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2024년 5월 2일(목)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전체
주식
검색한 결과
253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조세·부담금
기존 지주회사가 국내 회사를 자회사로 새로 편입하여 과점주주가 된 경우 간주취득세의 면제 여부
- 대법원 2017. 4. 13. 선고 2016두59713 판결 - 1. 대상판결의 쟁점 대상판결은‘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공정거래법’)에 따라 설립된 지주회사가 새로이 자회사를 편입함으로써 지방세법상 과점주주가 되는 경우 구 조세특례제한법(2010. 12. 27. 법률 제104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구 조특법’) 제120조 제6항 제8호에 따라 간주취득세가 면제되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2. 사실관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요건을 갖춘 원고가 국내 회사인 A 회사를 자회사로 새로 편입하기 위해서 2010년 10월 14일 甲 회사로부터 A 회사 발생주식 51%를 취득하였다. 원고는 A 회사를 자회자로 편입함으로써 동시에 A 회사의 지방세법상 과점주주가 되었다. 이에 원고는 구 조특법 제120조 제6항 제8호에 따라 구 지방세법(2010. 3. 31. 법률 제1022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구 지방세법’) 제105조 제6항에 정해진 과점주주의 간주취득세가 면제된다고 보아 2010년 11월 15일 피고에게 A 회사 주식 취득에 따른 지방세 감면신청을 하여 간주취득세를 면제받았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의 A 회사 주식 취득은 구 조특법 제120조 제6항 제8호(이하‘이 사건 감면조항’)에서 정한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 한다는 이유로 2015년 5월 18일 원고에 대하여 간주취득세를 부과하였다. 3. 판결 요지 지주회사를 간주취득세 부과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이 사건 감면조항의 입법취지는 지주회사의 설립이나 지주회사로의 전환에 대하여 세제혜택을 줌으로써 소유와 경영의 합리화를 위한 기업의 구조조정을 지원하려는 데 있다. 그렇다면 이미 공정거래법에 따른 지주회사로 설립 내지는 전환되었더라도 국내 회사를 자회사로 새로이 편입하여 그 국내 회사에 대하여 지주회사가 되는 기업구조조정이 있는 경우에는 새로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이 사건 감면조항에 따른 세제혜택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일반지주회사가 사업내용을 지배할 목적으로 일정한 요건을 갖추어 계열회사가 아닌 국내 회사를 자회사로 새로이 편입하기 위하여 해당 국내 회사의 주식을 일시에 취득함으로써 지주회사 및 과점주주가 되는 것은 공정거래법상 원칙적으로 허용된다. 이 사건 감면조항의 문언과 아울러 지주회사에 대한 세제혜택의 취지 및 공정거래법에 의하여 허용되는 지주회사의 자회사 편입 유형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미 공정거래법에 따라 설립 내지는 전환된 지주회사가 계열회사가 아닌 국내 회사의 주식을 일시에 취득함으로써 그 국내 회사를 자회사로 새로 편입하여 그 국내 회사의 과점주주가 된 경우에도, 이 사건 감면조항에서 정하고 있는‘지주회사가 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4. 평석 가. 이 사건 감면조항의 문언 내용과 다의적 해석 가능성 이 사건 감면조항은‘공정거래법에 따른 지주회사가 되거나 지주회사가 같은 법 또는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른 자회사의 주식을 취득함으로써 지방세법상 과점주주가 되는 경우에는 간주취득세 부과에 관한 지방세법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감면조항 전단의‘공정거래법에 따른 지주회사가 되거나’의 의미에 관하여, 피고는 공정거래법에 따라‘처음으로’지주회사가 되는 경우를 말한다고 해석함에 반하여, 원고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처음으로 지주회사가 되는 경우뿐만 아니라‘이미’지주회사였던 회사가 다른 자회사를 추가로 편입함으로써 그 자회사와 관계에서 지주회사가 되는 경우를 포함한다고 해석한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주식의 소유를 통하여 다른 국내 회사의 사업내용을 지배하는 것을 주된 사업으로 하면서 자산총액이 1000억원 이상이고, 지주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자회사의 주식 가액의 합계액이 지주회사 자산총액의 50% 이상인 경우이어야 한다. 공정거래법상 자회사란 지주회사가 소유하는 주식이 특수관계인 중 최다출자자가 소유하는 주식보다 많거나 같아야 한다. 공정거래법이 규정하고 있는 지주회사의 요건 등에 관한 내용과 취지를 고려하면, 이 사건 감면조항 전단의‘공정거래법에 따른 지주회사가 되는 경우’를 문언적으로 보더라도‘최초로’지주회사가 되는 경우만을 의미한다고 일의적으로 해석할 수는 없고, 기존의 지주회사가 추가로 자회사를 편입하여 그 자회사의 지주회사가 되는 경우를 포함한다고 해석될 수도 있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할 때 이 사건 감면조항은 과점주주의 간주취득세에 관한 원칙과 예외를 정하고 있는 세법 규정의 체계적 구조와 그 입법취지 및 입법연혁 등을 고려하여 과세형평에 부합하도록 해석되어야 한다. 나. 이 사건 감면조항의 체계적 해석 (1) 입법취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제도가 도입되기 이전의 대기업 집단은 그 소속 계열사들이 순환방식으로 출자를 해서 자본을 늘리는 소위 순환출자방식의 지배구조를 주로 이용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순환출자방식의 기업지배구조 아래서는 처음 회사를 지배하고 있는 대주주 개인이 적은 자본금으로도 전체 기업집단을 지배할 수 있게 되어 공동의 기업을 사기업화 한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또 순환출자구조 안에 있는 회사 가운데 부실기업이 발생하는 경우 순환출자 고리에 얽혀 있는 모든 기업의 재무상태가 악화되어 연쇄부도 위험이 높아지게 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와 같이 기존의 순환출자방식의 기업지배구조는 경제적 정의에 반할 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구조 자체를 매우 취약하게 만든다는 점 등의 비판적 고려에서 도입한 것이 공정거래법상의 지주회사 제도이다. 이에 정부는 지주회사체제로의 지배구조개선을 유도하기 위해서 순환출자구조에 있는 기업 집단에 불이익을 부여함과 동시에 지주회사에 여러 해택을 부여하였는데, 이 사건 감면조항도 지주회사제도로의 지배구조개선을 위하여 지주회사가 자회사의 주식을 일정비율(50%) 이상 취득함에 따라 발생하게 되는 간주취득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도입되었다. (2) 체계적 해석 이 사건 감면조항의 입법취지와 그 문언 내용 등을 종합하여 이를 체계적으로 해석한다면, 이 사건 감면조항 전단은 처음으로 지주회사가 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이미 지주회사가 되어 있는 회사가 추가로 자회사를 편입하여 과점주주가 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이 사건 감면조항 전단의 입법취지가 최초로 지주회사가 되면서 자회사를 보유하는 경우와 그 후 추가로 자회사를 편입하여 보유하게 되는 경우를 구분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달리 해석하게 된다면, ‘a→b→c→d→a’의 순환출자구조를 가지고 있는 기업집단이 지주회사체제로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지주회사 H를 설립한 후 H가 a, b, c, d의 주식을 취득하여 이들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법이 있는데, H가 a의 주식을 취득하여 자회사로 편입하여 지주회사가 되는 경우에는 이 사건 감면조항 전단에 따라 취득세를 면제 받을 것이나 그 후 b, c, d의 주식을 취득하는 때에는‘처음으로’지주회사가 되는 경우가 아니어서 간주취득세의 면제를 받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는 이 사건 감면조항이 지주회사의 설립과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서 도입되는 입법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 ② 이 사건 감면조항 후단은‘지주회사가 자회사의 주식을 취득함으로써 과점주주에 해당하게 되는 경우’에 간주취득세를 면제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감면조항 전단을 과세청과 같이 해석할 경우에는 자회사의 주식 50% + 1주를 단번에 취득하여 자회사의 편입과 그 자회사의 과점주주가 동시에 되는 때에는 간주취득세를 면제받을 수 없으나, 자회사 주식 50%를 먼저 취득하였다가 추후 1주를 추가로 취득하는 경우에는 감면조항 후단에 따라 간주취득세 면제 대상이 된다고 해석될 수밖에 없어 실질적으로 동일한 경제사실을 달리 취급하는 것으로서 과세형평에 반한다. 따라서 대상판결이 이미 공정거래법에 따라 설립 내지는 전환된 지주회사가 계열회사 아닌 국내 회사의 주식을 일시에 취득함으로써 그 국내 회사를 자회사로 새로 편입하여 그 국내 회사의 과점주주가 된 경우에도 이 사건 감면조항 전단이 적용된다고 본 것은 정당하다. 5. 결론(대상판결의 의의) 대상판결은 이 사건 감면조항의 전단에 관한 과세청과 납세의무자 간의 치열한 해석 다툼에 종지부를 찍음으로써 하급심에 계속 중이거나 불복 단계에 있는 다수의 관련 사건들이 자연스럽게 해결되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나아가 추가로 자회사를 편입하여 과점주주가 되려는 기존 지주회사의 경영전략 확정 과정에서 그에 따른 세금 등 비용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는 측면에서도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주회사
과점주주
조세감면
간주취득세
2017-05-16
민사일반
상속 시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의 적용 여부
- 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4두43653 판결 - 1. 사실관계 A그룹 회장이자 원고의 부(父)인 B는 1975년 12월 27일경부터 A그룹 부회장인 C 등 23명에게 A산업 주식회사의 주식 13만3265주(이하 ‘이 사건 주식’)를 명의신탁하였다. B가 1996년 11월 2일 사망함에 따라 원고는 이 사건 주식을 상속하였으나 원고 앞으로 명의개서하지 않았다. 피고들은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02. 12. 18. 법률 제6780호로 개정된 것, 이하 ‘구 상증세법’) 제41조의2 제1항(이하 ‘이 사건 규정’), 부칙 제9조를 적용하여 원고가 2005년 1월 1일 명의수탁자인 C 등 23명에 대하여 증여한 것으로 의제하여 위 C 등 23명에게 각 증여세를 부과하고, 명의신탁자인 원고에게도 연대납세의무자로서 각 증여세(이하 ‘이 사건 각 처분’)를 부과하였다. 2. 대상판결의 요지 대상판결은 이 사건 규정 중 두 번째 괄호 안에 ‘그 재산이 명의개서를 요하는 재산인 경우에는 소유권취득일이 속하는 연도의 다음 연도 말일의 다음날을 말한다’고 한 부분(이하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은 명의신탁의 합의가 없더라도 증여의제 대상이 되도록 한 예외적인 규정으로서 주식을 취득한 자에게 명의개서를 할 특별한 의무가 부여되었다고 명확하게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어야 하는데, 주식이 명의신탁되어 명의수탁자 앞으로 명의개서가 된 후에 명의신탁자가 사망하여 주식이 상속된 경우에는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의 적용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3. 평석 가.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의 신설 경위 및 해석 원칙 (1) 신설 경위 2002년 12월 18일 법률 제6780호로 이 사건 규정이 개정되기 전에는 ‘주식 등 부동산 이외의 재산의 소유명의를 실제소유자가 아닌 사람 명의로 주주명부 등에 등재한 경우’, 즉 본래적 의미의 명의신탁만이 증여의제 규정의 적용대상이었고, 대법원은 이 경우 ‘실질소유자와 명의자가 명의신탁 합의를 한 경우’에만 적용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1996. 5. 31. 선고 95누13531 판결 등 다수). 그런데 주주가 주식을 양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하는 경우 과세당국이 주식 등 변동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고, 장기간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 실질이 명의를 신탁한 경우와 같으므로, 이러한 명의개서해태에 대한 제재를 가하기 위해 비록 명의신탁 합의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이를 명의신탁으로 의제하여 과세를 강화하기 위하여 2002년 12월 18일 이 사건 규정의 두 번째 괄호 안으로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이 신설되었다. 다만 선의의 양도자를 보호하기 위해 양도자가 양도소득세 또는 증권거래세의 과세표준 등과 소유권변경내역을 과세관청에 신고하는 경우 조세회피목적의 추정이 번복되어 과세대상에서 제외되도록 하였다(구 상증세법 제41조의2 제2항 단서). (2) 해석 원칙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은 주식취득의 상대방이 주식취득자와 명의신탁 합의를 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귀책사유가 적은 경우에도 명의신탁 합의를 한 명의수탁자의 경우와 동일하게 취급하여 불이익을 가하는 특별규정이라는 점에서 이를 엄격하게 해석·적용해야 하고 유추해석이나 확장해석은 엄격하게 절제되어야 한다. 나.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이 상속으로 주식을 취득한 경우에도 적용되는지 여부 (1) 의의 당초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은 주식을 양수한 자가 장기간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하고 주식 양도인 명의를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를 적용대상으로 하여 신설된 규정이므로, 그 입법취지상 이미 명의수탁자 앞으로 명의개서가 된 후에 명의신탁자가 사망하여 주식이 상속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입법취지 등을 고려한 해석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을 입안한 기획재정부에서 작성한 2002 간추린 개정세법을 보면, 그 입법취지를 “매매에 의하여 주식의 소유권을 취득하였음에도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실질이 명의를 신탁한 경우와 같으므로 이를 명의신탁으로 의제하여 과세를 강화하되, 선의의 양도자에게 증여세가 과세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주식양도에 따른 양도소득세 또는 증권거래세를 신고하는 경우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여 ‘매매’로 주식을 취득한 경우를 적용대상으로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국세청이 2011년 5월 20일 신설한 상증세법 기본통칙 45조의2~4도 “그 소유권 취득일이 속하는 연도의 다음 연도 말일까지 실제 소유자 명의로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하고 종전소유자의 명의로 둔 경우에는 취득일이 속하는 연도의 다음연도 말일의 다음날에 종전소유자에게 명의신탁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여,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이 취득자가 종전소유자에게 명의신탁한 것으로 보아 적용되는 것으로 예정하고 있다. 또한,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의 입법 당시 선행 입법례인 부동산의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10조 및 부동산등기 특별조치법 제2조 제1항이 3년간 장기 미등기시 명의신탁과 동일하게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점이 고려되었는데, 부동산 장기미등기로 인한 과징금의 경우 소유권이전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자에 한하여 부과되고 상속으로 인한 취득의 경우는 과징금 부과대상에서 제외되는 점과의 균형상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도 상속으로 인한 취득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3) 상속 시 적용된다고 볼 경우의 문제점 만약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이 상속으로 주식을 취득한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볼 경우 다음과 같은 법리적 모순 및 문제점이 발생한다. 첫째로, 기존 명의신탁 관계에서 명의신탁자가 사망하면 상속인과 기존 명의수탁자 사이에도 위 명의신탁 관계가 그대로 승계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판례(대법원 1981. 6. 23. 선고 80다2809 판결 등 다수)인데, 만약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이 상속으로 주식을 취득한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본다면 상속인이 실명전환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존 명의신탁 관계가 그대로 존속함에도 불구하고 상속인과 기존 명의수탁자 사이에 재차 새로운 명의신탁이 성립한 것으로 의제되는 모순된 결과가 초래된다. 둘째로, 기존 명의수탁자는 최초 명의신탁 시 이미 1차례의 증여세 납세의무를 부담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의신탁자가 사망하였다는 사실’이 발생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재차 증여세를 부담하게 된다면, 이는 단일한 행위(최초 명의신탁)에 대하여 추가로 담세력을 인정할 여지가 없음에도 중복된 납세의무를 부과하는 것으로서 이중과세에 해당한다. 특히 여러 차례의 상속이 일어난 경우를 가정하면 명의수탁자로서는 증여세를 3차례 혹은 그 이상 부담하게 되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되는데, 현재 이러한 경우를 예정한 감면규정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셋째로, 구 상증세법 제41조의2 제2항 단서는 ‘선의의 양도자’의 경우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의 적용을 스스로 회피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두고 있는데 반해 기존 명의신탁 관계가 상속으로 승계된 경우에 대해서는 그러한 배제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이 상속으로 주식을 취득한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볼 경우 기존 명의수탁자에게는 명의신탁자의 상속인으로 하여금 상속인 명의로 명의개서를 할 것을 강제할 어떠한 권원도 없음에도, 상속인이 명의개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증여세를 재차 부담하게 되는 결과가 발생하여 자기책임의 원칙에 반하여 부당하다. 넷째로, 2015년 12월 15일 법률 제7010호로 개정된 상증세법 제45조의2 제3항은 명의개서해태 시에도 조세회피목적이 추정되지 않아 과세가 배제되는 경우로서 기존의 일정한 요건을 갖춘 ‘양도’ 외에 일정한 요건을 갖춘 ‘상속’의 경우도 추가로 신설했고, 위 개정법 시행 이후 신고하는 분부터 적용되는데(부칙 제3조 제2항), 이는 창설적 규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4. 결론 대상판결은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의 경우 명의신탁 합의가 없더라도 증여의제 대상이 되도록 한 예외적인 규정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따라서 주식을 취득한 자에게 명의개서를 할 특별한 의무가 부여되었다고 명확하게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제한적이고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하는데, 주식이 명의신탁되어 명의수탁자 앞으로 명의개서가 된 후 명의신탁자가 사망하여 주식이 상속된 경우에는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의 적용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함으로써 명의신탁 증여의제 규정을 엄격하게 해석하려는 대법원의 입장을 보여주었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
연대납세의무
명의수탁자
상솟세및증여세법
명의신탁
상속
2017-03-27
조세·부담금
부동산 과다보유법인에 대한 주식양도소득과 한미조세조약의 적용
- 대법원 2016.12.15 선고 2015두2611 판결 - 1. 사실관계 론스타는 2001년 스타타워 빌딩을 매수하면서 그 빌딩을 소유한 국내법인의 주식을 취득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구체적으로 벨기에 법인을 설립하고, 그 명의로 국내법인의 주식을 취득한 다음 국내법인이 빌딩을 매수하는 방법을 거쳤다. 그리고 2004. 12. 국내법인 주식 전부를 매각하면서 2,450억 원 상당의 양도차익을 얻었고, 한·벨 조세조약의 주식양도소득에 대한 비과세 적용을 신청하였다. 2. 과세처분의 경위 과세관청은 벨기에 법인이 도관에 불과하다고 보아 조세조약의 적용을 배제하고, 양도소득이 론스타가 설립한 미국, 버뮤다 파트너십(Limited Partnership)에 귀속되며, 이들을 소득세법 적용대상(비거주자)으로 보아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였다. 론스타는 이에 불복하였고, 대법원은 2012. 1. 27. 외국 파트너십은 법인세법상 납세의무자로서 과세형식이 잘못되었다고 보아 과세처분을 전부 취소하였으며, 과세관청은 동일한 소득에 대하여 법인세를 다시 부과하였다. 론스타는 다시 이를 다투면서, 실질귀속자 중 미국 파트너십 귀속 소득에 대하여는 한·미 조세조약의 주식양도소득에 대한 비과세조항이 적용되어야 함을 주장하였다. 3. 대상판결의 요지 부동산을 과다 보유하고 있는 회사의 주식이 양도됨에 따라 발생하는 소득은 외형상으로는 주식의 양도소득에 해당함이 분명하지만 그 실질은 부동산 자체가 양도됨으로써 발생하는 소득과 다를 바 없다고 볼 여지가 있다. 한·미 조세조약 제15조는 부동산소득의 경우 부동산 소재지국이 과세할 수 있다고 규정한 반면, 제16조는 자본적 자산의 매각 등에서 발생하는 소득은 타방 체약국에 의한 과세에서 면제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부동산 주식양도소득을 따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조세조약과 국내법의 우열관계를 신법우선의 원칙에 따르도록 한 미국은 한·미 조세조약 체결 이후 국내법으로 부동산 과다보유법인 주식의 양도소득을 미국 원천소득으로 과세하도록 하였고, 한국 역시 같은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다. 이러한 경우 한국과 미국 사이에 한국 부동산을 과다보유한 법인의 주식 양도소득에 대한 과세권 행사에 관하여 상호합의절차가 개시되어 한국 원천소득으로 합의하였다면 그 합의는 한·미 조세조약 제27조 제2항이 예정한 조약의 적용, 특히 특정 소득항목의 원천으로 동일하게 결정하는데 관하여 발생하는 곤란 또는 의문을 해결하기 위한 상호합의에 해당하여 유효하므로 한국은 한국 소재 부동산을 과다보유한 법인 주식의 양도소득에 대하여 과세할 수 있고, 국내에서 따로 조약 개정에 준하는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하여 그 효력을 부인할 것은 아니다. 4.평석 가. 부동산과다보유법인 주식 양도소득에 대한 과세권의 의문 대부분의 조세조약과 마찬가지로 한·미 조세조약은 부동산 양도소득은 그 소재지국(제15조)이, 주식양도소득은 거주지국(제16조)이 과세권을 행사하도록 규정하였으며, 부동산 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소득은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조세조약을 그대로 적용하면 한국은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소득에 대하여 과세권을 행사할 수 없다. 그런데 미국은 1980년 세법을 개정하여 부동산 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소득에 대한 과세권을 미국이 행사할 수 있도록 하여 조세조약상 주식양도소득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다. 한국 또한 1997. 12. 조세조약에서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를 규정한 경우를, 2000. 12. 에는 조세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법인에 대하여도 법인세를 과세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다. 그런데 개정된 내국세법을 조세조약의 우위에 두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특별법 우선의 원칙에 따라 조세조약이 내국세법에 우월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입장이므로 조약을 개정하지 않고 국내법의 과세근거만으로 과세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의문이 있다. 나. 한·미 상호합의의 체결 및 그 효력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한·미 과세당국은 1999. 6. 상호합의를 체결하여, 조세조약 제16조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과다보유법인의 주식 처분에 대하여는 한국이 과세권을 행사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고, 미국 국세청은 위 상호합의의 내용을 국세청 공고 형식으로 등재하였는데, 그 내용은 ① 한국법에 따르면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법인의 주식 양도소득은 부동산 양도소득으로 보아 국내 원천소득으로 취급하며 ② 미국과 한국은 조세조약의 목적상 이중과세방지를 위하여 한국법인 주식 양도소득의 원천이 부동산 소재지국에 있다는 점을 합의하였다는 것이다. 대상 과세처분은 위 상호합의에 근거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상호합의는 소득의 원천을 합의한 것일 뿐 조세조약 제16조가 제한한 원천지국의 과세권을 변경할 수는 없으므로 한국의 과세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점 등을 들어 과세의 적법성에 대한 다툼이 진행되었다. 다. 한·미 상호합의로 부동산 과다보유법인에 대한 과세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조세조약은 국내세법으로 확인된 과세권을 배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미국법인이 얻은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소득에 대한 한국의 과세권은 법인세법에 따라 발생하였고, 이 부분에 대한 조세조약의 과세권 배분이 불명확하였으나 상호합의에 따라 명확하게 정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소득 또한 어디까지나 주식양도소득이고, 주식양도소득은 거주지국 과세원칙이 적용되므로 이를 개정하지 않고 상호합의만으로 부동산 소재지국의 과세권을 인정할 수 있는지 이의가 제기될 수 있다. 한·미 조세조약은 ?과세의 일반원칙?(제4조 제1항)에서, 타방체약국 내의 원천소득에 대하여 타방 체약국의 과세권을 확인하고 있고, 제6조는 소득의 원천을 열거하면서 열거되지 아니한 항목의 원천은 각 체약국의 법에 따라 결정된다고 규정하였는바, 이는 각 체약국이 소득의 원천에 관하여 독자적으로 규정할 수 있고 그에 따른 과세권 행사를 양해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곧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 양도소득의 원천을 부동산 소재지국으로 보면 소재지국이 과세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 결과 각 체약국의 법이 정한 소득의 원천이 서로 다르거나 쉽게 결정될 수 없는 경우 각 과세당국은 이중과세 회피 등을 위하여 체약국 공동의 원천을 확인할 수 있으며(같은 조 제9항), 각 체약국에 이중의 원천이 발생하는 등 협약의 적용에 관하여 발생하는 곤란 또는 의문을 해결하기 위하여 ?특정 소득항목의 원천을 동일하게 결정하는 것?을 상호합의의 직접적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조약 제27조 제2항 C호).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 양도소득은 한미 과세당국이 각 국내세법에서 부동산소재지국의 과세권을 규정하였지만, 조세조약으로는 여전히 주식양도소득이므로 한국의 과세권을 인정할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상호합의를 체결하여, 이중과세방지를 위하여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소득의 원천이 부동산소재지(즉, 한국)에 있음을 확인함으로써, 한국의 과세권을 인정하였다. 요컨대 한·미 조세조약의 내용상 소득의 원천을 결정하는 것은 그 소득에 대한 과세권 유무를 결정짓는 요소인데 그 원천에 관한 합의절차를 조세조약 에서 마련하고 있고, 그 절차에 따라 원천에 관한 합의를 한 것이므로, 결국 상호합의에 따른 한국의 과세권은 조세조약의 내용 및 그 절차에 따라 정하여진 것이지 그 조세조약의 내용을 변경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상호합의의 의미를 위와 같이 되새긴다면 부동산 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소득에 대하여 한국의 과세권을 행사하는데 의문이 없고, 이러한 전제에 있는 대상 과세처분은 적법하다. 라. 결론 대상판결은 론스타펀드가 스타타워 빌딩을 매각한 2004년 이후 무려 12년만에 한·미 상호합의에 기초한 부동산과다보유법인에 대한 과세의 정당성을 최종적으로 확인함으로써 오랜 분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조세조약과 다른 내용으로 원천지국의 과세권을 인정하려는 경우 필요한 조항을 직접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조약개정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한·미 조세조약 스스로 상호합의절차를 마련하였으므로, 그에 따라 이루어진 상호합의의 효력을 함부로 부인할 수는 없다. 그리고 조세조약은 양국간 협상의 산물이고 동일한 수준의 이행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미국은 오래전부터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소득에 대하여 자국의 과세권을 행사하고 있음에도 한국이 동일한 소득에 대하여 조세조약의 문언에 얽매어 과세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해석은 형평의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러한 점에서 대상판결은 상호합의의 법적 의미를 확인하고, 향후 유사 사례에서 준거가 될 뿐 아니라 과세주권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조세조약
부동산과다보유법인
론스타
과세주권
2017-01-09
민사일반
공개된 개인정보를 영리목적으로 수집, 제공한 행위의 적법여부
- 대법원 2016. 8. 17 선고 2014다235080 판결 - 1. 사실 관계 및 재판의 경과 원고는 1990년부터 현재까지 OO대학교(1984년 공립대학교로 전환되었다가 2013년 국립대학법인으로 전환됨) 교수로 재직 중이다. 피고 주식회사 로앤비는 종합적인 법률정보를 제공하는 사이 '로앤비' 를 운영하는 회사로서, 주식회사 법률신문사로부터 제공받은 법조인 데이터베이스상의 개인정보와 자체적으로 수집하여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한 국내 법과대학 교수들의 개인정보를 이 사건 사이트 내의 '법조인' 항목에서 유료(개인정보만 따로 떼어내어 판매하는 방식이 아니라 피고 로앤비가 제공하는 다른 콘텐츠와 결합하여 전체적으로 요금을 받는 방식임)로 제공하는 사업을 영위하였다. 피고 로앤비는 2010. 12. 17. 무렵 원고의 사진, 성명, 성별, 출생연도, 직업, 직장, 학력, 경력 등의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이 사건 사이트 '법조인' 항목에 올린 다음 이를 유료로 제3자에게 제공하여 오다가, 2012. 6. 18. 이 사건 소장 부본을 송달받자 2012. 7. 30. 이 사건 사이트 내의 '법조인' 항목에서 이 사건 개인정보를 모두 삭제하였다. 이 사건 개인정보 중 출생연도를 제외한 나머지 정보는 OO대학교 학과 홈페이지에 이미 공개되어 있고, 출생연도는 1992학년도 사립대학 교원명부와 1999학년도 OO대학교 교수요람에 게재되어 있으며, 피고 로앤비는 이러한 자료들을 통하여 이 사건 개인정보를 수집하였다. 나머지 피고들은 피고 로앤비와 유사한 방법으로 수집하거나 다른 피고들로부터 제공받은 원고의 개인정보를 유료로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원고의 개인정보가 담긴 웹페이지가 포털사이트에 노출되게 하였다. 원심은 피고 로앤비에 대한 청구만 일부 인용(위자료 50만 원 및 지연손해금)하고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청구 모두 기각(피고 로앤비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에 대하여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이유 등으로 청구 기각)하였으며, 이에 원고와 피고 로앤비가 각 상고를 제기하였다. 2. 대상판결의 요지 대법원(주심 대법관 이상훈)은 2016년 8월 17일 "이 사건 개인정보는 이미 정보주체의 의사에 따라 국민 누구나가 일반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정보원에 공개된 개인정보로서 그 내용 또한 민감정보나 고유식별정보에 해당하지 않고 대체적으로 공립대학교 교수로서의 공적인 존재인 원고의 직업적 정보에 해당하여, 피고 주식회사 로앤비 등이 영리목적으로 이 사건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제3자에게 제공하였더라도 그에 의하여 얻을 수 있는 법적 이익이 그와 같은 정보처리를 막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정보주체의 인격적 법익에 비하여 우월하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들의 행위를 원고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 주식회사 로앤비에 대하여 일부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부분을 파기 환송하고,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라는 인격적 법익을 침해·제한한다고 주장되는 행위의 내용이 이미 정보주체의 의사에 따라 공개된 개인정보를 그의 별도의 동의 없이 영리목적으로 수집·제공하였다는 것인 경우에는, 그와 같은 정보처리행위로 침해될 수 있는 정보주체의 인격적 법익과 그 행위로 보호받을 수 있는 정보처리자 등의 법적 이익이 하나의 법률관계를 둘러싸고 충돌하게 된다. 이때에는 개인정보에 관한 인격권 보호에 의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과 그 정보처리행위로 인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 즉 정보처리자의 '알 권리'와 이를 기반으로 한 정보수용자의 '알 권리' 및 표현의 자유, 정보처리자의 영업의 자유, 사회 전체의 경제적 효율성 등의 가치를 구체적으로 비교 형량하여 그 정보처리 행위의 위법성을 판단해야 하고, 단지 정보처리자에게 영리목적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피고 로앤비 등이 영리 목적으로 이 사건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제3자에게 제공하였더라도 그에 의하여 얻을 수 있는 법적 이익, 즉 정보처리자의 '알 권리'와 이를 기반으로 한 정보수용자의 '알 권리' 및 표현의 자유, 정보처리자의 영업의 자유, 사회 전체의 경제적 효율성 등이 그와 같은 정보처리를 막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정보주체의 인격적 법익에 비하여 우월하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로앤비 등의 행위를 원고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로 평가할 수는 없다. 2011년 3월 29일 법률 제10465호로 제정되어 2011년 9월 30일부터 시행된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처리자의 개인정보 수집?이용(제15조)과 제3자 제공(제17조)에 원칙적으로 정보주체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규정하면서도, 그 대상이 되는 개인정보를 공개된 것과 공개되지 아니한 것으로 나누어 달리 규율하고 있지는 않다. 정보주체가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하여 이미 공개한 개인정보는 그 공개 당시 정보주체가 개인정보 수집이나 제3자 제공 등의 처리에 대해 일정한 범위 내에서 동의를 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이 공개된 개인정보를 객관적으로 보아 정보주체가 동의한 범위 내에서 처리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도 그 동의의 범위가 외부에 표시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또다시 정보주체의 별도의 동의를 받을 것을 요구한다면 이는 정보주체의 공개의사에도 부합하지 않고, 정보주체나 개인정보처리자에게 무의미한 동의절차를 위한 비용만을 부담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이미 공개된 개인정보를 정보주체의 동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처리할 때에는 정보주체의 별도의 동의는 불필요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별도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나 제17조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정보주체의 동의가 있었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인지는 공개된 개인정보의 성격, 공개의 형태와 대상범위, 그로부터 추단되는 정보주체의 공개의도 내지 목적뿐만 아니라, 정보처리자의 정보제공 등 처리의 형태와 그 정보제공으로 인하여 공개의 대상범위가 원래의 것과 달라졌는지, 그 정보 제공이 정보주체의 원래의 공개 목적과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지 등을 검토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3. 규범조화적 해석의 원칙과 대상 판결의 의의 기본권의 충돌이란 상이한 복수의 기본권주체가 서로의 권익을 실현하기 위해 하나의 동일한 사건에서 국가에 대하여 서로 대립되는 기본권의 적용을 주장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한 기본권주체의 기본권행사가 다른 기본권주체의 기본권행사를 제한 또는 희생시킨다는데 특징이 있다(헌재 2005. 11. 24. 2002헌바95 등). 두 기본권이 충돌하는 경우 그 해결 방법으로는 기본권의 서열이론, 법익형량의 원리, 실제적 조화의 원리(=규범조화적 해석) 등을 들 수 있고, 헌법재판소는 기본권 충돌의 문제에 관하여 충돌하는 기본권의 성격과 태양에 따라 그때그때마다 적절한 해결방법을 선택, 종합하여 이를 해결해 왔다. 예를 들어,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 제7조 위헌사건에서 흡연권과 혐연권의 관계처럼 상하의 위계질서가 있는 기본권끼리 충돌하는 경우에는 상위기본권우선의 원칙에 따라 하위기본권이 제한될 수 있다고 보아 흡연권은 혐연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에서 인정된다고 판단한 바 있고,(헌재 2004. 8. 26. 2003헌마457) 정기간행물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3항 등 위헌 여부에 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동법 소정의 정정보도청구권(반론권)과 보도기관의 언론의 자유가 충돌하는 경우에는 헌법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상충하는 기본권 모두가 최대한으로 그 기능과 효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조화로운 방법이 모색되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심사를 한 바 있다(헌재 1991. 9. 16. 89헌마165). 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 알권리라는 기본권이 상호 충돌하고 있는 이 사건 개인정보보호법의 조항의 경우에도 헌법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상충하는 기본권 모두가 최대한으로 그 기능과 효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화로운 방법을 모색하되(규범조화적 해석), 법익형량의 원리, 입법에 의한 선택적 재량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심사해야 한다. 대상판결은 공개된 개인정보를 정보주체의 별도의 동의 없이 수집, 제공하는 행위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거나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반되는지의 판단기준에 관한 대법원의 첫 판시라는 점과 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 알 권리라는 기본권의 충돌 상황에서 공인의 경우에는 알권리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우선한다고 판시하여 법원에 의해 법률조항의 규범조화적 해석이 이루어졌다는 점과, 이를 통해 개인정보보호법 또한 헌법에 합치되도록 해석되어야 한다는 내재적 한계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이에 따라 개인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에 정해진 사유 이외에도 적법하게 수집할 수 있는 사유가 있다는 점을 명백히 함으로써 개인정보 보호법의 흠결을 명백히 보충하게 되었다. 이 판결을 계기로 가족이나 친지 사이, 가해자와 피해자 또는 계약 당사자 및 이해관계자 등 일정한 법률관계가 형성된 사이에는 제3자라 할지라도 정보주체의 개인정보를 처리할 권리가 있다는 필자의 견해도 널리 받아들여지기를 기대한다.
로앤비
법조인
개인정보
2016-09-08
파산·회생
공익채권에 대하여도 채권자보호절차 없이 연대책임을 면제할 수 있는지 여부
- 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4다31806 판결 - I. 사실관계 및 재판의 경과 원고를 포함한 공동설계단이 2010. 4. 23. A(A가 분할되어 B와 C를 설립하였다. 분할존속회사인 A에 대하여 분할 전후를 구분하지 않고 A라 한다)를 포함한 공동수급체와 빌딩건축공사에 관하여 설계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설계용역을 제공하던 중인 2011. 8. 10. A에 관하여 회생절차가 개시되었다.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설계용역에는 기본설계용역과 실시설계용역이 포함되었고, 용역 및 건축공사의 진행 단계에 따라 각 용역의 착수금, 중도금, 잔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원고는 A의 회생절차 개시 전에 기본설계도서와 실시설계도서의 납품을 완료하였으나 A로부터 이에 대한 용역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였고, 회생절차 개시 당시 도서변경, 사용승인, 건축물관리대장용 도서 납품, 인증 등의 용역이 남아 있었다. A는 2011. 12. 9. 회생계획 인가결정을 받았다. A는 회생계획(이하 '이 사건 회생계획'이라 한다)에 따른 회사분할을 통하여 B와 C를 설립하였고, A의 건설업 중 일부를 B에게 이전시키고, 자동차판매사업을 C에게 이전시켰다. 이 사건 회생계획은 사업관련성에 따라 공익채권을 이전하면서, 각 회사에게 이전된 채무에 대해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 제119조의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인데, A의 관리인이 이 사건 계약에 대하여 이행을 선택하였으므로, (A의 회생절차개시 전에 발생한 용역대금을 포함한)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용역대금 전부가 공익채권이라고 주장하였다(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 제7호). 원고는 연대책임을 면제한 이 사건 회생계획은 공익채권자인 원고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미지급 용역대금 전부를 지급하라는 소를 제기하였다. 원심은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용역이 각 중간 공정별로 가분적이지는 않지만, 기본설계용역부분과 실시설계용역부분은 가분적이라고 판단한 후, 회생채권이라고 판단한 기본설계용역대금 지급청구 부분(총계약금액의 40%)은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각하하였다. 다만, 실시설계용역대금 지급청구 부분(총계약금액의 60%)은 공익채권이라고 판단한 후, 회생절차 개시 전에 발생한 대금을 포함하여 실시설계용역대금 전부(착수금, 중도금, 잔금)에 대하여 청구를 인용하고, 회생계획의 연대책임 면제조항에도 불구하고 피고들이 연대하여 이를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하였다. 원고와 피고들이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2016. 2. 18. 원고와 피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II. 대상판결의 요지 채무자회생법 제272조 제1항, 제4항은 회생계획에 의하여 주식회사인 채무자가 분할되는 경우 상법상 채권자보호절차 없이도 분할되는 회사와 승계회사가 분할 전의 회사 채무에 관하여 연대책임을 지지 않도록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채무자회생법에서 이러한 특례규정을 둔 것은 회생절차에서 채권자는 회사분할을 내용으로 하는 회생계획안에 대한 관계인집회에서의 결의절차를 통하여 회사분할이 채권자에게 유리 또는 불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고, 법원도 인가요건에 대한 심리를 통하여 채권자에 대한 적절한 보호를 심사하게 되므로 별도의 상법상 채권자보호절차는 불필요하다는 사정을 고려하였기 때문이다. 회생채권자와 달리 회생계획안에 관한 결의절차에 참여할 수 없는 공익채권자에 대하여는 위 특례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위 특례규정을 이유로 회생계획에 공익채권에 대한 연대책임 면제조항을 둘 수 있다는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III. 대상판결에 대한 평석 1. 쌍방미이행 쌍무계약과 공익채권 관리인이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에 대하여 (i) 이행을 선택하였거나 (ii) 제2회 관계인집회(회생계획안 심리를 위한 관계인집회) 전까지 선택권을 행사하지 않아서 이행을 선택한 것으로 간주된 경우,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은 공익채권이 된다(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 제7호).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에 대하여 이행이 선택된 경우(이행이 선택된 것으로 간주된 경우 포함, 이하 같다), 이행 선택된 계약에 따라 '개시결정 이후에 발생한 채권'이 공익채권에 해당한다는 점에는 큰 의문이 없다(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 제7호). 하지만 '개시결정 이전에 발생한 채권'도 공익채권으로 변제받을 수 있는지 여부는 해당 계약 및 채무의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면, 채무자에 대하여 개시결정이 내려질 당시 진행 중이던 미완성 공사나 용역 등이 있고, 그 원인이 되는 도급계약이나 용역계약에 대하여 이행이 선택된 경우, 당해 공사나 용역이 전체적으로 보아 불가분적으로 이행되어야 하는 성격을 갖는다면, 개시결정 전의 기성고에 따른 공사대금이나 용역대금채권까지도 전부 공익채권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01. 9. 18. 선고 2001다9304 판결,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4다3512 3529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4. 3. 27. 선고 2013나31696 판결). 반면에, 기본거래계약, 임대차계약 등과 같이 가분적으로 이행될 수 있는 성격의 계약에 대하여 이행이 선택된 경우에는, 개시결정 이후에 발생한 채권만 공익채권이고, 개시결정 이전에 발생한 채권은 회생채권이 된다. 원심은 이 사건 계약이 용역진행 단계에 따라 각 용역의 착수금, 중도금, 잔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각 중간 공정별로 가분적이지는 않다고 보았지만, 하나의 계약서로 하나의 건축공사에 관하여 체결된 계약임에도 불구하고 기본설계용역부분과 실시설계용역부분은 가분적이라고 판단한 후, 실시설계용역대금 지급청구 부분만 공익채권으로 인정한 것이다. 2. 회생절차에 의한 회사분할과 공익채권 회생채권, 회생담보권은 인가된 회생계획에 따라 권리가 변경되므로(채무자회생법 제252조), 회생계획이 정하는 바에 따라 채무가 분할되어 귀속되고, 채권자보호절차 없이 회생계획으로 분할신설회사와 분할존속회사의 연대책임을 면제시킬 수 있다는데 의문이 없다(채무자회생법 제272조 제1항, 제4항, 상법 제530조의9 제4항). 그리고 분할신설회사의 설립등기에 의하여 분할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새로이 발생한 공익채무는, 분할로 인하여 법인격이 분리되고 의무부담주체가 명확하게 구분된 이후에 발생한 분할 후 채무이므로, 그 채무를 발생시킨 회사가 단독으로 변제책임을 진다는 것에 대하여도 큰 의문이 없을 것이다(상법 제530조의9 제1항). 결국 회생계획에 의한 연대책임의 제한의 효력이 문제되는 것은 분할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발생한 공익채무에 대해서이다. 공익채권자는 회생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수시로 변제 받을 수 있고(채무자회생법 제180조 제1항), 회생계획안 결의를 위한 관계인 집회에서 의결권이 없는데(채무자회생법 제188조), 인가된 회생계획에 의하여 공익채권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 정당한지 의문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에 대하여 대상판결은 회생채권자와 달리 회생계획안에 관한 결의절차에 참여할 수 없는 공익채권자에게는 채무자회생법 제272조 제1항, 제4항의 특례규정이 적용되지 않고, 그 특례규정을 이유로 회생계획에 공익채권에 대하여 연대책임 면제조항을 둘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3. 대상판결에 대한 의견 공익채권은 회생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수시로 변제한다는 채무자회생법 제180조 제1항의 규정이나, 회생계획으로 공익채권자의 권리에 영향을 미치는 규정을 정할 수는 없고, 공익채권자도 회생계획 인가결정에 대해 다툴 수 없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6. 1. 20.자 2005그60 결정, 대법원 2006. 3. 29.자 2005그57 결정,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40349판결 등)에 비추어 공익채권에 대하여 회생계획에 연대책임 면제조항을 둘 수 없다는 대상판결의 태도는 지극히 타당하다. 그런데 대상판결의 입장을 관철하게 되면, 공익채권자는 보호되겠지만, 회생절차를 통해 회사분할을 하고, 분할신설회사나 분할존속회사에 대하여 회생절차 M&A를 진행하는 데에는 장애가 될 위험이 있다. 대상판결과 같이 회생계획안 규정에도 불구하고 다른 회사의 공익채권에 대하여 연대채무를 부담한다고 보게 되면, 인수자에게는 큰 부담이 될 것이고, 이를 이유로 인수를 단념하거나 인수금액을 낮추려고 들 수 있다. 이는 회생절차 M&A의 성패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고, 채무자와 회생채권자들에게 손해가 될 수 있다. 공익채권자를 보호하면서도 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입법적, 제도적 개선 방안이 마련되기를 희망한다.
공익채권
회생
용역대금
회생채권
2016-08-22
조세·부담금
법인의 재산 수증 시 주주에 대한 증여세 부과의 타당성
- 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3두13297 판결 - 1. 사실관계 원고의 조부는 원고가 주주로 있는 법인에게 부동산을 증여하였고, 법인은 부동산을 증여받은 데 대하여 자산수증이익을 익금에 산입하여 법인세를 납부하였다. 피고는 법인의 부동산 수증에 따른 원고의 주식가치 증가분에 대하여 원고가 이를 조부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원고에게 증여세를 부과하였다. 2. 판결요지 대법원은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07. 12. 31. 법률 제882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상증세법') 제41조(특정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이익의 증여) 제1항이 자산수증이익에 대하여 법인세를 부담하는 법인과의 거래로 인하여 주주가 얻은 이익을 증여세 과세대상에서 제외하고자 하는 입법의도에 기한 것임이 분명하므로, 동 조항은 결손법인과의 거래로 인한 이익 중 결손금을 초과하는 부분이나 결손금이 없는 법인과의 거래로 인한 이익에 대해서는 주주에게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도록 하는 한계를 설정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이와 같은 이익에 대하여는 상증세법 제2조 제3항을 근거로 주주에게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3. 검토 대상 판결 사안에서 (i) 법인의 재산 수증 시 주주에 대한 증여세를 법인세와의 관계에서 이중과세라고 볼 수 있는지, (ii) 상증세법 제2조(증여세 과세대상) 제3항 및 제42조(그 밖의 이익의 증여 등) 제1항 제3호가 증여세 부과의 근거조문이 되는지가 소송의 주된 쟁점이 되었다. 가. 이중과세의 문제 법인의 수증 사안에서 법인세 과세대상이 되는 소득(자산수증이익)과 증여세 과세대상이 되는 증여재산(주식가치 증가분)은 그 경제적 원천이 법인의 수증재산이라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동일하므로, 법인의 수증 시 주주에 대한 증여세는 법인세와의 관계에서 이중과세라고 봄이 타당할 것이다. 법인이라는 개념이 소득의 계산단위로서 주주의 집합을 의미한다는 점{이창희, 세법강의(2014년판), 495면}을 감안하면, 법인의 재산 수증 시 그 순자산 증가의 효과가 귀속되는 주체가 법인과 주주로 구별되기 때문에 증여세가 법인세와의 관계에서 이중과세가 아니라는 주장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나아가 소득의 개념을 순자산증가설의 입장에서 파악하면 재산의 무상이전으로서의 증여도 그 본질을 소득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증여세는 소득세 및 법인세와 마찬가지로 소득에 대한 과세로서의 성격을 가지고(이동식, 소득세와 증여세의 이중과세조정 문제, 특별법연구 제8권, 529면), 따라서 증여세의 과세취지가 법인세의 그것과 구별된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양 조세의 과세취지가 다르기 때문에 증여세 부과가 허용된다는 주장 역시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상증세법 제41조는 동일한 과세물건에 대한 법인세와 증여세의 중복 부과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인식에 기초하여 법인이 수증재산에 대하여 법인세 부담을 지지 않는 경우에 한하여 주주에게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과세범위를 설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취지가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의 도입으로 인하여 변경되었다고 보기 어려운바, 결손금이 없는 법인의 재산 수증 시 주주에 대한 증여세 부과가 위법하다고 본 대상 판결의 태도는 정당하다고 생각된다. 나. 상증세법 제2조 제3항 상증세법상 개별예시규정에서 정한 개별과세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거래에 대해 상증세법 제2조 제3항을 적용하여 과세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선행연구들{박요찬, 상속세 및 증여세법의 완전포괄증여규정과 개별예시규정을 중심으로 한 해석론, 조세법연구 [17-1], 415면; 임승순, 조세법(2013년도판), 847면}은 부정적인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대법원은 개별 가액산정규정에서 규율하고 있는 거래 중 증여세 과세범위에서 제외된 거래가 상증세법상 증여의 개념에 들어맞더라도 그에 대한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데, 이러한 판단은 선행연구들의 결론을 받아들인 결과로 이해된다. 한편 상증세법 제2조 제3항은 '기여에 의한 타인의 재산가치 증가'를 증여의 개념에 포함시키고 있는데, 위 증여의 개념에 따른 과세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가 쟁점이 된다. 상증세법상 재산가치 증가분에 대한 증여세 과세를 규정하고 있는 조항인 제41조의3(주식 또는 출자지분의 상장 등에 따른 이익의 증여) 등을 살펴보면, 이들 조문에는 부의 무상이전이라는 실질에 증여세를 부과하는 부분도 있고, 증여 이후의 가치증가에 증여세를 부과하는 부분도 있다(이창희, 앞의 책, 1110면). 그런데 사후적 가치변동 부분은 수증자가 증여를 받은 시점 이후의 가치변동이므로 증여의 포괄적 개념으로 보더라도 이를 증여로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으나, 실제로는 증여 당시의 가치가 불확실한 까닭에 부의 무상이전 부분과 사후적 가치변동 부분을 구별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고, 따라서 둘을 합하여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이 낫다는 정책적 판단 하에 사후적 가치변동 부분에 대해서도 증여세를 부과하고 있는 것이다(이창희, 앞의 책, 1110면). 결국 상증세법의 일부 조항들이 증여 이후 재산가치 증가분에 대한 증여세 과세를 규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위 재산가치 증가분에 대한 과세는 사실상 소득세의 성질을 가진다. 증여세 완전포괄주의는 당초 증여로 과세되어야 할 부분을 법원이 조세법률주의에 근거한 엄격해석의 원칙에 입각하여 그에 대한 과세를 인정하지 않았던 까닭에 이에 대한 반성으로 도입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의 도입을 통하여 증여세 과세범위를 넓힐 경우 이는 마땅히 증여로 취급되어야 했으나 조세법률주의에 기하여 증여세 과세가 허용되지 않던 부분을 그 대상으로 하여야 할 것이지 애당초 소득세로서의 성질을 가지나 정책적인 판단 하에 증여세를 부과하였던 부분까지 그 대상에 포함시켜 과세범위를 확장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의 도입 취지가 소득세로서의 실질을 가지는 부분에 대한 과세대상의 확대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상증세법 중 소득세로서의 실질을 지니는 증여세 과세조항에 대해서는 완전포괄주의 도입에도 불구하고 법 문언에 충실하게 과세범위를 설정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다. 상증세법 제42조 제1항 제3호 상증세법 제42조 제1항 제3호는 자본거래로 인한 주주의 이익에 대해 적용되는 규정이라고 봄이 타당한 것으로 생각된다. 동 조항의 개정 전 조문인 2000. 12. 29. 개정 상증세법 제42조 제1항은 자본거래를 이용한 신종 변칙증여에 대비하기 위하여 마련되었다. 이후 2004년 법 개정 시 기존 거래유형인 합병, 분할 등에 "사업양수도ㆍ사업교환 및 법인의 조직변경"이 더해졌는데, 현행 상증세법 시행령은 조직변경을 법인이 그 인격의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다른 종류의 법인으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하는 협의의 조직변경이 아닌, 광의의 조직변경 즉 합병ㆍ분할 등을 포함하는 일반적인 조직재편의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현행 상증세법 시행령 제15조 제6항 제3호 가.목). 조직재편, 즉 기업구조개편은 크게 기업결합과 기업분할로 나눠지는데, 기업결합은 합병뿐만 아니라 자산의 포괄적 양도 및 주식의 포괄적 교환ㆍ이전 등을 통해, 기업분할은 인적ㆍ물적 분할뿐만 아니라 영업양도에 의한 현물출자를 통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다. 즉 조직재편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바, 상증세법이 제42조 제1항 제3호에 '합병', '분할'만을 규정할 경우, 다양한 방식으로 행해지는 조직재편 및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의 무상이전에 대처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입법자는 합병, 분할을 포함하여 일반적인 조직재편의 의미를 가지는 '조직변경' 및 그 하위유형으로서 자산의 포괄적 양도 내지 영업양도에 의한 현물출자를 포섭할 수 있는 '사업양수도'를 규정함으로써 기업구조개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유형의 변칙증여에 대처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고, 이를 위해 동 호 후단에 '사업양수도' 및 '법인의 조직변경'을 추가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만약 이와 달리 동 호의 '사업양수도'를 손익거래로서의 상법상 영업양수도로 이해하는 경우, 법인이 영업양수도 거래를 통해 얻은 소득에 대해 법인세를 납부하였음에도 주주는 동 호에 따라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현행 상증세법 하에서 제45조의3(특수관계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이익의 증여의제) 등 증여의제 규정에서 예정한 경우를 제외하고 법인의 손익거래가 있을 때 주주에게 증여세를 부과하는 경우를 찾아볼 수 없다. 실제 수많은 손익거래 중 유독 사업양수도만 다른 손익거래와 구분하여 법인세 납부의무에도 불구하고 주주에게 증여세를 부과할 이유가 없는바, 동 호의 '사업양수도'를 상법상 영업양수도로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가지기 어렵다. 결국 법인의 재산 수증은 자본거래가 아니므로 상증세법 제42조 제1항 제3호 후단의 '사업양수도 등'에 해당하지 않고, 따라서 동 호는 주주에 대한 증여세 부과의 근거조문이 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한 것으로 생각된다.
법인
수증
법인세
증여세
2016-05-23
지식재산권
반제품 수출의 특허권 간접침해 여부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4다42110 판결- I. 사실관계 이 사건은 명칭을 '양방향 멀티슬라이드 휴대단말기'로 하는 특허발명의 특허권자인 甲이 휴대전화 단말기를 생산·수출한 乙 주식회사를 상대로 乙 회사의 제품이 甲의 특허권의 보호범위에 속한다고 주장하면서 특허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하였던 사건이다. 이 사건에서, 우선 피고의 행위가 직접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보면, 피고가 생산하여 수출한 N95와 N96의 각 반제품은 명칭을 '양방향 멀티슬라이드 휴대단말기'로 하는 이 사건 특허발명(특허등록번호 생략)의 청구범위 제1항(이하 '이 사건 제1항 발명'이라고 한다) 및 제2항(이하 '이 사건 제2항 발명'이라고 한다)의 구성요소 일부를 갖추고 있지 아니하여 이를 생산하는 행위에 대해서 원심 (서울고등법원 2014. 5. 29. 선고 2013나70790판결) 과 대법원의 대상판결은 모두 이 사건 제1항 및 제2항 발명의 각 특허권에 대한 직접침해로 되지 아니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피고의 간접침해 여부가 문제되었다. 피고가 국내에서 생산하여 수출한 N95와 N96의 각 반제품은 모두 국외에서 완성품으로 생산되었다. 원심은 이 사건 제1항 및 제2항 발명의 각 특허권에 대하여 특허법 제127조 제1호에 정한 간접침해 제품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II. 대법원 판결의 요지 반제품의 수출행위가 특허권의 간접침해인지 여부에 대해서 대법원은 '특허가 물건의 발명인 경우 그 물건의 생산에만 사용하는 물건을 생산·양도·대여 또는 수입하거나 그 물건의 양도 또는 대여의 청약을 하는 행위를 업으로서 하는 경우에는 특허권 또는 전용실시권을 침해한 것으로 본다'는 특허법 제127조 제1호 이른바 간접침해 규정에 관하여 이는 발명의 모든 구성요소를 가진 물건을 실시한 것이 아니고 그 전 단계에 있는 행위를 하였더라도 발명의 모든 구성요소를 가진 물건을 실시하게 될 개연성이 큰 경우에는 장래의 특허권 침해에 대한 권리 구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하여 일정한 요건 아래 이를 특허권의 침해로 간주하려는 취지라고 판시하였다. 그리고 동 조항을 해석함에 있어서 여기서 말하는 '생산'이란 발명의 구성요소 일부를 결여한 물건을 사용하여 발명의 모든 구성요소를 가진 물건을 새로 만들어내는 모든 행위를 의미하는 개념으로서, 공업적 생산에 한하지 아니하고 가공·조립 등의 행위도 포함한다고 판시하였다. 그런데 간접침해 제도는 어디까지나 특허권이 부당하게 확장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그 실효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으로, 특허권의 속지주의 원칙상 물건의 발명에 관한 특허권자가 그 물건에 대하여 가지는 독점적인 생산·사용·양도·대여 또는 수입 등의 특허실시에 관한 권리는 특허권이 등록된 국가의 영역 내에서만 그 효력이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 특허법 제127조 제1호의 '그 물건의 생산에만 사용하는 물건'에서 말하는 '생산'이란 국내에서의 생산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러한 생산이 국외에서 일어나는 경우에는 그 전 단계의 행위가 국내에서 이루어지더라도 간접침해가 성립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결국 피고가 국내에서 생산하여 수출한 N95와 N96의 각 반제품은 모두 국외에서 완성품으로 생산되었으므로 이 사건 제1항 및 제2항 발명의 각 특허권에 대하여 특허법 제127조 제1호에 정한 간접침해 제품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여 원심과 동일한 취지로 판결하였다. 특히 이 사건에서 전용품 생산의 장소적 제한이 국내로 한정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이에 대해서 대법원은 법리적으로 중요한 설시를 하였다. 간접침해를 구성하는 행위태양으로서의 생산이 이루어지는 장소적인 제한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간접침해 제도는 어디까지나 특허권이 부당하게 확장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그 실효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특허권의 속지주의 원칙상 물건의 발명에 관한 특허권자가 그 물건에 대하여 가지는 독점적인 생산·사용·양도·대여 또는 수입 등의 특허실시에 관한 권리는 특허권이 등록된 국가의 영역 내에서만 효력이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 특허법 제127조 제1호의 '그 물건의 생산에만 사용하는 물건'에서 말하는 '생산'이란 국내에서의 생산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보았다. 이런 법리에 따라서 대법원은 생산이 국외에서 일어나는 경우에는 그 전 단계의 행위가 국내에서 이루어지더라도 간접침해가 성립할 수 없다고 보았다. III. 평석 1. 특허법 제127조의 간접침해가 매우 협소한 상황임 특허법 제127조 제1호는 이른바 간접침해에 관하여 "특허가 물건의 발명인 경우 그 물건의 생산에만 사용하는 물건을 생산·양도·대여 또는 수입하거나 그 물건의 양도 또는 대여의 청약을 하는 행위를 업으로서 하는 경우에는 특허권 또는 전용실시권을 침해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 특허법은 일본이나 미국에 비하여 전용물 침해('-에만' 요건)를 요구하고 있어서 간접침해의 인정범위가 좁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태도는 일본의 구법과 같은 태도(소위 'のみ' 요건)이다. 일본에서도 전용물침해만 인정하던 상황에서 간접침해가 판례상 드물게 인정되고 있었다. 우리의 상황도 이와 유사하다(이에 대한 필자의 선행연구로 미국법상 주관적 요건의 의미에 대해서 최승재, '특허간접침해의 성립여부와 주관적 요건의 판단', 정보법학 제15권 제2호, 한국정보법학회, 2011 및 우리 특허법상 전용물침해에 대해서 최승재, '특허간접침해의 판단과 상업적, 경제적 용도의 의미', 특허법원 특허소송실무연구 2014 참조). 최소한 우리 특허법도 일본이 2002년, 2006년 등 법 개정을 통해서 규정한 현행 제101조(침해로 보는 행위) 규정 정도로의 간접침해인정은 필요하다고 본다. 2 판결의 의의 및 입법의 필요성 이 판결은 반제품 수출의 간접침해 여부에 대한 최초의 대법원 판결로서 의미를 가진다. 이 판결에서 문제가 된 쟁점은 미국과 일본 등에서 모두 문제가 되었던 쟁점으로 미국에서는 입법적으로 해결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법원이 간접침해의 해석을 통한 문제 해결을 긍정하지 않음으로써 입법론적인 문제가 되었다.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4다42110 판결은 특허권의 속지주의 원칙상 물건의 발명에 관한 특허권자가 그 물건에 대하여 가지는 독점적인 생산 등의 특허실시에 관한 권리는 특허권이 등록된 국가의 영역 내에서만 그 효력이 미치는 것이므로, 특허법 제127조 제1호의 '그 물건의 생산에만 사용하는 물건'에서 말하는 '생산' 역시 국내에서의 생산만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하고, 이러한 생산이 국외에서 일어나는 경우에는 그 전단계의 행위가 국내에서 이루어지더라도 간접침해가 성립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일본 하급심 판결례와 같은 태도이다. 일본 동경지방재판소는 2007년 2월 27일 선고 판결(判タ 1253?241頁)에서 법문상의 그 물건의 생산에만 사용되는 물건(1호)에서 말하는 '생산'은 일본국내에서의 생산을 말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고 본 바 있다. 한편 이 쟁점에 대해서 미국은 특허법 제271조(f)를 개정하여 침해로 의제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대응하였다. 비교법적으로 향후 미국, 일본, 독일 등의 입법상황을 고려하여 특허법 개정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리 특허법이 외국의 다른 법률과 달리 특허침해자의 주관적 요건에 대한 고려 없이 일률적인 내용으로 특허권의 간접침해를 규정하고 다양한 형태의 특허침해 유형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 이 문제는 대법원의 판례를 통해서 법리로 해결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러나 대법원이 이 사건 판결을 한 이상, 우리 법원은 미국 대법원이 특허법 제271조(f) 입법 전의 법문의 해석으로는 해외에서 직접침해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부분만이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경우를 우리 특허법 제127조에 의한 간접침해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 문제는 이제 입법의 문제가 되었다. 따라서 향후 특허법 제127조의 개정과 관련된 입법논의가 이 사건 판결과 관련하여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러한 방향의 특허법 개정은 특허권자의 특허권 보호에 충실하면서 동시에 구체적인 사정과 정황을 토대로 특허침해를 구성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될 것이다. 다만 일본, 미국의 입법례를 참고하되 이러한 국가에서도 많은 논쟁이 있는 특허 침해 혐의자의 주관적 인식의 범위를 법률상으로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허권
간접침해
2016-03-03
흑자법인에 재산 증여한 경우 그 주주에 대한 증여세 과세의 적법 여부
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3두14283 판결 1. 사실관계 원고들의 조부인 A가 2007. 10. 흑자법인인 주식회사 甲에게 자신이 보유하던 주식회사 乙 발행주식 488만5110주(이하 '이 사건 주식')를 증여하였다(이하 '이 사건 증여'). 증여 당시 원고 B는 甲 발행주식 1만250주, 원고 C는 甲 발행주식 1만500주를 각 보유하고 있었다. 甲은 이 사건 주식을 증여받은 데 대하여 자산수증이익을 익금에 산입하여 2007 사업연도 법인세를 신고·납부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A의 甲에 대한 이 사건 증여로 원고들이 그 소유 주식 가치증가분 상당의 이익을 증여받은 것이어서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07. 12. 31. 법률 제882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 제42조 제1항 제3호의'사업양수도 등에 의하여 가액이 변동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들에게 증여세를 각 부과하였다. 2. 판결 요지 원칙적으로 어떤 거래가 법 제2조 제3항에서 규정한 증여의 개념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제1항에 의하여 증여세의 과세가 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개별 가액산정규정이 일정한 거래만을 과세대상으로 한정하여 규정함으로써 증여세 과세의 범위와 한계를 설정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 그 과세대상에서 제외된 거래가 법 제2조 제3항의 증여의 개념에 들어맞더라도 증여세를 과세할 수는 없다. 법 제41조 제1항이 결손법인의 경우 결손금을 한도로 증여이익을 산정하도록 한 것은 흑자법인과의 거래로 인한 이익에 대해서는 과세한계를 설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흑자법인과의 거래로 주주가 얻는 이익을 증여세 과세대상으로 하는 별도의 규정이 없는 이상, 법 제2조 제3항을 근거로 주주에게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고, 이 사건 주식의 증여는 단순한 주식의 증여에 해당할 뿐 법 제42조 제1항 제3호 후단의 사업양수도 등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3. 평석 가. 과세의 배경 2003. 12. 30. 법을 개정하면서 제2조 제3항에서'재산의 직접·간접적인 무상이전'과 '타인의 기여에 의한 재산가치의 증가'를 포함하는 포괄적 증여 개념을 규정하고 증여의제규정을 가액산정규정으로 전환하게 되자, 과세관청은 개별 가액산정규정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흑자법인의 주주 등에 대해서도 법 제2조 제3항이 독립적 과세요건규정이 된다는 이유로 과세하기 시작함으로써 법 제2조 제3항의 법적 성격과 법 제41조 등과의 상호 관계가 문제되었다. 나. 법 제41조의 요건을 흠결한 증여를 법 제2조 제3항에 의하여 과세할 수 있는지 여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법 제41조의 거래 유형에는 해당하지만 그 요건을 흠결한 거래에 대해서는 법 제2조 제3항에 의하여 과세가 가능하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 ⑴ 종전의 증여의제규정을 증여재산가액의 계산 규정으로 바꾸기는 하였지만 개별 가액산정규정에서 일정한 유형의 거래를 대상으로 하여 거래 당사자 간에 특수관계를 요구하기도 하고, 또한 과세대상 등에 관한 사항이 개정되기도 하였는바, 이는 납세자의 예측가능성을 도모하고 완전포괄주의 과세제도의 도입으로 인한 과세상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입법자의 의사가 반영된 것이고, 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0두11559 판결도 법 제41조의3 제1항의 '최대주주 등'을 제한적으로 엄격하게 해석함으로써 개별 가액산정규정을 단순한 예시적 규정으로는 보지 않았다. ⑵ 법 제4조 제4항 단서는 증여자의 증여세 연대납부의무 면제 대상으로 법 제41조와 달리 법 제2조 제3항은 열거하지 않고 있는바, 만약 법 제41조의 요건을 일부 충족하지 못한 경우에도 법 제2조 제3항에 의하여 과세 가능하다면 법 제41조보다 법 제2조 제3항에 의한 과세의 경우 증여자의 연대납부의무 면제 필요성이 더 클 것임에도 그와 달리 규정하고 있다. ⑶ 2014. 1. 1.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가 개정되면서 흑자법인에 증여하는 경우도 과세대상으로 추가되었지만 그 부칙 제2조에 의하여 위 법 시행 후 증여받는 분부터 적용하게 되는데, 법 제2조 제3항에 의하여 흑자법인의 주주에 대해서도 과세가 가능하다고 본다면 2014. 1. 1. 개정된 규정이 소급 적용되는 결과에 이르는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대상판결이 개별 가액산정규정에서 증여세 과세한계를 설정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 그 과세대상에서 제외된 거래는 법 제2조 제3항의 증여의 개념에 들어맞더라도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다고 본 것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다. 법 제33조 내지 법 제42조가 규정하지 않은 변칙적 증여에 대해 법 제2조 제3항을 근거로 과세할 수 있는지 여부 대상판결은 원칙적으로 어떤 거래가 법 제2조 제3항에서 규정한 증여의 개념에 해당하는 경우 제1항에 의하여 증여세 과세가 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는바, 이 판시에 근거하여 개별 가액산정규정이 예정하지 않은 변칙적 증여에 대해서도 법 제2조 제3항을 근거로 증여세 과세가 가능하다고 볼 것인지가 문제될 수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개별 가액산정규정이 예정하지 않은 변칙적 증여에 대해서는 법 제2조 제3항을 근거로 과세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⑴ 법 제2조 제3항의 입법 취지는 세법 고유의 증여 개념을 마련하는 데 있었고, 조문 또한 제1장 총칙 편에 위치하고 있으며, 규정 형식 역시 "이 법에서 '증여'란 -말한다"고 증여 개념을 정의하는 식으로 되어 있을 뿐이다. ⑵ 증여의제규정을 가액산정규정으로 전환하면서도 납세자의 예측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 과세대상 등의 제한내용을 그대로 남겨둔 것인데, 개별 가액산정규정이 예정하지 않은 변칙적 증여를 법 제2조 제3항으로 과세하게 되면 납세자의 예측가능성을 침해하게 되고, 개별 가액산정규정이 예정한 유형이라도 요건을 흠결하면 과세를 못하게 되는데 개별 가액산정규정이 예정하지도 않은 변칙적 증여에 대해서 과세할 수 있다는 것은 모순이다. ⑶ 법 제33조 이하의 증여재산가액 계산에 관한 규정은 각각의 규정이 정한 증여 그 자체에 대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법 제2조 제3항의 증여에 대하여 법 제33조 이하의 규정을 준용하여 계산하기는 어렵다. ⑷ 2013. 1. 1. 개정된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개정 법') 제32조 제3호는 증여재산가액 계산방법으로 나목에서 '타인의 기여에 의하여 재산가치가 증가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는데, 개정 법 제32조 제3호 나목과 법 제42조 제1항 제3호 후단에 대한 증여가액 계산방법이 동일하여 법 제42조가 예정하지 않은 변칙적 증여에도 법 제2조 제3항에 의한 과세가 가능함을 전제로 개정 법 제32조 제3호 나목에 따라 증여재산가액을 계산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법 제42조의 요건을 흠결한 증여에도 과세하게 되는 문제가 생긴다. 라. 법 제41조가 규정한 유형에 속하는 거래를 법 제42조 제1항 제3호의 '사업 양수도 등'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대상판결이 이 사건 주식의 증여는 단순한 주식의 증여에 불과하여 법 제42조 제1항 제3호의 '사업 양수도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지극히 타당하다고 보인다. ⑴ 법 제43조는 법 제41조와 법 제42조가 동시에 적용되는 것을 예정하고 않지 않고, 법 제42조 제1항은'제41조에 따른 증여 외에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법 제42조보다 먼저 법 제41조 해당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⑵ 주식 증여의 경우 발행주식 총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얼마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사업주체가 변경되는 등의 사정도 없으므로, '사업 양수도 등'이 있는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⑶ 법 제41조가 규정한 거래 유형에는 해당하지만 과세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어서 과세대상이 아닌 것을 함부로 법 제42조의 유형에 해당한다고 보아 과세하는 것은 납세자의 예측가능성을 심히 침해하게 된다. 4. 결론 대상판결은 법 제41조가 정한 과세대상과 한계를 벗어난 증여에 대해서 법 제2조 제3항 또는 법 제42조 제1항 제3호를 적용하여 과세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한 최초의 판결 중의 하나로서 그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다 할 것이나, 대상판결에 근거하여 개별 가액산정규정이 예정하고 있지 않은 변칙적 증여에 대해서도 법 제2조 제3항을 근거로 증여세 과세가 가능하다고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리라 본다.
2015-11-19
발명특허 실시계약 체결 후 계약의 대상이 된 특허가 무효가 된 경우 이미 받은 특허실시료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는
1. 대상판례 가. 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2다106577판결 배당이의 나. 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2다42666(본소) 주식양도 등 / 2012다42673(반소) 계약무효확인 등 다. 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3다16985판결 청구이의 2. 사실관계 갑 회사는 등록된 특허를 보유한 회사이며 을 회사는 갑 회사의 특허에 대하여 통상실시권을 가지고 특허사용료를 지급하는 회사이다. 또한 갑과 을 회사 사이에는 을 회사가 특허실시료를 지급하지 아니하거나 매출 발생 시 매출액을 통보하지 아니하는 경우 금전적인 위약벌을 지급하고 위약벌로 을 회사의 일부 주식을 갑에게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한 병은 을 회사의 채권을 보유한 것으로 보이나 실질은 가장채권자였다. 을 회사는 제3채무자 정에 대한 채권이 있었으며 갑과 병이 각 압류 및 추심명령, 전부명령에 근거하여 자신의 채권을 주장하자 정은 해당 채권 상당액을 공탁하였으며 배당이 이루어졌다. 배당표 상으로는 병은 갑에 대하여 선순위의 채권자에 해당하였다. 갑 회사는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 하면서 을과 병 사이의 채권은 허위의 채권에 해당한다는 점을 이유로 무효를 주장하였고 자신이 선순위 채권자에 해당하므로 갑이 배당권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갑은 배당이의 사건에서는 금전적인 위약벌을 근거로 하여 위 채권에 의한 자신의 채권을 주장하면서 병의 가장채권을 주장하면서 선순위자이므로 갑으로의 배당을 구하였고, 주식양도 사건에서는 을 회사에 대하여 위약에 의한 주식양도를 청구하였다. 이에 을 회사는 갑 회사의 주요 특허 부분과 관련하여 특허무효심결이 확정되었고 따라서 갑은 특허와 관련한 어떠한 권리도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점을 이유로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였다. 나아가 을 회사는 갑 회사의 특허가 무효로 확정되었으며 무효된 특허와 관련한 나머지 특허들도 중요부분에 무효 사유가 있으며 특허실시 계약 자체가 무효이므로 갑은 을에 대하여 기존에 지급한 특허실시료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반소를 제기하였던 사안이다. 배당이의 사건은 갑 회사 청구 인용, 청구이의 사건은 을 회사의 청구이의 기각, 주식양도 사건의 경우에는 갑 회사 청구기각(위약벌 지급 조건 충족 미비), 을 회사의 부당이득 반환 반소청구 또한 청구기각으로 2심까지 진행되었으며 대법원의 판단이 주목되고 있었다. 3. 기존 학설 대립 및 대법원 판시사항 위 사건은 여러 쟁점이 있으나 특허무효 및 특허실시료의 반환에 국한하여 쟁점을 정리하도록 하겠다. 가. 특허법 규정 특허법 제133조 제3항 특허를 무효로 한다는 심결이 확정된 때에는 그 특허권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본다. 다만, 제1항 제4호의 규정에 의하여 특허를 무효로 한다는 심결이 확정된 때에는 특허권은 그 특허가 동호에 해당하게 된 때부터 없었던 것으로 본다. 나. 특허무효심결이 확정된 경우 기존 통상실시권자의 특허실시료 반환 청구 가능성 여부(위 쟁점에 대하여는 법률신문 2008. 11. 21.자 '특허가 무효라면 특허실시계약은 어떻게 되나' 기사에서 법원 내부의 논의를 소개한 바 있다). (1) 논의의 전개 위 규정에 따르면 특허무효심결이 확정된 경우 '특허권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특허권자가 특허실시료를 지급받은 경우 계약의 원시적 불능에 해당하여 무효 확정 이전에 받은 특허실시료를 부당이득이라고 할 수 있는지 논의가 있었다. ① 계약무효설: 특허가 무효로 확정된 경우 특허가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므로 계약을 무효로 해야 한다는 견해이다. 이 경우 실시권자는 이미 지급한 특허실시료를 부당이득반환청구 가능하다. ② 계약위반설: 특허가 무효로 확정된 경우 계약해지 사유가 발생한 것에 불과하다는 견해이다. 이 경우 실시권자는 이미 지급한 특허실시료를 부당이득반환 청구할 수 없다. 위와 같이 특허 무효가 발생한 경우 기존 특허 실시료에 대한 반환과 관련하여 부당이득 반환으로 인정될 것인지 여부와 관련한 상반되는 견해가 대립되어 있었으며 위 대법원 판결 이전에는 명확한 대법원 판례는 없었다. (2) 외국의 논의 일본 동경지방재판소는 1982. 11. 29. 1980년 제2981호 부당이득반환 청구 사건에서 지불완료 실시료 불반환 약정이 있는 경우 계약 체결 전 교섭단계에서 착오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기각한 바 있으며, 기지급 된 특허 실시료에 관하여 특허가 무효로 된 경우 선의의 수익자로서 반환의무만 있다고 한 사례와 악의의 수익자로서 손해배상 의무가 있다고 한 사례가 있다(이호천, '특허권의 무효에 따른 실시료 지급의무', 지식재산연구 제4권 3호, 36~37면). 미국의 경우 Lear Inc v. Adkins 395 U.S. 653, 677(1969) 사건에서는 특허 무효 시 미지급 실시료에 관하여는 그 지급의무를 부인하고 있으며, 기지급 실시료와 관련하여는 1997년 SGK 판결에서 특허가 판결에 의하여 무효가 된다고 하더라도 그 때까지 실시권자는 특허권자로부터 이익을 얻었으므로 과거의 실시료를 반환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한 사례가 있다(위와 같은 이호천 글 43면). (3) 대법원 판시 사항(대법원 2012다42666 판결 내용) 특허발명 실시계약에 의하여 특허권자는 실시권자의 특허발명 실시에 대하여 특허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이나 그 금지 등을 청구할 수 없게 될 뿐만 아니라 특허가 무효로 확정되기 이전에 존재하는 특허권의 독점적ㆍ배타적 효력에 의하여 제3자의 특허발명 실시가 금지되는 점에 비추어 보면, 특허발명 실시계약의 목적이 된 특허발명의 실시가 불가능한 경우가 아닌 한 특허 무효의 소급효에도 불구하고 그와 같은 특허를 대상으로 하여 체결된 특허발명 실시계약이 그 계약의 체결 당시부터 원시적으로 이행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는 없고, 다만 특허 무효가 확정되면 그때부터 특허발명 실시계약은 이행불능 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특허발명 실시계약 체결 이후에 특허가 무효로 확정되었더라도 앞서본 바와 같이 특허발명 실시계약이 원시적으로 이행불능 상태에 있었다거나 그 밖에 특허발명 실시계약 자체에 별도의 무효사유가 없는 한 특허권자가 특허발명 실시계약에 따라 실시권자로부터 이미 지급받은 특허실시료 중 특허발명 실시계약이 유효하게 존재하는 기간에 상응하는 부분을 실시권자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4. 판결의 의의 실무상으로도 특허무효가 확정된 경우 기존 특허실시료를 반환하였는지에 대해 혼란이 있었다. 이번 대법원 판례는 위와 같은 견해 대립과 관련하여 그 기준을 처음으로 설시하였는바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 원칙적으로 특허 무효가 확정되면 특허 무효의 소급효에도 불구하고 그때부터 특허발명 실시계약은 이행불능에 빠진다(계약위반설의 입장). ② 다만 특허 발명 실시계약이 원시적으로 이행불능이거나 특허발명 실시계약 자체에 별도의 무효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③ 따라서 위와 같은 예외 사유가 없는 한 이미 지급받은 특허실시료는 부당이득 반환 의무가 없다. 결국 위 판결은 원칙적으로 계약위반설의 입장에서 특허 발명 실시계약의 원시적 불능 내지는 특허실시 계약 자체의 무효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특허무효에 따른 기존 실시료의 부당이득 반환을 부정하여 계약 위반설의 입장에 있다. 계약위반설의 가장 큰 논거는 특허가 유효인 상황에서는 제3자로부터 배타적인 권리를 보유할 수 있으며 특허실시권자 또한 위와 같은 특허권의 효력에 근거하여 이익을 향수할 수 있었으므로 특허권자가 얻은 특허실시료를 부당이득으로 볼 수 없다는 논거에 근거한 것이다. 이에 반하여 계약 무효설에 의한 경우 특허실시권자는 특허의 효력에 근거하여 기존의 배타적을 이익을 얻고 있었는데 특허 무효라는 사정으로 또 다시 실시료까지 반환 청구를 인정한다는 점에서 민법상 부당이득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는 견해라고 생각한다. 결국 위 판결은 기존 특허의 효력으로 인하여 특허실시권자 또한 이익을 얻었다는 점에서 특허권자의 실시료가 법률상 원인 없는 이득이라 볼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바 있으며 부당이득의 본질에 보다 충실한 견해라고 생각한다. 5. 결어 위 각 사건의 경우 배당이의, 청구이의 사건은 갑 회사가 모두 승소하면서 대법원에 계류되었던 사건이며 주식양도 및 계약무효 사건은 갑 회사가 패소 부분이 존재하면서 대법원에 계류되었던 사건이었다. 또한 여러 특허에 근거한 특허 실시계약 중 주요 특허 부분이 무효 확정되면서 갑 회사가 을 회사의 특허실시료 미지급 및 매출공개의무 위반으로 위약금 청구가 가능한 것인지 여부에 대하여 다투어졌던 사건이다. 이 사건 각 당사자의 소송대리인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한다.
2015-10-01
임대인이 임대차계약 체결 후 소유권을 취득한 경우 임차인의 보호
1. 사안의 개요 논의와 관계되는 범위에서 대상판결의 사안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甲이 주택(이하 '이 사건 주택')에 관한 임의경매절차에서 최고가매수신고인의 지위에 있던 乙로부터 이 사건 주택을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기존 임차인으로부터 주택을 인도받아 전입신고를 마치고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았는데, 다음날 乙이 매각대금을 완납하고 丙 주식회사에 이 사건 주택에 관하여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다. 2. 대상판결의 요지 (1)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는 임대차가 임차인과 주택의 소유자인 임대인 사이에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경우로 한정되는 것은 아니나, 적어도 그 주택에 관하여 적법하게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것이 요구된다(이하 '판시①'). (2) 甲이 최고가매수신고인에 불과한 乙로부터 이 사건 주택을 인도받고, 전입신고 및 확정일자를 갖추었다는 것만으로 그 다음날 우선변제권을 취득하였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잘못이므로 파기한다(이하 '판시②'). 3. 검토 가. 판시①에 대한 검토 (1) 판시①은 이미 여러 판결에서 설시가 되어 왔기 때문에 판례의 위치를 차지했다고 보이지만, 그 문언 자체에서 '적법하게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권한'(이하 '적법한 임대권한')의 범위에 대하여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실제 사례들을 통하여 적법한 임대권한의 범위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령 전세권자가 전세권의 범위 내에서 임대할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하므로 소유권 외에도 전세권 등 주택에 대한 사용수익권을 포함하는 물권(이하 '소유권 등'이라 하고 소유권 등을 가지는 자를 '소유자 등'이라 한다)이 여기의 적법한 임대권한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다. 그런데 대상판결이 인용한 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7다38908 등 판결은 매매목적물을 인도받은 미등기 매수인으로부터 임차한 경우에도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될 수 있다고 함으로써, 일정한 범위 내에서는 소유자 등에 대한 채권을 가지는 데 불과한 임대인으로부터 임차한 경우에도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의해 보호될 수 있다는 점을 명백히 하였다. 대상판결은 위 판결의 연장선상에서, 주택에 관한 임의경매절차에서 최고가매수신고인이라는 것만으로는 적법한 임대권한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대상판결의 결론에 대하여는 이의가 없으나, 주택에 관한 채권적 권리만을 가지고 있는 자로부터 임차한 자가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대항력을 취득할 수 있다는 전제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2) 먼저,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대차 등기가 있는 경우에만 대항력이 생기는 민법의 기본 원칙(제621조)의 예외로 인도와 주민등록이라는 요건을 갖추면 채권인 임차권에 대항력을 부여한 것이다{민일영, 주택경매에 있어서 임차인보호에 관한 연구,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2004년) 23면 참조}. 그렇다면 임대인은 임차권 등기를 해줄 수 있는 지위에 있는 것이 전제된다고 보아야 하므로, 소유자 등이 아닌 임대인으로부터 주택을 임차한 자에게 대항력을 인정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주택임대차보호법이 대항력을 인정하는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된다. (3) 보다 근본적으로 소유자 등이 아닌 자로부터 해당 주택을 임차한 자가 대세적인 권리를 취득한다는 것은 임대인이 자기 권리 이상을 처분하는 결과가 되는데, 이처럼 권리의 이전에 관한 일반 원칙을 무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또한 소유자 등이 아닌 자로부터 임차한 자에게 대항력을 인정하는 것은, 소유자 등으로 하여금 타인(임대인)이 자기 권리를 처분하는 것을 용인하도록 강요하는 것으로서, 기본권 제한의 헌법적 한계가 지켜져야 하나 그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 임차인의 입장에서도 임차인은 어디까지나 임대인의 권리를 전제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임대인의 권리 범위 내에서 보호되면 충분하고, 임대인의 권리와 관계없이 임차인에게 대항력을 인정하는 것은 임차인을 과도하게 보호하는 것이다. (4) 따라서 판시①은 "주택의 소유자는 아니지만 주택의 사용수익에 관한 물권을 가지는 임대인과 사이에, 그 임대인의 권리 범위 내에서 체결된 임대차계약도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는 임대차에 포함된다"라고 제한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위 2007다38908 등 판결이 미등기 매수인으로부터 임차한 자에게 대항력을 인정한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나. 판시②에 대한 검토 임차인의 보호에 기울어 있다고 생각되는 판시①과 달리 판시②는 오히려 임차인의 보호에 너무 소홀하다는 느낌을 준다. (1) 판시②를 이해함에 있어서는 다소 주의할 필요가 있다. 대상판결은 甲이 인도 및 주민등록과 확정일자를 마친 다음날부터 우선변제권을 취득하였다고 본 원심 판결을 파기하였을 뿐이다. 하지만 대법원이 甲이 丙보다 앞서 우선변제권 요건을 갖추었다고 보았다면 원심 판결을 파기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판시②는 ㉠ 甲은 乙이 추후 소유권을 취득해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전혀 취득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거나, ㉡ 甲은 乙이 추후 소유권을 취득하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취득할 수는 있지만, 정당한 임대권한이 없는 자로부터 임차한 경우에는 이미 인도 및 주민등록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임대인이 정당한 임대권한을 취득한 날을 기준으로 그 다음날 대항력이 발생한다는 전제에서, 丙이 乙의 소유권 취득 당일 근저당권을 취득한 이상 甲은 丙보다 선순위 우선변제권을 취득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 (2) ㉠과 같이 보는 것은 가령 丙이 없는 경우를 가정해 보면 타당하지 않음을 쉽게 알 수 있고, 기존의 판결례들과도 배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판시②는 ㉡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나아가 ㉡의 입장을 취할 때에도 甲이 丙보다 후순위라도 우선변제권을 갖기는 하는지 여부가 추가로 문제될 수 있는데, 긍정하는 것이 옳다고 보이나 대상판결에 대한 필자의 결론에 달라지는 것이 없으므로 상세는 생략한다). ㉡과 같이 이해하는 것은, 가령 대법원 2000. 2. 11. 선고 99다59306 판결 등이, 소유권자가 타인에게 주택을 매도함과 동시에 이를 다시 임차하여 계속 거주하기로 약정한 후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 된 사안에서, '주민등록은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 된 날로부터 임대차를 공시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매도인이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임차인으로서 대항력을 갖는 것은 소유권이전등기의 익일부터'라고 본 것과 일관되는 면이 있다. 입법론적인 측면에서는, 대항요건을 갖추는 시점과 대항력 발생 시점 사이에 시간적 간격을 둠으로써 임차인의 보호에 의도적인 공백을 두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점에서, 인도 및 주민등록 시에 대항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된다(유사한 취지로 민일영, 전게 논문 97면 등 참조). 이렇게 개정이 되면 甲이 丙보다 선순위 우선변제권을 취득한다고 보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행법상으로도 甲은 乙의 소유권이전등기 시점에 대항력을 취득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인도 및 주민등록이 그 다음날부터 효력을 가지는 것은 이들 요건과 제3자 명의의 등기가 같은 날 행하여질 경우 그 선후 결정에 어려움이 생기는 것을 대비한 것이다(민일영, 전게논문 96면 및 대법원 1997. 12. 12. 선고 97다22393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취지를 고려하면, 대항력 발생 시기에 관한 규정은 인도 및 주민등록 시점의 불명확성이 문제될 수 있는 상황을 해결할 수 있도록 적용되면 충분하다. 따라서 임대차계약에 따른 인도 및 주민등록이 있은 후 임대인이 소유권 등을 취득한 경우 대항력 발생 시기는 인도 및 주민등록이 있은 날의 다음날 0시와 임대인의 소유권 등 취득 시점 중 나중에 오는 시점으로 보면 되지, 더 나아가 '임대인이 소유권 등을 취득한 날에 새로이 인도와 주민등록이 있는 것처럼 보아 그 다음날을 기준으로 다른 등기와의 선후가 결정되어야 한다'고 보는 것은 입법 취지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대법원 2002. 11. 8. 선고 2002다38361 등 판결 및 대법원 2001. 1. 30. 선고 2000다58026 등 판결은 임차인이 인도 및 주민등록을 갖춘 후 임대인이 소유권을 취득한 사안에서 임대인이 소유권을 취득한 '즉시' 대항력을 취득한다고 보았는데, 이들 판결도 이러한 관점에서 통일적으로 이해될 수 있다. 위 99다59306 판결 등에서도 기존의 소유자였던 임차인은 소유권이전등기 시점에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을 취득한다고 보았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보면, 甲은 인도 및 주민등록을 마치고 임대차계약상 확정일자를 받은 날의 다음날 0시 이후로서, 乙이 이 사건 주택의 소유권을 취득한 시점에 대항력 및 우선변제권을 취득하므로, 그 후에 근저당권을 취득한 丙보다 선순위 우선변제권을 가진다고 결론지을 수 있을 것이다.
2015-08-10
6
7
8
9
10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노동사기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