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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이감(移監)’위해 친누나에 허위고소 부탁했더라도
이감(移監)을 위해 친누나에게 자신을 허위 고소해 줄 것을 부탁한 수용자에게 대법원이 무고죄를 인정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허위 고소라고 하더라도 친족상도례 고소기간 도과 등 공소기각 사유가 분명한 때에는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징역 2년 4개월을 선고 받고 춘천교도소에 수감중이던 A(52)씨는 가족들이 거주하는 집 근처에 있는 원주교도소로 이감되기 위해 친누나 B(54)씨에게 자신을 사기죄로 고소해 줄 것을 부탁했다. 이감되면 고소를 취하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였다. B씨는 부탁대로 '남동생(A씨)이 2012년 10월 5000만원을 빌려가 아직 갚지 않고 있으니 사기죄로 처벌해달라'는 취지의 허위 고소장을 작성했다. B씨는 이 고소장을 원주경찰서에 내려고 했지만 친족이라는 이유로 거부당하자 춘천지법 원주지원에 우편으로 이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을 받은 법원은 이를 춘천지검 원주지청으로 넘겼다. 원주지청은 2015년 12월 이 사건을 접수했는데, 남매의 허위고소 자작극이라는 점이 드러나자 A씨는 무고 교사 혐의로, B씨는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심은 "B씨가 착오로 고소장을 제출해 접수시킨 원주지원은 형사처분과 관련된 공무소 또는 공무원으로 볼 수 없다"며 "법원(원주지원)이 이후 검찰청(원주지청)으로 고소장을 넘겨 결과적으로 검찰에 접수가 됐지만 B씨가 이를 의도했다거나 예상할 수 있었던 것으로도 단정할 수 없으므로 무고죄가 성립할 수 없다"며 B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따라 A씨의 무고 교사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그러나 2심은 "B씨가 최초 작성한 허위내용의 고소장을 경찰관에게 제출했을 때 이미 허위사실의 신고가 수사기관에 도달돼 무고죄의 기수에 이른 것"이라며 A씨 남매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A씨에게 벌금 500만원, B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또 달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이들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춘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8도1818). 허위사실 신고했더라도 친고죄… 고소기간 지나 재판부는 "타인을 형사처벌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에 허위 사실을 신고했더라도 그 사실이 친고죄로서 그에 대한 고소기간이 경과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음이 그 신고내용 자체에 의해 분명한 때에는 국가기관의 직무를 그르치게 할 위험이 없으므로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형법 제354조와 제328조 등에 따르면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간의 사기죄는 형을 면제하고, 그 이외의 친족 간에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고소기간은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로 정해져 있다"며 "B씨의 고소장 기재 내용과 진술내용에 따르면 신고내용 자체로 B씨가 2012년 10월 1일경 A씨로부터 차용증을 받을 당시 A씨가 애초 돈을 빌릴 당시 용도인 다방 개업에 그 돈을 사용하지도 않았고 변제자력이 없다는 것을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벌금선고 원심파기 그러면서 "2012년 10월 1일경에는 A씨를 고소할 수 있을 정도로 사기 범죄 피해를 입었다는 점에 대한 확정적 인식이 있어 그 무렵부터 고소기간이 진행하고, 고소장이 원주지청에 접수된 2015년 12월 3일에는 이미 그 고소기간이 도과했다고 볼 여지가 많다"며 "B씨의 허위 사기 고소사실은 그 고소기간이 경과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음이 신고내용 자체에 의해 분명한 때에 해당해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고, 그 결과 A씨의 무고 교사죄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감
무고죄
허위사실
이세현 기자
2018-07-26
행정사건
[판결] "공안사범 교도소 작업 배제는 위헌"
수형자가 공안사범이라는 이유로 교도소내 작업과 교육에서 배제시키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행정1부(재판장 한재봉 부장판사)는 9일 김모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향법)가 대구교도소장을 상대로 낸 현처우 유지결정 취소소송(2017구합22055)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현행법은 교도소장이 수형자에 대해 개별적 특성에 알맞은 교육·교화 프로그램, 직업 훈련 등의 처우를 하는 것을 중요한 교정수단으로 여기고 있다"며 "만약 소장이 합리적 이유없이 특정 수형자에 대해서만 작업 또는 교육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거나 부당하게 제한한다면 이는 교정행정의 목적에 정면으로 위배되고, 수형자에 대한 인권존중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안사범이 특정사상과 정치적 이념을 가지고 있어 다른 수용자들과 개별적 접촉을 허용할 경우 교정시설의 운영에 관해 불만을 제기하고, 불순한 세력을 모으는 등 수용질서를 해칠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를 제한한다는 목적이 인정되더라도 이로 인해 달성하려는 공익과 원고가 입는 불이익 사이에는 현저한 불균형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형자의 처우등급을 결정하기 위한 법무부 예규인 구(舊) 분류처우 업무지침은 행정기관 내부의 사무처리 준칙으로서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이 없다"며 "단지 공안사범이라는 이유로 작업 또는 교육을 사실상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이 헌법상 평등의 원칙과 비례의 원칙을 위반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김씨는 지난 2011년경 북한 노동당 225국(대외연락부)의 지령을 받고 대한민국내 지하조직 '왕재산 간첩단'을 만들어 활동한 혐의로 체포돼 2013년 2월 서울고법에서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반국가단체의 구성)로 징역 7년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대구교도소에 수감생활을 하던 그는 2016년 7월부터 교도소장에게 여러차례 "교도소내 작업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교도소 측은 김씨의 요청을 거부했다. 김씨는 교도소장의 재량에 따라 작업 등에서 일정한 제한을 받을 수 있는 경비처우급(S3)으로 구분돼 있었고 구 분류처우 업무지침에 따라 작업 참여가 불가능한 공안사범이라는 이유때문이었다. 분류처우 업무지침은 수형자가 만기, 환자, 징벌, 공안, 감호, 마약·향정, 고령, 독거, 관심대상 등에 해당하는 경우 취업불가능인원으로 분류하고 있었다. 이에 김씨는 지난해 6월 "교도소내 작업에 참여하게 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수형자
교도소
처우
공안사범
왕성민 기자
2018-05-17
[판결] 형소법 위반 하급심 판결 잇단 제동
지방법원 형사 항소부 판결이 최근 대법원에서 잇따라 파기됐다. 국선변호인 지각 결정, 섣부른 공시송달, 항소이유 심리 미진등이 이유인데 모두 형사소송법 위반이다. 적법절차 위반을 이유로 파기되면 재판에 대한 신뢰가 추락할 수 있는 만큼 일선 법원의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항소이유서 제대로 심리 안해"= 대법원 형사2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44)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7도13748). 재판부는 "김씨와 변호인은 원심 1회 공판기일에서 항소이유로 사실오인 및 양형부당을 주장하며 곧 항소이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진술했다"며 "그런데도 원심은 변론을 종결했으며, 이후 적법한 기일내에 항소이유서와 항소이유 보충서가 제출됐는데도 변론을 재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항소이유 제대로 심리 안해 국선변호인 선정 늑장 결정 이어 "항소이유서가 제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열린 공판기일에서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처럼 항소이유서에 대한 심리가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며 "원심은 변론을 재개해 항소이유서에 기재된 내용에 대해 심리를 했어야 했다"고 판시했다. ◇"국선변호인 선정 결정 늑장"= 대법원은 국선변호인 선정 결정을 늦게 해 피고인 혼자 재판에 나오게 한 항소심 재판 결과도 파기했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오모(42)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8도978). 소재 확인 안하고 공시송달 재판부는 "오씨가 원심 법원에 국선변호인 선정 청구서를 제출했는데도 원심은 아무런 결정도 하지 않고 1회 공판기일을 진행한 후 곧바로 변론을 종결한 후에야 오씨의 국선변호인 선정 청구를 기각했다"며 "오씨의 경우 빈곤 그 밖의 사유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여지가 충분한데도, 원심이 국선변호인 선정 결정을 하지 않아 변호인 없이 오씨만 출석한 상태에서 공판기일을 진행한 것은 피고인이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지 못하고 효과적인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오게 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제대로 소재 확인 않고 공시송달 안돼"= 대법원은 사건 기록에 피고인의 소재를 파악할 수 있는 관련 전화번호가 있는데도 전화를 해보지도 않고 피고인의 소재를 파악할 수 없다며 공시송달 후 궐석재판을 진행한 항소심 판결도 파기했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조모(47)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8도2134). 재판부는 "조씨는 항소장과 함께 자신이 간호하고 있는 남편이 입원해 있는 병원의 주소가 적힌 주소변경신고서를 제출했을뿐만 아니라, 항소이유서에는 이 병원의 주소와 전화번호가 적힌 진료소견서도 첨부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씨가 남편을 간호하느라 기존 주거지에서 지내지 못할 사정이 엿보일 뿐만 아니라 조씨가 제출한 항소이유서에 첨부된 소견서에 병원 연락처와 주소가 나타나 있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공시송달 결정을 하기 전 이 병원에 전화해 조씨의 소재를 파악하거나 송달받을 장소를 확인하는 등의 시도를 했어야 했다"며 "이 같은 조치를 다하지 않은 채 조씨의 주거나 현재지 등을 알 수 없다고 단정해 곧바로 공시송달 결정을 한 후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한 송달을 하고, 피고인인 조씨의 진술 없이 판결한 것은 형사소송법 위반"이라고 판시했다.
이세현 기자
2018-04-23
[판결] '필로폰 밀수·투약' 남경필 경기도지사 아들, 항소심도 '집유'
필로폰을 밀수·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장남 남모씨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는 19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남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2018노657). 재판부는 "마약류 밀수입은 엄벌하고 있지만, 남씨가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당시 수사기관이 발견하지 못한 필로폰까지 자진해서 제출했을뿐만 아니라 밀수입한 필로폰을 제3자에게 판매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남씨는 지난해 7~9월 서울과 중국 베이징 등에서 필로폰과 대마를 투약·흡연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중국에서 지인에게 40만원을 주고 구입한 필로폰 4g을 속옷에 숨겨 인천공항을 통해 밀반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1심도 "마약류 범죄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어렵게 하고 오남용 피해를 일으켜 국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면서도 남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밀반입한 필로폰 등이 수사기관에 압수돼 더이상 유통되지 않았다는 점, 가족들이 재발방지를 약속했던 점 등을 양형에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필로폰
밀수
투약
남경필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손현수 기자
2018-04-20
전문직직무
[판결] 자신이 조사한 전과자로부터 골프접대 받은 수사관
자신이 조사했던 마약 전과자가 출소한 이후 11년 동안 만나며 골프 접대와 고가의 갈비 세트 등 뇌물을 받았다가 파면된 검찰 수사관에게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조의연 부장판사)는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검찰 수사관 이모(53)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2600여만원, 추징금 1300여만원을 최근 선고했다(2016고합1354). 이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마약 전과자 박모(57)씨에게는 벌금 1200만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박씨는 향후 마약 사건으로 수사를 받게 될 경우 편의를 제공받기 위해 이씨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며 "이씨 역시 박씨의 경제적 이익 제공이 마약 수사관으로서 자신의 직무와 관련된 것이란 점을 적어도 미필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이씨는 수사관의 본분을 저버리고 재범 가능성이 큰 마약 전과자로부터 회원가 골프 예약을 양도받고 고가의 명절 선물을 받았다"며 "이는 검찰 수사관의 직무 공정성과 청렴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훼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이씨가 받고 있는 대부업법 위반 방조 혐의에 대해서도 "이씨는 관할 관청에 등록하지 않은 대부업체에 자금을 제공했다"며 "무등록 대부업에 따른 수익을 공유한 점 등에 비춰보면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씨는 2004년 검찰 마약 수사관으로 근무하며 박씨를 조사했고, 박씨가 출소한 같은 해 7월부터 2015년까지 11년 동안 해마다 1∼2회씩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박씨와 만남을 이어가던 2011년 12월부터 2015년 7월까지 박씨 소유의 골프 회원권을 사용해 20여회 골프를 치며 1200여만원의 이득을 봤고, 2013년 2월부터 2015년 9월까지 20만원 상당의 한우 갈비 세트 등도 6차례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후 지난해 3월 파면됐다. 이씨는 2011년 8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무등록 대부업체를 운영하는 친동생 이모(50)씨에게 41회에 걸쳐 대부자금 1억8500여만원을 제공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뇌물
수사관
뇌물수수
접대
이순규 기자
2018-04-16
소비자·제조물
[판결](단독) "애플코리아, 아이폰 잠금장치 해제 의무 없어"
애플코리아 측이 "아이폰 기기를 초기화하지 말고 잠금해제를 해 달라"는 소비자의 요청을 거부해도 위법하지 않다는 판결이 나왔다. 김모씨는 2013년 10월 아이패드를 잃어버린 뒤 애플코리아에 아이패드 고유번호를 알려준 다음 기기를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문의했다. 그러나 애플코리아 측은 아이패드의 'MAC(Medium Access Control Address) 주소'를 제공할 수 없다고 했다. 애플코리아는 그러면서 "아이패드의 화면잠금 비밀번호는 본인이 아닌 사람이 해제할 수 없도록 암호화돼 있기 때문에 기기를 훔친 사람은 화면잠금 해제가 불가능하고 아이패드는 비밀번호 입력실패로 초기화 됐을 것"이라고 김씨에게 안내했다. 이후 김씨는 2015년 2월 아이폰6를 구입해 잃어버렸던 아이패드에 적용했던 애플 아이디로 아이폰6를 동기화시켜 사용했다. 그런데 김씨의 애플 아이디가 해킹당하고 있는 듯한 현상이 나타났고 같은 해 9월 화면잠금 상태가 됐다. 김씨는 애플코리아 측에 아이폰6의 화면잠금 상태 해제를 요청하면서 기기에 대한 초기화를 실시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애플은 잠금해제를 풀어줄 때 기기를 초기화하는데 이럴 경우 김씨가 저장한 자료나 정보가 모두 삭제되기 때문에 초기화를 하지 말아달라고 한 것이다. 그러나 애플은 김씨의 이같은 요청을 거부했다. 그러자 김씨는 2016년 11월 "애플코리아 측은 나의 지적재산권에 대한 사용권을 회복하기 위해 아이폰6에 대한 초기화 없는 잠금해제를 실행할 의무가 있다"며 소송을 냈다. 김씨는 또 "애플코리아 측이 MAC 주소를 제공하지 않은 것은 절취행위를 방조한 것"이라며 "이로 인해 아이패드에 보관하고 있던 대학원 석사, 박사과정의 논문, 연구자료 등을 분실해 지적재산권 등을 침해당했다"며 "1억여원을 배상하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7부(재판장 임정엽 부장판사)는 김씨가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6가합32723)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애플코리아 측은 초기화를 수반하지 않는 잠금해제 업무를 고객에게 제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시하고 있다"며 "김씨의 주장만으로는 아이폰6의 초기화를 수반하지 않는 화면잠금 상태를 해제해 줄 법적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애플코리아 측이 아이패드 절취 당시 김씨에게 MAC 주소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절취행위를 방조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애플코리아 측이 김씨의 잠금해제 요청을 거절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등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의무를 위반해 김씨에게 피해를 가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한편 미국 뉴욕 브루클린 연방지방법원은 2016년 2월 뉴욕시 브루클린 마약범 수사와 관련해 애플이 연방수사국(FBI) 수사 협조를 위해 마약상의 아이폰 잠금장치를 해제할 필요가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 판결은 애플이 테러범 아이폰 잠금장치를 해제해 FBI 수사에 협조하도록 한 명령과 배치돼 논란이 있었다. 앞서 캘리포니아주 연방지방법원은 샌버너디노 총기 테러범 사예드 파룩의 아이폰 잠금장치를 해제해야 한다고 명령한 바 있다. 하지만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FBI 요청대로 총격 테러범 아이폰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잠금장치를 해제하면 수많은 아이폰 사용자를 위험에 노출시킬 것"이라며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소비자
아이폰
애플코리아
이순규 기자
2018-04-09
형사일반
[판결] "자백 보강증거, 진실 인정할 정도만 되면 유죄증거로 쓸 수 있다"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가 범죄사실의 전부 또는 중요 부분과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더라도, 피고인의 자백이 진실한 것임을 인정할 수 있는 정도만 된다면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모(53)씨는 지난해 2월 A씨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인 메트암페타민(필로폰) 약 0.2g 등 2회에 걸쳐 필로폰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같은 달 자신의 승용차에서 3회에 걸쳐 팔에 필로폰을 주사한 혐의도 받았다. 또 필로폰 외에도 2016년 9월 원주시 인근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덱스트로메토르판(러미라) 약 1000정을 B씨로부터 건네받아 C씨에게 주고 자신도 물과 함께 2차례 복용한 혐의도 받았다. 또 대마를 소지하고 흡연한 혐의도 있었다. 이씨는 자신의 혐의들을 모두 인정하고 자백했다. 1심은 이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러미라 제공 및 투약 부분과 관련한 이씨의 자백이 시기나 횟수 등에서 불분명하는 등 구체적이지 못한 점을 지적하며 "피고인의 자백이 그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유일의 증거인 때에는 이를 유죄의 증거로 하지 못한다. 러미라 제공과 관련한 자백을 보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면서 이 부분은 무죄로 판단해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춘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7도20247). 재판부는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는 범죄사실의 전부 또는 중요 부분을 인정할 수 있는 정도가 되지 않더라도, 피고인의 자백이 가공적인 것이 아닌 진실한 것임을 인정할 수 있는 정도만 되면 충분하다"며 "직접증거가 아닌 간접증거나 정황증거도 보강증거가 될 수 있고, 자백과 보강증거가 서로 어울려 전체로서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면 유죄의 증거로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씨는 이전에 동종범죄 전력이 있어 마약 제공·투약 사실을 자백하면 더 불리한 처벌을 받을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수사기관에서 마약 제공과 투약사실을 자백하고 원심에 이르기까지 일관해 진술을 유지했다"며 "이씨의 자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을 찾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이 증거로 채택한 검찰 진술조서와 수사보고 기재내용에는 이씨의 러미라 투약행위가 있었던 무렵 B씨로부터 채무변제에 갈음해 러미라를 받았다는 취지의 내용들이 있는데 이러한 내용은 자백의 진실성을 담보하기에 충분하다"면서 "러미라 제공·투약부분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자백의 보강증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자백
증거
보강증거
필로폰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마약
이세현 기자
2018-03-21
형사일반
[판결] "마약 피의자가 제출한 모발·소변, 그 자리서 봉인 안했다면…"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던 피의자가 임의제출한 모발과 소변을 제출받은 그 자리에서 제대로 봉인해 보관하지 않았다면 이를 감정한 결과는 증거로 쓸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차모(51)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7도14222). 재판부는 "과학적 증거방법이 사실인정에 있어 상당한 정도로 구속력을 갖기 위해서는 시료의 채취·보관·분석 등 모든 과정에서 시료의 동일성이 인정되고 인위적인 조작·훼손·첨가가 없었음이 담보돼야 하며 각 단계에서 시료에 대한 정확한 인수·인계 절차를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은 차씨가 임의제출한 소변과 머리카락을 그 자리에서 별다른 봉인 조치를 하지 않고 밖으로 가지고 나갔는데 차씨의 눈앞에서 소변과 머리카락이 봉인되지 않은 채 반출됐는데도, 그 후 조작·훼손·첨가를 막기 위해 어떤 조처가 행해졌고 누구의 손을 거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전달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증거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물이 차씨로부터 채취한 것과 동일하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그 감정결과의 증명력은 차씨의 투약 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차씨는 2016년 9월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서울의 한 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차씨는 조사를 받으며 소변과 모발을 임의제출했는데 경찰은 제출받은 소변과 모발을 그 자리에서 봉인하지 않고 조사실 밖으로 가져나간 뒤 사무실 책상에서 밀봉했다. 1,2심은 "증거능력을 부인할 정도로 적법절차 위반은 아니다"라며 차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증거
훼손
증거능력
이세현 기자
2018-02-19
형사일반
[판결] 'MB 장남 마약 의혹 제기'고영태·박헌영에 "5000만원 배상"
국정농단 사태를 폭로했던 고영태씨와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장남 시형씨가 마약을 투약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거액의 배상금을 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6단독 이성진 판사는 이씨가 고씨와 박씨 등 2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가단5148258)에서 "고씨 등은 공동해 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이 판사는 "이씨가 마약을 투약했다는 고씨 등의 주장은 허위사실"이라며 "이로 인해 이씨의 명예가 훼손된 만큼 위자료 배상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씨 등은 자신들의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알았을텐데도 이를 바로잡을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이씨의 마약 투약 의혹이 허위로 밝혀졌는데도 공익을 위한 정당행위라고 주장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판시했다. KBS 시사프로그램 '추적60분'은 지난해 7월 방송한 '검찰과 권력 2부작-2편 검사와 대통령의 아들' 프로그램에서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 사위의 마약 투약 사건을 보도하며 이씨의 마약 투약 의혹을 제기했다. 방송이 나가자 박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고씨의 주장을 인용해 이씨가 과거 마약을 한 것으로 안다는 취지의 글을 게재했다. 이에 이씨는 고씨 등을 상대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1억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이씨는 추적60분 제작진을 상대로도 민·형사상 대응에 나섰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검찰에 고소인 신분으로 출석해 6시간 동안 조사를 받으며 자진해서 모발·소변 검사와 DNA 조사를 요청했다. 조사 결과 마약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고영태
박헌영
이시형
마약
배상금
허위사실
명예훼손
이순규 기자
2018-02-09
형사일반
[판결] 수면제 탄 음료수로 성폭행 일삼은 20대 학원장 '징역 13년'
수면제를 탄 음료를 먹인 뒤 정신을 잃은 여성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학원장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11부(재판장 이현우 부장판사)는 최근 강간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학원장 A(29·구속기소)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하고 신상정보공개 10년과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80시간을 명령했다(2017고합46 등). 재판부는 "피해 여성들의 진술이 일관되고 체내에서 수면제 성분도 검출된 반면 범행을 부인하는 A의 진술에는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며 "피해자들과 합의하지 못한 점, 반성 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충북 청주에서 학원을 운영하던 A씨는 2015년 12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강사 모집 공고를 보고 찾아온 여성들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를 건네 정신을 잃게 한 뒤 성폭행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같은 기간 청주 일대 술집 등에서 알게 된 여성들에게 수면제를 섞은 음료수를 건네고 정신을 잃게 한 뒤 인근 모텔에 데려가 성폭행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불면증을 이유로 병원에서 수면 유도제인 졸피뎀을 처방 받아 음료수에 탄 것으로 조사됐다. 졸피뎀은 복용 후 전날 있었던 행동을 기억 못하는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A씨는 결국 지난 2016년 12월 A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한 여성의 신고를 받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피해여성이 12명에 달한다"며 엄벌을 주장했다. A씨는 "합의하에 성관계를 했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수면제
성폭행
마약류관리법
졸피뎀
강한 기자
2018-01-08
6
7
8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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