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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도시정비사업 판례 동향 및 2023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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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18.]



    들어가며

     

    지평 건설부동산그룹은 지난해 서울대학교 건설법센터와 함께 서울시가 주도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관련 판례, 유권해석, 질의회신 등 분쟁사례를 정리하는 연구용역을 마무리하였습니다. 도시의 발전과 변화를 위하여 정비사업은 불가피한 수단입니다. 그러나 도시정비사업은 다양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많은 부정과 갈등 및 분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갈등과 분쟁의 발생원인, 발생지점을 분석하기 위한 목적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이를 위하여 2003년 이후 2021년까지 대법원 판례를 기준으로 사업단계별 분쟁 비중을 조사하였습니다. 물론 도시정비사업의 특성상 하나의 사건에 복수의 쟁점이 존재하며, 일반적인 민사사건으로 분류되는 사건이 있어서 통계의 한계가 있습니다. 조합원 및 조합설립인가 단계의 소송비중이 24.5%로 가장 높게 조사되었습니다. 사업수행과정에서 조합(원)의 의사결정이나 법률관계에 대하여 사업참여자들의 관심이 높게 나타난 결과로 보입니다. 그 외 정비사업 단계별 대법원 판결 분포를 보면, 구역지정 단계 3.4%, 추진위원회 및 주민대표회의 단계 5.6%, 시공자 선정 단계 9.2%, 사업시행계획 단계 15.1%, 관리처분계획 단계 17.4%, 이주 및 신탁 단계 7.5%, 준공 및 이전고시 단계 3.2%, 비용부담 및 부담금 쟁점 2.4%, 정비기반시설 무상양도 쟁점 8% 등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위 연구용역 결과는 조만간 일반에 공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검토된 판례 중 최근 1년간 선고된 대법원 판례 동향을 검토하고, 최근 도시정비법 개정내역과 내년 공공지원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한 제도 동향 등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2022년 도시정비사업 판례 동향

     

    도시정비사업 관련하여 최근 1년간 선고된 판례의 수는 예년과 유사하거나 다소 많은 수준으로 조사됩니다.


    비록 2021년 선고된 판례지만, 주거이전비에 관한 판례를 처음으로 소개합니다. 대법원은 동일한 쟁점이 문제되었던 다수의 사건을 두고 고민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9도13010 판결, 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9다300484 판결, 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9다300477 판결, 대법원 2021. 6. 30 선고 2019다207813 판결이 같은 맥락에 있습니다. 위 2019도13010 판결에서 대법원은 “토지보상법 제78조 등에서 정한 주거이전비, 이주정착금, 이사비 등도 구 도시정비법 제49조 제6항 단서에서 정하는 '토지보상법에 따른 손실보상'에 해당한다. 따라서 주택재개발사업의 사업시행자가 공사에 착수하기 위하여 현금청산대상자나 임차인 등으로부터 정비구역 내 토지 또는 건축물을 인도받기 위해서는 협의나 재결절차 등에서 결정되는 주거이전비 등을 지급할 것이 요구된다. 사업시행자가 수용재결에서 정한 토지나 지장물 등 보상금을 지급하거나 공탁한 것만으로 토지보상법에 따른 손실보상이 완료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조합의 청산의무와 청산대상자의 건물 명도 및 토지인도는 동시이행관계에 있는데, 대법원은 그 청산의무의 범위에 대하여 고민을 하였으며, 주거이전비도 동시이행관계에 포함되므로 그 지급 전까지 부동산의 인도를 거절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사업시행자가 현금청산대상자 내지 임차인 등에게 주거이전비를 보상하지 않는 한, 인도를 거부하였다고 하더라도 토지보상법상의 형사처벌대상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다른 판례들도 동일한 맥락에서 사업시행자가 현금청산대상자 내지 임차인 등에게 주거이전비를 보상하기 전까지 현금청산대상자들이 건물을 사용 및 수익하였다고 하더라도 부당이득 반환의무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위 2019다300484 판결, 위 2019다300477 판결).


    둘째, 조합의 정보공개 범위, 정보의 사용도 쟁점이 되었습니다. 도시정비법 제138조 제1항 및 제124조 제1항은 조합임원 등이 정비사업의 시행에 관하여 공개하여야 할 서류를 열거하면서 명시된 서류의 ‘관련 자료’도 공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의 대상이 됩니다. 그 관련 자료의 범위가 쟁점이 되었는데, 대법원은 죄형법정주의 관점에서 속기록, 녹음 또는 영상자료는 의사록과 같은 공개대상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으며, 자금수지보고서는 결산보고서의 관련 자료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1도15334 판결). 도시정비법 제125조 제1항은 총회 또는 중요한 회의 시 속기록·녹음 또는 영상자료를 만들어 청산 시까지 보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도시정비법은 신속하게 공개될 자료와 청산 시까지 보존할 자료를 구분하고 있으므로, 죄형법정주의 관점에서 관련 자료 범위를 영상자료 등으로 확장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자금수지보고서의 경우도, 월별 수입·지출 내역, 현금예금 보유내역, 차입금 현황 등이 공개대상이므로, 결산보고서를 검증하기 위하여 자금수지보고서의 공개가 필수적이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한편, 조합원의 명부열람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인지도 쟁점이 되었습니다(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2도1676 판결). 개인정보보호법 제71조는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를 처벌하고 있습니다. 해당 조합원은 다른 조합원이 ‘주민총회의 적정성 검토'를 목적으로 보유한 조합원명부를 전달받았습니다. 전달 받은 목적은 조합의 ‘임원에 대한 해임 총회 개최사실’을 각 조합원에게 알리는 것이었습니다. 대법원은 ‘해임 총회 개최 사실’을 알릴 목적은 부정한 목적이 아니어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2021년에도 조합임원의 열람복사범위가 쟁점이 되었는데, 대법원은 조합원의 전화번호, 조합원별 신축건물 동호수 배정결과는 개인정보보호법상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되어 열람복사해 줄 의무가 있다고 본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1. 2. 10 선고 2019도18700 판결).


    셋째, 총회 등에서 조합원의 직접출석 범위에 대한 판단도 있었습니다. 구 도시정비법 제24조 제6항에서는 조합원 직접 출석요건을 정하고 있는데(일반 총회의 경우 10%, 창립, 사업시행계획, 관리처분계획 총회의 경우 20%), 대리인을 통한 출석도 직접 출석에 해당하는지 쟁점이 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의결권의 적정한 행사를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대리인이 출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도 조합원 의사에 반영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아, 대리인 통한 출석도 직접 출석으로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1두56350 판결). 현행 제45조 제7항도 위와 같은 취지로 정하고 있으므로, 동일한 쟁점이 반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넷째, 재건축 상가조합원과 관리처분계획 사이의 쟁점도 문제되었습니다. 재건축사업에서 일반조합원과 상가조합원의 이해관계는 다를 수밖에 없는데, 동별 동의요건을 충족하기 위하여 조합이 상가조합원들과 일정한 합의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합의가 관리처분계획을 구속하는지 쟁점이 된 사안입니다. 대법원은 기본적으로 관리처분계획은 행정처분이며, 전체 조합원 공동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재건축조합의 행정주체로서 갖는 공법상 재량권에 비추어 재건축조합이 개별 조합원 사이의 사법상 약정에 직접적으로 구속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전제하였습니다(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2다206391 판결). 그래서 개별 조합원과 약정을 절대적으로 반영한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여야만 하는 구체적인 민사상 의무까지 인정될 수 없으므로, 개별 약정과 다른 관리처분계획이 수립되었다고 하더라도 재건축조합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위 판결은 관리처분계획 효력에 관한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8두34732 판결과 같은 맥락에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업무행태도 쟁점이 되었습니다. 도시정비법 제102조 제1항은 정비사업 동의 업무를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업무로 정하면서, 위 업무를 다른 용업업체 등에게 위탁하여 수행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제138조 제3호, 제4호). 이 사건에서 ‘정비사업 동의 업무’에 일반적인 ‘정기총회 홍보, 총회안건과 관련된 서면결의서 징구 업무’도 포함되는지 쟁점이 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하여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가 도입되었으므로, '정비사업의 동의에 관한 업무'는 조합설립 또는 정비사업의 시행 여부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즉, 정비사업의 시행 과정에서 조합원 등의 권리·의무·법적지위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관한 동의 또는 총회 의결과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도 위탁금지 대상에 포함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22. 12. 29 선고 2022도1486 판결).



    2022년 도시정비법 주요 개정 및 동향


    재건축구역 내 여러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자로부터 1개 이상의 건물을 양수한 경우 분양권이 부여될 수 있는지 소송상 쟁점이 되었습니다. 2022년 2월 3일 개정에서 1주택을 공급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사업구역 내 다물권자로부터 주택 또는 토지를 양수한 자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하여 과밀억제권역 외의 재건축사업구역이 속한 지역이 조정대상지역 또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기 전에 1명의 토지등소유자로부터 주택 등을 양수한 토지등소유자에 대해서는 1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제76조 제1항 개정). 그러나 위 규정은 법 시행 후 최초 관리처분계획인가 신청 시부터 적용되므로, 소급효는 없습니다.


    또한 정부는 정비사업조합 해산이 장기간 지연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음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사유는 다양한데, 조합이 진행하는 소송이 계속되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2022년 6월 10일 개정에서, 정비사업 종료 후에도 조합 임원이 해산을 지연시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이전고시 이후 1년 내에 조합해산을 위한 총회를 소집하도록 하였습니다(제86조의 2). 정당한 사유가 없이 해산을 의결하지 않을 경우 조합설립인가가 취소될 수 있으며, 지자체가 청산인의 선임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위와 같은 강제조항을 둔 취지는 이해하지만, 조합설립인가 취소 시 추진위원회가 부활하는 것인지, 이전고시 이후 조합설립인가 취소가 가능할지 법리적 쟁점은 남아 있습니다. 해산을 촉진시키려는 경향에 맞추어, 2023년 지자체 등은 이전고시를 마친 조합을 상대로 절차에 대한 설명 및 계도를 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정비사업 계약업무처리기준’ 제30조는 건설업자 등이 입찰서 작성 시 이사비, 이주비, 이주촉진비, 재건축부담금, 그 밖에 시공과 관련이 없는 금전이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제안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개별 정비사업장에서 ‘시공과 관련이 없는 금전’의 범위가 많은 쟁점이 되었습니다. 가령 열거되지 않은 ‘민원처리비 항목’이 시공과 무관한지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한편으로, 위 기준의 효력도 의문이 있었습니다. 도시정비법에서 위와 같은 입찰서 작성 제한에 대한 명시적인 위임이 있다고 볼 수 있는지 문제되었습니다. 실제 하급심에서 위 고시의 법규성이 문제되기도 하였습니다. 2022년 6월 10일 법개정을 통하여 건설업자 또는 등록 사업자가 계약 체결과 관련하여 시공과 관련 없는 사항을 제안할 수 없도록 하며, 정비사업에 관한 허위·과장정보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정비사업 추진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허위·과장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사실을 숨기거나 축소하여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였습니다. 법규성 에는 의문이 없게 되었지만, 위와 같은 개정에도 실제 현장에서는 ‘시공과 관련이 없는 이익’의 범위에 대하여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공공지원 정비사업의 동향


    현행 제도로는 재개발이 어려운 지역에서 주민이 희망할 경우 LH, SH 등이 재개발사업의 사업시행자로 참여하는 공공재개발사업이 2021년 추진되기 시작하였습니다. 1차 후보지로서 흑석동, 양평동, 봉천동 등 24곳이, 2차 후보지로서 아현동, 도림동, 면목동 등 8곳이 선정되었습니다. LH와 SH가 나누어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민이 공공시행자 지정, 임대공급 확대 등에 대하여 동의하면, 공공이 해당 사업에서 도시규제 완화 등의 인센티브가 주어집니다. 분양가상한제는 적용지역이 대폭 감소하여, 최초 도입당시보다는 인센티브가 감소하였지만, 공공이 시행함에 따라 사업진행의 안정성이 장점으로 분석됩니다. 이러한 장점에 기초하여 최근 3곳의 시공자 선정이 이루어졌고, 주요 건설사들이 사업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공공지원 정비사업에 대한 시장의 선호도가 어느 정도 확인되었고, 다른 지역들도 추진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공공지원제도의 다른 한편으로, 서울시는 2025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에 근거하여 신속통합기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비계획 수립단계에서 서울시가 공공성과 사업성의 균형을 이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여, 신속한 사업추진을 목적으로 합니다. 유연한 계획기준 인센티브를 적용한 정비계획가이드 제시, 혁신적 디자인을 지원하는 건축설계가이드 제시, 사업절차 및 심의 간소화를 내용으로 합니다. 현재 창신동, 청파동, 마장동 등 21개 후보지가 지정되어 있습니다. 사업진행정도는 초기단계로서 신속통합기획수립의 전단계인 ‘개략계획 마련절차’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개별 사업구역의 특성으로 인하여 주민의 동의 정도에 격차를 보이고 있고 사업성도 추가로 분석되어야 하여서, 계획한 대로 추진될 것인지 유보적으로 두고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또한 국토교통부는 정비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하여 시행자의 자격을 다각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재개발사업 및 재건축사업의 경우, 기본적으로 조합이 시행하되 일정 요건하에 토지주택공사, 건설업자, 등록사업자,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8조 제7항에 따른 신탁업자가 조합과 공동으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사업의 규모나 유형에 따라 도시정비법은 사업시행자의 범위와 요건을 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하여 국토교통부는 종전의 사업시행자 외에 정비사업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는 시행자의 유형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므로, 변화추이를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박호경 한국변호사 (hkpark@jipyo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