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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평석
판결전문
위장납입의 형법상 죄책
I. 사건의 개요와 논점 피고인은 유상증자금 300억 7000만원을 일괄 납입·예치하고, 그 은행으로부터 주식납입금보관증명서를 발급받은 다음, 위 회사 우선주 유상증자를 마친 후, 다음날 증자대금으로 납입한 300억 7000만원을 직접 인출해간 방법으로 위 회사의 증자 대금의 납입을 가장하였다. 그리고 피고인은 또한 주금을 가장납입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법무사를 통해 정을 모르는 등기공무원에게 주금납입보관증명서 등 유상증자등기에 필요한 관계 서류를 제출하게 하였고, 등기공무원으로 하여금 위 회사의 발행주식 총수 및 자본의 총액에 대한 허위사실의 등기를 경료하게 하여 공정증서원본인 상업등기부에 불실의 사실을 기재하게 하고, 같은 일시, 장소에서 위 등기 공무원으로 하여금 위와 같이 불실의 사실이 기재된 상업등기부를 비치하게 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이미 법인의 소유의 돈으로서 회사의 운영을 위하여 사용되어야 할 돈에 대해, 보관하는 것을 기화로 다음날 그 돈을 법인의 업무와 아무런 관계없는 용도인 채무변제에 사용하기 위하여 법인계좌에서 인출하여 300억 7000만원을 횡령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 사건의 쟁점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상법 제628조의 납입가장죄가 성립하는지 여부, 둘째 위장납입을 한 후 발급받은 주금납입보관증명서를 공무원에게 제출하여 상업등기부에 등기하게 하고 이를 비치한 것이 공정증서불실기재죄(형법 제228조) 및 동행사죄(제229조)에 해당하는지 여부, 셋째 위장납입한 돈을 인출하여 회사의 업무가 아닌 위장납입시의 채무변제를 위해 사용한 경우 업무상횡령죄(형법 제 356조 제1항,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제3조)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이다. 평석대상 전원합의체 판결은 두 번째와 세 번째 쟁점에서 다수의견과 반대의견이 갈렸던 바, 이 차이를 중점으로 검토하기로 한다. II. 상법상 납입가장죄의 성부 가장납입이란 회사를 설립함에 있어서 주금이 납입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납입이 있는 것처럼 가장하여 발기인이 설립등기를 하는 회사범죄의 일종이다. 가장납입 중의 한 형태인 위장납입(=‘견금’)은 발기인이 보관은행 외의 제 3자로부터 금전을 차입하여 주금액을 납입하고, 설립등기를 마친 후 이를 즉시 인출하여 차입금을 변제하는 유형을 말한다. 판례는 견금 등의 행위에 대하여 “납입가장죄는 회사의 자본충실을 기하려는 법의 취지를 유린하는 행위를 단속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므로, 당초부터 진실한 주금납입으로 회사의 자금을 확보할 의사 없이 형식상 또는 일시적으로 주금을 납입하고 이 돈을 은행에 예치하여 납입의 외형을 갖추고, 주금납입증명서를 교부 받아 설립등기나 증자등기의 절차를 마친 다음 바로 그 납입한 돈을 인출한 경우에는, 이를 회사를 위하여 사용하였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의 자금이 늘어난 것이 아니어서, 상법 제628조의 납입가장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하고 있다(대판 1982.4.13. 선고 80도537판결; 대판 1993.8.24, 93도 1200판결). 학계의 통설 역시 가장납입을 한 사안에 대하여 납입가장죄를 인정하고 있다. 대상판결은 이러한 입장을 확인하면서도, 당해 사안에서는 피고인이 회사를 위해서 자본금을 사용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데 원심이 이에 대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채증법칙을 위반하였다고 판시하였다. III. 상법상 납입가장죄와 별도로 형법상 공정증서부실기재죄·동행사죄의 성립 여부 공정증서불실기재죄란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신고를 하여 공정증서원본 등에 부실의 사실을 기재하게 하는 것이다. 사안에서의 문제가 되는 상업등기부는 상법에 의하여 등기할 사항을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여 법원이 등기하게 하는 장부로서, 등기된 사항은 상법상의 여러 효력을 부여받게 되는 바, 권리의무관계를 증명하는 공정증서원본의 일종임은 분명하다. 문제는 가장납입을 한 것이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신고를 한 것인지 여부이다. 대상판결의 다수의견은 “회사를 위하여 사용하였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실질적으로 회사의 자본이 늘어난 것이 아니어서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와 불실기재공정증서원본행사죄가 성립하고, 다만 납입한 돈을 곧바로 인출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인출한 돈을 회사를 위하여 사용한 것이라면 자본충실을 해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주금납입의 의사 없이 납입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하여 기존의 판례와 동일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반면 반대의견은 “견금 방식의 가장납입의 경우에도 납입으로서의 효력을 인정하는 종래 대법원의 견해를 따르는 한 납입이 완료된 것은 진실이고, 따라서 등기공무원에 대하여 설립 또는 증자를 한 취지의 등기신청을 함으로써 상업등기부원본에 발행주식의 총수, 자본의 총액에 관한 기재가 이루어졌다 할지라도 이를 두고 ‘허위신고’를 하여 ‘불실의 사실의 기재’를 하게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여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동행사죄가 성립할 여지가 없다고 판시한다. 판례의 다수의견은 가장납입의 경우 실질적으로 자본이 늘어난 것이 아니어서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와 불실기재공정증서원본행사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하는데, 이러한 논리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위장납입을 한 경우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와 불실기재공정증서원본행사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서는 먼저 위장납입이 유효한지에 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납입이 유효하다고 하다면, “당사자들의 합의 없이 이루어진 소유권이전등기라도 하더라도 민사실체법상의 권리관계에 부합하는 유효한 것이라면 이를 부실등기라고 할 수 없다.”(대판 1980.12.9. 선고, 80도1323판결)는 판례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에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와 불실기재공정증서원본행사죄의 성립이 부정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법원은 상법학계의 통설인 ‘납입무효설’과는 달리, “위장납입은 금원의 이동에 따른 현실의 불입이 있는 것이고, 주금납입의 가장수단으로 이용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주관적 의도에 불과하고, 이러한 내심적 사정은 회사의 설립이나 증자와 같은 집단적 절차의 일환을 이루는 주금납입의 효력을 좌우할 수 없다.”고 판시하여 일관되게 ‘납입유효설’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대판 1983.5.24 선고 82누522 판결). 그 결과 납입가장죄와 별도로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동행사죄가 성립하다는 다수의견은,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유효한 것을 부실의 등기라고 보지 않고, 위장납입의 유효성을 인정하는 기존의 판례와 긴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점에서 반대의견의 입장이 ‘납입 유효설‘을 취하는 이전의 판례와 논리가 일관된다. 그리고 상사법적으로 유효한 행위를 형법적으로 통제한다는 것은 법질서의 통일성이나 형법의 보충성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에 타당하지도 않다(단, 학계 통설에 따라 ‘납입무효설’을 취할 경우에는 공정증서원본부실기재죄의 ‘부실’을 주장할 근거가 더욱 강해질 것이다). IV. 업무상횡령죄의 성부 이 사안에서 피고인은 위장납입의 형태로, 돈을 회사에서 인출하여 제3자의 채무를 갚는데 사용하였다. 피고인의 이 행위가 업무상횡령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먼저 대법원의 다수의견은 타인으로부터 금원을 차용하여 주금을 가장납입한 직후 이를 인출하여 차용금변제에 사용한 경우 상법상의 납입가장죄와 별도로 회사재산의 불법영득행위로서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시한 이전의 대법원 1982. 4. 13. 선고 80도537 판결, 2003. 8. 22. 선고 2003도2807 판결 등을 변경하기로 결정한다. 즉, 다수의견은 이 경우 “피고인에게 회사의 돈을 임의로 유용한다는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고, 이러한 관점에서 상법상 납입가장죄의 성립을 인정하는 이상 회사 자본이 실질적으로 증가됨을 전제로 한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여 업무상횡령죄의 성립을 부정한 것이다. 이에 반하여 소수의견은 “주금납입과 동시에 그 납입금은 회사의 자본금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의 기관이 이를 인출하여 자신의 개인 채무의 변제에 사용하는 것은 회사에 손해를 가하는 것이 될 뿐만 아니라 불법영득의사의 발현으로서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라고 파악하면서, 위장납입이 유효한 이상 납입금은 이미 회사의 재물로서 타인의 재물이 되며, 따라서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한다고 설시하고 있다. 생각건대, 대법원이 위장납입의 유효성을 확고하게 인정하고 있는 한, 위장납입으로 회사에 주금이 입금 되었다면 바로 그 주금은 타인의 재물로 되며, 타인의 재물을 임의로 유용하여 빼가는 경우 불법영득의사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 논리적이다. 그리고 반대의견이 지적한대로 납입행위 이후 반환행위 이전에 회사의 채권자가 주금 납입금에 관한 회사의 예금채권에 대하여 압류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자면, 납입의 사법적 효력을 인정하되 그와 별도로 납입금을 인출하여 제3자에게 변제하는 행위를 횡령행위로 보는 것이 가장납입을 전후한 당사자 간의 법률관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V. 맺음말 전원합의체 판례의 다수의견은 ‘납입유효설’을 취하는 기존의 대법원의 판례와 논리적으로 충돌한다. ‘납입유효설’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가장납입행위는 상법상 납입가장죄와 형법상 업무상횡령죄로 의율되는 것이 옳고,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와 불실기재공정증서원본행사죄의 성립은 부정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단, 상법학계의 ‘납입무효설’을 취할 경우에는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와 불실기재공정증서원본행사죄가 성립하고 업무상횡령죄의 성립은 부정되는 결론이 논리적일 것이다.
2005-11-07
의사 설명의무에 있어서 설명의 범위
Ⅰ. 사건의 개요 및 법원판단의 경과 1. 사건의 개요 원고는 1994. 2. 24. 보건소에서 폐결핵 판정 및 결핵약 복용처방을 받고 보건소 결핵실 담당 의사로부터 결핵환자에게 일반적으로 처방되는 아이나, 에탐부톨(EMB), 피라진아미드, 리팜피신의 4가지 약품을 한 달 단위로 교부받아 복용하기 시작하였다. 원고는 복용후 4개월 후 시신경염(의증)의 진단을 받았고 에탐부톨의 복용 중지에도 불구하고 시력이 회복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장애 3급 1호‘의 판정을 받았다. 2. 원심의 판결요지 보건소 결핵담당 의사들로서는 결핵환자에 대한 보건소 의료진으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한편 의사 등 의료 종사자에게 요구되는 의료행위에 수반되는 부작용 등의 설명의무는 그것이 당해 의료행위로 인하여 예상되는 위험이 아니거나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예견할 수 없는 위험인 경우에까지 요구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인데, 위 의사는 결핵환자에 대한 보건소 의료진으로서 당시의 의료수준과 여건하에서 요구되는 설명의무를 다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시각이상 등 그 복용 과정에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중대한 부작용을 초래한 우려가 있는 약품을 투여함에 있어서 그러한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 및 그 경우 증상의 악화를 막거나 원상으로 회복시키는 데에 필요한 조치사항에 관하여 환자에게 고지하는 것은 약품의 투여에 따른 치료상의 위험을 예방하고 치료의 성공을 보장하기 위하여 환자에게 안전을 위한 주의로서의 행동지침의 준수를 고지하는 진료상의 설명의무로서 진료행위의 본질적 구성부분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이때 요구되는 설명의 내용 및 정도는, 비록 그 부작용의 발생가능성이 높지 않다 하더라도 일단 발생하면 그로 인한 중대한 결과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를 환자 스스로 판단, 대처할 수 있도록 환자의 교육정도, 연령, 심신상태 등의 사정에 맞추어 구체적인 정보의 제공과 함께 이를 설명, 지도할 의무가 있고, 결핵약인 ‘에탐부롤’이 시력약화등 중대한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이상 이를 투약함에 있어서 그 투약업무를 담당한 의사등은 위와 같은 부작용의 발생가능성 및 구체적 증상과 대처방안을 환자에게 설명하여 줄 의료상의 주의의무가 있고 그 설명은 추상적인 주의사항의 고지나 약품설명서에 부작용에 관한 일반적 주의사항이 기재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고 환자가 부작용의 증세를 자각하는 즉시 복용을 중단하고 보건소에 나와 상담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판시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Ⅱ. 평석 1. 문제의 제기 의사의 치료행위는 일반적으로 환자의 신체에 대한 침습을 포함하는 것이므로 이것이 정당한 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의술적 적정성과 의학적 적응성을 갖추어야 함은 물론 환자의 유효한 동의를 얻어야 하고, 의사는 환자의 유효한 동의를 얻기 위하여 질병의 종류, 내용 및 그 치료방법과 이에 따른 위험에 관하여 적절하고 충분한 설명을 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이러한 설명의무는 환자는 단순히 의사로부터 치료를 받는 객체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주체적인 존재라는 인식에 근거를 두고 있다. 오늘날 의료관계에서 의사에게 요구되는 설명의무는 환자보호를 우선 하는 의료직의 윤리로서 고양되고 있으며, 헌법 제10조의 기본적 인권보장에 의해 뒷받침되는 법규범적 요청이다. 대상판결은 의사가 환자에게 부담하는 설명의무에 있어서 그 설명을 어느 정도 범위 까지 하여야할 것인가에 대하여 기존의 판례를 답습하는 한편 하나의 구체적 예시를 제시하였다. 2. 의사의 주의의무 의료과오(醫療過誤)로 인한 법적책임에는 의사의 과실을 요건으로 하는 데, 그 과실 판정의 기초가 되는 것은 의사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注意義務)이다. 의료과오사건에 있어서의 의사의 과실은 결과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발생을 예견하지 못하였고, 그 결과발생을 회피할 수 있었슴에도 불구하고 결과발생을 회피하지 못한 과실이라는 예견의무와 회피의무의 이중구조로 되어있다(대법원 1984. 6. 12. 선고 82도3199 판결). 한편, 의사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의 기준은 진료당시의 이른바 임상의학(臨床醫學)의 실천에 의한 의료수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1997.2.11.선고 96다5933 판결). 3. 의사의 설명의무 가. 설명의무의 도입동기 의료분쟁의 요체는 회사가 의료과오를 범하였느냐의 여부에 달려있으나, 그 과실의 입증은 역시 의료전문가인 의사의 도움을 받아야 가능한 것인데, 의사들 사이에 흐르고 있는 동료의식으로 환자측에서 의사의 과실을 입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었다. 이러한 의료현실에 직면하여 의사의 전단적 의료행위로부터 환자의 권리를 보호하고자 하는 사상이 대두하게 됨에 따라 의사의 설명의무와 환자의 승낙권이 각국에서 여러 측면에서 논의되기 시작하였는데 각국의 판례의 태도는 다소 차이는 있으나 의사가 치료에 임하여 환자의 승낙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 대하여는 이를 모두 수용하고 있다. 나. 설명의무의 법적성질 설명의무의 연혁을 고려해보면, 이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의 실행에 도움을 주도록 의사에게 특별히 지워진 의무임을 알 수 있고, 따라서 의사의 설명의무는 자기의 독립적인 목적을 추구하는 의무이며, 의사측의 주된 給付義務인 진료의무를 보다 완전하게 이행하는 데에 이바지할 뿐 어떤 독립적 목적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의사의 의료행위상의 주의의무와는 구별되므로 주된 급부의무인 진단 및 치료의무와 병존하는 獨立的 附隨義務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 설명의무의 내용 (1) 설명의 주체와 상대방 설명은 處置醫師가 직접 환자에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예외적이고 어려운 수술이어서 의사와 환자 사이의 신뢰관계가 중요시되는 경우에는 수술 의사가 직접 설명하여야 할 것이다. 의사가 설명을 할 상대방은 당해 의료행위에 대하여 동의할 자로서 원칙적으로 患者 자신이 되며, 따라서 어떤 의사도 환자와 의논하지 아니하고 그의 친족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질병 및 의료처치에 대하여 설명하고 그들로부터 동의를 기대하거나 그들에게 동의를 위임받도록 할 권리가 없다. 설명의 상대방으로서의 환자에게 행위능력까지는 요구되지는 않으나, 완전한 의사능력 즉 자신의 결정의 의미와 효과를 인식할 수 있는 辨識力은 갖춰야 하고, 그러한 경우에만 그 설명은 유효하게 된다. (2) 설명의 시기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설명은 적시에, 즉 환자가 자신의 인식능력과 결정능력을 완전히 가지고 있고, 행하여질 의료침습시까지 상당한 고려기간이 남아있는 시점에서 행하여져야 한다. 원칙적으로 代案的인 經過豫後(Verlaufsprognosen)를 형량하여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과 의논하고 충분히 숙고한 후 결정할 시간이 환자에게 주어지면 된다 하겠다. (3) 설명의 방법 설명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것이어야 하나 동의와 마찬가지로 어떤 특정한 형식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설명은 환자의 연령과 교육 정도에 맞춰서 이해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며, 일방적이어서는 안되고 환자 쌍방의 대화이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취하여진 설명서 또는 동의서에 대한 서명은 환자가 그것을 읽고 이해하였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며 단지 서명에 앞서 치료 내지는 수술과 그것의 발생 가능한 결과에 대한 대화가 나누어 졌다는 사실에 대한 정황이 될 수 있을 뿐이다(대법원 1994. 11. 25. 선고 94다35671 판결). 라. 설명의무위반의 입증책임 설명의무 위반의 입증책임에 대하여 의사가 부담한다는 견해, 환자가 부담한다는 견해, 의사의 설명과 환자의 동의를 구분하여 부담한다는 견해가 있으나, 우리나라 대법원은 의사측에 입증책임이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대법원 1979. 8. 14. 선고 78다488 판결). 마. 설명의 범위 의사가 환자에게 하여야 하는 설명의 대상을 내용별로 유형화해 보면 ①환자의 症狀, ② 침습의 내용, 정도, ③ 수술등 처치의 전망(효과-증상개선의 정도), ④ 침습의 必要性, 緊急性 및 수술등 처치를 하지 않는 경우의 증상의 정도, ⑤ 다른 치료방법으로는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없다는 점(補充性), ⑥ 침습의 결과 생기는 危險의 내용, 정도 및 방지가능성, ⑦ 당해 시설에 있어서 과거의 實績 등이다. 또한 의사의 설명의무는 그 의료행위에 따르는 후유증이나 부작용의 발생가능성이 희소하다는 사정만으로 면제될 수 없고, 그 후유증이나 부작용이 당해 치료행위에 전형적으로 발생하는 위험이거나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것인 경우에는 그 발생가능성의 희소성에도 불구하고 설명의 대상이 된다(대법원 1996. 4. 12. 선고 95다56095 판결, 1995. 1. 20. 선고 94다3421 판결). 바. 설명의 한계 의사가 환자에게 하는 설명은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이지만 때에 따라서는 그것이 환자의 치유에 위해적인 작용을 하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癌등 불치병의 진단이나 처치상의 중대한 위험 등에 대한 사실 그대로의 설명은 오히려 공포등 치료에 역효과를 가져오는 심리적 위축을 야기할 수 있어 의사의 설명의무의 이행을 무조건 강제라는 것이 항상 좋은 것일 수는 없다. 이러한 때에는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의하여 설명을 피하는 것이 치료상 환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생각되면, 즉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침해되는 불이익과 설명에 의한 逆作用이 주는 불이익을 비교형량하여 전자보다 후자가 크다면 설명의무를 면제함이 바람직하며, 완전한 설명이 환자의 건강을 현저히 손상케 하거나 환자에게 무거운 부담을 주어 치료효과에 나쁘게 작용할 것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부분설명으로 만족해야 할 것이다. 의사의 설명의무에 대한 대부분의 대법원판결들이「긴급한 경우 기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설명의무가 있다고 판시하고 있는데 이는 그것이 면제되는 경우를 예상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겠다. 사. 판례에 나타난 설명의 범위 (1) 설명의무를 인정한 사안 ① 뇌경색으로 입원하여 정확한 치료법을 찾기 위하여 뇌혈관조형술을 받다가 동맥내에 형성된 혈전이나 동맥덩어리가 떨어져나가 뇌동맥을 막아 사망한 사안(대법원 2004. 10. 28.선고 2002다45185 판결). ② 미인대회에 출전하고자 이마와 턱을 높이고 상꺼풀 수술 후 턱 부위의 실리콘이 움직인 성형수술 사안( 대법원 2002. 10. 25.선고 2002다 48443 판결). ③ 수혈에 의한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된 사안(대법원 1998. 2. 13. 선고 96다7854 판결). ④ 미골절제술을 위한 할로테인 마취제 사용 후 그 부작용으로 사망한 사안(대법원 1996. 4. 12. 선고 95다56095 판결). ⑤ 개심수술 후에 후유증으로 뇌전색으로 사망한 사안(대법원 1995.1.20. 선고 94다3421 판결.) ⑥ 교통사고로 의식이 없어 뇌압강하와 뇌기능보호를 위한 중증쇼크치료제 솔루메드롤(Solumedrol) 투약하여 정상회복 후에도, 설명없이 우측안면도중증도 마비 치료를 위하여 다시 투약한 사안(대법원 1994. 4. 15. 선고 92다25885 판결). (2) 설명의무를 부인한 사안 ① 안과수술 후 갑자기 나타난 예측불가능한 시신경염으로 환자의 시력이 상실된 경우 의사에게 당해 의료행위로 인하여 예상되는 위험이 아니거나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예견할 수 없는 위험에 대한 설명의무까지 부담하게 할 수는 없는 것으로 설명의무 부인한 사안(대법원 1999.9. 3. 선고 99다10479 판결). ② 교통사고로 의식이 없어 뇌압강하와 뇌기능보호를 위한 중증쇼크치료제 솔루메드롤(Solumedrol) 투약한 것이 생명이 위독한 상태하에서 의식이 회복되기 전까지의 투약에 관한 한 사전의 설명이 불가능하였으므로 긴급한 경우에 해당한다 하여 그 시점까지의 설명의무를 부인한 사안(대법원 1994. 4. 15. 선고 92다25885 판결). ③ 의사의 윌슨(Wilson)씨병을 앓는 환자에 대한 그 병의 치료과정과 치료약제의 투약에 관한 설명의무 위반이 문제되지 않는다고 한 사안(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0다46511 판결). 4. 대상 판결의 검토 대상판결은, 진료행위의 본질적 구성부분에 해당하는 진료상의 설명의무를 함에 있어 요구되는 설명의 내용 및 정도가 비록 그 부작용의 발생가능성이 높지 않다 하더라도 일단 발생하면 그로 인한 중대한 결과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를 환자 스스로 판단, 대처할 수 있도록 환자의 교육정도, 연령, 심신상태 등의 사정에 맞추어 구체적인 정보의 제공과 함께 이를 설명, 지도할 의무가 있다고 보고 있다. 대상 판결에 나타난 사정을 종합하면, 지역이 의료취약지역이고, 결핵관리지침등에는 결핵환자에게 투약하는 4가지 약품의 각종 부작용을 열거하면서 이를 그 대처방안에 따라 ‘투약의 즉시 중단’, ‘투약중단 후 증상완화시에 재투약’, ‘계속 투약’ 등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그 중 가장 사안이 중한 즉시 투약중단에 속하는 부작용 중 이 사건 에탐부톨과 관련된 것은 ‘급격한 시력감퇴‘가 유일하며, 에탐부톨은 시신경염이 가장 심각한 부작용으로서 그 외의 부작용은 드물고, 발생률은 투약량과 기간에 비례하며, 시각기능검사에서 이상을 발견하기 전에 증상이 먼저 나타나는 관계로 환자 본인이 가장 먼저 알 수 있으므로 환자에게 시력에 이상이 생기거나 색깔 인지에 장애가 발생할 경우 반드시 보고하도록 미리 교육시키게 되어 있다. 원고가 이 사건 최초 진료 당시 위 보건소에서 시력측정을 받은 것도 에탐부톨의 부작용과 관련된 보건소의 내부지침에 따른 것이고, 원고는 1999. 2. 24. 에탐부톨이 포함된 결핵약을 처음 복용할 당시 양안 모두 1.0이던 시력이 그 후 시력이상을 느껴, 1999. 6. 26.경 안과에 들렀을때는 우안 0.5, 좌안 0.6으로 약 1/2 수준으로 현저히 약화되었다. 그렇다면, 이 사건 에탐부톨의 복용 이후 원고에게 발생한 시력약화 및 시신경염과 같은 증상은 에탐부톨 복용에 따른 전형적이고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의료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일 뿐만 아니라 보건소의 보건의료업무에 관한 지침상으로도 결핵환자에 대한 투약 및 관리에 있어 유의하여야 할 항목의 하나로 명문화되어 있고 그 부작용의 내용 및 발생 빈도에 비추어 이를 무시할 수 있을 만큼 경미하다거나 희소하다고 보기도 어려운 이상 원고에 대한 위 투약업무를 담당한 보건진료원으로서는 그 투약에 즈음하여 위와 같은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 및 구체적 증상과 대처방안을 설명하여 줄 의료상의 주의의무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설명을 함에 있어서는 원고가 위 부작용의 증세를 자각하는 즉시 복용을 중단하고 보건소에 나와 상담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설명의 상대방인 원고는 농촌에 거주하며 버섯재배를 주업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약품의 부작용이나 위험성에 대하여는 문외한이므로 막연히 ‘이상증세가 있으면 보건소에 나와 상담, 검진하라’고 이야기 하거나 혹은 위 약품에 첨부된 제약회사의 약품설명서에 그 부작용에 관한 일반적 주의사항이 기재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는 필요한 설명을 다하였다고 할 수 없다. 위와 같은 사정을 살피어 보면, 보건소 진료원이 원고에게 에탐부톨을 복용함에 있어 구체적으로 부작용의 발생가능성과 증상 및 대처방안에 대하여 제대로 설명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고 본 대법원의 판시는 정당한 것으로 보인다.
2005-10-20
호주제의 헌법불합치결정과 새호적체계 (가족부제)
I. 사실관계와 헌재결정의 요지 1. 사실 개요 (1) 2001 헌가 9. 10 사건에서 신청인들은 민법 제778조, 제781조 제1항 본문이 위헌이라고 주장하였고, 법원은 민법 제781조 제1항 본문 후단에 대한 신청만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2) 2001헌가11 내지 15, 2004헌가5 사건에서는 신청인들은 민법 제778조, 제826조 제3항 본문이 위헌이라고 주장 하였고, 법원들은 민법 제778조에 대한 신청만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 심판대상 조문: 민법 제 778조( 호주제의 정의) 민법 제781조 제1항 본문 후단( 자는 부의 가에 입적한다). 민법 제826조 제3항 본문(처는 부의 가에 입적 한다 :헌법재판소가 심판대상에 포함) 2. 주문과 결정이유의 요지 1)주 문: 1. 민법 제778조, 제781조 제1항 본문 후단, 제826조 제3항 본문은 헌법에 합치 하지 않는 다. 2. 위 법률조항들은 입법자가 호적법을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 용된다. 2) 결정이유의 요지: (가) 헌법과 전통과의 관계:전래의 어떤 가족제도가 헌법 제36조 제1항이 요구하는 개인의 존엄과 양성평등에 반한다면 헌법 제9조를 근거로 그 헌법적 정당성을 주장할 수는 없다. (나) 호주제는 (1) 양성평등원칙에 위반하고, (2) 개인의 존엄성에 위반하며, (3) 변화된 사회환경과 가족상에 조화되기 어려우므로 호주제를 존치할 이유를 찾아보기 어렵다. (다) 심판대상 조항들의 위헌성: 이상 살펴 본 바와 같이 호주제는 헌법 제 36조 제1항에 위반된다. 즉, 심판대상조항인 민법 제778조, 제781조제1항 본문 후단, 제826조 제3항 본문은 헌법 제36조 제1항에 위반된다.(반대의견 생략; 법률신문, 2005.2.7, 제3337호) II. 헌재결정의 연구 1. 이 결정에서의 논의점은, 첫째. 호주제와 처의 부가 입적제도 및 자의 부가 입적제도는 헌법상의 ‘가족정책이념’(헌법 제36조 제1항 등)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냐 하는 점이다. 둘째, 헌법불합치결정에 따른 ‘새로운 호적체계’를, 호적법의 개정을 통하여 ‘부부중심의 2세대 가족부제‘로 할 것이냐 아니면 ’개인중심의 신상등록제‘로 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2. 가족정책의 이념과 국가의 과제 1) 가족정책이념에 관하여, 헌법은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이러한 기본이념을 설정한 역사적 의의는 전통적 가부장제 가족제도를 기본으로 하는 호주제도와 남계·부계혈족 중심의 혼인·가족생활로부터, 개인의 존엄·양성평등을 기초로 한 근대 산업화·정보화사회에 적합한 혼인·가족생활로 전환하기 위한 기본이념을 헌법에 규정함으로써, 가족정책의 대상인 ‘혼인과 가족생활’에서의 가부장제 가족의식과 제도의 개혁을 의도 한 것이다. 3) 즉 ‘가족정책의 이념‘은, ’일부 일처제의 혼인‘과 ’부부중심의 가족생활‘을 그 보호의 대상으로 전제하고서, 그 보호의 이념가치를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원칙‘에 기초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 보호의 이념가치를 내세워, 그 보호의 전제·대상인 ’혼인과 가족생활‘을 경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4) 따라서 국가는 ‘개인의 존엄·양성 평등’이란 가족정책 이념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책무가 있으며, 그 책무의 내용은 가족관계법을 제정·개정하여 일부일처의 혼인과 부부중심의 가족생활을 ‘제도’로서 보장하는 것이다. 3. 헌법불합치결정의 이해 1) 헌재결정의 평가와 이해 : 가족정책의 이념에 비추어 볼 때, 호주제는 헌법 제36조 제1항의 ‘혼인·가족정책이념’에 위배된다. 즉, 심판대상조항인 민법 제778조(호주의 정의), 제781조 제1항 본문 후단(자의 부의 가에 입적), 제826조 제3항 본문(처의 부의 가에 입적)은 호주제의 핵심적 구성부분을 이루는 법규범이다. 이와 같은 법률조항 들은 독자적으로 혹은 서로 결부하여 혹은 다른 호주제 관련조항(민법 제984조 등) 들과의 체계적 연관성을 통하여 호주제를 존속시키며 구체적으로 실현시키고 있으므로, 위에서 본 바와 같은 호주제가 지닌 위헌성을 심판대상 조항들은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인 호주제와 입적제들은 헌법 제36조 제1항에 위반된다고 하는 헌법재판소의 이 결정은 타당하다고 하겠다(이희배, 가족법학논집, 2001, pp. 361-377 참조). 2) 입법권의 실천적 과제:이와 같은 개인의사 존중과 양성평등의 이념에 기초한 ‘일부일처의 혼인’과 ‘부부중심의 가족생활’을 보호·보장하기 위한 그 실천적 과제는 관련 민법(제778조, 제781조1항 본문 후단, 제826조제3항 본문)의 개정과 이들 민법조항과 관련한 호적법의 개정인 것이다. 즉 민법의 개정과 이건 헌법재판소의 결정취지에 부합되게 새로운 호적체계로 현행 호적법을 개정하는 것이다. 4 새 호적체계로의 호적법 개정방안 1) 호적법 개정명령과 그 이해 (가) 헌재결정이 함의하고 있는 점은 첫째, 호주를 전제로 하지 않는 새로운 호적체계의 호적법, 둘째, 처의 부가입적과 자의 부가입적을 배제하는 내용의 호적법으로의 개정을 명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는 현행 민법규정의 개정과 새로운 호적체계로의 호적법(그 명칭을 적절한 용어로 바꿔야 할 것이다)의 개정 및 그 시행시기는 입법권의 결정에 일임하고 있다. (나) 그러므로 새로운 체계의 호적법의 내용은 호주를 전제로 하지 않고, 처와 자의 입적을 배제하는 내용으로 ‘가족부제’(핵가족별 호적) 나 ‘개인별 등록제‘(1인 1적제) 또는 ’호적과 주민등록의 일원화제‘ 등 가운데 입법권자의 선택에 일임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2) 호적법 개정에서의 고려할 점 (가) 국가 사회구성의 기초적 요소로서 현실적 생활공동체인 1431만여단위의 가족(2003년 가구수) 의 결속과 그 역할수행을 법적으로 뒷받침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나) 가족의 가족내적 기능은 완전자(예: 부모)가 불완전자(예 미성숙 자녀)를 성육시켜 완전자로서 사회 국가에 배출하는 것이 그 중요한 역할이기 때문에, 가족생활은 의식적·제도적으로 뒷받침하여야 하는 것이다. (다) 즉, 가족생활은 국가의 정책적 보호대상인 것이 헌법의 의지인 것이다(헌법 제9조: 헌법 제36조 제1항). (라) 국가는 가족의 범위(민법안 제779조), 그 가족의 특유재산(민법 제796조), 가족(내지 친족)간의 부양의무를 규정하는(민법 제974조 제3호) 등 가족보호정책을 입법적으로 구체화 하고 있다. 4) 새로운 호적체계-부부중심 2세대 가족부제 (가) 호적법 개정명령의 함의와 ‘가족생활의 보호·보장’의 측면에서 볼때, 대법원의 안이었던 ‘1인 1적부안’(개인신분등록제)이나 법무부(신분등록제 개선위원회)의 ‘본인기준의 가족부안’(1인 1적 가족부)보다는 ‘2세대 가족부안’이 더 합리적이라고 사료된다(이희배 최진섭, 현행가족법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연구, 여성특별위원회 정책자료 99-14, pp. 93-118 참조). (나) 여기서 전제하는 ‘가족’이란, 민법상의 가족의 범위(민법안제779조)와 무관하다. 보통은 부부가 공동으로 창설하는 가족인 ‘부부중심의 2세대가족’을 의미한다. (다) 불완전자(예: 미성숙의 자녀)를 완전자로 성육시키기 위하여는 가족의 역할 기능의 극대화가 필요하고, 그 가족을 결속시키고 운영하는 책임 또한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전술한 부부중심의 가족에는 부부가 공동의 리더가 되어야 하고 예외로 부득이한 경우에는 추천에 의하여 리더를 결정할수도 있을 것이다. 보호·교양·감호의 대상인 ‘불완전자’의 ‘1인 1적 가족부제’ 역시, 불완전자에 대한 완전자의 보호·교양·감호라는 현행 가족생활현실과 실태에 비추어, ‘허구적’인 측면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1인 1적 가족부제’는 형식적 평등·개인의사존중이념의 관철에만 지나치게 집착한 결과이고, 자립할 수 없고 의존하여야만 하는 불완전자의 원만한 성장을 위한 보호·교양에는 뒷받침하는 측면보다는, 오히려 장애·저해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씻을 수 없다. 특히 부모의 절대적 보호와 감호하에 있는 의사능력도 없는 불완전자의 ‘개인별 신분등록제’가 개인의사 존중이념과 부합할 수 있는 것인지 심히 의문이다. 이에 반하여, 부부공동의 가족창설·공동의 운영책임제를 전제로 한 ‘가족부’제는 가족생활의 현실과 부합하고 1431만여 단위의 현실가족생활 실체를 법적·제도적·의식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다. 또한 가족생활에서의 개인의사존중이념이나 양성평등이란 가족정책이념에 부합하고, 이건 헌재의 결정 정신에도 배치되지 않는다고 이해된다. 나아가 이러한 가족부제는 이건 헌재결정에서 지적한 바와 같은 ‘이혼증대·재혼의 증가경향에 따른 ‘여성의 가구주로서의 가장의 역할’을 맡는 비율이 점증하는 변화된 사회현상과 가족상’에도 친숙할 수 있고, 또한 충분히 수용할 수도 있는 방안인 것이다. 우리 나라의 혼인·가족정책의 정도는 이혼과 미혼가족, 재혼가족생활을 그 주된 보호·보장대상으로 하기 보다는, 일반화되고 보편화된 혼인과 그 가족생활의 보호·보장을 그 주된 대상으로 전제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헌법 제36조 제1항참조). 따라서 이혼은 예방정책을 선행하고, 혼인장려정책으로 미혼·독신의 현상을 예방 감소시키며, 부득이한 재혼가족생활은 대증적인 정책의 대상이고,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정책의 대상이라고 이해된다(이희배, ‘호주제의 헌법불합치결정과 가족부제의 제안’; 인천법학논총, 2004, 제7집 참조). III. 맺 는 말 호주제에 대한 헌법불합치결정은 위와 같은 가족정책 이념에 비추어 타당하다 하겠다. 그리고 새로운 호적쳬계는 위와 같은 이유와 배경에서 ‘1인 1적의 가족부제’보다는 ‘부부중심의 2세대 가족부제’가 국민통합과 화합이란 관점에서도 합리적이라고 사료된다.
2005-03-07
금융기관의 파산절차상 상계권 행사와 남용
1. 사안의 개요 신용협동조합의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은 1999. 4. 7. 경부터 같은 달 16.까지 대구태평신용협동조합(이하 "태평신협"이라 함)의 재산에 대한 실사를 하였으며, 같은 달 24. 자로 태평신협의 부실대출액이 자기자본의 2배를 초과한다는 이유로 피고 조합에 대하여 경영지도를 실시, 예금등 지급정지를 명하였고, 결국 태평신협은 1999. 6. 경 파산신청을 하여 1999. 7. 9. 파산선고를 받았다. 한편, 태평신협은 금융감독원의 자산실사가 있기 하루 전인 1999. 4. 6. 금 500,000,000원을, 그 후 같은 달 13. 금 169,000,000원을 대구은행에서 인출하여 예탁금상환준비금 명목으로 합계 금 669,000,000원을 피고 신용협동조합중앙회(이하 "피고 신협중앙회"라 함)에게 예탁하였고, 피고 신협중앙회는 1999. 5. 11. 자신이 태평신협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대출금 채권 금 46억원을 자동채권으로 하고, 위 예탁원리금과 기존의 예탁원리금을 합한 반환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대등액에서 상계하였다. 2. 대상판결의 요지 대상판결은 태평신협의 파산관재인인 원고의 상계주장에 대하여 신용협동조합법 및 동법 시행령 등에 상환준비금으로 예탁된 채권에 대하여 상계를 금지하는 규정이 없고, 신용협동조합법 제43조 제2항에 의하여 금융감독위원회가 상환준비금의 운용 및 운용수익의 처분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한 상호금융감독규정 제6조의3 제1항제1호에 의하여 중앙회에 예치한 상환준비금을 조합에 대한 대출의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등을 종합하면, 상환준비금으로 예탁된 채권에 대하여 중앙회가 당해 조합에 대한 대출채권으로 상계를 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보았다. [연구] I. 破産과 相計 1. 상계의 담보적 기능과 파산채권의 개별행사 금지의 원칙 상계라 함은 채무소멸의 한 원인으로써 쌍방이 서로 상대방에 대하여 동종을 목적으로 한 채무를 부담한 경우에 그 쌍방의 채무를현실로 변제함이 없이 대등액에 관하여 상계할 수 있다(민법 제492조). 상계제도는 마치 상대방의 채권에 유치권이나 질권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이 유사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담보물권과는 달리 그 존재를 공시하는 방법이 없고 그 실행방법도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에 의하여 이루어지기 때문에 상계권자가 아닌 다른 채권자들에게 손해를 입힐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파산채권자와 상계권자 사이의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 즉, 파산채권의 개별행사금지원칙의 예외로써 상계권을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 것인지 여부에 달려 있다. 2. 파산절차상 상계 파산채권은 파산절차에 의하지 않고는 파산채권을 행사할 수 없음(파산법 제15조)에도 파산법 제89조는 "파산채권자가 파산선고당시에 파산자에 대하여 채무를 부담하는 때에는 파산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상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파산채권의 개별행사금지원칙의 예외로 파산채권자가 파산자에 대하여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경우에는 파산절차에 의하지 않고 상계를 할 수 있다. 파산절차가 진행 중인 동안에도 상계권 행사가 가능하고, 파산관재인에 대하여 재판상 또는 재판 외에서의 의사표시로 할 수 있다. 또한, 회사정리법(동 법 제162조 제1항)과는 달리 파산법상 별도의 제한은 없으므로 파산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언제나 허용된다고 해석된다. 즉, 상계의 담보적 기능이 가장 잘 발휘되는 것이 바로 채무자가 파산한 경우라고 할 수있다. II. 금융기관의 파산과 상계권 남용 현행 파산법은 파산채권의 개별행사금지원칙의 예외로써 일정한 경우 상계권 행사가 가능하다. 한편, 오늘날 상계는 주로 금융거래에서 대출채권의 담보로서 대출채권을 회수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예가 가장 많다. 그런데, 금융산업의구조개선에관한법률(이하 "금융산업구조개선법"이라 함) 및 예금자보호법의 적용 대상인 부보금융기관들이 파산절차에서 상계를 하는 경우, 단순히 파산절차상 문제 뿐 아니라 아래에서 살펴보는 것과 같이 금융산업구조개선법 및 예금자보호법의 목적도 아울러 고려해야 하지 않는가라는 문제를 제기해 본다. 이와 관련하여상계권 행사 남용 판단을 어떻게 할 것인가도 검토해보고자 한다. 1. 예금자보호법 : 예금자보호제도 금융은 미래에 약속한 현금흐름을 지급한다는 계약 성격 및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기반으로 거래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특성을 담보하기 위한 예금자보호법상 대지급제도는 예금자보호와 금융안정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 즉, 예금자보호법(과 동일한 목적을 위하여 제정된 다른 법들 포함)에 의하여 부보금융기관들은 일정 비율의 보험료를 예금보험공사에 납부하고, 특정 부보금융기관이 파산 또는 계약이전을 하는 경우에 예금자들에게 대지급을 하게 된다. 예컨대 금융기관의 사업 일부를 계약이전 시키고 나머지에 대하여 파산시키는 경우, 파산채권자들이 상계권 행사를 되면 그에 상당하는 정도로 자금지원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 따라서, 금융기관이 파산하여 파산채권자들이 상계권 행사를 하는 경우에는 상계권 남용의 문제를 좀더 신중하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2. 금융산업구조개선법 : 계약이전과 상계 금융산업구조개선법상 부실금융기관 사업의 일부가 다른 금융기관에 계약이전 되고 부실금융기관은 파산되는 경우, 부실금융기관에 대한 채권자의 대출금 채무가 계약이전 인수 금융기관에 양도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부실금융기관의 파산선고 전에 부실금융기관의 채권자들이 부실금융기관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채권과 인수 금융기관으로 양도된 대출금 채무와 상계가 가능한지 문제가 된다. 즉, 현행 민법 체계상 채권양도가 이루어진 경우에도 채무자는 양도인에 대한 채권으로 양수인과 상계가 가능한가의 문제와 연결된다. 학설의 경우 ① 양도의 통지가 있었을 당시에이미 상계할 수 있는 원인이 있었던 경우에는 그 당시에는 상계적상에 있지 않더라도 그 후에 상계적상이 생기면 채무자는 양수인에 대하여 상계로 대항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입장(다수설)과, ② 법의 명문이 없이 상계항변을 허용하면서 그 범위를 너무 확대하여 채무자를 보호하게 되는반면, 채권을 양수받은 양수인의 이익은 전혀 고려되지 않는 불합리한 점이 있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채무자의 상계항변을 부정하는 것이 옳다고 해석하는 입장의 대립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직접적으로 관련된 판례는 없으나 채무자가 채권양도의 승낙을 한 경우에 관하여 대법원 1999. 8. 20. 선고 99다18039 판결은 "채무자가 양도인에게 이의를 보류하지 아니하고 승낙을 하였다는 사정이 없거나 또는 이의를 보류하지 아니하고 승낙을 하였더라도 양수인이 악의 또는 중과실의 경우에 해당하는 한, 승낙 당시 이미 상계를 할 수 있는 원인이 있었던 경우에는 아직 상계적상에 있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후에 상계적상이 생기면 채무자는 양수인에 대하여 상계로 대항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 위의 판례의 취지 및 다수설의 입장을 정리하여 보면 채권양도의 통지가 있었을 당시에 이미 상계를 할 수 있는 원인이 있었던 경우 채권양도 통지 시에는 상계적상에 있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후에 상계적상이 생기면 채무자는 양수인에 대하여 상계로 대항할 수 있다고 해석된다. 그런데, 이와 같이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의 일환인 계약이전으로 인하여 채권의 양도가 일어나고 상계권자가 상계권을 행사하는 경우, 결국 상계권 행사에 상응하여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도 상계권 행사를 어느 정도까지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4. 상계권 남용의 판단 파산법 제95조의 상계금지규정에 해당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상계권 행사에 관하여는 그 행사의 남용 여부가 문제된다. 상계권 남용과 관련하여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59481 판결은 "당사자가 상계의 대상이 되는 채권이나 채무를 취득하게 된 목적과 경위, 상계권을 행사함에 이른 구체적 개별적 사정에 비추어,그것이 위와 같은 상계 제도의 목적이나 기능을 일탈하고, 법적으로 보호받을 만한 가치가 없는 경우에는,그 상계권의 행사는 신의칙에 반하거나 상계에 관한 권리를 남용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함이 상당하고, 상계권 행사를 제한하는 위와 같은 근거에 비추어 볼 때 일반적인 권리 남용의 경우에 요구되는 주관적 요건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고 판시하고 있다. 상계는 우선 간이 변제수단으로서의 기능과 담보수단으로서의 기능이 있다. 이러한 상계의 담보기능(우선변제적 기능)은 당사자들이 대립하는 채권을 가지고 있으면 통상적으로 상대방의 자력 여하에 상관없이 서로 채권의 만족을 얻을 수 있다는 신뢰(소위 "상계기대")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것에 근거한다. 하지만, 상계의 위와 같은 담보적 기능은 상계자에게 사적인 강제집행이 허용된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바, 특히 제3채무자의 반대채권은 공시되지도 않으므로 이해관계인으로서는 예상하지 못한불이익을 입게 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상계의 담보적 기능은 간이 변제수단 기능에 부수적인 것으로서 이를 무한정 인정할 것은 아니며, 압류채권자를 포함하는 다른 채권자들이나 채권양수인 등 이해관계인의 정당한 이익을 고려하여 이에 적절한 제한을 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III. 맺음말 : 대상판결에서 고려해야 할 점 본건 대상판결은 피고 신협중앙회가 상계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이를 금지하는 규정이 없고 달리 제한할 사유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 신협중앙회의 상계권 행사가 정당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첫째, 대상판결은 상계의 담보적 기능을 강조한 판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상계자에게 사적인 강제집행을 허용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파산절차에 얽힌 다른 이해관계인들의 예상하지 못한 불이익을 입게 된다는 측면을 소홀하게 여겼다고 볼 수 있다. 둘째, 대상판결은 금융기관이 파산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법제도적 측면을 간과하였다.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금융기관이 파산하는 경우, 파산채권자들이 상계권 행사를 되면 그에 상당하는 정도로 (공적)자금이 더 투입되어야 한다. 따라서, 금융기관들의 파산으로 인하여 상계권 행사를 하는 경우 단순히 파산법상 상계권 제한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제도적 측면 및 기타 구체적 · 개별적 사정들을 고려하여 상계권 남용 여부를 좀 더 신중하게 고려하였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상계의 담보적 기능을 강조하여 파산채권자들의 상계권 행사를 광범위하게 인정하게 되는 경우, 결국은 파산재단의 감소를 초래하게 됨에 따라 다른 파산채권자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대두된다. 즉, 파산채권은 파산절차에 의하지 않고는 행사할 수 있음 원칙이라는 점 및 상계의 담보적 기능은 간이 변제수단 기능에 부수적인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파산채권자들의 상계권 행사의 범위를 제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2005-01-27
피고인이 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
Ⅰ. 序 說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 단서는 ?피고인이 된 피의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에 한하여 그 피의자였던 피고인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불구하고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피고인의 진술과 검사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기재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하여 신용성의 정황적 보장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단서가 본문이 규정한 증거능력의 요건을 완화한 것인지 아니면 강화한 것인지에 대하여 견해가 대립되고 있다. 즉 제312조 제1항 단서의 ‘그 피고인의 공판진술에 불구하고’의 의미가 가중요건인지 아니면 완화요건인지의 여부가 문제된다. 전자로 해석하는 견해는 피고인이 된 피의자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중요성에 비추어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을 엄격한 취지라고 이해한다. 반면에 후자로 해석하는 견해는 위 규정의 문언이나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된 피의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에 대하여 특신정황을 전제로 하여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요건을 완화한 것으로 이해한다. Ⅱ. 제312조 제1항 本文과 但書의 關係(成立의 眞正과의 關係) 1. 學 說 (1) 완화설(제312조 제1항 단서를 본문에 대한 완화요건으로 보는 견해) 제312조 제1항의 문언이나 입법취지에 비추어 볼 때, 피의자신문조서가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작성된 것이면 성립의 진정이 부정되는 경우에도 증거능력이 있다고 보는 견해이다. 따라서 단서의 ?피의자였던 피고인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불구하고?를 본문의 ‘그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더라도’로 해석한다. (2) 가중설(제312조 제1항 단서를 본문에 대한 가중요건으로 보는 견해) 제312조 제1항을 목적론적으로 해석하여 피고인이 된 피의자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중요성에 비추어 증거능력 인정의 요건을 엄격히 한 것으로 보고, 성립의 진정이 인정되지만 피고인이 법정에서 그 기재내용을 부인하는 진술을 하더라도 성립의 진정과 특신상태(신용성의 정황적 보장)가 있는 경우에 증거능력이 있다고 보는 견해이다. 따라서 단서의 ‘진술에 불구하고’를 ‘그 조서의 내용을 부인하는 경우에도’(예컨대 피고인이 검찰자백을 부인하는 경우에도)라는 의미로 해석한다. 2. 判 例 대법원은 종래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그 피의자였던 피고인이 공판정에서 서명?날인의 진정을 인정한 경우에는 검찰에서의 진술이 특히 임의로 되지 아니하여 신빙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작성된 것이라고 의심할만한 사유가 없으면 증거능력이 있다?(대판 1983.6.14, 83도647; 대판 1984.9.11, 84도1379; 대판 1986.9.9, 86도1177; 대판 1987.9.8, 87도1507)거나, ?원진술자인 피고인이 그 조서에 간인과 서명, 무인한 사실이 있음을 인정하는 검사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는 그 간인과 서명, 무인이 형사소송법 제244조 제2항, 제3항 소정의 절차를 거친 바 없이 된 것이라고 볼 사정이 없는 한 원진술자의 진술내용대로 기재된 것이라고 추정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원진술자인 피고인이 공판정에서 검사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진술내용이 자기의 진술내용과 다르게 기재되었다고 다투더라도 그 조서의 간인, 서명, 무인한 사실이 있음을 시인하여 조서의 형식적인 진정성립을 인정하고, 한편 그 간인과 서명, 무인이 위 형사소송법 절차를 거친 바 없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만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라면 그 피의자신문조서는 원진술자의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의하여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할 것이다?(대판 1984.6.26, 84도748; 대판 1986.3.25, 86도218; 대판 1992.6.23, 92도769; 대판 1994.1.25, 93도1747; 대판 1995.5.12, 95도484; 대판 2000.7.28, 2000도2617)라고 하여 形式的 眞正이 있으면 實質的 眞正을 推定하고 있으며,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이 공판정에서 진정성립을 인정하면 그 조서에 기재된 피고인의 진술이 특히 임의로 되지 아니한 것이라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없는 한 증거능력이 있다?(대판 1992.2.28, 91도2337; 대판 1995.11.10, 95도2088; 대판 1996.6.14, 96도865)고 보면서, ?진술의 임의성이라는 것은 고문, 폭행, 협박, 신체구속의 부당한 장기화 또는 기망 기타 진술의 임의성을 잃게 하는 사정이 없다는 것 즉 증거의 수집과정에 위법성이 없다는 것인데 진술의 임의성을 잃게 하는 그와 같은 사정은 헌법이나 형사소송법의 규정에 비추어 볼 때 이례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진술의 임의성은 추정된다고 볼 것이다. ... 진술의 임의성에 관하여는 당해 조서의 형식, 내용(진술거부권을 고지하고 진술을 녹취하고 작성완료후 그 내용을 읽어 주어 진술자가 오기나 증감?변경할 것이 없다는 확인을 한 다음 서명날인하는 등), 진술자의 신분, 사회적 지위, 학력, 지능정도, 진술자가 피고인이 아닌 경우에는 그 관계 기타 여러 가지 사정을 참작하여 법원이 자유롭게 판정하면 되고 피고인 또는 검사에게 진술의 임의성에 관한 주장, 입증책임이 분배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고, 이는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 즉 특신상태에 관하여서도 동일하다?(대판 1983.3.8, 82도3248)라고 판시하고 있는데, 이는 조서의 형식적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實質的 眞正成立이 추정되고, 실질적 진정성립이 추정되면 자백의 ‘任意性’이 추정되어 결국 특신상태까지도 인정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었으나, 최근 대법원은 ?검사가 피의자나 피의자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 원진술자의 진술에 의해 형식적 진정성립뿐만 아니라 실질적 진정성립까지 인정된 때에 한해 비로소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어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이같이 해석하는 것이 우리 형사소송법이 취하고 있는 직접심리주의 및 구두변론주의를 내용으로 하는 공판중심주의의 이념에 부합하는 것이다. 이와 달리 원진술자인 피고인이 공판정에서 간인과 서명, 무인한 사실을 인정해 형식적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거기에 기재된 내용이 자기의 진술내용과 다르게 기재되었다고 하여 그 실질적 진정성립을 다투더라도 그 간인과 서명, 무인이 형사소송법 제244조 2항과 3항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된 것이라고 볼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 한 그 실질적 진정성립이 추정되는 것으로 본 84도748판결 등 종전 대법원견해는 변경한다?라고 판시하면서, ?(병원원장) 최모씨와 (보험회사 직원) 오모씨가 제1심 법정에서 검사가 작성한 조서들의 형식적 진정성립은 인정하면서도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부분의 기재들은 자신들의 진술과 달리 기재됐다고 진술했고, 피고인 주씨 역시 공소사실을 부인하면서 이들에 대한 검사의 조서들은 실질적 진정성립이 인정되지 않아 증거능력이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들 조서들에 관해 형식적 진정성립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실질적 진정성립이 추정됨을 전제로 증거능력을 인정해 모두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대판(전합) 2004.12.16, 2002도537)고 하여 후자의 입장을 따르고 있다. 이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법 제312조 본문의 의의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대신하여 진술을 기재한 서류는 이른바 전문증거로서, 원칙적으로는 요증사실에 대한 엄격한 증명의 자료로 사용될 수 있는 자격 즉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아니하나, 검사 또는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피의자신문조서)나, 피의자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참고인진술조서), 검증의 결과를 기재한 조서(검증조서)는 그것이 위와 같은 전문증거임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조건아래 예외적으로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데 있으며, 위 단서는 검사가 피고인이 된 피의자에 대하여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1) ‘피고인이 된 피의자’에 대한 신문조서라는 점에서 피고인이 되지 아니한 피의자에 대한 신문조서나 참고인진술조서, 검증조서에 비하여 증거능력 인정의 요건을 강화하고(성립의 진정이외에도 신빙할 수 있는 상태이어야 함), 2) 그것이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라는 점에서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에 비하여 증거능력 인정의 요건을 완화하고 있다. 이는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경우는, 그것이 피고인이 된 피의자에 대한 것이라면, 성립이 진정함과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한, 피의자였던 피고인이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여하에 불구하고, 피고인이 내용을 부인하는 경우라도 증거능력이 인정된다는 것이다?(헌재결 1995.6.29, 93헌바45)라고 판시하여 명시적으로 성립의 진정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의 대법원판례와는 달리 추정을 부정하고 있는 듯 하다. 3. 檢 討 이러한 견해의 대립은 실제문제로서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형식적 진정성립은 인정하되 실질적 진정성립을 부인하는 사례가 많음에 비추어 그 의미가 매우 크다. 그런데 완화요건으로 보는 견해에 의하면 피고인이 된 피의자신문조서의 중요성에 비추어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을 엄격히 한 취지와 모순되며, 반면에 강화요건으로 보는 견해에 의하면 사실상 검사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는 증거능력을 인정받는 것이 곤란할 것이다. 생각건대 공판정의 조서의 증거능력을 쉽게 인정하면 공판중심주의를 형해화할 우려도 있으나, ⅰ) 피의자진술서의 경우에 형식적 진정으로부터 실질적 진정성이 추정되며, 피의자진술서와 피의자신문조서가 공판정에 함께 제출된 경우에 전자의 경우는 제313조 제1항 단서에 따라 특신상태가 인정되면 증거능력이 부여됨에 반하여 후자의 경우는 실질적 진정성립을 부인하면 특신상태의 유무와 관계없이 무조건 증거능력이 부정된다고 보는 것은 동일한 절차에서 작성된 조서에 대하여 차별을 두어 형평성에 어긋나므로 서류 자체에 대한 허위기재여부는 신용성의 정황적 보장을 통해서 해결하는 것이 타당하며, 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부인하면 영미법계에서는 조서작성자인 수사기관이 공판정에 직접 나와서 진술하면 증거능력이 인정되는데 반하여,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전문진술(제316조 제1항)에 해당하지만 판례가 증거능력을 부정하고 있고(대판 1974.3.12, 73도2123), ⅲ) 수사기관으로서의 검사제도 자체를 부인하지 않는 한 공판중심주심주의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현재 검사들이 수사단계에서 중요한 사건 또는 다툼이 있거나 쟁점이 있는 사건의 경우 피의자나 참고인을 몇 시간씩 수차례에 걸쳐 직접 조사하면서 혐의에 대한 심증을 형성하듯이 법원도 가능하면 직접 공판정에서의 증언이나 진술을 통해 심증을 형성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지 수사서류의 증거능력을 무조건 부인하는 방식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며, ⅳ) 재판 실무상 재판정에서의 위증이 거의 처벌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수사단계에서의 위증을 처벌하는 영미법상의 사법방해죄와 같은 규정도 없으며, 범행을 부인하는 피고인은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정성립을 항상 부정할 것이므로 수사절차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더욱이 다른 사람의 사건에 관련되는 것을 싫어하는 한국인의 정서 및 피고인측의 협박 매수 등으로 위증이 성행하고 있는 현재의 재판현실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재판부는 미국과 달리 일반인이 아니라 전문적인 법관으로 구성되므로 일반인들이 증거가치를 잘못 판단할 것을 우려하여 조금이라도 오해의 소지가 있는 증거를 처음부터 재판절차에 등장시키지 않으려고 하는 전문법칙을 완화하여 해석할 필요성이 있고, ⅴ) 제310조의2는 전문법칙에 대한 일반조항으로서 전문증거의 증거능력을 부정하고 있지만, 제311조에서 제316조는 전문법칙의 예외로서 적극적으로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제312조 제2항이 ‘그 피의자였던 피고인이나 변호인’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증거능력판단의 주도권을 피고인측에 주는 반면, 제312조 제1항 단서는 ‘진술에 불구하고 증거로 할 수 있다’고 하여 법원에 적극적으로 증거능력판단의 권한을 부여하고 있으므로 실질적 진정을 부정한다고 하여 무조건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법문에 반하여 사실상 증거능력판단의 권한이 법관으로부터 피고인에게 전이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며, ⅵ) 대법원은 재독학자 송두율씨 사건에서 변호인의 피의자신문참여권까지 인정하면서도 그러한 상황에서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실질적 진정을 부인한다는 것은 자기모순이며, 증거능력을 완화하여 해석하는 것만이 피고인의 인권보장에 충실한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 뒤에 놓여있는 피해자의 권리는 더욱 중요하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절충적인 해석이 필요하다. 물론 피고인의 자백과 같은 인적 증거에 의한 수사는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으로 비난하는 경우도 있으나, 물적 증거에 기한 과학수사의 원칙을 강조한다고 하더라도 범죄와 관련된 사람의 진술을 듣지 아니하고는 정확한 진상을 파악할 수 없는 사건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인적 증거의 확보방법은 여전히 범죄수사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피의자?피고인의 인권을 보장하기 적법절차의 강조와는 별도로 실체진실의 발견도 고려해야 하며, ⅶ) 종전처럼 피의자였던 피고인의 자백에 너무 쉽게 증거능력을 인정하면 공범자간의 자백이 상호보강증거가 되어 형사정책상 불합리하다는 비판도 공범자가 모두가 자백하는 경우에는 전문법칙의 증거능력의 인정요건인 공범자에 대한 피고인의 반대신문이 문제될 염려가 없으므로 그 증거능력에 특별한 제한을 가하는 법칙을 만들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공범자의 형식적 진정성립만이 인정될 경우에는 판례가 ?검사작성의 공동피고인(乙?)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는 그 공동피고인(乙)이 법정에서 성립 및 임의성을 인정한 경우에는 공동피고인(甲)이 증거로 함에 부동의하더라도 피고인 甲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대판 1990.12.26, 90도2362; 대판 1991.4.23, 91도314; 대판 1991.11.8, 91도1984; 대판 1992.4.14, 92도442)고 판시하여 ‘그 공동피고인이 법정에서 성립의 진정 및 임의성을 인정한 경우에는’이라고 조건을 명확히 하여 이러한 사실상의 추정을 공동피고인의 경우까지 확대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형식적 진정성립으로부터 실질적 진정성립의 추정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추정법리를 공범자인 공동피고인까지 확장시킨다면 사실상 검사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의 문제를 법관의 자유심증에 의한 증명력판단의 문제로 사실상 전이시키는 결과를 가져오므로 이 경우도 제312조 제1항 단서의 특신상태의 문제로 해결해야 하며, ⅷ) 법 해석기관인 사법부가 피고인의 인권보장이라는 합목적성만을 내세워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 단서가 명문으로 특신상태를 고려하여 증거능력의 유무를 판단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입법자의 결단을 무시하는 해석을 하는 것은 헌법상의 대원칙인 권력분립의 원리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법조문에 충실하게 종전 판례처럼 형식적 진정성립으로부터 실질적 진정성립을 추정하되 특신상태를 엄격하게 해석하는 방법으로 증거능력의 유무를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사실상 추정설). 이렇게 해석한다면 피고인이 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엄격히 한 취지에 모순될 뿐만 아니라 조서의 실질적 진정성립에 대한 거증책임을 피고인에게 부담지운다는 문제를 낳는다(조국, ?檢事作成, 被疑者訊問調書의 成立眞正과 證據能力?, 고시연구(2000.12), 159면)는 비판이 있으나, 이 견해에 따르면 피고인이 성립의 진정(실질적 진정성립)을 부정하는 경우 거증책임의 문제가 아니라 수사서류(검사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한 증거조사 자체를 할 수 없다(형사소송규칙 제134조)는 점에서 타당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판례가 나오게 된 배경은 판례가 ?진술이 임의로 되지 아니하여 신빙할 수 없는 상태에서 된 것이라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없으면 증거능력이 있다?고 판시하여 그 진술 자체의 임의성의 보장만 있으면 ‘特信狀態’의 존재를 추정하는 것처럼 읽혀지거나, 아니면 임의성의 보장을 곧 특신상태로 보면서, ?자백의 임의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자백이 증거능력이 있다는 것에 지나지 않고 그 자백의 진실성과 신빙성, 즉 증명력까지도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대판 1983.9.13, 83도713; 대판 1986.8.19, 86도1075, 대판 1986.9.9, 85도64)라거나, ?자백의 신빙성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첫째로 자백의 진술내용 자체가 객관적인 합리성을 띠고 있는가, 둘째로 자백의 동기나 이유 및 자백에 이르게 된 경위가 어떠한가, 셋째로 자백외의 정황증거 중 자백과 저촉되거나 모순되는 것이 없는가 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판 1995.10.12, 95도1957; 대판 1983.9.13, 83도712.)고 판시하여, 임증거능력의 요건인 임의성과 증명력의 요건인 신빙성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판단하면서 증거능력의 또다른 요건인 ‘특신상태’를 판단하는 것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점에 기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법문의 특신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라고 함은 적극적으로 그 상태를 증명해야 한다는 의미로 보아야 하며, 이에 대한 거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신상태는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위한 요건이므로 진술내용의 임의성과는 별개의 것으로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제312조의 피의자신문조서에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제312조의 요건뿐만 아니라 그 전제로서 피의자의 진술 자체가 ‘任意性’의 요건을 구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Ⅲ. 結 語 결국 이번 대법원 판결은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 단서에 대한 법원의 증거심사가 좀 더 엄격해졌다는 의미이지 피고인이 부인하면 곧바로 검사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이 부인된다고 보는 것은 법문에 반할 뿐만 아니라 논리적 타당성도 빈약하다고 보여진다. 무엇보다도 대법원이 ?그 진술내용이나 조서 또는 서류의 작성에 허위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고, 그 진술내용의 信用性이나 任意性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는 경우를 가리킨다?(대판 1995.12.26, 95도2340; 대판 1987.3.24, 87도81)고 보면서 일응의 기준으로, 진술내용의 신빙성을 담보할 具體的이고 外部的인 情況이 있어야 하고, 그 담보의 정도가 虛僞介入의 여지가 거의 없을 정도이어야 한다는 두가지를 제시하면서 ?이른바 信用性의 情況的 保障이란 자기에게 불이익한 사실의 승인이나 자백은 재현을 기대하기 어렵고 진실성이 강하다는 데 근거를 둔 것으로서, 반드시 그같은 진술이 공소제기후 법관의 면전에서 행하여졌을 때에는 가장 믿을 수 있고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은 상대적으로 신빙성, 진실성이 약한 것으로 일률적으로 단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범행후 시간의 경과에 따라 외부와의 접촉 및 장래에 대한 걱정 등이 늘어감에 따라 그 진술이 진실로부터 멀어져가는 사례가 흔히 있는 있는 것이므로, 이른바 信用性의 情況的 保障의 存在 및 그 强弱에 관하여서는 구체적 사안에 따라 이를 가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대판 1983.3.8, 82도3248)라고 판시하고 있으며, 헌법재판소도 전문법칙의 예외를 규정한 제314조의 위헌여부와 관련된 ‘信用性의 情況的 保障’이라는 제약조건의 정당성 여부에 대하여 ?‘특히 信憑할 수 있는 狀態下’라 함은 진술내용이나 조서의 작성에 있어서 허위개입의 여지가 없고 진술내용의 신용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라고 법원의 판례가 오랜 세월을 통하여 개념짓고 있으며, 이는 진실성이나 신용성에 있어 反對訊問을 갈음할 만한 외부적 정황이라고 할 것으로, 부득이한 사유로 법관의 면전에서 진술되지 아니하고 피고인의 반대신문의 기회가 부여되지 않은 진술인 증거를 요증사실의 인정자료로 삼을 수 있는 제약조건으로서는 합리성이 있는 조건이라고 할 것이다?(헌재결 1994.4.28, 93헌바26)고 판시하고 있는데, 이러한 구체적이고도 엄격한 요건을 방기한 채, 무조건 증거능력을 부인한다고 보는 것은 자기모순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종전 판례처럼 사실상의 추정을 인정하되 특신상태에 대한 더 엄격한 심사를 행하는 것이 타당한 해석이라고 생각된다.
2005-01-10
채무자 소유 아닌 부동산에 대한 경매와 담보책임
[事實關係] 대법원판결로부터 파악할 수 있는 사실관계를 이 평석에 필요한 한도에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 사건 건물 및 그 대지는 A 회사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되어 있었는데, 그 회사에 대한 채권자의 신청으로 이들에 대하여 강제경매가 실시되었다. 원고는 거기서 이들을 경락받아 경락대금을 완납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다. 피고는 이 경매절차에서 근저당권자로서 9억원을 배당받을 것이었지만, 그에 관한 이의가 제기됨에 따라 그 금액은 공탁되었다. 그런데 그 후 제3자 甲이 이 사건 건물은 애초 A 회사가 아니라 甲의 소유로서 A 회사의 소유권보존등기는 물론 원고의 위 소유권이전등기도 무효라는 이유로 원고를 상대로 위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甲의 승소판결이 확정되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위 공탁된 배당금에 대한 피고의 출급청구권은 피고가 원인 없이 이득한 것이라고 하여 그 양도를 청구하는 소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그 후 이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원고승계참가인에게 양도하였다. 原審(大邱高判 2003.9.25, 2002나9203)은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그 이유는 “이 사건 건물에 대한 강제경매절차는 그 개시 당시부터 채무자 소유가 아닌 타인 소유의 부동산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무효이므로, 강제경매절차에서 배당받은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공탁된 배당금 중 이 사건 건물에 관한 8억9천여만원의 청구권을 양도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여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判決趣旨] “경락인이 강제경매절차를 통하여 부동산을 경락받아 대금을 완납하고 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쳤으나, 그 후 강제경매절차의 기초가 된 채무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원인무효의 등기이어서 경매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게 된 경우, 이와 같은 강제경매는 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경락인은 경매 채권자에게 경매대금 중 그가 배당받은 금액에 대하여 일반 부당이득의 법리에 따라 반환을 청구할 수 있고, 민법 제578조 제1항, 제2항에 따른 경매의 채무자나 채권자의 담보책임은 인정될 여지가 없다(대법원 1991. 10. 11. 선고 91다21640 판결, 1993. 5. 25. 선고 92다15574 판결 등 참조).” [評釋] 對象判決은 민법 제578조, 제570조의 명문에 반하고, 또한 종전의 판례에도 어긋난다고 여겨지므로, 찬성할 수 없다. 1. 이 사건은 채무자 앞으로 소유권등기가 된 부동산에 대하여 경매가 행하여져서 경락인이 경락대금을 납부하고 그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았으나 원래 그 경매목적물이 채무자가 아닌 제3자의 소유이어서 경락인이 그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정된 事案에 대한 것이다. 즉 이 사건은 원심판결이 정면에서 설시하는 대로 경매의 목적물이 채무자 아닌 타인에게 속한 경우로서 채무자가 이를 취득하여 경락인에게 이전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한다. 우선 위의 사실관계가 경매의 목적물이 애초 채무자 아닌 타인에게 속하는 것임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나아가 大判 76.4.27, 75다2322(要集 민 I-2, 940); 大判 82.12.28, 80다2750(集 30-4, 171) 등 판례는 타인 소유의 부동산이 매매된 경우에 진정한 소유자가 매수인 또는 매도인을 상대로 그 명의의 소유권등기의 말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그 승소의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에는 민법 제570조에서 정하는 “매도인이 그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한다는 태도를 취하여 왔다(우선 民法注解[IX], 282면 이하(梁彰洙 집필) 참조). 다른 한편 민법 제578조 제1항은 “競賣와 賣渡人의 擔保責任”이라는 표제 아래 “競賣의 境遇에는 競落人은 前8條의 規定에 의하여 債務者에게 契約의 解除 또는 代金減額의 請求를 할 수 있다”고 정한다. 거기서 정하는 ?전8조의 규정? 중에 제570조가 포함됨은 그야말로 계산상으로도 명백하다. 따라서 위의 사실관계에서 민법 제578조, 제570조의 담보책임이 문제되어야 함은 논의의 여지가 없다. 대상판결이 “강제경매절차의 기초가 된 채무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원인무효의 등기이어서 경매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게 된 경우”라고 설시하고 있다고 해서, 이것이 경매목적물이 채무자 아닌 타인의 소유에 속한 경우와는 별개임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2. 對象判決이 들고 있는 두 개의 참조판결은 대상판결과 사실관계를 달리하여서, 구속력 있는 선례가 될 수 없다. (1) 우선 大判 91.10.11, 91다21640(集 39-4, 27)은, 강제경매의 채무명의가 된 약속어음공정증서가 위조된 것이어서 그 절차에서의 경락인 앞으로 경료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명하는 판결이 확정된 사안에 대한 것이다. 위와 같은 사유가 있으면 경락인이 경매목적물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음은 물론인데, 이러한 경우는 제578조 및 제570조 내지 제577조에서 정하고 있는 담보책임의 발생요건의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경우에 원고를 위한 구제수단은 담보책임 외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한편 대상판결과의 관련에서 의미 있는 것은, 그 판결이 “민법 제578조 제1항, 제2항에서의 담보책임은 매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경매절차는 유효하게 이루어졌으나 경매의 목적이 된 권리의 전부 또는 일부가 타인에게 속하는 등의 하자로 경락인이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거나 이를 잃게 되는 경우에 인정되는 것이고, 경매절차 자체가 무효인 경우에는 경매의 채무자나 채권자의 담보책임은 인정될 여지가 없다”고 설시하여서, 명확하게 '경매의 목적이 된 권리의 전부가 타인에게 속하는 하자로 경락인이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는 경우'에는 민법 제578조에서 정하는 담보책임이 발생한다는 태도를 밝히고 있는 점이다. 물론 이 판시도 경매의 무효 여부를 기준으로 한다고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으나, 역시 경매목적물이 타인에게 속하는 경우를 보다 구체적으로 지칭하여 그 경우에는 담보책임이 인정된다고 설시하는 것을 중시하여야 할 것이다. 또 그렇게 보면 이 판결에서 '경매절차 자체'의 무효를 운운하는 것은, 그 사실관계에서 문제된 대로 그 절차를 시동시키는 출발점이 되는 채무명의가 무효인 경우와 같이 경매의 절차적 추행과 관련된 하자가 있는 경우에만 관련된 것이고, 경매목적물이 채무자 아닌 제3자에게 속하는 것과 같이 말하자면 경매에 '공신적 효과'가 없다는 그 실체적 효력과 관련되는 것은 아니라고 이해되지 못할 바 없다. (2) 또한 大判 93.5.25, 92다15574(공보 1386)은, 근저당권의 설정자가 목적물인 건물을 헐고 새로 건물을 지었는데 이에 대하여 소유권보존등기를 하지 않고 있던 중 원래의 근저당권자인 피고가 그에 기하여 新建物에 대하여 임의경매를 신청하여 그 경매절차에서 원고가 목적물을 경락받고 경락대금을 납부한 사안에 대한 것이다. 이 경우 피고의 근저당권은 동일성을 상실한 신건물에는 효력이 없고, 무효인 근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절차에서 경락인은 물론 목적물의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한다. 이러한 경우도 민법의 규정 어디를 보아도 그로부터 담보책임이 발생한다는 정함을 찾을 수 없다. 한편 이 大判 93.5.25.도 앞의 (1)에서 인용한 大判 91.10.11.의 설시를 그대로 반복하여, '경매의 목적이 된 권리의 전부가 타인에게 속하는 하자로 경락인이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는 경우'에는 민법 제578조의 담보책임이 인정된다는 태도를 확인하고 있다. 3. 이와 같이 대상판결이 참조판결로 인용하는 종전의 재판례들은 오히려 대상판결과는 반대로 경매목적물이 강제경매의 채무자 아닌 제3자에게 속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578조의 담보책임이 인정된다는 태도를 밝혔다고 보는 것이 솔직한 이해일 것이다. 이들 외에도 위와 같은 경우에 담보책임을 긍정한다고 보아야 할 재판례가 없지 않다. 무엇보다도 大判 88.4.12, 87다카2641(集 36-1, 153)이 중요하다. 이 판결은, 甲 소유의 부동산이 甲 앞으로 등기되어 있었는데 乙이 서류를 위조하여 자기 앞으로 소유권등기를 이전하고 다시 피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는데, 피고가 丙을 위하여 원고 앞으로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준 바, 위 근저당권에 기하여 행하여진 임의경매에서 원고가 경락을 받은 사안에 대한 것이다. 이 사건에서 결국 경매목적물을 취득하지 못한 원고는 민법 제578조, 제570조의 담보책임에 기하여 피고를 상대로 계약해제에 따르는 원상회복으로서 경락대금 상당액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쟁점은 오히려, 피고와 같은 物上保證人이 민법 제578조 제1항에서 1차적으로 담보책임을 진다고 정하여진 '채무자'에 해당하는가 하는 것이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면서 물상보증인이 동조상의 채무자에 해당함을 긍정하고, “경락인이 그에게 계약해제권을 행사하였으면 물상보증인은 경락인에 대하여 원상회복의 의무를 진다”고 판시하였던 것이다(이에 대한 찬성평석으로 梁彰洙, “他人 所有 物件의 競賣와 物上保證人의 擔保責任”, 판례월보 216호(1988.9), 38면 이하(同, 民法硏究, 제2권(1991), 231면 이하에 再錄) 참조). 만일 對象判決과 같이 언필칭 “경매가 무효”라고 하여서 경락인은 경매채권자에 대하여 그가 배당받은 금액의 반환을 일반 부당이득의 법리에 따라서 청구할 수 있을 뿐이고, 민법 제578조에 따른 경매의 채무자나 채권자의 담보책임은 인정될 여지가 없다면, 위의 大判 88.4.12.와 같이 물상보증인, 즉 민법 제578조 제1항의 법문으로 말하면 ?경매채무자?의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은 결코 나올 수 없는 것이다. 4. 경매목적물이 채무자 아닌 제3자의 소유에 속하는 경우에 대하여 담보책임을 인정하더라도 실제 사건의 해결로서는 대상판결의 결론과 같이 배당채권자에 대하여 일반부당이득의 책임을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경우가 많을 것이다. 1차적인 담보책임자로서의 '채무자'는 특히 그에 대하여 강제경매절차가 진행된 상황이라면 이미 무자력할 것이고, 따라서 결국은 제578조 제2항에 의하여 '대금의 배당을 받은 채권자'로부터 그가 배당받은 금전의 반환을 청구하여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더욱이나 對象判決과 같은 태도에 찬성하기 어렵다. 혹 문제의 핵심이 여러 사람의 이해관계가 착잡하게 뒤엉키는 '경매의 무효'(사실 그 의미도 명확한 것은 아니다)의 다양한 경우들에 있어서 이를 간명하고 형평에 맡게 처리할 방도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에 있다고 한다면, 이는 보다 근원적인 論究를 필요로 할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하여 절차의 안정성을 중시하여 경매절차의 효력을 가능한 한 유지하려는 입장(최근의 예를 들면 閔日榮, “競賣와 擔保責任의 法理 ―임차주택의 경매를 중심으로”, 法曹 568호(2004.1), 5면 이하)에서도 경매목적물이 타인에게 속하는 경우에 민법 제578조, 제570조의 담보책임이 아예 인정되지 않는다는 주장은 한 일이 없다. 그리고 이에 대하여 어떠한 입장을 취하든 명문의 규정에 반하는 해석은 쉽사리 취할 것이 아니며, 또 민법 제578조가 立法論的으로 크게 문제가 있다고 하기도 어려운 것이다(그 法意에 대하여는 우선 위의 梁彰洙, 民法硏究, 제2권, 238면 이하 참조).
2004-09-06
지목변경신청반려의 법적 성질
Ⅰ. 사실관계 (1) 원고(이00)는 2001. 11. 28. 경기도 화성시장에게 "화성시 봉당읍 소재 토지의 지목을 田에서 대지로 변경해 줄 것"을 신청하였으나, 신청이 반려되었다(2002. 1. 9). 화성시장이 “원고에 대하여 현재 이용현황대로 토지 분할측량 후 토지분할 및 지목변경을 신청하도록 2차에 걸쳐 보완요구를 하였으나, 원고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 신청반려의 이유가 되었다. (2) 원고는 2002. 1. 24. “지적현황을 점유자별로 정리하여 예상되는 분쟁을 예방하고 토지의 효용을 높이고자 이 사건 지목변경신청을 하였음에도 화성시장이 위법?부당하게 이 사건 지목변경신청을 반려하였다”는 것을 이유로 경기도지사에게 이 사건 반려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심판을 청구하였다. (3) 피고(경기도지사)는 2002. 3. 4. 원고의 위 행정심판청구를 각하하는 행정심판의 재결(이하 "재결"이라 한다)을 하였는데, “지적도 등 지적공부에 일정한 사항을 등재하거나 등재된 사항을 변경하는 행위는 행정사무집행의 편의와 사실증명의 자료로 삼기 위한 것으로, 화성시장이 이 사건 지목변경신청을 반려하였다고 하여도 이는 행정심판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가 되었다. (4) 원고는 이 사건 행정심판의 재결청인 경기도지사를 상대로 위 "재결"의 취소소송을 수원지방법원에 제기하였다. Ⅱ. 제1심법원판결(수원지법 2002. 9. 18, 2002구합2018)의 요지 행정소송법 제19조에 의하면, 취소소송은 행정청의 원처분을 대상으로 하되, 다만 ‘재결 자체에 고유한 위법이 있음을 이유로 하는 경우’에 한하여 행정심판의 재결도 취소소송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말하는 '재결 자체에 고유한 위법'이란 재결청의 권한 또는 구성의 위법, 재결의 절차나 형식의 위법, 내용의 위법 등을 뜻하는데, 행정심판청구가 부적법하지 않음에도 각하한 재결은 심판청구인의 실체심리를 받을 권리를 박탈한 것으로 원처분에 없는 고유한 하자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러한 경우 위 재결은 취소소송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다. Ⅲ. 항소심판결(서울고법 2003. 6. 26, 2002누17042)의 요지 (1) 원고의 행정심판청구를 각하한 이 사건 각하재결에 원처분에 없는 고유한 하자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토지대장 등 지적공부에 일정한 사항을 등재하거나 등재된 사항을 변경하는 행위는 행정사무집행의 편의와 사실증명의 자료로 삼기 위한 것이고, 그 등재나 변경으로 인하여 당해 토지에 대한 실체상의 권리관계에 어떤 변동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어서, 소관청이 그 등재사항에 대한 변경신청을 거부한 것을 가리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5. 12. 5. 선고 94누4295 판결, 대법원 1993.6.11. 선고 93누3745 판결 등 참조), 원고의 이 사건 지목변경신청을 반려하여 거부한 화성시장의 이 사건 반려처분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2) 그렇다면 이 사건 각하재결 자체에 고유한 위법이 있음을 전제로 하여 위 재결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한다. Ⅲ 상고심(대법원) 판결의 요지 (1) 구 지적법(2001. 1. 26. 법률 제6389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0조, 제38조 제2항의 규정은 토지소유자에게 지목변경신청권과 지목정정신청권을 부여한 것이고, 한편 지목은 토지에 대한 공법상의 규제, 개발부담금의 부과대상, 지방세의 과세대상, 공시지가의 산정, 손실보상가액의 산정 등 토지행정의 기초로서 공법상의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토지소유자는 지목을 토대로 토지의 사용?수익?처분에 일정한 제한을 받게 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지목은 토지소유권을 제대로 행사하기 위한 전제요건으로서 토지소유자의 실체적 권리관계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므로 지적공부 소관청의 지목변경신청 반려행위는 국민의 권리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는 달리 지목변경(정정이나 등록전환 등 포함, 이하 같다)신청에 대한 반려(거부)행위를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한 대법원 1981. 7. 7. 선고 80누456 판결, 1991. 2. 12. 선고 90누7005 판결, 1993. 6. 11. 선고 93누3745 판결, 1995. 12. 5. 선고 94누4295 판결 등과 지적공부 소관청이 직권으로 지목변경한 것에 대한 변경(정정)신청 반려(거부)행위를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한 대법원 1971. 8. 31. 선고 71누103 판결, 1972. 2. 22. 선고 71누196 판결, 1976. 5. 11. 선고 76누12 판결, 1980. 2. 26. 선고 79누439 판결, 1980. 7. 8. 선고 79누309 판결, 1985. 3. 12. 선고 84누681 판결, 1985. 5. 14. 선고 85누25 판결 등을 비롯한 같은 취지의 판결들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모두 변경하기로 한다. (3) 따라서 이 사건 반려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Ⅳ. 평 석 1. 대법원 판례변경의 중요한 의미 이 사건은 대법원의 部(대법관 3인이상)에서 심판한 사건이 아니라, 대법관전원의 3분의 2이상의 合議體에서 심판한 사건이다. 대법원이 종전의 의견(판례)을 변경하게 되었기 때문이다(법원조직법 제7조 제1항 참조) 대법원은 이 사건 이전에는 “지적공부 소관청의 지목변경(정정이나 등록전환 등 포함)신청에 대한 반려(거부) 행위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던 대법원이 - 종전과는 180도 다르게 - “지적공부 소관청의 지목변경신청 반려행위는 국민의 권리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판시하는 동시에, 이와 같은 판단과 배치되는 종전의 다수의 판례를 변경하게 되었음은 이 사건 대법원의 판결문에 나타나 있는 바와 같다. 대법원이 종전 판례의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는 "판례변경"은 매우 드믈게 보는 현상이기에, 대법원의 이 판결은 그만큼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2. 판례변경의 동기와 효과 대법원이 이 사건에서 판례변경을 한 직접적인 동기는 무엇인가? 아마도, "지목병경 또는 지목병경신청거부의 처분성"을 부인한 결과, 사람들이 행정소송(일반법원의 소관사항)이 아니라 헌법소원(헌법재판소의 소관사항)을 구제의 수단으로 택하는 것(헌재 1999. 6. 24, 97헌마315 등 참조)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생각한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3. 의문점 대법원이 판례변경을 통하여 “지목변경거부 등”에 대한 행정소송의 길을 열어 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대법원이 “거부의 처분성”의 문제를 - 여전히 - 행정소송법(제2조)에 명시되어 있는 처분개념, 즉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에 비추어 판단하지 아니하고 있음은 큰 문제점으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이에 관한 상세는 拙稿. 法律新聞 제3261호 참조).
2004-08-23
退職金 差等制度의 禁止에서 말하는 差別의 基準
I.判決要旨 [다수의견] 사용자가 근로자들에게 불리하게 취업규칙을 변경함에 있어서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를 얻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취업규칙의 작성?변경권이 사용자에게 있는 이상 현행의 법규적 효력을 가진 취업규칙은 변경된 취업규칙이고 다만 기득이익이 침해되는 기존 근로자에 대하여는 종전의 취업규칙이 적용될 따름이며, 취업규칙 중 퇴직금규정을 기존 근로자들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부칙의 경과규정에 의하여 퇴직금규정이 변경되기 전의 근속기간에 대하여는 종전의 퇴직금규정에 의하도록 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차등퇴직금제도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인 바, 기존 근로자들이라고 하더라도 현재의 법규적 효력을 가진 변경된 퇴직금규정에 의하여 산정한 퇴직금액이 종전 퇴직금규정에 의하여 산정한 퇴직금액을 초과하는 한 기득이익의 침해가 없으므로 변경된 퇴직금규정에 의하여 산정한 퇴직금액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고, 급여체계의 변경으로 변경된 퇴직금규정 중 그 부칙의 경과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기존 근로자들에게 불리하게 되었다고 하여 위 경과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고 그 본문에 의하여 산정한 퇴직금액의 지급을 청구할 수는 없다. [반대의견] 다수의견과 같이 개정 퇴직금규정의 본문이나 부칙의 경과규정 모두 현행의 법규적 효력이 있는 퇴직금규정이고, 부칙의 경과규정이 기존 근로자에게 유ㆍ불리를 떠나 언제나 적용되는 것이라면, 개정 퇴직금규정은 기존 근로자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본문이 규정하는 퇴직금제도와 기존 근로자에게만 적용되는 부칙의 경과규정이 규정하는 퇴직금제도를 둠으로써 결국 근로자들이 입사일자에 따라 서로 다른 퇴직금제도를 적용받게 되는 결과가 된다 할 것이므로 개정 퇴직금규정은 근로기준법 제28조 제2항이 정한 차등퇴직금제도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하지 않을 수 없는 바, 따라서 개정 퇴직금규정이 정한 퇴직금제도는 본문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만이고, 부칙은 경과규정에 불과할 뿐 본문과는 별개의 퇴직금제도라고 할 수 없으며, 기존 근로자들에 대하여도 법규적 효력을 갖는 퇴직금규정은 개정된 퇴직금규정 본문뿐이고, 부칙은 기존의 근로자들의 기득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경과규정으로서 그 한도 안에서, 즉 개정 전ㆍ후의 퇴직금규정을 비교하여 그것을 적용하는 것이 유리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된다고 하여 위 규정을 유효한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다수의견 쪽 보충의견] 다수의견은 근로자의 입사일자에 따라 지급률에 차등이 있는 퇴직금제도를 설정하는 것은 차등퇴직금제도금지의 원칙에 위반되나, 퇴직금제도를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여 새로운 퇴직금제도를 모든 근로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하면서, 기존 근로자의 기득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경과규정을 두어 퇴직금규정이 변경되기 전의 근속기간에 대하여는 종전의 퇴직금규정에 의하도록 하는 것은 합리성이 있어서 차등퇴직금제도금지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 판 결 요 지 - 퇴직금제도를 근로자들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기존 근로자의 기득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경과규정을 두어 퇴직금 규정이 변경되기 전 근속기간에 대하여는 종전의 퇴직금 규정에 의하도록 하는 것은 차등퇴직금제도 금지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 연 구 요 지 - 취업규칙 등 일반규범이 있다고 할 때 그 본문과 부칙은 효력에 있어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님을 확인하였고 퇴직금규정의 개정과 관련하여 근로자에게 유리하든 불리하든 변경시점을 기준으로 기왕의 근속기간에 대하여 종전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기존 근로자와 새로 입사한 근로자를 차별하는 차등퇴직금 규정에 해당되지않음을 분명히 하였다. II. 評 釋 1. 사건의 개요 피고는 지역농협이고, 원고는 그 직원이다. 피고 지역농협은 1981. 7. 1. 퇴직금규정을 개정하였는데, 이 퇴직금규정이 포함된 취업규칙에 대하여 직원들의 동의절차는 거치지 않았다. 개정전에는 퇴직당시 근속연수에 30일분의 평균임금을 곱한 금액을 퇴직금으로 하였고(단수제 퇴직금), 개정하면서 퇴직금을 누진제로 변경하였는데, 퇴직당시의 기준급여(본봉, 직책수당, 상여금, 연월차휴가수당 등이 포함되나 평균임금보다 약간 적은 금액임)에 근속연수에 따라 누진되는 지급률을 곱하여 퇴직금을 산출하였다. 그런데 퇴직금규정을 개정하면서 경과규정을 부칙으로 두었는데, ‘1981. 6. 30.까지의 근속기간에 대한 퇴직금은 종전규정에 의하고, 그 다음날부터의 근속기간에 대한 퇴직금은 개정규정에 의한다’고 규정하였다. 위 개정 퇴직금규정(부칙 포함)에 따라 퇴직금을 산정한 결과 규정개정 후 3년 내에 퇴직하는 경우는 종전규정보다 직원들에게 불리하고, 그 이후는 직원들에게 유리하였다. 원고는 위 퇴직금규정이 개정되기 전에 입사하여 2000년에 퇴사하였다. 원고는 퇴직시 부칙의 경과규정을 포함한 개정 퇴직금규정에 따른 퇴직금을 수령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경과규정을 제외한 개정 퇴직금규정(즉 본문규정)에 따라 자신의 퇴직금을 계산하면 기수령 퇴직금보다 많으므로 그 차액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2.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 부칙규정을 적용하게 되면 퇴직금규정의 개정시를 기준으로 두 개의 퇴직금제도가 인정되는 결과를 가져오고, 이것은 차등퇴직금제도를 금지하는 근로기준법에 위배되어 무효라는 것이 원고의 주장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개정된 퇴직금규정이라고 하는 것은 부칙의 경과규정을 포함한 개념이고, 그 결과 입사시기에 따라 같은 근속연수라 하더라도 퇴금금액이 다를 수 있고, 이를 두고 차등퇴직금제도라고 할 수는 없다고 주장하였다. 원고가 이 사건 소송에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한 선례로서의 대법원판결이 있었다. 대법원 1999. 12. 28. 선고 99다33823판결이 그것이다. 이 판결은 법원공보에 실리지 않은 이른바 미공간판결이다. 그 사안은 이렇다. 농업협동조합중앙회는 1981. 4. 11. 퇴직금규정을 개정하였는데, 전체적으로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였다. 그래서 농협중앙회에서는 근로자의 기득이익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경과규정을 부칙으로 두었는데, ‘퇴직금규정의 개정시를 기준으로 이전의 근속기간에 대하여는 종전 규정을 적용하고, 이후의 근속기간에 대하여는 개정규정을 적용한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한참 세월이 흐른 뒤 농협중앙회의 급여체계가 변화되면서 개정규정(경과규정이 포함되지 않은 개념임)으로 계산한 퇴직금이 개정규정(경과규정이 포함된 개념임)으로 계산한 퇴직금을 상회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경과규정을 포함하지 않은 개정규정으로 계산한 퇴직금과 이미 수령한 퇴직금과의 차액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제1심에서는 원고의 청구가 기각되었으나 제2심에서는 근무한 시기가 다르면 동일한 근속기간에 대하여 다른 퇴직금지급기준이 적용되는 결과가 되어 차등퇴직금제도를 설정한 것이 되어 무효라는 이유로 전체 근속기간에 대하여 개정 퇴직금규정(경과규정이 포함되지 않은 개념임)을 적용하여야 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고, 대법원은 위 제2심판결을 그대로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원고는 위 대법원판결을 그대로 원용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였다. 결국 이 사건의 심리에서는 이 사건이 위 대법원판결과 사안에서 같은가 다른가가 핵심적인 쟁점이 되었는데, 이 사건 제1심 법원과 제2심 법원은 이 사건 사안이 위 대법원판결의 사안과 다르다고 판단한데 대하여, 대법원에서는 이 두 사안이 동일함을 인정하고 정면으로 위 99다33823 판결을 폐기하였다. III. 판례의 정리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하여 동의를 얻는다면 기득이익을 침해하는 퇴직금규정(취업규칙)을 변경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차등퇴직금제도를 설정하지는 못한다. 위의 동의를 얻지 못하더라도 취업규칙의 작성권이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현행의 법규적 효력을 가진 취업규칙은 변경된 취업규칙이다. 다만 이 경우에 기득이익이 침해되는 기존의 근로자에 대하여는 종전의 취업규칙이 적용될 수밖에 없는데, 그래서 결과적으로 서로 다른 퇴직금제도가 설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여기에는 차등퇴직금제도의 금지가 적용되지 않는다(대법원 1992. 12. 22. 선고 91다45165 전원합의체 판결). 이와 같은 이유로 근로관계가 포괄승계된 경우에도 결과적으로 차등퇴직금제도가 허용될 수 있다. 포괄승계후의 새로운 퇴직금제도가 기존 근로자의 기득이익을 침해하는 것이어서 그들에게는 그 효력이 미치지 않고 부득이 종전의 퇴직금규정을 적용하지 않을 수 없어서 결과적으로 하나의 사업 내에 별개의 퇴직금제도를 운용하는 것으로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경우까지 근로기준법이 금하는 차등 있는 퇴직금제도를 설정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95. 12. 26. 선고 95다41659 판결). 차등퇴직금제도의 금지는 하나의 사업 내에서 직종 국내직원과 해외기능공에 대해 상이한 퇴직금제도를 둔 것은 차등퇴직금제도로서 무효이다(대법원 1997. 11. 28. 선고 97다24511 판결). , 직위, 업종별 또는 성별 등 어떠한 내용 또는 이유로도 서로 다른 퇴직금제도를 두어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고 하나의 퇴직금제도를 적용하게 하고자 함에 그 입법취지가 있고, 그에 비추어 근로자의 입사일자에 따라 지급률에 차등이 있는 퇴직금제도를 설정하는 것도 금지된다(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1다77970 판결). 퇴직금규정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개정하면서 기득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개정전에 입사한 근로자에 대하여는 종전 퇴직금규정과 개정 퇴직금규정 중 근로자에게 유리한 규정을 적용하고, 개정후에 입사한 근로자에 대하여는 일률적으로 개정 퇴직금규정을 적용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명문으로 둔 취업규칙에 대하여 대법원은 차등퇴직금제도라서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취업규칙 중 퇴직금규정을 기존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부칙의 경과규정에 의하여 변경전의 근속기간에 대하여는 종전의 퇴직금규정을 적용하고 변경후의 재직기간에 대하여는 개정 퇴직금규정을 적용한다는 취지의 경과규정을 둔 사안에서 대법원은, ‘개정 퇴직금규정의 부칙 경과규정은 경과규정에 불과할 뿐 본문과는 별개의 퇴직금제도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위 법리를 괄호로 부연설명하면서 대법원은, ‘위와 같은 것을 별개의 퇴직금제도라고 한다면 근로자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 아래 퇴직금규정을 불이익하게 변경하면서 종전 근무기간에 대하여는 종전규정을 적용한다는 경과규정을 두더라도 이것이 퇴직금차등제도금지에 위반되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여야 할 것인데, 이런 결과는 부당함이 명백하다’는 취지를 보였다(대법원 1997. 7. 11. 선고 97다14934 판결). 이 판례는 그 사안에서 앞서 든 99다33823 판결과 완전히 동일하다. 그런데 정반대의 결론에 이르렀으므로 이런 측면에서도 상충되는 판례를 통일할 필요가 있었고, 그래서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고 볼 수도 있다. IV.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의미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취업규칙 등 일반규범이 있다고 할 때, 그 본문과 부칙은 효력에 있어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님을 확인한 점이다. 이것은 법해석학에서 아주 기초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겠는데, 그 당부는 단정하기 어려우나 최소한 우리 판례가 위와 같은 견해를 분명히 하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 퇴직금규정의 개정과 관련하여 그것이 근로자에게 이익이 되는 쪽으로 변경을 하든 불이익한 쪽으로 변경을 하든 개정시를 기준으로 기왕의 근속기간에 대하여 종전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기존 근로자와 새로이 입사한 근로자를 차별하는 차등퇴직금규정에 해당하지 않음을 분명히 하였다는 점이다.
2004-05-13
현역복무부적합전역 사유 해당 여부
Ⅰ. 대상판결 1. 사실관계 원고는 1989년 및 1990년에 부하장교였던 사람의 처를 그 부하장교에게는 알리지도 아니하고 사적으로 세 번씩이나 만나 저녁식사를 하였을 뿐만 아니라, 술을 마시고 손이나 어깨를 만지는 신체접촉을 한 데 이어, 몇 년에 걸쳐 사적으로 전화통화까지 하였고, 1997년경에는 회식을 빌미로 2~3차례에 걸쳐 부하장교들의 부인들과 포옹을 하고 뺨을 비비며 입을 맞추는 등 군장교로서 있어서는 아니되는 행위를 하였는바, 위와 같은 원고의 행위는 군장교로서의 품위를 손상하고 군기강을 문란하게 하는 행위로서 그 사생활이 방종한 것에 해당하고 그 자체로서 근무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군의 위신을 손상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원고는 군인사법(이하 “법”이라함) 제37조 제1항 제2호, 법시행령 제49조 제1항 제1호, 법시행규칙 제56조 제2항 제1호에서 정한 사생활이 방종하여 근무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군의 위신을 손상하게 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1심:서울행정법원 2002.6.5.선고 2002구합2819판결). 2. 항소심 및 대법원 판결요지 1) 원심 판결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항소심에서 새로이 제기된 원고의 주장에 대해 “현역복무부적합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원회“라 함)의 조사가 전역심사위원회(이하 ”심사위원회“라 함)의 심사의 예비절차에 해당한다고 보거나 심사위원회의 심사가 조사위원회의 조사의 재심절차에 해당한다고 볼 것으로서 조사위원회의 조사와 심사위원회의 심사는 전체로서 현역복무부적합 여부에 따라 전역 여부를 결정하고자 하는 하나의 처분절차를 구성하는 것이므로 그 절차의 정당성도 처분과정 전부에 대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대법원 1994.8.23.선고 94다7553판결 참조), 비록 앞의 처분과정에 절차위반의 하자가 있더라도 그 뒤의 처분과정에서 보완이 되었다면 절차위반의 하자는 치유된다”라고 판시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03.5.30.선고 2002누10973판결). 2) 원심의 판시 소위가 사생활이 방종하여 근무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군의 위신을 손상하게 한 때에 해당되고, 이 사건 전역처분이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대법원 2004.2.13.선고 2003두6696판결). - 판 결 요 지 - 부하장교였던 사람의 처를 사적으로 만나 식사하고 술을 마시고 신체접촉을 하고 회식을 빌미로 부인들과 포옴하고 입을 맞추는 등 군장교로서 아니되는 행위를 한바 이와같은 행위는 군장교로서의 품위를 손상하고 군기강을 문란케하는 행위로서 군인사법 제37조1항, 법시행령제49조11항 등 현역복무부적합전역 사유에 해당한다. - 연 구 요 지 - 직업에 있어서 그 직에서 배제하는 것은 그 생존 내지 생활의 주된 근거를 잃게 하는 중대한 불이익처분이 분명하지만 군인의 직무나 근무조건 등이 여타 직업과는 현저히 다른 특수성이 있음을 고려햐여 그 신분유지에 대하여 임용권자에게 폭넓은 재량을 인정하는 종래의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한 판결이다. Ⅱ. 현역복무부적합전역제도 1. 제도의 취지 현역복무부적합전역제도란 능력의 부족으로 당해 계급에 해당하는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자와 같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현역복무에 적합하지 아니하는 자를 전역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현역에서 전역시키는 제도를 말한다(졸저,「군인사법」, 법률문화원, 2004. 550면). 이 제도는 군인의 직무를 수행할 적격을 갖추지 못한 자를 직무수행에서 배제함으로써 군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하는 인사상의 제도로서 일반 사회질서를 해친 자에 대한 형사적 처벌이나 군 내부에서 군율을 어긴 자에 대한 제재의 성격을 가지는 징계제도와는 그 제도적 취지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대법원 2001.5.29.선고 99두9636판결). 2. 현역복무부적합 사유 법시행령 제49조 제1항에서 현역복무부적합사유를 규정하고 있다. 즉 ①능력의 부족으로 당해 계급에 해당하는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자(제1호) ②성격상의 결함으로 현역에 복무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자(제2호) ③직무수행에 성의가 없거나 직무수행을 포기하는 자(제3호) ④기타 군 발전에 저해가 되는 능력 또는 도덕상의 결함이 있는 자(제4호). 또한 동조 제2항에서는 현역복무에 적합하지 아니한 자의 기준에 관하여는 국방부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법시행규칙 제56조에서는 시행령 제49조 제2항에서 위임된 사항인 현역복무에 적합하지 아니한 자의 기준 및 심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3. 법적성질 현역복무부적합 여부의 판정은 어떠한 법적성질을 가지는 것일까? 현역복무부적합 판정 여부는 자유재량행위이다. 판례도 “현역복무부적합 여부를 판정함에 있어서는 참모총장이나 전역심사위원회 등 관계기관에서 원칙적으로 자유재량에 의하여 판단할 사항으로서 군의 특수성에 비추어 명백한 법규위반이 없는 이상 군당국의 판단을 존중하여야 할 것”이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1997.5.9.선고 97누2948판결 ; 대법원 1980.9.9.선고 80누291판결). 4. 절차 현역복무부적합자로 전역을 하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①소속 지휘관의 조사위원회 설치권자에 대한 보고(법시행규칙 제58조 제1항) ②조사위원회에의 회부·조사·의결 및 조사위원회 설치권자에 대한 보고(동 제61조) ③조사위원회 설치권자의 전역심사위원회의 설치권자에 대한 보고(동 제67조) ④전역심사위원회 회부·심사 ⑤임용권자의 전역명령 순으로 진행되나, 예외적으로 시행규칙 제57조 제1호 내지 제5호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는 ①소속 지휘관의 참모총장에 대한 보고 또는 참모총장의 직권탐지 ②참모총장의 전역심사위원회 회부?심사 ③임용권자의 전역명령 순으로 진행된다(김의환, “군인사법개정으로 징계처분 중 감봉이 중징계에서 경징계로 변경된 경우 …”, 대법원 판례해설(통권 제36호), 법원도서관, 2001. 590면). 각군참모총장에게 일정한 자에 대하여 조사위원회에의 회부?조사 등의 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바로 전역심사위원회에 회부할 수 있도록 하는 예외 규정을 둔 취지는 지휘권 확립차원에서 객관적으로 보아 부적합성이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조사위원회의 별도의 조사를 거칠 필요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대법원 2001.5.29.선고 99두9636판결). 5. 지원전역(志願轉役) 법시행규칙 제63조는「조사 또는 심사대상자는 전역심사위원회의 심사를 받기 전에 법 제35조에 의하여 지원전역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은 전역심사위원회에서 부적합자로 판정되어 전역 당할 위험에 있는 군인에게 지원전역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기는 하나, 그것이 심사위원회의 의결에도 불구하고 조사대상자에 대하여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지원전역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것은 아니다(서울행정법원 2003.2.7.선고 2002구합30081판결). Ⅲ. 쟁점 1. 현역복무부적합사유 해당 여부 판례에 나타난 현역복무부적합사유를 보면 자신이 일으킨 교통사고에 대하여 부하장교의 제의에 따라 부하장교가 운전한 것으로 사고를 조작하고 상급부대에 허위보고를 한 행위(서울행정법원 2002.3.12.선고 2001구35422판결), 부하장교들에게 폭언, 폭언, 구타행위를 하고 금품을 수수한 행위(서울행정법원 2003.1.16.선고 2002구합4198판결), 여러 차례에 걸쳐 부하 장교의 부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남편들 몰래 애인관계로 사귀자는 등의 말을 하는 등 성희롱을 한 행위(서울행정법원 2002.1.25.선고 2001구33853판결), 비서실장인 원고가 진급을 위하여 치열하게 경합을 벌이고 있는 진급심사 대상자들에게 마치 진급여부가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령관에 대한 뇌물 공여 여부나 그 액수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만한 언행을 하고 나아가 사령관에게 진급청탁 명목으로 뇌물을 공여하도록 한 행위(서울행정법원 1999.3.11.선고 98구18939판결), 지휘관에게 진급 청탁 목적으로 금품을 제공한 행위(서울행정법원 1998.11.26.선고 98구11266판결), 지시불이행, 명정추태, 여자관계비위 및 사생활방종(서울고등법원 1998.6.3.선고 98누1910판결), 공금을 횡령하고 민간인 물건을 절취하였을 뿐만 아니라 정당한 사유없이 휘하 사병들을 폭행하고 가혹행위를 하여 지휘계통을 어지럽히고 군기를 문란하게 한 행위(대전고등법원 1997.6.20.선고 96구2703판결), 부하에 대한 가혹행위, 영관장교로서의 품위손상, 종교행사방해, 명정추태, 횡령(서울고등법원 1997.6.12.선고 96구43982판결), 여자와 동거하다가 유산을 강요하고 결별한 이후 음독자살을 기도하는 부도덕한 행위(대법원 1997.5.9.선고 97누2948판결), 사조직에 가입한 행위(서울고등법원 1996.10.9.선고 95구10299판결) 등이 있다. 위 대상판결의 사실관계에 나타난 행위는 현역복무부적합사유에 해당된다. 2. 시효제도 적용 여부 현역복무부적합전역사유에 시효제도가 적용되는가? 현역복무부적합심사제도는 국가방위와 국민의 안전을 수호하기 위하여 무력을 행사하는 군대라는 조직의 특수성을 고려한 것으로서 현역복무부적합사유의 존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법상 기간의 제한을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기간의 경과로 인하여 형사처벌이나 징계처분을 할 수 없는 사유에 대하여도 현역부적합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서울행정법원 2002.3.12.선고 2001구35422판결). 대상판결에서도 일부 행위는 1989년, 1990년, 1997년에 이루어진 것이지만 부적합 판정의 사유로 삼고 있으므로 현역복무부적합전역제도에는 시효제도가 적용되지 않는다. Ⅳ. 대상판결의 의의 대법원은 지금까지 일반직 공무원이나 사법상의 근로관계에서의 직권면직에 있어서는 그 사유인정이나 적용에 관하여 비교적 엄격한 태도를 보인 것과는 달리 현역 군인에 대한 군인사법상의 전역처분에 대하여는 상당히 폭넓은 재량을 인정하여 왔다. 특히 부적합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그 판단을 원칙적으로 군당국의 자유재량에 의하여 판단할 사항으로서 군의 특수성에 비추어 명백한 법규위반이 없는 이상 군당국의 판단을 존중해왔다. 대상판결은 직업군인에 있어서도 그 직에서 배제하는 것은 그 생존 내지 생활의 주된 근거를 잃게 하는 중대한 불이익 처분임이 분명하지만, 군인의 직무나 근무조건 등이 여타 직역과는 현저하게 다른 특수성이 있음을 고려하여(법 제1조), 그 신분 유지에 대하여 임용권자에게 폭넓은 재량을 인정하는 종래의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한 판결이다. 대상판결은 군 조직 및 임무수행의 특수성을 고려한 것으로 타당한 판결로 보여진다.
2004-04-19
국토이용계획변경승인신청과 법적 문제
Ⅰ. 사건의 개요 (1) 원고(주식회사 진도)는 국토이용관리법상 용도지역 중 농림지역 또는 준농림지역에 위치한 부동산 면적 합계 38,872㎡(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에서 폐기물최종처리업을 영위하기 위하여 1997. 8. 28. 피고(진안군수)에게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를 제출하였다. (2) 피고는 1997. 10. 20. 원고에게 ‘사업계획이 폐기물관리법령에 적합하므로 사업계획 적합통보를 하니, 사업계획의 적합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3년 이내에 폐기물처리업 허가를 신청하라’고 통보하는 동시에 “ ① 사업시행전 사업계획 대상지역을 준도시계획, 시설용지지구로 입안해야 한다, ② 사업개시전 및 사업추진중 주민의 반대 및 기타 이로 인하여 발생되는 문제에 대하여는 원만하게 사업시행주체가 해결하여야 한다”등의 조건(부관)을 이행할 것을 요구하였다. (3) 원고는 1997. 11. 25. ‘피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용도지역을 ’농림지역 또는 준농림지역‘에서 ’준도시지역(시설용지지구)‘으로 변경하여 달라는 국토이용계획변경승인신청을 하였고, 피고는 1998. 4. 24. 이 사건 부동산 일대의 토지에 대한 용도지역을 준도시지역(시설용지지구)으로 변경한다‘는 내용의 공고(진안군 공고 1998-49호)를 하였다. (4)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부동산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폐기물처리시설의 설치를 반대하는 집단민원을 계속적으로 제기하자, 1999. 7. 6. 원고에게 주민들의 집단민원이 해소되기까지는 국토이용계획변경요청을 승인할 수 없다고 통보하였다. (5) 원고는 2000. 5. 12. 피고에게 폐기물처리업허가신청을 하였는데, 피고는 같은 달 18. ‘폐기물최종처리사업계획 적합통지시 이행조건(부관)으로 제시한 사항을 이행하지 않았고 폐기물처리시설이 완료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그 신청을 반려하였다((이상은 제1심판결문(전주지법 2001. 2. 9, 99구1355)을 바탕으로 엮근 것임을 밝혀 두는 바이다)). - 판 결 요 지 - 일정한 기간내에 관계법령이 규정하는 시설 등을 갖추어 일정한 행정처분을 구하는 법률상 지위에 있는 자의 국토이용계획변경신청을 거부하는 것이 행정처분 자체를 거부하는 결과가 되는 경우 예외적으로 그 신청인에게 국토이용계획변경을 신청할 권리가 인정되고 이러한 신청을 거부하는 것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 Ⅱ. 대법원판결(2001두10936)의 요지 1. 이 사건 계획변경승인거부처분 취소청구에 대하여 (1) 국토이용관리법상 주민이 국토이용계획의 변경에 대하여 신청을 할 수 있다는 규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국토건설종합계획의 효율적인 추진과 국토이용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국토이용계획은 장기성, 종합성이 요구되는 행정계획이어서 원칙적으로 그 계획이 일단 확정된 후에 어떤 사정의 변동이 있다고 하여 지역주민이나 이해관계인에게 그 계획변경을 신청할 권리를 인정할 수 없을 것이지만(대판 1995. 4. 28, 95누627 참조), 장래 일정한 기간 내에 관계법령이 규정하는 시설 등을 갖추어 일정한 행정처분을 구하는 신청을 할 수 있는 법률상 지위에 있는 자의 국토이용계획변경신청을 거부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당해 행정처분 자체를 거부하는 결과가 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그 신청인에게 국토이용계획변경을 신청할 권리가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러한 신청에 대한 거부행위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2) 폐기물관리법 제26조, 같은 법 시행규칙 제17조 등에 의하면 폐기물처리사업계획의 적정통보를 받은 자는 장래 일정한 기간 내에 관계법령이 규정하는 시설 등을 갖추어 폐기물처리업신청을 할 수 있는 법률상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인바, 피고로부터 폐기물처리사업계획의 적정통보를 받은 원고가 폐기물처리업허가를 받기 위하여는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용도지역을 ‘농림지역 또는 준농림지역’에서 ‘준도시지역(시설용지지구)’으로 변경하는 국토이용계획변경이 선행되어야 하고, 원고의 위 계획변경신청을 피고가 거부한다면 이는 실질적으로 원고에 대한 폐기물처리업허가신청을 불허하는 결과가 되므로, 원고는 위 국토이용계획변경의 입안 및 결정권자인 피고에 대하여 그 계획변경을 신청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 권리를 가진다고 할 것이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원고에게 국토이용계획변경을 신청할 법률상 또는 조리상의 권리가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피고가 이 사건 계획변경신청을 거부한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 취소를 구하는 이 부분 소를 각하하였으니, 거기에는 폐기물사업계획의 적정통보 및 국토이용계획변경신청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 평 석 요 지 - 용도지역을 준도시지역으로 변경한다는 공고를 한 후 집단민원이 해소되기 전까지 신청을 승인할 수 없다고 통보한 것은 이미 행해진 용도지역변경공고를 철회한 것으로 이 '철회'가 이사건 취소소송의 대상이 되어야 하며 '집단민원은 사업시행자가 해결해야 한다'는 이행조건은 법령에 근거를 두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부관의 한계에 관한 법리'에도 어긋나는 것으로 이러한 점을 판단하지 않은 것은 심리미진이라 생각한다 2. 폐기물처리업허가신청반려처분의 취소청구에 대하여 (1) 원심은, 피고가 1999년 7월 6일 원고에게 주민들의 집단민원이 해소되기까지는 국토이용계회변경을 승인할 수 없다는 이 사건 계획변경승인거부처분을 한 사실과 원고가 2000년 5월 12일 폐기물처리업에 필요한 제반시설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폐기물처리업허가신청을 하자 피고는 같은 해 5월 18일 폐기물처리사업계획의 적정통보시 이행조건으로 제시한 사항을 원고가 이행하지 않았고 폐기물처리시설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고가 원고의 신청을 반려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가 워고에게 폐기물처리사업계획 적정통보를 하였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장차 폐기물처리업허가를 할 것이라는 신뢰를 주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신뢰보호원칙상 피고가 원고에게 폐기물처리업허가를 할 의무가 있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2)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심리미진이나 채증법칙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폐기물처리업허가 및 신뢰보호의 원칙 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Ⅲ. 評 釋 1. 이 사건에서의 “취소소송의 대상” 이 사건에서 피고(진안군수)는 원고의 국토이용계획변경신청을 받아드려. 1998. 4. 14. 이 사건 부동산 일대의 토지에 대한 용도지역을 준도시지역(시설용지지구)으로 변경한다는 내용의 공고(진안군 공고 1998-49호)를 한 후, 1999. 7. 6. 주민들의 집단민원이 해소되기까지는 원고의 신청을 승인할 수 없다고 “통보”하였다. 그렇다면 위 “통보”는 - 1998년 4월 14일에 - 이미 행해진 피고에 의한 “용도지역변경공고의 철회”를 뜻한다고 하겠으며, 그 “철회”가 이 사건 취소소송의 대상이 되었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과 대법원이 이 사건을 “거부처분(국토이용계획변경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으로서 심리하였음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2. “집단민원에 관한 부관”의 위법성 이 사건에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사업계획의 적합통보를 하면서 ”주민의 반대 및 이로 인하여 발생하는 문제에 대하여는 사업시행주체가 해결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이행조건(부관)을 부가하였으며, 그와 같은 이행조건의 불이행이 이 사건에서의 또 하나의 처분(폐기물처리업 허가거부처분)의 이유가 되고 있다. 그러나 그와 같은 부관(이행조건)은 법령에 근거를 두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법률유보원칙 위반), ”부관의 한계에 관한 법리“에도 어긋나는 위법한 부관으로 보지않을 수 없다(”부관의 한계“ 등에 관하여는 김남진, 行政法 l, 제7판, 243면 이하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그러한 점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았음은 심리미진인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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