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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부동산의 관리·처분과 부가가치세 납부의무자
- 대법원 2017. 5. 18. 선고 2012두22485 전원합의체 판결 - Ⅰ.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1. 사실관계 가. 원고는 이 사건 건물의 매수자금에 사용하기 위하여 A(저축은행)으로부터 42억 원을 대출받았다. 나. 원고는 위 대출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2008년 6월 30일 수탁자 B(부동산신탁회사)와 사이에,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신탁원본의 우선수익자를 A로, 수익권증서 금액을 58억8000만원으로 정한 부동산담보신탁계약(‘이 사건 신탁계약’)을 체결하면서, 신탁부동산이 환가되는 경우 A의 채권을 우선적으로 변제하고 잔액은 위탁자인 원고가 지급받기로 약정하였고, 2008년 7월 1일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원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후, 곧이어 B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다. 원고가 위 대출금채무를 제때 변제하지 못하자, A의 요청에 따라 수탁자인 B는 공개매각을 실시하였으나 수차례 유찰되었고, A에게 수의계약으로 대출원리금과 같은 액수인 45억여원에 이 사건 건물을 매각하였다. 라. 과세관청인 피고는 이 사건 신탁계약의 위탁자인 원고가 A에게 이 사건 건물을 공급하였다고 보아 2010년 1월 16일 원고에게 2009년 1기분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을 하였다. 2. 판결의 요지 수탁자가 위탁자로부터 이전받은 신탁재산을 관리·처분하면서 재화를 공급하는 경우 수탁자 자신이 신탁재산에 대한 권리와 의무의 귀속주체로서 계약당사자가 되어 신탁업무를 처리한 것이므로, 이때의 부가가치세 납부의무자는 재화의 공급이라는 거래행위를 통하여 그 재화를 사용·소비할 수 있는 권한을 거래상대방에게 이전한 수탁자로 보아야 하고, 그 신탁재산의 관리·처분 등으로 발생한 이익과 비용이 거래상대방과 직접적인 법률관계를 형성한 바 없는 위탁자나 수익자에게 최종적으로 귀속된다는 사정만으로 달리 볼 것은 아니다. Ⅱ. 신탁부동산의 관리·처분과 부가가치세 납부의무자 1. 종전 판례 위 전원합의체 판결이 있기 전의 종전 판례는, 신탁법에 의한 신탁이 위탁매매와 같이 ‘자기(수탁자) 명의로 타인(위탁자)의 계산에 의하여’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거나 또는 공급받는 등의 신탁업무를 처리하고 그 보수를 받는 것이어서, 신탁재산의 관리·처분 등 신탁업무를 처리함에 있어서의 사업자 및 이에 따른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는 원칙적으로 위탁자이고, 다만, 위탁자 이외의 수익자가 지정된 타익신탁의 경우에는 위탁자가 아닌 수익자가 사업자 및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로 보았다(대법원 2003. 4. 25. 선고 99다59290 판결, 대법원 2003. 4. 25. 선고 2000다33034 판결). 종전 판례는 수익자설을 취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일본 소비세법 제14조도 신탁재산에 속하는 자산 등 거래에 관하여 원칙적으로 수익자를 부가가치세 납부의무자로 보고 있다. 2. 검토 가. 단일세율에 의한 거래세 누진세율에 기초한 소득세에서는 누가 납세의무자인가에 따라 적용세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소득의 실질귀속자를 파악하여 과세할 필요성이 크다. 그러나 단일세율이 적용되는 부가가치세에서는 누가 납세의무자이건 동일한 세율이 적용되므로, 공급대가의 실질귀속자를 파악할 필요성이 소득세에 비하여 크지 않다. 그리고 부가가치세는 실질적인 소득이 아닌 거래의 외형에 대하여 부과하는 거래세이므로, 부가가치세법상 납세의무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역시 원칙적으로 그 거래에서 발생한 이익이나 비용의 귀속이 아니라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이라는 거래행위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나. 종전 판례의 문제점 ① 거래주체와 부가가치세 납부의무자의 분리 신탁된 부동산이 수탁자 명의로 있는 동안에는 수탁자 명의로 대외적 거래행위가 행해지므로, 종전 판례에 의할 경우 대외적 거래를 통하여 부가가치세를 징수하는 주체와 부가가치세 납부의무를 부담하는 주체가 달라진다. 그리하여 부동산투자신탁 등 수익자가 다수인 신탁의 경우, 수익자 별로 일일이 부가가치세의 신고납부를 하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수익자가 개인으로서 부가가치세법 제3조의 사업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울 경우에는 그에게 부가가치세 납부의무를 부담시킬 수 없게 된다. 또한, 종전 판례에 의하면, 타익신탁의 경우 수익자는 ‘우선수익권이 미치는 범위 내에서는’ 부가가치세 납부의무자로 본다는 취지이므로, 신탁부동산의 처분대금에서 신탁사무처리비용을 정산하고 남은 금액이 부가가치세액에 못 미치는 경우 그 차액을 누구에게 과세하여야 하는지가 문제될 수 있다. ② 신탁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의 불가능 신탁법 제22조 제1항은 신탁재산에 대하여 국세 등 체납처분을 할 수 없다고 하여 신탁재산의 독립성을 규정하고, 다만, ‘신탁사무의 처리상 발생한 권리에 기한 권리’ 등에 기한 경우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판례에 의하면, 수탁자가 신탁재산의 처분에 따라 거래징수한 부가가치세 상당액은 매매대금의 일부로서 신탁재산에 속하고(위 99다59290 판결), 구 신탁법 제21조(현행 신탁법 제22조) 제1항 단서에서 예외적으로 신탁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 또는 경매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 ‘신탁사무의 처리상 발생한 권리’에는 수탁자를 채무자로 하는 것만이 포함되며, 위탁자를 채무자로 하는 것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대법원 2012. 4. 12. 선고 2010두4612 판결). 따라서 위탁자에 대한 부가가치세채권으로 수탁자 명의 신탁재산에 대하여 체납처분 등을 할 수 없고, 다만, 위탁자의 수익권에 대한 체납처분 등을 할 수 있을 뿐이므로, 부가가치세의 징수가능 여부는 수익권의 실질적 가치에 달려있게 된다. 만일 수탁자가 부동산을 분양하여 수취한 대금에서 비용을 모두 충당한 후 수익자에게 지급하는 금액이 부가가치세를 납부하기에 충분하다면, 수익권에 대한 체납처분으로 부가가치세를 징수할 수 있다. 그러나 신축된 건물의 분양대금이 공사비 등을 변제하기에 부족하여 위탁자의 수익권이 실질적 가치를 가지지 못하는 경우에는, 부가가치세를 징수할 수 없게 된다. ③ 신탁재산에 대하여 조세채권의 우선권이 적용되지 못함 위탁자 또는 수익자에 대한 부가가치세채권으로는 신탁재산에 대한 체납처분을 할 수 없으므로, 거래징수 된 부가가치세액이 신탁재산에 속해 있으면서 수익자에게 이전되기 전의 단계에서는 조세채권의 우선적 효력이 발휘될 수 없다. 이에 따라 신탁부동산의 처분대금이 공사비 등을 충당하기에 부족한 경우에는 신탁사무와 관련한 일반채권이 조세채권보다 실질적으로 우선하는 결과가 된다.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하면, 신탁부동산의 처분 등과 관련한 부가가치세 납부의무자는 수탁자이므로, 수탁자에 대한 부가가치세채권은 신탁법 제22조 제1항 단서의 ‘신탁사무의 처리상 발생한 권리’에 해당하고, 이에 기하여 신탁재산에 대한 체납처분을 하거나 집행절차에 참가할 수 있으며, 신탁사무와 관련한 일반채권자보다 우선하여 징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 매입세액의 공제와 관련한 문제 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받은 것에 대한 매입세액공제를 받지 못함에도 부가가치세 납부의무를 지우는 것은 부당하다고 보는 견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애초에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은 담보제공 등으로서 재화의 공급에 해당하지 않거나(담보신탁의 경우 부가가치세법 제10조 제8항 제1호의 유추적용), 재화의 공급에 해당하더라도 수탁자가 신탁용역을 공급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전받는 것으로서 공급가액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경우가 많을 것이다. 따라서 수탁자는 신탁부동산을 이전받으면서 거래징수를 당하지 않을 것이므로, 공제받지 못하는 매입세액의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 그리고 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이전받은 후 공급받은 용역 등에 관하여는 매입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수탁자가 위탁자로부터 신탁부동산을 이전받는 것을 재화의 공급으로 보지 않을 경우 수탁자는 재화의 매입이 없으면서 재화를 공급한 것이 된다. 부가가치세에서 재화의 공급은 통상 그 재화의 매입(공급받음)을 전제로 하나,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매입세액의 공제는 사업자가 전 단계 사업자에게 거래징수당한 부가가치세(매입세액)이 있을 때 문제된다. 만일 사업자가 전 단계 사업자에게 거래징수당한 매입세액이 없는 경우에는 매입세액공제를 받지 못하더라도 문제가 없다.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신탁부동산을 이전하기 전에 거래징수당한 매입세액은 위탁자가 공제받을 것이고, 이와 같이 부가가치세의 거래징수 및 매입세액공제가 동일한 납세자 안에서 이루어진 이상, 부가가치세의 순환과정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Ⅲ. 결어 위 전원합의체 판결이 종전 판례를 변경하여, 신탁부동산의 관리·처분과 관련한 부가가치세의 납부의무자를 수탁자로 판시한 것은 매우 의미가 크고,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변경된 판례에 따라 신탁부동산에 관한 부가가치세의 세부적 업무처리가 속히 안정화되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마친다.
부가가치세
신탁부동상
조세
2017-06-13
노동·근로
도급제 택시 기사의 최저임금 산정에 포함되는 임금
- 대법원 2016.11.24. 선고, 2015다220429(본소), 2015다220436(반소) 판결 - 1. 사안의 개요 일반 택시 기사들인 원고들은 택시여객 자동차 운송 사업자인 피고와 일급제 방식[택시 기사들이 매일 총 운송수입금에서 기준 운송수입금(이른바 ‘사납금’)을 회사에 납입하고 나머지 운송 수입금은 개인에게 귀속하되, 별도의 월정 급여는 지급받지 아니하는 임금제도]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기준 운송 수입금 초과금만을 임금으로 지급받아 왔다. 원고들은 위 일급제 방식의 근로계약에 따라 매월 기준 운송수입금 초과금만을 임금으로 지급받아 왔을 뿐, 최저 임금법에 의하여 보장된 금액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미지급된 임금을 지급하라는 청구를 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1) 원고들이 자신의 선택에 따라 일급제 방식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따른 임금을 지급받았으므로, 원고들에게까지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을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고 위 기준 운송수입금 초과금은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에 해당한다. 2) 원고들이 근로계약에 따라 일급제 방식에 의한 사납금 초과금을 전액 수령하고도 별도로 최저임금법에 정한 최저임금을 청구하는 것은 노사가 합의한 임금 수준을 훨씬 초과할 뿐만 아니라 피고에게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것으로서 신의칙에 반한다고 주장하였다. 2. 판결 요지 일반 택시 기사들인 원고들의 최저임금은,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에 따라 산정하여야 하므로, 기준 운송수입금 초과금은 생산고에 따른 임금으로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피고가 운영상 편의를 위하여 전액 관리제가 아닌 일급제를 실시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 건 최저임금 청구로 인하여 기업의 존립이 위태롭게 되었다고 보기 어려워, 원고들의 청구가 신의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3. 평석 가.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에 포함되는 임금의 범위 최저임금법은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하여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목적으로 매년 최저임금을 정하도록 하고, 최저임금에 포함되는 임금의 범위와 최저임금법 위반의 효력을 규정하고 있다(최저임금법 6조). 최저임금법상 최저 임금액에 포함되는 임금은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으로,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임금’이다. 이들은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 임금항목으로 지급근거가 명시되어 있거나 관례에 따라 지급하는 임금 또는 수당’, ‘미리 정해진 지급조건과 지급률에 따라 소정근로(도급제의 경우에는 총근로를 말함)에 대하여 매월 1회 이상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임금 또는 수당’을 말하며, 직무수당, 직책수당, 물가수당, 조정 수당, 기술수당, 면허수당, 특수 작업수당, 위험작업수당, 벽지수당, 한냉지근무수당, 승무수당, 항공수당, 매월 일정하게 지급되는 생산 장려 수당이 이에 포함된다. 그러나 ?정근수당, 근속수당, 장려가급, 능률수당, 상여금, 결혼 수당, 월동수당, 김장 수당, 체력단련비, ?연차수당, 유급휴가, 유급휴일 수당, 시간외 근로 수당, 야근 수당, 일직, 당직 수당, ?가족수당, 급식수당, 주택수당, 통근 수당, 식대, 기숙사 주택 제공, 통근차 운행 등 현물이나 이와 유사한 형태의 복리 후생적 성격의 급여 등은 최저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최저임금법 6조 4항 및 노동부령). 나.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의 입법취지 한편 최저임금법 일반택시 운송사업의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⑤ …일반 택시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다(2007.12.27. 신설)’는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다(최저임금법 6조 5항) 위 규정은 택시 운전 근로자들의 임금 체계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되었다. 그동안 택시운전근로자들의 대표적인 임금체계는 일정한 금액의 사납금(기준 운송수입금)을 회사에 입금하고 이를 초과하는 초과운송수입금을 근로자 자신의 수입으로 하는 사납금제도였다. 이러한 임금제도하에서는 운송수입금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근로자들의 임금액의 변동이 심하고, 고정급이 크지 않기 때문에 운송수입금이 적은 때에는 근로자가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위한 정도의 임금조차 확보하기 어렵다. 또한 저임금을 벗어나기 위한 운전 근로들의 무리한 운행으로 일반 국민의 안전과 운송 질서를 저해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반성으로 택시운전근로자들이 받는 임금 중 고정급의 비율을 높여 운송수입이 적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보다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로 2007년12월 이 조항이 신설된 것이다(2011.08.30. 헌법재판소 2008헌마477호 결정 이유 ). 다. 일반 택시 운송 근로자들의 최저임금에 포함되는 임금(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은 “일반택시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다”고 규정하는 바, 최저임금 산정에 포함되는 임금은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임금으로서 ‘소정근로시간 또는 소정의 근로일에 대하여 지급하는 임금으로,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에 정해진 지급조건과 지급률에 따라 매월 1회 이상 지급되는 임금’으로 제한된다. 그런데 이 건 근로계약상 피고는 원고들에게 ‘기준 운송 수입금 초과금’만을 임금으로 지급하기로 하였는바, ‘기준 운송 수입금 초과금’이란 생산고에 따른 임금이므로, 위 금액은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 결국 원고들은 청구기간 동안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을 전혀 지급받지 못한 결과가 된다. 라.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의 위헌성 여부 위 법률조항이 신설되자 택시 운송사업자들은 헌법상 계약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하였다면서 위헌 확인 헌법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헌법 재판소는 택시운전근로자들이 지급받는 고정급을 높임으로써 보다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근로자와 자유로이 근로계약을 체결할 자유를 침해한다고 할 수 없고, 일반택시 운송사업은 공공성이 강하여 서비스제공의 계속성을 보장할 필요가 있고, 그 종사자를 다른 업종보다 강하게 보호하는 데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므로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도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2008헌마477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위헌확인). 마. 신의칙 위반 주장의 타당성 여부 이 사건 사실심 법원은 피고회사의 일급제 도급이 피고의 편의에 의해 도입된 것으로 보이고, 이 건 최저임금 청구로 인하여 기업 존립이 위태롭게 될 것이라는 증거도 없다면서 피고의 신의칙 위반에 대한 주장을 기각하였다. 이 건 일급제 방식의 임금 지급이 근로계약서에 포함된 것이고, 따라서 이 같은 임금 지급 방식은 노사 간 합의에 의한 것이다. 그러나 과거 대법원 통상 임금 판결에서 언급된 노사 합의는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합의임에 비하여, 이 사건 합의는 근로자 개인과 사용자 사이의 합의로서 사실심 법원이 인정한 바와 같이 사용자의 편의 즉, 사용자의 우월적 지위에 의하여 일급제가 도입된 것인 점, 이 같은 합의가 강행규정인 최저임금법에 반하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위 합의에 대한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바. 결론 위 판결은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의 입법취지, 헌법재판소의 위헌 확인 기각 결정 내용 등으로 볼 때 달리 해석할 여지가 없는 논리적으로 당연한 판결이다. 문제는 위와 같은 택시 운전근로자의 임금 체계 개편 취지와 헌법재판소의 결정 등이 있었음에도 산업 현장에서는 이에 반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관행이 아직도 일부 존속하고 있는 점이다. 택시 운송사업계의 경기가 계속 불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달리 적절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근로자들이 열악한 근로 조건 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만들어내는 우울한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불법적인 관행은 하루 빨리 제거되어야 한다. 사업자의 입장에서도 잘못된 관행에 기대어 회사 경영을 도모하다가 결국에는 감당할 수 없는 충격에 직면할 위험이 농후하다. 이러한 위험은 이미 상여금의 통상임금 인정 판결에 의하여 사회적으로 크게 파장을 일으킨 예에서 경험한 바 있다. 탈법적 방법에 의한 일시적 위험의 회피는 더 큰 위험을 불러오게 마련이다. 노사가 지혜를 모아 최저임금법의 입법취지에 맞는 적법한 근로관계를 형성함으로써 노사가 공존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이 판결의 의미는 이 같은 불법적 관행에 경종을 울려준다는 것이다.
택시기사
최저임금
사납금
2017-01-12
상사일반
지식재산권
특허의 무효가 실시계약에 미치는 영향
- 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2다42666,42673 판결 - [판결의 요지] ① 특허발명 실시계약의 목적이 된 특허발명의 실시가 불가능한 경우가 아닌 한 특허무효의 소급효에도 불구하고 그와 같은 특허를 대상으로 하여 체결된 특허발명 실시계약이 계약 체결 당시부터 원시적으로 이행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는 없고, 다만 특허무효가 확정되면 그때부터 특허발명 실시계약은 이행불능 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보아야 한다. ② 따라서 특허발명 실시계약 체결 이후에 특허가 무효로 확정되었더라도 특허권자가 특허발명 실시계약에 따라 실시권자로부터 이미 지급받은 특허실시료 중 특허발명 실시계약이 유효하게 존재하는 기간에 상응하는 부분을 실시권자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는 원칙상 없다. ③ 특허는 성질상 특허등록 이후에 무효로 될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는 점을 감안하면, 특허발명 실시계약 체결 이후에 계약 대상인 특허의 무효가 확정되었더라도 특허의 유효성이 계약 체결의 동기로서 표시되었고 그것이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부분에 해당하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착오를 이유로 특허발명 실시계약을 취소할 수는 없다. [평 석] 특허의 무효심결이 확정되면 그 특허는 소급하여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게 된다(특허법 제133조 제3항). 그 결과, 그 특허권에 기초하여 체결되고 이행된 실시권 설정계약, 양도계약 등의 효력이 특허의 소급무효에 의해 어떤 영향을 받게 되는지가 문제되며, 이에 대하여 국내외에서 다양한 논의가 있어 왔다. 한편, 국내에서 이 문제는 주로 통상실시권 설정계약에 따라 이미 지급된 실시료의 반환여부에 초점이 맞춰져 왔고, 대상 판결 역시 주로 이에 관하여 언급하고 있다. 1. 이미 지급한 실시료와 미지급 실시료의 운명 이에 대하여는, 특허가 소급무효로 되었다고 하여 급부의 내용이 원시불능으로 되는 것이 아니므로 이미 지급한 실시료 역시 반환할 의무가 없다고 하는 입장(반환부정설, 다수설)과 특허가 무효로 되면 실시권 설정계약도 원시적 급부불능으로 되거나, 원시불능이 아니라도 계약해제 또는 위험부담의 법리를 거쳐 이미 지급한 실시료를 부당이익으로 반환해야 한다는 입장(반환긍정설, 소수설)이 있다. 대상 판례는 반환부정설의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사후에 특허가 소급무효된 것과 별개로 통상실시권 설정계약의 급부는 이미 이행되어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반면, 계약 대상이 된 발명에 실시불가능의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실시계약이 원시불능으로 인해 무효라고 한다. 기 지급 실시료의 반환 여부에 대한 위와 같은 판례의 입장은 이론적으로 타당하다고 생각되며, 미국ㆍ독일의 판례와 일본의 통설 역시 결론에 있어 이와 같다. 또한 대상 판례는 특허무효가 확정되면 그 때부터 실시계약이 이행불능에 빠지게 되고 실시계약이 유효하게 존재하지 않게 된 시점 이후에는 실시료 지급의무가 없다고 한다. 특허의 무효가 확정된 이후에도 실시료를 지급하도록 하는 것은 부당함이 분명하다. 문제는 그 법적 근거일 것인데, 대상 판례는 이점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2. 대상 판례의 한계와 검토 가. 특허의 무효와 전용실시권 설정계약 대상 판례는 전용실시권 설정계약의 대상이 된 특허가 무효로 된 경우의 실시료 반환 관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만약 대상판결이 전용실시권의 경우에도 통상실시권과 마찬가지 법리가 적용된다는 전제에 선 것이라면 이는 문제이다. 전용실시권은 사실상 특허권자가 '실시 기간' 혹은 '실시 지역' 등을 한정하여 타인에게 특허권을 양도하는 것과 유사한 실질을 가진다. 그렇기 때문에 전용실시료는 통상실시료에 비하여 한결 고가(高價)인 것이 보통이고, 전용실시권이 설정된 이후에는 특허권자 스스로도 당해 발명을 실시할 수 없으며, 전용실시권자는 자신의 이름으로 제3자에게 침해주장을 할 수 있는 대신, 그 뒤 특허가 무효로 되면 스스로 제3자에게 손해배상이나 부당이득반환 의무를 지게 된다. 특허법 역시 특허권의 독점ㆍ배타성을 규정한 제6장의 모든 조항에서 '특허권자 또는 전용실시권자는'이라고 하여 양자를 같이 취급하고 있다. 따라서 전용실시권에 대하여는 통상실시권에 적용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라 특허권의 양도 후 해당 특허가 무효로 된 경우의 법률관계와 유사하게 보는 것이 타당하다. 즉, 특허권이 양도되어 대금이 지급된 이후, 당해 특허가 무효로 되었다면 그 계약은 급부의 내용이 원시불능이어서 무효이며, 이미 지급된 대금은 반환되어야 하는 바, 같은 법리는 전용실시권 설정 후 해당 특허가 무효로 된 경우 기 지급 실시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됨이 상당하다. 통상실시권 설정계약의 주된 급부 내용이 '실시권자의 실시를 용인하고, 제3자의 침해행위를 막아 주는 것'인 반면, 전용실시권 설정계약의 주된 급부 내용이 '특허권자와 제3자를 상대로 독점ㆍ배타적 지위를 주장할 수 있는 대세적 실시권을 설정, 유지해 주는 것'임을 상기하면 이는 자명하다. 그러므로 전용실시권과 통상실시권의 이런 근본적 차이를 간과한 채 양자 모두 '실시권'이라고 하여 만연히 동일 선상에 두고 같은 법적 효과를 인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아울러, 전용실시권자가 특허 무효 이전에 사실상 당해 특허발명을 실시하여 이익을 얻었다는 점을 들어 이미 지급한 실시료를 반환 청구할 수 없다고 보는 것 역시 부당하다. 만약 특허권 양수인이 양수 후 선의로 발명을 실시하여 이익을 얻었다 하더라도 사후에 그 특허가 등록무효로 되어 계약이 무효로 되면 지급한 양수대금을 반환청구할 수 있고, 실시로 인해 얻은 이익은 선의 점유자의 과실 수취권에 의해 양수인에게 귀속됨이 원칙인바(민법 제201조 및 대법원 1996. 1. 26. 선고 95다44290 판결 참조), 같은 논리는 전용실시권에도 적용됨이 상당하다. 다만, 실시권자가 발명의 실시이익을 반환하지 않는 것에 상응하여 특허권자 역시 이미 받은 실시료의 이자나 운용수익 등을 반환하지 않게 되거나, 전용실시권 설정에 수반하여 특허권자가 실시권자에게 제공한 노하우 등 재화의 대가를 실시권자가 반환해야 하는 것은 별개 문제이다. 나. 장래 실시료 지급의무의 소멸 특허의 무효가 확정되면 통상실시권 설정자인 특허권자의 급부가 '장차' 이행불능에 빠지게 됨은 당연하다. 대상판결은 이를 언급하고 있을 뿐, 그 이후에 구체적으로 언제 어떤 근거로 어떤 범위에서 미지급 실시료의 지급의무가 소멸되는지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무효 이후의 실시료지급의무는 결국 당사자가 실시계약을 해지함으로써 소멸하게 될 것인데, 특허법이나 민법에 그러한 내용의 법정해지권이 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결국 이는 계속적 계약관계에 대한 해지권의 일반론적 해석을 통해 인정될 수밖에 없다. 특허권자의 급부가 이행불능에 빠짐으로 인해 실시권자가 법정해지권을 취득한다고 볼 여지도 있지만, 그 이행불능은 채무자인 특허권자의 고의·과실에 의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러한 입론(立論)은 실천적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생각건대, 실시계약 이후 특허의 무효가 확정되었다면 계약의 전제가 되었던 사정의 변경이 있었고, 실시권자로서는 그와 같은 사정 변경을 예견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그것이 실시권자의 책임도 아니므로 원래의 계약내용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부당하다. 따라서 이 경우 사정변경의 원칙을 적용하여 실시권자에게 해지권을 부여함으로써 장래의 계약관계, 특히 실시료의 지급의무에서 벗어나게 함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된다. 판례 또한 계속적 보증과 같은 계속적 법률관계에 관하여 사정변경에 따른 계약해지권을 인정하고 있다. 한편, 특허 무효가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특허의 유·무효가 다투어지고 있는 과정에서 실시료 지급의무 역시 중요한 문제이다. 특허무효심판이 제기되었다는 것만으로 실시권자에게 지급 거절권이나 연기적 항변권을 인정하면 실시권자가 특허무효심판 청구를 남발하거나 무효심판이나 소송에서 지연책을 씀으로써 부당하게 대가의 지급을 면하거나 유예 받으려 하기 쉽다. 반면, 특허무효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특허권자가 실시료를 아무런 제한 없이 지급받을 수 있다고 하면 특허권자 역시 무효심판이나 소송에서 지연책을 씀으로써 부당하게 실시료 상당의 이득을 도모할 우려가 있고, 무효의 가능성이 높은 특허권에 기하여 제한 없이 실시료를 지급받을 수 있게 하는 것 역시 부적절하다. 따라서 무효심판이 청구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실시료의 지급의무가 소멸하지는 않되, 그 이후 실시권자가 이의를 유보하고 실시료를 지급하였다면 일종의 조건부 변제행위로 보아 나중에 특허무효심결이 확정된 경우,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것으로 봄이 합당할 것이다. 3. 정 리 대상판결이 위 1항의 논점에 대한 판시에 그치고, 2항의 논점에 대하여 언급하지 않은 것은 변론주의나 불고불리(不告不理) 원칙 상 부득이한 면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2항의 각 논점 역시 특허가 무효로 된 경우 실시권의 운명과 관련하여 1항 못지않게 중요한 법률문제라는 점, 향후 그것이 정면으로 상고이유가 된 사건이 등장하기 전까지 대법원의 입장이 미지인 채 방치됨으로 불필요한 혼란과 사회적 비용이 초래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대법원이 방론(傍論)으로라도 그에 대한 법적 판단을 설시했다면 바람직했을 것이다.
특허의무효
실시료반환
2016-04-18
이혼·남녀문제
이혼을 원인으로 재산분할 받은 장래 퇴직급여채권의 직접청구가능성
- 서울남부지방법원 2015. 11. 25. 선고 2015가소109971 판결 - 1. 사실관계 원고와 소외인은 법률상 부부였으나 원고가 소외인을 상대로 이혼청구를 하였다. 소외인은 사립학교 교직원으로서 퇴직을 하면 피고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이하 '피고'라 한다)으로부터 퇴직연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었다. 원고와 소외인은 이혼소송 중 임의조정절차에서 소외인이 받게 될 장래의 퇴직급여에 관하여 피고에 대한 청구권 중 25%를 이전하여 주는 방식의 재산분할에 동의하였다. 원고가 피고에게 재산분할로 받은 퇴직급여채권 중 25%의 직접 지급을 구하였으나 피고가 이를 거부하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재산분할금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피고는,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 및 공무원연금법상 퇴직연금의 지급을 구할 수 있는 자는 교직원 본인이며, 원고의 청구는 양도, 압류, 담보제공을 금지하는 규정에도 저촉되므로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직접 퇴직연금을 청구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2. 판결의 요지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이 원칙적으로 혼인 중 쌍방의 협력으로 형성된 공동재산의 청산이라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장래의 퇴직급여 채권 중 일부를 재산분할로써 이전받은 배우자는 퇴직급여 채권자인 교직원과 동일한 지위를 갖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배우자의 청구를 교직원 본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배척하는 것은 혼인생활 중 실제 퇴직급여의 형성에 기여하였던 배우자의 신뢰를 침해하는 것이어서 부당하다. 더욱이 이 사건의 경우 교직원 본인도 이혼소송 중 임의조정절차에서 장래의 퇴직급여에 관하여 피고에 대한 청구권을 이전하여 주는 방식의 재산분할에 동의하였는데, 피고가 교직원 본인의 청구만이 허용된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지급을 거부하는 것은 교직원 본인의 의사에도 반한다. 퇴직급여는 혼인 중의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부부공동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으로 볼 것이므로 교직원 본인뿐만 아니라 배우자의 기여를 인정하고 그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하여 재산분할로서 장래 퇴직급여의 분할을 허용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재산분할로서 퇴직급여채권의 일부를 이전받은 배우자의 직접청구를 허용하더라도, 퇴직급여의 현금지급을 확보함으로써 퇴직한 교직원 본인과 그 가족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양도금지규정의 취지에 저촉된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교직원의 직접 청구만을 허용한다면 퇴직연금의 안정적 수급이라는 혜택을 오로지 교직원 본인에게만 누리게 하고, 배우자는 퇴직연금의 수령이 교직원의 자발적인 지급 여부에 따라 좌우되는 결과가 되어 애초의 양도금지규정의 취지로 보호하려고 한 가족의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에는 역행하는 결과가 되어 버린다. 따라서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원고 청구 인용). 3. 판결에 대한 평석 가. 장래의 퇴직급여채권에 대한 재산분할가능성 연금은 이혼 당시 그 재산적 가치가 현재화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 등으로 종래 재산분할의 대상으로 인정되지 않았고, 장래 퇴직금을 받을 개연성이 있다는 사정은 민법 제839조의2 제2항 소정의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하는 데 필요한 '기타 사정'으로만 참작되었다(대법원 1995. 5. 23. 선고 94므1713, 1720 판결 등). 그러나 퇴직급여채권을 재산분할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단지 기타 사정으로만 참작하는 것은 혼인 중 형성된 재산의 청산·분배를 본질로 하는 재산분할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고, 당사자 사이의 실질적 공평에도 반한다. 또한 당해 퇴직금청구권 외에 분할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다른 재산이 없는 경우에는 기타 사정으로도 참작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그리하여 대법원은,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에 이미 잠재적으로 존재하여 경제적 가치의 현실적 평가가 가능한 재산인 퇴직급여채권은 부부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으로서 재산분할의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함으로써 종래의 판례를 변경하였다(대법원 2014. 7. 16. 선고 2013므2250 전원합의체 판결). 나. 장래의 퇴직급여채권의 분할방법 위와 같이 대법원이 장래의 퇴직급여채권에 대해서도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고 하였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분할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다만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그 시점에서 퇴직할 경우 수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퇴직급여 상당액의 채권이 그 대상이 된다고만 하고 있을 뿐이다. 분할의 방법과 관련하여 이론적으로는 현물분할방식과 대상분할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다. 현물분할방식은 퇴직급여채권의 일부를 분할권리자에게 이전하는 방식이고, 대상분할방식은 장래의 퇴직급여채권을 분할의무자에게 확정적으로 귀속시키는 대신 분할권리자의 기여분에 상당하는 금액만큼 정산하도록 하여 일시금 또는 정기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대상분할방식은 분할의무자에게 충분한 자력이 없는 경우에는 사용하기 어려운 방식이다. 그리고 일시금은 연금수급권자의 뜻을 거스르더라도 현재의 소비를 장래로 이연시키고자 하는 연금제도의 취지에 반하는 측면이 있다. 따라서 정기금 방식, 특히 연금수급권 자체를 분할, 이전하는 현물분할에 의한 정기금 지급 방식이 연금제도의 취지에 가장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와 관련하여서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의 양도금지규정(제7조 제1항)에 반하지 않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르면, 퇴직연금제도의 급여를 받을 권리는 양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없다. 이는 퇴직급여의 직접 지급을 보장함으로써 퇴직한 근로자와 그 가족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이다. 대법원은 이 규정을 강행규정으로 해석하여 압류도 금지하고 있다(대법원 2014. 1. 23. 선고 2013다71180). 그러나 재산분할의 본질은 부부 공동재산의 청산이다. 장래의 퇴직급여채권을 배우자가 분할받는 것은 원래 자기에게 권리가 있는 재산을 청산받아 가는 것이다. 이것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금지하는 퇴직급여채권의 양도라고 볼 수 없다. 또한 장래의 퇴직급여채권은 근로자 본인뿐만 아니라 퇴직급여의 형성에 기여한 배우자의 생계보장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근로자 본인의 노후생활보장만을 위해 배우자에게 연금의 분할이전을 금지하는 것은 그 배우자의 기대이익 내지 신뢰를 현저하게 침해하는 것이어서 부당하다. 혼인기간이 5년 이상인 경우 이혼한 배우자의 노령연금액 중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의 절반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국민연금과의 형평에 비추어 보더라도 장래의 퇴직급여채권을 분할, 이전하는 것은 허용되어야 한다(국민연금법 제64조). 미국의 여러 주와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이미 연금분할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예컨대 독일은 혼인 중에 취득한 연금권을 양 배우자의 공동노력에 의한 것으로 보고 이혼할 때 이것을 청산하도록 하는 연금청산제도가 있으며, 연금청산의무와 청산비율도 법으로 정하고 있고 양도도 허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추고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취지에 부합하도록 2015년 6월 22일 공무원연금법을 개정하였다. 개정 공무원연금법은 국민연금법과 유사하게 공무원과의 혼인기간이 5년 이상인 자가 이혼하고 65세가 되면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을 균등하게 지급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제46조의3). 이 법이 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연금의 분할, 이전이 허용된다. 그리고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 제42조 제1항에서는 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3을 준용하고 있기 때문에 교직원과의 혼인기간이 5년 이상인 경우에도 동일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 개정 공무원연금법은 2016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데, 대상 판결은 개정법이 시행되기 전에 내려진 판결로서 개정법과 상관없이 타당한 결론이며, 그 이유 설시도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다. 결론 장래의 퇴직급여채권도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는 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온 이후에도 하급심에서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의 양도금지규정을 이유로 연금의 분할, 이전을 허용하지 않았고, 그 결과 장래의 퇴직급여채권을 분할 받은 배우자의 직접 청구도 허용하지 않았다. 예컨대, 광주지방법원 2015. 9. 4. 선고 2015가합1729 판결에서는 "사립학교직원연금법 제40조 제1항에 의하면 급여를 받을 권리는… 양도 또는 압류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퇴직연금의 양도행위는 위 법률에 따라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분할권리자)는 피고(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에 대하여 김00(분할의무자)의 퇴직연금을 직접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갖지 못한다"라고 판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대상 판결은 장래의 퇴직급여채권을 분할 받은 배우자의 직접 청구를 허용함으로써 연금의 분할, 이전을 인정하였다. 모든 하급심 판결을 확인할 수 없어서 단언할 수는 없으나, 필자가 알기로는 이러한 판시를 한 최초의 판결로 파악되며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재산분할
퇴직급여
이혼
2016-03-14
기술이전 보상금의 법적성격과 비과세 대상여부
- 대법원 2015. 4. 9. 선고 2014두15542 판결, 대전고법 2014. 11. 20. 선고 2014누36 판결 - 1. 사실관계 및 경과 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20개 연구기관은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ㆍ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과학기술분야 연구개발 및 지원 등을 주된 목적으로 설립된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나. 정부출연연구기관은 기업체 등에게 연구기관에서 개발한 기술을 이전하고 기업으로부터 소정의 기술료를 지급 받았다. 그리고 지급받은 기술료 중 일부를 그 발명에 기여한 연구자들에게 내부규정에 근거하여 실시보상금 명목으로 지급하면서 위 보상금이 소득세법 제12조 제5호 라목 1) 비과세소득인 발명진흥법상의 직무발명보상금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았다. 다. 그런데 감사원은 비영리기관이 연구개발결과물을 기업체 등에게 실시를 허용하는 대가로 기술료를 징수하여 참여연구원 등에게 지급한 기술료 보상금은 직무발명보상금과 성격이 다른 성과급으로 과세대상소득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2011. 8.경 국세청에 이 사건 보상금에 대한 소득세 등을 징수하도록 통보하였다. 국세청은 2012. 1. 2. 정부출연 연구기관에 '재직자에 대한 근로소득세', '퇴직자에 대한 기타소득세', '기타 법인세' 부과 처분을 하였다. 라. 이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원고'라 한다)은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 하였다. 2. 법원의 판단 가. 이 사건 보상금의 분류 법원은 원고가 소속 종업원인 연구자에게 지급한 기술이전 실시 보상금을 3종류로 분류하였다. (1) 제1유형: 특허의 발명자로 등록되어 있거나 발명자로 특허출원 중에 있는 종업원에게 지급한 보상금 (2) 제2유형: 특허등을 출원하지 않은 노하우 기술을 발명한 종업원에게 지급한 보상금 (3) 제3유형: 해당 기술이 특허등록은 되어 있으나 발명자로 기재되어 있지 않은 종업원에게 지급한 보상금 나. 제1유형 보상금에 대한 판단 제1유형 보상금은 원고 소속 종업원이 내부규정에 따라 직무발명에 대한 권리 등을 승계하여 주고 이를 원인으로 하여 지급받은 보상금으로서, 그 성격이 발명진흥법상의 직무발명보상금에 해당한다. 또한 '기술료 수입금 × 50% × 개인별 배분비율'로 산정된 보상액도 정당한 범위를 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제1유형 보상금은 직무발명보상금으로 소득세법 제12조 5호 라목 비과세 대상에 해당한다. 다. 제2유형 보상금에 대한 판단 발명진흥법 제15조 제1항 종업원등이 '특허등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사용자 등에게 승계하는 경우 정당한 보상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16조는 사용자등이 직무발명에 대한 권리를 승계한 후 출원하지 아니하거나 포기 또는 취하 하는 경우에도 같은 법 제15조에 따라 종업원에게 정당한 보상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①이러한 발명진흥법 제15, 16조의 취지는 사용자등의 경영상 결정에 따라 종업원이 받는 보상이 달라져서는 아니 된다는 것으로 판단되며, 이 사건에서도 특허등이 등록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제2유형 보상금이 직무발명보상금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 ②'특허등'에는 특허만 아니라 실용신안도 포함되고 실용신안의 보호대상인 '고안'은 특허보다 완화된 등록요건을 가지고 있으므로 제2유형 보상금과 관련된 기술이 실제로 등록될 가능성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이러한 사정이 고려되어야 하는 점, ③경쟁우위를 확보하여 이윤을 창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체 등이 18개 기술에 대해 약 4억원의 기술료를 지급할 정도의 기술이라면 상당한 진보를 이루어 낸 기술로 보는 것이 적절한 점, ④피고는 위 기술들이 특허등으로 등록될 수 없을 정도의 낮은 수준의 진보를 가진 기술임을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정황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제2유형 종업원은 위 18개 노하우기술에 대해 특허등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었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 제2유형 보상금도 직무발명보상금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제1유형 보상금과 동일하게 비과세대상이라고 할 것이다. 라. 제3유형 보상금에 대한 판단 공동발명자가 되기 위해서는 발명의 완성을 위하여 실질적으로 상호 협력하는 관계가 있어야 하므로, 단순히 발명에 대한 기본적인 과제와 아이디어만을 제공하였거나, 연구자의 지시로 데이터의 정리와 실험만을 하였을 뿐인 정도 등에 그치지 않고, 발명의 기술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착상을 새롭게 제시·부가·보완하거나, 발명의 목적 및 효과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수단과 방법의 제공 또는 구체적인 조언·지도를 통하여 발명을 가능하게 한 경우 등과 같이 기술적 사상의 창작행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기에 이르러야 공동발명자에 해당한다. (대법원 2011.07.28. 선고 2009다75178 판결) 제3유형의 경우 특허증에 발명자로 등록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이 공동발명자로 인정받기 위해 필요한 실질적 기여를 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제3유형 종업원을 발명자로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제3유형 보상금은 비과세대상인 직무발명보상금이 아니라 과세대상인 근로소득에 해당한다. 3. 판례 평석 가. 판결의 의의 및 과제 이 판결은 발명진흥법 제15조의 '특허등을 받을 수 있는 권리'에 주목하여 특허를 출원하지는 않은 발명도 비과세 대상인 직무발명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판결로서 의미가 있다. 즉 특허를 출원하지는 않았으나 특허취득이 가능한 기술인 제2유형 보상금의 경우에도 발명진흥법상 직무발명으로 보아 소득세법의 비과세 대상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2유형 보상금 및 제3유형 보상금과 관련하여 몇 가지 불명확한 점이 남아있다. 나. 제2유형 보상금의 문제점 이 판결을 따르더라도 '특허등을 받을 수 있는 발명'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입증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불분명하다. 법원은 국세청이 노하우 기술들이 특허로 등록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수준의 기술임을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정황을 제시하지 못한 점을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그러나 국세청이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특허업무 분야인 '발명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법원은 기업체 등이 18개 노하우기술에 대하여 약 4억원(평균 약 2300만원)을 지급 하였다면 상당한 진보를 이루어 낸 기술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였다. 그러나 노하우기술의 기술료가 1000만원이하의 매우 소액인 경우에도 상당한 진보를 이루어 낸 기술로 볼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더욱이 발명과 비발명의 경계점을 기술료 금액으로 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소액 노하우 기술이전의 경우 과세인지 비과세인지 논란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 제3유형 보상금의 문제점 법원은 특허 기술이전에서 발명자로 등록되지 않은 종업원에게 지급되는 보상금은 인센티브 성격의 임금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보통 기술이전계약의 경우 특허권 양도와 함께 관련된 노하우 기술도 함께 이전한다. 이런 경우 특허의 발명자로 등록되지 않았으나 노하우 기술에 기여한 연구원에게 지급되는 보상금이 과세인지 비과세인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즉 이런 경우 제3유형이 아니라 제2유형 보상금이라고 볼 수 있고, 위 제2유형 보상금에 대한 판단에 따라 비과세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제3유형의 보상금도 앞으로 논란의 여지가 남아있는 것이다. 4. 제언 조세의 과세요건은 조세법률주의에 따라 법률로써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되어야 하고, 자의적인 해석이나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위 법원의 판결은 비과세 대상인 '특허를 받을 수 있는 발명'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이에 대한 입증책임이 불분명하여 과세관청의 자의적인 법집행이 우려되고 납세자들의 예측가능성을 해친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소득세법 제12조 5호 라목의 개정이 시급하다. 그렇다면 어떤 방향으로 소득세법을 개정해야 할까? '기술의 이전 및 사업화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기촉법')은 공공연구기관에서 개발된 기술이 사장되지 않고 민간부문으로 이전되어 사업화됨으로써 산업 전반의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위 기촉법의 입법목적을 반영하여, 소득세법 제12조 5호 라목 비과세 대상에 직무발명 뿐만 아니라 기술이전 보상금도 포함하는 방향으로 소득세법을 개정하여야 한다. 이를 통해 과세요건을 명확히 하여 납세자들의 예측가능성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기술이전을 활성화 하여 산업 전반의 기술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2015-12-21
회생절차 폐지 후 파산절차로 이행된 경우 부인소송에 대한 처리
- 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2다87751 판결 - "대법원은 채무자에 대하여 회생계획인가가 있은 후 회생절차폐지의 결정이 확정되더라도 직권 파산선고에 의하여 파산절차로 이행된 때에는, 파산관재인은 기존 소송절차를 수계할 수 있고, 이러한 경우 부인권 행사에 기한 소송은 종료되지 않을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1.사실관계 및 재판의 경과 채무자 회사와 원고는 2009년 12월 23일 채무자 회사가 생산한 차량용 블랙박스를 원고에 공급하고 원고는 이를 독점적으로 판매하되, 사업 매출이익을 50%씩 나눈다는 내용의 제품공급계약(이하 '이 사건 공급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채무자 회사의 대표이사 횡령 등으로 인하여 차량용 블랙박스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자, 채무자 회사와 원고는 2010년 4월 12일 원고가 채무자 회사로부터 블랙박스 금형을 2500만원에 인수하고, 원고는 금형의 소유권과 사용권을 가지고 채무자 회사와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블랙박스를 생산하며, 원고의 로열티 지급의무는 없어진다는 등의 내용으로 부속합의(이하 '이 사건 부속합의'라고 한다)를 체결하였다. 채무자 회사는 2010년 4월 30일 수원지방법원에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여 2010년 6월 17일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았다. 채무자 회사의 관리인은 2010년 8월 2일 이 사건 부속합의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고 한다)에서 정한 부인권 행사의 대상이라고 주장하면서 수원지방법원 2010회기13호로 부인의 청구를 하였고, 위 법원은 2011년 3월 30일 이 사건 부속합의가 채무자회생법 제100조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무상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위 합의를 부인하는 결정을 하였다. 원고가 2011년 5월 4일 수원지방법원에 위 결정에 대한 이의의 소를 제기하였지만 위 법원은 2011년 12월 23일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고(수원지방법원 2011. 12. 23. 선고 2011가합8808 판결), 원고가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2012년 9월 7일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으며(서울고등법원 2012. 9. 7. 선고 2012나10678 판결), 원고가 상고하였으나 대상판결은 2015년 5월 29일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한편, 채무자 회사에 대하여 2011년 11월 8일 회생계획인가가 있은 후 상고심 계속 중인 2012년 10월 30일 회생절차폐지의 결정이 확정되었고, 2012년 11월 2일 채무자 회사에 대한 파산선고와 함께 채무자 회사의 파산관재인으로 피고가 선임되었다. 피고는 2012년 11월 6일경 부인의 청구를 인용하는 결정에 대한 이의의 소인 이 사건 소송절차를 수계하였다. 2. 대상판결의 요지 대법원은 회생절차 폐지 후 파산절차로 이행된 경우 부인소송에 대한 처리에 관하여 "채무자회생법 제6조 제1항과 제6항의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보면, 채무자에 대하여 회생계획인가가 있은 후 회생절차폐지의 결정이 확정되더라도 채무자회생법 제6조 제1항에 의한 직권 파산선고에 의하여 파산절차로 이행된 때에는, 채무자회생법 제6조 제6항에 의하여 파산관재인은 종전의 회생절차에서 관리인이 수행 중이던 부인권 행사에 기한 소송절차를 수계할 수 있고, 이러한 경우 부인권 행사에 기한 소송은 종료되지 않는다."라고 판단하였다. 이어서 대법원은 채무자 회사가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부속합의를 체결한 것이 채무자회생법 제100조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무상행위 또는 이와 동일시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하여 부인의 대상이 된다고 본 원심 판단에 대하여 법리 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3.대상판결에 대한 평석 가. 회생절차가 종결된 경우 부인소송에 대한 처리 부인소송 계속 중 회사정리절차가 종결된 경우에 관하여 대법원은 "구 회사정리법 제78조가 정하는 부인권은……관리인만이 행사할 수 있는 권리이므로……정리회사에게로 재산이 회복되기 이전에 정리절차가 종료한 때에는……부인의 소 또는 부인권의 행사에 기한 청구의 계속 중에 정리절차종결결정이 확정된 경우에는 관리인의 자격이 소멸함과 동시에 당해 소송에 관계된 권리 또한 절대적으로 소멸하고 어느 누구도 이를 승계할 수 없다"라는 입장이다(대법원 2007. 2. 22. 선고 2006다20429 판결 등). 위 판결은 구 회사정리법 제78조가 정하는 부인권에 관한 판시이지만, 동조에 대응하는 채무자회생법 제100조가 정하는 부인권 행사에 대하여도 위 판결에 따른 법리를 전제로 운용되고 있다. 따라서 회생회사 관리인이 부인소송을 제기하더라도, 그 소송이 진행되는 도중에 회생절차가 종결된다면, 그 부인소송은 종료되고 부인권 행사의 효과가 발생할 수 없다. 회생회사 관리인이 채권조사확정재판 또는 조사확정재판에 대한 이의의 소 등에서 항변의 방법으로 부인권을 행사하던 중 회생절차가 종결된 때에는 그 소송절차는 중단되고 채무자에게 수계되지만 부인의 항변은 이유 없는 것이 된다. 회생절차를 조기에 종결하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부인소송에 관하여 대상판결과 같은 태도를 관철하는 경우 일탈된 재산을 회복하여 채무자의 회생을 용이하게 하고 채권자 간에 공평을 기하려는 부인권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게 된다. 이와 같은 부당한 결과를 방지하게 위하여 (i) 회생절차종결 전에 회생회사를 분할하여 신설회사가 부인소송과 관련된 권리의무를 승계하는 방안(서울중앙지방법원 2012회합103 사례), (ii) 회생회사 M&A 이후에도 존속회사가 부인소송을 진행하는 방안(서울중앙지방법원 2011회합42 사례), (iii) 채무자의 행위가 대표권남용 등의 법리에 의하여 무효가 될 여지가 있다면 청구원인 또는 항변으로서 부인권뿐만 아니라 대표권남용 등에 따른 무효도 함께 주장하는 방안(서울중앙지방법원 2011회합42 사례) 등이 활용되고 있다. 나. 대상판결에 대한 평가 채무자회생법 제100조 제1항은 부인의 대상이 되는 행위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데, 동조 제1항 제4호의 '무상부인'은 채무자와 수익자의 주관을 고려하지 아니하고 '채무자의 지급의 정지 등으로부터 6개월 내에 한 무상행위 내지 이와 동일시해야 하는 유상행위'라는 것만으로 부인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그 효용이 크다. 대상판결에서 부인의 대상의 된 이 사건 부속합의는 채무자 회사가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한 2010년 4월 30일로부터 6개월 내인 2010년 4월 12일 체결되었다. 이 사건 부속합의에서 상대방의 반대급부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고 금형에 대하여 2500만원의 대가가 있었다. 하지만 원심은 제작비용만 7000만원 상당의 금형에 대한 대가로 2500만원을 지급받았을 뿐인 반면, 로열티까지 포기한 것에 대하여 '상대방이 반대급부로서 출연한 대가가 지나치게 근소하여 사실상 무상행위와 다름없는 경우'로서 채무자회생법 제100조 제1항 제4호의 무상부인의 대상이 된다고 보았고, 대상판결은 원심의 판단이 타당하다고 보았다. 원고는 상고심 계속 중 채무자 회사에 대하여 회생절차폐지의 결정이 확정되고, 법원 직권으로 파산이 선고되어 파산관재인인 피고가 상고심 소송절차를 수계한 것에 대하여, 회생절차폐지결정의 확정으로 부인소송이 종료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상판결은 채무자에 대하여 회생계획인가가 있은 후 회생절차폐지의 결정이 확정되더라도 직권 파산선고에 의하여 파산절차로 이행된 때에는, 파산관재인은 기존 소송절차를 수계할 수 있고, 이러한 경우 부인권 행사에 기한 소송은 종료되지 않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채무자회생법 제6조 제6항은 "(채무자회생법 제6조) 제1항 또는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파산선고가 있는 때에는 관리인 또는 보전관리인이 수행하는 소송절차는 중단된다. 이 경우 파산관재인 또는 그 상대방이 이를 수계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채무자회생법 제6조 제1항에 의하면 '회생계획인가 후 회생절차폐지결정'의 경우 법원은 직권으로 파산을 선고하여야 하고(필요적 파산선고), 채무자회생법 제6조 제2항에 의하면 '회생절차개시신청에 대한 기각결정, 회생계획인가 전 회생절차폐지결정, 회생계획불인가결정'의 경우 법원은 반드시 파산을 선고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직권으로 파산을 선고할 수 있음에 그친다(임의적 파산선고). 대상판결은 회생계획인가 후 폐지 후 파산절차로 이행된 사안에 관한 것이지만, 대상판결이 채무자회생법 제6조 제6항에 근거하고 이 규정은 동조 제1항에 의한 파산절차뿐만 아니라 동조 제2항에 의한 파산절차에 대한 경우도 포함하므로, 회생절차개시신청에 대한 기각결정, 회생계획인가 전 회생절차폐지결정, 회생계획불인가결정 이후에 채무자 또는 관리인의 신청에 의하거나 법원이 직권으로 파산을 선고하여 파산절차로 이행된 경우 역시 파산관재인은 종전의 회생절차에서 관리인이 수행 중이던 부인권 행사에 기한 소송절차를 수계할 수 있고, 이러한 경우 부인권 행사에 기한 소송은 종료되지 않을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2015-12-03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제작죄의 의미와 위법성조각사유
1. 서설 피고인이 자신과 연인관계인 청소년 피해자의 진정한 동의하에 그들 간의 성관계 장면을 촬영한 행위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이라 약칭함) 제11조 제1항이 규정하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제작'한 것인지에 관하여는 그동안 대법원의 명시적인 판단이 없었다. 스마트폰의 개량과 풍속 변화에 따라 유사한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될 수 있음에도 어떤 행위까지 사적 영역에서 발생한 행위로 허용되는 행위인지 불분명한 상태였다. 이로 인하여 유사한 사례에서 촬영한 영상이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제작'한 것이 아니라거나 혹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자체가 아니라고 개념을 한정 해석하는 하급심 판결들이 있어 왔다(그 중 일부가 대법원 판결로 확정되었고, 이에 관하여는 법률신문 2015년 3월 6일자 연구논단에 강해룡 변호사님이 의견을 개진한 바 있다). 그런데 최근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제작'의 해석과 관련한 명시적인 대법원 판결이 있었으므로 이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새로운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피고인이 촬영한 영상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제작'한 것으로서 아청법 제11조 제1항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만, 헌법상 보장되는 자기결정권의 정당한 행사에 해당하므로 위법성이 조각되게 된다. 2. 아청법의 관련 규정 제1조(목적) 이 법은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의 처벌과 절차에 관한 특례를 규정하고 피해아동·청소년을 위한 구제 및 지원 절차를 마련하며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아동·청소년을 성범죄로부터 보호하고 아동·청소년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4.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란 아동·청소년, 아동·청소년의 성(性)을 사는 행위를 알선한 자 또는 아동·청소년을 실질적으로 보호·감독하는 자 등에게 금품이나 그 밖의 재산상 이익, 직무·편의제공 등 대가를 제공하거나 약속하고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거나 아동·청소년으로 하여금 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가. 성교 행위, 나. 구강·항문 등 신체의 일부나 도구를 이용한 유사 성교 행위 다. 신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접촉·노출하는 행위로서 일반인의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 라. 자위 행위 5.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이란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여 제4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거나 그 밖의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으로서 필름·비디오물·게임물 또는 컴퓨터나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을 말한다. 제11조(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제작·배포 등) ①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제작·수입 또는 수출한 자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3.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의미를 제한하려는 시도 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4도10861 판결의 원심은 "아청법의 기본 취지는 성적 학대 또는 성적 착취로부터 아동·청소년을 보호하는 한편, 아동·청소년에 대하여 위와 같은 성적 행위를 한 자를 엄중하게 처벌함으로써 아동·청소년의 성을 보호하는 데에 그 입법취지가 있다 할 것이고, 특히 아청법 제11조 제1항의 경우 사리분별력이 완성되어 가고 신체적·정신적으로 발달과정에 있는 아동·청소년을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의 표현물에 강제로 등장하도록 하거나 금전적 대가로 유인하여 등장인물로 출연하게 함으로써 그 과정에서 아동·청소년이 성적으로 학대당하거나 착취의 대상이 되는 것을 막는 것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고 하면서 사례와 같이 아동·청소년이 성적으로 학대당하거나 착취의 대상이 아닌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그 결과 ①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등장하는 아동·청소년이 13세 이상의 자로서 강제력이나 대가가 결부됨이 없이 아청법 제2조 제4호 각목에 정한 성적 행위를 하는 장면을 촬영하는 데 진정으로 동의하였고, ②촬영자 역시 해당 영상물에 등장하여 위와 같은 성적 행위에 참여하는 등 보호받아야 하는 사생활이라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하며, ③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이 이를 판매·대여·배포하거나 공연히 전시 또는 상영할 목적이 없이 단순히 개인적으로 소지·보관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영상물에 대하여는 이를 아청법상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이와 같은 원심의 견해는 대법원에서 특별한 이유의 설시 없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4. 대법원의 새로운 판단 1)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제작'의 의미 그런데 새롭게 선고된 대법원 판결(대법원 2015. 2. 6. 선고 2014도11501 판결)은 처음으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제작죄의 성립요건에 대하여 구체적인 논증과정을 거쳐 결론을 도출하고 있고, 앞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개념을 제한하려는 시도에 대하여는 반대의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우선, 대상 판결은 "구 아청법(2012.12.18.법률 제115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은 제2조 제5호, 제4호에 '아동ㆍ청소년이용음란물'의 의미에 관한 별도의 규정을 두면서도, 제8조 제1항에서 아동ㆍ청소년이용음란물을 제작하는 등의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그 범죄성립의 요건으로 제작 등의 의도나 음란물이 아동ㆍ청소년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되었는지 여부 등을 부가하고 있지 아니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여기에다가 아동ㆍ청소년을 대상으로 성적 행위를 한 자를 엄중하게 처벌함으로써 성적학대나 착취로부터 아동ㆍ청소년을 보호하는 한편 아동ㆍ청소년이 책임 있고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려는 구 아청법의 입법 목적과 취지, 정신적으로 미성숙하고 충동적이며 경제적으로도 독립적이지 못한 아동ㆍ청소년의 특성, 아동ㆍ청소년이용음란물은 그 직접 피해자인 아동ㆍ청소년에게는 치유하기 어려운 정신적 상처를 안겨줄 뿐 아니라, 이를 시청하는 사람들에게까지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비정상적 가치관을 조장하므로 이를 그 제작단계에서부터 원천적으로 차단함으로써 아동ㆍ청소년을 성적 대상으로 보는 데서 비롯되는 잠재적 성범죄로부터 아동ㆍ청소년을 보호할 필요가 있는 점, 인터넷 등 정보통신매체의 발달로 인하여 음란물이 일단 제작되면 제작 후 사정의 변경에 따라, 또는 제작자의 의도와 관계없이 언제라도 무분별하고 무차별적으로 유통에 제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제작한 영상물이 객관적으로 아동ㆍ청소년이 등장하여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한 영상물에 해당하는 한 대상이 된 아동ㆍ청소년의 동의하에 촬영한 것이라거나 사적인 소지ㆍ보관을 1차적 목적으로 제작한 것이라고 하여 구 아청법 제8조 제1항의 '아동ㆍ청소년이용음란물'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거나 이를 '제작'한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고 하여 사례와 같은 경우 피고인이 촬영한 영상물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2) 위법성조각사유 "다만 아동ㆍ청소년인 행위자 본인이 사적인 소지를 위하여 자신을 대상으로 '아동ㆍ청소년이용음란물'에 해당하는 영상 등을 제작하거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경우로서, 영상의 제작행위가 헌법상 보장되는 인격권, 행복추구권 또는 사생활의 자유 등을 이루는 사적인 생활 영역에서 사리분별력 있는 사람의 자기결정권의 정당한 행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여 앞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개념을 제한하기 위한 논거의 취지를 위법성조각사유로 구성하고 있다. 5. 결론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의미를 제한하려는 시도와 그 제한의 논거를 위법성조각사유로 구성하고 있는 새로운 대법원 판결은 아청법의 입법취지와 목적 그리고 법률문언의 해석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의미를 제한하려는 시도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성적 학대나 착취의 결과물로써 이해하여 사례와 같은 경우에는 처음부터 아청법의 적용대상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는 반면, 새로운 대법원 판결은 아동·청소년과의 성관계를 촬영한 것을 모두 아청법의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보게 될 경우, 아동·청소년을 성인보다 강하게 보호하고자 하는 아청법의 취지가 몰각될 위험이 있으므로 각 개별사안마다 한정적으로 자기결정권의 정당한 행사라고 볼 수 있을 때에만 위법성을 조각시킴으로써 균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자 하였다고 할 것이다. 다만 새로운 대법원의 판결과 같이 해석될 경우 아동·청소년과의 성관계를 촬영하는 행위는 모두 아청법위반의 구성요건을 충족하게 되고, 이후 처벌을 피하기 위하여 피고인이 적극적으로 입증책임을 부담하는 구조를 가지게 된다는 점에서 과잉규제라는 우려가 남을 수밖에 없다.
2015-05-14
원천징수처분취소소송에서 처분사유 추가·변경의 한계
Ⅰ. 사실관계 미국의 사모투자회사인 A의 미국 내 계열사인 B등은, 내국법인인 甲은행의 주식 9999만9916주(이하 '이 사건 주식')의 인수를 위하여 이 사건 주식의 인수에 투자할 펀드투자자를 모집하였고,그 결과 2000. 1. 14.경 영국령인 케이만 군도에 유한파트너십(Limited Partnership, 이하"LP")인 C가 설립되었다. C는 케이만 군도에 설립된 D의 주식을 100% 인수한 다음, D로 하여금 말레이시아라부안에 설립된 E의 주식을 100% 인수하게 하였고, 최종적으로 말레이시아 법인인 E를 통하여 우리나라 법인이 발행한이 사건 주식을 취득하였다. 한편 E는 2005. 4. 15. 원고에게 이 사건 주식을 1651억1475만6621원에 양도하여 이 사건 양도소득을 얻었는데,원고는 한?말레이시아조세조약제13조 제4항에 의하여 주식 양도소득은 양도인의 거주지국에서만 과세된다는 이유로 E에 이 사건 주식 양도대금을 지급하면서 그에 대한 법인세를 전혀 원천징수하지 아니하였다.이에 피고(과세관청)는 2006. 12. 18. E는 조세회피목적으로 설립된 명목상의 회사에 불과하고,이 사건 양도소득의 실질적인귀속자는C의 투자자 281명이므로, 이들 중 대한민국과 조세조약을 체결하지 않았거나 조세조약상 주식양도소득에 대하여 원천지국 과세를 규정하고 있는 국가에 거주하는 총 8개국 40명의 투자자가 얻은 양도소득에 대하여 원고에게 원천징수분 소득세 430억1071만7520원을납세고지하는 처분을 하였다. Ⅱ. 대상판결의 진행경과 및 판시내용 1.제1심판결 내지 상고심 판결의 판시내용 당초 대상사건의 쟁점은 이 사건 양도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가 E인지(원고의 주장),아니면 C의 투자자인지(피고의 주장) 여부였다.이에 관하여제1심 및 항소심은 이 사건 양도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를C의 투자자로 보고 그들을 원천납세의무자로 하여 원고에게 원천징수분 소득세를 납세고지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시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09. 12. 30. 선고 2008구합17110 판결 및 서울고등법원 2010. 8. 25. 선고 2010누3826 판결). 그러나상고심은,E가 이 사건 양도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가 아니라고 인정하면서도,(E와 C의 투자자 사이에 있는) C가 오로지 조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설립되어 이 사건 주식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할 능력이 없는 명목상의 영리단체에 불과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다(이하 "상고심 판결").즉, 상고심 판결은 C의 설립지인 케이만 군도의 법령 내용과 단체의 실질에 비추어 C를 법인세법상 외국법인으로 볼 수 있는지를 심리하여 이 사건 양도소득에 대하여 C를 원천납세의무자로 하여 법인세를 과세하여야 하는지 아니면, C의 투자자를 원천납세의무자로 하여 소득세를 과세하여야 하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는 이유로 원심을 파기환송하여, 사실상 이 사건 양도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가 C라는 취지로 판시하였다(대법원 2013. 7. 11. 선고 2010두20966 판결). 2.파기환송심판결 및 대상 판결의 판시내용 이러한경위로 인하여,파기환송심에서는 이 사건 양도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가 C의 투자자가 아닌 C라는 점 자체에 관하여는 원?피고 사이에 다툼이 없었다.대신피고는상고심 판결의 취지에 따라, 당초 이 사건 처분에서 이 사건 양도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 즉,원천납세의무자를 C의 투자자로 보았다가,C로 달리하는 처분사유의 추가?변경을하였다. 이 때문에 파기환송심에서는피고의 이와 같은 처분사유 추가?변경이 가능한지 여부가 새롭게 쟁점이 되었다. 이에 대하여 파기환송심 판결은 "세목은 납세의무의 단위를 구분하는 본질적인 요소에 해당하므로 원천징수하는 세금에 관한 처분취소소송에서 과세관청이 처분의 근거 세목을 소득세에서 법인세로 변경하는 것은 처분의 동일성을 벗어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라고 판시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4. 1. 10. 선고 2013누23272 판결).이에 대하여 피고가 재상고하였는데,대상 판결은 파기환송심 판결과 마찬가지로 "세목은 부과처분에서는 물론 징수처분에서도 납세의무의 단위를 구분하는 본질적인 요소라고 봄이 상당하므로,당초의 징수처분에서와 다른 세목으로 처분사유를 변경하는 것은 처분의 동일성이 유지되지 아니하여 허용될 수 없다"라고 판시하여 피고의 재상고를기각하였다(대법원 2014. 9. 5. 선고 2014두3068 판결). Ⅲ. 대상판결의평석 1.처분사유 추가?변경의 허용범위(='처분의 동일성'='납세의무의 단위') 과세관청은 원칙적으로 처분의 동일성을 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과세처분 취소소송의 변론종결시까지 처분사유의 추가?변경을 할 수 있다(대법원 1989. 12. 22. 선고 88누7255 판결).여기서 '처분의 동일성'이란 과세단위또는 납세의무의 단위(이하 통틀어 '납세의무의 단위')를 말하고(대법원 1992. 7. 28. 선고 91누10695 판결), 이는 원천징수처분 취소소송에서도 다르지 않다(대법원 1999. 12. 24. 선고 98두16347 판결). 여기서 '납세의무의 단위'란,일반적인 행정소송에서 처분의 동일성의 한계로 논의되는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과 구분되는 세법 특유의 개념으로,강학상으로는 개인단위, 부부단위, 가족단위 등 인적 요소가 결합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기도 하고, 물적 요소로서 조세채무의 확정에 있어서 세목, 과세기간, 과세대상에 따라 다른 것과 구분되는 기본적 단위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관련하여 대법원은 ①자산소득의 합산과세를 규정한 구 소득세법의 취지에 관하여 세대단위로 담세력을관념하는 것이 개인단위별 과세보다 생활실태에도 합당하다고 판시하여 납세의무의 단위를 인적 요소로 이해하기도 하고(대법원 1983. 4. 26. 선고 83누44 판결 등), ②재산세 등의 과세대상인 주택은 1구를 과세단위로 하여 과세대상으로서 구분된다고 하여(대법원 1991. 5. 10. 선고 90누7425 판결) 이를 물적 요소로 파악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③소득세나 부가가치세를 일정한 기간을 과세단위로 하는 세목이라고 판시하여(대법원 1996. 2. 23. 선고 95누12057 판결) 이를 시간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사례도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그 동안 이 사건 처분과 같은 원천징수처분에서는 납세의무의 단위가 무엇인지, 특히 과세관청이 소송에서 처분 당시와 비교하여 원천납세의무자를 달리하는 내용의 처분사유 추가?변경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하여는 명시적으로 판단한 바는 없었다. 2.원천징수처분에서의 '처분의 동일성' 범위에 관한 판단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사건상고심 판결과 같은 날 선고된 대법원 2011두7311 판결은(이하 '비교판결')원천징수처분의 취소소송에서 원천납세의무자를 달리하는 내용의 처분사유 추가?변경이 처분의 동일성을 해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하였다.즉,비교판결은 '원천징수하는 법인세에서 소득금액 또는 수입금액의 수령자가 누구인지는 원칙적으로 납세의무의 단위를 구분하는 본질적인 요소가 아니다'는 전제에서, "원천징수하는 법인세에 대한 징수처분 취소소송에서 과세관청이 소득금액 또는 수입금액의 수령자(=원천납세의무자)를 변경하여주장하더라도그로인하여소득금액또는수입금액지급의기초사실이달라지는것이아니라면처분의동일성이유지되는범위내의처분사유변경으로서허용된다"라고 판시하였다. 이러한 대법원의 판단은, 비거주자 및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은 강학상 완납적 원천징수의 대상이 되는 소득으로서 원천징수법률관계는원천징수의무자와과세관청사이에만존재하고 원천납세의무자와 과세관청 사이에는 직접적인 법률관계가 없는 점(대법원 1984. 2. 14. 선고 82누177 판결 등),원천징수하는 소득세 또는 법인세는 소득금액 또는 수입금액을 지급하는 때에 이미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동시에 확정되기 때문에(국세기본법 제21조 제2항 제1호 및 제22조 제2항 제3호)'실질적인귀속자'로서 사후적으로 확정될 수밖에 없는 원천납세의무자는 애당초 확정된 세액의 기초사실을 판단하는 요소에 포함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론적으로 지극히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3.대상판결의 문제점 (1) 쟁점 비교판결의 판시내용을 대상판결에서도일관하면, 일응피고가 원천납세의무자를 종전 "C의 투자자"에서 "C"로 달리하는 처분사유 추가?변경이 허용된다고 보지 않을 이유가 없다.다만 이 사건과 비교판결 사이에 존재하는 다음과 같은 차이점 때문에, 파기환송심에서는 비교판결의 법리가 이 사건 처분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첨예한 대립이 있었다. 즉, 비교판결과 이 사건은 과세관청이 케이만 군도에 설립된외국법인(LP)와 그 투자자 중투자자를 주식양도소득의 실질적인귀속자로 보아 원천징수처분을 하였다는 점에서는 완전히 동일하다. 다만, 비교판결에서는 과세관청이 당초 투자자를'법인'으로 보아 법인(원천)세를 원천징수처분한 반면, 이 사건 처분에서는 투자자를'개인'으로 보아 소득(원천)세를 원천징수처분한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비교판결에서는과세관청이 원천납세의무자를 'LP의 투자자'에서 'LP'로 달리하는 처분사유 추가?변경을 하더라도, 세목이 여전히 법인(원천)세가 되어 기존 납세고지서상 세목[=법인(원천)세]과 일치한다. 반면 이 사건 처분에서는과세관청이 원천납세의무자를 'C의 투자자'에서 'C'로 달리하는 처분사유 추가?변경을 하게 되면 세목이 법인(원천)세가 되어 기존 납세고지서상 세목[=소득(원천)세]과 불일치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천납세의무자가 원천징수처분의 납세의무의 단위를 구분하는 요소가 아니고,법인세나 소득세나 동일한 소득과세의 일환인 이상 , 그 소득의 실질 귀속자에 대한 판단이 달라져 그에 따라 처분사유를 변경함에 있어 원천납세의무자의 법적 형식에 따라 자동적으로 뒤따를 뿐인 세목 또한 납세의무의 단위를 구분하는 요소로 볼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반면, 원고는 종전 대법원 판례(대법원 1999. 12. 24. 선고 98두16347 판결 및 대법원 2001. 8. 24. 선고 2000두4873 판결)를 들어, 세목은 엄연히 납세의무의 단위를 구성하는 요소로서 세목이 달라지는 경우에는 아무리 원천징수처분이라고 하더라도 처분사유의 추가?변경이 허용될 수 없다고 반박하였다. 결국 파기환송심에서는 비교판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원천징수처분의 경우'세목'이 납세의무의 단위를 구분하는 요소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 것이다. (2) 일반적으로 '세목'이 납세의무의 단위를 구분하는 요소인가? 학설 중에는 납세의무의 단위를 구분하는 요소로 통상 과세기간, 장소, 소득구분 등을 열거하면서 본세와가산세는 별개라는 점을 예로 들어(대법원 1992. 5. 26. 91누9596 판결) 세목을 납세의무의 단위를 구분하는 요소라고하거나 , 납세의무의 단위를 구분하는 요소로서 세목이 가장 중요하다는 등의 견해가 있다 .우리나라 세법 중 소득에 대하여 과세하는 세목인 소득세 및 법인세를 생각해보면, 납세의무자의 법적 성격이 개인인지 법인인지 여부에 따라 세목이 소득세 또는 법인세로 달라지고, 이에 따라 각각 소득세법 또는 법인세법이 적용되어 과세표준의 산정방법, 세율 등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직접 납세의무자에 대한 과세처분에 있어서 세목은 일응납세의무의 단위를 구분하는 요소라는 점에는 충분히 수긍이 간다. 그러나 [국가-원천징수의무자-원천납세의무자] 3자 간의 법률관계가 문제되는 원천징수처분에서도이러한 논리가 그대로 관철될 수 있는지는 이와 구분하여 깊이따져볼 필요가 있다.앞에서도 언급하였다시피,원천징수처분에서는 부과처분과는 달리 애당초 "원천납세의무자"와 과세관청 사이에는직접적인 법률관계가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3) 원천징수처분에서의"세목"이 납세의무의 단위를 구분하는 요소인가? 대상판결은 "세목"이 부과처분에서뿐만 아니라 원천징수처분에서도 "납세의무의 단위"를 구분하는 본질적인 요소라고 판시하면서도 따로구체적인 설명을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점에 비추어 볼 때 대상판결의 결론은 이론적인 측면에서나 실무적인 관점에서나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우선 이론적인 측면에서 보면,이 사건에서 처분사유 추가?변경으로 인하여 세목이 소득세에서 법인세로 달라지더라도, 원천징수처분에서 납세의무의 단위를 구분하는 본질적인 요소인 "소득금액 또는 수입금액의 지급에 관한 기초사실" 즉, 원고가 E로부터 2005. 4. 15. 이 사건 주식을 매수하고 그 대가로 1,651,104,756,621원을 지급한 사실 그 자체는 달라지지 않는다. 또한 소득세법이나 법인세법이나 모두 비거주자 또는 외국법인이 내국법인의 주식을 양도하여 얻은 소득에 대하여, 과세표준은 지급금액으로, 세율은 10%로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소득세법 제156조 제1항 제5호 및 법인세법 제98조 제1항 제5호), 처분사유의 추가?변경으로 인하여 세목이 소득세에서 법인세로 달라지더라도 그 세액은 종전과 동일하다. 요컨대,이 사건에서는처분사유의 추가?변경에 따라 원천납세의무자가 C의 투자자에서 C로 달라지더라도 (법원에 의하여 실질과세의 원칙에 따라 사후적으로 확정된 원천납세의무자 및 그에 따른 세목을 제외하고는)원천징수의무를 발생시키는 이 사건 양도소득의 지급에 관한 기초사실,납세자(원천징수의무자),과세표준,세율,세액 중 어느 것 하나 달라지지 않는다.이 점이 바로 납세의무자가 달라지면 납세자, 과세표준, 세율,세액이 모두 달라지는 부과처분과 확연히 구분되는 원천징수처분만의 특징이다. 또한 대법원이 발간한판례해설에 따르면, 일반 행정소송에서는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을 처분사유 추가?변경의 한계로 보는 반면, 조세소송에서는 '납세의무의 단위'를 처분사유 추가?변경의 한계로 설정함으로써 납세자의 소송상 방어권 보장보다는 분쟁의 일회적 해결을 더 추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설명은'납세의무의 단위'가'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보다는 그 범위가 더 넓은 개념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그런데 대상판결과 같이 보게 되면 오히려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보다 '납세의무의 단위'를 더 좁게 보는 모순이 발생한다. 왜냐하면 대상판결이 과세관청의 처분사유 추가?변경으로 인하여 '기본적 사실관계'즉,소득금액 또는 수입금액의 지급에 관한 기초사실에는 아무런 변동이 없음에도불구하고 '납세의무의 단위'의 동일성은 부인함으로써, 분쟁의 일회적 해결보다는 납세자의 방어권 보장을 우선시한 결과를 초래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득의 실질적인 귀속자가 법원에 의하여 사후적으로 확정될 수밖에 없는 국제조세법률관계에서 분쟁의 일회적 해결보다 납세자의 방어권 보장을 우선할 근거가 무엇인지 의문이다. 실무적인 관점에서 보면, 조세조약의 해석과 적용에 있어서도 실질과세의 원칙이 적용되는 이상(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0두11948 판결), 과세관청이 원천징수처분을 하면서 일응소득금액 또는 수입금액의 최종적인 귀속자라고 보아 지목한 원천납세의무자는,대법원이 실질과세의 원칙을 적용하여 최종적으로 누구인지 확정하기 전까지는 어디까지나 잠정적인 것에 불과하여 언제든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즉, 여러 나라에 걸쳐 이루어지는 투자관계에 대하여 과세하는 국제조세에서는 국내원천소득의 '실질적인귀속자'를 찾는 과정이기본적으로 전제되어 있는 것이다.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대법원 스스로도 비교판결에서법원에 의하여 사후적으로 확정되는 원천납세의무자는 원천징수처분에서 납세의무의 단위를 구분하는 본질적인 요소가 아니라고 하여 처분사유 추가?변경의 범위를 폭넓게 인정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런데돌이켜 보면, 세목은 원천납세의무자의 법적 성격에 따라 기계적?자동적으로 정하여지는 요소일 뿐이다. 따라서 위와 같이 국제조세에서 원천납세의무자의 변경가능성이 유보되어 있는 이상, 그에 따른 세목 또한 얼마든지 변경될 것이 예정되어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이, 한편으로는원천징수처분에서 "원천납세의무자"가 납세의무의 단위를 구분하는 요소가 아니라고 하면서, 다시 '세목'이 납세의무의 단위를 구분하는 요소가 된다고 하는 것은 그 자체로 논리적 모순으로, 이는 모처럼 심도 깊은 이론적?실무적 검토 끝에 선고한 비교판결의 적용범위를 크게 훼손?잠식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법원 입장에서 볼 때 비교판결 및 대상판결에서과세관청이 원천납세의무자를 LP가 아닌 LP의 투자자로 보아 원천징수처분을 한 것은 똑같이 위법한처분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대법원이,비교판결과 같이 C의 투자자를 법인으로 보아 당초 법인세로 원천징수처분을 한 경우에는 처분사유의 추가?변경을 허용하고,대상판결과 같이 C의 투자자를 개인으로 보아 당초 소득세로 원천징수처분을 한 경우에는 처분사유의 추가?변경을 불허하는 것은,원천징수처분 당시 (궁극적으로 원천납세의무자도 아닌) C의 투자자들의 법적 성격이 무엇이었냐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원천징수처분의 위법성을가르는 것이어서 부당하다. 더군다나 과세실무상 현실적으로 사모펀드의 최종투자자의 지분비율, 국적까지는 알 수 있어도 그 법적 성격이 개인인지 아니면 법인인지 여부까지는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대법원 판결은 (미국과 같이 법인과 개인의 세목을 구분하지 않고 자유롭게 실질적인귀속자를새로 지정하여 과세할 수 있는 경우와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의 과세주권을 심각하게 제약하는 것으로서 비교법적으로나 조세정책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 Ⅳ. 결론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천징수처분에서 원천납세의무자에 따라 자동적으로 정하여지는 세목은 납세의무의 단위를 구분하는 요소가 아니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파기환송심에서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 취지에 따라 과세관청이 원천납세의무자를 C로 달리하는 처분사유의 추가?변경을 하는 것은 당연히 허용되었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상판결은 부과처분과 구별되는 원천징수처분 법률관계의 특성에 대한 심도 깊은 검토 없이, 스스로 선고한 비교판결의 의의를 크게 훼손하면서 부과처분에서의 논의를 원천징수처분에 기계적으로 적용하였다는 측면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또한국제조세에서 원천납세의무자는 사후적으로 얼마든지 변경될 가능성이 내포되어 있고, 이 사건은 E가 국내에서 이 사건 주식을 양도함으로써 국내원천소득이 발생하여 우리나라에 과세권이 존재한다는 점 자체에는 의문이 없는 사안임에도, 대상판결이 단지 세목이라는 과세처분의 형식만을 이유로 수백억 원에 이르는 과세권을 너무 쉽게 포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글로벌 세수전쟁이 날로 격화되고 있는 요즘, 다른 나라의 법원이라면 과연 어떤 판결을내렸을까?
2015-04-07
국회의원에게 지급되는 수당이 압류금지채권인지 여부
1. 사실관계 채권자는 손해배상청구사건의 가집행선고부 판결정본에 기하여 채무자가 국회의원으로서 국회법 제30조 및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규칙에 의하여 제3채무자로부터 매월 지급받는 수당, 입법활동비, 여비, 입법정책개발비의 지급채권에 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신청하였다. 채무자의 국회의원임기는 2012년 5월29일 종료하였다. 2. 대법원 결정의 요지 가.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이 규정하고 있는 각 비용 지급의 목적과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 '입법 및 정책개발비', '여비'는 국회의원으로서의 고유한 직무수행을 위하여 별도의 근거조항을 두고 예산을 배정하여 그 직무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을 국가가 지급해 주는 것으로, 국회의원의 직무활동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 또는 수당과는 그 성격을 달리한다. 국회의원의 직무수행을 위하여 지급하는 위 비용들에 대하여 압류를 허용할 경우, 위 비용들이 위 법률에서 정한 목적이 아닌 개인적인 채무변제 용도로 사용됨으로써 국회의원으로서의 고유한 직무수행에 사용될 것을 전제로 그 비용을 지원하는 위 법률에 위배된다. 또한 국회의원 본연의 업무인 입법활동과 정책개발, 공무상 여행 등의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불가능해지거나 심각하게 저해될 우려가 있으므로, 위 법률에 따라 국회의원에게 지급되는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 입법 및 정책개발비, 여비는 위 법률에서 정한 고유한 목적에 사용되어야 하며 이러한 성질상 압류가 금지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에서 말하는 급여채권은 계속적인 역무의 제공에 대한 보수를 총칭하는 것으로 공무원의 직무상 수입도 여기에 포함되는 점,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 제5조는 "국회의원이 법률이 허용하는 다른 공무원의 직을 겸한 때에는 국회의원의 수당과 겸직의 보수 중 많은 것을 지급받는다"고 정하여, 국회의원이 지급받는 수당과 공무원이 지급받는 보수가 서로 대체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소득세법 제20조 제1항 제1호는 '근로를 제공함으로써 받는 봉급·급료·보수·세비·임금·상여·수당과 이와 유사한 성질의 급여'를 근로소득으로 규정하고 있고, 그에 따라 국회의원의 세비인 수당을 근로소득으로서 과세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 같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국회의원이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급받는 일반수당, 관리업무수당, 정액급식비, 정근수당, 명절휴가비와 같은 수당은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의 '급료·연금·봉급·상여금·퇴직연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에 해당하여 그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 또는 같은 호 단서에 따른 금액에 대하여는 압류하지 못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3. 평석 가.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 입법 및 정책개발비, 여비의 경우 (1) 성질상 압류가 금지되는 채권의 의미 판례, 통설에 의하면 민사집행법 소정의 압류금지채권이나 각종 특별법상의 압류금지채권과 별도로 채권이 양도성이 없는 경우에는 현금화(전부명령, 추심명령 등)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강제집행의 대상이 될 수 없다(주석 민사집행법(김능환·민일영 집필대표) 5권, 593쪽; 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Ⅲ], 296쪽 등). 채권의 성질이 양도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양도할 수 없고(민법 제449조 제1항 단서), 양도가 허용되지 않는 경우에는 해당채권을 피압류채권으로 하는 채권압류명령을 신청할 수 없다. 채권의 성질이 양도를 허용하지 않는 경우로 통설은 채권자가 변경되면 급부내용이 전혀 달라지는 채권(계약에 의하여 특정한 사람을 부양하게 하는 채권 등), 채권자가 변경되면 채권의 행사에 커다란 차이가 생기는 채권(위임인의 채권, 종신정기금채권 등), 특정한 채권자와의 사이에 수수·결제되어야 할 특별할 사정이 있는 채권(상호계산에 산입된 채권)을 들고 있다(주석 채권총칙(박준서 집필대표) 2권, 534쪽). (2)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지급된 돈이 압류금지채권인지 여부 위와 같이 특정한 채권자와의 사이에서만 수수·결제되어야만 하는 채권은 당사자 사이의 계약뿐만 아니라 법률규정에 의하여 성립할 수 있다. 법률에서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돈을 지급하도록 규정되어 있다면 그 돈도 역시 특정한 채권자 사이에서만 수수·결제되어야 한다고 보아야 한다. 만일 강제집행의 대상이 되어 특정한 채권자 이외의 사람에게 지급된다면 개인의 채무변제 명목으로 전용되어 결국 지급을 명한 법령의 취지에 반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용도 외 사용금지규정이 있는지 여부를 불문한다. 실무상 용도 외 사용금지, 용도 외 사용시 처벌규정이 존재하면 압류금지채권이고 그렇지 않으면 압류가 가능하다는 견해도 있으나 반드시 그렇게 볼 수는 없다. 이러한 견해는 보조금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2조 제1항을 근거로 들고 있다. 위 제22조 제1항은 보조금의 용도 외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급되는 돈의 성격이 보조금이 아닌데도 함부로 보조금에 관한 규정을 원용할 수는 없다. 보조금은 국가 외의 자가 수행하는 사무 또는 사업에 대하여 국가가 이를 조성하거나 재정상의 원조를 하기 위하여 교부하는 부담금, 그 밖에 상당한 반대급부를 받지 아니하고 교부하는 급부금이다(위 법 제2조 제1호). 돈의 성격이 사업 조성, 재정상 원조를 위한 것이 아니라면 보조금이라 할 수 없다. 판례는 중요무형문화재가 지급받는 전승지원금청구채권이 성질상 압류가 금지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금원의 목적 내지 성질상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와 특정인 사이에서만 수수, 결제되어야 하는 보조금교부채권은 성질상 양도가 금지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강제집행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이러한 법리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중요무형문화재를 보호·육성하기 위하여 그 전수 교육을 실시하는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에게만 전수 교육에 필요한 경비 명목으로 지급하고 있는 금원으로서 그 목적이나 성질상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와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사이에서만 수수, 결제되어야 하는 전승지원금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2다203461 판결)'고 판시하면서 용도 외 사용금지 규정이 없음을 들어 강제집행의 대상이 된다고 본 원심을 파기하였다. 이 사건에서도 입법활동비(국회의원의 수당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특별활동비(제7조 제1항), 입법 및 정책개발비(제7조의2 제1항), 여비(제8조 제1항) 등은 각 법률규정상 국회의원의 고유한 직무수행을 위하여 지급되는 돈임이 명백하다. 나. 다른 수당의 경우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는 "급료·연금·봉급·상여금·퇴직연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은 압류하지 못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급여채권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받는 임금채권을 말하며 급여소득에는 소득세의 대상이 되는 모든 것이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위 주석 민사집행법 599쪽). 한편 국회의원이나 지방의회의원이 받는 비용 등이 압류금지채권이 되는지에 관하여 과거 대법원은 "지방의회의원이 지급받는 비용들은 근로자의 근로의 대가로서의 급여와는 그 성격이 다른 것으로서 지방의회의원은 지방자치법에서 정한 겸직의 제한을 받는 외에는 보수를 수반한 겸직이 금지되고 있지 아니하므로 지방의회의원에게 지급되는 비용들은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에서 정한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4. 6. 18. 자 2004마336 결정)"고 결정한 바 있다. 주석 민사집행법에 의하면 "원칙적으로 겸직이 금지되고 있지 않은 국회의원(국회법 29조)의 세비 등 수당청구권과 같은 것은 본 호의 압류제한의 적용을 받지 아니한다"고 한다(위 주석 민사집행법, 600쪽). 그러나 국세징수법 제33조 제1항은 세비는 그 중 2분의 1을 압류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대상 결정에서도 언급되었듯이 국회의원의 세비인 수당도 과세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세비 중 수당도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3호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 참고로 원심결정 당시의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공무원, 정부투자기관의 임직원, 농수협의 임직원, 정당의 당원이 될 수 없는 교원'을 제외한 모든 직을 겸할 수 있었지만 {구 국회법(2012. 3. 21. 법률 제114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 제1항} 2013년 8월13일 법률 제12108호로 국회법이 개정되어 '국무총리, 국무위원, 공익 목적의 명예직, 다른 법률에서 임명위촉되도록 정한 직'을 제외하고는 모든 직을 겸할 수 없게 되었다(제29조 제1항). 한편 지방의회의원은 포괄적으로 겸직을 금지하는 규정이 없지만(지방자치법 제39조 참조), 2004년 이후 의정활동비가 생계나 품위를 유지할 정도로 많이 인상되었다. 향후 대법원결정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2015-01-26
변호사에게 사건을 소개한 수고비가 기타소득인가
1. 대법원은 2014.7.24. 선고 2010두21952 기타소득세부과처분취소 사건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했는데 그 판결이유에서 설시한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여, ①원고는 변호사로서 A씨를 통하여 지주들로부터 그들 소유의 하천편입토지에 대한 보상금청구사건을 수임하였는데, 당시 지주들이 승소하는 경우 원고가 위 사건의 피고인 서울특별시로부터 일단 원고의 계좌로 보상금 전액을 수령한 후, 그 중 27%는 원고의 보수금으로 원고가 보유하고, 10.5%는 A씨에 대한 수고비로 지급하며, 나머지 62.5%는 지주들에게 송금하기로 하는 이 사건 약정을 맺은 사실, ②지주들은 위 보상금 청구사건에서 2005년 4월 19일 서울특별시로부터 78억 769만4988원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받는 내용의 승소판결을 받았고 위 판결이 그 무렵 확정된 사실, ③원고는 위 판결에 따라 서울특별시로부터 보상금 및 지연손해금으로 합계 109억7355만4760원을 수령한 후, 2005년 5월 6일 이 사건 약정에 따라 A씨에게 11억5222만3250원(이하 '이 사건 소득금액'이라 한다)을 송금한 사실, ④피고는 원고가 지주들로부터 보상금 수령을 위임받아 A씨에게 이 사건 소득금액을 지급하였으므로 그에 대한 소득세를 원천징수하여 납부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고 보아, 2009년 4월 1일 원고에게 원천징수납부 불성실가산세 2304만4460원을 부과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한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2.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원고가 지주들로부터 이 사건 소득금액의 지급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아 A씨에게 이를 지급하였으므로 원고에게 A씨의 기타소득에 해당하는 이 사건 소득금액에 대한 소득세를 원천징수할 의무가 있다고 보고, 그 원천징수의무의 불이행을 이유로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다. "비록 원고가 지주들로부터 이 사건 소득금액의 지급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하더라도 원고에게 그 소득금액에 대한 소득세의 원천징수의무가 있다고 하기 위해서는, 원고가 지주들로부터 그 소득금액의 지급과 아울러 명시적으로 원천징수업무를 위임받았거나 또는 지주들을 대리하여 A씨와 이 사건 소득금액의 발생 원인이 되는 수고비 지급약정을 체결하였다는 등 묵시적으로 원천징수업무의 위임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 사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러한 사정이 있는지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보지 아니한 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원고에게 이 사건 소득금액에 대한 소득세의 원천징수의무가 있다고 단정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대리 또는 위임에 의한 원천징수의무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3. 필자는 이 사건 사실관계 중 '원고가 변호사로서 A씨를 통하여 보상금 청구사건을 수임하였다.'는 사실과 '위 A씨에게 사전에 한 약정에 따라 수고비라는 명목으로 무려 금11억5000여만원을 지급하였다.'는 사실에 주목하는 바이다. 더욱이 원심이 인용한 제1심의 판결이유를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보상금청구사건의 원고인 지주들은 총 21명이고, 그 지주들은 이미 1992년경 위 하천편입토지에 관하여 서울특별시를 상대로 손실보상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제외지'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패소판결을 받은 적이 있었지만, A씨의 권유에 따라 '하천구역편입 토지 보상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의한 보상금청구소송을 다시 제기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이다. 그러하다면 변호사가 위 보상금청구사건을 수임함 있어서의 A씨의 역할 또는 그 지위 및 사전에 약정한 이른바 '수고비'의 성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에서의 이른바 수고비가 과연 소득세법상 '사례비'에 해당하는 '기타소득'으로서 소득세 과세대상인가의 여부이다. 4. 변호사법의 관계조항을 보기로 한다. 제34조 (변호사가 아닌 자와의 동업 금지 등) ① 누구든지 법률사건이나 법률사무의 수임에 관하여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사전에 금품·향응 또는 그 밖의 이익을 받거나 받기로 약속하고 당사자 또는 그 밖의 관계인을 특정한 변호사나 그 사무직원에게 소개·알선 또는 유인하는 행위 2. 당사자 또는 그 밖의 관계인을 특정한 변호사나 그 사무직원에게 소개·알선 또는 유인한 후 그 대가로 금품·향응 또는 그 밖의 이익을 받거나 요구하는 행위 제116조 (몰수·추징) 제34조(제57조, 제58조의16 또는 제58조의30에 따라 준용되는 경우를 포함한다)를 위반하거나 제109조제1호, 제110조, 제111조 또는 제114조의 죄를 지은 자 또는 그 사정을 아는 제3자가 받은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은 몰수한다. 이를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 5. 변호사법의 규정으로 보면 이 사건에 있어서 A씨에게 지급된 금품은 전액 몰수 또는 추징되어야 할 것이라고 본다. 그러므로 이 사건 '수고비'에 관한 소득세원천징수 문제는 이를 논의할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견해에 대해서는 반론이 있을 수 있는데 그것은 위법하더라도 금품수수는 그 자체로서 소득이고 담세력(擔稅力)이 생긴 것이라는 이유이다. 소득세법은 전액몰수 또는 추징해야하는 공무원이 받은 '뇌물'도 과세대상인 기타소득이라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소득세법 제21조 제1항에 23호로 뇌물을 추가했다.(2005. 5. 31.개정) 이른바 뇌물세(賂物稅)이다. 필자는 위 '뇌물세' 신설에 관하여 그 부당성을 지적한바 있다. 이에 관한 연구논문은 2005년 6월 23일자 법률신문 제3372호에 게재되었고, 필자의 저서인 판례비평 평론집 '아니올시다.' 에도 수록되어 있는 '뇌물세(賂物稅)의 허(虛)와 실(實)'이다.
2014-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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