어음기간에 대해 다음과 같은 대안을 제시한다. - 만기백지어음의 경우에도 보충권 행사기간을 정하였거나 단순히 종기만을 정한 경우에는, 그 기간중 또는 그 종기까지 행사하여 청구하여야 하고, 어음은 보충일자(기재된 일자)로부터 3년간의 시효가 진행한다고 본다. - 만기백지어음에 제한(합의)을 하였더라도 조건을 붙여 보충권을 수여한 경우에는 조건의 성취일(판례에서 “어음상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법률적으로 가능하게 된 때 = 백지보충권을 행사할 수 있는 때”에 해당)이 보충권을 행사할 수 있는 始期이고, 단순이 시기만을 제한한 경우에는 그 도래한 일자가 보충권을 행사할 수 있는 始期라고 본다. 이 경우에 문제는 始期는 알 수 있으나(합의한 일자 도래, 조건성취)그 행사기간이 언제까지인가의 문제가 있다. 필자는 그 기간을 1년이 적당하다고 본다. 이는 만기백지어음을 일람출급어음과 크게 다를 바 없어, 일람출급어음의 제시기간이 1년(어음법 34조)인 점에 따른다. 따라서 보충할 始期만 제한한 만기백지어음, 보충의 條件이 부가된 만기백지어음의 경우에는 始期도래일 또는 條件성취일로부터 1년 이내에 보충권을 행사하여 제시하여야 하고, 이 어음채무는 보충일자로부터 3년이 경과하면 주채무자에 대해서는 시효소멸한다고 본다. - 만기백지어음의 경우에는 보충의 의미는 공란을 기입하여 제시하는 것을 포괄하는 개념(기입+제시)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보충권 행사를 단순이 공란기입만으로 본다면 시기도래일로부터 보충하지 않고 1년이 경과하였더라도 기입일자(보충내용)를 1년 이내의 일자로 기재한다면 1년이라는 보충권행사기간을 정하는 일이 무의미해진다. 또한 만기보충권의 행사기간을 공란을 기입하여야 하는 기간으로만 이해할 경우, 만기를 보충하는 기간은 합의한 시기로부터 1년 이내에 준수하였더라도 보충한 만기의 일자(내용)에 대한 제한이 없다면 만기백지어음의 보충권유효기간이 별 의미가 없게 된다. - 시기와 조건을 정함도 없이 만기백지어음을 교부한 경우에는, 이 어음은 일람출급어음과 큰 차이가 없다. 따라서 일랍출급어음에 준하여 보충권의 행사기간은 발행일로부터 1년으로 하고 실제 보충한 일자를 기준으로 어음채무는 3년의 시효가 진행한다고 본다. 이때의 어음기간은 최장 4년이 된다. 시기와 조건을 정함도 없이 교부된 만기백지어음과 일람출급어음의 차이점을 찾는 다면, 전자는 제시시 만기를 보충하여야 하고, 후자는 보충없이 청구할 수 있는 정도의 차이일 것이다(제시된 때에 만기로 된다; 어음법 34조1항). 5. 대상판례의 검토 판례에 따라 Y의 석방일인 1994. 1.26일이 보충권을 행사할 수 있는 날로 보아 3년후인 1997년 1. 16일까지 X가 보충하였더라면, 이 어음의 시효는 이 때부터 다시 진행하여 최장 2000. 1. 26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해결은 어음기간이 너무 장기화되는 문제가 있고, 또한 전술한 바와 같이 동일한 어음에 특별한 근거 없이 어음시효를 2번 원용(보충권의 유효기간에도 3년 원용, 어음자체의 시효에도 3년 적용)하는 난점이 있다. 대상판례가 확인한 사실에 의하면, Y는 어음의 만기를 말소하고 X에게 다시 이를 교부할 때, 백지보충권 행사의 시기를 Y의 석방일로 제한하였음을 추단할 수 있다. 즉 Y는 보충권을 수여하면서 그 행사의 시기를 Y의 석방을 조건으로 하였고, Y의 석방사실이 보충권 행사조건의 성취가 된다. 사견으로는 앞서 제시한 대안과 같이 이 경우의 보충권의 유효기간은 Y가 석방된 일로부터 1년인 1995. 1. 26일까지이고, 이 어음채무는 실제 보충한 일자로부터 3년후에 시효소멸한다고 본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X는 1995. 1. 26일까지 보충권을 행사해서 제시하지 않으면 이 어음은 무효화되고, 이 때까지 보충하였더라면 이 어음은 최장 1998. 1. 26일까지 유효하게 된다고 본다.
2006-06-05
도시계획변경입안 제안에 대한 거부의 처분성여부
Ⅰ. 원심판결(광주고법 2003. 1. 23. 선고 2002누1945 판결)의 요지 원심은 광주 북구 우산동 190-8번지선 13,619.5㎡(이하 '이 사건 시설부지'라 한다)가 도시계획법상 일반주거지역에 위치하여 구 건축법(1991. 5. 31. 법률 제4381호로 개정되고 2000. 1. 28. 법률 제624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5조, 구 건축법시행령(1992. 5. 30. 대통령령 제13655호로 개정되고 2000. 6. 27. 대통령령 제168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5조 제1항 제2호, 구 광주직할시북구건축조례(1993. 6. 1. 개정된 것) 제23조 제11호에 의하여 자동차 및 중기운전학원의 건축이 금지됨에도 불구하고 그 지상에 도시계획시설로서 자동차 및 중기운전학원을 설치하도록 한 피고의 1993. 6. 17.자 도시계획시설결정은 위법하다고 판단한 다음,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1999. 2. 27. 이 사건 시설부지의 일부를 낙찰받은 원고가 그 부분의 도시계획시설폐지 등을 포함하여 도시계획시설변경을 입안제안한 2002. 1. 4.자 신청에 대하여 피고가 2002. 1. 11.자 회신으로 그 변경입안이 불가함을 밝힌 이 사건 거부처분은 위 입안제안신청을 도시계획입안에 반영할지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 이익형량을 전혀 하지 아니하였거나 이익형량의 고려대상에 포함시켜야 할 사항을 누락한 경우에 해당하여 재량권을 남용하였거나 그 범위를 일탈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판단하였다. Ⅱ. 대상판결의 (처분성여부의 물음과 관련한) 요지 구 도시계획법(2000. 1. 28. 법률 제6243호로 개정되어 2002. 2. 4. 법률 제6655호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되기 전의 것)은 도시계획의 수립 및 집행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공공의 안녕질서를 보장하고 공공복리를 증진하며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게 함을 목적으로 하면서도 도시계획시설결정으로 인한 개인의 재산권행사의 제한을 줄이기 위하여, 도시계획시설부지의 매수청구권(제40조), 도시계획시설결정의 실효(제41조)에 관한 규정과 아울러 도시계획 입안권자인 특별시장·광역시장·시장 또는 군수(이하 ‘입안권자’라 한다)로 하여금 5년마다 관할 도시계획구역 안의 도시계획에 대하여 그 타당성 여부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하여 정비하여야 할 의무를 지우고(제28조), 도시계획입안제안과 관련하여서는 주민이 입안권자에게 ‘1. 도시계획시설의 설치·정비 또는 개량에 관한 사항 2. 지구단위계획구역의 지정 및 변경과 지구단위계획의 수립 및 변경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도시계획도서와 계획설명서를 첨부’하여 도시계획의 입안을 제안할 수 있고, 위 입안제안을 받은 입안권자는 그 처리결과를 제안자에게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제20조 제1항, 제2항) 등과 헌법상 개인의 재산권 보장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도시계획구역 내 토지 등을 소유하고 있는 주민으로서는 입안권자에게 도시계획입안을 요구할 수 있는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신청에 대한 거부행위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원고의 신청에 대한 피고의 거부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함을 전제로 본안 판단에 나아간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도시계획법상 도시계획시설변경 입안신청권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Ⅲ. 問題點의 提起 대상판결과 원심판결은 본안에서의 판단이 서로 다를 뿐, ‘도시계획시설변경입안제안의 거부’를 거부처분으로 본 기본 출발점에선 동일하다. 특히 대법원은 종래의 거부처분 인정의 공식에서 요구된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의 존재를 관련 규정에 의거하여 논증하여 이를 거부처분인정의 착안점으로 삼았다. 대상판결은 거부처분인정과 관련하여 매우 의미심장하다. 1984년의 대법원 1984.10.23. 선고 84누227판결은 계획변경신청권을 부인하였고, 1999년의 대법원 1999.8.24. 선고 97누7004판결은 구「행정규제 및 민원사무기본법」(현「민원사무처리에 관한 법률」)상의 민원접수 및 통지의무가 민원인에게 실체적인 신청권을 성립시키진 않음을 들어, 민원접수(재개발사업에 관한 사업계획변경신청)에 따른 불허통지를 거부처분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들 판례와 대상판결의 의의를 연계시켜 朴正勳 교수는, ⅰ) 84누227판결과 관련하여 20년 동안 도시계획·국토이용계획의 분쟁에 관한 행정소송을 봉쇄한 장벽이 사실상 붕괴되었다는 점, ⅱ) 97누7004판결과 관련하여 민원에 대한 통지의무와 도시계획입안제안에 대한 통지의무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기에 행정청에 대한 모든 신청에 대해 신청권을 인정하든지 아니면 거부처분의 요건으로 신청권을 요구하는 판례 자체를 포기하여야 할 시점이 임박하였다는 점을 지적하였다{동인, 행정판례 반세기의 회고-행정소송·국가배상·손실보상을 중심으로-, 한국행정판례의 성과와 발전방향(한국행정판례연구회·한국법제연구원 공동심포지움), 2005.11, 발표문 74면}. 대상판결의 취지를 쫓는다면, 도시계획변경입안의 ‘제안’에 관해 신청권이 인정되는데, 하물며 도시(관리)계획변경에 관해선 당연히 신청권이 인정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大法院 2003. 9. 23. 선고 2001두10936 判決이 폐기물처리사업계획의 적정통보를 착안점으로 삼아 國土利用計劃變更申請權을 例外的으로 認定함으로써, 부분적으로 진일보하였지만, 태생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였다(상세는 졸고,「國土利用計劃變更申請權의 例外的 認定의 問題點에 관한 小考」, 행정판례연구Ⅹ, 2005, 21면 이하 참조). 이런 한계가 계획변경신청권의 일반적 인정을 가져올 대상판결에 의해서 극복된 셈이긴 하나, 계획변경신청권의 인정문제는 부담적 행정행위의 철회의 차원에서 접근하여야 한다. 반면 대상판결으로 인해 지불해야 할 법리적 희생-가령 준비행위나 절차행위를 완료된 행정처분과 동일하게 취급함으로 인한 전면적 사법통제가능성-이 그보다 월등하다. 왜냐하면 대상판결에서 소송대상은 ‘도시계획시설변경입안제안의 거부’이기 때문이다. 통상의 거부처분의 경우에 신청대상행위가 행정행위(행정처분)인 점에서 사안과는 거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상판결 등은 사안의 차이점에 대한 인식을 전혀 하지 않은 채 논증하였다. 여기서 거부처분 인정과 관련한 통상의 논의와의 간극이 존재한다. 이하에선 이런 문제점을 살펴보고자 한다(대상판결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李宣憙, 도시계획입안 신청에 대한 도시계획 입안권자의 거부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2004.4.28. 선고 2003두1806 판결: 공2004상, 913), 대법원판례해설 제50호(2004년 상반기), 149면 이하 참조). Ⅳ. 拒否處分認定의 公式에 관한 論議 대법원 1984.10.23. 선고 84누227판결의 의의는, 계획변경신청권의 존부의 물음을 넘어서 거부처분의 성립요건으로서 ‘국민이 행정청에 대하여 그 신청에 따른 행정행위를 해줄 것을 요구할 수 있는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권리’ 즉, ‘신청권’의 존재를 요구한 점에 있다. 대법원 1984.10.23. 선고 84누227판결은 지금까지 그대로 이어져서, 거부처분과 관련한 판례 는 물론 행정심판의 공식이 되고 있다(84누227판결에 대한 비판적 입장으로 李鴻薰, 「도시계획과 행정거부처분」, 행정판례연구 Ⅰ, 1992, 115면 이하 참조). 한편 대법원 1996.6.11. 선고 95누12460판결은 신청권을 신청의 인용이라는 만족적 결과를 얻을 권리 즉, 실질적 권리(청구권)차원에서 이해하지 않기에, 기실 신청에 대한 단순한 응답요구권(이른바 형식적 신청권)만으로도 거부처분의 근거점인 신청권의 존재가 인정된다(한편 나아가 신청대상행위의 처분성이 긍정되면, 이는 형식적 신청권 역시 긍정하는 셈이 되기에, 별도로 형식적 신청권을 요구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金南辰/金連泰, 행정법Ⅰ, 2006, 687면). 엄밀히 보자면, 대법원 1996.6.11. 선고 95누12460판결은 대법원 1984.10.23. 선고 84누227판결을 그대로 전승한 판결들과는 상반된다고 판단될 정도로 기본태도에 차이가 있다. 신청권의 존부에 연계하여 거부처분여부를 판단하는 원칙적 태도상의 문제점은 대법원 1996.6.11. 선고 95누12460판결을 통해서 가실 수 있기에, 동판결의 취지가 설령 조리에 의탁하여 실현될지언정 적극적으로 구현되는 것이 요망된다. Ⅴ. 拒否處分認定의 公式과 事案과의 不一致 요컨대 거부처분의 성립(인정)요건은 대상행위의 처분성과 대상행위에 관한 신청권의 존재이다. 행정처분이 아닌 행위에 대한 신청이 거부되었다고 하여 거부결과만을 갖고서 이를 처분으로서의 거부 즉, 거부처분으로 삼을 순 없다. 사안의 경우에 ‘도시계획시설변경입안의 제안’에 대한 거부가 문제된다. 기왕의 공식에 비추어 ‘도시계획시설변경입안’(‘입안된 도시계획시설변경안’)이 행정처분에 해당하여야 한다. ‘도시계획시설변경입안’(‘입안된 도시계획시설변경안’)의 법적 성격은 도시(관리)계획의 수립절차를 바탕으로 가늠될 수 있다. 이 절차의 최종 결과물인 ‘도시계획시설변경계획결정’은 분명히 행정처분이지만, 그 이전 단계에서 행해진 ‘입안결정’은 아직 법적 효과를 발생시키지 않은 점에서 일종의 준비행위이자 절차행위이다. 도시계획의 입안권자와 결정권자가 다르기에, 도시계획의 입안의 상황과 완료(확정)의 상황을 무차별적으로 받아들이면, 자칫 쟁송을 통해 각자의 고유한 관할이 사실상 침범당할 수 있다. 한편 대법원 1998. 7. 10. 선고 96누14036판결이 거부처분의 성립요건으로 신청권의 존재에 덧붙여 ⅰ) 그 신청한 행위가 공권력의 행사 또는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이어야 할 것, ⅱ) 그 거부행위가 신청인의 법률관계에 어떤 변동을 일으킬 것을 요구한 이래로, 이런 양식은 패턴처럼 되었다. 일단 행정소송법상의 처분정의에 의거한 듯 한 점은 호평되어지나, 문제점 또한 안고 있다. 우선 ⅰ)과 ⅱ)가 독립되게 요구될 정도로 서로 본질적으로 나누어질 대상인지 의문스럽다. 신청대상행위가 ⅰ)의 요건을 충족하면, 그것의 거부는 당연히 ⅱ)의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따라서 ⅰ)과 ⅱ)는 불필요하게 중복된 것이라 하겠다. 그런데 과연 이 판결이 현행법상의 처분정의에 부합하는지 여부도 의문스럽다(후술 참조). 96누14036판결의 논증은 기본적으로 기왕의 판결과 궤를 같이 하지만(동지: 洪準亨,「평생교육시설 설치자 지위승계와 설치자변경 신청서 반려처분의 적법여부」, 행정판례연구 Ⅷ, 2003, 97면 주3), 그것의ⅰ)의 요건은 처분정의와는 분명한 間隙이 있다. 요컨대 대법원 1998. 7. 10. 선고 96누14036판결에 의하더라도, ‘도시계획시설변경입안’(‘입안된 도시계획시설변경안’)이 준비행위이자 절차행위인 이상, 여기에 거부처분인정공식을 대입할 순 없다. Ⅵ. 非處分的 行爲의 申請에 대한 拒否의 處分性 與否 독일의 경우에도 과연 직무활동의 실행과 그 거부가 동일한 법적 성질을 갖는지가 다투어진다. 특히 사실행위의 거부와 관련하여, 다수는 사실행위실행에 관한 결정은 원하는 급부와의 관계에서 단지 비독립적인 부속물에 불과하고 아무런 법적 구속력있는 규율을 가지지 않음을 근거로 처분성을 부인한다. 그러나 반대의 입장도 상당하며, 판례 또한 그 경향을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이에 관해선 vgl. Stelkens/Bonk/Sachs, VwVfG Kommentar, 6.Aufl., 2001, §35 Rn.56, 87c). 우리의 경우 판례가 논증한 거부처분공식에서 신청대상행위의 처분성을 요구하거니와, 현행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1호상의 처분정의-‘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와 그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에 의하더라도, 거부행위가 처분성을 가지려면 신청대상행위가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이어야 한다(“그 거부”). 따라서 행정행위(처분)가 아닌 사실행위나 공법계약체결의 거부는 거부처분이 될 수 없다. 다만 이런 거부행위가 처분정의상의 준처분적 부분(‘그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에 해당하여 처분성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될 법하다. 그러나 자칫 본행위의 법적 성질에 관한 오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이 경우에도 전형적인 처분으로서의 거부처분으로 換置시켜선 아니 된다. 그런데 준비행위처럼 종국적 행위를 대상으로 하지 않는 경우에는 이런 논증마저 통용될 수 없다. Ⅶ. 맺으면서-經路依存性(path dependency)으로부터의 탈피- K. Ladeuer가 말했듯이, 행정행위는 행정법에서 생존의 명수이다. 사전결정(예비결정)이나 부분인허, 잠정적 행정행위는 전형적인 행정행위의 종국적, 본원적 성격에 견주어 다분히 목적론적으로 인정되어 제도화된 것들이다. 따라서 ‘입안’을 ‘확정된 것’에 견주는데 의견의 일치가 모아지지 않는 이상, 전자에 후자의 논의를 대입하는 것은 倒置的 論證이다. 그리고 ‘입안제안’의 거부를 신청권을 매개로 거부처분으로 等値시킨 대상판결로 인하여, 일련의 과정으로 행해질 행정활동의 경우에 자칫 매단계마다 법집행이 난맥에 처해질 수도 있거니와, 무엇보다도 朴正勳 교수의 지적처럼 행정청에 대한 모든 신청에 대해 신청권이 인정될 우려가 있다. 또한 계획형성의 자유(이른바 계획재량)의 존재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 요컨대 도시계획의 입안권자와 결정권자가 다르다는 점을 인식함과 더불어, ‘도시계획시설변경입안’(‘입안된 도시계획시설변경안’)을 준비행위이자 절차행위로 정당하게 자리매김할 때, -기왕에 또는 장차에- 수립되어 결정된 도시계획을 권리구제의 목표점으로 삼아야 한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가 초기조건에의 민감성(senstivity to initial conditions)에서 비롯되듯이, 처분성인정의 물음에 원고적격의 물음을 혼입시키는 것이 문제의 根源이다. 이 물음에 대한 典範인 대법원 1984.10.23. 선고 84누227판결은 행정소송법의 전면개정(1984.12.15.)에 따른 “84년 체제”에 명백히 반한다. 따라서 이것과의 결별에 행정소송법의 개정이 필요하진 않다.
2006-03-27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의 법적 지위
[판결요지] 아파트入住者代表會議는 공동주택의 공유부분에 대한 관리권만을 가질 뿐이므로, 區分所有者들에게 고유하게 귀속하는 권리인 공유부분의 불법점유자에 대한 방해배제청구권 등은 행사할 수 없다. 1. 사건의 개요, 組織體와 그 內部機關 현재 전국에는 數千個의 단지에 數十萬棟의 아파트가 건립되어 있고, 여기에 數百萬名이 입주하여 생활하고 있다. 그 입주자들은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약칭; 代表會議)를 통하여 단지를 관리한다. 이 사건은 A대표회의(원고)가 S도시가스주식회사(피고)를 상대로 단지내 시설의 철거 등을 청구한 사건이다. 원판결이 위 판결요지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請求를 기각하였고, 대법원이 이를 支持하였다. 代表會議의 法的 地位가 이 사건의 쟁점이다. 그 법적 지위를 살펴보기 위하여 먼저 조직체와 그 내부기관에 대하여 간단히 설명한다. 우리 사회에는 UN, APEC, IOC, 국가, 지방자치단체, 정당, 회사, 社團, 財團 등 수많은 국제적, 국내적 조직체가 활동하고 있다. 이하 社團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민주적 조직체는 거의 모두 그 내부기관으로 最高意思決定機關(약칭; 最高機關), 執行機關 등을 두고 있다. 국가의 국회, 대통령과 국무회의가, 社團의 총회, 會長과 理事會가 각 그런 기관에 해당된다. 민주적 조직체는 그 중 최고기관을 會議體(a deliberative assembly)의 형태로 설치하고 있다. 회의체란 다수의 구성원으로 구성되고 이들이 회의를 열어 회의진행법에 따라 단체의사를 결정하는 기관이다 (Robert’ Rules of Order 1-2p, 金敎昌, 표준회의진행법(법률신문사) 16-17면). 조직체내에는 최고기관 이외에 理事會, 委員會 등 회의체가 더 설치되어 있다. 2. 集合建物管理團 集合建物의 區分所有者들은 집합건물의 소유와 관리에 이해관계를 같이한다. 이들 전원으로 管理團이라는 명칭의 社團이 법률에 의하여 당연히 설립된다.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약칭 集合建物法)에 그렇게 명시되어 있다(제23조 제1항). (대법원 1995.3.10. 선고 94다49687, 49694 판결, 吳玟錫 ‘입주자대표회의, 관리단, 재건축조합의 법률관계’ 법률신문 2004.10.24 字) 아파트는 집합건물 중 하나이므로 아파트 1棟마다 이 법에 의하여 관리단이 설립된다. 우리 민법은 社團을 法人인 社團과 非法人 社團으로 구분한다. 위 관리단은 법률에 의하여 당연히 설립되는 社團이므로 필자는 이를 法人인 社團으로 분류한다. 관리단의 最高機關은 管理團集會이고, 집행기관은 관리인이다. 團地內 全體 棟의 아파트 구분소유자들은 그 전원으로 구성되는 團地管理團을 설립할 수 있다. 團地管理團의 설립 여부는 구분소유자들의 의사결정에 맡겨져 있다. 各 棟의 관리단은 법정의 社團임에 비하여, 단지관리단은 임의의 社團인 것이다. 3. 入住者社團과 代表會議 아파트는 공동주택의 하나로서 집합건물법과 아울러 주택법(2003.5.29. 주택건설촉진법이 全文개정됨)의 규제를 받는다. 아파트 단지의 관리에 관하여는 동법시행령에 자세히 규정되어 있다(2003.11.29. 개정시까지는 공동주택관리령이 따로 시행되었었는데, 위 개정시에 위 관리령이 시행령에 흡수됨). 주택법령 중 대표회의에 관한 규정들은 위 개정 전후에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따라서 개정전 대표회의에 대한 本稿는 그대로 현행의 대표회의에 대한 설명도 된다. 아파트에 관하여는 집합건물법이 기본법이고, 주택법이 특별법이다. 집합건물 중 공동주택의 관리에 관한 특별법인 것이다. 따라서 구분소유자의 기본적 권리에 관한 집합건물법의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 한, 주택법이 아파트에 적용된다(본 대상판결, 吳玟錫 전게, 文永基·方京植 공동주택관리론 144-145면). 아파트의 소유자들은 團地內 全體 棟의 공용부분(부대시설 및 복리시설을 포함, 주택법시행령 제46조 제1항)의 관리에 이해관계를 같이한다. 이들 전원으로 入住者社團이 주택법에 의하여 당연히 設立된다. 주택법에 그렇게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필자는 그렇게 해석한다. 入住者社團은 위 棟別 또는 團地管理團과는 별개의 社團이다. 入住者社團도 법률에 의하여 당연히 설립되는 社團이므로 위 관리단과 마찬가지로 필자는 이를 法人인 社團으로 분류한다. 주택법은 그런 社團이 설립되는 것을 전제로 그 내부기관들로서 대표기관인 대표회의, 집행기관인 회장, 이사 등의 설치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대표회의의 구성원인 대표들은 棟別로 세대수에 비례하여 입주자들에 의하여 선출된다. 주택법은 공동주택의 입주자수가 다수이므로 그들 전원을 구성원으로 하는 총회 대신에 그들의 대표들로 구성되는 代表會議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를 선출하는 입주자는 ‘주택의 소유자 또는 그 소유자를 대리하는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이다(주택법 제2조 제10호). 주택법이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을 아파트의 관리에 관하여 소유자의 대리권자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정함이 있을 뿐, 결국 대표를 선출하는 입주자는 집합건물법의 구분소유자와 같다. 따라서 대표회의는 단지내 전체 동의 소유자 전원으로 설립된 入住者社團의 내부기관이다. 그 대표기관인 것이다. 그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李洙哲 “입주자대표회의의 소송수행권” 釜山判例硏究會 判例硏究 第16輯 575면 이하). 일찍이 대표회의가 원고로서 提訴한 사건에서, 서울고등법원이 대표회의를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입주자사단의 내부기관일 뿐이라고 지적하고, 그의 당사자능력을 부정하면서 訴却下 판결을 선고한 바 있다(1990.12.20. 선고 90나25784 판결). 그런데 대법원이 대표회의를 獨自的 組織體로 인정한다고 판시하면서 원판결을 파기하였다(1991.4.23. 선고 91다4478 판결). 대표회의에 대표자가 선임되어 있고, 자체로서 의사결정을 하고, 그 결의에 따라 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社團法人의 總會, 株式會社의 株主總會에도 대표자로서의 의장이 선임되어 있고, 자체로서 의사결정을 하고 있지만, 아무도 그 총회들을 독자적 조직체로 인정하지 아니한다. 그리고 단지의 관리업무는 대표회의가 아니라 입주자사단의 집행기관인 대표회의회장과 이사가 수행한다. 대법원이 조직체와 그 내부기관을 구분하지 못한 것이다. 어떻든 이 대법원판결 이후 판례와 학설이 대표회의를 독자적 조직체로 인정하는 쪽으로 굳어졌다(대법원 1997.11.28. 96다22365 판결, 동 2001.1.5. 선고 2000두2686 판결, 고준기 ‘사용자의 개념-입주자대표회의의 사용자성’ 노동법학 제14호(노동법학회, 2002.6.), 윤성철 ‘아파트위탁관리제에 있어서의 입주자대표회의의 사용자 여부’ 노동판례평석모음집(중앙노동위원회, 2005). 이 대상판결도 그 예의 하나이다. 4. 대표회의의 管理權, 結語 대상판결은 집합건물의 공유부분을 제3자가 불법으로 점유하는 경우에, 그 소유권에 기하여 방해배제를 청구할 권한은 區分所有者가 각각 행사하거나 그 전원이 공동으로 행사할 수 있을 뿐, 대표회의는 행사할 수 없다고 판시한다. 관리란 보수, 교체 및 개량을 말한다(주택법시행령 제51조 제1항 제5호). 공유부분에 대한 방해배제를 청구하는 것은 단지의 관리에 속한다. 대표회의가 독자적 조직체라면, 구분소유자 전원으로부터 단지의 관리에 관한 권한을 수여받은 조직체일 것이다. 그리고 집합건물법이 棟別 管理團 이외에 團地管理團의 설립을 대비하고 있지만, 단지관리단이 설립되는 예는 거의없고 입주자사단과 대표회의가 실제로 단지관리단과 그 최고기관의 기능도 담당하고 있다(吳玟錫 전게). 그런 실정이므로 대표회의가 방해배제를 청구할 수 있다고 인정하는 것은 구분소유자의 기본적 권리에 관한 집합건물법의 규정에 저촉되지도 않는다. 대법원이 대표회의를 독자적 조직체로 인정하면서, 구분소유자가 각각 행사할 수 있는 권한 조차도 그 조직체가 행사할 수 없다고 判示한 것은 법리에도 어긋나고 一貫性도 잃은 것이다. 대법원이 조직체의 내부기관에 불과한 것을 독자적 조직체라고 잘못 인정한 餘波로 이런 判示를 내놓기에 이르렀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대법원은 이제라도 입주자사단이 원고로서 提訴한 것인데 그 표시를 잘못한 것이 아닌지를 原審더러 밝히라고 판시하면서 원판결을 파기환송하였어야 한다. 그러면 환송심이 원고로 하여금 그 표시를 “A아파트입주자사단 대표자 대표회의회장 ○○○”로 訂正하도록 명하고, 本案의 판단에 들어가 피고가 단지내 일부를 점유할 權原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를 가려 원고의 청구를 認容 또는 棄却할 것이다. 대표회의의 법적 지위를 바로 잡도록, 앞으로 주택법에도 집합건물법에 규정되어 있는 것과 같이 입주자사단이 당연히 설립된다는 규정을 정부가 신설하기를 바란다. 나아가 두 법의 一元化도 검토하기를 바란다.
2006-03-13
함정수사 허용한계와 위법한 함정수사에 의한 공소제기효과
I. 사실관계 및 판결요지 : 대법원 제3부 2005.10.28선고 2005도1247판결 원심은 피고인 甲, 乙을 히로뽕 수수 및 밀반입 사실로 유죄로 판단하였다. 피고인들은 사전에 히로뽕 매수, 밀반입 의사가 없었으나, 甲의 애인 A가 ‘서울지검 마약반 정보원 B가 다른 정보원의 배신으로 구속되어, 마약반에서 B의 공적을 만들어 빼내려 한다. 이에 필요한 히로뽕을 구해 달라. 검찰이 안전을 보장한다’고 하고 구입자금까지 교부, 甲에게 부탁, 甲은 이들을 돕기로 하고 乙에게 사정을 설명, 히로뽕 매입을 의뢰하여 乙이 히로뽕을 구입, 甲에게 교부, 범행에 이른 것으로 위법한 함정수사를 주장, 상고하였다. 상고심(대법원2004. 5. 14.선고 2004도1066판결)은 위 주장의 가능성을 인정, 함정수사에 의해 범의가 유발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단정한 원심에 심리미진,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판단, 파기 환송하였다. 환송 후 원심(서울고법2005.1.28선고 2004노1222판결)은 사전에 범의를 갖지 않은 자에게 수사기관이 범행을 적극 권유, 범의를 유발, 범행에 이르게 하여, 공소제기 함은 적법한 공소제기로 볼 수 없어, 공소제기절차가 법률규정에 위배되어 공소기각판결을 하였다. 검사가 상고하였다. 상고심은「범의를 가진 자에 대하여 단순히 범행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불과한 수사방법이 경우에 따라 허용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본래 범의를 가지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 등을 써서 범의를 유발케 하여 범죄인을 검거하는 함정수사는 위법함을 면할 수 없고 이러한 함정수사에 기한 공소제기는 그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다」고 하여 상고 기각하였다. II. 대상판례의 검토 1. 함정수사의 의의와 적법성 판단 함정수사(陷穽搜査)란 수사기관 또는 그 협력자가 범행을 유발하여 그 실행을 기다려 이를 체포하는 등의 수사방법으로 구체적인 형태에 따라 영미에서는 sting operation, undercover investigation 등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통상 뇌물수수, 매춘, 도박, 약물범죄 등 범행이 은밀하게 이루어져 외부포착이 어려운 유형의 범죄행위 검거에 활용되는데, 조직범죄나 테러 등에 대한 수사기법으로서도 활용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다만 수사의 상당성 및 신뢰원칙에 따라, 형사사법기관에 대한 국민의 사법적 신뢰(judicial integrity)에 위배될 수 있어, 허용한계와 함께 위법한 함정수사에 대한 법적효과가 주로 논의되어 왔다. 2. 함정수사의 허용한계 가. 기회제공형과 범의유발형 함정수사 함정수사의 허용한계와 관련, 한국 및 일본의 학설, 판례에서 전면적으로 부인하는 견해(일본하급심판례 중, 함정수사는「국가가 일면에서는 범인을 제조하고 타면에서 이를 체포하는 극단의 모순적 조치로 도저히 용인될 수 없다」고 판시한 예가 있다. 木黃浜地判昭和26·6·19裁判所時報87·3頁; 木黃浜地判昭和26·7·17高刑集4卷14·2083頁)나 전면적으로 허용하는 견해(다만, 종래 일본최고재판소는「타인의 유혹에 의하여 범의를 발생되거나 강화된 자가 범죄를 실행한 경우, 일본형사법 상 그 유혹자가 경우에 따라서는… 교사범 또는 종범으로 죄책을 부담함은 별론 으로, 그 타인인 유혹자가 일반사인이 아닌 수사기관이라는 점만으로 그 범행 행위자의 범죄구성요건해당성 또는 책임성이나 위법성을 조각하거나 공소제기절차규정에 위반 또는 공소권이 소멸된 것이라 할 수 없음은 다언을 요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最決昭和28·3·5刑集7卷3號482頁; 最判昭和29·8·20刑集8卷8號1239頁; 最決昭和29·9·24裁判集刑事98號739頁; 最決昭和36·8·1裁判集刑事139號1頁)는 찾아보기 어렵고, 통설은 기회제공형 및 범의유발형으로 구분하여 범의유발형 함정수사를 위법한 유형으로 판단하고 있다(이재상, 형사소송법 제6판, 서울 : 박영사, 176면 이하; 福井厚, 刑事訴訟法講義 第2版, 東京 : 法律文化社, 2003, 82-83頁; 대법원1963.9.12.선고 63도190판결; 대법원 1982.6.8.선고 82도884판결; 대법원1983.4.12.선고 82도2433판결; 대법원1992.10.27.선고 92도1377판결; 대법원2004. 5. 14.선고 2004도1066판결. 특히 대법원은 기회제공형을 함정수사의 범주에서도 제외한다.; 일본하급심판례로, 東京高判昭和26·11·26高刑集4卷13號1933頁; 東京高判昭和60·10·18刑月17卷10·927頁; 大阪高判昭和63·4·22判タ680號248頁). 앞서와 같이 종래 일본최고재판소는 기회제공형, 범의유발형의 구별 없이 함정수사를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는데, ① 수사절차의 위법이 곧바로 공소제기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고(東京高判昭和26·12·11高刑集4卷14·2074頁), ② 수사기관의 함정설정이 위법하다면, 이를 교사, 종범으로 처벌하거나 ③ 정상사유로의 참작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시각이 배경이 된 것이다. 그러나 관련판례의 사실관계가 대부분 기회제공형에 해당하고, 최고재판소도 마약거래와 관련 수사정보원을 활용한 사안(最決平成16·7·12刑集58卷5號333頁)에서「직접적 피해자가 없는 약물범죄 등의 수사에서 통상적 수사방법만으로 당해 범죄의 적발이 곤란한 경우, 기회가 있다면 범죄를 행할 의사가 있다고 의심되는 자를 대상으로 함정수사를 행함은 형소법 제197조 1항의 임의수사로서 허용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판시함으로써 적법한 함정수사 요건으로 첫째, 약물범죄 등 소위 피해자 없는 범죄(victimless crime)와 같은 대상범죄에 제한, 그 필요성이 인정되고, 둘째, 통상적 수사기법에 의한 증거수집, 검거가능성이 극히 제한적인 경우, 셋째, 사전에 범행의사가 있다고 의심되는 자를 대상으로 할 것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기존 한국, 일본의 관련판례에서 기회제공형이 대부분으로, 위법한 함정수사의 주장이 피고인의 방어방법으로 과연 어느 정도 유용한 것인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나. 미국의 entrapment defense ; subjective test 및 objective test 범의유발형, 기회제공형 함정수사의 구분은 미국의 entrapment defense의 영향이라 하겠다. 미국에서 함정수사의 한계에 관한 논의는 1870년대 후반 주 법원 판례 등에서 확인되는데, 1900년대 초까지 미 판례는 피고인의 범행진행, 가담에 주목, 수사기관의 함정설정에 대해서는 착안하지 않았다(People v. Mills, 178 N.Y. 274, 70 N.E. 786(1904)). 그러나 1932년 Sorrells v. United States(287 U.S. 435, 53 S.Ct. 210, 77 L.Ed. 413(1932))에서 미연방대법원이 후술 주관적 기준을 제시한 이래, 연방하급심 및 주법원에서 이를 원용하기 시작하였다. entrapment defense의 판단요소로 ① 수사기관의 함정설정행위(inducement), ② 함정설정 전 대상자가 갖는 심리적 상태로서의 범행의사(predisposition)를 드는데, 위 판단요소 중, 중점대상에 따라 주관적 기준(subjective test, Sherman-Sorrells doctrine), 객관적 기준(objective test, hypothetical person approach), 절충적 기준으로 구분된다. 미국의 다수설인 주관적 기준은 수사기관의 함정설정에도 불구, 피고인이 이미 범행의사를 갖는 경우(ready and willing by the time), 당해 함정수사는 적법하다는 입장으로 실체형벌법규의 입법자는 수사기관에 의하여 창출된 범죄행위까지 처벌할 것을 상정하지 않은 점을 논거로 한다(실체법적 접근). 이에 따르면, 피고인이 우월적 증명(preponderance of evidence)으로 수사기관에 의한 함정설정을 입증하면, 검찰 측이 합리적 의심이 해소될 정도로(beyond reasonable doubts) 피고인의 사전 범행의사를 입증하는 공방(攻防)구조를 뛴다. 문제는 피고인의 사전 범행의사 입증에 과거 범죄경력, 악성격, 평판, 취향 등 부당한 편견을 야기할 수 있는 성격·유사사실증거 등이 원용되며, 피고인의 심리적 상태라는 모호한 기준에 의존하는 점 등의 문제가 제기된다. 반면, 객관적 기준은 entrapment defense는 위법한 수사의 제어를 목적으로, 위법한 수사관행을 법원이 사후적으로 승인할 수 없는 점에서(절차법적 접근), 평균적 일반인을 상정, 수사기관의 구체적 함정설정행위를 고려, 범행의사를 갖지 않은 자가 범행에 이를 정도의 실질적 위험(substantial risk)의 여부를 기준으로 한다(Model Penal Code §2.13). 객관적 기준에 의하면 주관적 기준의 문제점은 어느 정도 해소되지만, 실질적 위험역시 모호한 기준이며, 상습적 범죄자에 대한 대처, 범행의사여부를 전적으로 무시하고 수사기관의 함정설정에 실질적 위험이 없다고 판단하는 예와 같이 오히려 부당하게 함정수사가 적법한 것으로 판단될 여지가 대폭 확장될 수 있는 문제점 등이 지적된다. 한편, 우편에 의한 아동포르노물의 유통과 관련(Jacobson v. United States503 U.S. 540, 112 S.Ct. 1535, 118 L.Ed.2d 174(1992)), 미연방대법원은 종전 주관적 기준과 달리, 피고인의 사전 범행의사판단에 수사기관의 함정설정과정, 범행에 개입형태 및 기간 등을 고려하여 객관적 기준을 일부 수용하여 소위 절충적 기준을 취한 바 있다. 3. 위법한 함정수사에 대한 구제 위법한 함정수사(범의유발형)의 구제와 관련, 실체법적 접근에서 ① 가벌적 또는 실질적 위법성이 조각되어 무죄판결을 하여야 한다는 견해(신양균, 형사소송법, 서울 : 법문사, 2000, 70면), 절차법적 접근에서 ② 위법한 수사방법으로 국가가 처벌적격을 상실하여 면소판결을 하여야 한다는 견해, ③ 위법한 수사에 의한 공소제기로 공소기각판결을 하여야 한다는 견해(백형구, 형사소송법강의 제8정판, 서울 : 박영사, 2001, 365면), ④ 위법한 함정수사에 의한 증거를 위법수집증거로 증거능력을 부인하여야 한다는 견해 등이 제시되는데, ④의 입장(可罰說. 이재상, 전게서, 179면; 石神千織, 搜査節次におけるおとり搜査, 警察學論集 第58卷 9號, 2005, 164-165頁)은 ①설에 대하여는 위법한 함정수사라도 범죄성립요건이 갖추어진 이상, 무죄판단은 곤란하고, ②설에 대하여는 위법한 함정수사가 명문의 면소사유에 해당하지 않고, ③설에 대하여는 위법한 수사에 따른 공소제기 시, 공소기각판결을 한다는 명문규정이 없고, 수사, 공판절차는 독립성을 갖는 점에서 수사절차의 위법이 공소제기에 그대로 인계되지 않는 점(종래 한국 및 일본의 판례 역시 수사절차의 위법과 공소제기효과를 분리시키는 입장을 일관하였다. 대법원 1992.4.24. 선고 92도256 판결 등; 最判昭和41·7·21刑集20卷6號6767頁, 大阪高判昭和63·4·22判タ680·248頁 등) 등을 논거로 비판한다. 그러나 수사, 공판절차가 전혀 무관계한 것은 아니고, 적정절차원칙, 피의자·피고인의 기본권보호라는 점에서 수사절차의 위법이 공소제기효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적 구성은 충분히 가능하고, 정책적 필요성면에서도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과 별도로 수사절차에 중대한 위법이 게재된 때는 이에 따른 공소제기에 대하여 공소기각판결(형소법 제327조 2호)을 할 수 있다고 하겠다(福井厚, 前揭書, 228-229頁). 참고로, 일본 하급심판례 중에 적정절차위반의 함정수사에 따른 공소제기가 무효화될 수 있다고 판시한 예도 있다(東京高判昭和57·10 ·15判時1095號155頁). 4. 대상판례의 의의 방어방법으로 함정수사의 유용성에 대한 의문은 ① 기존 관련판례가 수사기관의 함정설정측면보다는 피고인의 범행의사라는 심리적 상태에 주안을 두어, 대부분 사례가 기회제공형으로 판단되었고, ② 통상 함정수사의 원용 시, 피고인의 유죄인정이 논리적 전제가 되는 점 등에 주로 기인한다. 대상판례는 피고인의 범행의사 고려 시, 범행자금 및 구체적 범행방법제시 및 대가제공 등 수사기관이 범행의 전 과정에 적극 개입한 점을 고려, 위법한 함정수사(범의유발형) 가능성을 지적하여 종래(주관적 기준)와 달리 수사기관에 의한 범행유발의 실질적 위험성을 고려(객관적 기준), 대법원이 판단한 최초의 위법한 함정수사사례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절충적 기준). 아울러, 위법한 함정수사에 따른 공소제기 효과와 관련, 공소제기가 법률의 규정에 위배되어 공소기각판결을 한 원심을 지지하여, 수사절차의 위법과 공소제기효과를 분리하던 기존시각에 변화를 추측케 한다. 장래 판례축적과 함께, 함정수사의 한계에서 수사기관의 함정설정과 관련한 구체적 판단기준과 함께 어떠한 경우에 수사절차의 위법이 공소제기의 효과에 연계될 수 있는지, 추가적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2006-01-16
의사 설명의무에 있어서 설명의 범위
Ⅰ. 사건의 개요 및 법원판단의 경과 1. 사건의 개요 원고는 1994. 2. 24. 보건소에서 폐결핵 판정 및 결핵약 복용처방을 받고 보건소 결핵실 담당 의사로부터 결핵환자에게 일반적으로 처방되는 아이나, 에탐부톨(EMB), 피라진아미드, 리팜피신의 4가지 약품을 한 달 단위로 교부받아 복용하기 시작하였다. 원고는 복용후 4개월 후 시신경염(의증)의 진단을 받았고 에탐부톨의 복용 중지에도 불구하고 시력이 회복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장애 3급 1호‘의 판정을 받았다. 2. 원심의 판결요지 보건소 결핵담당 의사들로서는 결핵환자에 대한 보건소 의료진으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한편 의사 등 의료 종사자에게 요구되는 의료행위에 수반되는 부작용 등의 설명의무는 그것이 당해 의료행위로 인하여 예상되는 위험이 아니거나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예견할 수 없는 위험인 경우에까지 요구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인데, 위 의사는 결핵환자에 대한 보건소 의료진으로서 당시의 의료수준과 여건하에서 요구되는 설명의무를 다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시각이상 등 그 복용 과정에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중대한 부작용을 초래한 우려가 있는 약품을 투여함에 있어서 그러한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 및 그 경우 증상의 악화를 막거나 원상으로 회복시키는 데에 필요한 조치사항에 관하여 환자에게 고지하는 것은 약품의 투여에 따른 치료상의 위험을 예방하고 치료의 성공을 보장하기 위하여 환자에게 안전을 위한 주의로서의 행동지침의 준수를 고지하는 진료상의 설명의무로서 진료행위의 본질적 구성부분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이때 요구되는 설명의 내용 및 정도는, 비록 그 부작용의 발생가능성이 높지 않다 하더라도 일단 발생하면 그로 인한 중대한 결과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를 환자 스스로 판단, 대처할 수 있도록 환자의 교육정도, 연령, 심신상태 등의 사정에 맞추어 구체적인 정보의 제공과 함께 이를 설명, 지도할 의무가 있고, 결핵약인 ‘에탐부롤’이 시력약화등 중대한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이상 이를 투약함에 있어서 그 투약업무를 담당한 의사등은 위와 같은 부작용의 발생가능성 및 구체적 증상과 대처방안을 환자에게 설명하여 줄 의료상의 주의의무가 있고 그 설명은 추상적인 주의사항의 고지나 약품설명서에 부작용에 관한 일반적 주의사항이 기재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고 환자가 부작용의 증세를 자각하는 즉시 복용을 중단하고 보건소에 나와 상담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판시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Ⅱ. 평석 1. 문제의 제기 의사의 치료행위는 일반적으로 환자의 신체에 대한 침습을 포함하는 것이므로 이것이 정당한 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의술적 적정성과 의학적 적응성을 갖추어야 함은 물론 환자의 유효한 동의를 얻어야 하고, 의사는 환자의 유효한 동의를 얻기 위하여 질병의 종류, 내용 및 그 치료방법과 이에 따른 위험에 관하여 적절하고 충분한 설명을 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이러한 설명의무는 환자는 단순히 의사로부터 치료를 받는 객체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주체적인 존재라는 인식에 근거를 두고 있다. 오늘날 의료관계에서 의사에게 요구되는 설명의무는 환자보호를 우선 하는 의료직의 윤리로서 고양되고 있으며, 헌법 제10조의 기본적 인권보장에 의해 뒷받침되는 법규범적 요청이다. 대상판결은 의사가 환자에게 부담하는 설명의무에 있어서 그 설명을 어느 정도 범위 까지 하여야할 것인가에 대하여 기존의 판례를 답습하는 한편 하나의 구체적 예시를 제시하였다. 2. 의사의 주의의무 의료과오(醫療過誤)로 인한 법적책임에는 의사의 과실을 요건으로 하는 데, 그 과실 판정의 기초가 되는 것은 의사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注意義務)이다. 의료과오사건에 있어서의 의사의 과실은 결과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발생을 예견하지 못하였고, 그 결과발생을 회피할 수 있었슴에도 불구하고 결과발생을 회피하지 못한 과실이라는 예견의무와 회피의무의 이중구조로 되어있다(대법원 1984. 6. 12. 선고 82도3199 판결). 한편, 의사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의 기준은 진료당시의 이른바 임상의학(臨床醫學)의 실천에 의한 의료수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1997.2.11.선고 96다5933 판결). 3. 의사의 설명의무 가. 설명의무의 도입동기 의료분쟁의 요체는 회사가 의료과오를 범하였느냐의 여부에 달려있으나, 그 과실의 입증은 역시 의료전문가인 의사의 도움을 받아야 가능한 것인데, 의사들 사이에 흐르고 있는 동료의식으로 환자측에서 의사의 과실을 입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었다. 이러한 의료현실에 직면하여 의사의 전단적 의료행위로부터 환자의 권리를 보호하고자 하는 사상이 대두하게 됨에 따라 의사의 설명의무와 환자의 승낙권이 각국에서 여러 측면에서 논의되기 시작하였는데 각국의 판례의 태도는 다소 차이는 있으나 의사가 치료에 임하여 환자의 승낙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 대하여는 이를 모두 수용하고 있다. 나. 설명의무의 법적성질 설명의무의 연혁을 고려해보면, 이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의 실행에 도움을 주도록 의사에게 특별히 지워진 의무임을 알 수 있고, 따라서 의사의 설명의무는 자기의 독립적인 목적을 추구하는 의무이며, 의사측의 주된 給付義務인 진료의무를 보다 완전하게 이행하는 데에 이바지할 뿐 어떤 독립적 목적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의사의 의료행위상의 주의의무와는 구별되므로 주된 급부의무인 진단 및 치료의무와 병존하는 獨立的 附隨義務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 설명의무의 내용 (1) 설명의 주체와 상대방 설명은 處置醫師가 직접 환자에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예외적이고 어려운 수술이어서 의사와 환자 사이의 신뢰관계가 중요시되는 경우에는 수술 의사가 직접 설명하여야 할 것이다. 의사가 설명을 할 상대방은 당해 의료행위에 대하여 동의할 자로서 원칙적으로 患者 자신이 되며, 따라서 어떤 의사도 환자와 의논하지 아니하고 그의 친족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질병 및 의료처치에 대하여 설명하고 그들로부터 동의를 기대하거나 그들에게 동의를 위임받도록 할 권리가 없다. 설명의 상대방으로서의 환자에게 행위능력까지는 요구되지는 않으나, 완전한 의사능력 즉 자신의 결정의 의미와 효과를 인식할 수 있는 辨識力은 갖춰야 하고, 그러한 경우에만 그 설명은 유효하게 된다. (2) 설명의 시기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설명은 적시에, 즉 환자가 자신의 인식능력과 결정능력을 완전히 가지고 있고, 행하여질 의료침습시까지 상당한 고려기간이 남아있는 시점에서 행하여져야 한다. 원칙적으로 代案的인 經過豫後(Verlaufsprognosen)를 형량하여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과 의논하고 충분히 숙고한 후 결정할 시간이 환자에게 주어지면 된다 하겠다. (3) 설명의 방법 설명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것이어야 하나 동의와 마찬가지로 어떤 특정한 형식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설명은 환자의 연령과 교육 정도에 맞춰서 이해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며, 일방적이어서는 안되고 환자 쌍방의 대화이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취하여진 설명서 또는 동의서에 대한 서명은 환자가 그것을 읽고 이해하였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며 단지 서명에 앞서 치료 내지는 수술과 그것의 발생 가능한 결과에 대한 대화가 나누어 졌다는 사실에 대한 정황이 될 수 있을 뿐이다(대법원 1994. 11. 25. 선고 94다35671 판결). 라. 설명의무위반의 입증책임 설명의무 위반의 입증책임에 대하여 의사가 부담한다는 견해, 환자가 부담한다는 견해, 의사의 설명과 환자의 동의를 구분하여 부담한다는 견해가 있으나, 우리나라 대법원은 의사측에 입증책임이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대법원 1979. 8. 14. 선고 78다488 판결). 마. 설명의 범위 의사가 환자에게 하여야 하는 설명의 대상을 내용별로 유형화해 보면 ①환자의 症狀, ② 침습의 내용, 정도, ③ 수술등 처치의 전망(효과-증상개선의 정도), ④ 침습의 必要性, 緊急性 및 수술등 처치를 하지 않는 경우의 증상의 정도, ⑤ 다른 치료방법으로는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없다는 점(補充性), ⑥ 침습의 결과 생기는 危險의 내용, 정도 및 방지가능성, ⑦ 당해 시설에 있어서 과거의 實績 등이다. 또한 의사의 설명의무는 그 의료행위에 따르는 후유증이나 부작용의 발생가능성이 희소하다는 사정만으로 면제될 수 없고, 그 후유증이나 부작용이 당해 치료행위에 전형적으로 발생하는 위험이거나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것인 경우에는 그 발생가능성의 희소성에도 불구하고 설명의 대상이 된다(대법원 1996. 4. 12. 선고 95다56095 판결, 1995. 1. 20. 선고 94다3421 판결). 바. 설명의 한계 의사가 환자에게 하는 설명은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이지만 때에 따라서는 그것이 환자의 치유에 위해적인 작용을 하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癌등 불치병의 진단이나 처치상의 중대한 위험 등에 대한 사실 그대로의 설명은 오히려 공포등 치료에 역효과를 가져오는 심리적 위축을 야기할 수 있어 의사의 설명의무의 이행을 무조건 강제라는 것이 항상 좋은 것일 수는 없다. 이러한 때에는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의하여 설명을 피하는 것이 치료상 환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생각되면, 즉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침해되는 불이익과 설명에 의한 逆作用이 주는 불이익을 비교형량하여 전자보다 후자가 크다면 설명의무를 면제함이 바람직하며, 완전한 설명이 환자의 건강을 현저히 손상케 하거나 환자에게 무거운 부담을 주어 치료효과에 나쁘게 작용할 것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부분설명으로 만족해야 할 것이다. 의사의 설명의무에 대한 대부분의 대법원판결들이「긴급한 경우 기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설명의무가 있다고 판시하고 있는데 이는 그것이 면제되는 경우를 예상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겠다. 사. 판례에 나타난 설명의 범위 (1) 설명의무를 인정한 사안 ① 뇌경색으로 입원하여 정확한 치료법을 찾기 위하여 뇌혈관조형술을 받다가 동맥내에 형성된 혈전이나 동맥덩어리가 떨어져나가 뇌동맥을 막아 사망한 사안(대법원 2004. 10. 28.선고 2002다45185 판결). ② 미인대회에 출전하고자 이마와 턱을 높이고 상꺼풀 수술 후 턱 부위의 실리콘이 움직인 성형수술 사안( 대법원 2002. 10. 25.선고 2002다 48443 판결). ③ 수혈에 의한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된 사안(대법원 1998. 2. 13. 선고 96다7854 판결). ④ 미골절제술을 위한 할로테인 마취제 사용 후 그 부작용으로 사망한 사안(대법원 1996. 4. 12. 선고 95다56095 판결). ⑤ 개심수술 후에 후유증으로 뇌전색으로 사망한 사안(대법원 1995.1.20. 선고 94다3421 판결.) ⑥ 교통사고로 의식이 없어 뇌압강하와 뇌기능보호를 위한 중증쇼크치료제 솔루메드롤(Solumedrol) 투약하여 정상회복 후에도, 설명없이 우측안면도중증도 마비 치료를 위하여 다시 투약한 사안(대법원 1994. 4. 15. 선고 92다25885 판결). (2) 설명의무를 부인한 사안 ① 안과수술 후 갑자기 나타난 예측불가능한 시신경염으로 환자의 시력이 상실된 경우 의사에게 당해 의료행위로 인하여 예상되는 위험이 아니거나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예견할 수 없는 위험에 대한 설명의무까지 부담하게 할 수는 없는 것으로 설명의무 부인한 사안(대법원 1999.9. 3. 선고 99다10479 판결). ② 교통사고로 의식이 없어 뇌압강하와 뇌기능보호를 위한 중증쇼크치료제 솔루메드롤(Solumedrol) 투약한 것이 생명이 위독한 상태하에서 의식이 회복되기 전까지의 투약에 관한 한 사전의 설명이 불가능하였으므로 긴급한 경우에 해당한다 하여 그 시점까지의 설명의무를 부인한 사안(대법원 1994. 4. 15. 선고 92다25885 판결). ③ 의사의 윌슨(Wilson)씨병을 앓는 환자에 대한 그 병의 치료과정과 치료약제의 투약에 관한 설명의무 위반이 문제되지 않는다고 한 사안(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0다46511 판결). 4. 대상 판결의 검토 대상판결은, 진료행위의 본질적 구성부분에 해당하는 진료상의 설명의무를 함에 있어 요구되는 설명의 내용 및 정도가 비록 그 부작용의 발생가능성이 높지 않다 하더라도 일단 발생하면 그로 인한 중대한 결과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를 환자 스스로 판단, 대처할 수 있도록 환자의 교육정도, 연령, 심신상태 등의 사정에 맞추어 구체적인 정보의 제공과 함께 이를 설명, 지도할 의무가 있다고 보고 있다. 대상 판결에 나타난 사정을 종합하면, 지역이 의료취약지역이고, 결핵관리지침등에는 결핵환자에게 투약하는 4가지 약품의 각종 부작용을 열거하면서 이를 그 대처방안에 따라 ‘투약의 즉시 중단’, ‘투약중단 후 증상완화시에 재투약’, ‘계속 투약’ 등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그 중 가장 사안이 중한 즉시 투약중단에 속하는 부작용 중 이 사건 에탐부톨과 관련된 것은 ‘급격한 시력감퇴‘가 유일하며, 에탐부톨은 시신경염이 가장 심각한 부작용으로서 그 외의 부작용은 드물고, 발생률은 투약량과 기간에 비례하며, 시각기능검사에서 이상을 발견하기 전에 증상이 먼저 나타나는 관계로 환자 본인이 가장 먼저 알 수 있으므로 환자에게 시력에 이상이 생기거나 색깔 인지에 장애가 발생할 경우 반드시 보고하도록 미리 교육시키게 되어 있다. 원고가 이 사건 최초 진료 당시 위 보건소에서 시력측정을 받은 것도 에탐부톨의 부작용과 관련된 보건소의 내부지침에 따른 것이고, 원고는 1999. 2. 24. 에탐부톨이 포함된 결핵약을 처음 복용할 당시 양안 모두 1.0이던 시력이 그 후 시력이상을 느껴, 1999. 6. 26.경 안과에 들렀을때는 우안 0.5, 좌안 0.6으로 약 1/2 수준으로 현저히 약화되었다. 그렇다면, 이 사건 에탐부톨의 복용 이후 원고에게 발생한 시력약화 및 시신경염과 같은 증상은 에탐부톨 복용에 따른 전형적이고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의료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일 뿐만 아니라 보건소의 보건의료업무에 관한 지침상으로도 결핵환자에 대한 투약 및 관리에 있어 유의하여야 할 항목의 하나로 명문화되어 있고 그 부작용의 내용 및 발생 빈도에 비추어 이를 무시할 수 있을 만큼 경미하다거나 희소하다고 보기도 어려운 이상 원고에 대한 위 투약업무를 담당한 보건진료원으로서는 그 투약에 즈음하여 위와 같은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 및 구체적 증상과 대처방안을 설명하여 줄 의료상의 주의의무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설명을 함에 있어서는 원고가 위 부작용의 증세를 자각하는 즉시 복용을 중단하고 보건소에 나와 상담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설명의 상대방인 원고는 농촌에 거주하며 버섯재배를 주업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약품의 부작용이나 위험성에 대하여는 문외한이므로 막연히 ‘이상증세가 있으면 보건소에 나와 상담, 검진하라’고 이야기 하거나 혹은 위 약품에 첨부된 제약회사의 약품설명서에 그 부작용에 관한 일반적 주의사항이 기재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는 필요한 설명을 다하였다고 할 수 없다. 위와 같은 사정을 살피어 보면, 보건소 진료원이 원고에게 에탐부톨을 복용함에 있어 구체적으로 부작용의 발생가능성과 증상 및 대처방안에 대하여 제대로 설명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고 본 대법원의 판시는 정당한 것으로 보인다.
2005-10-20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제4조 소정의 금지청구에 있어 동법 제2조 제1호 (가)목 소정 표지
I. 판결 사안의 개요 소외 D 주식회사는 1984. 11. 경부터 ‘옥시크린’이라는 산소계 표백제를 제조ㆍ판매하기 시작하였는데, 이 제품이 크게 성공함에 따라 생활용품사업부를 독립시켜 1990. 12. 27. ‘옥시’를 상호로 포함하는 원고를 설립하였다. 원고가 설립된 이후에도 ‘옥시크린’제품의 매출액은 계속 증가하여 시장점유율이 매년 90%를 상회하였고, 다양한 매체에서 많은 광고를 하였으며 각종 수상을 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옥시크린’ 제품 외에도 전국에 걸쳐 생활용품 20여 종을 제조ㆍ판매하였는데 제품 모두에 상호를 표시하여 왔다. 이에 반해, 소외 P 주식회사는 1991. 3. 경부터 ‘옥시화이트’라는 산소계 표백제를 제조ㆍ판매하여 오다가 1995. 12. 30. 그 영업을 피고에게 양도하였고, 그 이후부터 피고는 ‘옥시화이트’ 제품을 제조ㆍ판매하여 왔다. II. 당사자의 주장 및 대상 판결의 요지 ‘옥시’라는 표장은 원고의 상호로서 국내에 널리 인식되어 있으므로 이를 포함한 상표를 산소계 표백제 제품에 사용하는 피고의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고 함) 제2조 제1호 (가)목 소정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해, 피고는, 부정경쟁방지법 소정의 표장의 주지성 구비 여부는 변론종결시가 아닌 침해표지의 사용 개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야 하는데, ‘옥시화이트’제품은 1990. 12. 27. 설립된 원고의 상호가 주지성을 획득하기 이전인 1991. 3. 경부터 제조ㆍ판매되기 시작한 것이므로 피고는 이른바 선의의 선사용자로서 부정경쟁방지법 소정의 부정경쟁행위를 한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대법원은 본 사안을 심리한 원심(서울고등법원 2002. 1. 9. 선고 2001나4332 판결)의 판단을 모두 수긍하면서 아래와 같이 판시하였다. 1.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에 의한 금지청구에 있어서 같은 법 제2조 제1호 (가)목 소정의 타인의 상호ㆍ상표 등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가 국내에 널리 인식되었는지의 여부는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임을 전제로 이 사건에 나타난 원고의 영업규모, 제품의 종류 및 내역, 판매액수, 광고 및 홍보활동의 방법 및 빈도, 원고가 그 상호를 사용한 기간 및 사용 태양 등에 비추어, 원심 변론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원고의 그 상호는 상품의 출처를 표시하는 상품의 표지로서 국내의 거래자 또는 수요자들 사이에 널리 알려져 있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 2.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 소정의 부정경쟁행위에 있어서는 ‘부정경쟁행위자의 악의’또는 ‘부정경쟁행위자의 부정경쟁의 목적’ 등 부정경쟁행위자의 주관적 의사를 그 요건으로 하고 있지 아니할 뿐더러 부정경쟁방지법상 선의의 선사용자의 행위를 부정경쟁행위에서 배제하는 명문의 규정이 없으므로, 가령 원고가 그 상호에 관한 주지성을 획득하기 이전부터 피고가 원고의 상호의 존재를 알지 못한 채 또는 부정경쟁의 목적이 없는 상태에서 ‘옥시화이트’ 상표를 사용하여 왔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상호가 주지성을 획득한 상품의 표지가 되었고, 피고의 그 상표가 주지된 원고의 상호와 혼동될 위험이 존재한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에서는 피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 소정의 부정경쟁행위를 구성한다는 취지로 판시한 원심은 정당하다. III. 대상판결 관련 주요 쟁점 및 논의 1.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 소정의 금지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한 요건으로서의 표장의 주지성 구비 여부에 대한 판단 시점 가. 대상판결 선고 이전 견해의 대립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 소정의 금지청구권과 제5조 소정의 손해배상책임, 제6조 소정의 신용회복청구권 등은 모두 부정경쟁행위의 존재를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고, 부정경쟁행위는 보호받고자 하는 표지가 주지성을 가짐을 요건으로 하므로 결국 위와 같은 청구를 하는 경우 당해 표지의 주지성이 전제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런데, 문제는 예를 들어 침해표지의 사용시점에는 주지성을 취득하지 못했던 표지가 추후 주지성을 취득하는 경우 주지성 구비 여부의 판단 시기를 어느 시점으로 할 것인지에 따라 금지청구권의 인용 여부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에 관하여는 법상 명문의 규정이 없어 논란이 되어 왔고, 일본도 사정이 동일하였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서는 우리나라나 일본에서 종래 사실심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事實審辯論終結時說과 침해표지의 사용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相對方標識使用時說이 대립되어 왔다. 사실심 변론종결시설은, ① 부정경쟁방지법 상의 보호를 받을만한 객관적 사실관계가 구비된 이상 보호를 하는 것이 법의 규범적 측면에서 바람직한 것이고, ② 주지표지에 대한 보다 넓은 범위의 보호를 하는 것이 부정경쟁방지법의 입법취지에도 맞는 해석이며 ③ 악의의 주지성 취득의 경우에는 굳이 상대방 표지사용시설을 택하지 않더라도 권리남용 등의 법리로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논거로 한다. 상대방 표지사용시설은 ① 주지성 구비 시점 이전부터 당해 표지를 사용하여 온 선의의 사용자가 있는 경우 ② 1심에서 패소판결을 받아 항소한 원고가 항소심 재판 도중 대대적인 선전광고 등을 하여 변론종결시까지 주지성을 구비하는 경우 ③ 선사용자가 특정 표지를 먼저 사용하고 있음을 알고도 당해 표지를 독점하기 위한 ‘악의’로 당해 표지에 대한 주지성을 형성한 경우(이른바 ‘악의의 주지성 취득’의 경우) 등에는 사실심변론종결시설에 의하면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는 점 등을 논거로 내세어 왔다. 일본의 법원은 한때 상대방표지사용시설을 택하기도 하고 사실심변론종결시설을 택하기도 하였는데, 소위 ‘어스팰트’ 사건에서 일본의 최고재판소는, 금지청구권 행사의 경우에 있어서는 사실심변론종결시에, 손해배상청구에 있어서는 상대방의 표지사용시부터 주지성이 구비되어야 한다는 판시를 하였다 (일본 최고재판소 1988. 7. 19. 판결). 대상 판결이 선고되기 이전, 우리나라의 학설 상으로는 사실심 변론종결시설에 따르는 견해가 보다 유력했던 것으로 보이고, 대법원은 이 문제에 관하여 명확한 입장을 밝힌 바 없으나, 하급심의 경우에는 상대방 표지사용시점설을 취하는 판결례도 있었고(광주고등법원 1999. 12. 16. 선고 99나662 판결, 부산고등법원 1999. 12. 1. 선고 98나888판결, 서울고등법원 1999. 4. 28. 선고 98나31417 판결), 사실심변론종결시설을 취한 판결례도 다수 있었다 (서울고등법원 1999. 8. 25. 선고 99나23507 판결 등). 나. 대상판결의 판시 내용 전술한 바와 같이 대상판결은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에 의한 금지청구에 있어서 같은 법 제2조 제1호 (가)목 소정의 타인의 상호ㆍ상표 등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가 국내에 널리 인식되었는지의 여부는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함으로써, 이 문제에 관한 종래의 논의에 종지부를 찍는 최초의 판례를 형성하였는데, 그 후다른 사건에서 대법원은 다시 한번 이러한 원칙을 확인하였다(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2다13782 판결). 2. 선의의 선사용권 항변 인정 여부 선의의 선사용권 항변이란, 부정경쟁방지법 상의 보호를 받고자 하는 표지가 주지성을 취득하기 이전부터 선의로 당해 표지를 사용한 선의의 선사용자에 대해서는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른 권리의 행사가 인정되어서는 아니되는 항변을 말한다. 즉, 주지 표지에 대한 권리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며, 다만 행사의 대상에 있어서 선의의 선사용자는 제외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부정경쟁방지법은 이를 인정하는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다(제12조). 그러나, 이러한 명문의 규정이 없는 우리 부정경쟁방지법의 해석으로도 이와 같은 항변을 인정할 수 있는지가 논의되어 왔다. 대상판결은 우리 부정경쟁방지법 하에서는 선의의 선사용권 항변을 별도로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을 최초로 확인하였다. IV. 결 어 대상판결은 법문상 명문의 규정이 없어 그간 논란이 있었던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에 의한 금지청구에 있어서의 같은 법 제2조 제1호 (가)목 소정의 표지의 주지성 구비 여부의 판단시점과 선의의 선사용권 항변 인정 여부에 대해 최초로 판단한 판례로서 큰 의미를 가지며, 이후 판례에서도 이러한 입장은 지지되고 있다. 브랜드의 가치가 나날이 중요시되는 거래계의 첨예한 이해관계에 따라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을 것이나 ① 산업재산권 법령 중 특허법 제103조, 실용신안법 제42조, 디자인보호법 제50조 등은 선의의 선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는데 반해, 상표법의 경우에는 상표가 가진 공익적 기능을 우선시하여 선등록 권리자를 절대적으로 보호하고 선의의 선사용자 보호에 대한 규정을 두지 않고 있는데, 우리의 부정경쟁방지법도 주지 표지가 가진 상품출처표시기능을 보호하고 소비자들의 상품 출처에 대한 오인ㆍ혼동을 예방한다는 공익적 관점에서 비록 선의의 선사용자라고 하더라도 그에 대한 예외적 보호를 할 수 없다는 의식 하에 일본과 달리 선의의 선사용자에 관한 보호규정을 두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② 부정경쟁행위를 금지하는 목적은 타인의 노력으로 획득한 상품 표지의 주지성에 편승하는 행위를 금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가사 선의로 당해 상품표지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어느 순간 상대방의 표지가 상대방의 노력에 기하여 주지성을 획득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자신이 사용해 오던 표지가 공중으로 하여금 상품 출처에 관한 오인이나 혼동을 야기하게 되면서 자의건 타의건 상대방 표지의 주지성에 편승하게 되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면, 그때부터는 사용을 중지하여야 하는 것이 부정경쟁방지법의 입법 목적은 물론 정의 관념에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보이며 ③ 대상판결은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에 의한 금지청구’에 있어서 표장의 주지성은 사실심 변론종결시점에 구비되면 족하다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을 뿐, 동법 제5조 소정의 손해배상 청구에까지 동일한 기준을 채택하겠다고 밝힌 것이 아니므로,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주지성이 인정되는 표장이라는 이유로 주지성을 취득하기 이전의 시점에까지 손해배상청구권이 소급 인정되는 부당한 경우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데다가 (표장이 주지성을 획득하지 못한 시점에는 부정경쟁행위 자체가 성립하지 않아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④ 악의의 주지성 취득의 경우에는 권리남용 등의 실정법상 법리로도 충분히 공평 타당한 해결을 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대상판결은 타당하다고 하겠다.
2005-08-29
군인 명예전역수당의 결정권자
Ⅰ. 대상판결 1. 사실관계 원고는 1968. 3. 1. 육군 소위로 임관하여 1997. 4. 소장으로 진급하였고, 1999. 11.경부터는 육군본부 ○○참모부장으로 근무하여 왔다. 원고는 2001. 9. 초와 2001. 10. 1. 두차례에 걸쳐 청와대와 국방부의 인터넷사이트에 육군의 편중인사 문제를 지적하는 내용의 글을 게재하였는바, 이로 인해 2001. 10. 8. 피고 육군참모총장에 의해 ○○참모부장에서 보직해임되었다. 그 후 원고는 2001. 10. 22. 전역지원서를 제출한 데 이어 2001. 10. 29. 피고(육군참모총장)에게 명예전역수당 지급신청서(이하, ‘이 사건 신청서’라 한다)를 제출하였다. 이에 국방부장관은 2001. 11. 6. 원고에 대하여 군인사법 제35조(원에 의한 전역), 제41조(퇴역)의 규정에 의하여 2001. 11. 10.자로 퇴역을 명하는 인사명령을 하였다. 원고는 2001. 10. 29. 육군참모총장에게 명예전역수당지급신청을 하였는데도, 국방부장관 및 육군참모총장이 이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러한 피고들의 부작위는 위법하다며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을 제기하였다. 2. 판결요지 1) 1심 판결요지는 첫째로 피고 국방부장관에 대한 청구부분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명예전역수당 지급신청만을 한 원고로서는 이에 대한 응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 피고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이를 다툴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피고 국방부장관이 명예전역신청에 대한 응답을 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하여 위 피고를 상대로 부작위위법확인을 구할 원고 적격은 없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소 중 원고의 위 피고에 대한 청구부분은 부적법하다”, 둘째로 피고 육군참모총장의 부작위 여부에 관하여는 “원고가 위 통지를 받은 이후인 2001. 10. 29. 이 사건 명예전역수당지급신청을 하였다면, 피고 육군참모총장으로서는 위 통지와 별도로 위 신청에 대하여 응답을 다시 하여 줄 법률상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피고 육군참모총장이 이에 대하여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있는 것은 법률상 응답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있는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03. 10. 21. 선고 2003구합9879). 2) 2심 판결요지는 첫째로 원고에게 명예전역 수당지급신청권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군인사법 제53조의2의 위임에 따른 군인명예전역수당지급규정 제2조 제1항 제1호, 제5조 등에 의하여 모든 명예전역수당 지급신청자에 대하여 위 수당지급신청서를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소장으로 전역하는 원고에게도 명예전역수당의 지급을 신청할 법규상의 권리가 있다 할 것이고, … 따라서 위 신청에 대하여 군인명예전역수당지급규정 제6조 및 제7조에 정한 기간과 절차에 따라 신청을 인용하는 적극적 처분 또는 각하하거나 기각하는 등의 소극적 처분을 하고, 이를 신청인에게 통지하여야 할 법률상 응답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둘째로 이 사건 신청이 중복신청인지 여부에 관하여는 “가사 피고의 주장과 같이 2001. 10. 24.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담당자가 ○○참모부 행정과장인 장△△ 대령을 통하여 원고에게 명예전역 부결 결정을 구두로 통지하였다 하더라도 명예전역 부결 결정과 같이 상대방 있는 행정처분에 있어서는, 달리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그와 같은 처분을 하였음을 그 상대방에게 서면으로 고지하여야만, 그 상대방에 대하여 그와 같은 행정처분이 있었다는 효력이 발생한다고 볼 것이므로(대법원 1996. 12. 20. 선고 96누9799 판결 등 참조) 원고에게 위 처분을 구두로 통지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원고에 대한 응답의무를 다한 것으로 볼 수 없어 원고의 이 사건 신청을 이미 응답을 받았음에도 중복하여 한 신청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 판시하면서 1심판결이 정당하다고 하였다(대상판결). Ⅱ. 명예전역수당지급제도 1. 의의 명예전역수당지급제도란 군인으로서 20년 이상 근속한 자가 정년 전에 자진하여 명예롭게 전역하는 경우에 예산의 범위안에서 명예전역수당을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군인사법 제53조의2). 이 제도는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하여 장기근속자에게 전역수당을 지급함으로써 조기전역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며, 국가공무원법 제74조의2에 규정된 국가공무원 명예퇴직제도를 군인사법에 도입한 것이다(졸저, 군인사법, 법률문화원, 2004. 780면). 명예전역은 재직기간과 신청기간이 특별히 제한되어 있고 또한 본인의 신청이 있더라도 임용권자의 엄정한 심사행위가 수반된다는 측면에서 원에 의하는 전역과 다르며 또한 일정한 사유나 요건의 성립으로 당연히 효력이 발생하는 정년전역과 달리 요건과 함께 일정한 법적 절차가 중시된다는 점에 특성이 있다. 2. 제도의 취지 군인사법에서는 네가지 경우에 명예전역수당을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첫째로 군인사법 제53조의2 제1항의 일반적 명예전역수당 지급제도는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하여 장기근속자에게 전역수당을 지급함으로써 조기전역을 유도하자는 데 그 입법 취지가 있다. 둘째로 군인사법 제53조의2 제2항의 병과장 명예전역수당지급제도로 병과장이 그 직 및 유사직위의 보직을 마치고 정년 전에 군인사법 제21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당연전역되는 경우에는 지급할 수 있다. 셋째로 군인사법 제53조의2 제2항의 임기제 진급자 명예전역수당지급제도는 인력운용상 필요하거나 전문인력을 필요로 하는 분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직위에 보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임기를 정하여 1계급을 진급시킬 수 있고 이러한 자의 임기는 2년으로 하고 그 임기가 만료되는 경우에는 전역되므로 이러한 경우에도 명예전역수당을 지급하기 위한 것이다. 넷째로 군인사법 제8조 제4항 또는 제5항의 규정에 의하여 정년보다 단축된 정년으로 명예전역하는 군인에게도 명예전역수당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3. 절차 군인의 명예전역수당지급절차는 군인명예전역수당지급규정(2001.3.27. 대통령령 제17158호), 명예전역수당지급업무처리지침〔국방부인관33145-1378(1995.9.7)〕(이하 “지침”이라 함)에 규정되어 있으며, ①지급신청 ②지급대상자의 심사 · 결정 ③지급대상자의 통지 ④수당지급대상자의 전역원 제출순으로 이루어진다. 수당을 지급받고자 하는 자는 수당지급 신청기간 내에 수당지급신청서를 소속부대의 장을 거쳐 각군 참모총장에게 제출하여야 하며(지침 제4조), 각군 참모총장은 수당지급신청서를 받은 때에는 신청기간 경과 후 30일 이내에 이를 심사하고, 수당지급대상자를 선정하여 국방부장관에게 추천하여야 한다(지침 제3조). 국방부장관은 각군 참모총장으로부터 수당지급대상자의 추천을 받은 때에는 각군 간의 균형을 고려하여 수당지급대상자를 최종적으로 심사 · 결정한다(군인명예전역수당지급규정 제6조). 국방부장관은 수당지급대상자를 결정한 때에는 결정일로부터 10일 이내에 그 결과를 각군 참모총장에게 시달하여야 하고, 그 시달을 받은 각군 참모총장은 … 신청인에게 통지하여야 한다(동규정 제7조). 수당지급을 통지 받은 자는 그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소속부대의 장에게 전역원을 제출하여야 한다(동규정 8조). Ⅲ. 판결의 쟁점 군인의 명예전역수당 지급 여부에 대한 결정권자는 누구인가? 각군 참모총장이 아니라 국방부장관에게 결정권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첫째로, 군인명예전역수당지급규정(2001. 3. 27. 대통령령 제17158호) 제6조 제1항의 “각군 참모총장은 수당지급신청서를 받은 때에는 30일 이내에 이를 심사하고, 수당지급대상자를 선정하여 국방부장관에게 추천하여야 한다”라는 규정과 동조 제3항의 “국방부장관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각군 참모총장으로부터 수당지급대상자의 추천을 받은 때에는 … 수당지급대상자를 최종적으로 심사 · 결정한다”라는 규정에 의하면 각군 참모총장은 추천권자이고 최종적 심사 · 결정권자는 국방부장관임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 대법원은 공무원이 아닌 일반 기업체의 명예퇴직에 관하여「명예퇴직이란 근로자가 명예퇴직의 신청(청약)을 하면 사용자가 요건을 심사한 후 이를 승인(승낙)함으로써 합의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라고 하여 명예퇴직은 청약과 승낙에 의한 근로관계의 합의해지로 보고 있다(대법원 2000. 7. 7. 선고 98다42172 판결). 그러나 공무원의 경우에는 일반 퇴직과 다른 명예퇴직이라는 별개의 퇴직제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 퇴직하는 공무원 중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 그 신청에 따라 심사를 하여 명예퇴직수당이라는 별도의 수당을 지급하는 것일 뿐이므로 그 퇴직 자체를 청약과 승낙에 의한 근로관계의 합의해지라고 보기는 어렵다(김영천, “20년 이상 근속한 지방공무원이 명예퇴직수당 지급대상자로 확정되기 전에 그 명예퇴직수당 채권에 대하여 압류할 수 있는지 여부”, 대법원판례해설(통권 제38호). 2002. 339면). 그렇다면 군인의 명예전역수당지급에 대한 결정권자는 군인에 대한 전역권자가 누구이냐에 따라서 결정되어져할 문제인 것이다. 군인사법 제43조에는 “장교…의 전역은 임용권자가 행한다”라고 하여 임용권자가 전역권자임을 규정하고 있고, 군인사법 제13조에는 “장교의 임용은 참모총장의 추천에 의하여 국방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행한다. 다만 대령 이하의 장교에 대하여는 임용권자의 위임에 의하여 국방부장관이 행할 수 있으며…”라고 하여 임용권자를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의하면 장관급 장교에 대하여는 각군 참모총장은 전역권자가 아님을 알 수 있다. 한편 장관급장교에 대하여는 임용권자가 대통령이 되며, 또한 전역권자도 임용권자인 대통령이 될 것이나, 위 군인명예전역수당지급규정에 의거하여 명예전역수당지급 결정에 관하여는 국방부장관에게 위임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내부위임된 경우 전역권자가 누구인가에 대하여는 서울고법 1992.12.23. 92구12478, 서울고법 1993.1.26. 92구14955 판례참조). Ⅳ. 평석 대상판결의 1심재판에서는 “관계 법령을 검토하여 보더라도 명예전역수당 지급신청절차 및 이에 대한 지급여부 결정에 대한 규정과 별도로 명예전역신청절차 및 이에 대한 결정이 존재한다고 볼 만한 규정은 보이지 아니하고, 원고의 피고 육군참모총장에 대한 명예전역수당 지급신청으로써 피고 국방부장관에 대한 명예전역신청도 아울러 이루어졌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명예전역수당 지급신청만을 한 원고로서는 이에 대한 응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 피고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이를 다툴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피고 국방부장관이 명예전역신청에 대한 응답을 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하여 위 피고를 상대로 부작위위법확인을 구할 원고 적격은 없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소 중 원고의 위 피고에 대한 청구부분은 부적법하다 할 것이다”라고 하면서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부작위위법소송을 제기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최근에 서울행정법원 2004. 12. 23. 선고 2004구합12100 명예전역부적합처분취소소송에서 원고는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위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재판부는 2004. 11. 4. 피고를 국방부장관에서 육군참모총장으로 피고 경정결정을 하였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군인명예전역수당지급규정 제6조의 규정, 군인명예전역은 원에 의한 전역과는 다른 별개의 전역제도가 아니라 전역하는 군인 중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 그 신청에 따라 심사를 하여 명예전역수당이라는 별도의 수당을 지급하는 것일 뿐이므로 명예전역수당의 결정권자는 국방부장관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2005-02-14
금융기관의 파산절차상 상계권 행사와 남용
1. 사안의 개요 신용협동조합의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은 1999. 4. 7. 경부터 같은 달 16.까지 대구태평신용협동조합(이하 "태평신협"이라 함)의 재산에 대한 실사를 하였으며, 같은 달 24. 자로 태평신협의 부실대출액이 자기자본의 2배를 초과한다는 이유로 피고 조합에 대하여 경영지도를 실시, 예금등 지급정지를 명하였고, 결국 태평신협은 1999. 6. 경 파산신청을 하여 1999. 7. 9. 파산선고를 받았다. 한편, 태평신협은 금융감독원의 자산실사가 있기 하루 전인 1999. 4. 6. 금 500,000,000원을, 그 후 같은 달 13. 금 169,000,000원을 대구은행에서 인출하여 예탁금상환준비금 명목으로 합계 금 669,000,000원을 피고 신용협동조합중앙회(이하 "피고 신협중앙회"라 함)에게 예탁하였고, 피고 신협중앙회는 1999. 5. 11. 자신이 태평신협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대출금 채권 금 46억원을 자동채권으로 하고, 위 예탁원리금과 기존의 예탁원리금을 합한 반환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대등액에서 상계하였다. 2. 대상판결의 요지 대상판결은 태평신협의 파산관재인인 원고의 상계주장에 대하여 신용협동조합법 및 동법 시행령 등에 상환준비금으로 예탁된 채권에 대하여 상계를 금지하는 규정이 없고, 신용협동조합법 제43조 제2항에 의하여 금융감독위원회가 상환준비금의 운용 및 운용수익의 처분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한 상호금융감독규정 제6조의3 제1항제1호에 의하여 중앙회에 예치한 상환준비금을 조합에 대한 대출의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등을 종합하면, 상환준비금으로 예탁된 채권에 대하여 중앙회가 당해 조합에 대한 대출채권으로 상계를 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보았다. [연구] I. 破産과 相計 1. 상계의 담보적 기능과 파산채권의 개별행사 금지의 원칙 상계라 함은 채무소멸의 한 원인으로써 쌍방이 서로 상대방에 대하여 동종을 목적으로 한 채무를 부담한 경우에 그 쌍방의 채무를현실로 변제함이 없이 대등액에 관하여 상계할 수 있다(민법 제492조). 상계제도는 마치 상대방의 채권에 유치권이나 질권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이 유사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담보물권과는 달리 그 존재를 공시하는 방법이 없고 그 실행방법도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에 의하여 이루어지기 때문에 상계권자가 아닌 다른 채권자들에게 손해를 입힐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파산채권자와 상계권자 사이의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 즉, 파산채권의 개별행사금지원칙의 예외로써 상계권을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 것인지 여부에 달려 있다. 2. 파산절차상 상계 파산채권은 파산절차에 의하지 않고는 파산채권을 행사할 수 없음(파산법 제15조)에도 파산법 제89조는 "파산채권자가 파산선고당시에 파산자에 대하여 채무를 부담하는 때에는 파산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상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파산채권의 개별행사금지원칙의 예외로 파산채권자가 파산자에 대하여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경우에는 파산절차에 의하지 않고 상계를 할 수 있다. 파산절차가 진행 중인 동안에도 상계권 행사가 가능하고, 파산관재인에 대하여 재판상 또는 재판 외에서의 의사표시로 할 수 있다. 또한, 회사정리법(동 법 제162조 제1항)과는 달리 파산법상 별도의 제한은 없으므로 파산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언제나 허용된다고 해석된다. 즉, 상계의 담보적 기능이 가장 잘 발휘되는 것이 바로 채무자가 파산한 경우라고 할 수있다. II. 금융기관의 파산과 상계권 남용 현행 파산법은 파산채권의 개별행사금지원칙의 예외로써 일정한 경우 상계권 행사가 가능하다. 한편, 오늘날 상계는 주로 금융거래에서 대출채권의 담보로서 대출채권을 회수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예가 가장 많다. 그런데, 금융산업의구조개선에관한법률(이하 "금융산업구조개선법"이라 함) 및 예금자보호법의 적용 대상인 부보금융기관들이 파산절차에서 상계를 하는 경우, 단순히 파산절차상 문제 뿐 아니라 아래에서 살펴보는 것과 같이 금융산업구조개선법 및 예금자보호법의 목적도 아울러 고려해야 하지 않는가라는 문제를 제기해 본다. 이와 관련하여상계권 행사 남용 판단을 어떻게 할 것인가도 검토해보고자 한다. 1. 예금자보호법 : 예금자보호제도 금융은 미래에 약속한 현금흐름을 지급한다는 계약 성격 및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기반으로 거래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특성을 담보하기 위한 예금자보호법상 대지급제도는 예금자보호와 금융안정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 즉, 예금자보호법(과 동일한 목적을 위하여 제정된 다른 법들 포함)에 의하여 부보금융기관들은 일정 비율의 보험료를 예금보험공사에 납부하고, 특정 부보금융기관이 파산 또는 계약이전을 하는 경우에 예금자들에게 대지급을 하게 된다. 예컨대 금융기관의 사업 일부를 계약이전 시키고 나머지에 대하여 파산시키는 경우, 파산채권자들이 상계권 행사를 되면 그에 상당하는 정도로 자금지원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 따라서, 금융기관이 파산하여 파산채권자들이 상계권 행사를 하는 경우에는 상계권 남용의 문제를 좀더 신중하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2. 금융산업구조개선법 : 계약이전과 상계 금융산업구조개선법상 부실금융기관 사업의 일부가 다른 금융기관에 계약이전 되고 부실금융기관은 파산되는 경우, 부실금융기관에 대한 채권자의 대출금 채무가 계약이전 인수 금융기관에 양도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부실금융기관의 파산선고 전에 부실금융기관의 채권자들이 부실금융기관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채권과 인수 금융기관으로 양도된 대출금 채무와 상계가 가능한지 문제가 된다. 즉, 현행 민법 체계상 채권양도가 이루어진 경우에도 채무자는 양도인에 대한 채권으로 양수인과 상계가 가능한가의 문제와 연결된다. 학설의 경우 ① 양도의 통지가 있었을 당시에이미 상계할 수 있는 원인이 있었던 경우에는 그 당시에는 상계적상에 있지 않더라도 그 후에 상계적상이 생기면 채무자는 양수인에 대하여 상계로 대항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입장(다수설)과, ② 법의 명문이 없이 상계항변을 허용하면서 그 범위를 너무 확대하여 채무자를 보호하게 되는반면, 채권을 양수받은 양수인의 이익은 전혀 고려되지 않는 불합리한 점이 있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채무자의 상계항변을 부정하는 것이 옳다고 해석하는 입장의 대립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직접적으로 관련된 판례는 없으나 채무자가 채권양도의 승낙을 한 경우에 관하여 대법원 1999. 8. 20. 선고 99다18039 판결은 "채무자가 양도인에게 이의를 보류하지 아니하고 승낙을 하였다는 사정이 없거나 또는 이의를 보류하지 아니하고 승낙을 하였더라도 양수인이 악의 또는 중과실의 경우에 해당하는 한, 승낙 당시 이미 상계를 할 수 있는 원인이 있었던 경우에는 아직 상계적상에 있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후에 상계적상이 생기면 채무자는 양수인에 대하여 상계로 대항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 위의 판례의 취지 및 다수설의 입장을 정리하여 보면 채권양도의 통지가 있었을 당시에 이미 상계를 할 수 있는 원인이 있었던 경우 채권양도 통지 시에는 상계적상에 있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후에 상계적상이 생기면 채무자는 양수인에 대하여 상계로 대항할 수 있다고 해석된다. 그런데, 이와 같이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의 일환인 계약이전으로 인하여 채권의 양도가 일어나고 상계권자가 상계권을 행사하는 경우, 결국 상계권 행사에 상응하여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도 상계권 행사를 어느 정도까지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4. 상계권 남용의 판단 파산법 제95조의 상계금지규정에 해당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상계권 행사에 관하여는 그 행사의 남용 여부가 문제된다. 상계권 남용과 관련하여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59481 판결은 "당사자가 상계의 대상이 되는 채권이나 채무를 취득하게 된 목적과 경위, 상계권을 행사함에 이른 구체적 개별적 사정에 비추어,그것이 위와 같은 상계 제도의 목적이나 기능을 일탈하고, 법적으로 보호받을 만한 가치가 없는 경우에는,그 상계권의 행사는 신의칙에 반하거나 상계에 관한 권리를 남용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함이 상당하고, 상계권 행사를 제한하는 위와 같은 근거에 비추어 볼 때 일반적인 권리 남용의 경우에 요구되는 주관적 요건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고 판시하고 있다. 상계는 우선 간이 변제수단으로서의 기능과 담보수단으로서의 기능이 있다. 이러한 상계의 담보기능(우선변제적 기능)은 당사자들이 대립하는 채권을 가지고 있으면 통상적으로 상대방의 자력 여하에 상관없이 서로 채권의 만족을 얻을 수 있다는 신뢰(소위 "상계기대")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것에 근거한다. 하지만, 상계의 위와 같은 담보적 기능은 상계자에게 사적인 강제집행이 허용된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바, 특히 제3채무자의 반대채권은 공시되지도 않으므로 이해관계인으로서는 예상하지 못한불이익을 입게 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상계의 담보적 기능은 간이 변제수단 기능에 부수적인 것으로서 이를 무한정 인정할 것은 아니며, 압류채권자를 포함하는 다른 채권자들이나 채권양수인 등 이해관계인의 정당한 이익을 고려하여 이에 적절한 제한을 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III. 맺음말 : 대상판결에서 고려해야 할 점 본건 대상판결은 피고 신협중앙회가 상계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이를 금지하는 규정이 없고 달리 제한할 사유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 신협중앙회의 상계권 행사가 정당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첫째, 대상판결은 상계의 담보적 기능을 강조한 판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상계자에게 사적인 강제집행을 허용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파산절차에 얽힌 다른 이해관계인들의 예상하지 못한 불이익을 입게 된다는 측면을 소홀하게 여겼다고 볼 수 있다. 둘째, 대상판결은 금융기관이 파산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법제도적 측면을 간과하였다.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금융기관이 파산하는 경우, 파산채권자들이 상계권 행사를 되면 그에 상당하는 정도로 (공적)자금이 더 투입되어야 한다. 따라서, 금융기관들의 파산으로 인하여 상계권 행사를 하는 경우 단순히 파산법상 상계권 제한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제도적 측면 및 기타 구체적 · 개별적 사정들을 고려하여 상계권 남용 여부를 좀 더 신중하게 고려하였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상계의 담보적 기능을 강조하여 파산채권자들의 상계권 행사를 광범위하게 인정하게 되는 경우, 결국은 파산재단의 감소를 초래하게 됨에 따라 다른 파산채권자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대두된다. 즉, 파산채권은 파산절차에 의하지 않고는 행사할 수 있음 원칙이라는 점 및 상계의 담보적 기능은 간이 변제수단 기능에 부수적인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파산채권자들의 상계권 행사의 범위를 제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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