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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당이득반환訴에서 건물 등 철거청구로 변경한 토지분쟁… 지금까지 사용료와 향후 매달 사용료 지급으로 ‘통합조정’

    1. 사안의 개요 가. 피고들은 원고 소유 토지에 인접한 토지의 합유자들로서 조합을 만들어 전통 주류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50명가량이다. 피고들의 위 주류 공장은 원고 소유의 토지 일부를 침범하고 있고, 담장도 설치되어 있는 상태이다. 원고는 토지 소유권을 침해한 피고들을 상대로 이제까지의 부당이득금과 향후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금 청구를 하였는데, 그 후 위 금전 청구를 철회하고 위 담장과 공장 일부의 철거 및 해당 토지의 인도를 청구하는 것으로 청구 변경을 하였고, 1심에서 전부 승소하였다. 나. 항소심 재판부는 초기에 조정센터에 회부하였다. 다. 원고 소유의 이 사건 토지는 지목이 도로로서 해당 구청에서 1940년경부터 도로를 개설하여 공중의 이용에 제공되어 왔는데, 원고가 1심에서 부당이득반환의 금전청구를 하였다가 건물 등 철거청구로 변경한 것은, 피고가, 종전부터 자연발생적으로 또는 도로예정지로 편입되어 사실상 일반 공중의 통행로로 사용되어 온 토지의 소유자가 그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포기한 것으로 볼 경우 그 토지 소유자는 물권적 청구권은 행사할 수 있지만 그 점유로 인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1. 4. 13. 선고 2001다8493호 판결)는 주장을 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 피고들이 원고의 토지 소유권을 침해한 사실을 알고 수년간 피고들이 운영하는 주류 조합에 찾아가 원고 소유 토지를 피고들이 매수하든지, 아니면 다른 토지로 교환해달라고 요청하였으나 어느 것도 성사되지 않았다. 따라서 위 담장 및 공장 일부의 즉시 철거를 강력히 주장한다. 아울러 조정기일에서 피고가 응한다면 원고의 토지 매수 또는 10년간의 부당이득금에 관한 협의의 용의는 있다고 하였다. 나. 피고들 : 피고들은 조합을 구성하고 있는 다수인들로 의사 통일이 어렵고, 또 오랫동안 운영해온 주류 공장의 일부를 철거하기도 어렵다고 한다. 또 원고 주장대로 원고 소유 토지 전체를 매수하는 것도 피고의 점유 부분 외에는 공중의 도로로 제공되어 아무 쓸모없는 상황이라 응하기 어렵다고 한다. 3. 조정의 경위 가. 이와 같이 쌍방의 주장이 대립되어 3차례나 진행된 조정기일에서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나. 상임조정위원은 우선 매각 협상에 초점을 맞추어, 피고에게 원고 소유 토지 중 피고가 점유하고 있는 부분의 2배에 해당하는 면적의 매각을 권유하면서 대리인들에게 분할등기가 가능한지 알아보게 하였으나 해당 구청에서 그러한 면적의 분할은 불가능하다고 하였다고 한다. 다. 할 수 없이 피고가 점유부분 공장을 철거하지 않고 계속 사용한다는 전제 하에 이제까지의 부당이득금과 앞으로의 매월 임대료를 산정하여 합의코자 하였으나 그 금액 산정에 있어 원고는 공장으로서의, 피고는 도로로서의 금액을 주장하는 바람에 성사되지 못하였다. 라. 결국 상임조정위원이 양측의 의견을 절충하여 이제까지의 사용료와 앞으로의 매달 사용료를 도출하여 직권으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을 하였고, 쌍방 이의가 없어 조정이 성립되었다. 4. 이 사건 조정의 의미 가. 재판은 원래 인정받아야 할 권리나 의무에 대한 판단 절차로서, 소송을 오래 한다고 하여도 그 자체로 부가적인 가치를 생성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나. 한편 이 사건 재판은 본소송 대상물(이 사건의 경우 건물 일부 및 담장 철거청구권)의 당부에 대하여 판단하는 절차이며, 앞서 본 대법원 판례에 의하여 부당이득청구는 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정에서는 당사자의 상황과 의사에 따라 미래 지향적으로 서로의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다. 다. 이 사건의 경우 판결로는 건물 일부 및 담장철거만이 다루어지게 되어 만약 원고가 최종 승소하여 그대로 집행이 된다 하더라도, 원고에게는 특별한 이익이 없음에 반하여 피고에게는 큰 손실이 따른다. 한편 원고가 패소하게 되면 원고가 소유권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당이득청구를 못함은 물론 특별한 이익이 제공되지 않는다. 라. 그러나 이 사건 조정을 통하여 원고는 이제까지의 사용료는 물론 앞으로 공장 건물 철거 시까지 매월 사용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고, 피고 또한 적정한 사용료를 지불함으로써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동안 안정적이고 떳떳하게 원고 소유 토지를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서로 win-win하는 합의, 즉 통합적 조정이 성립된 것이다. 마. 이처럼 조정은 해당 소송물에 국한되지 않고, 시간적, 공간적으로 그 범위를 넓혀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관계를 형성하여 이해관계인 모두의 이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 매력을 제공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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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혈관질환자 호흡곤란으로 입원… 내시경 검사 과정 사망, 마취제 과다 투여 쟁점… 마취의사 충실한 설명으로 조정

    1. 사안의 개요 가. 원고들의 피상속인인 망 ○○○(1950년생)는 심혈관질환이 있어서 2009. 12. 피고 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에서 우관동맥원위부에 관동맥 풍선성형술과 스탠트 삽입술을 시행받았다. 망인은 2010. 1. 11. 피고 병원에 호흡곤란을 주증상으로 입원하였는데 흉부 CT검사결과 우하엽에 폐색전증과 간경화 소견이 나왔는바, 피고 병원에서는 호흡곤란의 원인으로 폐색전증 외에 호산구성폐렴, 폐유육종, 림프종 등의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2010. 1. 13. 13:30경 기관지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였다. 나. 피고 병원에서는 망인에게 마취제 겸 최면진정제인 ‘미다졸람’을 주사하고 검사를 시행하였는데, 검사 도중 망인이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내시경을 잡아빼려는 행동을 보여 의료진이 내시경을 제거하였음에도 망인은 혼미상태에 빠져 결국 같은 날 17:50 허혈성심근병증 등으로 사망하였다. 다. 원고들은 피고 병원에 ① 기관지 내시경 검사 과정에서 사전검사·관찰·처치도중의 주의의무위반, ② 미다졸람은 심장애 환자에게는 신중하게 투여해야하고 급성 호흡부전 환자에게는 금기 약물인데 이 사건에서 과다 투여한 과실, ③ 중환자실 전실 혹은 전원조치를 소홀히 한 과실 등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원고들에게 도합 약 1억원을 지급할 것을 청구하였다. 2. 1심 판결 가. 1심은 원고들 주장의 위 과실 중 ①과 ③에 대하여는 이를 배척하였으나 ②에 대하여는 피고 병원에서는 미다졸람을 2mg 투여하였다고 주장하나 증거에 의하면 5mg을 투여한 것으로 인정되고, 가사 2mg을 투여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검사 당시의 망인의 건강상태로 보아서는 과다하게 투여한 것으로 보이고 이는 망인의 사망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나. 다만, 망인이 내원당시 이미 호흡곤란 증상이 있었고 피고 병원에서 원고측에 검사의 부작용에 관하여 충분한 설명을 하였으며 원고측의 검사 동의를 받은 점 등을 감안하여 피고의 책임을 70%로 제한하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도합 약 45,000,000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것을 명하였다. 다. 위 판결에 대하여 양측이 모두 항소하였고, 피고 병원은 1심 판결 선고 후 1심 판결의 가집행 선고에 기하여 지연손해금을 포함하여 약 5,000만원을 원고들에게 지급하였다. 3. 조정경위 가. 조정기일에 비상임조정위원 중 유명 대학병원의 마취과 의사가 당사자들의 의견진술을 청취하기 위하여 나왔는데, 조정실에 들어가기 직전 이야기를 들어보니 병원 실무에서는 본 사건과 같은 경우 미다졸람을 5mg 정도 쓰는 것이 보통이고, 10mg 사용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고 하였다. 다만, 망인과 같이 건강상태가 아주 나쁜 환자에 대하여 기관지내시경 검사를 시행한 것 자체가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나. 조정실에 들어가서 쌍방의 의견을 들어보니 피고측은 피고에게 과실책임이 없다는 것이고, 원고측은 1심 패소 부분을 지급하여 달라는 것이어서 양측을 분리하여 전문가 조정위원과 대화를 하게 한 후 양측의 조정의견을 듣고 이를 반영하여 1심 판결 금액 중 원금만 지급하고 지연손해금부분(약 500만원)은 반환받는 것으로 하되 원고들이 피고 병원의 의사 2인을 업무상과실치사죄로 고소한 것을 취소하는 조정안을 제시하였다. 다. 망인의 처와 아들인 원고들은 처음에는 반발하는 기색을 보이다가, 상임조정위원이 원고들에게 원고측 변호사와 상의한 후에 결정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하자, 원고측 대리인은 이 자리에서 바로 결정할 수 없으니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을 하여 주면 검토하여 보겠다고 답변하므로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결정을 하였다. o 원고들은 이 사건 제1심 판결의 가집행선고에 기하여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금원 중 금 5,000,000원을 피고에게 반환하고, 나머지는 원고들의 소유로 한다. 단, 위 지급기일까지 이를 지급하지 않는 경우에는 미지급 금원에 대하여 지급기일 다음날부터 다 갚을 때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가산하여 지급한다. o 원고들은 피고의 의료진에 대한 형사고소를 취소한다. o 원고들은 나머지 청구를 포기한다. o 제1,2심 소송비용 및 조정비용은 각자의 부담으로 한다. 4. 여론 가. 위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에 대하여 쌍방이 이의를 하지 아니하여 위 결정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나. 이 사건에서는 1심 판결에서 피고 병원의 과실로 지적한 부분을 마취과 의사인 조정위원이 나와서 병원 실무에 비추어 원고측에게 설명한 것이 조정성공의 결정적 요인이 된 것으로 생각한다. 다. 사적분쟁을 해결함에 있어서는 사적 거래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변수를 감안하여 최적의 해결방안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일 것이다. 그러나, 분쟁의 당사자들이 감정의 대립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이러한 해결방안을 찾아내지 못하는 경우 법원은 할 수 없이 소송절차에 따라 분쟁의 요체에 대하여 법원칙에 따라 증거조사, 사실인정 및 판단을 하여 분쟁을 종식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소송절차는 분쟁해결의 차선책이며 최후의 방법이어야 하고, 강제적일 수 밖에 없다. 라. 당사자들이 이러한 소송절차에 이르기 전에 스스로 분쟁해결방안을 찾도록 필요한 경우 적절한 전문가 조정위원의 도움을 받는 것은 조속한 분쟁해결을 위한 조정과정에서 분쟁의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조정기관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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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결상 채무불이행으로 20여 년간 지연이자 눈덩이 처럼…총액감액 후 “2개월 내 변제하면 채무소멸”로 합의 성사

    1. 들어가며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라는 성경 구절은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 사이에서도 널리 인용되고 있다. 좋은 뜻이 있어서일 것이다. 그러나, 그 반대인 경우도 있는데, 판결상 채무불이행으로 지연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는 경우가 그것이다. 2. 사안의 개요 가. 원고는 친척의 부탁으로 목도장을 건네주어 피고에게 약속어음공정증서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부담하게 된 약속어음채무가 있었다. 이들 사이에 1993년경, 원고의 피고에 대한 채무는 7700만원 가량으로 확인하는 판결이 선고되었다. 피고는 그 판결금이 완제되지 않자 2001년 1월경 다시 그 금액 상당의 승소판결을 받았다. 그로부터 10년가량 경과된 2011년 8월경 피고는 원고에 대한 위 판결을 근거로 원고의 급여채권에 대한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아 집행을 시도하였다. 이에 원고는 피고에 대한 채무는 모두 변제되었거나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으므로 위 판결에 기한 강제집행의 불허를 구하는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였고, 재판부에서 조정센터로 조정회부하였다. 나.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로부터 돈을 빌린 것이 아니고 친척의 부탁으로 보증해준 것이라 억울한 면이 많다고 한다. 그러면서 원고가 피고에게 부담하는 채무 원금은 7700만원 가량인데, 이자를 감안하여 계산해보아도 피고가 각종 강제집행으로 받아간 돈이 판결원리금을 초과하므로 채무는 모두 변제되어 위 판결에 기한 강제집행은 취소되어야 하며, 위 판결에 기한 권리는 10년의 시효가 완성되어 소멸되었다고 주장한다. 다. 피고의 주장 원고가 변제했다고 주장하는 돈은 민법상 변제충당의 순서에 따라 미지급 이자에 먼저 충당되므로 원금은 전혀 갚은 것이 없고, 미지급 이자도 아직 많아 미변제액은 2억8000만원 가량 되므로 위 강제집행은 정당한 것이고 원고가 매월 이자금 중 일부를 변제하여 채무를 승인하였으므로 소멸시효는 전혀 완성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3. 조정의 경과 1회 조정기일에 임하니 원고는 이 사건으로 인하여 매월 급여의 일부가 집행되는 등 20여년에 걸쳐 엄청난 경제적,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하면서 어떻게 하든 조정되기를 희망하였다. 이에 반해 피고는 원금 대비 4배나 되는 채무가 남아있다고 주장하면서 조정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였다. 상임조정위원은 오랜 기간 동안의 원리금 계산에 관한 문제가 얽혀 있어 2회 조정기일에 공인회계사인 전문가 조정위원을 참여케 했다. 검토 결과 변제 충당의 순서로 인해 미지급 채무가 피고가 주장하는 금액보다 약간 적은 금액으로 확인되어 원고는 그 채무를 부담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였다. 상임조정위원은 판결 원리금을 변제하면서 이자나 비용부터 먼저 충당되는 규정을 인지하여 원금부터 변제하는 것으로 처리하지 못하고 20여년 동안 채무변제에 시달리는 원고에 대하여 딱한 마음은 가졌지만 조정이 성립되지 못하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원고는 4000만원 가량 더 지급하고 끝내기를 희망하였고, 피고는 일시불로 2억원 가량을 주장하여 금액 차이가 너무 많고, 당사자 간의 대립이 극심하였다. 하지만 상임 조정위원과 전문가 조정위원은 끈질긴 설득 끝에 1억5000만원을 두 달 내에 변제하면 나머지 모든 채무가 소멸하는 것으로 하는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4. 맺는 말 가. 원고에게는 1억5000만원이란 큰돈을 두 달 내에 일시불로 마련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나 전 생애에 걸쳐 이 채무가 계속된다면 고통의 연속이므로 한꺼번에 끝내도록 결단해야 한다는 말로 설득했고, 피고에게는 원금에 비하여 눈덩이처럼 커진 이자 등 채무를 일시불로 변제한다는 조건으로 1억5000만원에 합의하도록 설득했더니 어렵게 합의가 성립된 것이다. 나. 보통 금전채무의 이행을 청구 받는 피고는 판결원금만 생각하고 연 20%에 이르는 지연이자라는 부담을 생각지 않고 오랫동안 소송을 하고자 하거나 판결 후에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판결 후에 미변제에 따른 경제적 부담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눈덩이처럼 커질 경우가 많고, 이에 반해 변제할 때의 변제충당 지정이나 변제 지정 의사가 없을 경우 법정 변제충당에 관한 법리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다. 변제충당에 관한 민법의 주요 내용을 요약하면, ⑴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여러 개의 채무를 지는 경우 변제의 제공이 전부를 소멸하게 하지 못할 경우 변제하는 채무자가 어느 채무를 변제하는지 지정할 수 있고(민법 476조), (2) 그런 의사표시가 없으면 법정변제충당규정(민법 제477조)에 따라 이행기가 도래한 것, 채무자에게 변제의 이익이 많은 것 등의 순서로 변제에 충당하지만(민법 제477조), (3) 채무자가 1개 또는 수개의 채무의 비용 및 이자를 지급할 경우에 변제자가 그 전부를 소멸하게 하지 못한 급여를 한 때에는 비용, 이자, 원본의 순서로 변제에 충당해야 한다(민법 제479조). 라. 원래 정의의 여신은 눈을 감고 한 손엔 저울을, 한 손엔 칼을 들고 있음을 되새겨야 할 때이다. 저울로 당사자의 주장이 정당한지 무게를 달아 패소한 측에는 칼로 내려친다는 의미이다. 요즘 우리는 혹시 칼로 내려치지 않는 친절한 정의의 여신만을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판결에서 명한 의무의 준엄함을 되새기지 않으면 두고두고 더 큰 짐을 짊어지게 됨을 보여주는 안타까운 사건이었다. 이 사건 조정은, 판결 상의 권리를 주장하는 피고를 보호함과 아울러 원고에게도 판결의 준엄함을 일깨우면서도 새로운 삶의 기틀을 열어준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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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남2녀의 장남이 부친 아파트 소유권 이전하고 대출까지, 부양비 문제로 형제들이 소유권 말소 소송… 조정으로 타결

    1. 사안의 개요 가. 원고는 70대 중반으로 2남2녀의 자녀를 두고 배우자와는 수년전 사별하였다. 서울시내에 작은 아파트를 소유하고 경비일을 하면서 생활하여 왔으나 치매, 파킨슨병, 뇌졸중 후유증 등으로 2010년 초부터는 직장을 찾아갈 수 없어 직장도 그만두었고, 그 해 겨울부터는 근처 약수터마저 찾아가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 혼자서 생활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나. 결국 원고는 지방에 거주하는 차녀가 모셔다가 보호하게 되었는데 차녀도 일을 하여야 하는 형편이라 하루 종일 원고를 보호할 수 없어 그 지역의 노인병원에 입원하여 가료중이다. 다. 그 사이 막내인 차남이 장남인 피고에게 전화를 하여 ‘아버지 치매가 진행중이므로 아버지의 아파트를 처분하여 병원비로 사용하여야 하겠다.’고 상의하자, 피고는 ‘알아서 모시겠다.’고 대답하였는데, 그 이후 위 아파트에 관하여 장남인 피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고, 피고는 원고의 병원비 등을 부담한 바 없다. 라. 이에 원고의 장녀가 원고에 대한 한정치산을 신청하여 장녀가 후견인으로 선정되었고, 후견인인 장녀는 원고의 대리인으로서 피고에 대하여 위 아파트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고, 명도할 것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재판부에서는 조기에 조정센터의 조정에 회부하였다. 2. 조정의 경과 가. 조정기일에는 원고의 후견인인 장녀 및 장남인 피고 외에 막내인 차남이 참석하였다. 나. 조정기일에 참석한 관련자들은 결국 원고의 여생동안 소요될 병원비 등 부양료를 부담하는 문제가 걱정거리이고 관심사이었다. 다. 원고의 자녀들은 모두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형편은 되지 못하고, 원고의 아파트에는 이미 피고가 금원을 대출하면서 설정한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고, 차녀가 원고를 모시고 있으면서 지출하게 될 비용의 보전을 위하여, 피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기 이전에 차녀를 위하여 채권최고액 금 30,000,000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다. 라. 상임조정위원은 출석한 3남매의 의견을 청취한 후, 다음과 같은 조정안을 권고하였고, 당사자들이 이를 받아들여 조정이 성립되었다. ① 참석한 차남으로 하여금 조정에 참가하게 하고, ② 향후 원고의 요양비 등 부양에 필요한 비용은 피고를 제외한 3남매가 부담하기로 하되, 그 비용의 보전을 위하여 피고가 차남을 채권자로 하는 채권최고액 30,000,000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기로 하며, ③ 조정일로부터 1년6개월 이내에 위 아파트를 금 60,000,000원 이상의 가격으로 처분하여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차녀 및 차남에게 각 금 30,000,000원씩을 지급하되, 위 기간 내에 처분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차남이 근저당권에 기하여 경매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한다. 3. 맺는 말 가. 분쟁이 있더라도 분쟁의 요체와 소송물이 일치하는 경우는 소송물에 대한 판단이 분쟁의 해결방안이 될테니까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소송물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피고 앞으로 경료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 여부이지만, 실제 분쟁의 요체는 원고에 대한 부양을 누가, 어떻게 할 것이며, 그 비용은 누가 부담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니 소송물과는 분쟁의 당사자도, 쟁점도 전혀 다르다. 나. 이 사건과 같은 경우, 엄격한 소송절차에 의한다면, 분쟁의 요체에 대하여는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뿐만 아니라, 파악한다고 하더라도 이에 상응하는 판결을 소송의 성격상 기대하여서도 안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에도 소송물에 대한 판결만으로는 원고의 부양에 대한 자녀들의 협조와 대책마련이 불가능하고, 지리한 법정공방에서 자녀들 사이의 대화는 단절되어 소송물에 대하여 판결이 선고된다고 하여도 원고에 대한 부양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숙제로 남을 수 있고, 많지 않은 재산이나마 원고의 아파트의 관리문제, 원고 사후의 상속문제로 또 분쟁이 촉발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다. 이 사건 관련자들은 조정센터에서 상임조정위원의 중재하에 분쟁에 이르게 된 배경과 해결하여야 할 문제들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면서 분쟁의 요체를 드러내게 되었고, 경륜이 풍부한 상임조정위원으로부터 형제자매가 조정참가인으로 관여하여 실질적으로 분쟁을 해결하고, 이에 대한 법률적 담보까지 확보하는 방법을 제시받아 합의함으로써 분쟁을 완전히 종식할 수 있게 되었다. 라. 조정은 소송물에 대한 당부의 판단과정이 아니라, 분쟁당사자들이 장래적으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대화와 숙의의 자리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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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사분쟁 와중에도 가족 간 신뢰와 이해는 든든한 울타리… 복잡한 대리점 계약 해지 분쟁에서도 최종 합의안 이끌어

    1. 들어가면서 ‘家和萬事成’이라는 말을 법적분쟁과정에서 확인하는 경우도 있다. 민사분쟁의 와중에서도, 가족간의 신뢰와 이해는 든든한 울타리 같아서 어떠한 공격에도 무너지지 않는 안전한 요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사건을 접하기도 한다. 2. 사안의 개요 가. 피고A는 원고회사의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퇴사하여 원고회사에게 판촉용 물품을 제조하여 납품하고 있었다. 나. 원고회사는 직영하던 매장을 대리점으로 운영형태를 바꾸기로 하였는데, 피고A의 배우자인 피고B가 원고회사와 대리점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 당초 피고A는 피고B가 아직 어린 자녀들 양육에 전념하여 주기를 희망하여 반대였으나, 피고B는 피고A가 회사를 퇴직하게 되면서 피고A에게 건강 등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를 가상하여 경제적인 불안감을 갖게 되어 자신도 경제활동을 할 것을 강력하게 원하므로 결국 동의하였고, 원고회사의 요구에 따라 피고A는 연대보증을 하게 되었다. 다. 피고B는 대리점 운영을 하다 보니 판매라는 것이 예상처럼 만만하지가 않을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돌보는 일도 여의치 않게 되어 결국 몇 달 가지 않아서 실제 영업은 피고A가 직원을 고용하여 하게 되었다. 라. 피고들에 대한 외상매출액이 많아지자 원고회사도 피고A가 납품하는 판촉물에 대하여 대금결제를 하지 않았고, 피고들의 요구에 따라 대리점 거래는 약 4년 만에 중단되었다. 원고는 피고들에 대하여 3200여만원의 물품대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3. 조정의 경위 가. 소장부본이 피고들에게 송달된 후 피고들의 답변서가 제출되었는데, 피고들은 ① 피고A가 원고회사에 근무하여 대리점들의 인수인계 과정을 알고 있는데, 피고들이 대리점을 인수할 당시에는 재고물품에 대한 가격조정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였고, ② 행사할인율 또는 할인상품 수령에 대한 정산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였으며, ③ 재고물품을 반품 받아주어야 하고, ④ 피고A의 납품대금도 포함하여 정산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나. 재판부에서는 피고들 답변서 제출 후 조기에 조정센터에 회부하였다. 다. 조정기일에 대리허가를 받은 원고회사의 직원들과 피고들 부부가 출석하였는데, 상호 직장 동료였던 사이이기도 하지만 거래가 중단되면서 원망과 비난의 감정도 적지 아니하였고, 피고들이 대리점을 운영하게 된 경위, 인수인계 당시의 가격조정, 할인율 적용에 관한 사실관계, 대리점 거래 중단의 사유에 관하여 상호 상당히 상반된 의견을 제시하였다. 라. 원고는 피고A의 납품대금 미지급액은 인정하므로 그 금액을 차감한 나머지 금액은 지급받아야 한다는 것이고, 피고들은 정산하면 오히려 피고측에서 금원을 지급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마. 원피고를 분리하여 사건의 향후 진행방향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정안을 제시받았는데, 원고는 피고측에게 금원을 지급하는 조정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대리점 중단 경위에 비추어 피고들이 보관하고 있는 재고물품도 반품 받을 수 없다고 하였다. 한편, 피고들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는 뜻밖에 피고들 부부의 서로에 대한 이해를 확인하는 대화가 많이 이루어졌다. 대리점을 운영하게 된 계기에 관하여 피고B가 먼저 자신도 경제활동을 하여야 할 것처럼 생각되어 시작한 일인데, 영업도 생각처럼 만만하지 않고, 영업을 하면서 아이들을 돌보기가 생각보다 어려워, 결국 자신이 벌린 일을 남편이 떠안게 되어 미안하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하였고, 피고A는 회사를 퇴직하고 어려운 때도 있었지만 피고B도 다른 집 여자들처럼 경제활동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고, 아이들을 잘 돌보아주는 것이 가장 좋았다고 하였다. 피고들 부부가 이런 대화를 하면서 소송으로 진행되는 경우 이미 여러 해 전의 인수인계시점의 가격조정 등에 관한 피고들 주장의 입증예정에 대하여 의견을 나눈 후 조정의견을 묻자 피고들은 재고를 반품하고, 반품하는 재고물품 가격의 절반 정도를 받는 선에서 조정할 의사가 있다고 하였다. 바. 이러한 양측의 조정안을 놓고 최종 합의안을 도출하였는데, 상호 금전채무는 남아있지 않는 것으로 하되, 원고는 피고들이 현재 보관하고 있는 재고상품에 대하여 임의처분하여도 이의를 제기하겠다는 내용으로 임의조정이 성립되었다. 4. 맺는 말 가. 대리점 계약의 해지로 인한 정산만큼 복잡한 소송도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거래관계가 수년간 지속되는데다가 거래가 지속되는 과정에서는 명확한 정산을 하지 아니하는 경우가 많아서 작은 계산차이들이 쌓여 엄청난 견해 차이를 불러일으키고,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많은 분쟁들의 경우처럼 상호 법적분쟁으로서의 공방과 이를 벗어난 비난이 장기간 이어진다. 소송을 대리하는 변호사의 입장에서도, 판결을 하여야 하는 재판부의 입장에서도 참으로 난감하리만큼 많은 양의 거래원장들이 제시되는 사건이다. 나. 이 사건의 경우, 피고들 부부가 조정과정에서 상대방과의 의견 차이에만 관심을 집중하였더라면 의견접근은 어려워지고 이 사건 또한 다른 대리점 관련 분쟁의 경우처럼 장기간 소송이 진행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이들 부부가 조정과정에서 분쟁의 본질은 제쳐두고 서로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회복하는 대화를 나누게 된 것이 이 사건 해결에 있어서도 중요한 계기가 되었지만, 이들 부부의 일생에 있어서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의미있는 기억을 남겼으리라 생각된다. 다. 조정을 진행하다보면, 상대방과는 거의 합의점을 찾고서도, 가족들이 반대한다고 하면서 그 동안 거론했던 내용들을 번복해버리는 당사자들을 대하게 되는 경험을 대부분 한 두 번은 하게 되는 것 같다. 때로는 배우자가 동반하여 분쟁당사자보다 더욱 흥분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라. 이 사건 피고들 부부가 소송에서 절대 이겨야 한다고 하면서 배우자를 독려하는 다른 부부들보다 절대로 상호에 대한 신뢰나 기대가 적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이들의 신뢰와 이해는 어떤 공격에도 무너지지 않는 철옹성같은 유대관계를 형성하여, 혹시 경제적으로 어려운 형편에 처하는 경우가 생길지도 모르겠지만 서로 독려하면서, 자녀들과 함께 어떠한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아름다운 가정을 이끌어나가는 모습이 그려지는 듯 한 여운을 남기는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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