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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성폭력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 가볍게 배척… 정의·형평 이념에 반해"
아내의 성폭행 피해를 주장했지만 1심에서 가해자에게 무죄가 선고되자 피해자 부부가 "죽어서 복수하겠다"며 함께 목숨을 끊은 '논산 성폭행 피해 부부 동반자살' 사건의 가해자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강간 및 특수상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모(38)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강간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18도7709) 충남 논산의 폭력조직원인 박씨는 지난해 4월 자신과 가까웠던 A씨가 해외출장을 가자 A씨의 아내 B씨에게 말을 듣지 않으면 남편과 자녀들에게 위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해 B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씨는 폭력조직 후배들이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지난해 11월 1심은 박씨가 폭력조직 후배들을 폭행한 혐의만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박씨의 강간 혐의에 대해서는 △피해자(B씨)가 구체적 협박 내용과 이를 피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했는지 진술하지 않는데다 △사건 전후 폐쇄회로(CC)TV에 찍힌 피해자 모습이 지나치게 자연스럽고 △피해자가 불륜 사실이 발각될 것을 염려해 남편에게 허위로 피해를 말했을 여지도 있다는 등의 이유로 피해자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A씨 부부는 1심 선고가 있은 지 넉달 뒤인 올 3월 전북 무주의 한 캠핑장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며 함께 목숨을 끊었다. 이들은 '가족과 지인에게 미안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자신들을 이해해 달라', '친구의 아내를 탐하려고 모사를 꾸민 당신의 비열하고 추악함', '죽어서도 복수하겠다' 등의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겼다. 하지만 2심도 지난 5월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어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원심을 인정할만하다"며 박씨의 강간 혐의에 대해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박씨의 폭력조직 후배 폭행 혐의 외에 협박 혐의도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으로 형량을 높였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성폭력 사건의 경우 피해자의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해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것이 성인지 감수성에 부합하는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우리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해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해온 점 등에 비춰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개별적·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해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한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와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해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했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면서 "이를 사후적으로 봐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해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해서도 안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진술은 수사기관에서부터 1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될 뿐만 아니라 매우 구체적이며, 비합리적이라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을 찾기 어렵다"며 "원심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는 이유도 피해자의 구체적인 상황이나 박씨와 남편 A씨의 관계 등에 비춰보면 반드시 배치된다거나 양립 불가능하지도 않다. 그런데도 원심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것은 성폭력 피해자의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 성인지 감수성을 결여한 것이라는 의심이 들 뿐만 아니라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강간및특수상해혐의
성폭행
아내성폭행
이세현 기자
2018-10-31
형사일반
[판결]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형→무기징역' 항소심서 감형
딸의 친구인 여중생을 추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9부(재판장 김우수 부장판사)는 6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 등 살인,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영학에게 사형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또 20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 정보통신망을 통한 신장정보공개도 함께 명령했다(2018노933). 재판부는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할 필요가 있지만 교화 가능성을 부정하며 사형에 처할 정도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원심이 선고한 사형은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영학은 지난해 9월 30일 딸을 통해 피해자 A(당시 14)양을 서울 중랑구 망우동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추행하고, 다음날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딸을 시켜 A양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를 마시게 한 다음 수차례 성추행을 했고, 이후 A양이 깨어나자 신고할 것을 우려해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영학은 A양의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차량에 싣고 강원 영월군 야산으로 옮긴 뒤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1심은 "피해자 및 유족에 대해 이 사회가 마땅히 가져야 할 공감과 위로를 모두 포함해 이영학을 우리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하는 형에 처한다"며 사형을 선고했다. 한편 항소심 재판부는 이날 이영학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함께 기소된 이영학의 딸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장기 6년에 단기 4년형을 유지했다. 미성년자는 모범적인 수형 생활을 할 경우 단기형 복역으로 형 집행을 끝낼 수 있다.
범인도피
이영학
어금니아빠
손현수 기자
2018-09-06
형사일반
[판결] '비서 성폭행 의혹' 안희정 前 지사, 1심서 "무죄"
자신의 수행비서였던 전 충남도 정무비서 김지은씨를 수차례 성폭행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항소할 방침을 밝혔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조병구 부장판사)는 14일 강제추행, 피감독자 간음,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안 전 지사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2018고합75). 재판부는 "권력적 상하관계에 놓인 남녀가 성관계를 가졌다는 사실만으로 처벌할 수는 없다"며 "상대방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정도의 위력이 존재하고 행사돼야 하는데, 안 전 지사가 평소 자신의 위력을 행사하거나 이를 남용해 피해자나 직원의 자유의사를 억압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이뤄진 강제추행 사건에서는 안 전 지사가 피해자에게 '씻고 오라'고 말해 그 의미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음에도 피해자가 (성관계에) 응했다"며 "피해자의 심리상태와 관련해 이른바 '그루밍' 상태인지 아닌지, 학습된 무기력 상태는 아닌지 등을 신중히 살펴봤으나 제반 증거나 상황을 고려할 때 피해자가 이런 상황에 빠져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위력 등에 의한 성폭행으로 볼 수 없으며 (피해자인 김 전 비서는) 충분히 자기결정권 행사가 가능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간음행위 당시와 관련한 피해자의 진술에 기초해서 사안을 보더라도, 이른바 'No means No rule'(상대방이 부동의 의사를 표시했는데도 성관계로 나아간 경 우에는 이를 강간으로 처벌하는 체계)이나 'Yes Means Yes rule'(상대방의 명시적이고 적극적인 성관계 동의 의사가 있어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성관계로 나아가면 이를 강간으 로 처벌하는 체계)이 입법화되지 않은 현행 우리 성폭력범죄 처벌 법제 하에서는 안 전 지사의 행위를 처벌하기 어렵다"면서 "이와 같은 처벌체계 도입 여부는 입법론적 문제이고, 사회 전반의 성문화와 성인식의 변화가 수반되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또 "관행화·구조화된 폐습으로서의 권력형 성폭력 행위가 우리사회에서 추방되어야 한다는 점과 이를 위해 사회적으로 연대활동이 필요하다는 점에 관하여 십분 공감하지만, 사안이 형사법정으로 온 이상 헌법적·형사법적 원칙에 기초해 사안을 심리해야 할 것"이라며 "결국 모든 증거들을 종합해 숙고하고, 피해자의 증언 등에 대해 성인지 감수성적 고려를 하더라도, 공소사실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려워 무죄를 선고한다"고 했다. 안 전 지사를 기소한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오정희)는 이날 곧바로 항소할 방침을 밝혔다. 검찰은 "법원의 판단은 존중하지만,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항소심에서 충실히 공소사실을 입증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검찰은 "피해자는 피해 사실을 일관되게 진술했고, 안 전 지사의 요구에 거부의사를 표시했을 뿐 아니라 피해 사실을 여러 사람에게 호소했다"며 "인적·물적 증거에 의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됨에도 법원은 달리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안 전 지사는 수행비서였던 김씨를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 4월 11일 기소됐다. 그는 지난해 7월 29일부터 올해 2월 25일까지 해외 출장을 수행한 김씨를 4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해 7~8월 다섯 차례에 걸쳐 기습적으로 강제추행하고, 지난해 11월에는 관용차 안에서 도지사의 지위를 내세워 강압적으로 김씨를 추행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여겨지던 안 전 지사가 헌신적으로 일한 수행비서의 취약성을 이용해 중대범죄를 저질렀다"며 징역 4년을 구형했다. 또 안 전 지사에게 성폭력치료강의 수강이수 명령과 신상공개 명령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피감독자간음
안희정
성폭력
강제추행
왕성민 기자
2018-08-14
형사일반
[판결]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 피고인들 징역 10∼15년 확정
전남의 한 섬마을에서 여교사를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학부모 3명이 다섯번의 재판끝에 징역 10년∼15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10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치상 혐의로 기소된 김모(39), 이모(35), 박모(50)씨에게 각각 징역 15년, 12년,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8도2666). 박씨 등은 지난해 5월 마을 식당에서 식사중인 초등학교 교사 A씨에게 접근해 억지로 술을 먹인 후 A씨가 만취하자 관사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들은 1차 범행에서 피해자가 강하게 저항해 범행에 실패하자 자정 이후 피해자가 잠이 들었을 때 다시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이 과정에서 이모씨는 범행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기까지 했다. 1심은 1차 범죄에 대한 피고인들의 공모관계는 인정하지 않고 2차 범죄만 공모했다고 봐 각각 징역 18년, 13년, 12년을 선고했다. 2심은 1심 판단을 유지하면서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고려해 형량을 낮춰 징역 10년, 8년, 7년으로 감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박씨 등이 피해자가 있는 관사에 이르게 된 경위나 등 정황사실을 보면 피고인들의 공모공동정범, 합동범 등을 인정할 수 있다"며 1차 범죄의 공모·합동범죄 관계를 다시 판단하라고 했다. 공모공동정범이란 2명 이상이 범죄를 공모한 뒤 그 공모자 중 일부만 실행에 나아간 경우 실행을 담당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공동으로 범죄 책임이 있다는 법리다. 합동범은 공동정범보다 범위가 좁은 개념으로, 2명 이상이 합동해 일정한 죄를 범한 경우 특히 여러 명이 현장에서 시간적·장소적으로 협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대법원이 가해자들의 공모관계·합동 범행을 인정함에 따라 파기환송심을 맡은 광주고법은 원심보다 중한 징역 15~10년을 선고했다. 광주고법은 "피고인들의 친분이 두텁고 범행 당시 수시로 전화통화를 하면서 각자 차량을 이용해 비교적 일사분란하게 범행 장소로 이동했다가 각자 주거지로 돌아온 과정 등에 비춰 볼 때 피고인들의 합동 또는 공모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상고심을 맡은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섬마을여교사
성폭행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강간치상
이세현 기자
2018-04-10
형사일반
[판결](단독) 만취 여성 따라가 성폭행… 30대 ‘징역 4년’ 확정
만취한 여성을 미행해 혼자 있는 틈을 노려 성폭행한 30대 남성에게 징역 4년이 확정됐다. 이 남성은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자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죄질에 비해 3년은 너무 가볍다"며 오히려 형을 올려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었다. 김모(34)씨는 지난해 5월 오전 5시50분 서울 강남구의 한 클럽 앞에서 술에 만취한 피해자 A씨가 친구의 부축을 받고 나와 택시에 타는 것을 발견했다. 김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이 택시를 6㎞나 쫓아갔다. 집앞에 도착해 택시에서 내린 A씨는 친구가 음료수를 사러 간 사이 혼자 남게 됐는데, 김씨는 이때를 노려 A씨를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비슷한 범죄를 저질러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지 불과 한달만에 벌인 사건이었다. 1심은 "만취한 피해자를 미행해 몰래 주시하고 있다가 친구가 자리를 비운 틈을 이용해 모텔에 데려가는 등 범행이 계획적이고 의도적이어서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피해자가 성적수치심과 정신적 고통을 받았는데도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면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검사는 "형이 너무 가볍다"며, 김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김씨는 항소심 재판 내내 반성은커녕 자신보다 14살이나 어린 피해자와 합의하에 성관계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1부(재판장 이영진 부장판사)는 "김씨는 동종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2회나 있고 그중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준강간죄에 경우 이 사건과 범행수법이 매우 비슷한데, 그 유예기간이 경과한 지 한달만에 다시 범행을 저질러 비난가능성이 크다"며 "만 18세에 불과한 피해자가 크나큰 고통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는 점과 김씨가 범행을 부인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고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거나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고도 보이지 않는 점을 볼 때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가볍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최근 김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2017도19402).
성폭행
미행
범행
이세현 기자
2018-03-08
형사일반
[판결] “성관계 전 소극적이나마 거부의사 표시했다면…”
채팅 어플을 통해 만난 여성이 모텔에서 성관계를 갖기 직전 소극적으로나마 거부의사를 밝혔는데도 성행위를 했다면, 여성이 그 정황을 다소 과장해 성폭행 신고를 했어도 무고는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형사5부(재판장 김동규 부장판사)는 거짓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며 신고한 혐의(무고)로 재판에 넘겨진 여성 A(40)씨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원심을 깨고 최근 무죄를 선고했다(2017노8907) 재판부는 "고소사실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허위의 것이라도 허위성에 대한 인식이 없을 때에는 무고에 대한 고의가 없다"며 "일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내용이 포함돼도 터무니 없는 허위사실이 아니라 사실에 기초해 그 정황을 과장한데 지나지 않는 경우에는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가 극도의 폭행이나 협박이 수반된 강간을 당한 것은 아니지만 다소의 강압이 수반된 상태에서 내심 원하지 않는 성관계를 가졌다는 사실도 배척할 수 없다"며 "A씨가 피해자에게 합의금을 요구한 적이 없고, 모텔에 가자고 먼저 제의하지도 않았으며, 성관계를 하는 과정에서도 시종일관 소극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순한 정황의 과장을 넘어 허위성을 인식하면서 공소사실과 같은 진술을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운데도 원심은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해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A씨와 B씨는 2016년 4월경 이성만남을 중개하는 온라인 채팅어플을 통해 처음 만났다. 이들은 만남을 가진 날 여러 술집을 옮겨다니며 술을 마셨고 함께 경기도 광명시에 있는 한 모텔에 투숙했다. A씨는 모텔방에서 1시간 정도 맥주를 나눠 마시고 담배를 피우며 대화를 나누다 잠이 들었는데 이때 B씨가 A씨 옆에 누워 성행위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처음 보는 남자와는 안 잔다", "만지지 마라"며 거부의사를 밝혔지만 계속된 B씨의 시도에 성행위가 이뤄졌다. A씨는 이튿날 B씨에게 강간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A씨는 경찰서에서 "B씨가 몸을 누르고 옷을 벗기려고 해서 소리 지르고 울면서 하지 말라고 저항했는데도 나를 강간했다"고 진술했고, B씨는 상호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진 것이라며 A씨를 무고죄로 고소하며 맞섰다. 1심인 안산지원은 A씨가 성관계 후 숙박업소를 나오면서 머리를 정돈하고 신발을 고쳐신는 등 자연스럽게 행동했으며, 강간 신고 후에도 똑같은 채팅 어플에 접속하는 등 이례적인 행동을 했다며 유죄를 인정했었다(2017노8907).
무고
성폭력
강간
고소
왕성민 기자
2018-03-05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단독) "상습 성추행 행각 알고도 경고만… 회사도 배상책임"
회사가 사내 성추행 사건을 보고 받고도 가해 직원에게 경고 조치만 내린 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면 회사도 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회사가 임·직원을 상대로 성희롱예방교육을 실시한 것만으로는 사용자로서 성범죄 방지에 필요한 주의의무를 다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5단독 정계선 부장판사는 A씨(소송대리인 이영실 변호사)가 직장 상사인 B씨와 직장인 C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6가단5234961)에서 "B씨 등은 공동해 4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베이커리 까페를 운영하는 C사에서 제과·제빵업무를 총괄하는 제과장인 B씨는 2015년 1월 판매보조 업무를 하던 A씨와 퇴근길에 술을 마신 후 "잠시 쉬었다 가자"며 A씨를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B씨는 같은 달 C사 본점 지하 공장 안에 있는 개수대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는 A씨를 뒤에서 껴안는 등 3회에 걸쳐 성추행하기도 했다. B씨는 A씨 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들도 지속적·반복적으로 추행했으며, 그 중 D씨에 대한 성추행 사실은 C사 대표이사에게 보고되기도 했다. 하지만 C사는 B씨에게 경고 처분만 내렸다. B씨는 이듬해 1월 A씨를 강간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5년형이 확정됐다. A씨는 이후 B씨 등을 상대로 "6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C사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매년 성희롱 방지교육을 실시하는 등 사용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맞섰다. 정 부장판사는 "피용자가 사용자로부터 채용, 근무평점 등과 같은 다른 근로자에 대한 고용조건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고 있음을 이용해 업무수행과 시간적·장소적인 근접성이 인정되는 상황에서 피해자를 성추행한 경우 사용자 책임이 성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B씨로부터 근무시간에 제빵기술을 배우는 과정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며 "강간 피해 역시 A씨가 근무한 후 퇴근하는 과정에서 이뤄져 회사의 업무수행과 시간적·장소적 근접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제과팀 직원 1명이 관두는 바람에 A씨는 B씨와 단둘이 빵을 만드는 작업을 하게 됐고 이후 A씨에 대한 강간·강제추행이 이뤄진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며 "C사는 B씨가 D씨에 대한 성추행 사실을 보고 받고도 B씨에게 경고만 했을 뿐 피해 사실을 조사하고 B씨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C사가 임직원들을 상대로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한 사실만으로 사용자로서 성범죄 방지에 필요한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방지
성희롱예방교육
주의의무
성추행
회사
이순규 기자
2018-02-22
형사일반
[판결] 배우 이진욱 '성폭행 무고' 혐의 여성… 2심서 "유죄"
배우 이진욱(37)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무고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던 여성이 항소심에서는 유죄가 인정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부(재판장 이우철 부장판사)는 7일 무고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2017노2323). 재판부는 "무고죄가 성립하는지는 성관계 당시 A씨가 항거가 불가능할 정도로 폭행, 협박이 있었는지를 봐야 한다"며 "성관계가 A씨의 내심에 반해 이뤄진 측면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지만, 강압적인 수단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통상적인 상식을 가진 A씨는 단순히 내심에 반하는 성관계와 강압적 수단에 의해 이뤄지는 강간의 차이를 모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A씨가 이씨를 고소한 것은 객관적인 사실에 반하는 허위고소"라고 판시했다. 다만 "이번 사건이 금전을 목적으로 하거나 계획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1심은 지난해 6월 "범죄의 증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16년 7월 지인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만난 이씨가 자신의 집에 찾아와 성폭행했다며 경찰에 그를 고소했다. A씨는 성폭행 증거로 당시 입었던 속옷과 성관계 당시 입은 상처라며 신체 사진을 제출하기도 했다. 속옷에서는 이씨의 DNA가 검출됐다. 이에 이씨는 성폭행 혐의를 강력 부인하며 A씨를 무고 혐의로 맞고소했다. 검찰은 조사 결과 두 사람이 합의하에 성관계를 맺은 것으로 보인다며 A씨를 무고 혐의로 기소했다.
무고
폭행
협박
이진욱
이순규 기자
2018-02-07
형사일반
[판결]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 파기환송심서 징역 10~15년 '중형'
섬마을 초등학교 여교사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주민 3명에게 파기환송심에서 원심보다 중한 형이 선고됐다. 공모·합동관계가 인정됐기 때문이다. 광주고법 형사4부(재판장 최인규 부장판사)는 29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치상)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모(50)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취소하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8년을 선고 받았던 이모(35)씨에게는 징역 12년이, 징역 7년이 선고됐던 김모(39)씨에겐 징역 10년이 각각 선고됐다. 이들에게는 4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수강명령도 선고됐다(2017노474). 재판부는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이들이 저지른 범행에서 공모·합동관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친분이 두텁고 범행 당시 수시로 전화통화를 하면서 각자 차량을 이용해 비교적 일사분란하게 범행 장소로 이동했다가 각자 주거지로 돌아온 과정 등에 비춰 볼 때 피고인들의 합동 또는 공모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학부형인 피고인들이 교사인 피해자를 상대로 저지른 성폭력 범죄는 우리 사회와 국민에게 커다란 충격을 줬다"며 "건장한 남자들이 자정을 전후로 약 2시간 30분에 걸쳐 서로 만났다 헤어지기를 반복하면서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피해자를 상대로 성폭력 범죄를 저질러 죄질이 나쁘고 그에 대한 비난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원심 판결 선고 후 피해자와 모두 합의해 피해자가 피고인들을 용서하고 선처해 주기를 탄원하고 있는데다 범행 이전에는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며 양형사유를 설명했다. 박씨 등은 2016년 5월 마을 식당에서 식사중인 초등학교 교사 A씨에게 접근해 억지로 술을 먹인 후 A씨가 만취하자 관사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이들은 1차 범행에서 피해자가 강하게 저항해 범행에 실패하자 자정 이후 피해자가 잠이 들었을 때 다시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이 과정에서 이모씨는 범행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기까지 했다. 1심은 1차 범죄에 대한 피고인들의 공모관계는 인정하지 않고 2차 범죄만 공모했다고 봐 징역 12~18년을 선고했다. 2심은 1심 판단을 유지하면서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고려해 형량을 낮춰 징역 7~10년으로 감형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원심이 무죄로 판단한 부분에 대해 공모공동정범, 합동범의 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며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17도6594).
성폭행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틑례법
교사
왕성민 기자
2018-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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