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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일반
[판결] "항소이유서 부실" 이유로 판단 안 한 2심… 대법원, '파기환송'
항소심 재판부가 검찰이 항소이유서에 상세한 내용을 기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관련 혐의에 대해 판단 자체를 하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약사법 위반, 사기 방조, 국민건강보험법 위반 방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청주지법으로 10월 14일 돌려보냈다(2022도1229). A 씨는 2015~2017년 실제 근무하지 않은 B 씨의 약국에 근무하는 것처럼 이름을 올리고 매달 5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B 씨와 함께 기소됐다. B 씨는 건강보험공단에서 1인당 조제 건수가 적을수록 조제료를 많이 지급하는 허점을 노려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약사법 위반 혐의는 "A 씨가 상근은 아니더라도 약국에서 일부 근무한 것으로 보여 면허 대여로 보기는 힘들다"는 이유로, 다른 혐의들은 A 씨가 B 씨 범행에 가담한다는 인식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2심은 사기 방조와 국민건강보험법 위반 방조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A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약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검사의 적법한 항소이유 제출이 없었다는 이유로 판단 자체를 하지 않았다. 검찰은 항소장에 항소의 범위를 '전부(양형부당)'라고 적은 뒤, 항소이유서에는 '피고인이 약사로 허위 등록되는 사실을 알고도 약사 면허를 대여해 B 씨의 사기·건강보험법 위반 범행을 방조했다'고 썼다. 대법원은 항소심 재판부가 A 씨의 사기 방조와 국민건강보험법 위반 방조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데는 잘못이 없지만 약사법 위반 혐의를 심리·판단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항소장과 항소이유서에 약사법 위반 부분에 관한 항소 이유를 적법하게 기재했다"며 "검사의 항소이유를 판단하지 않고 1심 무죄 판결을 유지한 것은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피고인의 사기·건강보험법 위반 방조 부분 공소사실은 약사 면허를 대여한 사실을 전제로 하고 있다"며 "검사가 약사법 위반 부분만 다투지 않는다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덧붙였다.
약사법
항소이유서
면허대여
박수연 기자
2022-11-04
노동·근로
헌법사건
가사사용인에 대한 퇴직급여법 적용 제한은 합헌
가사사용인 등 '가구 내 고용활동'에 해당하는 근로자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첫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지난 10월 27일 A 씨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퇴직급여법 제3조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바454)에서 재판관 7(합헌) 대 2(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가사사용인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A 씨는 퇴직금을 달라는 소송을 냈지만 2018년 9월 1심에서 패소했다. A 씨는 항소하면서 "퇴직급여법 제3조 단서는 위헌"이라며 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해줄 것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2019년 11월 헌법소원을 냈다. 퇴직급여법 제3조는 '이 법은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한다. 다만, 동거하는 친족만을 사용하는 사업 및 가구 내 고용활동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가사사용인을 일반 근로자와 달리 퇴직급여법의 적용범위에서 배제하더라도 합리적 이유가 있는 차별로서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가사사용인도 근로자에 해당하지만 근로가 가정이라는 사적 공간에서 이뤄지는 특수성이 있다"며 "퇴직급여법은 사용자에게 의무를 강제하고 국가가 사용자를 감독하며 위반 시 처벌하도록 해 가구 내 고용활동에 대해 다른 사업장과 동일하게 퇴직급여법을 적용할 경우 이용자와 그 가족의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음은 물론 국가의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퇴직급여법을 적용할 경우 이용자에게는 퇴직금 등 지급을 위한 직접적인 비용 부담 외에도 퇴직급여제도 운영과 관련한 노무관리 비용·인력 부담도 발생하는데, 가사사용인 이용 가정은 일반 사업장과 달리 법이 요구하는 사항을 준수할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현실을 무시하고 퇴직급여법을 가사사용인의 경우에도 전면 적용한다면 이용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을 가중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가사사용인에 대한 보호 필요성이 높아져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인증 받은 가사서비스 제공기관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용자에게 가사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은 가사근로자로서 퇴직급여법의 적용을 받게 됐다"면서 "이에 따라 가사사용인은 가사서비스 제공기관을 통해 가사근로자법과 근로 관계 법령을 적용 받을 것인지, 직접 이용자와 고용계약을 맺는 대신 가사근로자법과 근로 관계 법령의 적용을 받지 않을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석태, 김기영 헌법재판관은 "가사사용인은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국민건강보험 등 사회보장제도에서 소외되고 있는데 퇴직급여제도에서까지 배제하는 것은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를 발생시키게 된다"면서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되므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고 입법자가 개선입법을 할 때까지 잠정적용을 명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퇴직금
퇴직급여법제3조
가사사용인
박수연 기자
2022-11-02
산재·연금
행정사건
[판결] "쇄석채취업장 운전 담당 근로자도 분진작업자로 봐야"
쇄석채취업장에서 운전 업무를 수행한 근로자도 진폐예방법상 분진작업에 종사한 것으로서, 해당 근로자의 유족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정상규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8월 25일 A 씨의 유족 B 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위로금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21구합88982)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A 씨는 1983년 11월부터 쇄석채취업 등을 영위하는 C사에서 근무하다가 1990년 4월부터 2015년 5월까지 아파트 기계실에서 보일러조작 업무를 했고, 퇴사한 후 요양생활을 했다. A 씨는 2002년 7월 진폐 정밀진단 결과, 진폐병형 제2형 및 비활동 결핵 등으로 장해등급 제11급 11호 결정을 받았다. A 씨는 2019년 8월 의식 저하 상태로 발견됐고, 응급실로 후송돼 상세불명의 패혈증 등을 진단받고 치료하던 중 같은 날 사망했다. A 씨의 배우자인 B 씨는 근로복지공단에 A 씨의 사망 원인이 진폐증이라고 주장하면서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으나, 공단은 "A 씨는 개인질환의 악화로 사망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불복한 B 씨는 해당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고, 2019년 8월 그대로 확정됐다. 이후 B 씨는 공단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와 함께 진폐의 예방과 진폐 근로자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유족위로금의 지급을 청구했다. 하지만 공단은 유족위로금에 대해선 "A 씨가 최종적으로 근무한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유족위로금 지급대상 사업장에 해당하지 않고 C사는 지급대상 사업장이지만, A 씨는 운전 및 기계공으로 근무해 분진작업에 종사했다고 볼 수 없다"며 부지급 처분을 했고, 이에 불복한 B 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B 씨는 "A 씨가 C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주로 분진작업의 일종인 채석작업에 종사했으므로, A 씨가 분진작업에 종사하지 않았다는 전제의 공단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진폐예방법에 따르면 A 씨가 쇄석 채취장에서 트럭 등을 운전하면서 상·하차 업무를 수행했거나 채석장에서 채석작업을 위한 장비 또는 채석한 돌을 파쇄하는 장비를 조작하는 업무를 수행했을 경우, 분진작업에 종사했다고 볼 수 있다"며 "보험급여원부에 A 씨의 직종이 '운전', '기계공'으로 기재돼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A 씨가 분진작업에 종사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A 씨는 2002년 7월 진폐 장해등급 판정을 받아 진폐보상연금을 수령하고 있었으므로, A 씨가 당시 의료기관에서 자신의 근무 이력 및 내용에 대해 허위로 진술할 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진폐증
분진작업
유족위로금
한수현 기자
2022-10-31
형사일반
[판결] '계곡 살인 사건' 주범 이은해, 1심서 무기징역
생명 보험금을 노리고 내연남과 함께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계곡 살인' 사건의 주범 이은해에게 1심에서 무기징역형이 선고됐다. 이 씨의 내연남인 공범 조현수에게도 징역 30년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5부(재판장 이규훈 부장판사)는 27일 살인 및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씨에게 무기징역을, 조 씨에게 징역 30년을 각각 선고했다(2022고합308). 재판부는 이들에게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하며 부착기간 동안 외출 및 주거지 제한 등의 준수 사항도 함께 부과했다. 다만 검찰의 보호관찰명령 청구에 대해선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선고하는 이상 별도로 형 집행 종료 후의 보호관찰명령까지 선고할 필요성은 없다"며 기각했다. 이 씨는 2019년 6월 경기도 가평군 소재 계곡에서 내연남 조 씨와 함께 생명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 윤모 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이들은 2019년 2월과 5월에도 각각 윤 씨에게 복어 독이 들어간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저수지로 밀어 빠뜨리는 등 살인미수 혐의 등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에서 피고인들의 행위를 가스라이팅(Gas-lighting, 심리적 지배)을 통해 피해자를 물 속으로 뛰어내리게 해 살해한 '작위에 의한 살인'이 아니라, 물에 빠진 피해자를 그대로 두면 사망할 수 있다는 사정을 인식했음에도 구호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부작위에 의한 살인'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 씨가 약 8~9년간 이 씨에게 경제적 지원을 해주는 대가로 교제와 혼인 관계를 유지하는 비정상적 생활을 지속하며 돈을 마련하기 위해 장기 매매까지 시도하는 등 통상적 관점에서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사고방식이나 행동 양상을 보이기는 했다"면서도 "윤 씨가 이 씨 등과 주고받은 메시지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높은 바위 위에서 구명조끼도 없이 다이빙한 행위가 정상적 판단능력이나 자유 의지가 없는 상태에서 행해진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씨가 이 씨 등의 가스라이팅으로 정상적 판단능력이 결여돼 있었거나 심리적으로 완전히 지배당한 상태에서 물 속으로 뛰어내리게 된 것이라 볼 수는 없다"며 "설령 이 씨 등이 윤 씨의 다이빙을 유도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정도만으로 이들의 행위가 윤 씨를 바위 위에서 밀거나 사실상 강제로 물 속으로 떨어뜨리는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만한 적극적 작위 행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씨 등의 살인 범행은 처음부터 윤 씨의 사망이라는 결과 발생에 대한 목적과 계획적 범행 의도 아래 윤 씨에 대한 구호 의무를 의도적으로 이행하지 않거나 구호 의무를 이행한 것 같은 외관을 만들어 윤 씨의 사망 원인을 사고사로 위장한 것"이라며 "작위 행위에 의해 사망의 결과가 발생한 것과 규범적으로 동일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서 그 비난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씨는 자신의 범행에 대해 어떠한 죄의식도 없이 일상적 상황에서 윤 씨에 대한 살해 시도를 반복해 인명을 경시하는 태도를 보였고, 윤 씨에 대한 경제적 착취를 멈추지 않았다"며 "이 사건 범행으로 윤 씨가 사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씨는 윤 씨가 사망할 때까지 살해의 시도를 지속했을 것이 분명하다. 이 씨를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함으로써 그 행위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묻고 자기 잘못을 진정으로 참회하고 속죄하는 시간을 갖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씨는 사랑하는 부인과 지인의 탐욕으로 인해 극심한 공포와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했다"며 "이 씨 등은 적극적으로 범행 은폐를 시도했고, 검찰 조사를 앞두고 도주하는 등 진정 어린 반성이나 참회의 모습을 보이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 씨와 조 씨 모두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살인
이은해
부작위
이용경 기자
2022-10-28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영문 보험약관 면책사유 'wilful' 문구… 대법원 해석기준은
영문 보험계약에서 면책사유로 정한 'any wilful violation or breach of any law(고의적 법령 위반)'은 어떻게 해석하야 할까? 계획적인 법령 위반의 경우로만 한정해 해석해야 할까, 아니면 법령 위반을 알았거나 법령 위반이라는 결과 발생을 용인하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해석해야 할까? 대법원은 'wilful'의 의미를 일반적인 고의가 아니라 계획적인 고의로 한정해야 할 합리적인 근거를 찾을 수 없고, 'wilful'의 의미를 일반적인 고의로 해석하는 이상 여기에 '미필적 고의'를 제외할 이유도 없다고 해석기준을 제시했다. 대법원 민사3부(당시 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지난 8월 31일 칸서스자산운용이 KB손해보험(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을 상대로 낸 보험금 소송(2018다304014)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자산운용회사인 칸서스자산운용은 2013년 8월 KB손해보험과 자산운용전문인 배상책임보험을 체결했다. 칸서스자산운용은 2007년 8월 우즈베키스탄 지역 부동산 개발 사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설정하고 수익증권을 발행·판매해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했다. 모집한 금액은 시행사에 대출 형식으로 투자됐지만, 개발사업이 최종 무산돼 칸서스자산운용은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했다. 이후 칸서스자산운용은 2016년 투자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최종 패소해 12억8285만 여원을 지급하게 됐고, 소송비용으로 8082만 여원을 지출했다. 이에 칸서스자산운용은 보험계약에 따라 소송 방어비용과 패소에 따른 판결금 일부를 KB손해보험에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KB손해보험은 "칸서스자산운용이 보험약관상 면책사유에 해당하는 '고의적 법령 위반'으로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된 것이므로 면책 조항에 따라 우리는 면책된다고 주장했다. 양측이 체결한 보험계약서에는 '보험증권에서 한국어로 되어 있는 부분은 설명적 목적만 가지고 있다. 만일 이 증권에서 영문과 국문 사이의 불일치가 있다면 영문이 국문에 우선하여 적용된다'는 내용과 함께 영문 보험계약에 면책대상인 '부정행위(Dishonesty)'의 유형으로 'any wilful violation or breach of any law'가 기재돼있었다. 재판부는 "원문에 따를 때 면책사유에 있는 'wilful'의 의미를 일반적인 고의가 아니라 국문 번역본과 같이 계획적인 고의로 한정해야 할 합리적인 근거를 찾을 수 없으므로, 원문에 기재된 'any wilful violation or breach'은 일반적인 고의에 의한 법령 위반을 의미한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wilful'의 의미를 일반적인 고의로 해석하는 이상 여기에서 자신의 행위에 따라 일정한 결과가 발생하리라는 것을 알면서 이를 행하는 '미필적 고의'를 제외할 이유가 없다"며 "따라서 칸서스자산운용의 행위가 '미필적 고의'에 의한 법령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원심은 이 부분을 더 심리해 판결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은 영문 보험약관 문구 중 'wilful'이 계획적인 고의에 한정된다고 전제해 칸서스자산운용의 행위가 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보험약관
면책
wilful
고의
박수연 기자
2022-10-07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부당해고 기간 임금 미지급액 중 중간수입의 공제 범위는?
부당해고기간에 근로자가 다른 직장에서 얻은 중간수입을 부당해고기간 동안 미지급한 임금에서 공제할 수는 있지만, 근로기준법이 정한 휴업수당 한도에서는 공제가 허용되지 않고 휴업수당을 초과하는 금액에서만 공제가 가능하다는 법리가 대법원에서 재확인됐다. 대법원 민사3부(당시 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 씨가 B 사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2021다279903)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지난달 19일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2018년 1월 B 사로부터 고용승계를 거부당했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같은 해 4월 해당 고용승계 거부가 부당해고라는 취지로 초심 판정했다. B 사는 2018년 7월 A 씨와 그해 말까지를 기간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했는데, A 씨는 2018년 2월부터 같은 해 7월경까지 다른 회사인 C 사에 근무하며 근로소득을 얻었다. 한편 B 사는 초심 판정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2018년 7월 기각됐다. B 사는 소송도 제기했지만 2019년 6월 패소했다. A 씨는 2019년 11월 "B 사가 부당해고기간인 2018년 1월 1일부터 2018년 7월 1일까지의 미지급 임금, 1년간의 근로(2018년 1월 1일~12월 31일)에 대한 퇴직금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소송을 냈다. 근로자가 다른 직장에서 얻은 중간수입은 공제할 수 있지만 근로기준법상 휴업수당 초과하는 금액에서만 공제할 수 있어 이 사건에선 △부당해고기간 동안의 미지급 임금에서 원천징수세액, 사회보험료를 공제할 수 있는지 여부 △부당해고기간 동안의 미지급 임금에서 중간수입(해고기간 중 다른 직장에 종사하여 얻은 수입)을 공제할 경우 휴업수당과의 관계에서 공제의 한도가 어디까지인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해고기간에 대한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할 때'에 소득세 등 원천징수세액과 국민연금보험료 등 사회보험료를 징수·공제할 수 있을 뿐, 그 지급에 앞서 원천징수세액과 사회보험료를 미리 징수·공제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중간수입이 있는 경우 '해고기간의 미지급 임금액' 중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에서 정한 휴업수당 한도를 초과하는 금액(미지급 임금액에서 휴업수당 한도를 공제한 금액)과 중간수입 중 적은 금액에 대해서 중간수입 공제항변이 허용된다고 봤다. 앞서 대법원은 "사용자가 부당하게 해고된 기간 동안에 근로자가 다른 직장에 종사하여 얻은 이른바 중간수입은 부당해고기간 동안의 미지급 임금에서 공제할 수 있으나 근로기준법이 정한 휴업수당의 한도에서는 그러한 공제가 허용되지 않고, 그 휴업수당 액수를 초과하는 금액에서만 중간수입 공제가 가능하다"고 판시했었다(90다카25277). 이번 판결은 부당해고기간 동안의 미지급 임금액에서 근로자가 얻은 중간수입을 공제하더라도 사용자가 해당 근로자에게 적어도 근로기준법이 정한 휴업수당 액수만큼은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다. 만약 부당해고기간 동안의 미지급 임금액이 100만 원이고 휴업수당이 70만 원으로 계산된다면, 같은 기간 동안의 중간수입 액수가 얼마이든 사용자의 중간수입 공제 항변은 '미지급 임금액 중 휴업수당을 초과하는 부분'인 30만 원(=100만 원 - 70만 원)의 한도 내에서만 허용되는 것으로, 적어도 휴업수당 액수에 해당하는 70만 원은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1,2심은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부당해고
임금
미지급
공제
박수연 기자
2022-09-21
행정사건
[판결] 건강검진 담당의사, 교육 이수 없이 검진업무 했더라도
건강검진 담당의사가 건강검진기본법상 받아야 할 교육을 받지 않았더라도 교육 내용이 비교적 간단할 뿐만 아니라 종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소속 병원으로부터 건강검진비용 전액을 환수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이상훈 부장판사)는 지난달 28일 의사 A 씨가 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징수처분 취소소송(2021구합2124)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교육 내용 간단하고 종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면 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비용 전액 환수 처분은 과해 A 씨가 운영하는 B 의원은 공단이 지정한 내원 및 출장 검진기관이다. 공단은 2020년 8월 B 의원에 대한 건강검진기관 현지확인 결과 B 의원 소속 의사 C 씨가 2019년 11월부터 2020년 7월 사이에 건강검진기본법상 건강검진을 하려는 의사가 이수해야 하는 일반건강검진 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상태에서 출장 검진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공단은 지난해 1월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에 근거해 A 씨에 대해 해당 위반사실과 관련된 건강검진비용 전액인 4400여만 원을 환수하는 처분을 내렸다. A 씨는 이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B 의원은 검진기관으로 지정된 후 5년 이상 별다른 위반행위 없이 건강검진을 시행해 왔고, C 씨가 종전 교육만을 받고 건강검진을 실시함으로써 A 씨가 얻을 수 있는 이익도 없다"며 "검진 담당의사가 받는 교육은 4시간의 온라인 교육을 통해 이수할 수 있는 것으로, C 씨는 공단 연락을 받고 바로 교육을 이수했다. 따라서 위반 사실은 사소한 부주의나 오류로 인한 것으로 인정돼 그 불법성의 정도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C 씨는 종전 교육을 수료했고, 종전 교육과 현행 교육에 포함된 교육 과목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C 씨가 이수한 종전 교육 내용과 실제 건강검진을 시행한 내용 등에 비춰 보면 그 검진비용 전액을 환수하는 것은 과다할 뿐만 아니라 형평에도 어긋난다"고 판시했다.
건강검진
건강보험공단
교육
한수현 기자
2022-09-18
민사일반
산재·연금
[판결] 직장 내 성범죄 피해 근로자 극단적 선택… 근로복지공단, 산재보험금 지급했어도
직장 내 성범죄 피해로 괴로워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근로자에게 산재보험금을 지급한 근로복지공단이 가해 근로자에게 보험금을 구상할 수 있을까? 대법원은 그럴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민사3부(당시 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근로복지공단이 A 씨를 상대로 낸 구상금 소송(2021다263748)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지난달 19일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사망한 B 씨의 직속상사였다. A 씨는 B씨를 상대로 지속적으로 성희롱과 성추행을 했고 결국 피해자 B 씨는 2017년 9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 씨는 B 씨의 혼전임신 여부나 성생활에 대해 여러 차례 부적절한 말을 하고,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 씨는 강제추행죄로 벌금 1000만 원이 확정됐다. 근로복지공단은 B 씨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유족에게 보험금 1억 5800여 만원을 지급한 뒤 A 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2심은 동료 근로자의 가해행위가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매우 큰 경우에는 동료 근로자가 궁극적인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사회정의에 부합한다는 이유 등을 들어 A 씨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 제1항에서 정한 '제3자'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 씨는 공단에 1억 470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은 '공단은 제3자의 행위에 따른 재해로 보험급여를 지급한 경우에는 그 급여액의 한도 안에서 급여를 받은 사람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代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법원은 판단을 달리했다. 재판부는 "동료 근로자에 의한 가해행위로 다른 근로자가 재해를 입어 그 재해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는 경우 그 가해행위는 사업장이 갖는 하나의 위험이라고 볼 수 있어 그 위험이 현실화해 발생한 업무상 재해에 대해서는 근로복지공단이 궁극적인 보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는 것이 산업재해보상보험의 사회보험적 또는 책임보험적 성격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감안하면 근로자가 동일한 사업주에 의해 고용된 동료 근로자의 행위로 인해 업무상의 재해를 입은 경우 그 동료 근로자는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와 함께 직·간접적으로 재해 근로자와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를 가지는 사람으로서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에서 정한 '제3자'에서 제외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 씨와 B 씨는 모두 동일 사업주에 의해 고용된 동로 근료자인데, A 씨의 직장 내 성희롱·성추행 등 불법행위로 B 씨가 자살했고 공단은 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 그 유족에게 산재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를 지급했다"며 "A 씨는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와 함께 직·간접적으로 재해 근로자인 B 씨와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를 갖는 사람으로서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에서 정한 '제3자'에서 제외돼 공단은 A 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 행사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구상금
산업재해보상보험법제87조
업무상재해
박수연 기자
2022-09-14
가사·상속
민사일반
[판결] "제3자 몫 된 사망보험금… 상속인은 1년 지나면 못 받아"
생명보험금 수익자가 상속권자가 아닌 제3자로 지정된 뒤 1년을 초과한 시점에 전체 재산 상속이 시작됐다면, 이 보험금은 상속권자의 몫이 아니라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은 또 유류분권리자가 한정승인을 한 경우, 채무초과분(마이너스)을 유류분액에 가산해서는 안 되고 순상속분액을 '0'으로 보아 유류분 부족액을 산정해야 한다고 처음으로 제시했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달 11일 A 씨가 사망한 남편 B 씨의 동거인 C 씨를 상대로 낸 유류분반환소송(2020다247428)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의 남편 B 씨는 C 씨와 내연관계에 있었다. B 씨는 A 씨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했지만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라 기각됐다. B 씨는 2017년 1월 사망했는데, A 씨는 유일한 법정 상속이었다. B 씨는 숨지기 전 자신의 생명보험 수익자를 C 씨로 미리 변경해뒀기 때문에 사망 보험금 12억 8000만 원은 C씨의 몫이 됐다. 사망 당시 B 씨의 적극재산(은행 대출 등 채무를 반영하지 않은 재산)은 모두 12억 1400여만 원이 있었는데 여기에서 예금 등 2억 3000만 원은 A 씨가 상속받고, 사업 지분 환급금 9억 8400만 원은 C 씨가 사인증여 받았다. 그런데 A 씨에게는 B 씨의 채무 5억 7500만 원도 남겨졌기 때문에 A 씨는 사실상 3억 4400만 원의 빚만 넘겨받은 처지가 됐다. 이에 A 씨는 상속한정승인(상속 포기) 신고를 한 뒤 "C씨가 받은 사망 보험금 12억 8000만 원 또는 B 씨가 낸 보험료가 '유류분'을 산정하는 기초재산에 포함돼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민법 제1114조에 따르면 증여가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에 포함되려면 상속이 개시되기 전 1년 동안 이뤄진 것이어야 한다. 다만 증여 당사자 쌍방(B 씨와 C 씨)이 유류분 권리자(A 씨)에게 손해를 입힐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상태에서 증여가 이뤄졌다면 상속 개시 1년 이전의 증여도 계산에 들어간다. 1심은 사망 보험금 12억 8000만 원을 유류분 계산에 넣을 수 없다고 봤다. B 씨가 보험 수익자를 C 씨로 변경한 날이 증여일인데, 이는 B 씨가 숨지기 1년 이내가 아닌데다가, B 씨와 C 씨에게 A 씨의 유류분을 침해하려는 악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반면 2심은 두 사람이 A 씨의 유류분 침해 가능성을 알고 있었다고 보고 12억 8000만 원을 유류분 계산에 포함했다. A 씨의 순상속분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도 판단이 갈렸다. 1심은 A 씨가 상속 포기를 했으니 순상속분액은 0원이라고 봤다. 하지만 2심은 유류분 계산을 다시 하려면 A씨의 순상속분액을 '-3억 4400만 원'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1심은 A 씨는 3억 1900여만 원을, 2심은 A 씨가 12억 6000여만 원을 C씨에게서 받을 수 있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1심의 계산이 옳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B 씨와 C 씨가 A 씨의 장래 손해를 알고 보험 수익자 변경을 했어야 보험금을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넣을 수 있는데 정황상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상속분보다 상속채무가 더 많은 A 씨가 한정승인을 했으므로 '마이너스'분을 유류분액에 가산해서는 안 되고 '0원'으로 계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생명보험이 유증이나 사인증여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실질을 고려해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포함되는 증여가 될 수 있지만 공동상속인이 아닌 제3자를 보험수익자로 지정하거나 변경하는 경우 그 지정 또는 변경일을 기준으로 민법 제1114조에 정한 제한이 적용된다는 점 △유류분권리자가 한정승인을 한 경우에는 그 채무초과분(마이너스)을 유류분액에 가산해서는 안 되고 순상속분액을 0으로 보아 유류분 부족액을 산정해야 한다는 점을 최초로 설시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생명보험금
상속
유류분
박수연 기자
2022-09-12
교통사고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교통사고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치료받다 자살했다면…
교통사고를 겪은 운전자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 심한 불안 증세를 겪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에도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교통사고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달 11일 사망한 A 씨의 유족 B 씨가 현대해상을 상대로 낸 보험금 소송(2021다27055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평소에 정신질환 없었고 주치의도 ‘사고로 우울장애’ 진단 대법원 "교통사고로 인한 장애가 원인" "보험금 지급해야" B 씨는 2016년 1월 자신의 어머니인 A 씨를 피보험자로 해 현대해상과 운전자보험계약을 체결했다. 이 보험계약에는 '피보험자가 교통사고로 발생한 상해의 직접 결과로 사망한 경우'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특약이 포함됐다. A 씨는 2017년 9월 오후 11시경 승용차를 운전하다 도로에 나타난 고양이를 피하던 중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당시 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A 씨는 사고로 연기가 나는 차 안에서 구조될 때까지 갇혀 있었고, 이 사고로 뇌진탕, 경부 척수 손상, 추간판탈출증 등 상해를 입었다. 이후 A 씨는 2017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경까지 병원에서 상세 불명의 우울병 에피소드, 상세불명의 불안장애 진단을 받고 치료받았다. 치료 과정에서 A 씨는 두통과 불안 증상을 계속 호소했고 연탄을 피우거나 처방 약을 과다복용하며 자살까지 시도했다. 2018년 4월 A 씨는 한 대학병원에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으로 입원치료를 받았고 퇴원 후에도 내원해 '비오는 날 몸이 떨린다. 사고가 난 날 비가 왔다'고 말하고, 불안 증상과 수면 중 이상행동에 관한 증상을 호소했다. 그러다 A 씨는 같은 해 5월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한 남편을 간병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B 씨는 현대해상에 보험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A 씨의 주치의는 사실조회를 통해 "A 씨는 교통사고로 발병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으로 치료받았고, 재발이나 악화 방지를 위해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 남편의 교통사고나 자살 당시의 비가 내린 날씨가 A 씨를 다시 자극해 생긴 정신병리에 따라 자살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밝혔다. 재판부는 "정신질환 등으로 자살한 경우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의 사망이었는지 여부는 나이와 신체, 정신적 심리 상황, 자살 시점의 구체적인 상태, 자살자를 에워싼 주위 상황, 자살의 시기와 동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하고, 사실심 법원은 주요우울장애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 자살했다고 볼 의학적 견해가 증거로 제출됐다면 함부로 부정할 수 없다"면서 "만약 의학적 소견과 다르게 인과관계를 추단하려면 다른 의학적·전문적 자료를 근거로 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A 씨는 교통사고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주요우울장애를 앓게 됐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치료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외상의 부정적 경험을 자극할 수 있는 외부적 상황들이 존재하는 가운데 자살했으며, 주치의도 자살과 관련성을 갖는 주요우울장애의 악화 가능성도 제시했다"며 "A 씨가 교통사고 이전에 정신질환을 겪었다거나 자살을 시도했었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는 사정까지 보태어 보면 A 씨가 교통사고로 발생한 상해의 직접 결과로 사망했다고 보기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원고승소 판결했지만, 2심은 원고패소 판결했다. 원고를 대리한 권종무(45·사법연수원 38기) 법률사무소 권앤율 대표변호사는 "주요우울장애와 자살과의 관련성에 관해 주치의가 전문가로서 전문지식에 기초해 충분한 검토를 거쳐 밝힌 의학적, 과학적 견해인 주치의의 소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라며 "합리적인 사유 없이 주치의의 의견을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판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교통사고
보험금
자살
박수연 기자
2022-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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