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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발행 주식 40% 취득했더라도 실질적 주주권 행사하지 않았다면
주식회사 발행주식 중 40%를 취득하고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았다면 과점주주로 볼 수 없어 간주취득세를 부과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정상규 부장판사)는 A씨가 서울특별시장을 상대로 낸 취득세 등 부과처분 취소소송(2020구합77572)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주거용 건물 개발 및 공급업을 주로 하는 B사는 2016년 11월 서울 마포구 토지를 취득하고, 마포구청장에게 주택건설용 일반세율을 적용한 취득세 등 총 1억8000여만원을 신고·납부했다. 그런데, 마포구청장은 2018년 7월 "B사는 2017년 11월 해당 토지를 매각해 지방세법 제13조 3항에 따른 취득세 중과세율 추징요건이 성립됐다"며 취득세 및 지방교육세 등 총 1억9000여만원을 부과·고지했다. 한편, B사 대표이사의 친누나인 A씨는 B사 발행주식 30만 주 중 40%인 12만 주를 가지고 있었고 주주명부에 등재돼 있었다. 의결권 행사 등 법인운영을 지배할 수 없는 경우 간주취득세 납부의무 없어 마포구청장으로부터 B사의 체납세액 부과·징수권한을 위임받은 서울시는 B사가 취득세 등 합계 2억3000여만원을 체납하자 B사의 과점주주인 A씨를 지방세기본법 제46조 2호에 따른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했고, 2020년 7월 A씨에게 취득세 등 총 9500여만원을 납부하라고 통지했다.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냈다. A씨는 "B사 사내이사로 취임한 후 곧바로 사임해 실질적으로 주식에 관한 권리를 행사한 바가 없다"며 "실질주주임을 전제로 한 서울시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서울행정법원 원고승소 판결 재판부는 "이미 법인이 취득세를 부담했는데 과점주주에 대해 다시 동일한 과세물건을 대상으로 간주취득세를 부과하는 것은 이중과세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과점주주에게 간주취득세를 부과해서는 안 되고) 의결권 등을 통해 주주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해 법인의 운영을 사실상 지배할 수 있는 과점주주에게만 간주취득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지방세법 제7조 제5항을 제한해 해석해야 한다"며 "주주명부에 과점주주에 해당하는 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기재됐다고 하더라도 주식에 관한 권리를 실질적으로 행사해 법인의 운영을 지배할 수 없었던 경우에는 간주취득세를 낼 의무를 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는 A씨가 2015~2017년 B사로부터 일정한 급여를 송금받아 실질주주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지만, 급여로 평가하기엔 송금 일시가 상당히 불규칙하고 송금액도 일정치 않으며 원천징수내역과도 일치하지 않는 등 실제 근로 제공을 전제로 한 실질적인 급여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A씨가 B사의 재산을 임의처분하거나 관리·운용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거나 의결권 행사 등을 통해 주주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고 볼 객관적인 사정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를 간주취득세 등을 부담하는 과점주주라고 할 수 없다"며 "A씨를 과점주주로 전제한 서울시의 처분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주식
발행주식
과점주주
간주취득세
주주권
한수현 기자
2021-11-17
형사일반
[판결] 'n번방' 최초 개설자 '갓갓', 징역 34년… 박사방 '부따', 징역 15년 확정
'n번방'을 최초로 개설해 운영하며 성 착취물을 제작·배포한 혐의로 기소된 일명 '갓갓' 문형욱에게 징역 34년이,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과 함께 같은 범행을 저지른 '부따' 강훈에게 징역 15년의 중형이 각각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1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문형욱에게 징역 34년 등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1도11753). 문형욱은 2019년 2월부터 텔레그램에서 닉네임 '갓갓'으로 활동하면서 '1번 방', '2번 방' 등 n번방 번호를 매겨 성착취 영상물을 올리는 채팅방 여러 개를 운영했다. 그 과정에서 채팅방 회원들은 여러 청소년들에게 강간 및 유사성행위를 하게 한 후 동영상을 촬영·전송했고, 피해 청소년의 부모들에게 자녀의 나체사진을 보내 협박했다. 또 피해 청소년들에게 커터칼로 몸에 글자를 새기게 해 상해를 입게 하고, 수천개의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SNS에 게시했다. 검찰은 지난해 6월 청소년성보호법상 미성년자 성 착취물 제작·배포 혐의와 특수상해 등 12개 혐의를 적용해 문형욱을 기소했다. 1심은 "피해자들의 육체적·정신적 고통이 상상할 수 없을만큼 크고, 피해자와 가족은 평생 벗어나기 어려운 피해를 입었다"며 "죄질이 나쁘고 반사회적 범죄인 점을 고려하면 중형이 불가피하다"면서 징역 34년을 선고하고 신상정보공개 10년과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 취업제한 10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30년을 명령했다. 2심도 "피고인의 범행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킨 다수의 디지털 성착취 범죄의 시초이고,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제작 범행이 체계화되고 확산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피해자들에게 심각한 고통을 줬을 뿐만 아니라 재범 위험성도 크다"며 1심의 형량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피해자들과의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들을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징역 34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문형욱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한편 대법원 형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이날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강훈에게 징역 15년 등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1도11816). 강훈은 '박사방' 개설 초기인 2019년 9월부터 11월 중순 사이 닉네임 '부따'로 활동하며 조주빈과 공모해 아동·청소년 7명을 포함한 피해자 18명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물 등을 촬영·제작하고, 영리 목적으로 텔레그램에서 판매·배포한 혐의를 받았다. 또 성착취 범행 자금으로 제공된 가상화폐를 환전해 2600여만원을 조주빈에게 전달하고, 피해자에게 전신 노출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 등도 받았다. 그는 박사방 운영에 관여한 것 외에도 조주빈과 함께 2019년 11월부터 12월 사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던 윤장현 전 광주시장에게 접근해 유리한 결과를 받게 해주겠다며 1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 등도 받았다. 1,2심은 "피고인은 나이 어린 여성을 노예화해 소유물처럼 여기고 가상공간에서 왜곡된 성적문화를 자리 잡게 했다"며 "이 사건 범죄로 인터넷에서 피해자들의 신분이 공개됐고 영상물이 지속적으로 유포돼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피해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훈은 박사방 개설 무렵부터 이를 관리하며 조주빈이 계속해서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하도록 하고, 범죄수익 은닉에 가담하는 등 죄가 무겁다"면서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신상정보 공개 고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5년간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대법원도 "피고인의 연령·성행·환경, 피해자들과의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들을 살펴보면, 피고인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 양형이 심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성착취물
갓갓
부따
n번방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박수연 기자
2021-11-11
민사일반
[판결](단독) 공인중개사, 세입자의 ‘주인행세’ 알면서 고지 않았다면
공인중개사가 집주인 측 대리인에게 임대차계약을 맺을 적법한 대리권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임차인에게 고지하지 않았다가 억대의 손해배상금을 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6단독 박현경 판사는 A씨가 공인중개사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단54208)에서 최근 "B씨는 A씨에게 1억 1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5년 4월 B씨의 중개로 집주인 C씨를 대리한 D사와 임대차계약을 맺고, C씨가 소유한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를 보증금 1억1000만원에 월세 20만원으로 임차하기로 했다. 하지만 실제로 D사는 한 달 전 C씨에게 아파트를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10만원에 임차했을 뿐, 임대차계약 체결에 관한 대리권이 없었다. 이후 C씨는 D사가 2016년 8월부터 월세를 연체하자 같은 해 12월 퇴거 통지서를 보냈고, A씨는 뒤늦게 D사가 이 아파트를 무단으로 전대(轉貸)한 것임을 알게 됐다. A씨는 2017년 2월 아파트 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한 채 아파트를 C씨에게 인도해야 했다. 이후 A씨는 "B씨는 D사가 아파트를 임대할 적법한 권한이 없음을 알면서도 나를 속여 계약을 맺도록 했다"며 "B씨는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책임) 또는 공인중개사법 제30조에 따라 보증금 상당의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공인중개사법 제30조 1항은 '개업공인중개사는 중개행위를 하는 경우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원고승소 판결 이에 대해 B씨는 "임대차계약 내용에 관한 협의는 A씨와 D사 간 이뤄졌다"며 "나는 공인중개사로서 계약서 작성만 도와줬을 뿐"이라고 맞섰다. 박 판사는 "중개업자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와 신의성실로써 매도 등 처분을 하려는 자가 진정한 권리자와 동일인인지 여부를 부동산등기부와 주민등록증 등에 의해 조사·확인할 의무가 있다"며 "이러한 의무는 부동산중개업법의 개정 전후에 걸친 의무사항"이라고 밝혔다. 이어 "B씨는 D사와 C씨 간 2015년 3월자 임대차계약 체결을 중개해 D사가 아파트의 임차인 지위에 불과했음을 잘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B씨는 중개 당시 D사에게 위임에 관한 근거서류를 제출받거나 위임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고, C씨에게 직접 위임 여부 등을 확인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B씨는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D사가 C씨를 대리해 계약을 맺을 적법한 권한이 없음을 잘 알면서도 이를 A씨에게 고지하지 않은 채 마치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기망해 A씨로 하여금 계약을 맺고 D사에게 보증금을 지급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공인중개사
임차인
임대인
이용경 기자
2021-11-11
민사일반
[판결](단독) 증권사가 해외 고위험군 투자상품에 ‘위험고지’만 했다면
증권사가 고객에게 고위험 상품인 해외 ETF(상장지수펀드) 투자를 권유하면서 일반적인 해외금융 투자상품의 위험성을 포함한 해외 ETF(상장지수펀드) 상품 거래에 관한 '위험고지'만 했다면 설명의무를 모두 이행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따라서 고객이 해당 상품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봤다면 증권사도 절반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1부(재판장 김지숙 부장판사)는 A씨가 KB증권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합588159)에서 최근 "KB증권은 A씨에게 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8년 11월 KB증권 직원 B씨의 권유로 미국 '나스닥100 지수(Nasdaq-100, 미국 증권거래소 나스닥에 상장된 대표 기업 100개의 주가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해외 ETF 상품 850개를 1350여만원에 매수하고, 한 달여 뒤 같은 상품 800개를 1390여만원에 추가로 매수했다. A씨가 매수한 이 상품들은 '나스닥100 지수'가 하락하는 경우 하락률의 약 3배의 수익을 얻는 인버스(주가 지수가 떨어질 경우 수익이 나는 상품) 구조의 펀드였다. 하지만 나스닥 지수가 상승하면서 손해가 발생했고 A씨는 결국 2019년 5월 추가 매수한 ETF 상품 800개를 810여만원에, 앞서 매수했던 850개를 890여만원에 팔았다. 투자자가 손해 봤다면 증권사도 50% 책임져야 A씨는 "고위험 상품에 관한 투자경험이 없는데도 KB증권이 별다른 설명 없이 고위험군 상품 매수를 권유해 손해를 입었다"며 "자본시장법이 정한 설명의무 등을 위반했으므로 손실 상당액인 1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투자권유를 하는 금융투자업자가 투자자에게 어느 정도의 설명의무를 부담하는지는 해당 상품의 위험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이 상품은 나스닥100 지수의 '일일 변동률'을 추종해 전체 투자기간 동안의 '누적 변동률'을 추종하는 상품에 비해 주기적인 투자상황의 확인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KB증권 패소판결 또 "변동률의 '-3배'의 레버리지 효과가 발생하므로 레버리지 효과가 없는 ETF에 비해 위험성이 높아 전문적 지식이 있는 투자자에 적합해 보인다"며 "증권사 내부기준에도 초고위험 상품에 해당해 KB증권은 이 상품이 일일변동량에 따라 수익을 얻는 상품이라거나 '-3배'의 레버리지 효과가 있는 상품이라는 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KB증권이 일반적인 해외 금융투자상품의 위험성을 망라한 해외 ETF상품 거래에 관한 위험고지를 한 것만으로는 그 설명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KB증권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되, A씨가 자기책임의 원칙상 투자상품 검토를 게을리 한 과실 등을 참작해 그 책임을 50%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증권
손해
증권사
투자상품
위험고지
이용경 기자
2021-11-11
형사일반
[판결] 1시간 넘게 음주측정 거부하며 바람 부는 시늉만
서울중앙지법 형사5-1부(최병률·원정숙·이관형 부장판사)는 경찰관에게 수차례 음주측정 요구를 받고도 1시간이 넘도록 측정을 거부한 혐의(도로교통법상 음주측정 거부)로 기소된 40대 운전자 A씨에게 최근 벌금 900만원을 선고했다(2021노1050). A씨는 2020년 5월 새벽 2시 55분께 서울 강남구 한 도로에서 약 400m 거리를 운전하다 잠시 차량을 정차한 뒤 잠 들었는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B씨에게 음주측정 요구를 받자 이를 거부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경찰관 B씨는 A씨에게 약 1시간 동안 3차례 이상 음주측정 요구를 했지만, A씨는 음주측정기에 바람을 불어넣는 시늉만 할 뿐 정당한 사유 없이 경찰관의 음주측정 요구에 불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음주측정에 사용된 측정기는 호흡시료가 0.9L 이상 채취돼야 측정이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앞선 3차례의 음주측정에서는 바람을 제대로 불어넣지 않는 방법으로 음주측정을 거부하기는 했다"면서도 "이후 2차례의 측정에서는 최선을 다해 바람을 불어 넣었으나 음주측정이 되지 않은 것일 뿐, 음주측정에 응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인정됐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찰관들의 음주측정 요구에도 약 1시간 동안 측정요구에 불응했다"며 "앞선 4~5번의 음주측정에서 피고인은 짧은 숨만 불어넣다가 스스로 호흡을 멈췄으며, 경찰관들은 호흡 부족으로 음주측정이 되지 않았음을 지속적으로 고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마지막 음주측정의 경우 그 직전 시도에서 0.1L 차이로 측정이 되지 않자 경찰관들이 피고인을 위해 추가 기회를 줬음에도 직전보다 숨을 적게 불어 넣어 측정에 실패한 점 등에 비춰 보면 피고인의 측정불응 의사를 명백히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음주측정 중 '삐' 소리가 나고 측정기 디스플레이에 '채취' 단어가 나타난 것은 음주측정기가 호흡을 감지하는 상태로 보인다"며 "음주측정기의 호흡 감지와 호흡시료의 양은 별개로 보이고, 피고인이 음주측정에 필요한 충분한 호흡을 불지 않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삐' 소리와 '채취' 단어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음주측정에 응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도 "음주측정을 거부한 피고인에 대한 처벌이 음주측정에 성실히 응한 운전자들에 대한 처벌과 비슷하거나 가볍다면 형평 내지 법 감정에 반할 것"이라며 벌금 900만원을 선고했다.
도로교통법
음주측정
음주측정거부
이용경 기자
2021-11-08
헌법사건
헌재, 임성근 前 부장판사 탄핵심판 "각하"
헌법재판소가 헌정사상 처음 벌어졌던 법관 탄핵심판 사건을 각하했다. 탄핵심판에 회부된 임성근 전 부장판사가 이미 법관 임기만료로 퇴직한 상태라 탄핵심판의 이익이 인정되지 않는 등 탄핵심판 청구 자체가 부적법하다는 것이다. 헌재는 28일 서울 종로구 재동 청사 대심판정에서 임 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심판(2021헌나1)을 재판관 5(각하) 대 3(인용) 대 1(심판종료선언)의 의견으로 각하했다. 헌법재판관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탄핵이 인용된다. 지난 2월 1일 여당을 중심으로 국회의원 161명은 임 전 부장판사가 2014년 2월부터 약 2년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로 재직하며 다른 법관의 재판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법관(임성근)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3일 뒤 국회는 제384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임 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재적의원 300인 중 179인의 찬성으로 가결했고, 같은 날 국회 소추위원은 헌법재판소법 제49조 2항에 따라 소추의결서 정본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해 탄핵심판을 청구했다. 한편 임 전 부장판사는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재직하던 중 지난 2월 28일 법관 임기가 만료돼 3월 1일 퇴직했다.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 헌법재판관은 "피청구인(임 전 부장판사)이 임기만료 퇴직으로 법관직을 상실함에 따라 이 사건에서 본안심리를 마친다 해도 공직을 박탈하는 파면결정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음이 분명하므로 탄핵심판절차의 헌법수호기능으로서 손상된 헌법질서의 회복 수단인 '공직 박탈'의 관점에서 볼 때 탄핵심판의 이익을 인정할 수 없다"며 "임기만료 퇴직으로 피청구인에 대한 법관으로서의 민주적 정당성이 사법의 책임을 달성하기 위한 '법관 임기제'라는 일상적인 수단을 통해 이미 소멸된 이상, 국회와 헌법재판소의 관여를 통해 민주적 정당성을 박탈하는 비상적인 수단인 탄핵제도가 더 이상 기능할 여지도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과 헌법재판소법 등 규정의 문언과 취지 및 탄핵심판절차의 헌법수호기능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심판청구는 탄핵심판의 이익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므로 각하해야 한다"고 했다. 또 "파면 여부와 상관없이 오로지 탄핵사유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심판의 이익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들 재판관은 "헌법 제65조 4항 전문은 '탄핵결정은 공직으로부터 파면함에 그친다'고 규정하고, 헌법재판소법 제53조 1항은 '탄핵심판 청구가 이유 있는 경우에는 헌법재판소는 피청구인을 해당 공직에서 파면하는 결정을 선고한다'고 규정함으로써, 탄핵심판이 피청구인을 해당 공직에서 파면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며 "'탄핵심판의 이익'이란 '탄핵심판청구가 이유 있는 경우에 피청구인을 해당 공직에서 파면하는 결정을 선고'하기 위해 탄핵심판의 본안심리에 들어가 그 심리를 계속할 이익이며, 심판의 이익은 본안판단에 나아가는 것이 탄핵심판절차의 제도적 목적에 기여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한 문제로서 헌법재판의 적법요건이며, 무익한 탄핵심판절차의 진행을 통제하고 탄핵심판권 행사의 범위와 한계를 설정하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탄핵심판은 탄핵심판청구가 이유 있는 경우에는 '파면 결정을 선고'함으로써 헌법의 규범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탄핵심판절차는 그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에 해당되므로 만약 파면을 할 수 없어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게 된다면 탄핵심판의 이익은 소멸하게 된다"면서 "탄핵심판의 이익이 없는 경우 헌법재판소로서는 탄핵심판의 본안심리를 할 수 없고 탄핵심판청구를 각하하는 결정을 선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선 헌법재판관은 같은 각하 의견을 내면서도 "헌법이 피청구인의 해당 공직 보유를 탄핵심판 절차를 유지할 전제조건으로 확정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다만 현행 헌법재판소법 아래에서는 임기 만료로 퇴직한 경우 심판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냈다. 문형배 헌법재판관도 각하 의견과 비슷한 탄핵심판절차 종료 의견을 냈다. 문 재판관은 "헌법 제65조의 탄핵제도는 고위공직자가 그 지위에서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로부터 헌법이나 법률 위반의 법적 책임을 추궁받는 제도이므로 피청구인이 임기만료로 퇴직하여 더 이상 공직을 보유하지 않게 되었다면 이때 피청구인은 탄핵심판에서의 피청구인자격을 상실하여 심판절차가 종료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며 "이 사건 탄핵심판은 피청구인이 임기만료로 퇴직해 법관의 신분을 상실한 2021년 3월 1일 그 절차가 종료되었다"고 했다. 반면 유남석 소장과 이석태·김기영 헌법재판관은 탄핵 인용 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사법부 내부로부터 발생한 재판의 독립 침해 문제가 탄핵소추의결에까지 이른 최초의 법관 탄핵 사건으로 헌법재판소가 헌법질서 내에서 재판 독립의 의의나 법관의 헌법적 책임 등을 규명하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법관의 재판상 독립침해 문제를 사전에 경고해 예방할 수 있기에 이 사건은 헌법적 해명의 필요성이 인정되어 심판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 전부장판사의 행위는 법관의 재판상 독립을 보장한 헌법 제103조에 위반되는 행위로서 법관에 대한 신분보장의 취지를 감안하더라도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헌법위반행위이므로 이 사건 탄핵심판은 탄핵심판청구가 이유 있는 경우에 해당해 피청구인을 그 직에서 파면해야 한다"며 "임 전 부장판사가 임기만료로 퇴직해 그 직에서 파면할 수 없으므로 피청구인의 행위가 중대한 헌법위반에 해당함을 확인하는 것에 그친다"고 덧붙였다. 임 전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시절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던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사건을 심리하는 1심 재판장에게 중간 판결 고지와 판결을 수정하게 하는 등 재판에 개입했다는 혐의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들의 체포치상 사건 1심 재판장에게 양형 표현을 검토하라고 하는 등 재판에 개입한 혐의 △원정도박 사건에 연루된 프로야구 선수를 정식재판에 넘기려는 재판부의 판단을 뒤집고 약식명령으로 사건을 종결하도록 종용한 혐의로 탄핵소추됐다. 임 전 부장판사는 재판개입과 관련해 탄핵심판과 별개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형사기소됐으나 1,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현재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한편 임 전 부장판사는 이날 헌재 선고가 나자 "법리에 따른 합리적인 결정을 내려주신 헌재에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저로 인해 불필요한 오해와 논쟁을 초래해 많은 분들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더욱 겸허한 마음으로 사회에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성근
탄핵
법관
박수연 기자
2021-10-28
민사일반
[판결](단독) 에어컨 설치 중 가스배관 건드려 화재
에어컨을 설치하다 도시가스 배관을 건드려 주택에 화재를 낸 설치업자가 수천만원의 손해배상금을 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김영아 판사는 A씨가 임차인 B씨와 에어컨 설치업자 C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단5181606)에서 최근 "C씨는 A씨에게 22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의 딸은 서울 종로에 한옥주택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2020년 3월 이 집을 B씨에게 임대했다. 이후 B씨는 집주인의 모친이자 대리인인 A씨의 동의를 받고, C씨에게 에어컨 설치작업을 의뢰했다. 그런데 C씨는 에어컨 실외기를 연결하기 위해 주택 벽에 구멍을 뚫던 중 도시가스 배관을 건드렸고, 화재가 발생해 한옥주택 벽 내부 목재가 불에 타고 기와지붕 일부가 무너졌다. 이에 A씨는 소송을 냈다. 김 판사는 "C씨는 에어컨 설치공사를 의뢰받아 벽에 구멍을 뚫는 작업을 하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구멍을 내는 벽의 안팎을 살펴 문제될 것이 없는지 확인해 안전하게 작업할 주의의무가 있다"며 "설령 A씨가 구멍 낼 위치를 지정했다고 해도 C씨가 구멍을 뚫는 작업을 함에 있어 부담하는 주의의무가 면제되는 것은 아니므로, C씨는 A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A씨가 도시가스 배관 위치 등에 관해 잘 알았을 것으로 보임에도 에어컨 실외기 연결을 위한 구멍을 화장실 쪽 벽에 내도록 요구하고 배관에 관한 사항을 고지하거나 주의를 환기한 바 없다"며 "따라서 A씨에게도 30%의 책임이 있으므로 C씨는 A씨가 보수공사에 지출한 3200여만원 중 22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김 판사는 임차인 B씨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B씨가 C씨에게 에어컨 설치작업을 의뢰한 것은 도급에 해당하는데, 수급인은 도급인으로부터 독립해 그의 사무를 처리하는 것이므로, C씨는 B씨의 피용자라고 할 수 없다"며 "B씨는 도급 또는 지시에 관해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C씨가 에어컨 설치작업에 관해 제3자인 A씨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B씨는 당초 다른 쪽 벽에 구멍을 내려했지만 A씨의 요구로 C씨에게 화장실 벽 쪽에 구멍을 내게 했고, 일반인이라면 도시가스 배관의 드러나지 않는 부분이 벽 뒤로 연결돼 있음을 쉽게 알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B씨가 C씨에게 도시가스 배관을 지적하지 않았다고 해서 공사 지시를 함에 있어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설치
가스배관
안전부주의
에이컨설치
손해배상금
화재
이용경 기자
2021-10-28
민사일반
[판결](단독) ‘소개팅 어플’서 유부남 사실 숨긴 채 만남 지속했다면
유부남인 사실을 숨긴 채 소개팅 어플로 만난 여성과 1년 넘게 사귄 30대 남성이 거액의 배상책임을 물게 됐다. 법원은 혼인빙자간음죄가 폐지됐다고 민사책임마저 비켜갈 순 없다며 상대 여성에 대한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등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3단독 신종열 부장판사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단5272120)에서 최근 "B씨는 위자료 3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미혼 여성인 A씨는 2019년 7월 소개팅 어플로 만난 30대 남성 B씨와 사귀기 시작했다. B씨와 결혼을 전제로 진지한 만남을 이어오던 A씨는 2020년 9월 뒤늦게 B씨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B씨가 결혼 사실을 숨기고 미혼인 것처럼 행세하며 자신을 만났다는 사실에 충격과 불안 등을 호소했고, 결국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 이후 A씨는 B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혼인빙자간음죄 폐지됐다고 민사책임 피할 수 없어 신 부장판사는 "사람이 교제 상대를 선택하고 그 범위를 정하는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할 수 있고, 그 중에는 상대방의 혼인 여부나 상대방과의 혼인 가능성도 포함될 수 있다"며 "그러한 사항에 관해 적극적 혹은 소극적 언동을 통해 허위사실을 고지하는 방법으로 상대방을 착오에 빠뜨려 성행위를 포함한 교제 관계를 유도하거나 지속하는 행태는 기망으로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혼인빙자간음죄가 폐지됐다고 해서 이러한 행위에 따른 민사적 책임마저 부정될 수는 없다"며 "B씨는 A씨를 기망해 A씨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했고,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안겨줬다고 볼 수 있어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법 원고승소 판결 그러면서 "기망의 수단과 방법, 교제 기간, A씨의 연령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A씨의 정신적 고통에 상응하는 위자료 액수는 3000만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며 "설령 B씨의 주장처럼 A씨가 B씨의 혼인관계를 인식했거나 인식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이 B씨의 불법행위 성립 여부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한편 신 부장판사는 B씨가 제기한 반소에 관해선 "A씨가 정체불명의 남성과 동행해 B씨의 주거지를 찾아가 현관문에 '연락하라'는 쪽지를 남기고, B씨의 배우자에게 연락해 자신들의 관계를 알려준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면서도 "B씨의 A씨에 대한 기망 행위와 그로 인한 A씨의 정신적 고통을 고려하면, A씨의 행위가 B씨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거나 사회상규를 벗어난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소개팅어플
유부남
성적자기결정권
이용경 기자
2021-10-25
민사일반
[판결](단독) ‘폐기물 재활용 업무’ 재위탁 받고 과징금… 지자체에 책임 물을 수 없다
무허가업체로부터 지역 음식물쓰레기 재활용 업무를 재위탁 받은 업체가 과징금을 물게 됐더라도 이를 방치한 지방자치단체에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7단독 김춘수 부장판사는 폐기물 재활용업체인 A사가 서울 용산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단5063845)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용산구는 2015년부터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음식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B사를 사업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용산구 관내에는 음식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처리장이 없어 관외에 있는 별도 처리장으로 운반해 사료 혹은 비료로 재활용해야 했다. B사는 당시 용산구 음식폐기물을 수집하고 운반하는 업무만 수행했기 때문에 C사에 관외 운반 및 재활용 업무를 맡겼다. 하지만 재활용업 허가를 받지 않았던 C사는 2017년 9월 이 업무를 재활용 업무 허가업체인 A사에 재재위탁했다. 폐기물관리법 등은 재활용 업자는 위탁받은 폐기물을 위탁받은 성질과 상태 그대로 재위탁하거나 재위탁을 받아서도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A사는 2019년 이를 위반한 혐의로 과징금 2000만원과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받자 용산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A사는 재판과정에서 "용산구는 허가 있는 업체와 직접 계약해 음식물폐기물을 처리토록 할 의무가 있는데도, 재활용업 허가를 받지 않은 C사에 허가 있는 업체의 섭외를 지시했고, 이러한 내용을 우리에게 고지하지 않은 채 음식물폐기물을 처리토록 했다"고 주장했다. 김 부장판사는 "용산구 담당공무원들은 음식물폐기물 처리업무를 재위탁하거나 재위탁 받는 것이 폐기물관리법에 위반되는 것임에도 사전 또는 사후에 이에 대한 검토와 관리를 소홀히 해 폐기물처리업체 등이 재위탁 처리하는 것을 방치해 징계를 받은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공무원들의 폐기물관리법에 따른 직무상 의무는 폐기물과 관련한 공공 일반의 전체이익을 조장하기 위한 것이지 개개의 국민을 염두한 것이 아니고, 더욱이 A사와 같은 폐기물처리업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며 "용산구 공무원이 직무상 의무에 위반해 A사에 손해를 가했다고 하더라도 용산구에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폐기물
재활용
과징금
무허가
이용경 기자
2021-10-18
행정사건
[판결] 강제퇴역 무효 판결로 미지급 퇴역연금 받은 군인 유족에…
강요에 의해 강제로 전역한 후 퇴역연금을 받은 군인 유족에게 이자 부분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환수처분을 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한원교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국군재정관리단장을 상대로 낸 군인연금 기지급금 환수처분 취소소송(2020구합89186)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의 남편 B씨는 1957년 6월 소위로 임관했고, 1972년 8월부터 6관구 사령부 작전참모로 근무해 같은 해 11월 대령으로 진급햇다. B씨는 1073년 4월 3~6일 사이 국방부장관에게 전역지원서를 제출했고, 국방부장관은 같은 달 16일 B씨에 대해 전역을 명했다. 이후 2016년 12월 B씨는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종전 전역명령의 무효를 확인하는 소를 제기했고, 법원은 2017년 9월 "B씨의 전역지원서 작성은 내란음모 사건으로 군단 보안부대에서 3일간 감금된 상태에서 의사결정의 자유가 박탈될 정도의 강박상태에서 이뤄졌다"며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한 무효"라고 판결했다. 해당 판결은 같은 달 그대로 확정됐다. 이후 2017년 11월 국방부장관은 종전 전역명령을 무효로 하면서 1981년 11월 부로 전역을 새롭게 명했고, 국군재정관리단은 B씨의 복무기간을 26년 5개월로 보아 미지급 퇴역연금 15억6000여만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국군재정관리단은 B씨가 2019년 2월 사망했음에도 B씨에게 기지급한 금액 중 이자 부분이 별도의 지급 규정이 없음에도 착오 지급됐다며 '군인연금 기지급금 환수안내 및 납부고지'를 했다. 이에 B씨의 부인 A씨는 환수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에서는 2020년 10월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며 각하 판결했다. 종전 환수처분의 상대방은 A씨가 아니라 B씨라는 이유에서다. 국군재정관리단은 A씨에 대해 같은 이유로 다시금 환수처분을 했고,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구 군인연금법 제15조 제1항에 따른 환수처분은 '급여를 받은 사람'에 대해서만 할 수 있을 뿐, 급여가 지급된 후 급여를 받은 사람이 사망했더라도 상속인들에 대해선 환수처분을 할 수 없다"며 "A씨에 대한 환수처분은 근거 법령이 없는 위법한 처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군재정관리단은 해당 이자가 포함된 퇴직연금을 지급함으로써 B씨나 A씨가 퇴역연금 전액을 수령할 권원이 있다는 등의 신뢰를 부여하는 공적 견해표명을 했다"며 "급여 등이 당초 지급되어야 하는 시기보다 늦게 지급되는 경우에 그에 따른 이자 내지 지연손해금이 가산돼 지급되는 것이 통상적이라는 걸 고려하면, 퇴역연금을 수령하는 정당한 법적 권리가 있다고 믿은 데에 아무런 귀책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퇴역연금을 지급한 취지 자체에 불법·부당한 국가의 행위로 인해 강제로 전역하고 부당하게 퇴역연금을 지급받지 못한 B씨의 권리와 명예를 회복시켜주기 위한 측면이 있을 뿐 아니라, 이자를 환수하지 않을 경우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발생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해당 환수처분은 신뢰보호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위법한 처분"이라고 판시했다.
강제퇴역
미지급
퇴역연금
군인
유족
한수현 기자
2021-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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