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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해설] 병원집단급식소 직영가산부분에 대한 요양급여비용환수처분의 취소 사건
서울행정법원 2016구합7351 요양급여비용환수결정취소 1. 기초적 사실관계 A의료법인은 2009. 5. 1. 설립된 의료법인으로, 그 전신(前身)은 개인병원인 A병원이다. A개인병원은 관할 행정청에 식품위생법에 따른 집단급식소 설치·운영신고를 하고 환자들에게 급식을 제공해왔다. A의료법인 설립에 따라 A개인병원은 의료법인의 부속병원으로 전환하였고, 당해 집단급식소는 법인 전환과 무관하게 입원환자들에게 계속 급식을 제공하였다. 그런데, A의료법인에서는 집단급식소 운영자가 개인에서 법인으로 변경된 사실을 제때 신고하지 못했다. 즉, 위 집단급식소에 대하여 개인병원인 A병원 원장 명의로 행한 집단급식소 설치·운영 중단신고와 A의료법인 명의로 된 집단급식소 설치·운영 신고가 동시에 이루어졌어야 하나, 위와 같은 사실을 간과한 A의료법인은 2009. 11. 16. 뒤늦게 신고를 마쳤다. 따라서, 2009. 5. 1.부터 2009. 11. 16.까지는 A의료법인이 집단급식소 설치·운영신고 없이 당해 집단급식소를 설치·운영한 것 같은 외관이 형성된 것이다. 이러한 미신고 공백기간을 없애달라는 A의료법인의 정정요청에 대하여, 관할 행정청에서는 “집단급식소가 개인 소유에서 법인 소유로 바뀜에 따라 즉각적인 중단신고 후 설치·운영신고가 이루어졌어야 한다. 다만, A의료법인은 단순히 민원서류를 늦게 신고한 것으로 보일 뿐 급식을 중단한 것은 아니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주었다. 위 공문을 받은 A의료법인은 추후 위 문제로 법적 문제가 생기지는 않겠거니 생각하였다. 그러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6. 7.경 A의료법인에게 “2009. 5. 1.부터 2009. 11. 15.까지 집단급식소 설치·운영신고를 하지 않고 입원환자 식대를 청구하였으니, 위 미신고 기간의 식대 중 직영가산 부분을 환수하겠다”며 4,300만원에 달하는 요양급여비용의 환수처분을 내렸다. 대상판결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A의료법인에 대한 위 환수처분의 당부를 다룬 것이다(서울행정법원 2016구합 7351). 2. 대상판결의 쟁점 구(舊) 국민건강보험법 제39조 제2항(현행 제41조 제3항)은 「요양급여의 방법·절차·범위·상한 등 요양급여의 기준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였고, 보건복지부령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5조 제1항 [별표 1] 제6호 (다)목은 「입원환자에 대한 식사는 환자의 치료에 적합한 수준에서 의료법령 및 식품위생법령에서 정하는 기준에 맞게 위생적인 방법으로 제공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또한, 구 보건복지부 고시 ‘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대가치점수’ 제17장 산정기준 2항은 「입원환자 식대는 의료법 및 식품위생법에서 정한 인력·시설 기준을 갖춘 요양기관에서 환자 음식을 제공한 경우에 산정한다」고 규정하였고, 구 식품위생법 제69조 제1항은 「집단급식소를 설치·운영하고자 하는 자는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A의료법인은 법인명의의 새로운 집단급식소 설치·운영 신고를 하지 않은 채 2009. 5. 1.부터 2009. 11. 15.까지 그 전신인 A개인병원의 집단급식소 설치·운영 신고에 의거 집단급식소를 운영하며 입원환자들에게 급식을 제공하고 피고 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를 받았다. 이에 대하여 피고 공단은 미신고 기간 중의 입원환자 식대청구는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52조 제1항(현행 제57조 제1항)이 규정한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하므로 처분에 위법성이 없다고 주장한 반면, A의료법인은 착오로 법인명의의 집단급식소 설치·운영 신고를 하지 못했을 뿐 집단급식소에 대하여는 이미 A개인병원 원장명의로 신고가 이루어져 있었고 미신고 기간 중에도 입원환자에게 계속 급식이 제공된 사실이 있으니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이다. 3. 대상판결의 요지 대상판결은 A의료법인이 식품위생법령에서 정하는 기준에 맞게 위생적인 방법으로 입원환자에 대한 식대를 제공하였다고 보이므로, A의료법인이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즉 대상판결에 따르면, 구 국민건강보험법 등 관련 법령이 식품위생법상의 인력·시설 기준을 갖춘 요양기관에서 환자 식사를 제공한 경우에 요양급여비용을 지급하도록 규정한 것은 의료기관으로 하여금 입원환자에게 치료에 적합한 위생적인 수준의 식사를 제공하게 하려는 데 취지가 있는 것인데, 이 사건 집단급식소는 그 전신인 A개인병원에서 이미 집단급식소 설치·운영신고를 하여 관할 행정청으로부터 주기적으로 현장 지도점검을 받아왔고, 새로운 운영자가 된 A의료법인은 집단급식소 직원 고용, 업무상지시·감독, 위생상태 점검, 식자재 매입 등의 업무를 직접 관장해온 것으로 보아, A의료법인이 식품위생법령에서 정하는 기준에 맞게 위생적인 방법으로 입원환자에 대한 식대를 제공하였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서울행정법원에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은 그것이 처분사유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위법한 처분으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위 판결에 항소하지 아니하여 판결은 확정되었다. 4. 대상판결의 해설 :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에 대한 기념비적 판결 서울행정법원은 대상판결과 유사한 다른 사건에서는 병원이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손을 들어준 적이 있다. 처음 개설된 B병원이 집단급식소 설치·운영신고 없이 수개월간 집단급식소를 운영하다 뒤늦게 신고를 마쳤으나 수년 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환수처분을 받은 사안으로서, B병원은 개원 당시 어느 행정청으로부터도 집단급식소 설치·운영신고를 해야 한다는 지도를 받은 바 없어 신고를 해야 함을 알지 못한 점 및 아무런 문제도 제기하지 않다가 수년이 지난 이제야 환수처분을 한다는 것은 재량권의 일탈 남용이라는 점을 주장하였으나 이는 인정받지 못했다(서울행정법원 2015구합 3775 요양급여비용환수결정취소 사건). 이 사건 초기인 2016년 당시 피고 공단은 A의료법인에 부당이득 환수처분을 내리는 공문에서, 위 판결문 등을 언급하며 “A의료법인이 행정소송을 제기해보았자 실익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상판결의 집단급식소는 A의료법인 설립 이전에 이미 설치·운영신고가 되어있어 행정청의 관리·감독을 받고 있던 상태였고, 단순히 운영자 변경사실이 늦게 신고가 되었다는 점에서 위 유사사건과 차이가 있었다. A의료법인은 이 차이가 충분히 다퉈볼만한 차이라고 생각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했던 것이고, 승소한 것이다.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은 「공단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사람이나 보험급여 비용을 받은 요양기관에 대하여 그 보험급여나 보험급여 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징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경우’란 요양기관이 요양급여 비용을 받기 위하여 허위의 자료를 제출하거나 사실을 적극적으로 은폐할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니고, 관련 법령에 의하여 요양급여 비용으로 지급받을 수 없는 비용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청구하여 지급받는 행위를 모두 포함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두3975 판결 등). 위 판례의 문구만 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환수처분을 받은 경우 중 과연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이 아닌 경우가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이다. 그러나, 대상판결처럼 처분요건에 부합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환수처분이 취소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고 의료기관의 실질적인 권익구제를 위하여도 행정법원의 적극적인 개입은 절실히 요구된다고 하겠다. 참고적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행정법원에서 환수처분 취소의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해 패소사건에 대하여는 상소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부당한 환수처분을 당한 의료기관으로서는 대상판결의 환수처분 취소 법리를 인지, 적극 주장할 것을 권한다.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개원 20주년 기념식을 개최하였고 행정법원장은 국민의 권리구제를 실질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공언까지 하였기 때문이다. 윤동욱 변호사 (법률사무소 서희)
요양급여
환수
의료법인
윤동욱 변호사 (법률사무소 서희)
2018-03-13
민사일반
[판례해설] 주유소 혼유사고… 운전자도 30%책임
현대인이 반드시 들려야 할 곳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은행도 인터넷으로, 쇼핑도 온라인 쇼핑몰에서~하지만 주유소는 인터넷으로 안된다. 반드시 자동차를 끌고 주유소에 가서 연료를 주입해야 한다. 셀프 주유소도 있지만 대부분은 일반 주유소를 이용할 것이다. 주유소에 들어갈 때 휘발유 주유기와 경유 주유기가 따로 있으면 내 차에 맞는 곳으로 찾아가면 되는데, 공중에 매달려 있는 주유기를 끌어 내리는 곳도 있고 휘발유와 디젤이 함께 있는 복합주유기도 있다. 그럴 때 혹시 주유원이 내 차에 제대로 주유하는지 살펴보는 운전자가 얼마나 될까? 일부 운전자들은 내게 맞는 주유기를 찾아가 주유소 직원이 주유기를 빼들고 주유구에 꽂는 것까지 확인하고 마지막에 액수까지 확인하기도 하겠지만 대부분은 주유구 방향만 맞춰 세운 후 "5만원이요~" "가득이요~"라고만 외치고 잠시 통화하거나 문자 보내는 등으로 주유하는 걸 눈으로 확인하지 않는 게 보통이다. 잠시 문자 한 통 보내고 주유하는 걸 봤더니 내 차는 경유차인데 휘발유가 들어가고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스톱 스톱을 외쳐 주유를 멈추게 해야 할 것이다.아직 주유하기 전이면 괜찮지만 다른 연료가 조금이라도 들어갔으면 문제가 되기에 바로 연료 계통을 세척해야만 한다. 주유할 때 시동을 껐으면 그나마 세척이 쉽지만 시동을 켜 둔 상태라면 이미 연료가 엔진을 돌아 세척작업이 더 어려워 질 수 있다. 이런 혼유 사고 (기름이 섞이는 사고)가 설마 일어날까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제법 많이 일어 난다. 주유원이 당연히 맞는 연료를 주입해야 하지만 무척 바쁠 때, 또는 잠시 딴 생각하다 보면 경유차에 휘발유를, 휘발유차에 경유를 주입하는 경우가 제법 있다. (일반적으로는 경유차에 휘발유를 잘못 주입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경유차의 주유구 지름이 넓어 휘발유 주유기가 쉽게 들어갈 수 있는데 반해 휘발유차의 주유구는 상대적으로 좁아서 경유 주유기를 무리하게 주입하려 하지 않으면 잘 안 들어가기 때문이다. ) 여기서 휘발유차와 경유차는 모델이 다르고 차종이 다른데 왜 그런 사고가 생기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요즘은 같은 차종, 같은 모델인데도 휘발유차도 있고 경유차도 있어서 외관으로서는 전혀 구분되지 않는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경유차의 주유구에는 "경유" 또는 "DIESEL"이라고 눈에 띄게 인쇄해 놓았지만 바쁠 때 그걸 눈여겨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그 글자가 지워져 희미한 경우도 있어서 혼유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혼유사고는 누가 책임져야 할까? 당연히 주유소가 책임져야 한다. 주유소 직원을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못했기 때문에 주유소가 엔진 세척비, 수리비, 교환비 등을 물어줘야 하는데 주유소에게 100% 책임 있을까?그렇지 않다. 상황에 따라 운전자에게도 일부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운전자는 주유원이 혹시 실수할 가능성이 있기에 실수하는지 아닌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주의깊게 살펴야 하고 그러지 못했을 땐 운전자에게도 과실이 인정된다. 한편, 주유하기 전에 시동 꺼야 한다는 건 대부분 운전자들이 상식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만일의 화재에 대비하기 위함이 주된 이유겠지만, 혼유사고에 대비해서도 시동을 꺼야 한다. 2016. 9. 경기도 시흥시의 한 주유소에서 유종을 지정하지 않고 주유해 달라고 했는데 주유소 직원이 경유차에 휘발유를 주유했고, 중간에 운전자의 남편이 이를 발견하고 정지시켰으나 이미 18L 가량의 휘발유가 혼유되어 세척 및 수리가 필요했던 사건에서 법원은 "이 사건 차량의 경우 외관상 경유 차량인지, 휘발유 차량인지 구별이 어려운 점, 원고가 주유를 요청할 당시 시동을 끄지 않은 채 주유를 요청하였을 뿐만 아니라 유종도 알려주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혼유사고 발생 및 손해의 확대에 대한 운전자의 과실은 30%"라고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나36856 판결) 그렇다면 시동을 끄고, 경유 주유기 앞 (더 정확하게는 경유와 휘발유가 같이 있는 복합주유기 앞)에 차를 세웠으면 운전자에게는 잘못이 없는걸까?그렇지 않다. 명확하게 "경유~"라 얘기하고, 주유할 때 경유가 들어가는지 직접 확인해야 하고 그러지 않으면 잘못이라는 판결도 있었다. 2014. 9. 서울 강동구의 어느 주유소에서 경유와 휘발유가 같이 있는 복식주유기 앞에 경유차를 세우고 "3만원이요~"라고만 하자 주유원이 "휘발유 3만원이요~"하면서 주유하는 걸 중간에 발견하고 멈추게 했지만 연료계통 세척이 필요했던 사건에서 법원은 "어떤 유종인지 정확하게 밝히고 그에 따른 주유를 명시적으로 요구하면서 정상적으로 주유되고 있는지 확인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은 건 잘못이고 그 비율은 10%로 본다"라고 판결했다. ( 서울동부지방법원 2014가단128855, 2014가단53661판결) 결국 운전자는 주유원이 알아서 해 주겠지 하면서 방심하면 안된다. 휘발유차는 휘발유 주유기 앞에, 경유차는 경유 주유기 앞에 세워야 하고, 만일 복식주유기 앞에 차를 세워야 할 때라면 반드시 "경유 5만원이요~"라고 분명히 얘기한 후 주유원이 경유 주유기를 손에 잡는 거까지 확인해야만 한다. 운전하느라 신경 많이 써서 주유하는 동안만이라도 잠시 긴장을 풀어 볼까 했는데 오히려 더 신경써야 한다니~ 현대인의 삶이 고달프게 느껴진다. 한문철 변호사
주유소
혼유
휘발류
경유
유종
한문철 변호사
2018-03-09
[판례해설] 신안군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 대법원 판례 해설
Ⅰ. 사건 개요 피고인들은 2016. 5. 21 ~ 5. 22. ○○초등학교 교사가 술에 취하자 피해자를 관사에 데려다 준다는 핑계로 순차 공모하여 피해자 주거에 침입하여 항거불능상태의 피해자를 2회 간음(기수), 3회 간음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결국 피해자에게 최소 1년을 초과하는 불상 기간의 치료가 필요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상해를 가한 사건이다. 좀 더 상세히 시간적 순서에 따라 정리하면 크게 2개의 범죄행위로 나누어 정리할 수 있다. 2016년 5월 21일 피고인들이 한 범죄행위이다. 피고인 3명은 식당에서 여교사를 간음할 것을 순차, 암묵적으로 공모하고 술에 취에 항거불능상태에 빠진 여교사를 23시16분경 피고인 박○○은 강간하려 하였으나 하지 못하고, 23시 31분경 현장에 있던 피고인 이○○도 강간하려 하였으나 하지 못하고 이후 23시 46분경 피고인 김○○이 강간하려 하였으나 하지 못한 제1행위와 이후 이들 피고인들은 2016년 5월 22일 다시 항거불능상태인 여교사 집으로 돌아와 01시 00분경 피고인 이○○가 여교사를 강간하고, 다시 01시 48분경 피고인 김○○도 여교사를 강간한 제2행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Ⅱ. 제1심의 판단 제1심은 2016년 5월 21일에 발생한 간음미수행위(3회)에 대하여는 공모, 합동 관계에 의한 범행이 아니라 각 피고인들의 단독 범행으로 인정하여 피고인 박○○ 단순강간미수, 피고인 이○○ 주거침입강간미수 피고인 김○○ 주거침입강간미수를 인정하였다. 2016년 5월 22일에 발생한 간음행위(2회)에 대하여는 피고인들의 공모, 합동관계를 인정하고 결과적 가중범인 성폭력처벌법위반(강간등치상)죄에 대하여 모두 유죄로 인정하여, 피고인 박○○ 징역 12년, 피고인 이○○ 징역 13년, 피고인 김○○ 징역 18년을 선고하였다. Ⅲ. 원심의 판단 원심은 유·무죄에 대한 피고인들과 검사의 주장을 배척한 반면, 피해자들과 합의를 한 점을 고려하여 피고인 박○○ 징역 7년, 피고인 이○○ 징역 8년, 피고인 김○○ 징역 10년을 선고하였다. Ⅲ. 대법원 상고 피고인들은 원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2016년 5월 22일 발생한 간음(2회)행위 및 성폭력법위반(강간등치상)죄에 대하여 공모공동정범, 합동범을 인정할 수 없고, 피고인 김○○은 이에 더하여 원심의 징역10년이 너무 무겁다며 상고하였다. 검사는 2016년 5월 21일 발생한 간음미수(3회)행위 역시 공모공동정범, 합동범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 박○○에 대하여 주거침입죄를 인정할 수 있다며 상고하였다. Ⅳ. 대법원에서의 쟁점 정리 및 판단 사건의 쟁점 제1행위에 있어서 피고인들의 각 간음미수행위(3회) 사이에 공모공동정범, 합동범 성부와 피고인 박○○에 대한 주거침입죄 성부가 주된 쟁점이다. 제1행위에 있어서 피고인 박○○, 피고인 이○○, 피고인 김○○에 대한 공모공동정범 성립 여부 (1) 사실관계 피고인 이○○가 자신 소유 봉고차량으로 만취한 여교사를 관사로 데려다 주려하자 피고인 박○○은 피해 여교사 관사 위치를 유일하게 알고 있다는 점, 피고인 이○○의 봉고차량 보다 카니발 차량이 만취한 피해자를 옮기기 편하다는 점에서 자신의 차를 이용하여 관사로 이동하였다. 이 때 피고인 박○○은 피고인 이○○는 일정거리를 유지하면서 뒤 따라 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함께 관사로 갔다. 이후 피고인 이○○는 피고인 박○○ 카니발 승용차 바로 뒤에 자신의 봉고차량을 주차하고 약 10여 분간 피고인 박○○의 범행이 끝나기 기다렸다가 피고인 박○○으로부터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피고인 박○○이 열어 놓은 관사로 들어가 간음행위로 나아갔다. 피고인 김○○은 피해 여교사가 만취상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으며, 이후 피고인 박○○에게 여러 차례 전화 시도를 하여 피고인 박○○으로부터 피해 여교사 관사 위치 및 피고인 이○○가 관사 안으로 들어간 사실을 알게 되었다. 피고인 김○○은 피해 여교사 관사에 도착한 후 관사의 문을 열어 피고인 이○○가 피해 여교사를 간음하려는 모습을 보고, 자신의 간음행위를 위하여 피고인 이○○에게 빨리 나오라고 재촉하였다. 이후 피고인 이○○에 의해 나체가 된 피해자를 간음하려고 나아갔다. (2) 공모공동정범의 성립요건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하는 것으로서,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요건으로서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으로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사실이 필요하다. 여기서 공동가공의 의사는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공모자 중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 일부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지 않은 사람도 전체 범죄에서 그가 차지하는 지위, 역할이나 범죄 경과에 대한 지배나 장악력 등을 종합해 볼 때, 단순한 공모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이른바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질 수 있다.다만 공동가공의 의사는 사전모의를 필요로 하거나 범인 전원이 일정한 시간과 장소에 집합하여 행할 필요는 없고 그 가운데 한 사람 또는 두 사람을 통하여 릴레이식으로 하거나 또는 암묵리에 서로 의사가 상통해도 된다. (3) 피고인 박○○, 피고인 이○○, 피고인 김○○에 대한 공모공동정범 성립 가능성 피고인 이○○는 피고인 박○○의 범행을 저지하지 아니하였을 뿐 만 아니라 관사의 위치를 아는 박○○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신의 간음의사를 실행에 옮긴 것으로 볼 수 있으며, 피고인 박○○ 역시 피고인 이○○가 따라 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지 하지 아니하였을 뿐 만 아니라 피고인 이○○가 밖에서 망을 보는 것을 이용하여 자신의 간음의사를 실행에 옮긴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피고인 김○○ 역시 피고인 이○○와 피고인 박○○의 범행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저지하지 아니하였을 뿐 만 아니라 피고인 박○○이 준 관사의 위치, 피고인 이○○도 관사에 들어갔다는 등의 내용과 피고인 이○○가 범한 간음행위를 이용하여 자신의 간음의사를 실행에 옮긴 것으로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피고인 박○○, 피고인 이○○, 김○○ 모두 피해 여교사를 간음한다는 점에 대한 공동가공의 의사를 인정할 수 있다. 2. 피고인 박○○, 피고인 이○○에 대한 합동범 성립 여부 (1) 사실관계 피고인 이○○는 관사 주변에서 약 10여 분간 피고인 박○○의 범행이 기다렸다가 피고인 박○○으로부터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열려진 관사에 들어가 피해자를 간음하였다. (2) 합동범의 성립 요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3항, 제1항의 ‘2인 이상이 합동하여 형법 제299조의 죄를 범한 경우’에 해당하려면,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실행행위를 분담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하는데, 범죄의 공동가공의사가 암묵리에 서로 상통하고 범의 내용에 대하여 포괄적 또는 개별적인 의사연락이나 인식이 있었다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시간적으로나 장소적으로 협동관계에 있었다면 실행행위를 분담한 것으로 인정된다. (3) 피고인 박○○, 피고인 이○○에 대한 합동범 성립가능성 피고인 박○○이 피해자를 간음할 당시 피고인 이○○는 피해자 관사 주변에서 망을 보고 있었다는 점에서 시간적으로나 장소적으로 협동관계에서 실행행위를 분담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합동범이 성립한다. 3. 피고인 박○○의 주거침입죄 성립 여부 (1) 사실관계 미혼에 혼자 거주하고 있는 관사에 항거불능상태에 있는 피해 여교사를 간음할 목적으로 들어갔다. (2) 주거침입죄 성립 여부 피고인 박○○은 만취 상태에 있는 피해자를 간음하기로 이미 작정하고 피해자의 관사에 들어가 갔다는 점에서 주거권자인 피해자의 묵시적 의사에 반하였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 Ⅵ. 파기 환송심의 쟁점 1. 피고인들의 제1행위에 대한 죄명 원심에서는 피고인 박○○ 단순강간미수, 피고인 이○○ 주거침입강간미수 피고인 김○○ 주거침입강간미수죄를 인정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의 취지에 따라 판단한다면 각 피고인의 죄명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1) 피고인 박○○ 죄명 피고인 박○○에게는 합동범이 성립될 수 있다는 점에서 특수강간미수죄, 그리고 피고인 이○○, 김○○의 행위에 대하여도 공모공동정범을 인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피고인 박○○의 주거침입간음미수죄의 공동정범, 김○○의 주거침입간음미수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한다. (2) 피고인 이○○ 죄명 피고인 이○○에게는 피고인 박○○과 함께 특수강간미수죄, 자신이 한 범죄인 주거침입간음미수죄 및 공모공동정범이 성립될 수 있는 피고인 김○○의 주거침입간음미수죄의 공동정범이 성립된다. (3) 피고인 김○○ 죄명 피고인 김○○에게는 자신이 범한 주거침입간음미수죄 외에 공동가공의 의사가 인정될 수 있지만 현장에 없었다는 점에서 피고인 박○○ 행위와 관련하여 주거침입간음미수죄의 공동정범 및 피고인 이○○ 행위와 관련하여 주거침입간음미수죄의 공동정범이 성립된다. 주의할 점은 처음부터 피고인 김○○이 피고인 박○○과 피고인 이○○의 특수강간행위에 대해 공모하고 이에 공동으로 가담한다는 의사가 없다는 점에서 합동범의 공동정범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Ⅶ. 결론 대법원의 법리에 따라 각 피고인들에 대한 제1행위에 대한 죄명이 변경된다면 단순일죄에서 3개 범죄의 실체적 경합이 되어 원심보다 형량이 상향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원심에서 ‘피해자의 합의’라는 양형요소에 의하여 제1심에서 선고된 피고인 박○○ 징역 12년, 피고인 이○○ 징역 13년, 피고인 김○○ 징역 18년을 박○○ 징역 7년, 피고인 이○○ 징역 8년, 피고인 김○○ 징역 10년으로 감경하여 선고하였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파기환송심에서도 형량이 그렇게 늘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성범죄가 친고죄에서 비친고죄로 바뀌어 피해자의 의사보다 불법에 대한 형사사법의 정의 실현이 더 강조되었다는 점, 양형기준 상 ‘피해자와 합의’ 혹은 ‘처벌불원’은 하나의 감형요소로 선고형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점, 피해자의 합의가 진의에서 이루어지는 것 보다는 형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피해자와 합의를 이유로 제1심의 선고형량을 거의 반으로 낮추는 것은 국민의 건전한 법 상식을 반영하지 못할 뿐 만 아니라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양형이 아니라는 점을 파기환송심은 꼭 한번 고려해주시길 희망한다. 승재현 형법학 박사 (형사정책연구원)
승재현 형법학 박사 (형사정책연구원)
2018-01-29
행정사건
[판례해설] "제6회 변호사시험 로스쿨별 합격률 공개해야"
1.사건의 개요 가.원고(대한변호사협회)는 2017. 6. 22. 피고(법무부장관)에게 2017년 제6회 변호사시험의 전체 응시자 수, 합격자 수, 합격률 및 법학전문대학원별 응시자 수, 합격자 수, 합격률에 관한 정보의 공개를 청구하였다. 나.피고는 2017. 7. 3. 원고에게 2017년 제6회 변호사시험의 전체 응시자 수, 합격자 수, 합격률은 공개하였으나, 법학전문대학원별 응시자 수, 합격자 수, 합격률에 관한 정보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 변호사시험법 제18조 제2항(이하 통틀어 ‘이 사건 각 조항’)에 따른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비공개하는 부분공개 결정을 하였다(이하 위 비공개결정 부분을 ‘이 사건 처분’, 비공개 대상 정보를 ‘이 사건 정보’). 다.이에 원고는 2017. 7. 17. 이 사건 정보가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2.대상판결의 요지 가.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법학전문대학원별 응시자 수 및 합격자 수와 관련된 통계를 작성하거나 취득하여 관리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소는 법률상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항변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상판결은 피고가 출신 법학전문대학원을 입력한 변호사시험의 응시원서를 인터넷으로 접수하여 관리하고 있고, 피고가 전산기기를 이용하여 이미 보유하고 있는 개개의 정보를 검색·가공하여 결과물을 작성하는 방식으로 별다를 어려움이 없이 원고가 공개를 청구한 이 사건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가 이 사건 정보를 보유·관리하고 있을 개연성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위 본안전 항변을 배척하였다. 나.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대상판결은 아래의 논거를 들어 이 사건 정보가 이 사건 각 조항에 따른 비공개 대상 정보, 즉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 내지 ‘공개하면 시험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줄 수 있는 정보’(변호사시험법 제18조 제2항)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정보와 같이 이미 결정된 합격자 등의 통계에 관한 사항은 변호사시험법에서 정하고 있는 피고의 시험업무의 수행과는 무관한 것이고, 이를 공개하더라도 피고의 시험업무 수행에 있어서 어떠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볼 수 없다. ·피고는 이 사건 정보를 공개할 경우 법학전문대학원의 과다경쟁과 대학 서열화의 문제가 발생될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는 이 사건 각 조항이 정보의 비공개로써 보장하고자 하는 보호법익, 즉 변호사시험 업무 수행의 공정성과는 직접적이거나 상당한 관계가 없다. ·피고는 사법시험에 대해서는 매년 출신대학별 합격자 수를 공개하여 왔다. ·이 사건 정보가 공개될 경우, 법학전문대학원별로 교육이 적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로 기여할 수 있고, 법학전문대학원의 공정한 평가에 도움이 될 것이며, 낮은 서열로 인식되는 대학에 설치된 법학전문대학원으로서는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통해 교육과정의 우수성을 입증할 기회를 가짐으로써 기존에 형성된 대학 서열이 그대로 고착화되는 결과를 방지할 수도 있다. 결국 대상판결은 이 사건 정보가 이 사건 각 조항에 따른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지 아니함에도 이를 공개하지 아니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한편 피고는 대상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한 상태이다. 3.해설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는 “감사·감독·검사·시험·규제·입찰계약·기술개발·인사관리에 관한 사항이나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 등으로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를 비공개 대상 정보로 규정하고 있고, 변호사시험법 제18조 제2항은 “법무부장관은 채점표, 답안지, 그 밖에 공개하면 시험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줄 수 있는 정보는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위 조항들을 처분사유로 한 이 사건 처분의 적법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정보가 공개될 경우 피고의 변호사시험에 관한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이 초래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란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 객관적으로 현저하게 지장을 받을 것이라는 고도의 개연성이 존재하는 경우로, 비공개함으로써 보호되는 업무수행의 공정성 등 이익과 공개로 보호되는 국민의 알 권리 보장,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 및 국정운영의 투명성 확보 등 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두19021 판결 등)라고 판시하고 있고, 특히 시험정보가 비공개 대상 정보인지 문제되는 경우 “정보공개법 및 시험정보를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입법취지, 당해 시험 및 그에 대한 평가행위의 성격과 내용, 공개의 내용과 공개로 인한 업무의 증가, 공개로 인한 파급효과 등을 종합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라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07. 6. 15. 선고 2006두15936 판결, 대법원 2003. 3. 14. 선고 2000두6114 판결). 변호사시험에 관한 피고의 업무는 변호사시험의 공고, 출제, 실시, 채점, 응시자별 응시제한 사항의 확인, 합격자 결정 등 변호사시험법에서 정한 피고의 시험업무라고 할 것인데, 법학전문대학원별 합격률에 관한 이 사건 정보의 공개 여부가 위와 같은 피고의 시험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는 이 사건 정보를 공개할 경우 법학전문대학원의 과다경쟁과 서열화 문제가 발생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와 같은 문제와 피고의 시험업무 수행 사이에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볼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대상판결에서도 적절하게 지적하고 있듯이 이 사건 정보의 공개가 그와 같은 문제를 발생·심화시키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특히 피고는 사법시험의 경우 매년 출신대학별 합격자 수를 공개하여 왔으므로, 변호사시험의 경우에만 법학전문대학원별 합격률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시험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주장은 모순적이다. 피고는 변호사시험의 경우 사법시험과 비교하여 정보 공개에 다소 소극적인데, 사법시험의 경우 응시번호 및 성명을 기재한 합격자 명단을 공개하고 있는 것과 달리 변호사시험의 경우 응시번호만을 공개하고 있는 점, 사법시험법의 경우 “시험에 응시한 자는 당해 시험의 합격자 발표일부터 6월내에 법무부장관에게 본인의 성적공개를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2011. 7. 25. 개정된 변호사시험법 제18조 제1항은 “시험의 성적은 시험에 응시한 사람을 포함하여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아니한다. 다만, 시험에 불합격한 사람은 시험의 합격자 발표일부터 6개월 내에 법무부장관에게 본인의 성적 공개를 청구할 수 있다.”라고 하여 시험 성적의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 점이 그 예이다. 이러한 변호사시험의 정보 비공개와 관련하여, 서울행정법원 2015. 1. 8. 선고 2014구합13034 판결은 합격자 성명의 정보공개 청구에 대한 법무부장관의 비공개결정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고(이에 대하여 법무부장관이 항소하였으나 2015. 9. 23. 항소기각되었고, 법무부장관이 상고함에 따라 현재 상고심 계속 중이다), 헌법재판소는 위 개정 변호사시험법 제18조 제1항 본문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변호사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하였거나 심판청구 당시 법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인 청구인들의 알 권리(정보공개청구권)를 침해한다고 보아 위헌결정을 내린 바 있다[헌법재판소 2015. 6. 25.자 2011헌마769, 2012헌마209, 536(병합) 결정]. 대상판결은 위 서울행정법원 판결 및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과 마찬가지로 변호사시험에 관한 정보의 공개가 국민의 알 권리 보장 등 공익을 위하여 필요하다는 전제 하에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대상판결의 태도는 국민의 알 권리가 헌법 제21조에 의하여 직접 보장되는 권리로서 현대사회에 들어 더욱 중시되고 있는 점, 정보공개법은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는 국민의 알 권리 보장 등을 위하여 모든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공개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천명하고 있는 점(정보공개법 제3조, 제5조 제1항),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법학전문대학원별 합격률에 관한 정보의 공개가 피고의 시험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오정한 변호사 (법무법인(유) 율촌 )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시험
법무부
로스쿨
합격률
오정한 변호사 (법무법인(유) 율촌 )
2018-01-24
헌법사건
[판례해설] 대한변리사회 의무가입' 변리사법, 헌재서 가까스로 '합헌'
헌법재판소는 2017년 12월 28일 변리사의 대한변리사회 가입을 의무화한 것은 소극적 결사의자유와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고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자와 변리사시험에 합격한 자를 구분하지 않고 대한변리사회에 가입을 의무화한 것은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또한 변리사로 하여금 대한변리사회가 시행하는 연수교육을 받도록 한 것은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며,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자와 변리사시험에 합격한 자를 구분하지 않고 연수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하였다(2015헌마1000). 변리사로 하여금 변리사회에 강제가입은 1961년 변리사법에 제정될 때부터 시행되어왔다. 그 후 1999. 2. 8. 법률 제5826호로 변리사법을 개정하여 자유로운 사업활동과 경쟁체제를 통하여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변리사회 가입을 임의로 개정하였으나, 이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여 2006. 3. 3. 법률 제7870호로 개정된 변리사법은 변리사의 변리사회 강제가입을 다시 규정하게 되었다. 변리사의 대한변리사회 강제가입과 관련하여 헌법재판소는 2008. 7. 31.과 2017. 12. 28. 두 번에 거쳐서 결정을 한 것으로 모두 기각결정을 하였다. 헌법재판소는 변리사의 대한변리사회 강제가입은 변리사회가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고 법적 지위를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보았다. 또한 변호사도 변리사 업무를 수행하는 이상 대한변리사회에 가입할 필요가 있으므로 변호사의 강제가입이 결사의 자유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변호사도 변리사업무를 수행한다는 점에서는 변리사와 근본적인 차이가 없으므로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변리사의 연수의무도 변리사의 업무 특성상 필요하고 변호사에게도 이러한 연수업무를 요구하는 것이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결정에서 대한변리사회 강제가입은 4명의 재판관이 합헌의견이었으나 5명의 재판관은 위헌의견이었다. 그러나 의결정족수에 미치지 못하여 인용결정이 나온 것이다. 위헌의견은 대한변리사회가 공익사업 등을 수행하도록 강제하고 있지 않으므로 목적의 정당성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반하여 변리사의 연수의무에 관해서는 전원 일치로 직업수행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합헌의견이었다. 헌법재판소는 변리사의 대한변리사회 의무와 관련하여 2008. 7. 31. 2006헌마666 결정에서도 기각결정을 하였다. 2008년 결정과 이번 2017년 결정 모두 청구인은 변호사들이다. 변호사들이 변리사 업무를 하고자 하는 경우 대한변리사회에 등록을 하여야 하고 연수를 받아야 하는 것이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격과 관련하여 해당 단체에 강제가입을 하고 있는 것은 변호사와 변리사, 세무사, 공인회계사 등이다. 해당 단체에 강제가입을 하는 것은 공익적 업무를 수행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대한변리사회가 공익적 업무를 수행하는가에 대하여 시각이 다르다는 점에서 헌법재판소의 의견이 나뉘었다고 할 수 있다. 법학전문대학원이 출범하여 변호사 수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다양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데, 기존에 변호사 업무영역으로 보던 것에 대한 제한이 많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세무사법이 개정되어 변호사에게 주어지던 세무사 자격도 폐지되었다. 변호사는 소송에 관한 행위 및 행정처분의 청구에 관한 대리행위와 일반 법률 사무를 하는 것을 그 직무로 하는데, 변호사의 직무가 다양한 영역에서 다른 자격증에 의한 직무와 중첩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과거 변호사의 수가 적을 때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변호사 수가 증가하면서 직무영역에서의 충돌이 나타나고 있다. 사적 단체가 공익 수행을 하는지 여부와 이에 대하여 그 자격증 소지자의 회원 강제가입을 제도화 할 것인지 여부는 정책결정의 문제라고도 할 수 있다. 입법을 통하여 해당 단체에게 공익적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이를 바탕으로 회원의 강제가입을 제도화 하는 것은 국가가 결정할 수 있다고 본다. 2008년 결정과 2017년 결정 모두 다수의견은 대한변리사회에의 강제가입은 소극적 결사의 자유와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보았으나, 법정의견은 소극적 결사의 자유와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2017년 결정에서 5명의 재판관이 대한변리사회에의 강제가입이 소극적 결사의 자유와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보았으므로 변리사법의 개정여부도 귀추가 주목된다고 할 수 있다. 전학선 교수(한국외대 로스쿨)
변리사법
가입
대한변리사회
변리사
전학선 교수(한국외대 로스쿨)
2018-01-16
형사일반
[판례해설] '돈 봉투 만찬’에서 제공된 음식물은 수수 금지 금품이 아니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12. 8. 선고 2017고합608 부정청탁및금품수수등의금지에관한법률위반 - 1. 사건의 개요 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인 피고인은 자신이 본부장으로서 지휘한 ‘국정농단 사건 특별수사본부’의 수사를 종결하고 그 수사 결과를 발표한 직후 특별수사본부 간부 7명 전원과 법무부 검찰국 간부 3명이 참석한 만찬을 일반 가정집을 개조한 식당에서 주재하면서, 참석한 법무부 검찰국 과장 2명(모두 서울고등검찰청 부장검사이다)에게 격려금 명목으로 현금 100만 원씩이 들어 있는 봉투를 건네고, 1인당 95,000원 상당의 식대를 결제하였다. 나. 위 만찬은, 피고인이 특별수사본부 간부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자리를 마련하면서, “법무부장관 부재중에 고생을 많이 하였다.”며 법무부 검찰국장과 검찰과장 2명을 초대하여 이루어졌는데, 격려금은 특수활동비에서 지급되었고, 식대는 업무추진비 법인카드로 결제되었다. 다. 피고인은 공직자 2명에게 각각 1회에 100만 원을 초과하는 109만 5,000원 상당의 수수 금지 금품등을 제공하여 청탁금지법을 위반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되었다. 2. 이 사건의 쟁점 제공된 음식물이 수수 금지 금품등 예외사유인 ‘상급 공직자등이 위로·격려·포상 등의 목적으로 하급 공직자등에게 제공하는 금품등’(청탁금지법 제8조 제3항 제1호)에 해당하는지, 더 구체적으로는 피고인이 ‘상급 공직자등’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되었다(청탁금지법은 제2조 제2호에서 ‘공직자등’에 대하여 정의하고 있을 뿐 ‘상급 공직자등’에 대하여는 따로 정의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3. 대상 판결(무죄)의 내용 가. 제공된 금품의 종류나 제공 형태 등에 따라 각별로 수수 금지 금품등에 해당하는지를 따져 수수 금지 금품등의 가액을 산정하여야 한다. 나. 피고인과 위 검찰과장 2명은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하는 계층적 조직체의 일원으로서 직무상 상하관계에 있으므로 청탁금지법 제8조 제3항 제1호의 상급 공직자와 하급 공직자에 해당하며, 피고인은 하급 공직자인 위 검찰과장 2명에게 위로·격려 등의 목적으로 음식물을 제공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음식물은 청탁금지법 제8조 제3항 제1호에 정한 예외사유에 해당한다. 다. 위 음식물(식대)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공소사실, 즉 금전(격려금) 부분은 그 액수가 각 100만 원을 초과하지 않아 청탁금지법 제22조 제1항 제3호에 따른 형사처벌의 대상이 아니다. 4. 대상 판결의 의의 피고인은 대검찰청 검사급 이상 검사(지방검찰청 검사장)로서 서울고등검찰청 부장검사 겸 법무부 검찰국 검찰과장인 위 2명보다 직급상 상위자임은 분명하나,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인 피고인과 법무부 검찰국 검찰과장은 직무상 명령·복종관계에 있지는 않다. 검사는, 하급 공직자와 직무상 명령·복종관계에 있는 직급상 상위 공직자만이 위 예외사유에서의 ‘상급 공직자’라는 전제 하에, 피고인은 위 예외사유의 ‘상급 공직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이 사건 공소를 제기한 것이다(참고로, 청탁금지법의 소관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는 ‘상급자와 하급자는 원칙적으로 직무상 명령에 복종하는 관계이므로 위 예외사유는 같은 공공기관 소속 및 직무상 상하관계에 있는 공직자 사이에서 성립 가능하다’는 취지로 해설하고 있다). 대상 판결은 ① 검사는 1∼2년 주기로 검찰청 간의 전보나 겸직, 타기관 파견, 복귀 등의 인사이동을 하고 있는 점, ② 정부조직법상 검찰청은 법무부장관 소속인데 특히 법무부 근무 검사들은 일선 검찰청 검사로 겸직을 하고 있는 점(이 사건에서도 그러하다), ③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상 법무부 검찰국의 분장사항이 일반적인 검찰 업무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과 위 검찰과장 2명이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하는 계층적 조직체의 일원으로서 직무상 상하관계에 있으므로, 피고인이 위 예외사유에서의 ‘상급 공직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소극적 구성요건인 위 예외사유를 문언의 본래적 의미를 벗어나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형벌법규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유추하거나 확장해석하는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 허용될 수 없는데, ① 상급의 사전적 의미는 ‘보다 높은 등급이나 계급’을 의미하는 점, ② 청탁금지법의 모태가 된 공무원 행동강령뿐 아니라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공무원 징계령 등 다수의 법령에서 상급자, 하급자의 개념에 직무상 명령·복종관계를 전제로 하고 있지 않는 점, ③ 청탁금지법 제8조 제3항 제1호의 예외사유가 ‘상급 공직자와 하급 공직자’의 관계 외에 ‘위로·격려·포상 등’이라는 목적상 제한을 두고 있어 ‘상급 공직자’의 개념을 넓게 해석하더라도 위 예외사유의 적용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 청탁금지법의 입법 취지가 몰각되지는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대상 판결의 판단은 충분히 수긍할만하다. 대상 판결은 위 예외사유에서의 ‘상급 공직자’를 직무상 명령·복종관계는 없더라도 같은 조직에 속하여 직무상 상하관계에 있는 상급자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비교적 넓게 해석한 것으로,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을 충실하게 따른 판결이다. 윤태호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청탁금지법
돈봉투
국정농단
금품
윤태호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2018-01-15
민사일반
[판례해설] 시·청각 장애인의 영화 관람에 있어서의 차별구제
1. 판시 내용 이 사건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12. 7. 선고 2016가합508596 판결)은, 시·청각 장애인인 원고들이 비장애인들과 동등하게 차별 받지 않고 영화를 볼 수 있도록 구제조치를 취해달라고 하면서 영화상영관 시설을 보유하고 영화상영업을 영위하는 회사들인 피고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안에서, 피고들이 제작업자 또는 배급업자 등으로부터 화면해설 또는 자막 파일을 제공받은 영화에 관하여 시·청각 장애인인 원고들에게 영화 관람에 필요한 화면해설·자막·점자자료·통역 등을 제공하지 않은 것이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이라고 한다)상 간접차별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에 관한 구제조치를 제공할 것을 명하고 있다. 2.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 제1항 제3호에서 금지하는 차별행위 장애인차별금지법은 ‘모든 생활영역에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은 사람의 권익을 효과적으로 구제함으로써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권 실현을 통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제1조),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금지하는 차별이라 함은 장애인에게 불이익을 주는 직접 차별, 장애인의 처지를 고려하지 않고 실질적 불리함으로 안겨주는 간접 차별, 편의시설에서 장애인에게 서비스 제공하기를 거부하는 것 등이다(제4조 제1항). 구체적으로 이 사건 사안에서, ① 장애인 아닌 사람과 동등한 수준으로 영화를 이해하기 위하여는 시각장애인에게는 화면해설이, 청각장애인에게는 자막, FM 보청기기 등의 수단 및 편의가 제공되어야 하는데, ② 피고들은 영화를 상영함에 있어 화면해설, 자막, FM 보청기기를 제공하지 아니하였고, 장애인인 원고들이 신체적·기술적 여건과 관계없이 영화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웹사이트를 구축하지 않았으며, 영화상영관에서 원고들에게 점자자료, 큰 활자로 확대된 문서, 한국수어 통역을 제공하지도 않았는바, 이 사건 판결은 피고들이 제공하고 있는 영화관람 서비스 및 영화 관련 정보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 제1항 제3호에서 금지하는 장애인에 대하여 정당한 편의 제공을 거부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위 판결에서도 판시한 바와 같이, 자막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1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4조 제2항 제2호에 구체적으로 명시된 수단이고, 이를 재생할 수 있는 장비는 같은 법 제24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15조 제2항에서 정하는 “문화·예술 활동을 보조하기 위한 장비 및 기기”에도 해당하며, 화면해설 및 FM 보청기는 같은 법 제21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4조 제2항 제2호에서 정하는 “이에 상응하는 수단”이자 화면해설을 재생할 수 있는 장비, FM 보청기는 같은 법 제24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15조 제2항에서 정하는 “문화·예술 활동을 보조하기 위한 장비 및 기기”에도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바, 그렇다면 이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 제1항 제3호에서 금지하는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위 판시는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3.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 제3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차별을 함에 있어서의 정당한 사유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차별행위를 하지 않음에 있어서 과도한 부담이나 현저히 곤란한 사정 등이 있는 경우 및 차별행위가 특정 직무나 사업 수행의 성질상 불가피한 경우에는 차별을 함에 있어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제4조 제3항). 그리고 이 사건 판결은, ① 부산국제영화제, DMZ국제다큐영화제 등에서 배리어 프리 영화를 상영하면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위 영화의 화면해설을 제공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배리어 프리 영화의 자막을 재생할 수 있는 스마트 안경이 유통되고 있으며, 그 이외에도 영화상영관 좌석 뒤에 화면을 설치하여 자막을 제공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 방안이 존재할 수 있고, ② 위와 같은 장비나 기기는 영화상영관 별로 소수의 장비나 기기 설치로도 설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며, ③ 나아가 피고들은 2014년 기준 국내 전체 스크린 2,281개 중 각 948개, 698개, 452개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는 영화사업자이므로, 피고들의 국내 스크린 점유율, 보유하고 있는 영화상영관 규모 등에 비추어 장비나 기기 설치비용을 지출하는 것이 피고들에게 경제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힐 정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에, 피고들에게 차별을 함에 있어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고 있다. 원고들은 이 사건 소송에서 처음에는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모든 영화에 대해 자막이나 화면해설을 제공해 달라고 소송을 냈으나, 피고들이 소송 진행 중 그렇게 하는 경우에 부담이 너무 크다고 주장해 영화제작업자나 배급업자로부터 자막이나 화면해설 등을 받은 경우 위와 같은 편의를 제공해 달라고 청구를 최종적으로 변경했던 것으로서, 피고들이 이처럼 자막이나 화면해설 등을 받은 경우에도 이를 제공하는 것에 과도한 부담이 있다거나 현저히 곤란한 사정 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제공하도록 위 판시 또한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4. 법원이 명할 수 있는 구제조치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8조 제2항은 ‘법원은 피해자의 청구에 따라 차별적 행위의 중지, 임금 등 근로조건의 개선, 그 시정을 위한 적극적 조치 등의 판결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러한 규정에 근거하여 법원은 구체적 사안에 맞게 구제조치의 내용과 그 범위 등을 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 판결은 피고들에게, 장애인인 원고들이 장애인 아닌 사람과 동등한 수준으로 영화를 관람하고 영화 관련 정보에 접근·이용하기 위하여 ① 화면해설 또는 자막 파일을 제공하는 영화에 관하여 시각장애인인 원고들에게 화면해설을, 청각장애인인 원고에게 자막, FM 보청기를, 청각·언어장애인인 원고에게 자막을 제공할 것, ② 원고들이 영화 및 영화관에 관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웹사이트를 통하여 원고들에게 화면해설 또는 자막을 제공하는 영화와 영화 관련 정보(상영관, 상영시간) 및 그 밖에 장애인에게 제공할 수 있는 편의의 내용을 제공하고, 영화사영관에서 시각장애인인 원고에게 점자 자료 또는 큰 활자로 확대된 문서를, 청각장애인인 원고, 청각·언어장애인에게 한국수어 통역 또는 문자에 의한 정보를 제공할 것을 명하고 있는바, 이러한 조치들은 장애인인 원고들이 장애인 아닌 사람과 동등한 수준으로 영화를 관람하고 영화 관련 정보에 접근·이용하기 위하여 필수적이고 적정한 조치로 보인다는 점에서 이와 같은 구제조치 또한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5. 결론 이 사건 판결은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고 영화를 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된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자막이나 화면해설이 삽입된 채 제작된 영화뿐만 아니라 모든 영화에 대해 편의 제공이 이루어져 장애인이 영화 관람에서 소외되지 않기를 바란다. 기문주 변호사 (법무법인(유) 로고스)
장애인차별금지법
간접차별
영화관
장애인
영화
기문주 변호사 (법무법인(유) 로고스)
2018-01-05
행정사건
[판례해설] 검사적격심사제도의 구체적 심사기준
서울고등법원 2017. 11. 21. 선고 2017누35358 퇴직명령취소 판결 2004. 1. 20. 법률 제7078호로 개정된 검찰청법(이하, 법)은 검사의 직무상 독립 및 중립성을 제고하기 위해 검찰총장을 제외한 모든 검사의 직급을 검사로 일원화하여 검사의 직급 및 승진제도를 폐지하였다. 다만, 법에서는 검사가 수행하는 직무의 중대성에도 불구하고 검사단일호봉제로 인하여 초래될 수 있는 검찰조직의 노령화나 일부 검사들의 무사안일 등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검사적격심사제도를 도입하였다. 즉 법 제39조는 검찰총장을 제외한 모든 검사에 대해 임명 후 7년마다 적격심사를 하되(제1항), 검사, 법률전문가, 변호사, 법학교수 등 9인으로 구성된 검사적격심사위원회를 두어(제2항), 위원회가 검사의 직무수행능력이 현저히 결여 등 검사로서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의결을 거쳐 법무부장관에게 그 검사의 퇴직을 건의하고(제4항), 법무부장관은 그와 같은 건의가 타당하다고 인정하면 대통령에게 그 검사의 퇴직을 제청하도록(제6항)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법에서는 위와 같이 퇴직명령의 사유를 ‘직무수행능력이 현저히 결여 등 검사로서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인정하는 경우’로만 규정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심사기준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은 2017누35358 퇴직명령처분취소사건에서 “검사적격심사제도는 그 심사결과에 따라 검사의 직을 박탈하는 신분상 불이익이 예정되어 있으므로 이를 운영함에 있어서는 준사법기관인 검사의 직무상 독립성이 본질적으로 침해되지 않도록 미리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적격심사 기준을 수립하고 심사절차의 공정을 기할 필요가 있음에도 법무부가 구체적 심사기준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있었다고 인정할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고 하면서 “검사의 근무성적에 대한 평점은 검사의 능력 및 적성을 장기적이고 누적적 관점에서 파악함으로써 검사의 인사관리에 있어 객관적인 기준을 제공하는 데 그 취지가 있으므로, 검사적격심사에서 직무수행능력의 현저한 결여로 검사로서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어려운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그와 같은 복무평정과 사건평정결과 또는 평점이 적극적으로 고려될 수밖에 없고 그 밖에 당해 검사가 담당한 구체적인 업무수행 내용, 업무처리상의 과오 정도, 평정의 세부 항복에 관한 구체적인 평가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평균적인 검사에게 요구되는 통상적인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라고 판시하여 검사근무성적 평정제도가 일응의 심사기준이 될 수 있음을 밝히고 있다. 즉 법 제35조의2는 평정을 위한 공정한 평가기준을 마련하도록 하면서 필요한 사항은 법무부령에 위임하고 있고, 검사복무평정규칙 제4조은 평정항목은 1. 청렴성·조직헌신 및 인권보호에 대한 기여, 2. 치밀성· 성실성, 3. 추진력·적극성, 4. 판단력·기획력, 5. 보고·의사소통 능력, 6. 인화협조·조직관리 능력 및 친절성, 7. 자기통제·자기계발 능력을 포함하여 법무부 장관이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서울고등법원은 이와 같은 기준이 적격심사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서울고등법원은 검사적격심사제도가 도입된 이래 지금까지 퇴직명령을 받은 검사가 한 명도 없을 정도로 그 동안 제도가 유명무실하게 운영되어 왔으므로 소속 청 검사들 사이의 상대평가인 복무평정 결과는 당사자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절차를 시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고, 사건평정 결과와 특정사무감사 결과로 해당검사의 과오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비슷한 업무를 수행한 다른 검사들의 과오의 정도 및 그에 따른 조치에 관하여 비교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검사로서 정상적인 직무를 수행하지 못할 정도에 이른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특정사무감사 결과는 어떤 기준에 의해 집중검토대상자로 선정되어 특정사무감사를 받게 된 것인지 그 경위도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고 판시하여 퇴직명령을 할 수 있는 경우를 엄격하게 해석하고 있다. 위 사건 당시 법무부는 적격심사의 기준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있지 않았으므로 검사근무성적 평정제도를 일응의 심사기준으로 삼되 객관성과 공정성이 확인된 경우에 한하여 퇴직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본다. 다만, 검사근무성적 평정은 원칙적으로는 인사관리의 기준을 제공하는 것이고 사건처리 등에 있어 과오는 충분한 교육기회를 부여함으로써 해결할 수도 있는 것이므로 준사법기관인 검사의 직무상 독립성을 보호하는 측면에서 검사근무성적 평정이 단순 인사기준을 넘어 퇴직명령의 심사기준이 되기 위해서는 객관성과 공정성이 담보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퇴직 심사 전 충분한 인사조치가 먼저 행해져야 하고 교육기회도 부여되어야 할 것이다. 김용주 변호사 (법무법인 조앤김)
검사
검사적격심사
탈락
김용주 변호사 (법무법인 조앤김)
2018-01-03
형사일반
[판례해설] 해외 스포츠 토토 배팅사이트 이용을 위한 중계사이트 개설, 운영자에 대한 형법(도박공간개설) 및 국민체육진흥업법위반(도박개장등) 적용문제
해외 스포츠 토토 배팅사이트 이용을 위한 중계사이트 개설, 운영자에 대한 형법(도박공간개설) 및 국민체육진흥업법위반(도박개장등) 적용문제 (대법원 2017. 11. 14. 선고 2017도13140 판결) 피고인들은 2012.부터 2015. 4.까지 필리핀에서 중계사이트 16개를 개설, 운영하면서 불특정 다수의 내국인들을 회원으로 모집하고 회원들로 하여금 위 중계사이트를 통해 해외 스포츠 토토 배팅사이트인 ‘스보벳’, ‘피나클’에서 국내·외 각종 스포츠 경기의 승부에 베팅을 하게 하여 베팅이 적중할 경우 미리 정해진 비율에 따라 환전을 해주고, 적중되지 못하면 그 베팅금을 자신들이 취득하는 방법으로 중계사이트를 운영하여 같은 기간 중 267개의 계좌를 통해 173,925,405,315원 상당을 수익금으로 취득하였다는 범죄사실로 형법상 도박공간개설 및 국민체육진흥업위반(도박개장등)으로 기소되었다. 형법 제247조는, “영리의 목적으로 도박을 하는 장소나 공간을 개설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1심과 항소심 그리고 대법원은, 국내 이용자들이 해외 베팅사이트인 ‘스보벳’, ‘피나클’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위 사이트에 가입을 해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위 해외 베팅사이트의 주요 도메인을 통한 접속은 차단되어 있고 또한 전자결제를 위하여 온라인 전자결제 사이트에도 가입을 해야 하는 둥 국내 이용자들이 직접 가입하기는 쉽지 않으므로 피고인들이 중계사이트를 통해 위 해외 베팅사이트를 이용하게 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도박공간을 개설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이 해외 스포츠 토토 베팅사이트인 ‘스보벳’, ‘피나클’ 등의 사이트를 직접 개설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도박공간개설죄가 성립한다고 하였다. 국민체육진흥업법 제26조 제1항은,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과 수탁사업자가 아닌 자는 체육진흥투표권 또는 이와 비슷한 것을 발행하여 결과를 적중시킨 자에게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이하 "유사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1심과 항소심은, 피고인들의 중계사이트는 스보벳, 피나클 등 해외 스포츠토토 베팅사이트에 일정 금액을 지불하여 ‘에이전시’를 확보하고 국내 이용자들을 상대로 링크 연결을 통해 위 해외 베팅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베팅 시스템을 실시간으로 그대로 이용하도록 하되, 독자적으로 게임머니를 발행하고 이 사건 중계사이트가 관리하는 계좌를 통해 충?환전을 함으로써 수익을 올리는 구조이므로, 결국 국내 이용자들에게 당첨금에 상응하는 게임머니의 환전을 통하여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주체는 이 사건 중계사이트 운영자이기 때문에 국민체육진흥법 제26조 제1항의 유사행위를 하였다고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국민체육흥업법위반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국민체육진흥법에 근거한 체육진흥투표권 발행사업과 유사하게 ‘체육진흥투표권 또는 이와 비슷한 것을 발행하고, 결과를 적중시킨 자에게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해야 국민체육진흥법 제26조 제1항의 ‘유사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사건 피고인들이 체육진흥투표권 또는 이와 비슷한 것을 발행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면, 체육진흥투표권 또는 이와 비슷한 것을 발행한 것으로 볼 수 있는 해외 사이트 운영자들과의 공모관계가 있어야 비로소 국민체육진흥법 제26조 제1항의 ‘유사행위’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즉, 체육진흥투표권 또는 이와 비슷한 것을 발행하지 않은 채 결과를 적중시킨 자에게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만을 제공하는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민체육진흥법 제26조 제1항의 ‘유사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2012. 2. 17. 개정된 국민체육진흥법(법률 제11309호)은 제26조 제2항에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체육진흥투표권이나 이와 비슷한 것을 발행하는 시스템을 설계ㆍ제작ㆍ유통 또는 공중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행위’(제1호) 등의 규정을 추가하였는데, 위와 같이 개정법에서 유사행위와 관련한 각호의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을 신설한 취지는 제26조 제1항의 ‘유사행위’에까지 이르지 않았지만 유사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행위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자를 처벌하도록 함으로써 불법적인 스포츠 도박 사업 운영을 근원적이고 효과적으로 방지하고자 함에 있다는 이유로 1심 및 항소심은 국민체육진흥업법위반을 인정하였는데, 이는 국민체육진흥법 제26조 제2항의 개정취지를 전제로 동법 제1항의 규정을 해석하려는 것으로 불필요하게 가벌성을 확장시키는 유추해석으로 보인다. 국민체육진흥업법의 유사행위 금지규정과 위반자 처벌규정은 체육진흥투표권 발행사업을 도입하기 위하여 국민체육진흥법이 1999. 8. 31. 일부 개정(법률 제6013호)되면서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이 체육진흥투표권 발행사업을 할 수 있다’는 규정과 함께 신설되었다는 입법 연혁에 비추어볼 때, 동법은 체육진흥투표권 발행을 중점으로 하여 입법된 법이므로 체육진흥투표권 발행을 전제로 하지 않은 ‘유사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보여진다. 또한, 이 사건은 피고인들이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도박을 할 수 있게 만든 행위가 문제되고 있는데, 형법 제247조의 도박공간개설의 경우 피고인들이 중계사이트를 개설, 운영하여 도박공간을 제공하는 것만으로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반면, 국민체육진흥업법위반의 경우에는 도박공간의 개설에 더하여 ‘체육진흥투표권 또는 이와 비슷한 것을 발행’하는 행위가 추가되어야 동법의 구성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결국 국민체육진흥업법위반은 형법상 도박공간개설죄의 구성요건과 일부 겹치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체육진흥투표권 또는 이와 비슷한 것을 발행’이라는 특별한 구성요건이 필요하므로 대법원의 판결 취지와 같이 국민체육진흥업법 규정을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이태한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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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한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2017-12-22
형사일반
[판례해설] 친족인 성년후견인에게 횡령죄를 인정한 사례
제주지방법원 2017. 11. 8. 선고 2017고단284 판결 이 사건은 피해자의 성년후견인인 형에게 친족상도례를 적용하지 않고 횡령죄를 인정한 사례이다. 피해자(51세)는 2011년 교통사고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뇌병변 1급 장애 및 사지마비 장애를 갖고 있고, 피해자의 친형으로서 유일한 혈족인 피고인(54세)은 2014. 7. 8.경 제주지방법원으로부터 피해자의 성년후견인으로 선임되었다. 피고인은 2015. 1.경 피해자의 교통사고 보험금 1억 4천여만 원을 피고인 명의의 은행 계좌로 송금받았고, 2015. 2. 10.경 그 중 1억 2천만 원과 은행 대출금을 합쳐 빌라를 구입하고 자기 명의로 등기를 마쳤다. 2016년 8월 후견감독 과정에서 이러한 사실을 발견한 법원은 피고인에게 현금을 계좌에 돌려놓거나 보험금 1억2000만원 상당의 지분을 동생 명의로 이전할 것을 권고하였다. 하지만 피고인이 법원의 권고를 무시하자, 법원은 2016. 10. 21. 직권으로 후견인변경사건의 심리를 개시하고 피고인의 후견인 직무집행을 정지하는 한편 임시후견인으로 전문가(변호사)를 선임하는 결정을 하였다. 임시후견인은 피고인을 검찰에 고발하였고, 피고인은 횡령죄로 기소되었다. 법원은 친족이라 하더라도 후견인으로 임명된 경우 법률상 공적인 역할을 부여 받았으므로 피후견인의 재산 및 신상을 신의성실의 원칙에 맞게 관리해야 하고, 후견인이 한 피후견인의 재산관리상 불법행위 대해서는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며 피고인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형으로서 동거친족에 해당하기 때문에 형법 제328조, 제361조, 제355조 제1항에 의하여 횡령 범죄에 대하여 그 형을 면제해야 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이에 대하여는 친족상도례 준용 긍정설과 부정설로 견해가 나뉜다. 친족상도례는 친족 간의 일부 재산범죄에 국가 형벌권의 개입을 지양하고 친족 내부의 재산문제는 그 구성원이 스스로 평화롭게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정책적 고려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런데 질병, 장애, 노령, 그 밖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사람에 대하여 법원이 성년후견개시의 심판을 하면서 후견인을 선임하도록 하는 성년후견제도의 성격과 함께 후견인의 결격사유 및 후견인의 권한과 직무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는 관련 법규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후견사무는 후견인이 친족인지 여부를 불문하고 공적 성격을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 또 2013. 7. 1. 성년후견제도가 시행된 후부터 2016. 하반기까지 전국적으로 성년후견, 한정후견, 특정후견의 접수 건수는 6,523건이고, 성년후견, 한정후견, 특정후견의 후견감독사건의 접수현황은 5,154건에 이른다. 한편 서울가정법원에서 2013. 7. 1.부터 2016. 5. 31.까지 사이에 선임된 후견인(미성년후견인 제외) 중 피후견인의 친족이 후견인으로 선임된 비율은 87.3%(친족과 전문가가 공동으로 선임된 경우 2.7% 포함)로 친족이 후견인으로 선임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와 같이 성년후견인의 상당수가 친족후견으로 지정되는 현 상황에서 친족상도례 규정을 적용하는 경우, 후견인의 피후견인에 대한 재산관리상 불법행위에 대하여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할 수 없게 되는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따라서 후견인이 친족이라고 하더라도 법원에 의하여 성년후견인으로 임명되어 피후견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공적인 역할을 부여받은 경우에는 사적관계인 친족관계에 기반한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위 판결은 성년후견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친족이 성년후견인으로 선임된 경우에도 그 업무는 공적인 성격을 가지므로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재산범죄에 대해 형사처벌을 제한하는 친족상도례의 규정을 적용할 수 없음을 명확하게 확인시켜 주었다. 이는 성년후견제도의 도입 당시부터 논란이 있던 성년후견인과 친족상도례의 관계에 대해 최초로 법률적 판단을 한 사례로서 그 의의가 크다. 배인구 변호사 (법무법인 로고스)
후견
횡령
보험금
배인구 변호사 (법무법인 로고스)
2017-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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