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엘 l Return To The Forest
logo
2024년 5월 11일(토)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전체
녹음
검색한 결과
437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형사일반
[판결] '업무상 배임' 공소사실 명확치 않다면 석명권 행사해 심리해야
중국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회사에 삼성 갤럭시 핵심기술을 유출하려한 혐의로 기소된 삼성디스플레이 협력사 직원 사건이 파기환송됐다. 대법원은 원심이 무죄로 판단한 업무상 배임 혐의에 대해 공소사실이 명료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석명권을 행사해 심리했어야 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업무상배임, 배임수재,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2년과 벌금 3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17853). A 씨는 삼성디스플레이 협력사로 디스플레이용 OLED 재료를 개발·생산하는 B사 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거래업체로부터 B사의 설비를 이용해 디스플레이 성능 평가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수행해 평가결과를 건네고 현금 600만원과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또 중국에 있는 동종업체에 이직하기로 마음먹고 부하직원을 시켜 B사의 산업기술을 몰래 빼내 중국 OLED 개발회사인 C사 소속 이모씨에게 산업기술 파일과 함께 'R 도판트'라는 반도체 재료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1심은 "A 씨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이씨에게 산업기술 관련 파일을 보냈다"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과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A 씨가 'R 도판트'를 이씨에게 보낸 혐의에 대해서는 "업무상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해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 성립하는 것이므로, 문언상 재산상의 이익이 아닌 재물이 업무상 배임죄의 객체가 될 수 없다"면서 "A 씨가 B사의 재료를 빼돌려 이를 이씨에게 보내 주는 행위는 물리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유체물로서 재물인 재료 그 자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어서 이를 업무상배임죄의 객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2심도 "A 씨는 피해회사와 경쟁관계에 있는 중국 업체로 이직을 추진하면서 그 외국회사를 위해 사용할 목적으로 피해회사의 산업기술을 무단으로 유출하기까지 했다"며 징역 2년과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A 씨의 업무상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업무상배임 혐의에 대해 다시 심리하라며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검사는 항소이유서에서 '재료를 넘겨준 행위는 기술유출의 한 방법이고, 기술유출로 인한 무형의 손해와 이익이 있는지 판단하여야 하는바, A 씨가 피해회사의 재료를 넘겨줌으로써 피해회사의 기술을 넘겨준 것이라는 이유로 업무상배임죄가 인정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며 "B사, C사의 사업 분야 및 관계, A 씨가 송부한 재료의 성격, 이 부분 공소사실의 내용 및 검사가 항소이유서에서 주장한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의 취지가 A 씨가 재료를 송부함으로써 그 재료에 포함된 영업비밀 내지 영업상 주요한 자산을 유출한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이해될 여지가 있고, 따라서 공소사실의 기재가 명료하지 못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으로서는 검사에 대해 석명권을 행사해 그 취지를 분명히 한 다음 그에 관해 심리·판단했어야 할 것임에도, 원심은 이러한 조치 없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했다"면서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위 무죄 부분에는 필요한 석명권 행사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삼성
삼성디스플레이
업무상배임
기술유출
배임수재
산업기술의유출방지및보호에관한법률
박미영 기자
2021-05-31
민사일반
[판결] 중국회사 간 분쟁이라도 상대방 母회사가 한국회사라면
중국 회사가 물품계약을 맺은 다른 중국 회사로부터 물품대금을 받지 못하자 이 회사 지분 100%를 보유한 한국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낸 경우 한국 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중국에 본점을 두고 있는 A사 등 4개사가 한국에 본점을 두고 있는 B사를 상대로 낸 물품대금 청구소송(2018다230588)에서 소송을 각하한 원심을 취소하고 1심 법원인 부산지법 동부지원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A사 등은 중국법에 따라 설립된 중국 회사인 전자부품 제조사 C사와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하고 C사에 물품을 공급했다. 그런데 A사 등은 물품대금을 받지 못했고 이에 C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모(母)회사인 B사를 상대로 한국 법원에 총 662만424위안(우리돈 11억38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A사 등은 중국 공사법 규정에 따른 연대책임을 물은 것인데 이에 대해 B사는 한국 법원에 국제재판관할권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대한민국의 국제재판관할권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법원과 해당 소송의 당사자 또는 그 분쟁이 된 사안 사이에 '실질적인 관련성'이 있어야 한다"며 "A사 등은 C사와 사이의 물품공급계약에 따른 미지급 물품대금의 지급을 C사의 1인 주주인 B사에게 구하고 있는데, B사의 보통재판적인 주된 사무소의 소재지가 대한민국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설령 채무자인 C사가 중국 법인이고 물품공급계약의 체결지와 이행지가 중국이라고 하더라도 분쟁이 된 사안과 당사자가 대한민국과 무관하지 않다"며 "특히 B사의 소송상 편의와 방어권 보장 등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 회사인 A사 등은 중국에서 이루어진 물품거래관계에 따른 물품대금 지급 소송을 대한민국에서 진행할 경우 증거의 수집과 제출, 소송수행 등에서 지리적, 언어적 불편함을 겪게 된다"며 "그런데도 A사 등이 소송 수행과 관련해 지리상·언어상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스스로 대한민국 법원에서 재판을 받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의사 또한 존중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1심과 원심은 이 소송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이 없다고 보아 대한민국 법원의 국제재판관할권을 부정하고 소송을 각하했다"며 "원심 판결에는 국제재판관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은 "B사가 대한민국 법인이고 B사의 주된 사무소가 대한민국에 소재하고 있기는 하지만, 물품공급계약의 당사자인 A사 등과 C사는 모두 중국에 본점을 두고 있는 중국 회사로서 대한민국에 지점이나 영업소를 두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계약의 체결 및 이행 등이 모두 중국에서 이뤄졌다"면서 "심리에 필요한 중요한 증거방법이 대부분 중국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재판의 적정, 신속, 효율 등의 측면에서 중국 법원에 국제재판관할을 인정하는 것이 국제재판관할 배분의 이념에 부합하므로, 대한민국 법원에 국제재판관할권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물품대금
중국
물품계약
중국법원
박미영 기자
2021-04-16
민사일반
물품대금
◇ 중국 회사들 사이의 물품거래에 따른 미지급 물품대금을 중국 회사의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 회사를 상대로 그 지급을 구할 경우 대한민국 법원에 국제재판관할권이 인정되는지 여부(적극) ◇ 민사소송법 관할 규정은 국제재판관할권을 판단하는 데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작용한다. 다만 이러한 관할 규정은 국내적 관점에서 마련된 재판적에 관한 규정이므로 국제재판관할권을 판단할 때에는 국제재판관할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국제재판관할 배분의 이념에 부합하도록 수정하여 적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6다33752 판결 참조). 민사소송법 제2조는 “소는 피고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의 법원이 관할한다.”라고 정하고 있고, 민사소송법 제5조 제1항 전문은 “법인, 그 밖의 사단 또는 재단의 보통재판적은 이들의 주된 사무소 또는 영업소가 있는 곳에 따라 정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는 원고에게 피고의 주된 사무소 또는 영업소가 있는 법원에 소를 제기하도록 하는 것이 관할 배분에서 당사자의 공평에 부합하기 때문이므로, 국제재판관할에서도 피고의 주된 사무소가 있는 곳은 영업관계의 중심적 장소로서 중요한 고려요소가 된다. 한편 국제재판관할에서 특별관할을 고려하는 것은 분쟁이 된 사안과 실질적 관련이 있는 국가의 관할권을 인정하기 위한 것이다. 가령 민사소송법 제11조에서 재산이 있는 곳의 특별재판적을 인정하는 것과 같이 원고가 소를 제기할 당시 피고의 재산이 대한민국에 있는 경우 대한민국 법원에 피고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얻으면 바로 집행하여 재판의 실효를 거둘 수 있으므로, 당사자의 권리구제나 판결의 실효성 측면에서 대한민국 법원의 국제재판관할권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이다. 나아가 예측가능성은 피고와 법정지 사이에 상당한 관련이 있어서 법정지 법원에 소가 제기되는 것에 대하여 합리적으로 예견할 수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만일 법인인 피고가 대한민국에 주된 사무소나 영업소를 두고 영업활동을 할 때에는 대한민국 법원에 피고를 상대로 재산에 관한 소가 제기되리라는 점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국제재판관할권은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병존할 수도 있다. 지리, 언어, 통신의 편의, 법률의 적용과 해석 등의 측면에서 다른 나라 법원이 대한민국 법원보다 더 편리하다는 것만으로 대한민국 법원의 재판관할권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위 대법원 2016다33752 판결 참조). ☞ 중국 회사인 원고들이 중국 회사인 소외 회사에게 물품을 공급한 후 지급받지 못한 물품대금을 소외 회사의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 회사인 피고를 상대로 중국법상 1인 주주의 유한책임회사 연대책임 법리에 따라 이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그 지급을 구하는 사안임. ☞ 대법원은, 피고의 보통재판적인 주된 사무소의 소재지가 대한민국에 있고, 피고는 소외 회사의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모회사로서 자료 확보나 사실관계 파악에 무리가 없어서 대한민국 법원에서 소송을 수행하는 것이 중국 법원보다 불리하다고 볼 수 없는 점, 지리상·언어상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대한민국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자 하는 원고들의 의사도 존중할 필요가 있는 점, 피고로서는 자신의 주된 사무소가 있는 대한민국 법원에 소외 회사의 물품대금 채무와 관련한 소가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을 예측할 수 있었던 점, 피고의 재산이 있는 곳에 국제재판관할을 인정하는 것이 당사자의 권리구제나 재판의 실효성 측면에서 재판의 적정, 신속 이념에 부합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대한민국 법원과 해당 소송의 당사자 또는 그 분쟁이 된 사안 사이에 실질적인 관련성이 있어 대한민국 법원에 국제재판관할권이 인정된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1심으로 환송하였음.
중국
물품거래
민사소송법
2021-04-08
민사일반
[판결] "물품대금 달라"… 北기업, 한국 기업 상대 첫 소송 냈지만 '패소'
북한 기업이 우리 기업과 거래하는 과정에서 물품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한국 법원에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북한 기업이 한국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내 판결 선고까지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7단독 김춘수 부장판사는 6일 북한 경제단체인 조선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와 민경련 소속 명지총회사, 남북경제협력연구소 김한신 소장이 한일화학공업 등 우리 기업 4곳을 상대로 낸 물품대금소송(2019가단5195128)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민경련과 명지총회사는 지난 2010년 국내 기업들에 아연 약 2600t을 공급하던 중 같은 해 3월 천안함 피격 사건이 터지고 5·24 대북제재 조치가 시행되자 "남북 간 교류가 단절돼 대북송금이 금지되면서 전체 물품대금 중 53억여원을 받지 못했다"며 2019년 8월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한국 기업들은 "이미 거래를 중개한 중국 기업에 대금을 모두 납부했다"고 맞섰다. 5·24 조치는 2010년 5월 24일 이명박정부가 천안함 피격 사건의 책임을 물어 북한에 가한 제재조치로, 개성공단과 금강산을 제외한 방북 불허 등 남북교역 중단과 대북지원 차단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민경련과 명지총회사의 위임을 받아 공동 원고로 소송을 진행한 김 소장은 "5·24 조치가 시행된 이후 12년째 기업들이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해결되지 못한 문제를 법정에 제기하는 상황이 됐다"며 "문재인정부 들어 10년 동안 중단됐던 북한과의 접촉이 개시되면서 북측에서 소송을 위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자료를 충분히 제출하지 못해 패소했는데, 변호사와 상의해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명지총회사
민경련
물품대금
북한
이용경 기자
2021-04-06
형사일반
[판결] “공문서 위조, 일반인 수준 사리분별력으로 판단”
위조된 공문서가 누구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위조 여부를 가려낼 수 있을 정도로 조악한 수준이라면 공문서위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공문서위조죄는 일반인 평균 수준의 사리분별력을 기준으로 문서가 공문서의 외관과 형식을 갖췄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공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제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9도8443). A씨는 2016년 6월 제주도 B콘도 입주민 모임인 'C위원회'가 정부로부터 인정받아 직인이 등록된 단체라는 점을 꾸미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발급한 개인 인감증명서에 C위원회 직인 2개를 날인한 종이를 오려 붙이는 방법으로 인감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이 문서를 휴대폰으로 촬영한 뒤 중국인 분양자들이 참여하는 SNS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 게재했다. A씨는 또 2016년 8월 제주 서귀포시 한 헬스케어타운 내 커뮤니티센터에서 소란을 피우거나 보안 직원을 밀어 다치게 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일반인으로 하여금 공무원 또는 공무소의 권한 내에서 작성된 문서라고 믿을 수 있는 형식과 외관을 구비한 문서를 작성하면 공문서위조죄가 성립하지만, 평균 수준의 사리분별력을 갖는 사람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살펴보면 공무원 또는 공무소의 권한 내에서 작성된 것이 아님을 쉽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공문서로서의 형식과 외관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는 공문서위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금만 살펴봐도 쉽게 분별한 정도 조악한 수준이면 ‘위조공문서행사죄’ 안돼 이어 "A씨가 오려 붙인 '인감증명서 용도란'은 재질과 색깔이 다른 종이가 붙어 있음이 눈에 띄고, 글자색과 활자체도 다르다"며 "평균 수준의 사리분별력을 갖는 사람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살펴보면 이 같은 사실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만든 문서 자체를 평균 수준의 사리분별력을 갖춘 일반인이 보았을 때 진정한 문서로 오신할 만한 공문서의 외관과 형식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는지를 판단해야 하는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가 만든 문서가 그와 같은 외관과 형식을 갖추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A씨가 만든 문서가 공문서로서의 외관과 형식을 갖추지 못해 공문서위조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이를 촬영한 사진 파일을 메신저 단체대화방에 게재한 행위가 위조공문서행사죄에 해당한다고 할 수도 없다"고 했다. 앞서 1,2심은 "A씨가 만든 문서의 외관이 다소 조악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단체채팅방에 게재되는 사진파일의 특성상 화질이 원본에 비해 떨어지는데다, 상대방이 확대해 보지 않는 이상 크기도 크지 않아서 상대방이 문서의 하자를 알아채기 쉽지 않고, 상대방이 대부분 중국인이어서 국문으로 작성된 공문서의 외관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문서의 외관이 다소 조악하더라도 이를 진정한 공문서로 오인할 가능성이 크다"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공문서위조죄
형법
공문서
손현수 기자
2021-03-15
가사·상속
민사일반
[2020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7. 가족법
1. 가족관계등록부 성명란의 성(姓)의 등기기록 정정 기준[대법원 2020. 1. 9.자 2018스40 결정] 가. 대상결정의 요지 가족관계등록제도는 국민의 출생·혼인·사망 등 가족관계의 발생 및 변동사항을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이하 '가족관계등록법'이라 한다)이 정한 절차에 따라 가족관계등록부에 등록하여 공시·공증하는 제도이다(제1조, 제9조). 따라서 가족관계등록부는 그 기재가 적법하게 되었고 기재사항이 진실에 부합한다는 추정을 받는다. 그러나 가족관계등록부의 기재에 반하는 증거가 있거나 그 기재가 진실이 아니라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는 그 추정은 번복될 수 있다. 따라서 어떠한 신분에 관한 내용이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되었더라도 기재된 사항이 진실에 부합하지 않음이 분명한 경우에는 그 기재내용을 수정함으로써 가족관계등록부가 진정한 신분관계를 공시하도록 하여야 한다. 나. 검토 신청인은 어린 시절부터 '금**'라는 이름으로 생활해 왔고 신청인의 가족관계등록부 외에 신분증명을 위하여 사용되는 다른 주민등록표, 여권 등에는 '금'이라는 한글 성이 기재되어 있으나 가족관계등록부에는 신청인의 성명이 '김**(金**)'로 표기되어 있어 성명에 관하여 공적 장부들의 기재가 불일치하고 이로 인하여 상속등기 등 권리실현에 장애가 발생하자 가족관계등록부상 성의 표기를 '금'으로 정정해 달라는 신청을 하였다. 원심은 이와 같은 사유가 등록부의 기록이 법률상 허가될 수 없거나 그 기재에 착오나 누락이 있는 경우이거나 제105조 제1항의 창설적 신고가 무효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워 신청인의 정정신청을 기각하였으나 대상결정은 성명을 한글과 한자를 병기하여 이기하도록 한 구 호적법 시행규칙의 개정 경과, 가족관계등록부 성명란의 작성경위, 신청인이 출생 시 또는 유년시절부터 한자 성 '金'을 한글 성 '금'으로 사용하여 오랜 기간 자신의 공·사적 생활영역을 형성하여 온 사정, 신청인이 등록부정정을 신청하게 된 이유, 가족관계등록제도의 목적과 기능 등을 고려하여 신청인의 가족관계등록부상 한글 성을 '금'으로 정정하도록 허용하였다. 대상결정은 가족관계등록부 기재의 추정력과 함께 이를 번복할 수 있는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2. 재판상 이혼 시 자녀의 양육에 관하여 공동양육을 명할 수 있는 기준[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8므15534 판결] 가. 대상판결의 요지 자녀의 양육은 부모의 권리이자 의무로서 미성년인 자녀의 복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부모가 이혼하는 경우에 미성년인 자녀의 양육자를 정할 때에는 미성년인 자녀의 성별과 연령, 그에 대한 부모의 애정과 양육의사의 유무는 물론 양육에 필요한 경제적 능력의 유무, 부와 모가 제공하려는 양육방식의 내용과 합리성·적합성 및 상호 간의 조화 가능성, 부 또는 모와 미성년인 자녀 사이의 친밀도, 미성년인 자녀의 의사 등의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미성년인 자녀의 성장과 복지에 가장 도움이 되고 적합한 방향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민법 제837조, 제909조 제4항 및 제5항,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나목의 3) 및 5) 등에 따르면 부모가 이혼하는 경우 법원이 친권자를 정하거나 양육자를 정할 때 반드시 단독의 친권자나 양육자를 정하도록 한 것은 아니므로 이혼하는 부모 모두를 공동양육자로 지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재판상 이혼의 경우 부모 모두를 자녀의 공동양육자로 지정하는 것은 부모가 공동양육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고 양육에 대한 가치관에서 현저한 차이가 없는지, 부모가 서로 가까운 곳에 살고 있고 양육환경이 비슷하여 자녀에게 경제적·시간적 손실이 적고 환경 적응에 문제가 없는지, 자녀가 공동양육의 상황을 받아들일 이성적·정서적 대응능력을 갖추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동양육을 위한 여건이 갖추어졌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나. 검토 대상판결은 부모가 이혼하는 경우 미성년자인 자녀의 양육자를 정하는 기준을 다시 한 번 확인함과 동시에 부모 모두를 공동양육자로 지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면서도 이 사건에서 부모가 가까운 장래에 공동양육과 방법에 대하여 서로 원만하게 협력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이며 향후 자녀를 공동양육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사항을 충분히 협의할 수 있게 되더라도 공동양육을 통하여 부모 각자의 거주지를 오갈 자녀의 경제적·시간적 손실과 정서적 불안정 가능성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오히려 일방에 대한 양육자 지정과 상대방에 대한 면접교섭을 통해서도 공동양육자 지정을 통해 달성하고자 한 목적을 대부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하여 부모를 공동양육자로 지정하고 공동양육의 방법을 정한 원심을 파기하였다. 현재의 유책주의 이혼법제에서는 당사자가 부정행위, 유기, 부당한 대우 등 첨예한 갈등이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사유로 이혼하게 되는 사정을 주장 입증하여야 하고 부모와 자녀가 공동양육의 상황을 받아들일 이성적·정서적 대응능력을 갖추기 어려워 실제로 공동양육이 허용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3.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난 아동의 '출생등록될 권리'[대법원 2020. 6. 7.자 2020스575 결정] 가. 사실관계 대한민국 국민인 신청인은 2013년 8월경부터 사실혼 관계에 있던 중국 국적 여성 Y와 사이에서 딸인 사건본인이 출생하자 사건본인의 출생증명서를 첨부하여 관할 주민센터에 출생신고를 하였다. 사건본인의 출생증명서에는 Y의 성명, 생년월일이 기재되어 있었다. 그런데 Y는 이미 중국 당국으로부터 여권 갱신이 불허되어 Y의 혼인관계증명서나 Y가 자녀의 출생 당시 유부녀가 아님을 공증하는 서면, 2명 이상의 인우보증서 등 서류 등 혼인 외 자녀의 父가 출생신고할 때 첨부해야 할 서류를 제출할 수 없었다. 이에 신청인은 가족관계등록법 제57조 제2항에 규정된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출생신고를 하기 위해 이 사건 신청을 하였으나 제1심법원과 항고심법원은 모두 기각하였다. 나. 대상결정의 요지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난 아동에 대하여 국가가 출생신고를 받아주지 않거나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려 출생신고를 받아주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결과가 발생한다면 이는 아동으로부터 사회적 신분을 취득할 기회를 박탈함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및 아동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것이다(헌법 제10조). 현대사회에서 개인이 국가가 운영하는 제도를 이용하려면 주민등록과 같은 사회적 신분을 갖추어야 하고 사회적 신분의 취득은 개인에 대한 출생신고에서부터 시작한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난 아동은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를 가진다. 가족관계등록법 제57조 제2항의 취지, 입법연혁, 관련 법령의 체계 및 아동의 출생등록될 권리의 중요성을 함께 살펴보면 가족관계등록법 제57조 제2항은 같은 법 제57조 제1항에서 생부가 단독으로 출생자신고를 할 수 있게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법 제44조 제2항에 규정된 신고서의 기재내용인 모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에 부의 등록기준지 또는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신고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으로 문언에 기재된 '모의 성명, 등록기준지 및 주민등록번호를 알 수 없는 경우'는 예시적인 것이므로 외국인인 모의 인적사항은 알지만 자신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출생신고에 필요한 서류를 갖출 수 없는 경우 또는 모의 소재불명이나 모가 정당한 사유 없이 출생신고에 필요한 서류 발급에 협조하지 않는 경우 등과 같이 그에 준하는 사정이 있는 때에도 적용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옳다. 다. 혼인 외 자녀에 대한 친부의 출생신고 혼인 외의 자녀에 대한 출생신고의무는 모에게 있지만(가족관계등록법 제46조) 부(父)도 혼인 외 자녀에 대하여 출생신고를 할 수 있고 이때 그 신고는 인지의 효력이 있다(가족관계등록법 제57조 제1항). 비혼모가 혼인 외의 자녀에 대한 출생신고를 하는 경우에는 부를 불상으로 기재할 수 있지만 부가 혼인 외 출생자에 대한 출생신고를 할 때에는 모의 혼인관계증명서를 제출하여야 하고 혼인 외 출생자에 대한 출생신고가 있는 경우에 그 모가 가족관계등록부에 등록되어 있는지가 분명하지 아니하거나 등록되어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부는 모에게 배우자가 없음을 증명하는 공증서면 또는 2명 이상의 인우인의 보증서를 제출하여야 하므로[출생신고에 관한 사무처리지침(2015. 1. 8. 제정 가족관계등록예규 제412호) 제8조] 모를 불상으로 기재할 수는 없다. 이는 민법상 친생추정 제도와 관련이 있는데 모가 부(夫)가 아닌 생부를 자녀의 부(父)로 기재하는 출생신고를 수리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생부가 출생신고를 하여야 하나 모의 인적사항을 모를 때에는 자녀의 출생신고를 하지 못하고 먼저 자녀의 미성년후견인 또는 특별대리인으로 선임된 후 관할 가정법원으로부터 자녀의 가족관계등록창설 및 성본 창설 심판을 받고 가족관계등록창설신고 및 인지신고 절차를 거쳐야 비로소 생부가 자녀의 부로 기재될 수 있었다. 이처럼 생부가 자녀를 양육하고 있어도 모의 인적사항을 모르면 비록 유전자검사를 통하여 친자관계가 과학적으로 증명되더라도 출생신고를 할 수 없고 여러 절차를 거쳐야 부자관계를 확정할 수 있는 문제점을 개선하고 이런 어려움으로 태어나자마자 버려지는 아이들의 생명권을 보장하기 위해 2015년에 가족관계등록법이 일부 개정되었다(법률 제13285호, 일명 '사랑이법'). 이 법은 친부가 '모의 성명, 등록기준지 및 주민등록번호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법률상 배우자가 있는 모가 혼인 중 다른 남자와의 사이에서 자녀를 출산한 후 생부를 아버지로 출생신고 하기 위해 가족관계등록법 제57조 제2항을 악용하는 것을 막고자 일선 법원에서는 모의 인적 사항을 전부 알지 못하는 경우에 한해 생부의 출생신고를 위한 확인을 해주었다. 그리하여 개정법률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출생신고에 있어 비혼부의 어려움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라. 검토 대상결정은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난 아동은 출생등록될 권리를 가진다는 점을 천명한 최초의 판례이다. 그동안 하급심에서는 사랑이법의 입법 취지에도 불구하고 민법상 친생추정제도와의 관계에서 가족관계등록법 제57조 제2항의 적용범위를 좁게 해석하였으나 대상결정은 아동의 출생등록될 권리와 위 법률 조항의 입법 취지 등을 명확하게 밝히면서 비혼부가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자녀의 출생신고를 간소한 방법으로 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다. 4.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의 원고적격[대법원 2020. 6. 18. 선고 2015므8351 전원합의체 판결] 가. 사실관계와 이 사건의 쟁점 A(1909년 8월 10일 사망)는 2010년 8월 15일 건국훈장 4등급 애국장 포상대상자로 결정되었다. A는 1남 2녀를 두었고 장녀 망 B의 자녀인 b가 행정소송을 통해 구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2012년 2월 17일 법률 제113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독립유공자예우법'이라 한다)에 따른 독립유공자의 유족으로 인정되자 A의 장남 망 C의 손자인 원고(A의 증손자)가 검사를 상대로 A와 B 사이에 친생자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원심은 원고가 위와 같은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판결을 받더라도 A에게 다른 손자녀(차녀의 자녀들)가 있어 독립유공자예우법이 정한 기준에 따른 독립유공자의 유족으로 등록될 수 없고 달리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을 구할 이해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적격을 부정하고 이 사건 소를 각하하였다. 이 사건의 쟁점은 원고가 독립유공자 A와 친족관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당연히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즉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법 제777조에서 정한 친족은 그와 같은 신분관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당연히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한 종전 대법원 판례가 여전히 유지될 수 있는지 나아가 민법 제865조에 의한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제기권자(원고적격)의 구체적 기준이 문제다. 나. 대상판결의 요지 구 인사소송법 등의 폐지와 가사소송법의 제정·시행, 호주제 폐지 등 가족제도의 변화, 신분관계 소송의 특수성, 가족관계 구성의 다양화와 그에 대한 당사자 의사의 존중, 법적 친생자관계의 성립이나 해소를 목적으로 하는 다른 소송절차와의 균형 등을 고려할 때 이해관계인은 '다른 사람들 사이의 친생자관계가 존재하거나 존재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판결이 확정됨으로써 일정한 권리를 얻거나 의무를 면하는 등 법률상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이다. 민법 제777조의 친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당연히 이러한 이해관계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민법 제865조에 의하여 준용되는 다른 조항의 제소권자로 명기되어 있거나 별도의 이해관계가 인정되어야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의 원고 적격이 인정된다. 이에 민법 제777조에서 정한 친족이라는 사실만으로 당연히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한 종전 대법원 판례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한편 위와 같은 다수의견에 대해 판례 변경에는 찬성하지만 원고가 제소권자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대법관 2인의 별개의견이 있다. 다. 검토 대상판결의 다수의견은 민법 제865조에 따라 친생자관계의 당사자인 부, 모, 자녀는 물론 자녀의 직계비속과 그 법정대리인은 당연히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고 '성년후견인, 유언집행자, 부(夫) 또는 처(妻)의 직계존속이나 직계비속'은 제865조에 열거된 각 규정(제848조, 제850조, 제851조)이 정하는 제소권자에 관한 요건을 충족한 경우 당연히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지만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제865조 및 제862조에 따른 '이해관계인'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원고적격이 인정된다고 하였다. 이해관계인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다른 사람들 사이의 친생자관계존부가 판결로 확정됨에 따라 상속이나 부양 등에 관한 자신의 권리나 의무, 법적 지위에 구체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경우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하고 이는 원고의 주장내용과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토대로 개별적으로 심리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에 대해 별개의견은 부(夫) 또는 처(妻)의 직계존속이나 직계비속은 위와 같은 제소권자에 관한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어야 하고 이해관계인의 범위를 정하는 1차적 기준은 현재 가족관계등록부에 진실한 혈연과 다른 친생자관계가 등록됨으로 인해 자신의 신분관계를 기초로 한 법적 지위에 불이익을 받는지 여부가 되어야 하며 친생자관계존부확인 판결을 통해 잘못된 가족관계등록부의 기록을 바로잡아야 할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이 있어야 하는데 다수의견이 제시한 기준인 '일정한 권리를 얻거나 의무를 면하는지 여부'는 신분관계에는 영향이 없으면서 재산적 이해관계만을 갖는 경우(가령 보험금 수익자나 상속인의 채권자 등)까지 확장될 우려가 있다면서 그로 인한 실무적 부작용 등을 우려하였다. 대상판결의 다수의견과 별개의견은 모두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의 원고적격과 관련하여 약 40년 동안 유지되어 오던 종전 대법원 판례를 변경함과 동시에 민법 제865조에 의한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의 원고적격 범위를 합리적으로 설정하였다. 친생자관계는 인간의 혈연적·정서적 뿌리와 연결된 기초적 신분관계이다. 따라서 친자관계의 법적 안정성 확보는 무엇보다 중요하고 친자가 문제삼지 않는 친생자관계에 대해 제3자가 확인의 소를 제기하도록 허용하려면 그럴만한 정당성이 충실하게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민법 제856조에 의해 준용되는 민법 제851조의 보충적 제소요건을 갖추지 못하였고 이해관계인의 요건도 갖추지 못하였다. 원고적격을 인정하지 않은 대상판결은 타당하다. 5. 특별한정승인의 제척기간과 법정대리인[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19다232918 전원합의체 판결] 가. 사실관계와 쟁점 피고는 채무자인 A의 상속인들(배우자 B, 자녀 C와 원고)을 상대로 약속어음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1993년 12월 20일 승소판결을 받았고 이후 2003년 11월경 시효 연장을 위하여 소를 제기하여 이행권고결정이 확정되었는데 B는 위 두 번의 소송에서 당시 미성년자인 원고를 대리하였다. 피고는 2013년 11월경 재차 시효 연장을 위하여 B, C, 원고(성년)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였고 승소 판결을 받았다. 피고는 2017년 8월 31일 위 판결을 집행권원으로 하여 원고의 은행 예금채권에 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다. 이에 원고는 2017년 9월 25일 상속 한정승인 신고를 하여 이를 수리하는 심판을 받고 곧바로 이 사건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였다. 이 사건의 쟁점은 원고의 한정승인 신고 및 그 수리가 유효한지 여부이다. 이는 민법 제1019조 제3항에 따른 특별한정승인에서 상속인이 미성년자인 경우에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알지 못하였는지 여부'와 '이를 알게 된 날'을 미성년 상속인과 법정대리인 중 누구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지와 관련된다. 나아가 상속인이 성년에 이른 뒤에 본인이 직접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게 된 날부터 3월의 제척기간이 별도로 기산됨을 내세워 새롭게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는지 문제 된다. 나. 대상판결의 요지 민법 제1019조 제1항, 제3항의 각 기간은 상속에 관한 법률관계를 조기에 안정시켜 법적 불안 상태를 막기 위한 제척기간인 점,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법정대리인 제도와 민법 제1020조의 내용 및 취지 등을 종합하면 상속인이 미성년인 경우 민법 제1019조 제3항이나 그 소급 적용에 관한 민법 부칙 제3항, 제4항에서 정한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제1019조 제1항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였는지'와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이 언제인지'를 판단할 때에는 법정대리인의 인식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2다440 판결, 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2다15268 판결 참조). 따라서 미성년 상속인의 법정대리인이 1998년 5월 27일 전에 상속개시 있음과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모두 알았다면 위 민법 부칙 규정에 따라 그 상속인에게는 민법 제1019조 제3항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이러한 상속인은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없다. 또한 법정대리인이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이 1998년 5월 27일 이후여서 상속인에게 민법 제1019조 제3항이 적용되더라도 법정대리인이 위와 같이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을 기준으로 특별한정승인에 관한 3월의 제척기간이 지나게 되면 그 상속인에 대해서는 기존의 단순승인의 법률관계가 그대로 확정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후 상속인이 성년에 이르더라도 상속개시 있음과 상속채무 초과사실에 관하여 상속인 본인 스스로의 인식을 기준으로 특별한정승인 규정이 적용되고 제척기간이 별도로 기산되어야 함을 내세워 새롭게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는 없다. 이에 대해서는 상속인이 미성년인 동안 그의 법정대리인이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고도 3월 동안 상속인을 대리하여 특별한정승인을 하지 않은 경우 상속인이 성년에 이르러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게 된 날부터 3월 내에 스스로 특별한정승인을 하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이 있다. 다. 검토 상속인이 미성년인 경우 상속인과 법정대리인 중 누구의 인식을 기준으로 특별한정승인 가부를 가려야 하는가 하는 쟁점에 관해서는 기존 판례에 따라 법정대리인의 인식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에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하였다. 그런데 미성년 상속인이 성년이 된 후 본인 스스로의 인식을 기준으로 새롭게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수의견은 허용할 수 없다고 보았고 반대의견은 이를 허용해야 한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미성년 상속인을 상속채무로부터 보호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생각이 모두 일치하였다. 다만 다수의견은 입법으로 미성년자를 보호할 수 있는 특별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보았고 반대의견은 입법이 아닌 해석을 통해 미성년자를 구제하는 것을 도모하였다. 구체적 타당성을 도모한다는 이유로 법률해석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없다는 다수의견에 동의하면서 미성년 상속인을 보호할 제도적 방안이 하루 빨리 마련되길 기대한다. 6. 그 밖에 부모에게 양육비를 분담하고 공동명의계좌를 개설하도록 명한 원심을 파기한 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9므15302 판결도 중요하다. 배인구 변호사 (법무법인 로고스)
배인구 변호사 (법무법인 로고스)
2021-03-04
형사일반
[판결] 中유학생 대신 '한국어능력시험' 응시한 대학생들, 벌금형
중국인 유학생들을 대신해 한국어능력시험에 대리응시한 대학생들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이수정 판사는 위계공무집행방해 및 공문서부정행사 혐의로 기소된 한국인 대학생 A씨와 B씨에게 각각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2020고단7547). 또 이들에게 대리응시를 부탁한 중국인 유학생 C씨와 이들을 연결해 준 대학생 E씨에게도 동일한 벌금형이 선고됐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1월 실시된 제68회 한국어능력시험 고사장에서 각각 중국인 유학생 C씨와 D씨의 외국인등록증을 마치 자신의 것처럼 제시하며 시험에 응시한 혐의를 받는다. 함께 기소된 중국 출신의 귀화 대학생 E씨는 2019년 10월 친척인 중국인 유학생 F씨로부터 같은 어학원에 다니던 C씨와 D씨의 한국어능력시험을 대리응시해 줄 사람을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전달받고, 평소 알고 지내는 대학 후배인 A씨와 B씨에게 대리시험 응시를 부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C씨와 D씨는 이들이 한국어능력시험 4급을 취득해 주는 대가로 각각 1만300위안(약 173만원)을 지급하고, E씨와 F씨는 수고비를 제한 금액을 A씨와 B씨에게 지급하는 조건으로 대리시험을 공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판사는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들이 공모해 대리시험에 응시한 것으로 그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B씨의 대리시험 응시는 성공하기까지 해 한국어능력시험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했으므로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들이 학생 신분으로 이전까지 국내에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자신들의 범행을 인정하면서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대리응시를 부탁한 또다른 중국인 유학생 D씨는 공동피고인으로서 함께 기소됐으나 선고기일에 불출석해 변론이 재개됐고, E씨와 함께 대리응시를 공모해 기소된 F씨도 지난해 10월 중국으로 출국한 사실이 확인돼 변론이 분리됐다.
위계공무집행방해
공문서부정행사
중국인
유행생
한국어능력시험
대리응시
이용경 기자
2021-02-10
민사일반
[판결] '한·중 영상재판 활용한 감정증인 신문' 반영 판결 주목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하늘길이 막히자 법원이 중국에 있는 중국법 전문가를 원격영상 방식으로 감정증인신문을 한 다음 이들의 의견을 반영한 판결을 내놔 주목을 끌고 있다. 전세계적인 전염병 창궐 상황에서 국경을 넘는 분쟁 사건의 해결을 위해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넘는 질높은 재판을 구현할 방법으로 영상재판을 통한 감정증인신문 활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민사33부(재판장 정재오 부장판사)는 A사 등 중국 보험사들이 성도이엔지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2019나2054956)에서 "성도이엔지는 총 128억8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7월 성도이엔지의 자회사인 성도건설에 중국 우시 반도체 공장의 가스공급설비 설치 공사를 맡기는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가스 배관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해 공장 2500㎡(약 756평)가 불 탔다. SK하이닉스는 A사 등 중국 보험사에 10억6500만 달러(약 1조1700억원)를 보험금으로 청구했고, 5개 보험사는 SK하이닉스에 8억6000만 달러(약 9500억원)를 지급하기로 하고 손해배상청구권을 양도받았다. 이후 중국 보험사들은 중국에서 성도건설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고, 중국법원은 성도건설에 보험사들이 SK하이닉스에 지급한 보험금 중 재물손해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이 확정되자 중국 보험사들은 우리나라 법원에 성도건설의 모회사인 성도이엔지를 상대로 1000억원의 구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고법 민사33부는 이 사건 심리를 위해 지난해 10월 26일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서관 308호 법정에서 중국민법 전문가인 베이징대 류카이샹 교수와 중국인민대 장신보 교수 등을 원격영장재판방식으로 감정증인 신문을 진행한 뒤 최근 최종 판결을 내렸다<본보 2020년 10월 29일자 4면 참고>. 재판부는 우선 이 사건 판단의 기준이 되는 준거법을 중국법으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계약은 당사자가 선택한 법에 의하므로 보험자의 보험금 지급에 따른 대위권 행사에 관해서는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준거법으로 정한 중국법에 따른다"며 "화재사고가 발생한 장소로서 불법행위가 있었다고 주장되는 곳은 중국이므로 성도건설 직원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성도이엔지의 사용자책임에 관해서는 중국법이 준거법이 된다"고 밝혔다. 이번 재판에서는 또 성도건설의 대표자 등이 모회사인 성도이엔지의 지휘·관리·감독을 받는 중국법상 용공관계(用工關係)에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중국법에서는 노동계약의 당사자로 우리법에서 말하는 사용자에 해당하는 용인단위(用人?位)와 근로자에 해당하는 노동자가 있다. 보험사들은 성도건설이 성도이엔지와 용공관계에 있으므로, 중국 침권책임법상 용인단위 책임 규정에 따라 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중국 침권책임법 제34조는 '용인단위의 공작인원이 공작 업무 집행으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 용인단위가 권리침해책임을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이 규정에 따른 용인단위 책임은 피용자의 침권행위에 대해 고용자의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용인단위 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용인단위에 해당할 것 △침해행위자가 용인단위의 공작인원일 것 △공작인원의 침해행위가 용인단위의 공작임무 수행으로 인한 것일 것 △공작인원이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에 해당할 것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중국 회사가 아닌 외국 회사도 중국법상 용인단위에 해당되는지 여부였다. 이 때문에 재판부는 중국민법 전문가인 중국인 교수 2명을 영상재판 방식을 통해 감정증인신문 했다. 당시 재판부는 "중국내에서 합법적으로 고용관계를 체결 할 수 있는 외국회사도 용인단위가 될 수 있냐"고 질문을 했고, 감정증인으로 채택된 베이징대 류카이샹 교수는 "중국노동법과 노동계약법 등에 따르면 용공관계를 인정함에 있어서 원칙적으로는 중국경내 기업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중국의 침권책임법에서 용인단위의 주체에 대해 해석할 때는 경내(국내)인지 경외(국외)인지 구분이 없다"며 "(외국기업도)침권 책임법에 따른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침권책임법은 중국의 민사기본법에 해당해 '용인단위'의 의미는 노동계약법이 아닌 민법총칙에서 정한 의미로 이해함이 타당하므로 경내 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성도건설의 임직원들이 실질적으로 성도이엔지의 업무를 수행하는 등 용공관계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성도건설과 성도이엔지는 완전모자회사 관계로서 기업집단을 구성해 경영전략을 공유하고 기업집단의 본부라고 할 수 있는 모기업인 성도이엔지가 100% 주주이자 중첩적 경영진 구성을 통해 성도건설의 주요 경영 판단에도 영향력이 있었다"며 "그러나 기본적으로 각기 다른 나라에 설립된 별도 법인으로서 이 사건 화재사고에 이르기까지 수년 동안 원칙적으로 각 사업과 자산을 독립적으로 운영해 온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공사는 성도건설이 SK하이닉스와 체결한 계약에 따른 것으로서 성도건설은 중국 내 관련 면허를 보유하고 자체의 물적·인적 설비를 기반으로 여러 근로자들을 사용해 공사를 수행했다"며 "성도이엔지가 성도건설의 100% 주주로서 결과적으로 성도건설의 성장과 경영 수익으로부터 이익을 얻는 것은 지분의 소유관계와 기업집단 구성에 따른 것이지 공사 근로자들의 업무 수행의 이익이 직접 성도이엔지에 귀속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 회사법상 성도이엔지와 성도건설의 연대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성도건설은 화재 사고가 발생한 직후 성도이엔지에 거액을 배당했는데, 이를 배상채무 회피로 본 것이다. 재판부는 "성도건설은 화재 사고 이전에는 정기적인 이익배당이 실시된 바가 없다"며 "2013년도에 성도건설이 특히 많은 영업이익을 거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대규모 화재사고가 발생해 직원들이 소방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었고, SK하이닉스로부터 배상청구 예고를 받은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도이엔지가 기존에 투여한 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필요가 있었더라도 이처럼 거액의 이익배당을 서둘러 결정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며 "화재사고로 인한 채무를 회피하고자 하는 목적이 개입됐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성도이엔지는 성도건설을 지휘·감독하는 사용관계에 있다고 판단해 사용자 책임이 인정되므로 성도이엔지는 중국 보험사들에게 100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중국법
성도이엔지
중국
보험
박미영 기자
2021-02-01
형사일반
[판결] 경사길에서 시동 꺼진 상태로 뒤로 밀려 추돌사고 났다면
차량이 경사길에서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 뒤로 밀리며 추돌 사고가 난 때에는 특정범죄가중법상 위험운전치상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운전'을 한 경우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음주운전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위험운전치상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4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0도9994). 중국 국적 대학원생인 A씨는 2018년 7월 100m가량 음주운전을 한 뒤 지인 B씨에게 운전을 맡겼는데, A씨가 차에서 내리는 과정에서 시동장치인 스톱 앤 고(STOP&GO) 기능이 해제됐고 차량 시동이 꺼졌다. B씨가 운전석에 앉아 시동 버튼을 눌렀지만, 시동은 걸리지 않았고 오히려 차량이 뒤로 밀렸다. 그러자 A씨가 다시 운전석에 올라 조작했지만, 시동이 걸리지 않은 채 차량이 뒤로 밀려 정차해 있던 택시와 부딪혔고, 택시기사가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위험운전치사상죄를 규정하고 있는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11 제1항은 '음주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자동차(원동기장치자전거 포함)를 운전하여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사람은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사망에 이르게 한 사람은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1심은 "A씨가 제동장치를 조작해 차량을 운전하다 사고가 났다"며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자동차를 '본래의 사용 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자동차의 원동기를 사용할 것이 필요하다"며 "내리막길에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의 핸드 브레이크를 풀어 타력주행을 하는 등의 행위는 도로교통법상의 '운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A씨에게 위험운전치상죄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A씨가 차량을 '운전'한 점이 인정돼야 한다"며 "이를 인정하기 위해선 A씨가 차량 엔진을 시동시키고 발진 조작을 완료하는 등의 사실이 인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고 당시 차량 엔진 시동은 꺼진 상태였고, 차량이 뒤로 진행했더라도 A씨의 의지나 관여 없이 경사진 도로에서 차량이 뒤로 움직인 것이어서 '운전'으로 볼 수 없다"며 위험운전치상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음주운전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음주운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험운전치상
손현수 기자
2021-01-19
민사일반
[판결] "中전담여행사 중요 갱신기준 변경… 공표없이 적용은 위법"
문화체육관광부가 중국 전담여행사 갱신과 관련한 중요 심사기준을 변경하고도 공표 없이 그대로 적용한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A여행사가 문체부장관을 상대로 낸 중국전담여행사 지정취소처분 취소소송(2018두45633)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문체부는 2013년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 전담여행사 지정 제도'를 시행하면서 2년에 1회 재심사를 통해 75점 이상을 얻은 경우 전담여행사 지위를 갱신하도록 했다. 그런데 일부 전담여행사들이 무자격 가이드를 고용하는 등 위반행위가 잇따르자, 문체부는 2016년 3월 제재 강화 차원에서 종전 처분기준의 평가영역 항목 지표 배점 등을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평가기준 점수가 70점 미만인 업체나 70점 이상 업체 중에도 행정처분(무자격가이드 등)으로 6점 이상 감점된 업체에 대해서는 전담여행사 지위를 갱신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문체부는 이 같은 내용의 변경된 기준을 따로 공표하지는 않았다. A여행사는 2014년 1월~2015년 10월 무자격 가이드를 고용해 8점을 감점 받았지만 77점을 받았다. 문체부는 2016년 3월 A사를 전담여행사로 재지정했으나, 이후 행정처분으로 인한 감점이 8점인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자 2016년 11월 직권으로 재지정을 취소했다. 이에 반발한 A사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행정절차법 제20조는 '행정청은 필요한 처분기준을 해당 처분의 성질에 비추어 되도록 구체적으로 정해 공표하여야 한다. 처분기준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이는 처분이 가급적 미리 공표된 기준에 따라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처분의 상대방으로 하여금 결과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행정의 공정성·투명성·신뢰성을 확보하며 행정청의 자의적인 권한행사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행정청이 '갱신제'를 채택 운용하는 경우 처분 상대방은 '공정한 심사'를 요구할 권리를 가지고, 이는 심사기준이 사전에 마련돼 공표되어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며 "문체부가 변경한 전담여행사 갱신기준은 종전 처분기준을 중대하게 변경한 경우에 해당하고, 이를 공표하지 않은 것은 처분기준 사전공표 제도의 입법취지에 반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체부는 일부 전담여행사들이 무자격 가이드를 고용하는 등의 위반행위가 늘어나 제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나, 이는 위반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관계 법령에서 정한 바에 따라 엄정한 제재처분을 시행해야 할 사유에 해당할 뿐"이라며 "전담여행사 갱신제와 관련해 문체부가 사전 공표한 처분기준을 변경해 전담여행사 지정 업체 수를 대폭 감축할 수밖에 없는 중대한 공익상 필요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A사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은 "갱신 평가기준을 변경하는 것은 문체부에게 허용된 재량의 범위 내에 있다"며 "평가기준을 사전에 공표하지 않았더라도 문체부가 자의적으로 권한행사를 했다거나 행정의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을 보장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중국여행
중국
여행사
손현수 기자
2021-01-18
6
7
8
9
10
banner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대법원 "일용근로자 월 근로일수, 22일 아닌 20일"
판결기사
2024-04-25 11:44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노동사기
사해행위취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할 때 납부하는 등록면허세의 과세표준 및 이와 관련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김창규 변호사(김창규 법률사무소)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