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엘 l Return To The Forest
logo
2024년 5월 13일(월)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전체
%EC%82%AC%EB%82%B4%EB%B9%84%EB%A6%AC
검색한 결과
119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행정사건
적성검사 안받아 운전면허 취소된 경우 효력정지기간 중 운전으로 봐야
운전면허 정기적성검사를 받지 않아 면허가 취소된 운전자가 취소사실을 모르고 운전한 경우 단순 무면허운전이 아닌 효력정지기간의 운전으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이경구 부장판사)는 지난달 28일 무면허운전을 했다는 이유로 2년간 운전면허시험을 못보게 된 김모(47)씨가 강서운전면허시험장장을 상대로 낸 운전면허시험 원서접수거부처분취소 청구소송(2008구합938)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도로교통법 등의 취지에 비춰볼 때 적성검사를 받지 않아 운전면허가 취소된 경우에는 운전면허의 결격사유로 보지 않고, 적성검사 미필로 면허가 취소된 후 새로이 면허신청을 했다면 어렵지 않게 면허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인데 이를 모르고 운전했다는 이유만으로 2년간 신규면허를 받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운전자가 그 사실을 모르고 운전한 경우에는 순수한 무면허운전이 아니라 운전면허의 효력이 정지된 기간중의 운전으로 봐야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도로교통법 제82조제2항제1호의 규정체계를 살펴보면 무면허운전의 경우에 대해 예외적인 경우를 괄호로 규정하고 있고, 그 괄호의 내용은 운전면허의 효력이 정지된 기간 중에 운전한 경우에는 순수한 무면허운전의 경우와는 달리 2년간의 운전면허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이렇게 해석하지 않는다면 관할관청으로서는 운전면허의 효력이 정지된 기간 중 운전한 자에 대해 2년간 운전면허 결격대상자로 인정하고, 나아가 이를 이유로 면허가 취소됐다면 그 때부터 다시 2년간 운전면허 결격대상자로 인정돼 결국 결격기간이 순수한 무면허운전의 경우보다 오히려 장기로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운전면허의 효력이 정지된 기간 중 운전한 자에 대해 그로 인해 운전면허가 취소된 경우는 별론으로 하고, 2년간의 응시제한기간이 적용된다고 할 수 없다”며 “정기적성검사를 받지 않아 운전면허가 취소된 상태에서 운전한것이 2년의 운전면허 결격기간을 규정한 도로교통법 제82조 제2항 제1호의 적용대상임을 전제로 한 처분은 위법하다”고 덧붙였다. 현행 도로교통법 제82조 제2항 제1호는 무면허로 자동차 등을 운전한 경우에는 그 위반한 날, 운전면허의 효력이 정지된 기간 중에 운전하다 면허가 취소된 경우에는 그 취소된 날부터 각각 2년동안 운전면허를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기적성검사
면허취소
효력정지기간
도로교통법
무면허
엄자현 기자
2008-04-08
가사·상속
이혼·남녀문제
가장이혼도 의사합치 있으면 유효
다른 목적 있는 가장이혼이라도 부부사이 의사의 합치에 따라 한 협의이혼이면 이혼신고 자체는 유효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가정법원 가사3부(재판장 김익현 부장판사)는 13일 A씨(70·여)가 B씨(64·남)를 상대로 낸 이혼무효등소송(2006드합3363)에서 “이혼은 유효하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재판부는 사실혼 관계를 인정하고 재산분할로 “B씨는 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6살 연하인 B씨와 1960년11월께 결혼해 22년만에 협의이혼을 했다. 남편이 결혼 9년만에 이모씨와 불륜관계를 맺고 동거를 시작하자 이들 부부는 별거해 살았지만 이혼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82년 남편이 부인에게 마련해 준 식당이 화재로 전소되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이 생길 것을 염려해 협의이혼을 결심하게 됐다. 이혼 후 B씨는 동거녀 이씨가 사는 미국으로 건너가 혼인해 영주권을 획득하고 자녀들을 미국에 불러 함께 살면서 이씨와의 혼인관계도 정리했다. 이들 부부는 자연스럽게 재결합해 함께 살게 됐으나 이후 두 사람 사이가 다시 틀어졌다. A씨는 “남편과의 과거 협의이혼은 영주권을 획득하기 위해서 한 가장이혼이었다”며 82년에 신고한 이혼신고의 무효와 사실혼관계 파탄에 대한 위자료 및 재산분할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A씨는 “미국 영주권을 취득할 목적으로 한 가장이혼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이날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피고 사이의 협의이혼이 피고가 미국 영주권을 취득할 목적으로 진정한 이혼의사 없이 한 가장이혼이라고 볼 만한 증거는 없다”며 “설령 피고가 미국 영주권을 취득할 목적으로 협의이혼신고를 했더라도 그 법률상의 부부관계를 해소하려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협의이혼신고가 이루어진 이상 협의이혼에 다른 목적이 있다 하더라도 양자 간에 이혼의 의사가 없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므로 결국 협의이혼신고는 유효하다”고 밝혔다.
가장이혼
이혼
협의이혼
사실혼
재산분할
이혼무효등소송
이혼의사
최소영 기자
2008-02-23
부동산·건축
행정사건
재건축 아파트 브랜드 변경할 수 있다
재건축 공사 때 아파트 마감재를 새 브랜드에 걸맞게 개선하면 아파트 명칭을 바꿀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행정2부(재판장 조원철 부장판사)는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현대홈타운 입주자대표회의가'아파트 명칭변경 거부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수원시장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2007구합4552)에서 원고 승소판결 했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새 아파트 브랜드를 사용하는 데 입주민의 4분의3 이상이 동의했으며 새 브랜드를 적용하려면 마감재 수준을 상향조정해야 한다는 시공사의 입장을 수용해 추가 비용을 들여 마감재 및 조경 공사를 했고 새 브랜드로 인해 일반에 혼동을 줄 우려도 없어 명칭변경 거부처분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건축물대장상 아파트 명칭의 변경이 허용되려면 △변경된 명칭에 부합하는 실체의 변경 △타 아파트와 혼동염려 없어야 하고 △집합건물 공용부분의 관리 내지 변경에 준해 구분소유자들의 집단적인 의사결정방식에 대한 동의 △명칭에 대한 권리자의 사용승낙이 있어야 한다"고 요건을 적시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2003년 7월 아파트 재건축공사에 착수한 이후 시공사(현대건설)가 브랜드 변경을 추진하면서'새 브랜드를 사용하려면 마감재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2005년 9~11월 60억원을 추가로 부담해 출입구, 외부 계단 지붕, 지하주차장 천장, 아파트 저층 외벽 등 마감재 수준을 높이고 경관조명과 조경도 특화하는 공사를 벌였다. 이 아파트는 시공사의 새 브랜드가 확정되지 않자 입구와 외벽에 명칭을 표시하지 않고 준공한 후 2006년 2월 건축물대장에는 편의상 기존 브랜드'현대홈타운'로 등재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이후 2006년 9월 새 브랜드'현대힐스테이트'가 확정되자 아파트 명칭을 변경하기로 하고 전체 입주자 82%(2,328가구 중 1,919가구)의 동의와 시공사의 사용승낙을 받아 지난해 3월 수원시에 건축물대장상 명칭변경을 신청했다. 이에 대해 수원시가 아파트 구조나 기능과 관련없이 소유자들의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공부상 명칭을 변경할 수 없다'고 거부하자 '(수원시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며 소송을 냈다.
아파트브랜드변경
현대홈타운
현대힐스테이트
아파트명칭변경거부처분취소
아파트명칭변경
2008-01-19
산재·연금
행정사건
작업중 다친 허리고통 못참아 자살… 업무상 재해 해당
회사에서 작업중 허리를 다쳐 치료를 받던 근로자가 통증을 참지 못하고 자살했어도 업무상재해로 인정 받을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 6부(재판장 전성수 부장판사)는 최근 허리 통증을 견디다 못해 아파트에서 뛰어 내려 숨진 이모(46)씨의 유족들이 “망인의 자살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06구합19099)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근로자의 업무와 질병에 따른 사망 사이에 인정되는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해 업무와 질병 또는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 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면 그 입증이 있다고 본다”며 “요양을 하다 질병으로 인한 고통을 참지 못하고 심신상실 내지 정신착란 상태에 빠졌다면 자살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신경쇠약 증세가 있던 망인은 작업을 하다 허리를 다친 후 수술과 치료를 받은 후에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고 증상이 지속돼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망인은 정상적인 인식 능력이나 행위 선택 능력 또는 정신적 억제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복직에 대한 두려움 등의 심리적 공황상태를 이기지 못하고 자살에 이르렀다고 봄이 상당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82년부터 현대자동차에서 생산직 근로자로 일하던 망인 이씨는 2004년 9월께 박스를 들다 허리를 다쳐 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으로 진단받았다. 이씨는 수술을 받았으나 허리 통증이 완화되지 않은 채 요양기간이 끝나가자 회사 복귀에 대한 심적 부담을 느꼈고 자신의 아파트 12층에서 뛰어 내려 사망했다. 이씨의 유족들은 근로복지공단이 이씨의 자살이 업무와 무관하다며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하지 않자 소송을 냈다.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업무상재해
자살
상당인과관계
최소영 기자
2007-09-11
민사일반
폭행사건 합의했더라도 후유증은 손배책임 있다
폭행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합의했어도 후유증에 대한 배상은 다시 해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82단독 이태수 판사는 4일 강모씨가 김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06가단135930)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3,000만여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가 원고에게 200만원을 지급하고 폭행으로 인한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합의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그러나 합의는 후유증이 발생하기 전이었고 당시 예상할 수 없었던 후유증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까지 포기하는 뜻으로 합의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강씨의 입원치료비와 일실소득 등을 배상하고 강씨가 후유증으로 상당기간 결혼도 하지 못하고 직장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으로 볼 때 위자료도 배상해야 한다"며 "다만 강씨도 김씨에 대항해 기물을 던지는 등 피해발생을 유발한 과실이 있다"고 김씨의 책임을 손해액의 70%로 제한했다. 강씨는 2003년 4월 김씨와의 말다툼이 싸움으로 번져 머리 등을 다쳤다. 이후 강씨는 김씨에게 합의금을 받고 합의 했으나 며칠 후 뇌출혈 증상이 발생해 같은해 7월 뇌수술을 하는 등 후유증이 생기자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후유증
폭행
합의
민형사상책임
손해배상청구
입원치료비
일실소득
위자료
엄자현 기자
2007-05-14
형사일반
두번의 무기징역 선고, 별개 형으로 집행 못한다
두차례에 걸쳐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면 별개의 형으로 집행할 수 없다는 대법원 결정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20일 지난 81년과 82년에 걸쳐 2번의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98년 첫 무기징역에 대해 20년형으로 감형을 받고 복역 중인 김모씨가 신청한 재판의집행에 관한 이의결정에 대한 재항고 사건(2007모160)에서 "2번의 무기징역을 별개의 형으로 집행한 검사의 지휘는 위법하다"는 원심 결정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구형법 제39조2항은 '37조 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는 사건에 관해 수개의 판결이 있는 경우, 전조(前條)의 예에 따라 집행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형법 제38조 제1항제1호는 '가장 중한 죄에 정한 형이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나 무기금고인 때에는 가장 중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규정을 종합해 보면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는 각 죄에 대해 2개의 무기징역형이 별도로 선고돼 확정된 경우, 2개의 무기징역형을 별개로 각각 집행할 수는 없음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1981년 1월13일 김씨에 대한 첫 무기징역형(이하 제1형)이 확정되자 검사가 제1형에 대한 집행지휘를 하고 그 후 제1형의 범죄사실과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는 범죄사실로 김씨가 다시 두번째 무기징역형(이하 제2형)을 선고받고 1982년 2월23일 판결이 확정되자, 검사가 1982년 4월12일 제2형에 대한 집행지휘를 하면서 형집행지휘서의 형기기산일란에 '1982년 2월23일(1981년 1월13일 확정 기산 중인 무기징역 종료익일부터 재집행 예정)'이라고 기재한 사실 등으로 볼 때 교도소장은 검사의 지휘에 따라 두 개의 무기징역형을 별개로 집행해온 사실이 인정된다"며 "1982년 4월12일자 집행지휘처분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는 2개의 무기징역형에 대해 별개로 각각 집행 하도록 한 것으로 그 자체로 위법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집행지휘처분의 위법여부만을 판단했다"며 "1998년 받은 감형이 김씨가 선고받은 무기징역형의 집행과 관련해 어떤 효력을 갖는지는 다툼이 있을 수 있고 형 집행의 종료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며 형의 종료 여부 등에 대해선 판단하지 않았다. 대법원이 검사의 집행지휘에 대한 위법 여부만을 판단함에 따라 이미 20년 이상을 복역 중인 김씨의 석방여부는 법무부의 결정에 따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무기징역
구형범
경합범
형법
경합범관계
무기징역형
오이석 기자
2007-04-30
전문직직무
문제만 생기면 "특별법"… 법률환경 훼손 심각
법조인들은 법률문화의 수준을 저하시키는 대표적 요인들로 △사문화된 법률 △일반법과 충돌하는 특별법의 홍수 △위헌결정 후 정비되지 않은 법률 등을 꼽았다. ◇법률문화 저해= 유령법률들은 이미 제정목적을 상실했거나 관계 사무 등이 종료돼 법적 실효성을 잃은 법으로 국민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법률 환경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힌다. 사문화된 법률은 위헌 이라거나 효력이 없다고 단정지을 수 없어 자칫 재판시 오류를 범할 수도 있다. 서울고법의 박영재 기획법관은 "재판에서 사문화된 법률때문에 곤란을 겪은 사례는 찾기 힘들지만 사문화된 법률의 존재로 인해 재판시 어려움이 예상되는 것은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일수 고려대 법대 교수도 "사문화된 법률로 규범의 현실과 규범의 효력 사이에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며 "이는 법적 안정성을 해치는 측면이 강해 털어내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국회의 구성이 바뀔 때마다 수십건씩 새로 생기는 특별법의 경우는 '유령법률' 보다 그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특별형법의 경우 범죄를 더욱 강하게 처벌하는 내용의 특별법 제정으로 예방적 효과를 보려고 하지만 일반법과 특별법간 통일된 체계를 갖추지 못해 결국 그 격차만 커지고 있다. 최근 제천지원의 강지현 판사는 기본법과 특별법간의 괴리 등을 지적하는 글을 법원 내부게시판에 올렸다. 특별법으로 기본법의 내용이 사문화 되고 통일된 체계를 갖추지 못해 혼란을 가중한다는 것이다. 대한변협 최태형 대변인은 “문제가 생기면 기존의 것을 잘 운영해서 해결하기 보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그때그때 대처하는 문화인 것 같다. 기존법을 잘 해석 운영하면 될 것을 지나치게 많은 특별법으로 대처하는 것은 문제”라며 “특히 지나치게 형벌이 높아 변호인들이 위헌제청을 하고 싶을 정도”라고 꼬집었다.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특별법의 과잉으로 인한 일반법의 사문화에 대해서는 일단 법체계상으로도 맞지 않고 수많은 특별법의 존재를 알아내어 일일이 적용해야 한다는 것은 재판부에 부담"이라며 특별법 홍수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지방법원의 한 부장판사도 "형법의 경우 특별형법을 통해 형을 계속 가중하는 것도 문제"라며 "새로운 법 제정을 통해 형을 늘린다고 범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졸속입법과 님비현상에 따른 입법, 반복적인 특별법의 생명 연장 등도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힌다. 관계부처와의 협의 없는 졸속입법은 제정된 법률에 따른 시행령 등이 만들어 지지 않아 '반쪽 입법'이 되고 있다. '님비현상'에 따른 특별법의 무분별한 제정은 '표심'을 얻기 위한 국회의원들의 동조로 더욱 거세지고 있다. 특히 특별법의 생명연장은 '죽어야' 할 특별법이 환생하는 것으로 사문화된 '유령법률'이 야기하는 문제점을 공통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특별법이 남발되면 기본법의 권위가 무너져 국민들의 준법의식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기본법의 체계와 맞지 않은 특별법이 시행되면 국민들은 법규범의 혼란을 느끼게 되고 결국 법률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지게 된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과거 주기적으로 동성동본에 대한 혼인을 허용하던 혼인특례법 때문에 대다수의 국민이 '기다리면 어차피 해결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며 특별법의 생명연장에 대해 비난했다. 이와 함께 헌재의 위헌결정을 받은 법률이 버젓이 살아 있는 경우도 있다. 불고지죄와 찬양고무죄에 대한 구속기간 연장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국가보안법 제19조의 경우 지난 92년 4월 위헌 결정(90헌마82)이 났음에도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개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정부 적극적으로 입법정비 나서야 = 유령법률, 특별법 문제 등에 대해 법률전문가들은 '현행 법률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사문화된 법률은 국회가, 특별법에 대한 정비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정리 의지를 나타내야 한다는 것이다. 유령법률의 경우 2005년 국회 법제실이 사문화법 정비 전담 T/F를 구성 3개월간의 연구·조사기간을 거쳐 115건의 유령법률을 찾아냈지만 소관 위원회로 목록이 넘어간 뒤 처리결과는 깜깜무소식이다. 국회 법제실 관계자는 "법제실의 조사가 완료된 후 각 위원회로 목록을 넘겼다"며 "위원회가 유령법률에 대한 폐지 절차를 밟도록 했으나 그 후 일정에 대해선 확인된바가 없다"고 말했다. 검찰도 유령법률에 대한 정리에 나서고 있다. 김경수 대검홍보기획관은 "유령법률의 존재는 국민들의 준법의식이나 법적 안정성 측면에서 잘못된 현상"이라며 "대검 기획과에서는 매년 일선 검찰청을 상대로 법률의 개폐나 개정의견(유령법률 발견 포함)을 취합해 법무부에 개정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법 남용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현행 특별법의 전반적인 재검토 작업을 통한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또한 정부차원에서 별도의 예산을 투입해 특별법의 운영실태를 파악하고 다른 법체계와 충돌이 있을 경우 과감한 개폐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국법제연구원 박영도 실장은 "국회와 정부가 적극적으로 장기적인 입법정비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한다"며 '국회와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을 강조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짧은 시간의 경제급성장과 사회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특수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특별형법의 존재는 불가피한 면이 있다. 그러나 특별형법은 기본법에 흡수하는 것이 바림직하다"고 말했다.
혼인특례법
님비현상
반쪽입법
특별형법
유령법률
특별법
법률문화
오이석 기자
2007-04-27
엔터테인먼트
지식재산권
개그프로그램 패러디한 광고 퍼블리시티권 침해해당
개그맨이나 소속사의 동의 없이 잘 알려진 개그프로그램을 패러디한 광고를 내보낸 것은 퍼블리시티권 침해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2단독 홍이표 판사는 지난달 19일 (주)컬트 엔터테인먼트가 회사 소속 개그맨들의 코너를 허락없이 패러디해서 광고를 만들어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했다며 (주)SK텔레콤과 홍보컨텐츠 제작업체인 (주)코마스인터렉티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06가단250396)에서 "800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내렸다. 홍 판사는 판결문에서 "원고 소속 개그맨들이 TV프로그램인 '웃찾사'에서 '따라와'코너를 통해 널리 알려져있어 개인의 용모, 동작, 실연 스타일 등 총체적 인성에 대한 상품적가치인 퍼블리시티권을 가지게 됐다"며 "원고의 동의없이 연기자들의 실재 캐릭터를 이용해 '따라와'코너를 패러디한 광고를 내보낸 것은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홍 판사는 그러나 "광고에서 직접 사진을 이용해 홍보를 한 것이 아니므로 초상권 침해여부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등은 휴대폰 뮤직콘텐츠 등을 홍보하는 광고를 만들면서 싸이월드 싸이트를 통해 '따라와'코너를 모방해 '도토리 따러와'라는 문구를 포함한 이벤트 화면을 제작했다. 이에 개그맨들이 소속돼있는 컬트 엔터테인먼트는 SK텔레콤이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냈다.
개그프로그램
퍼블리시티권
패러디
개그맨
컬트엔터테인먼트
에스케이텔레콤
코마스인터렉티브
웃찾사
따라와
초상권침해
엄자현 기자
2007-02-12
금융·보험
[이사건 이판결] 장해등급 없는 일실손해
의료사고로 혈관속에 수술용 철사가 돌아다녀 통증을 동반한 간헐적인 행동장애를 겪고있는 환자의 노동능력 상실에 따른 일실손해는 산출할 근거가 없어 위자료를 참작해서 이를 지급해 주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민사2단독 이종광 판사는 12일 윤모(55)씨와 그 가족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산하 일산병원을 상대로 낸 윤씨의 자궁적출술 후 혈관에 60㎝의 가이드 와이어(수술용 철사)를 남긴 의료사고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소송(2005가단56660)에서“피고는 원고에게 치료비와 위자료 8,100여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내렸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윤씨의 몸 속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와이어를 제거하는 수술이 의학적으로 사실상 불가능하고 언제든지 정맥 내 혈전이 발생하거나 와이어가 또 부러져 혈관 파열 등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지만 가이드 와이어가 몸 속에 있는 상태대로의 일실손해는 현행 손해배상법상의 맥브라이드나 A.M.A 기준으로는 노동능력 상실률을 산출할 수 없어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판사는 “윤씨가 현실적으로 생존시까지 와이어를 몸 속에 두고 생활하면서 겪는 하지의 통증이나 부종, 예상할 수 없는 행동상의 장애 등의 피해는 위자료의 산정에 참작하기로 한다”면서“여명시까지 몸 속의 와이어로 인한 하지 등의 통증, 예기치 못한 간헐적 행동장애, 갑작스런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남은 인생을 살아야 하는 사정을 고려해 원고와 가족들에게 4,600만원의 위자료를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판사는 “의료사고로 인한 합병증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존재하고 그 경우 의료사고로 인한 사망 결과에 대한 2차 손해배상청구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윤씨는 2001년 11월 일산병원에서 자궁근종으로 인한 자궁출혈이라는 진단을 받은 후 자궁적출술을 받으면서 의료진의 과실로 수혈 때 그대로 남겨둔 와이어가 혈관 속을 돌아다녀 몸이 계속 아프자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 장해등급 없어 손배확정 어려워 담당재판부, 위험안고 살아야 하는 사정 고려… 위자료에 반영 이 사건은 의료사고로 환자가 생명의 위험을 안고 있고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노동능력상실률을 확정할 수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특히 이번 판결은 의료사고로 인해 노동력상실률을 산정하기 어려운 장해를 얻은 경우 손해배상을 어떻게 인정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기준이 없는 가운데 나온 케이스로 상급심 판단이 주목된다. 이종광 판사는“현행 손해배상법상 맥브라이드(Mcbride) 기준표나 국가배상법상 장해 기준표에서는 외과적으로 드러나 보이는 신체적 질환에 대해서만 장해율을 산출할 수 있고 이 사건의 경우는 장해등급이 없어 손해배상 확정이 어려운 경우에 해당된다”며 “그렇다고 이 사건의 경우 손해가 없다고 할 수도 없어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 판사는 “일단 잘못된 수술로 인해 여명시까지 몸 속의 와이어로 인한 하지 등의 통증, 예기치 못한 간헐적 행동장애를 겪고 있지만 와이어를 제거하는 수술을 할 수 없어 갑작스런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남은 인생을 살아야 하는 사정을 고려해 위자료에 이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 판사는 “몸 속에 와이어를 계속 가진 채 손해배상법상 여성의 여명시점인 만 82세까지 정기적인 추적검사, 혈전검사 및 치료비에 드는 비용을 산출했지만 도중에 이 사건 의료사고로 인한 합병증으로 사망할 경우 사망결과에 대한 2차 손해배상청구도 가능하다고 판단해 그럴 경우 여명시까지의 손해배상액에서 사망시점까지의 배상액을 공제한 돈을 공제하는 방법으로 계산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고 소송대리인인 전현희 변호사는 “의학적으로 신체장해율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라도 정신적 장애 또는 추후 생명의 위험성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법원에서 관행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위자료의 상한선 한계를 벗어나 일실소득을 반영해 위자료를 대폭 상향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맥부라이드 표는 1930년대 미국의 오클라호마대학교의 의과대학 정형외과 교수였던 맥브라이드 교수가 정한 노동능력상실 평가 방법으로 현대인의 새로운 유형의 질환이나 장애를 반영하지 못하는 불합리한 면이 있다”며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반영하는 항목이 들어가는 등 새로운 신체장해를 평가하는 기준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의료법학회 회장인 이윤성 서울의대교수는 “그러한 의료사고가 보편적이지 않고 드물기 때문에 표에 반영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경우에 따라 위험이 예상되지만 노동력상실률로 따질 때는 높지 않은 경우도 많은 만큼 이런 어처구니 없는 실수에 의한 의료사고에 대해서는‘징벌적 위자료’를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료사고
국민건강보험공단
장해등급
일실손해
손해배상법
합병증.맥브라이드
장정화 기자
2007-01-15
6
7
8
9
10
banner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대법원 "일용근로자 월 근로일수, 22일 아닌 20일"
판결기사
2024-04-25 11:44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노동사기
사해행위취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할 때 납부하는 등록면허세의 과세표준 및 이와 관련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김창규 변호사(김창규 법률사무소)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