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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9조의 매도청구권행사
1. 사건의 개요 서울시는 2008. 3. 6. 서울특별시 고시 2008-58호로 단독주택 밀집지역인 서울 노원구 ○○동 633-31일대 4만3303㎡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4조의 규정에 따라 주택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지정·고시하였고, '인덕마을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이 사건 정비구역에서 주택재건축사업을 시행하기 위하여 서울특별시 노원구청장으로부터 2008. 8. 8. 설립인가를 받아 2008. 8. 27. 설립등기를 마친 정비사업조합이다. 청구인들은 정비구역 내에 아래와 같이 토지 및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자들로서 이 사건 재건축조합 설립에 동의하지 않았다. 청구인들은, 이 사건 재건축조합이 재건축조합설립에 동의하지 않은 청구인들을 상대로 매도청구를 하게 되면 청구인들의 의사에 반하여 토지 및 건축물을 시가로 매도하여야 하는데,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청구인들의 재산권, 행복추구권, 거주이전의 자유 및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2008. 9. 12.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9조,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8조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문제의 소재 헌법 제23조 제3항은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과 보상은 법률로서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는바, 법률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과 보상은 헌법이 요구하는 공공필요가 있어야 하고 정당한 보상을 하여야 하는데, 여기서 공공필요, 재산권 수용, 정당한 보상 등은 공익사업법이 준용되는 재개발과정에서의 토지수용의 경우에만 적용되는 개념적 징표인지, 아니면 이를 확대하여 주택법상 주택건설사업 및 도시정비법상 주택 재건축사업에서의 토지 취득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는 매도청구의 경우에도 적용되어 위 매도청구제도가 헌법상 근거있는 제도로 볼 수 있는지 문제된다. 즉, 현행 도시정비법 등은 주택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시행구역내에 소재하는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는 방법으로는 각 강제수용방식과 매도청구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위 토지취득방식 중 매도청구방식은 법률의 규정에 의한 사업시행자의 권리로서 강제성을 수반하는 점에서는 사실상 강제수용과 유사한 것임에도 민사소송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위와 같이 민사소송을 취하면서도 매도청구로 말미암아 강제로 소유권을 상실하게 된다는 점에서 매도청구 행사의 상대방은 행복추구권, 재산권, 거주이전의 자유, 주거의 자유 등에 중대한 제한을 받게 되는 것이다. 우리 헌법 제37조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매도청구제도가 헌법이 정한 위와 같은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위헌이 아닌지 문제될 수 있다. 3. 헌재 결정례 요지 과거 헌법재판소는 과거 집합건물법 규정 매도청구권제도와 관련하여 '건물의 노후화로 인하여 그 건물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불합리하게 되는 경우에는 재건축을 찬성하는 구분소유자와 반대하는 구분소유자들 간의 권리관계를 적절히 조정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그 건물 전체를 철거하고 다시 건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재건축을 원하는 다수의 구분소유자들의 권리보호와 사회·경제적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보며 재건축 제도가 재건축을 원하지 않는 구분소유자들의 기본권을 제한한다 하더라도 이는 헌법이 기본권 제한의 원리로서 제한하고 있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어서 이를 위헌이라고 볼 여지는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헌법재판소 1999.9.16. 선고 97헌바73 결정) 그 후 헌법재판소 대상 결정인인 2008헌마571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9조 위헌확인】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주택재건축사업시행자에게 매도청구권을 인정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9조가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사업시행자로 하여금 매도청구권을 행사하도록 한 것은, 노후·불량주택을 재건축하여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주거생활의 질을 높인다는 공공복리를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그 수단도 적절하다. 그리고 매도청구권은 통상의 재개발절차에서의 수용제도보다는 조금 완화된 제도라고 볼 수 있고, 그 매도청구권 행사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 제한을 가함으로써 상대방의 이익을 충분히 보장하고 있으며, 재산권을 보다 덜 침해하는 다른 수단이 명백히 존재한다고 보이지도 아니하며, 침해받는 재건축 불참자의 사익은 위와 같은 공익에 비하여 결코 크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본질적인 내용까지 침해하거나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라고 판시하였다. 참고로, 헌재는 2009.11.26. 선고 2008헌바133 결정 【주택법 제18조의2 위헌소원】 사건에서도 민간 건설업자에게 매도청구권을 부여한 주택법 제18조의2 조항이 개인의 재산권과 계약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청구인의 주장에 대하여 위 판시 내용과 거의 동일한 취지로 재판관 8대1의 의견으로 합헌결정을 한 바 있다. 4. 위 헌재 결정에 대한 검토 도시정비법상의 매도청구권의 경우, 토지 또는 건물만을 소유하여 조합원이 될 수 없는 자들의 반대가 있는 경우 이들을 제외하고 재건축을 하는 것도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까지 모두 매도청구를 인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경우는 침해되는 사익이 이에 의하여 보호되는 공익보다 크다고 보아 그 위헌성 시비가 꾸준히 있어 왔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지금까지 일관되게 매도청구제도가 합헌이라고 판단하여 왔는데 과거 헌법재판소의 판례는 합헌 판단을 함에 있어 과잉금지의 원칙에 따른 구체적인 논증을 하지 아니하였으나, 최근에는 대상 결정과 같이 합헌성 판단을 함에 있어 과잉금지 원칙을 준수하였는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매도청구제도는 해당 토지소유자의 의사에도 불구하고 재산권을 강제적으로 변동, 박탈시킬 수 있는 수용적 성질이 있다. 이 경우 토지의 매도대금에 대해서는 헌법상 정당보상 법리가 적용되어야 한다. 위와 같이 민간사업주체가 보유하는 매도청구권이 헌법 제23조 제3항에 근거한다고 의제하려면 민간사업자가 시행하는 '주택건설사업' 등이 공공필요의 범위에 해당하여야 함은 당연하다. 즉, 주택건설사업은 헌법상 공공필요에 해당되어 이는 민간사업주체에 대한 매도청구권의 허용근거가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위헌의견에 의하면, 비록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대상의 범위를 확대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소위 알박기라 불리는 투기세력과 관계없는 사람들에게도 매도청구권의 행사를 필요이상으로 인정할 우려가 크므로 이는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반한다고 한다. 즉 민간사업주체의 주택건설(재건축)사업은 헌법상 공공필요의 범위에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보아 매도청구권의 헌법적 허용근거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생각건대, 민간사업주체가 시행하는 주택건설사업은 비록 사기업체의 이익 독식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법과 도시정비법이 추구하는 국민의 쾌적한 주거안정 확보라는 입법목적을 충족한다고 볼 수 있고, 이는 헌법재판소의 다수의견처럼 헌법상 공공필요의 범위에 해당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결국, 매도청구권 제도가 형성권의 성질을 가지면서 미동의 토지소유자의 토지를 사실상 강제 수용하는 등으로 인하여 그들의 토지 재산권에 침해를 주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지만, 주택법상 주택건설사업과 도시정비법상의 주택재건축 사업은 공익성이 보다 강화되어 있는 점, 사실상 재건축사업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재개발사업에서는 공용수용 등에 의한 강제적 토지소유권 취득방법이 인정되고 있는 점, 도시정비법이 토지 또는 건축물만을 소유하고 있는 자에 대하여도 매도청구권의 행사를 인정한 취지는 토지등 소유자의 반대에 따른 (재)건축이 지연되는 것(이른바 알박기)을 방지하고, 조속한 사업시행을 통해 국민의 주거안정을 도모하고자 함에 있다는 점 등에 비추어보면 매도청구권에 의하여 보호되는 공익이 침해되는 사익보다 훨씬 크다고 할 수 있으므로 위헌의 소지는 크지 않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동 헌재의 결정은 타당하다고 하겠다. 다만, 도시정비법과 주택법 등에서 인정되고 있는 매도청구는 사인의 재산권을 본인 의사에 반하여 박탈한 채 환가보상만 한다는 점에서 헌법상 재산권보장의 근본취지인 존속보장에 위배될 여지가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만큼 이러한 점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매도청구제도를 재개발사업에서의 공용수용제도로 동일하게 통일할 필요성이 있다고 하겠다.
2012-06-04
조세조약상 외국법인 고정사업장의 구성요건
I. 판결의 개요 1. 사실관계의 요지 미국법인 A는 세계각국의 정보수집요원들이 각국의 금융정보 등을 수집하여 미국본사에 송부하면 그 정보의 정확성을 검증한 후 이를 가공·분석하여 데이터베이스로 미국본사의 서버에 저장한 다음, 전세계 고객에게 그 금융정보를 노드장비와 고객수신장비 등을 통해서 전자적인 방식으로 제공, 판매하는 서비스업('쟁점 서비스')을 영위하였다. 원고는 A의 한국 자회사로서 A에게 한국의 금융정보 등을 수집하여 전달하고, 노드장비와 고객수신장비 등의 설치 및 유지관리용역('쟁점 장비관리용역')을 제공하고 그 대가를 지급받았는데, 그 중 쟁점 장비관리용역은 내국법인 갑에게 하도급을 주어 갑이 자신의 사업장에 설치된 노드장비 및 한국고객들의 사무실 등에 소재한 고객수신장비를 유지관리하였다. 한편, A의 해외지점 직원들은 한국을 방문하여 고객의 사무실 등에서 쟁점 서비스의 판촉활동을 수행하면서 정보이용료 등의 계약조건을 안내해 주고('쟁점 홍보활동'), 원고의 사무실에서 한국고객에게 고객수신장비의 사용법 등에 대한 교육활동을 실시하였다('쟁점 교육활동'). A는 한미조세조약상 국내에 고정사업장이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보아 한미조세조약 제8조에 따라 한국고객의 쟁점 서비스 대가에 대하여 별도 법인세를 신고·납부하지 않았고, 부가가치세는 한국고객들이 부가가치세법 제34조에 따라 대리납부 방식으로 납부하였다. 원고는 A로부터 지급받은 용역대가에 대하여 법인세를 신고, 납부하였으나, 부가가치세는 부가가치세법 제11조 소정의 외국법인 본사에 대한 외화획득용역으로서 영세율 적용대상으로 보아 이를 납부하지 않았다, 한편, 갑은 원고로부터 수취한 용역대가에 대하여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를 신고, 납부하였다. 이에 대하여 과세관청은 A가 원고, 갑, 해외지점의 직원 등을 통하여 국내에서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업활동을 수행하였으므로 노드장비와 고객수신장비 소재지나 원고의 사무실에 고정사업장을 두고 있고 쟁점 서비스를 그 고정사업장을 통해서 제공하였다고 판단하고 이를 전제로 위 고정사업장에 귀속되는 국내 소득의 상당 부분에 대한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를 신고, 납부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를 과세하였고 또한 원고 및 갑 등에 대하여도 쟁점 장비관련용역 등을 실질적으로 A의 본사가 아니라 위 고정사업장에 제공하였다고 하면서 위 영세율 적용을 배제하는 등으로 부가가치세를 과세하였다. 2. 판결요지 대법원은 한미조세조약상 국내에 미국법인의 고정사업장이 존재한다고 하기 위하여는, 미국법인이 '처분권한 또는 사용권한'을 가지는 국내의 건물, 시설 또는 장치 등의 '사업상 고정된 장소'를 통하여 미국법인의 직원 또는 그 지시를 받는 자가 예비적이거나 보조적인 사업활동이 아닌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업활동'을 수행하여야 하고,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업활동'인지 여부는 그 사업활동의 성격과 규모, 전체 사업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는데, 원심판결은 A의 사업활동에서 가장 본질적인 부분은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가공·분석하여 그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부분과 이를 판매하는 부분이라고 전제하고, 국내에 설치되어 있는 노드장비는 미국의 주컴퓨터로부터 가공·분석된 정보를 수신하여 고객에게 전달하는 장치에 불과한 점, 고객수신장비의 주된 기능은 A로부터 송부된 정보를 수신하는 장비인 점 등에 비추어 A가 위 각 장비를 통하여 국내에서 수행하는 활동은 A의 전체 사업활동 중 본질적이고 중요한 부분을 구성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노드장비와 고객수신장비 소재지에 A의 고정사업장이 존재한다고 할 수 없고, 나아가 A의 해외지점의 쟁점 홍보활동 및 교육활동 역시 A의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업활동으로 볼 수 없으므로 그곳에도 A의 고정사업장이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이 사건 부과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한미조세조약상 고정사업장의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고 판시하였다. II. 대상판례의 평석 1. 쟁점의 정리 이 사건의 쟁점은 한미조세조약상 A의 고정사업장에 국내에 존재하는지 여부로서 구체적으로는 노드장비와 고객수신장비 또는 원고의 교육장이 A가 '처분권한 또는 사용권한'을 가지는 국내의 건물, 시설 또는 장치 등의 '사업상 고정된 장소'에 해당하는지, 노드장비와 고객수신장비를 통하여 수행되는 정보의 전달, A의 해외지점 직원들에 의하여 원고의 사무실 등에서 이루어지는 홍보 및 교육활동 등이 A의 본질적이고도 중요한 사업활동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2. 조세조약상 고정사업장의 의의 및 구성요건 국제거래에 있어서 고정사업장 내지 국내사업장의 존재 여부에 따라 세법상 과세방식의 중요한 차이가 발생한다. 조세조약 미체약 국가의 외국법인이 국내에서 사업소득을 얻는 경우에 그 국내원천 사업소득에 대해서는 두 가지 방식으로 과세된다. 외국법인이 국내사업장을 두고 있으면 그 국내사업장에 귀속되는 소득에 대하여 법인세를 신고 납부하여야 하고, 국내사업장이 없는 경우에는 국내원천 사업소득의 지급자가 원천징수하는 방식으로 과세된다.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조세조약에서는 법인세법상의 국내사업장과 유사한 고정사업장 개념을 두어 국내원천 사업소득을 얻은 체약국의 외국법인이 우리나라에 고정사업장을 두고 있지 않거나 고정사업장을 두고 있더라도 해당 사업소득이 그 고정사업장에 귀속되지 않는 경우에는 과세대상에서 제외하고, 반면 고정사업장이 있고 해당 사업소득이 고정사업장에 귀속되는 경우에는 내국법인의 소득과 동일한 방식으로 과세한다. 또한, 고정사업장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통상 부가가치세법상의 사업장에도 해당하기 때문에 외국법인은 부가가치세도 신고, 납부할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조세조약상 고정사업장의 구성요건으로 통상 세 가지가 제시된다. 첫째, 물적 시설의 고정적 존재로서 객관적 요건으로 불린다. 기계나 장비 등도 물적 시설에 포함되고 물적 시설이 고정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항구적으로 특정장소에 위치하고 있어야 한다. 둘째, 물적 시설을 사용할 권한을 갖거나 지배하고 있어야 한다는 요건으로 주관적 요건이라 한다. 이는 고정된 장소와 사업의 수행간의 관계로서 사업이 그 장소를 통하여 수행되어야 하는 요건이다. 기업이 어떤 장소를 통하여 사업을 수행한다는 것은 그 장소에 대하여 처분권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고 자신의 의사에 따라 그 장소를 사용하거나 사용 중단 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그 물적 시설을 통하여 기업의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업활동이 수행되어야 한다는 요건으로서 기능적 요건이라고 한다. 외국법인의 사업활동이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업활동인지 아니면 예비적이고 보조적인 사업활동인지는 상대적 가치에 의하여 판단된다. 예컨대, 파이프라인을 통한 석유수송의 경우 석유판매업자에게는 보조적 기능을 수행하므로 고정사업장을 구성하지 않으나, 석유운송업자에게는 본질적 기능을 수행하므로 고정사업장을 구성하는 것이다. 통상 어떤 기업이 여러 물리적 장소에서 예비적, 보조적 성격의 개별활동을 수행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들 개별 활동을 모두 결합하여 한 사업장에서 수행한다고 가정할 경우 그 결합된 사업활동이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업활동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 해당기업은 사업활동의 기능적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보고 있다. 한미조세조약도 다른 조세조약과 같이 제9조 제1항에서 "이 협약의 목적상 고정사업장"이라 함은 어느 체약국의 거주자가 산업상 또는 상업상 활동에 종사하는 사업상의 고정된 장소를 의미한다"고 하고 제2항에서 지점, 사무소, 공장 등 다수 유형의 고정사업장을 예시적으로 열거하고 있고 제3항에서는 고정사업장에는 다음의 어느 하나 또는 그 이상의 목적만을 위하여 사용되는 사업상의 고정된 장소가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면서 (a)목에서 '거주자에 속하는 재화 또는 상품의 보관, 전시 또는 인도를 위한 시설의 사용'을, (e)목에서 '거주자를 위한 광고, 정보의 제공, 과학적 조사 또는 예비적 또는 보조적 성격을 가지는 유사한 활동을 위한 사업상의 고정된 장소의 보유'를 들고 있다. 즉, 한미조세조약도 고정사업장의 구성요건으로 객관적 요건과 주관적 요건 및 기능적 요건을 규정하고 있으나 다만, 예비적, 보조적 행위의 어느 하나 또는 그 이상의 목적만을 위하여 사용되는 사업상의 고정된 장소가 고정사업장에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하여 개별 행위가 예비적, 보조적 성격을 지니는 이상 그 개별행위를 결합하여 본질적이고 중요한 행위를 구성하는지를 판단하지 않는 점이 특색이다. 3. 평석: 한미조세조약상 고정사업장의 구성요건과 전자상거래 대상판례는 외국법인의 고정사업장의 구성요건으로 객관적 요건, 주관적 요건 및 기능적 요건을 제시하면서 전자적 방법으로 금융정보를 판매하는 외국법인의 경우 정보전달활동과 홍보 및 교육활동은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업활동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기능적 요건을 구성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전자상거래란 당사자가 물리적으로 동일한 장소에 소재하지 않고 전자적 수단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재화와 용역에 관한 사업상의 거래로 정의되는데, 이는 일반 상거래와는 달리 컴퓨터 이외의 물적 시설의 존재 없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일반 고정사업장의 구성요건을 기준으로 고정사업장의 존재여부를 판단할 것인지, 본질적이고 중요한 활동을 무엇으로 볼 것인지 등의 문제가 제기된다. 우선, 전자상거래에 있어서의 고정사업장의 객관적 요건은 컴퓨터 서버의 존재 여부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 특정장소에 고정될 수 있는 것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컴퓨터 프로그램을 구동하는 컴퓨터 하드웨어 즉 컴퓨터 서버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OECD 모델조세조약도 같은 입장이다. 둘째, 외국법인이 컴퓨터 서버를 자신의 사업에 사용하거나 그 사용을 중지할 수 있는 권능을 가져야 주관적 요건을 구성한다고 할 것이다. 단지 타인이 설치, 운용하는 통신시설을 이용하여 거래하는 경우에는 그 통신시설에 대한 처분권을 가지지 않으므로 주관적 요건을 충족하지 않을 것이다. 셋째로 기능적 요건의 충족을 위해서는 전자상거래의 전자적 수단의 운용이 소득의 획득에서 본질적이고 중요한 행위가 되어야 할 것이다. 본질적이고 중요한 활동으로는 상품의 매도인이 매수인과의 매매계약의 체결을 컴퓨터 서버에 게재된 웹사이트를 통해서 수행하거나 판매대금을 서버에 게재된 웹사이트를 통해서 결제받는 행위를 들 수 있다. 전자적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에는 그러한 상품을 가공, 제조하는 일이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업활동이 될 것이다. 원심판결도 같은 논거에서 A의 사업활동에서 가장 본질적인 부분은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가공·분석하여 그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부분과 이를 판매하는 부분이라고 전제하였던 것이다. 일반 상거래에서 상품의 인도, 광고 및 홍보활동 등이 예비적, 보조적 행위로 인정되는 것과 같이, 전자상거래에 있어서도 서버에 게재된 전자상품을 인도하는 행위는 상품의 인도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예비적, 보조적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OECD 모델조세조약도 보안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미러서버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 행위를 예비적, 보조적 행위로 열거하고 있다. 대상판례는 노드장비나 고객수신장비는 미러서버와 마찬가지로 고유의 기능이 정보전달에 불과하므로 이러한 장비를 통하여 전자상품을 인도하는 행위는 여전히 예비적, 보조적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전자상거래의 경우에도 일반 고정사업장의 기능적 요건의 법리가 적용된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또한, A의 해외지점 직원의 쟁점 홍보활동과 교육활동은 한미조세조약 제9조 소정의 예비적, 보조적 행위로 판단하였는바, 전자상거래에 수반되는 홍보와 교육활동은 여전히 예비적, 보조적 행위로 보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4. 결어 대상판례는 조세조약상 고정사업장을 정면으로 다룬 최초판결로서 고정사업장을 구성하는 객관적 요건, 주관적 요건 및 기능적 요건을 명확히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또한, 금융정보를 판매하는 전자상거래에 종사하는 외국법인의 경우 노드장비 등을 통한 정보의 전달, 해외지점의 직원들에 의한 홍보 및 교육활동은 본질적이고도 중요한 사업활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는 점에서 전자상거래의 경우에도 기본적으로 일반 고정사업장의 기능적 요건이 유효함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그 선례적 가치가 있다. 다만, 대상판례가 한미조세조약상의 고정사업장의 객관적 요건과 주관적 요건 및 기능적 요건 중 예비적, 보조적 행위의 결합 금지 부분에 대하여 구체적인 판시를 하지 않은 점은 다소 아쉬움이 있지만, 대상판례의 판시 논거와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단된다.
2012-03-26
상수도체납요금 승계부과처분의 위법성
Ⅰ. 서설 수도시설을 사용하던 자가 수도요금을 체납한 상태에서 수도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건축물 등의 소유권이 변경되는 경우 수도사업자인 지방자치단체는 일반적으로 해당 건축물의 소유권을 신규로 취득한 당사자에게 전 소유자가 체납한 수도요금을 납부할 것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단수처분을 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 수도체납요금 납부의무의 승계를 부인한 대법원의 판결이 있었음에도 수도사업의 실무에서는 바뀐 조례규정을 전제로 지속적으로 체납요금 납무의무의 승계를 인정하여 수도요금부과처분을 하여왔는데 지방자치법은 제22조에서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 그 사무에 관하여 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 다만, 주민의 권리제한 또는 의무부과에 관한 사항이나 벌칙을 정할 때에는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사안의 경우 체납수도요금 납부의무의 승계라는 주민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조례규정에 위법성이 있는지가 문제된다. Ⅱ. 판결의 개요 1. 사실관계 및 쟁점사항(본 판결은 피고인 부천시가 상고를 포기하여 확정되었다.) 가. 부천시장이 '타이거월드' 부천체육문화센터를 을 회사로부터 매수한 갑 회사에 부천시 수도급수 조례 제24조 제2항을 근거로 기존 수도사용자 을 회사가 체납한 상하수도요금을 부과한데 대해 갑회사가 상하수도요금부과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였다. 나. 부천시 수도급수조례 제24조 제2항에서는 '급수설비에 관한 권리·의무가 변동되는 경우에는 신규 수도사용자와 기존 수도사용자는 요금을 정산하여야 한다. 다만, 경매 또는 공매처분에 따른 명의 변경 시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사안에서는 ① 수도조례 제24조 제2항은 신규 수도사용자가 기존 수도사용자와 수도요금을 정산하여야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인데도 이것이 신규 수도사용자가 기존 수도사용자의 체납 수도요금 납무의무를 승계하는 근거 규정이 될 수 있는지 여부, ② 수도조례 제24조 제2항이 신규 수도사용자가 기존 수도사용자의 체납 수도요금을 승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하더라도, 위 규정은 법률에서 위임한 바가 없는 사항에 대해 신규 수도사용자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거나 법률에서 위임한 범위를 초과한 것으로서 무효의 규정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2. 판결 요지 가. 수도조례 제24조 제2항이 신규 수도사용자가 기존 수도사용자와 수도요금을 정산하여야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위 규정은 급수설비에 관한 권리·의무가 변동되는 경우 신규 수도사용자가 기존 수도사용자의 체납 수도요금을 승계하고, 다만 이를 위해 내부적으로 정산하도록 한 것이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므로 이를 수도요금 승계규정으로 볼 수 있다. 나. 수도법 제38조 제1항의 '그 밖의 수돗물의 공급조건에 관한 규정'이라 함은 신규 수도사용자가 일반수도사업자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장래 수도를 공급받기 위한 수도공급계약의 내용으로 되는 사항, 즉 일반수도사업자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신규 수도사용자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는 방법, 이와 관련하여 신규 수도사용자가 수인하거나 부담하여야 할 요금 기타 사항을 말한다 할 것이고, 기존 수도사용자가 체납한 수도요금의 납부의무의 승계에 관한 사항은 기존 수도사용자의 일반수도사업자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채무를 신규 수도사용자가 인수하느냐 하는 문제로서 신규 수도사용자가 장래에 일반수도사업자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수돗물을 공급받는 데 관한 사항은 아니며, 따라서 이러한 사항은 '그 밖의 수돗물의 공급조건에 관한 규정'에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수돗물의 공급을 받지 않았던 신규 수도사용자가 기존 수도사용자의 체납 수도요금의 납부의무를 승계하도록 한 수도조례 제24조 제2항은 수도법 제38조 제1항의 '그 밖의 수돗물의 공급조건에 관한 규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법률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이러한 수도조례 제24조 제2항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Ⅲ. 평석 1. 수도요금의 납부의무자 수도법 제68조제1항에서는 "수돗물의 공급을 받은 자가 수돗물의 요금, 급수설비에 관한 공사의 비용 또는 제71조에 따른 원인자부담금을 내지 아니하면 지방자치단체인 수도사업자는 지방세 체납처분의 예에 따라 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수도요금의 납부의무자는 수익자인 수돗물의 공급을 받은 자라고 해석되어야 한다. 그런데 수도법 제38조제1항에서는 "일반수도사업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수돗물의 요금, 급수설비에 관한 공사의 비용부담, 그 밖에 수돗물의 공급 조건에 관한 규정을 정하여 수돗물의 공급을 시작하기 전까지 인가관청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승인을 받은 사항을 변경하려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다만, 수도사업자가 지방자치단체이면 그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한다."고 규정하여 조례에 기한 변경 가능성을 인정하는 듯 한 규정을 두고 있다. 2. 과거 대법원의 판결 및 평석 대상 판결과의 조례 규정의 차이점 과거 대법원(대법원 1993. 5.11. 선고 92누17211)은 "수도법 제17조의 규정에 의하여 제정된 서울특별시급수조례 제5조는 '급수장치는 그 설치된 건물 또는 토지의 처분에 부수하며 취득자는 이 조례에 의하여 그 취득 전에 발생된 의무에 대하여도 이를 승계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은 급수장치에 관한 권리의무의 승계에 관한 것으로서 건물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였다는 것만으로 건물의 구소유자의 체납수도요금 납부의무까지 신소유자에게 승계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여 체납수도요금 납부의무의 승계를 부인한 바 있다. 그런데 본 평석대상 판결 당시 부천시의 조례는 "급수설비에 관한 권리·의무가 변동되는 경우에는 신규 수도사용자와 기존 수도사용자는 요금을 정산하여야 한다. 다만, 경매 또는 공매처분에 따른 명의 변경 시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여 그 내용을 달리하고 있어 본 조례규정을 체납요금승계에 관한 근거규정으로 볼 수 있느냐 및 조례안의 위임입법한계일탈로 인한 무효사유의 존부가 문제된 것이다. 3. 본 판결의 의미 및 수도사업 실무 현재 환경부와 행정안전부에서 제정한 '표준급수조례' 제19조에 따라 부천시는 수도급수조례 제24조로 이와 동일한 규정을 두고 있고,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제정한 수도급수조례에는 동일한 내용이 반영되어 있다. 그런데 현재 본 수도급수조례는 과거 명시적으로 체납수도요금 납부의무의 승계를 인정했던 규정과는 상이한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사실상 납부 의무의 승계 규정으로 기능하고 있다. 지방재정의 충실을 위해 체납요금 납부의무의 승계를 인정해야할 현실적인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본 수도계약의 주체가 수도사업자와 기존 수도사업자 사이의 법률관계에 불과함에도 법률상의 근거 없이 채무의 승계를 강제한다는 점에서 입법체계상의 문제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본 판결은 본 조례규정의 위법성에 대한 명시적인 판단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현재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수도급수조례는 크게 3가지의 규정 형태를 취하고 있다. 첫째로 과거 대법원에서 판시한 서울특별시급수조례 제5조와 같은 '의무 승계 규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경우, 둘째로 환경부와 행정안전부에서 제정한 '표준수도급수조례' 제19조를 따른 부천시 수도급수조례 제24조와 같은 '당사자 사이의 정산 의무'를 규정한 경우, 마지막으로 위와 같은 규정을 아예 삭제한 경우이다. 이에 따라 수도사업 실무는 '의무 승계 규정'과 '당사자 사이의 정산 의무'에 관한 규정을 둔 경우는 체납요금 납부의무의 승계를 인정하고 있고, 위와 같은 규정을 삭제한 경우에는 위 의무의 승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수도사업의 실무형태가 다양한데는 수도법 제38조제1항에서 수돗물의 요금, 급수설비에 관한 공사의 비용부담, 그 밖에 수돗물의 공급 조건에 관한 규정을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도록 하는데 그 근본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매 및 공매에 기한 명의변경시에는 현재 실무상으로도 체납요금 납부의무 승계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는 경매에 기해 아파트의 소유권을 취득한 자가 전소유자가 연체한 관리비의 납부를 거부한 사안에 대한 대법원 2001. 9. 20. 선고 2001다8677에서 '아파트의 관리규약에서 체납관리비 채권 전체에 대하여 입주자의 지위를 승계한 자에 대하여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집합건물의 전 입주자가 체납한 관리비는 그 특별승계인에게 전유부분에 대한 체납관리비는 승계되지 아니하고 공용부분에 한하여만 승계된다'는 판결을 하고 있는데 이 취지를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Ⅳ. 결론 본 판례는 지방자치법 제22조의 규정에 따라 부천시수도급수조례 제24조의 효력이 무효라고 판시하고 있다. 사실 본 판례 이전에도 대법원 1992.12.24. 선고 92다16669 판결과 대법원 1993. 5.11. 선고 92누17211 판결로서 위와 같은 수도급수조례의 효력이 부인된 바 있으나 본 판결들의 취지가 수도사업의 실무에 반영되지 않아 계속해서 법률적인 분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재 환경부에서는 표준급수조례를 개정하여 제19조 '당사자 사이의 정산의무' 규정을 삭제하는 것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표준안에 불과해 해당 지방자치단체들이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강제력이 없어 사안의 같은 분쟁의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과거 대법원에 의해 위법성이 확인된 서울특별시급수조례 제5조와 같은 '의무 승계 규정'을 그대로 두고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아직도 상당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와 같은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소관 중앙행정기관인 환경부 및 행정안전부의 이에 대한 엄격한 지침의 작성 및 각 지방자치단체로의 시달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2012-02-09
법정지상권에서 법원에 의한 지료결정이 제3자에게 효력이 미칠 수 있는가
1. 문제의 제기 1) 법정지상권은 토지와 건물을 별개의 부동산으로 구성하고 있는 우리 부동산 물권법 체제에서 타인 소유의 토지에 지상 건물 등을 소유하기 위해서 법률상 인정되는 법정 물권관계이다. 본래 타인 소유의 토지에 건물 등을 소유하기 위해서는 당사자간 약정에 의하여 미리 용익관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나, 우리 민법은 경매 등의 원인으로 토지와 건물의 소유권이 분리되는 경우 건물의 존립을 위한 법정 용익물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민법 제366조 외에도, 민법 제305조, 가등기 담보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 참조). 2) 법률상 당연히 발생하는 물권변동의 경우, 그 물권변동이 등기부에 즉시 반영될 수 없어 부득이 실체적 법률관계와 등기부의 기재가 다를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경우 등기부 기재만을 믿고 거래에 관여하는 자는 불측의 손해를 입을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물권변동에 형식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 민법이 일정한 경우 법률상 당연히 발생하는 물권변동을 인정하고 있는 까닭은 등기부 기재에 앞선 실체적 권리관계의 변동을 인정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법률상 당연히 성립, 이전 또는 소멸하는 권리관계에서는 그 외부적 공시방법인 등기부 기재 등은 시간적으로 뒤따를 수밖에 없고, 그러한 범위 내에서 거래의 불안요소가 됨은 불가피한 것이다. 3) 대상판결은 법정지상권에 관한 종래 대법원의 입장을 재정리하는 한편, 법원에 의한 지료결정은 형식적 형성소송이 지료결정판결로 이루어져야 제3자에게도 효력이 있다고 판시하는바, 이 부분은 종래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판시로서 이 문제는 지료지급판결의 변론종결 후 승계인 논의와 함께 법정지상권의 소멸을 구하는 토지소유권의 승계인에게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된다. 2. 사실관계 1) 본래 강민석 소유의 이 사건 대지와 건물에 대하여 1990. 11. 23. 주식회사 민국상호신용금고는 채권최고액 6억 원의 근저당권을 취득하였다. 강민석은 1991. 9.경 구건물을 철거하고, 새로이 건물을 건축하기 시작하였는데 1992년 경 피고 이규웅, 박학년에게 건축 중이던 건물에 대한 권리를 양도하였고, 1994. 2. 5.경 이규웅이 자신의 권리를 박학년에게 양도함으로써 결국 박학년이 단독으로 건축주가 되어 그 무렵 건물을 완공하였으며, 박학년은 그 때부터 현재까지 신건물을 소유하면서 이 사건 대지를 그 부지로 사용하고 있다. 2) 민국상호신용금고는 1992. 12. 14.경 서울민사지방법원에 임의경매를 신청하여, 1995. 3. 14. 그 절차에서 자신이 이 사건 대지를 낙찰받았으며, 1995. 4. 19. 낙찰대금을 납부하였다. 민국상호신용금고는 1995. 7. 15. 피고 이규웅, 박학년을 상대로 건물철거 및 지료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가, 소송 도중 건물철거부분은 취하하였고, 위 소송에서 피고 이규웅, 박학년은 민국상호신용금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1995. 4. 20.부터 1996. 5. 19.까지의 지료 29,742,710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선고 확정되었다. 3) 원고들은 1996. 12. 16. 민국상호신용금고로부터 이 사건 대지를 매수하고, 1997. 6. 25. 지분이전등기를 마쳤다. 민국상호신용금고는 1997. 7. 2. 원고들에게 위 이규웅, 박학년에 대한 위 판결금 29,742,710원 및 지분이전등기를 마치기까지의 지료상당 손해배상채권을 양도하고 그 뜻을 피고들에게 통지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지료를 전혀 지급한 바 없다. 4) 원심판결은, 피고가 원고들에게 전혀 지료를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은 피고가 자인하고 있고, 법정지상권 성립일인 1995. 4. 19.부터 2년 이상 지료를 지급하지 아니하였음을 이유로 한 원고들의 지상권 소멸청구에 따라 이 사건 지상권은 소멸하였다고 판단하였다. 5) 피고는, 민국상호신용금고(=종전 토지소유자)가 피고들을 상대로 한 지료청구소송의 판결은 위 당사자 사이에서만 효력이 있고, 원고들(=토지의 승계취득자)과 피고 사이에는 효력이 미치지 않으며,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지료가 결정된 바 없으므로 지료연체를 이유로 한 지상권 소멸청구도 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상고를 제기하였고,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위 상고를 받아들였다(최상열, "법정지상권의 지료결정과 지료연체로 인한 소멸청구", 대법원판례해설 36호(2001년 상반기)). 3. 판결요지 법정지상권의 경우 당사자 사이에 지료에 관한 협의가 있었다거나 법원에 의하여 지료가 결정되었다는 아무런 입증이 없다면, 법정지상권자가 지료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지료 지급을 지체한 것으로는 볼 수 없으므로 법정지상권자가 2년 이상의 지료를 지급하지 아니하였음을 이유로 하는 토지소유자의 지상권소멸청구는 이유가 없고, 지료액 또는 그 지급시기 등 지료에 관한 약정은 이를 등기하여야만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것이고, 법원에 의한 지료의 결정은 당사자의 지료결정청구에 의하여 형식적 형성소송인 지료결정판결로 이루어져야 제3자에게도 그 효력이 미친다. 4. 검토의견 1) 법정지상권이 성립된 경우 지료는 법률상 당연히 발생한다(민법 제366조 단서, 민법 제305조 제1항 단서). 당사자간에 그 구체적인 액수와 지급방법에 관하여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법원의 결정에 의하여 정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소송에서는 법원은 당사자 주장의 범위에 구속되지 않으므로 처분권주의,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이 적용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식으로라도 법률관계를 정해야 하므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할 수 없다(이시윤, 신민사소송법(제5판), 박영사(2009), 180면). 이처럼 지료액수를 정함에 있어 준거할 법칙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법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기 때문에 이는 이론상 형식적 형성의 소에 해당한다. 2) 종래 대법원 1964. 9. 30. 선고 64다528 판결이 '토지소유자는 법원이 상당한 지료를 결정할 것을 전제로 하여 바로 그 지급을 구하는 청구를 할 수 있다.'고 판시함으로써, 지료관계소송은 반드시 형성의 소에 의할 필요가 없고 직접 이행의 소인 지료지급청구의 형태로 청구할 수 있다고 해석되고 있었고,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2다61934 판결은 "법정지상권 또는 관습에 의한 지상권이 발생하였을 경우에 토지의 소유자가 지료를 청구함에 있어서 지료를 확정하는 재판이 있기 전에는 지료의 지급을 소구할 수 없는 것은 아니고, 법원에서 상당한 지료를 결정할 것을 전제로 하여 바로 그 급부를 구하는 청구를 할 수 있다 할 것이며, 법원도 이 경우에 판결의 이유에서 지료를 얼마로 정한다는 판단을 하면 족하다."고 하여, 이러한 법리를 재확인하고 있다. 대법원의 태도는 지료지급만을 구할 때에는 곧바로 이행청구를 제기하는 것이 가하나, 지료결정을 제3자에게 대항하기 위해서는 형식적 형성소송인 지료결정판결이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3) 형성의 소라 함은 법률관계의 변동을 소송을 통하여 실현하는 것으로, 형성의 소는 명문의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인정되고(형성의 소 법정주의), 대세적 효력이 인정되기 때문에 제소권자, 제소기간을 정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 대표적인 것은 회사관계소송, 가사소송이다. 예컨대 이사를 선임한 주주총회 결의에 하자가 있다고 하여 일부 주주만이 결의취소소송을 제기하여 승소 확정되었다고 할 때, 그 판결의 효력이 그 일부 주주에게만 미친다고 하게 되면 단체 법률관계가 단편화되기 때문에 법률관계의 안정을 기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일부 주주가 원고로서 소송을 수행하였다 하더라도 그 판결의 효력은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주주, 나아가 회사 법률관계 일반에 대하여도 미치도록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결의취소소송 등에서 피고적격자는 회사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대법원 1982. 9. 14. 선고 80다2425 전원합의체 판결 - 주주총회결의 취소와 결의무효확인판결은 대세적 효력이 있으므로 그와 같은 소송의 피고가 될 수 있는 자는 그 성질상 회사로 한정된다). 이러한 이치는 가사소송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혈연과 혼인으로 구성되는 친인척관계는 단지 당사자간의 관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헌법이 제도로서 보장하고 있는 양성의 평등에 바탕을 둔 가족관계 및 이를 기초로 형성되는 사회활동에서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관계이며, 따라서 형법상 친족상도례, 각종 연금법상의 수급권자, 조세법률관계에서의 특수관계인 판단 등 여러 법률관계에서 이러한 신분관계는 획일적으로 결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실체적 원인이 있기 때문에 입법자는 이러한 법률관계를 대세적 효력이 미치는 형성적 법률관계로 규정한 것이라 할 것이다. 4) 이처럼 형성판결에 대세적 효력을 부여하는 취지는 형성의 소의 판결의 효력을 제3자에게 미치게 함으로써 다수인의 이해관계를 획일적으로 처리하게 함으로써 법률관계의 안정을 기하기 위한 데 있다. 이러한 실질을 갖지 못하는 '소송법상 형성의 소'에는 실체법상 형성의 소와 달리 대세효가 인정되지 않는다(주석 민사소송법(제5판) (Ⅲ), 이시윤 집필부분, 한국사법행정학회(1997), 332면 ; 이시윤, 신민사소송법(제5판), 180면 ; 정동윤·유병현, 민사소송법(제3보정판), 66면). 마찬가지 이유로 형식적 형성소송의 경우에도 대세효를 인정할 수 없다 할 것이다. 5. 결 론 1) 형식적 형성판결인 지료결정판결은 그 실질은 당사자간 이해조정에 지나지 아니하고, 그 지료결정의 효력이 당사자 이외의 일반 제3자에 대한 관계에서 획일적으로 정해져야 할 실체적인 아무런 이유가 없다 할 것이고, 따라서 그 판결에 대세효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생각된다. 2) 만일 대법원과 같이 지료결정판결에 제3자에 대한 효력이 있다고 하게 되면, 일단 지료결정판결이 확정된 경우 그 형성력과 기판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데, 만일 이렇게 보면 지료결정 이후 토지소유권 또는 법정지상권을 취득한 자로서는, 지가변동 등 사정변경이 있더라도 이미 확정된 지료결정판결이 재심 등에 의하여 취소되지 않는 한 민법 제286조의 지료증감청구는 불가능한 것이 된다. 그러나 이는 지료증감청구권의 행사를 부당하게 제약하는 것으로서 적절하지 아니하다.
2012-01-05
공무수탁사인의 행정주체적 지위의 문제점에 관한 小考
Ⅰ. 事案과 經過 피고 토지공사는 2003. 3. 14.경부터 2004. 1. 29.경까지 원고 1, 2 주식회사에게 6차례에 걸쳐 관련 보상절차가 완료되었다는 이유로 이 사건 토지상의 각 건물에 대한 철거와 지장물을 이전할 것을 요청한다는 내용의 계고를 하였다. 위 원고들이 이에 응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토지 및 그 지상 공장건물 등을 계속 사용·수익하자, 피고 토지공사는 2004. 1. 30. 피고 3 주식회사와 행정대집행 철거도급계약을 체결한 다음 2004. 2. 5.부터 2004. 2. 9.까지 사이에 피고 2를 행정대집행 책임자로 삼아 피고 토지공사의 직원들과 피고 3 주식회사에서 고용한 인부들을 지휘·감독하여 이 사건 토지상의 공장건물 내부에 있던 영업시설물 등을 반출함과 아울러 공장건물을 철거하는 한편 반출물건 중 일부와 철거잔존물을 파주시 교하읍 ○○리에 있는 적치장으로 이전하는 방법으로 행정대집행을 실시하였다. 원고는 여기서의 행정대집행의 위법을 내세워 토지공사와 그의 직원 및 토지공사와 철거도급계약을 맺은 주식회사를 상대로 국가배상책임을 구하였다. Ⅱ. 判決要旨 한국토지공사는 구 한국토지공사법(2007. 4. 6. 법률 제834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4조에 의하여 정부가 자본금의 전액을 출자하여 설립한 법인이고, 같은 법 제9조 제4호에 규정된 한국토지공사의 사업에 관하여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제89조 제1항, 위 한국토지공사법 제22조 제6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40조의3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본래 시·도지사나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의 업무에 속하는 대집행권한을 한국토지공사에게 위탁하도록 되어 있는 바, 한국토지공사는 이러한 법령의 위탁에 의하여 대집행을 수권받은 자로서 공무인 대집행을 실시함에 따르는 권리·의무 및 책임이 귀속되는 행정주체의 지위에 있다고 볼 것이지 지방자치단체 등의 기관으로서 국가배상법 제2조 소정의 공무원에 해당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 Ⅲ. 問題의 提起 여기서 문제는 공무수탁사인인 격인 토지공사에 대해 통상의 가해공무원의 개인책임마냥 고의 또는 중과실의 경우에만 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아니면 이런 제한 없이 즉, 경과실의 경우에도 물을 수 있는지 여부이다. 원심(서울고등법원 2007. 10. 4. 선고 2006나37894(본소), 2006나37900(반소)판결)은 한국토지공사법 및 같은 법 시행령에 의하면, 피고 토지공사가 토지개발사업을 행하는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공익사업법 제89조의 규정에 의한 대집행 권한을 피고 토지공사에 위탁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규정에 따라 대집행 권한을 위탁받은 피고 토지공사는 그 위탁범위 내에서는 공무원으로 볼 수 있다고 하여, 토지공사는 물론 기타의 피고(토지공사의 대집행실무책임자, 위탁받은 민간업체 및 그 대표자) 역시 고의 또는 중과실의 경우에만 직접적 배상책임을 진다고 보았다. 반면 대상판결은 공무수탁사인격인 토지공사를 국가배상법상의 단순한 공무원이 아닌 행정주체로 봄으로써, 고의나 중과실과 같은 귀책사유의 제한을 고려할 필요 없이 곧바로 즉, 경과실만으로도 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본다. 여기에는 공무수탁사인의 법적 지위와 관련하여 간단치 않는 문제가 있다(공무수탁사인을 포함한 공무수행상의 민간전문가의 문제는 졸고, 행정법집행에서의 민간전문가의 참여, 공법연구 제40집 제1호(2011.10.) 참조). Ⅳ. 公務受託私人의 法的 地位 1. 行政主體說의 問題點 종래 독일의 'Verwaltungstrager'를 행정주체로 옮겼다. 독일의 문헌이 공무수탁사인 역시 'Verwaltungstrager'의 일종으로 들기에 자연 공무수탁사인에 대해서도 행정주체적 지위를 부여하여 왔다. 법에서 권리(법)주체는 권리의무의 귀속주체를 의미한다. 그런데 행정주체설을 단순 대입하면 공무수탁사인의 경우 귀속주체인 이상 그의 위법한 행위로 인한 배상책임은 국가배상차원에선 그 스스로 가져야 한다는 논증이 성립한다. 행정주체로서의 공무수탁사인과 관련한 이런 인식(행정주체=배상책임주체)은 별다른 의문 없이 보편적으로 문헌에서(최근의 예로 정하중,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의 '공무를 위탁받은 사인'의 의미, 법률신문 제3965호(2011.9.5.); 박균성, 공무수탁자의 법적 지위와 손해배상책임, 행정판례연구 제15집 제1호, 2010.6, 151면 이하; 정남철, 행정대집행과 국가배상책임, 행정판례연구 제15집 제1호, 2010.6, 189면 이하) 받아들여지고 있다(이에 대한 문제제기로 김중권, 2010년도 주요 행정법(행정)판결의 분석과 비판에 관한 소고, 안암법학 제35호, 2011.5.31., 96면 이하. 홍준형 교수 역시 행정주체설에 대해 강한 의문을 피력한다. 동인, 사인에 의한 행정임무의 수행 : 공무수탁사인을 둘러싼 법적 쟁점을 중심으로, 공법연구 제39집 제2호(2010), 639면). 그런데 기왕의 논의는 조직법상의 의미, 작용법상의 의미 그리고 책임법상의 의미를 구분하지 않았다. 공무수탁사인이 행정주체가 되어 -지방자치단체, 공공조합, 영조물법인, 공재단처럼- 간접적인 국가행정의 일환이 되나, 이는 조직법상의 의미이다(Klement, Hochstrichterliche Rechtsprechung zum Verwaltungsrecht: Ungereimtes in der Beleihungsdogmatik des BGH, VerwArch 2010, 112(119); Maurer, Allg. VerwR, 2009, §21 Rn.11). 작용법의 차원에선 그것은 고유한 직무담당자(Amtstrager)이다. 즉, 공무수탁사인은 헌법 제29조와 국가배상법 제2조상의 직무를 집행한다. 직무담당자로서 공무수탁사인을 설정하면, 그의 행위에 따른 법적 효과는 당연히 위탁자(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게 귀속하며, 이는 국가책임법의 차원에서도 그대로 통용된다. 즉, 공무수탁사인에게 공임무를 위탁한 자가 공무수탁사인의 위법한 직무행위에 대해 배상책임을 진다. 사실 행정절차법은 물론 행정소송법상으로 공무수탁사인이 행정청마냥 동일하게 피고가 되기에 행정주체설이 결정적으로 한계가 가질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행정주체설에 사로잡힌 나머지 행정소송상의 이런 취급을 소송수행상의 편의상의 것으로 오해하였다. 2. 獨逸에서의 論議 독일의 경우 통설(Maurer, Allg. VerwR, §23 Rn.59, §26 Rn.43; Ossenbuhl, Staatshaftungsrecht, 5.Aufl., 1998, 16f.; Freitag, Das Beleihungsverhaltnis, 2004, S.25)과 판례(BGHZ 49, 108(115); BGHZ 122, 85(87))는, 그들 판례에서 전개된 위탁이론(Anvertrauenstheorie)과 그들 기본법상 배상책임주체로 국가와 공공단체만이 규정되어 있는 점에 의거하여, 공무수탁사인에게 위탁한 행정주체('Verwaltungstrager')가 배상책임을 진다고 본다. 그 결과 공무수탁사인은 국법적 의미에서의 공무원이나 행정보조인과 동일하게 설정되는 셈이다. 그런데 최근 독일에선 일부문헌에서 반대주장이 제기되었다. Frenz는 기본법 제34조의 책임이 사법의 권리주체에게도 이전될 수 있음을 들어, 고권적 권능을 독립되게 행사하는 공무수탁사인이 스스로 책임을 진다고 주장하였다(Ders., Die Staatshaftung in den Beleihungstat bestanden, 1992, S.148ff.). 즉, 공무수탁사인에로의 책임의 원칙적인 이전이 독립된 행정주체로서의 공무수탁사인의 법적 지위의 논리적 결과라고 본다(Frenz의 반론에 공감하여, Schmidt am Busch는 민간의 자원을 가능한 효과적으로 투입하기 위하여, 그리고 -바뀐 국가임무에 상응하여- 필연적인 행정단위의 독자성을 감안하여 책임을 공무수탁사인에게 맞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Ders., Die Beleihung: Ein Rechtsinstitut im Wandel, DOV 2007, 533(542)). 반대론에 의하면 임무수행과 관련하여 제1차적 권리보호(행정소송)이든 제2차적 권리보호(국가책임)이든 동일인을 피고로 삼을 수 있다. Ⅴ. 公務受託私人이 賠償責任主體가 될 수 있는가? 배상책임주체와 관련해서, 우리의 경우 -독일과는 마찬가지로- 헌법이 국가와 공공단체만을 규정하고, 우리의 국가배상법제에 해당하는 독일 민법 제839조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지만 국가배상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만을 규정하고 있다. 설령 행정주체로서의 공무수탁사인을 인정하더라도, 그는 처음부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와 다른 위상을 갖는다. 요컨대 배상책임은 신분법적 의미상의 공무위탁적 고권주체와 관련이 있다. 나아가 배상책임주체가 이처럼 명문화된 이상, 독일에서의 반대주장이 우리에게 통용되는 데는 극복될 수 없는 장애가 있다. 독일의 경우에도 이 점은 동일하다. 따라서 대상판결이 공무수탁사인을 배상책임주체차원에서 전개한 것은 깊이 재고되어야 한다. 그런데 대상판결은 물론 원심은 토지공사(피고1)를 비롯한 피고(피고2-피고 토지공사의 업무 담당자, 피고3-피고 토지공사와 사이에 용역계약을 체결한 법인, 피고4-그 법인 대표자)를 국가배상법의 차원에서 -판례가 인정하는- 가해공무원의 개인책임가능성에 의률하여 접근한다. 특히 대법원은 토지공사를 행정주체이자 원(1차)공무수탁사인으로 설정하기에, 그 토지공사와 용역계약을 체결한 자 및 그의 대표자를 마치 복(2차)공무수탁사인이자 그 집행공무원으로 보는 셈이다. 그런데 전적으로 사인인 이들을 국가배상책임에 의률하여 접근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문제가 있을뿐더러, 민법상의 불법행위책임과 비교하여 요구되는 과실정도가 높다. 사실 판례는 법인이 공무수탁사인인 경우 해당 법인과 그 업무담당자를 구분하여 고찰하고 있다. 그런데 법인이 공무수탁사인에 해당하면 직무행위의 기준이 되는 직무담당자는 그 수탁업무를 직접 담당하는 자(그 법인의 직원)이지 결코 해당 법인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직무담당자는 반드시 자연인만 될 수 있기 때문이다(BGH, Urt. v.22.2.2006, NVwZ 2006, 966; BGHZ 170, 260(266 Rn.18)). Ⅵ. 맺으면서-誤解의 軸 직무담당자의 공무원적 지위인정은 공권력주체(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책임귀속 즉, 국가책임을 성립시키기 위함이다. 결코 그의 개인적 책임을 국가배상법차원에서 묻기 위함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사안을 가해공무원의 개인책임의 능부차원에서 접근하였고, 그 결과 -대상판결이- 공무수탁사인을 국가배상법에 위배되게 배상책임주체로 인정하였다. 그런데 2009.10.21.의 국가배상법개정에서 공무수탁사인을 명시적으로 공무원과 병렬적으로 규정하였다. 개정전의 사안이지만, 그에 관한 행정주체적 접근은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사실 이 모든 요령부득의 논증은 국가배상법의 본지에서 벗어나 가해공무원의 직접적 배상책임을 인정하여 국가배상책임의 본질마저 오해하게 한 대법원 1996.2.15. 선고 95다38677전원합의체판결에서 비롯되었다. 이 판결을 극복하지 않고선 우리 네 국가책임법제는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고 하겠다(이런 사정에 관해선 김중권, 행정법기본연구Ⅱ, 2009, 159면 이하 참조).
2011-12-05
국가배상법 제2조1항의 ‘공무를 위탁받은 사인’의 의미
Ⅰ. 事實關係 피고 한국토지공사(이하 '토지공사'라 한다)는 이 사건 토지를 포함한 X지구 일대의 택지개발사업에 편입되는 토지의 취득 및 그 지장물의 이전을 위하여 원고들과 협의하였으나 협의가 성립되지 않아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재결을 신청하였다. 중앙토지수용위원회는 2002. 4. 16. 이 사건 토지를 수용하고, 그 지상 건물 등 지장물을 이전하게 하는 재결을 하였으며, 2002. 6. 11. 원고들의 영업의 손실 등에 대한 영업권보상으로 영업설비 등 물건을 이전하도록 재결하고 수용시기를 2002. 7. 30.로 정하였다. 피고 토지공사는 2003. 3. 14. 경부터 2004. 1. 29.경까지 원고들에게 6차례에 걸쳐 관련보상절차가 완료되었다는 이유로 이 사건 토지상의 각 건물에 대한 철거와 지장물을 이전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계고를 하였다. 원고들이 이에 응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토지 및 공장건물 등을 계속 사용·수익하자, 피고 토지공사는 2004. 1. 30. 피고 S개발과 행정대집행철거도급계약을 체결한 후 2004. 2. 5.부터 같은 해 2. 9. 까지 사이에 피고 乙(토지공사직원)을 행정대집행 책임자로 하여 토지공사의 직원들과 S개발에서 고용한 인부들을 지휘·감독하여 행정대집행을 실시하였다. 원고는 일심 법원에 위 대집행이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였으나 기각판결을 받았다(의정부지방법원 2006. 2. 3, 2004가합2007). 이에 원고는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하였으나, 항소심은 토지공사가 국가배상법 2조의 공무원에 해당하지만, 공무원 개인의 배상책임의 요건인 고의·과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서울고법 2007. 10. 4, 2006나37894) Ⅱ. 對象判決의 要旨 토지공사는 구 한국토지공사법 제2조, 제4조에 의하여 정부가 자본금의 전액을 출자하여 설립한 법인이고, 같은 법 제9조 제4호에 규정된 토지공사의 사업에 관하여는 공익사업법 제89조 제1항, 위 한국토지공사법 제22조 제6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40조의3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본래 시·도지사나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의 업무에 속하는 대집행권한을 토지공사에게 위탁하도록 되어 있는바, 토지공사는 이러한 법령의 위탁에 의하여 대집행을 수권받은 자로서 공무인 대집행을 실시함에 따르는 권리·의무 및 책임이 귀속되는 행정주체의 지위에 있다고 볼 것이지 지방자치단체 등의 기관으로서 국가배상법 제2조 소정의 공무원에 해당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 Ⅲ. 評釋 위 판결은 국가배상법 2조의 "公務를 위탁받은 私人"의 개념과 범위와 관련하여 최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박균성, 공무수탁자의 지위와 손해배상책임; 정남철, 행정대집행과 국가배상책임, 행정판례연구, ⅩⅤ-1, 2010, 151면 및 189면 이하). 2009. 10. 21. 법개정을 통하여 동 개념이 추가되기 전에 국가배상법 제2조의 "공무원"의 개념은 이른바 기능적 의미의 공무원의 개념으로서 국가공무원법 및 지방공무원법 등에 의하여 공무원의 신분을 가진 자뿐만 아니라 널리 공무를 위탁받아 실질적으로 공무에 종사하는 모든 자를 포함한다는 것이 학설의 일반적인 견해였다. 판례 역시 이와 같은 견해에 따라 통장(大判 1991. 7. 9. 91다5570), 소집중인 향토예비군(大判 1970. 5, 26. 70다471), 교통할아버지(大判 2001. 1. 5. 98다39060) 등을 공무원의 개념에 포함시키고 있다. 개정법률은 이와 같은 학설과 판례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여기서 "公務를 委託받은 私人"은 강학상 의미의 "公務受託私人"을 포함하여 널리 공행정을 수행하는 사인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실무상 "公務를 위탁받은 私人"의 범위를 어떻게 한계설정할 것인가는 국가배상책임의 범위와 관련하여 적지 않은 문제점을 야기시키고 있다. 1. 公務受託私人 공무를 위탁받은 사인의 범주에는 우선적으로 행정권한을 부여받아 대외적으로 행사하는 강학상의 公務受託私人이 포함될 것이다. 이러한 公務受託私人은 자연인 뿐만 아니라 법인을 포함한 사법상의 단체를 의미한다. 公務受託私人은 이론상으로 행정법관계의 권리·의무의 귀속주체로서 행정주체의 지위를 갖으나, 실정법은 公務受託私人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항고소송의 피고로서 행정청의 지위를 부여하기도 하며(행소법 2조 2항), 행정절차법상의 행정청의 지위를 부여하기도 하고(행정절차법 2조 1호), 국가배상법상의 공무원의 지위를 부여하기도 한다. 향후 公務受託私人에 해당하는 공증인, 민영교도소, 토지수용권을 행사하는 사인 등이 행하는 공행정작용에 의하여 발생되는 손해는 국가배상책임의 대상이 될 것이다. 2. 行政補助人 행정보조인은 행정임무를 자기책임하에 수행함이 없이 순수한 기술적인 집행만을 떠맡는 私人이라는 점에서 행정권한을 직접 대외적으로 행사하는 公務受託私人과 구별된다. 이러한 행정보조인은 행정주체와의 사법상 계약에 근거하여 행정청의 지시에 따라 활동하는 것이 일반적인 특징이다. 행정보조인의 대표적인 예로서는 견인업무를 대행하는 자동차견인업자, 생활폐기물의 수집·운반 및 처리업자 등이다. 이러한 행정보조인이 어떤 경우에(특히 이들이 私企業의 조직을 갖는 경우에) 공무를 위탁받은 私人으로 볼 수 있는지는 다툼이 되고 있다. 독일의 판례는 私企業이 행정주체의 지시나 영향력에 예속되어 임무수행상 행정주체의 도구로 나타나는지에 여부에 초점을 두고 있다. 여기서 행정주체의 임무의 성격, 이러한 임무와 사기업에 위탁된 활동과의 연관성의 밀접도, 공법상 의무에 대한 사기업의 기속정도에 따라 상이하게 판단된다. 임무의 권력적 성격이 강하게 나타날수록, 행정주체의 임무와 사기업에 위탁된 업무의 연관성이 밀접할수록 사기업주체를 행정주체의 도구로 간주하여 "공무를 위탁받은 사인"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이른바 '도구이론'에 대하여 상세히는: 鄭夏重, 民間에 의한 公行政遂行, 公法硏究, 30집 제1호, 2001. 12. 463면). 이러한 관점에서 독일연방민사법원은 견인업체에 의한 차량견인과정에서 발생된 손해(BGH NJW 1978, 2502)에 대하여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3. 行政權限의 代行人 실정법상으로 행정청의 권한의 대행이라는 표현이 빈번히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관리법 44조는 "자동차검사대행자의 지정", 고속도로법 제6조는 한국도로공사의 "권한대행", 도로교통법 제36조는 "차의 견인 및 보관업무 등의 대행"을 규정하고 있다. 일설은 이러한 행정권한의 대행인을 독자적인 公行政을 수행하는 私人의 형태로 파악하여 대행인은 피대행기관 대신에 권한을 행사하고 법적으로는 그 행위의 효과는 피대행기관에게 귀속된다는 점에서 대리와 동일하나, 통상 대리권이 법령에 규정되어 있고, 대행을 함에 있어서 피대행기관과의 관계를 명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대리와 구별된다고 한다(박균성, 앞의 글, 160면). 그러나 실정법상 이러한 대행인은 구체적인 법률관계의 내용에 따라 "공무수탁사인" 또는 "행정보조인"으로 구분될 수 있으며, 단지 실정법은 양자를 구별함이 없이 권한 또는 업무의 대행이라는 표현을 습관적으로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검사대행인은 국토해양부장관의 자동차검사의 권한을 행사하는 "公務受託私人"으로 보아야 하며, 차량견인 및 보관대행인은 "행정보조인"으로 보아야 하고, 한국도로공사의 국토해양부장관의 권한대행은 강학상의 "행정청의 권한의 위탁"에 해당된다고 볼 것이다. 이에 따라 실정법상의 권한 또는 업무의 대행인은 독자적인 고찰의 범주에서 벗어날 것이다. 4. 公法人 공법인도 '公務를 위탁받은 私人'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는지 특히 대상판결과 관련하여 문제가 된다. 原審은 행정대집행의 권한을 위탁받은 토지공사를 국가배상법상의 공무원으로 보고 고의·중과실이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반면, 대법원은 토지공사는 행정주체의 성격을 갖고, 토지공사의 직원, S개발 및 그의 소속직원은 공무원의 지위를 갖는다고 보고 이들에게 고의·과실이 없다는 이유로 이들 및 토지공사의 손해배상책임을 부인하였다. 이러한 대상판결은 대법원의 이른바 "뱀장어판결"(大判 2003. 11. 14. 2002다55304)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이 사건은 실뱀장어를 수출하려던 원고들이 수출추천업무를 거절한 피고 수산업협동조합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이다. 관계법령에 의하면 수출제한품목인 뱀장어는 수산청장의 이식승인을 받아야 수출할 수 있었고, 수산청장은 일정한 범위내에서 수산업협동조합에 이식승인권한을 위탁하고 있었다. 여기서 대법원은 피고 수산업협동조합을 민간위탁을 받은 '수탁기관'으로서 공무원에 해당된다고 판시하였다. 대상판결은 양자가 사안을 달리하는 것으로 판단하였으나 토지공사는 광의의 영조물법인으로서, 그리고 수산업협동조합은 공공조합으로서 모두 행정주체의 성격을 갖고 법령이 인정하는 범위 내에서 행정권을 행사한다. 토지공사는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의 업무에 속한 행정대집행의 권한을 관련법령에 근거하여 수탁받은 반면 수산업협동조합은 수산청장의 이식승인의 권한의 일부를 관련법령에 근거하여 수탁받은바, 이는 전형적인 행정청의 권한의 위탁에 해당하는 것으로 양자는 동일한 사안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는 전체 국가행정조직 내에서의 행정권한의 위탁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私人에 대한 公務委託과 명확하게 구별된다고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대상판결에서 토지공사의 공무원의 성격을 부인하고 "행정주체"의 성격을 인정한 것은 타당하다고 볼 것이다. 그러나 대상판결과 같이 토지공사의 행정주체성을 인정하고, 토지공사의 소속직원 및 S개발 및 그 고용원을 국가배상법상 공무원으로 본다면, 또 다른 중요한 문제가 필연적으로 제기될 수 밖에 없다. 만일 이들의 공무수행에 있어서 고의·과실이 인정된다면 토지공사는 배상주체로서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하는가? 판례는 이점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지 않으나, 판례의 논리대로라면 당연히 토지공사의 배상주체성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국가배상법 2조 및 5조는 배상주체로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만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공단체소속 직원 등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개인에게 손해가 발생된 경우에는 공공단체는 국가배상법 8조에 따라 민법 750조 및 756조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된다는 것이 지배적인 학설이다. 판례 역시 국가배상법 제5조와 관련하여 고속도로의 설치·관리상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사건에서 민법 758조에 의한 도로공사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고 있다(大判 2008. 3. 13. 2007다29287 : 다만 2조와 관련하여 예외적으로 대한민국과 농업기반공사의 공동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한 판례가 있다). 헌법 29조에서 배상주체를 "국가" 또는 "공공단체"로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국가배상법은 1967년 3. 3. 개정이래로 배상주체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 한정하고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급부행정이 공공단체에 의하여 수행되고 이들이 실질적으로 공행정에 해당됨을 고려할 때, 공공단체의 활동에 국가배상법을 적용하지 않고 민법상의 불법행위책임을 부담지우는 것은 체계정당성에 반한다고 할 것이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의 설치·관리상의 하자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민법 758조에 의한 배상책임을 인정하고, 일반국도의 설치·관리상의 하자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국가배상법 5조를 적용하는 판례에 태도에 대하여 오늘날 고속도로가 국가교통행정에서 갖고 있는 절대적 중요성을 고려할 때 어느 누구도 쉽게 납득할 수 없을 것이다. 이에 따라 학설에서는 공공단체의 공행정작용에 대하여는 국가배상법 2조와 5조를 유추적용하여 국가배상을 인정하자는 견해(박균성, 앞의 글 178면) 또는 2조와 5조에 국가·지방자치단체 뿐만 아니라 기타 공공단체도 포함되는 예시적 의미로 해석하여야 한다는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 생각건대 비록 문언상으로 배상주체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 제한되고 있으나, 영조물법인이나 공공조합 등 공공단체도 넓은 의미의 국가행정조직의 일부에 해당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이들 또한 2조와 5조의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이러한 헌법합치적 해석만이 토지공사에 행정주체성을 인정하고, 그의 소속직원, S개발 및 그의 고용원을 2조의 공무원으로 판단한 대상판례를 설득력 있게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원심과 같이 토지공사를 "公務를 위탁받은 私人"으로 보아 그의 위법한 직무행위에 대하여 지방자치단체의 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바, 이는 公法人을 私人으로 보아야만 하는 법리상의 愚를 범하게 될 것이다.
2011-09-05
법정지상권이 성립된 건물의 이전과 연체지료의 승계 여부
Ⅰ. 문제의 제기 1. 지상권 제도는 건물과 토지를 별개의 부동산으로 구성하고 있는 우리 민법에 있어서, 타인 소유의 토지 위에 건물 등을 소유하고자 하는 자의 입장에서는 불가결한 것이다. 민법은 약정지상권 외에도 민법 제366조 등에서 토지와 건물 중 그 어느 하나의 경매로 인하여 토지소유자와 건물소유자가 분리되는 경우에 법정지상권이 성립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2. 법정지상권은 법률상 성립하는 물권이므로 당사자간 약정에 의하여 그 존속기간과 범위, 지료 등이 정하여지는 약정지상권과 구별되는 점이 있다. 법정지상권이 성립하는 경우, 우리 민법은 제366조, 제305조 단서에서 "지료"는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법원이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지료를 2년 이상 연체한 때에는 지상권소멸사유가 된다는 점에서 지료연체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특히 법정지상권이 이전된 경우, 법정지상권의 양수인이 어떠한 요건 하에서 종전 법정지상권자의 연체지료를 승계한다고 볼 것인지의 문제는 법정지상권과 법정지상권의 제한을 받는 토지소유권의 합리적 조화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Ⅱ. 사실관계 1. 본래 이 사건 대지와 지상건물은 이현숙의 소유였는데, 다만 건물 중 2층 부분은 준공검사를 받지 못한 상태였다. 이현숙은 위 대지와 지상건물 1층에만 저당권을 설정하였고, 그 실행에 따른 경매절차에서 원고가 1981. 3. 27. 경락받아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그 후 위 2층 부분에 관하여 준공검사가 나왔고, 이현숙은 1984. 9. 7. 2층 부분에 관하여 보존등기를 마치고, 1986. 5. 17. 저당권을 설정하였으며, 그 실행에 따른 경매절차에서 오운환이 1987. 2. 28. 2층 부분을 경락받아 같은 해 4. 20.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가, 1990. 2. 1. 피고에게 매도하였다. 2. 원고는 이현숙을 상대로 위 2층 부분에 대한 명도소송을 제기한 바 있으나 1층에 부합되지 아니한 독립된 부동산이라는 이유로 패소하였고, 한편 원고의 이현숙에 대한 지료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판결이 확정된 바 있다. 그러나 지료에 관한 등기에는 이르지 못하였고, 이현숙, 오운환, 피고 그 누구도 원고에게 지료를 지급한 바 없으며, 오운환 자신의 지료연체기간만 하더라도 2년이 넘는다. 3. 이에 원고가 현재 소유자인 피고를 상대로 법정지상권소멸청구 및 2층 부분의 철거를 구한 것이다(조관행, "법정지상권의 취득, 양도, 소멸에 관한 몇가지 문제", 대법원판례해설 25호(1996년 상반기), 43면). Ⅲ. 판결요지 1. 지료액 또는 그 지급시기 등 지료에 관한 약정은 이를 등기하여야만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것이므로(부동산등기법 제136조), 지료의 등기를 하지 아니한 이상 토지소유자는 구 지상권자의 지료연체 사실을 들어 지상권을 이전받은 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할 것이다. 2. 다만 위 오운환은 이 사건 법정지상권자로서 이를 승계취득한 이후의 지료를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나 민법 제366조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법정지상권의 경우 그 지료는 당사자의 협의나 법원에 의하여 결정하도록 되어 있는데, 원고와 위 오운환 사이에 지료에 관한 협의가 있었다거나 법원에 의하여 지료가 결정되었다는 아무런 입증이 없음은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바이고, 법정지상권에 관한 지료가 결정된 바 없다면 법정지상권자가 지료를 지급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지료 지급을 지체한 것으로는 볼 수 없으므로 법정지상권자가 2년 이상의 지료를 지급하지 아니하였음을 이유로 하는 토지소유자의 지상권 소멸청구는 이유가 없다는 것이 당원의 견해이다. Ⅳ. 검토의견 1. 대상판결의 사안은 이를테면 건물 2층 부분을 소유하기 위한 법정 구분지상권이 성립한 경우라 할 수 있는바, 그 요지는 지료 등기를 하지 않은 이상 종전 지상권자의 지료연체사실을 들어 지상권을 이전받은 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것이다. 2. 우리의 학설 역시 대체로 대법원과 같이 이를 대항요건으로 해석하여, 지료에 관한 등기가 있는 경우에만 지상권 이전에 따라 지료지급의무도 이전되고, 지료에 관한 등기를 하여야 그 연체효과를 지상권 양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곽윤직, 물권법[민법강의 Ⅱ], 363면 ; 이영준, 새로운 體系에 의한 한국민법론[物權編], 626면). 3. 본래 지료는 지상권의 요소가 아니므로, 지료는 임의적 기재사항에 지나지 않는다. 지상권의 존속기간, 지료 등은 그야말로 임의적 기재사항에 불과할 뿐이고, 지료 등에 관한 등기를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실체관계가 등기부 기재대로 변경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예컨대, 지상권자가 토지소유자와의 사이에 건물소유를 위한 지상권 설정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서에 그 존속기간을 10년으로 기재하고 다만 등기부에는 지상권 설정의 목적과 범위만을 등기한 경우에, 지상권자가 석조건물을 건축하였다고 하여 그 지상권의 존속기간이 30년으로 늘어난다고 할 수 없고, 이러한 이치는 지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4. 특히 지료의 경우, 당사자간 다른 사항은 등기하면서도, 지료에 대해서만은 지료가 경기변동에 따라 증감변동할 수 있는 사정을 고려하여 매년 정하기로 하고 일부러 이를 등기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료의 연체사실은 이를 등기할 수도 없는 것이어서, 지료의 등기를 한 경우에도 실제로 지료가 연체되어 있는지 여부는 개별적으로 살펴보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종전 지상권자의 지료연체를 지상권 양수인에게 주장할 수 있는가의 문제를 판단함에 있어, 지료의 등기여부와 연관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아니한 것으로 생각된다. 5. 채권의 경우, 그 지위의 이전이 자유롭지 못할 뿐 아니라, 그 권리의 내용은 기본적으로 당사자 사이의 개별적 약정에 의하여 정하여지는 것이고, 그들 사이에서 발생한 채권 채무는 그 사람에 대하여 행사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물권은 물건에 대하여 직접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것이므로, 그 당사자의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아니한다. 이러한 이치는 대물적 행정처분의 경우, 종전 영업자의 위법사유가 승계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01. 6. 29. 선고 2001두1611 판결). 다시 말해, 물권은 직접 물건에 대한 권리행사가 가능한 것이므로, 물권의 귀속자가 변동되었다는 사정은 물권에 영향을 미칠 수 없고, 따라서 물권적 지위의 승계가 이루어진 경우 승계인은 종전 당사자 지위를 그대로 승계한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민법 307조 참조). 이와 혼동하여서는 아니되는 것은 기판력의 주관적 범위에 관한 변론종결 후의 승계인 논의이다. 이때는 원고가 소송상 구하는 청구권의 성질에 따라 승계인의 범위가 달라진다(구실체법설). 6. 토지소유자와 법정지상권자는 상호 물권자 지위에 있다. 법정지상권자는 법정지상권의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타인의 토지를 이용할 수 있고, 따라서 그 토지이용권을 처분함에 있어서도 토지소유자의 승낙이나 양해를 얻어야 할 필요가 없다. 토지소유자 역시 물권자 지위에서 지상건물을 소유함으로써 토지를 사용하고 있는 자를 상대로 지료를 청구할 수 있는 것이다. 토지소유자는 건물소유권이 변동될 때마다 변동된 건물소유자를 일일이 확인해 가면서 그의 소유권 취득일에 맞추어 지료를 청구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그 의무자별로 연체기간을 별도로 계산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물권의 처분자유의 관점에서 볼 때, 물권자는 그 물권의 범위 내에서 물권을 직접 지배하고 처분할 수 있는 것이므로, 그 당연한 결과로서 더욱 강화된 지위승계가 이루어진다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7. 뿐만 아니라, 법정지상권 승계인이 지료를 승계하는 것은 우리 민법 제288조의 해석상 불가피하다. 동조는 "지상권이 저당권의 목적인 때 또는 그 토지에 있는 건물, 수목이 저당권의 목적이 된 때에는 전조의 청구는 저당권자에게 통지한 후 상당한 기간이 경과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법조의 취지는 지상권자가 지료를 연체하여 지상권이 소멸될 처지에 처하게 된 경우, 지상물의 저당권자에게 그 사실을 알림으로써 저당권자가 연체 지료를 대신 변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여 지상권이 소멸되지 않도록 하려 함에 있다고 해석되고 있다(민법주해[Ⅵ] 물권(3), 80면). 본래 지상물을 목적으로 하는 저당권자는 토지를 직접 지배하는 자가 아닐 뿐더러 법률상 지상권자를 대신하여 지료를 지급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 자이나, 그 저당권이 지상권(또는 지상물)의 존속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지상권(또는 지상물)의 소멸을 면하기 위해서는 저당권자라도 대신 지료를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법정지상권의 양수인이 바로 그 지상권의 존속을 위해 종전 법정지상권자의 연체 지료를 지급하여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8. 지료지급의무가 2년 이상 연체된 경우 그 결국은 지상권소멸 또는 지상물철거에 이른다는 의미에서, 건물철거의 경우 피고적격자에 관한 법리(대법원 1986. 12. 23. 선고 86다카1751 판결)가 적용되어야 한다. 건물철거소송에서 철거의무는 그 건물에 대한 종국적인 처분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등기부상 소유자 뿐 아니라 건물에 대한 사실상 처분권을 가지는 자도 피고 적격을 갖는다. 이러한 이치는 법정지상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서, 법정지상권이 양도된 경우 토지소유자는 현재 건물을 소유함으로써 토지를 사용 수익하고 있는 자를 상대로 지료를 청구할 수 있고, 이 때 건물의 승계취득자는 종전 건물의 소유자가 보유하고 있던 건물 소유를 위한 법정지상권자의 지위도 그대로 승계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일단 지료연체를 이유로 건물소유를 위한 토지사용권이 소멸한 경우에는, 토지소유권에 방해상태를 야기하는 자는 그가 누구이든 토지소유자에 대한 관계에서 그 제거의무를 부담한다 할 것이다. 이처럼 지료지급의무 또는 철거의무는 방해배제를 구하는 토지소유자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9. 이와 관련, 대법원 2001. 3. 13. 선고 99다17142 판결은 "지상권자의 지료 지급 연체가 토지소유권의 양도 전후에 걸쳐 이루어진 경우 토지양수인에 대한 연체기간이 2년이 되지 않는다면 양수인은 지상권소멸청구를 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으나, 토지소유권의 변동은 법정지상권자의 지료연체 여부와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토지소유권이 변동되었다 하여 종전 법정지상권자의 지료연체효과가 소멸되는 것으로는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Ⅴ. 결론 1. 법정지상권의 지료지급의무는 법률상 당연히 발생하는 것이므로, 종전 법정지상권자와 법정지상권 양수인의 연체기간이 통산 2년을 넘게 되면 법정지상권은 소멸청구의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2. 판례이론에 따르면, 법정지상권의 지료가 등기되지 않으면 지료연체를 대항할 수 없고 법정지상권이 양도된 경우 연체효과도 승계되지 아니하므로, 법정지상권자는 지료결정을 회피하면서 지료연체가 2년에 달하기 전 법정지상권을 양도함으로써 지상권소멸청구를 면할 수 있다는 것이 된다. 본 사안에서 이현숙, 오운환, 피고 그 누구도 원고에게 지료를 지급한 바 없음에도 철거의무를 면했다는 사실은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이러한 결론은, 의무는 이행하지 않고 권리만 주장하는 간교함을 잉태할 뿐이고, 토지소유자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결과가 되어 심히 부당한 것이다.
2011-08-29
이익잉여금의 자본 전입 따라 무상주 배정에 따른 신주 인수 명의신탁 증여의제 과세대상에 해당되는지 여부
I. 판결의 개요 1. 사실관계 원고들은 소외 회사의 주식 일부를 그 실제 주주들로부터 명의신탁 받아 보유하였는데, 소외 회사가 이익잉여금을 자본전입하여 주식배당을 함에 따라 그 보유주식에 비례하여 무상주를 배정받게 되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위 무상주 배정은 새로운 명의신탁으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위 무상주에 대하여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07.12.31. 개정되기 전의 것, 제45조의 2 제1항(이하 "이 사건 조문")을 적용하여 증여세 부과처분을 하였다. 2. 소송경과 원고들은 부과처분에 불복하여 제1, 2심에서 모두 승소하였다. 원심은 이 사건 조문의 법적 성격 및 이익잉여금의 자본전입에 따른 무상주 배정의 실질적 측면을 고려하여, 위 무상주 배정을 별도의 명의신탁으로 볼 수 없고, 그에 따른 추가적인 조세회피목적도 인정되지도 않는다는 이유로 이 사건 조문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고, 이에 피고는 상고하였으나 대상판례는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3. 판결요지 대법원은 이 사건 조문은 국세기본법 제14조 소정의 실질과세원칙에 대한 예외의 하나로서 명의신탁이 조세회피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여 조세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한도 내에서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규정인 점, 주식의 실제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상태에서 당해 주식의 발행법인이 이익잉여금을 자본에 전입함에 따라 그 명의인에게 무상주가 배정되더라도 그 발행법인의 순자산이나 이익 및 실제 주주의 그에 대한 지분비율에는 변화가 없으므로 실제 주주가 그 무상주에 대하여 자신의 명의로 명의개서를 하지 않았다고 하여 기존 주식의 명의신탁에 의한 조세회피의 목적 외에 추가적인 조세회피의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존의 명의신탁 주식 외에 이익잉여금의 자본전입에 따라 기존의 명의수탁자에게 그 보유주식에 비례하여 배정된 무상주는 이 사건 조문의 증여의제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할 것이라고 판시하면서, 원심이 이 사건 무상주에 대하여 이 사건 조문에 의한 증여의제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보아 증여세 부과처분이 위법하다고 판시한 것은 정당하다고 수긍하였다. II. 대상 판례의 평석 1. 쟁점의 정리 이 사건 조문은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 규정을 두어 '권리의 이전이나 그 행사에 등기 등이 필요한 재산(토지와 건물은 제외)'을 명의신탁한 경우에 일정한 요건 하에 명의신탁 재산을 그 명의자가 실제 소유자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의제하여 증여세를 과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주식을 장기간에 걸쳐 명의신탁하는 경우, 무상증자나 주식배당을 거쳐 기존 주주들에게 지분 비율대로 신주를 배정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바, 이는 실질적으로는 기존의 명의신탁 주식이 분할된 것에 불과하여 별도의 명의신탁을 인정하기 어렵지만, 형식적으로 신주가 발행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조문을 적용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이 사건에서는 그 중 주식배당, 즉 배당가능이익인 이익잉여금을 자본전입하여 무상주를 배정한 경우에 이 사건 조문이 적용될 수 있는지가 문제되었다. 2. 자본잉여금의 자본전입에 대한 대법원 판례 대법원은, 자본잉여금의 일종인 '자산재평가적립금'이나 '주식발행초과금'을 자본전입하여 기존의 명의수탁자에게 그 보유주식에 비례하여 무상주를 배정한 사안에서 종전의 명의신탁주식이 실질적으로 분할된 것에 불과하여 별도의 명의신탁이 있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조문이 적용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06.9.22.선고 2004두11220 판결, 대법원 2009.3.12. 선고 2007두1361 판결 등). 이러한 상황에서, 이익잉여금을 재원으로 한 무상주의 배정에 대한 판례의 입장이 주목되었다. 3. 평석: 이익잉여금의 자본전입에 따른 무상주 배정의 성격 및 이 사건 조문의 적용 대상 여부 회사가 기존 주주에게 무상으로 신주를 배정하는 경우는 크게 (1) 준비금(자본잉여금과 이익잉여금 중 이익준비금)의 자본전입을 통한 무상신주의 배정(상법 제461조. 재평가적립금의 경우에는 재평가적립법 제30조)과, (2) 이익잉여금 중 배당가능이익의 자본전입에 따른 주식배당(상법 제462조의 2)으로 구분된다. 본래 회사의 '자본'은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공제한 '순자산'으로서, '자본금'과 '잉여금'으로 구분된다. (1) 그 중 '자본금'은 발행주식의 액면총액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회계상 자본금 계정에 계상되며, (2) '잉여금'이란 자본(순자산) 중 위 '자본금'을 초과한 부분을 가리킨다. 그리고 위 '잉여금'은 (i) 기업의 경영활동에 의하여 얻어진 당기순이익 중 배당, 상여 등 사외유출액을 공제하고 순수히 그 기업에 유보되고 있는, 이익준비금, 임의적립금 및 별도적립금과 같은 '이익잉여금'과, (ii) 주식발행, 합병, 감자, 자산재평가 등 자본거래에 의하여 발생하는 '자본잉여금'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이익잉여금이든 자본잉여금이든, '잉여금'은 '자본금'과 함께 회사의 자본(순자산)을 구성하는 항목이기 때문에, '잉여금'을 '자본금'에 전입함에 따라 신주를 배정하는 것은, 회사의 자본(순자산) 내의 계정의 재분류에 불과하게 되고, 따라서 이를 통한 무상주 배정을 전후하여 회사의 순자산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고, 증가된 자본금을 액면으로 나눈 주식 수만이 증가하게 되며, 주주의 입장에서도 회사에 대한 지분을 표창하는 주식가치의 합계나 지분율은 동일하게 된다. 즉 '이익잉여금'을 재원으로 하든, '자본잉여금'을 재원으로 하든, 지분비율에 따른 무상주 배정으로 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주식가치가 그에 반비례하여 하락하는 것은 동일하므로 이는 기존 주식의 실질적 분할에 불과한 성격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실질적 성격을 고려하면 자본잉여금과 이익잉여금의 자본전입을 통하여 신주를 배정하는 경우는 모두, 기존 주식의 명의수탁자에게 신주가 배정된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종전의 명의신탁주식의 실질적 분할에 불과하여, 이를 별도의 새로운 주식의 명의신탁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조문에 의한 증여세 과세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부적절하게 된다. 또한 이 사건 조문이 적용되려면 '명의신탁' 이외에 '조세회피목적'이 인정되어야 한다(이 사건 조문 단서 제1호). 위 조세회피목적에 대하여 대법원은, 명의신탁관계가 있다고 하더라도 ⅰ) 명의신탁이 조세회피목적이 아닌 다른 이유에서 이루어졌음이 인정되고 ⅱ) 조세회피(경감)가 현실화되지 않고 단지 장래 조세회피(경감)의 가능성이 잠재적으로 존재하거나, 조세경감의 결과가 초래되더라도 그 경감의 정도가 사소하거나 경미한 정도라면, 조세회피목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여 왔다(대법원 2006.5.12.선고 2004두7733 판결). 그런데 기존 주주의 지분비율에 따른 무상신주 배정이나 주식배당의 경우에는, 본래 주주명부상 명의자인 주주에게 배정되도록 되어 있고, 경제적으로도 종전 명의신탁주식의 실질적인 분할에 불과하여, 그로 인하여 기존 명의수탁자에게 명의신탁된 주식의 전체 지분비율이나 총 주식가치에 변동이 발생하는 것도 아니며, 명의신탁 주식에 대한 전체 배당금액에 변동이 초래되는 것도 아니므로, 조세회피목적을 인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점에서도 이 사건 조문은 적용되기 어렵다. 본래 명의신탁은 증여의 실질이 없으므로 증여세가 과세될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조문은 실질과세원칙에 대한 예외로서 증여세를 과세하고 있는바, 이는 명의신탁이 조세회피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여 조세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한도 내에서 제한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는 규정이므로, 이익잉여금을 재원으로 무상주를 배정한 것과 같이, 실질적으로 새로운 재산의 명의신탁을 인정하기 어렵고, 조세회피목적도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이 사건 조문이 적용될 수 없을 것이다. 4. 결어 대상판례는, 이익잉여금의 자본전입으로 기존의 명의수탁자에게 그 보유주식에 비례하여 배정된 무상주에는 원칙적으로 이 사건 조문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함으로써, 실질과세원칙에 대한 예외로서 제한적으로 적용되어야 할 이 사건 조문의 적용범위를 무상주 배정의 실질에 부합하게 제한하는 중요하고도 의미있는 판시를 하였다. 대상판례의 논거와 결론에 찬동한다. 아울러 대상판례에 비추어 보면, 유상증자에 대한 이 사건 조문의 적용 범위도 합리적인 범위로 제한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유상증자로 배정된 신주의 경우, 그 신주의 가치는 (1) 신주 인수대금의 납입분과, (2) 실질적인 기존 주식의 분할분(희석가치)으로 구분될 수 있는바, 후자의 부분에 대하여도 이 사건 조문을 아무런 제한 없이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대상판례는 '조세회피목적'의 판단에 있어 '기존 주식의 명의신탁에 의한 조세회피의 목적' 외에 '추가적인 조세회피의 목적'을 요구하고 있는바, 이 점은 유상증자에 대하여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향후 판례가 유상증자에 있어서도 그 경제적 실질과 신주 배정의 형식적 측면을 조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2011-08-15
행정사건
의료기관과 같은 층에 어학원 있다면 약국등록신청 거부할 수 없다
의료기관과 인접한 곳에 약국개설신청을 했더라도, 같은 층에 다수에게 개방된 어학원이 있다면 약국등록신청을 거부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약사법 제20조5항 제4호는 의약분업제도의 실효성 유지를 위해 의료기관과 약국사이에 전용 복도·계단·승강장·구름다리 등이 있는 경우에는 약국등록을 할 수 없도록 하고있다. 수원지법 행정1부는 최근 약사 이모씨가 성남시장을 상대로 낸 약국개설등록거부처분취소 소송(2010구합16654)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약사법에서 약국개설장소를 제한하는 각 사유는 헌법상 보장된 영업의 자유 및 재산권행사를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문언의 의미를 넘어 약국과 의료기관이 같은 건물 안에 있다거나 과거 일시 같은 건물에 위치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제한사유를 확장해서 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약국과 같은 층의 어학원 면적이 전체 7층 점포 면적의 37.2%에 달하는 점, 복도와 엘리베이터, 계단을 공동으로 사용하게 되는 점, 어학원 수강생이라면 누구에게나 개방된 장소이고 수강생은 수시로 변경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약사법의 제한사유에 해당하는 전용복도를 설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지난해 8월 성남시 분당구 소재 의료기관과 같은 층의 점포를 임차해 약국개설등록신청을 했다. 성남시는 지난해 12월 약국개설예정 점포와 같은 층에 있는 어학원은 다중이용시설로 보기 어려워 의료기관과 약국예정점포 사이에 전용복도가 설치돼있다며 등록을 거부했다. (수원)
의료기관
약국개설
어학원
약국등록신청
약사법
2011-03-21
상가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과 법정갱신 관계
I. 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하 상가법이라 함) 제10조는 총 임대기간 5년 한도 내에서 임차인의 상가임대계약 갱신 요구권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규정은 임대인의 묵인에 따른 임대계약의 자동연장에도 적용되어 총 임대기간은 5년을 초과할 수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하여 대법원 2010.6.10. 선고 2009다64307판결은 상가법 제10조 제2항이 같은 조 제4항에 적용되지 않고 상가임대인이 일정한 기간 내에 계약갱신 거절의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총 임대기간과 상관없이 임대계약이 1년간 자동연장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는 바 위 판결의 의미와 타당성에 대하여 검토해 보기로 한다. II. 대상판결 1. 사실관계 원고는 약 30년간 피고(H연구원)의 건물 내에서 서류 복사 및 제본업을 하면서 1년단위로 임대계약을 갱신해 오다 2003.8.1. 2년기간으로 임대차 재계약을 했다. 이후 피고 연구원은 노동조합에 복사실 운영권을 넘기면서 2005.7.14. '임대차계약종료시 계약 갱신의 의사가 없다'는 뜻을 통지하고 계약 갱신 요구를 거부한 채 원고의 제본영업을 방해했다. 이에 원고는 피고가 계약해지 통보를 법정시한 내에 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임대계약이 유효함에도 피고의 방해로 영업을 하지 못함으로 인해 영업손실 등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한편 원고가 2007.1.1.부터의 차임을 지급하지 않고 있던 중 피고는 2007.2.9. 원고를 상대로 건물명도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았고 그 후 확정되었다). 2. 하급심 판단 가. 1심판결은 피고 연구원이 원고의 계약 갱신 요구를 들어줄 필요가 없다며 원고 패소판결을 했다. 나. 항소심판결(대전지법 2009.7.14. 선고 2008나9059판결) 총 임대기간이 5년을 초과한 이상 원고의 일방적인 갱신요구로 임대차계약이 갱신될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초 약정된 만기일인 2005.7.31. 기간만료로 종료된다. 다만 묵시의 갱신규정(동법 제10조 제4항, 제9조 제1항)에 의하여 갱신거절의 의사 통지 기간 내에 그러한 의사를 통지하였음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위 임대차계약은 2006.7.31. 까지 갱신되었다가 다시 2007.7.31. 까지 묵시의 갱신이 되었다. 한편 임대인인 피고가 2007.2.9. 원고를 상대로 건물명도 소송을 제기한 것은 임대차계약에 대한 갱신거절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2007.7.31. 기간만료로 종료되었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와의 이 사건 임대차계약 존속중인 2007.3.2.부터 원고의 업무를 방해하였으므로 2007.3.2.부터 임대차계약 만료일인 2007.7.31.까지 영업손실로 인한 손해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대법원 판단(대법원 2010.6. 10. 선고 2009다64307 판결)[공2010하,1342] 가. 구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2009.1.30. 법률 제93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0조 제1항의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계약의 갱신을 요구하면 그 단서에서 정하는 사유가 없는 한 임대인이 그 갱신을 거절할 수 없는 것을 내용으로 하여 임차인의 주도로 임대차계약 갱신을 달성하려는 것이다. 이에 비하여 같은 조 제4항은 임대인이 위와 같은 기간 내에 갱신거절의 통지 또는 조건변경의 통지를 하지 아니하면 임대차기간이 만료된 때에 임대차 갱신을 의제하는 것으로서, 기간의 만료로 인한 임대차관계의 종료에 임대인의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한다. 이와 같이 이들 두 법조항상의 각 임대차갱신제도는 그 취지와 내용을 서로 달리하는 것이므로, 임차인의 갱신 요구권에 관하여 전체 임대차기간을 5년으로 제한하는 같은 조 제2항의 규정은 같은 조 제4항에서 정하는 법정갱신에 대하여는 적용되지 아니한다. 이러한 점에서 임대차계약 기간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나. 임대인은 민법 제623조의 의무뿐만 아니라 별도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거기서 더 나아가 그 소유물의 다른 부분에서 제3자가 임차인이 임대차목적물에서 행하는 영업 등을 해할 우려가 있는 영업기타 행위를 하지 아니하도록 할 의무를 부담할 수 있다. 그러한 약정은 반드시 명시적으로 행하여질 필요는 없고, 임대차계약의 목적, 목적물 이용의 구체적 내용, 임대차계약관계의 존속기간 및 그 사이의 경과, 당사자 사이의 인적 관계, 목적물의 구조 등에 비추어 인정될 수도 있다. 이 사건에서 원심이 피고에게 원고의 수익활동을 해하지 아니할 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하여 피고가 다른 업체에게 같은 건물 내에서 복사실을 운영하는 것을 허용함으로 말미암아 그 임대차관계의 존속 중에 입은 영업손실의 배상을 명한 것은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다. 다. 원심은 원고의 영업손실액은 피고 연구원 내 신규 복사업체가 같은 기간 동안 영업을 통하여 얻은 수익 상당액이라고 하면서 신규복사업체의 2007년 소득금액 전부를 원고의 영업손실액으로 산정하였다. 그러나 신규복사업체는 피고 연구원 외의 다른 곳에서도 복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어서 신규 복사업체의 위 2007년 소득금액 전부가 피고연구원 내에서 영업을 통하여 얻은 수익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그러므로 원심은 손해배상액 산정에 관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III. 관련 판례 검토 1. 동법 제10조 제2항의 '최초의 임대차기간'의 의미 상가법 제10조 제2항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행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법률규정의 문언 및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전체 임대차기간 5년의 범위 내에서 인정하게 된 입법취지에 비추어 볼 때 '최초의 임대차기간'이라 함은 위 법시행 이후에 체결된 임대차계약에 있어서나 위 법 시행 이전에 체결되었다가 위 법 시행 이후에 갱신된 임대차계약에 있어서 모두 당해 상가건물에 관하여 최초로 체결된 임대차계약의 기간을 의미한다(대법원 2006.3.23. 선고 2005다74320 판결, 대법원 2006.7.13. 선고 2006다22272 판결). 2. 상가건물 공유자가 임차인에게 갱신거절 통지하기 위한 요건 공유자가 공유물을 타인에게 임대하는 행위 및 그 임대차계약을 해지하는 행위는 공유물의 관리행위에 해당하므로 민법 제265조 본문에 의하여 공유자의 지분의 과반수로써 결정하여야 하는바, 상가법이 적용되는 상가건물의 공유자인 임대인이 같은 법 제10조 제4항에 의하여 임차인에게 갱신거절의 통지를 하는 행위는 실질적으로 임대차계약의 해지와 같이 공유물의 임대차를 종료시키는 것이므로 공유물의 관리행위에 해당하고 따라서 공유자의 지분의 과반수로써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9.9. 선고 2010다37905판결) IV. 판례 평석 상가법상의 5년동안의 갱신요구권은 최초의 임대차계약으로부터 5년이 지난 상가건물임대차에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 이는 상가법 제10조 제2항의 명문 해석에 따른 판단이기는 하나 상가건물 임차인 보호측면에서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즉 임차인이 거액의 시설비 등을 투자하고도 단기간 내에 명도해야 하는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하여 임차인에게 계약갱신청구권을 인정하는 것인데 위와 같은 해석은 계약갱신청구권을 인정하는 취지에 반하는 측면이 있다. 또한 임차인에게 전체 임차기간을 5년 한도로 그 기간 내에는 임대차 기간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있지만, 임대인은 임대차계약기간을 갱신할 때마다 차임 또는 보증금을 상한율 연9% 인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동법 제11조, 동시행령 제4조) 만일 임대차기간 종료후 임차인의 요구로 1년간 임대기간이 갱신되면서 차임 또는 보증금을 9% 인상함으로써 새로운 임대차계약의 보증금 합계액이 동법 시행령 제2조가 정한 범위를 초과하게 되는 경우 상가법 적용이 배제되고 그 결과 상가법의 적용(갱신요구권)을 받는 경우는 결과적으로 5년에 훨씬 못 미치게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번 대상판결에서 임대차계약기간이 최초 임대차를 포함하여 5년이상인 경우 임차인이 갱신요구를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임대인이 적극적으로 일정기간 내에 계약갱신거절의 의사표시를 하지 않으면 5년의 갱신요구기간이 지난 후에도 총 임대기간에 상관없이 계약이 1년 단위로 자동갱신된 것으로 보아야 함을 명백히 인정한 것이다. 위 대상판결은 상가 임차인의 계약기간에 대한 권리를 보호함으로써 상가임대차보호법의 제정취지와 상가법 명문 규정에도 부합하는 해석이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한편 임대인은 임차인에 대하여 임대차목적물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하는데 이외에도 임차인과 별도 약정으로 '임대인이 그 소유 건물의 다른 부분에서 제3자에게 임차인의 영업 등 수익활동을 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하지 아니하도록 할 의무'를 부담할 수 있고 그러한 약정은 묵시적으로 할 수 있음은 당연하다. 대상판결의 경우 이러한 원칙하에 임대인이 그러한 의무를 부담하기로 하였는지가 문제된 구체적인 사안에서 약정 유무의 기준을 제시한 점에서 유용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고 타당하다 할 것이다.(대상판결의 고등법원은 피고는 직원들이 업무상 필요에 의하여 원고가 운영하는 복사실에서 책자 등을 복사 또는 제본을 하는 경우 복사비를 지원하여 왔던 사실, 원고 운영의 복사실은 피고 연구소 내에 위치하고 있고 원고 운영의 복사실 고객은 연구소 직원들로 제한되어 있고 원고가 피고 연구소와 복사실 대부 계약체결 시 '피고 연구소 의뢰문서의 복사'를 그 사용목적으로 하였던 사실 등을 근거로 피고의 채무불이행 내지 불법행위로 인한 책임을 인정하였다.) V. 결어 상가법 제정 전에는 상가건물임대차에 있어서 임대차기간을 정하지 않은 경우 민법에 의하여 당사자는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통고할 수 있었다.(민법 제635조) 그러나 이는 영업의 계속성, 투자한 시설비, 권리금 등에 비추어 너무 단기간이라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에 상가법으로 5년 기간동안 갱신요구권을 인정함으로써 상가건물 임대차 기간을 보호하고자 한 것이다. 또한 대상 판결로써 동법 제10조 제4항에 의해 상가임대차기간이 총 5년을 넘더라도 갱신될 수 있음이 명확해 졌다. 한편 상가법이 주택임대차보호법과 달리 보호 대상이 되는 범위를 제한(일정액 이하의 보증금에 한함)하고 있어 사실상 그 적용을 받는 범위가 좁다는 점, 대항 요건과 관련하여 공시방법으로서 불분명 내지 진실성이 담보되지 않은 사업자등록제도를 도입함으로써 관련 법적 분쟁 가능성이 많다는 점 등 위 법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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