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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율촌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서 다액채무자가 일부 선(先)변제한 경우 ‘외측설’로 대법원 판례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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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18.04.24 ] 


    대법원은 최근 공동불법행위 등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서의 손해배상책임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전원합의체 판결을 선고했습니다(2018. 3. 22.선고 2012다74236 부당이득금 사건, 이하 “대상판결”이라 합니다).


    대상판결에서는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있는 공동불법행위자들의 채무액에 차이가 있으며 그 중에서 다액채무자가 우선 피해자에게 손해를 일부 변제한 경우, 소액채무자가 공동으로 부담하는 부분이 소멸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금액이 다른 채무가 서로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있을 때 다액채무자가 일부 변제를 하는 경우 변제로 인하여 (1) 다액채무자가 단독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부터 소멸한다고 보는 학설을 이른바 ‘외측설’이라 하며, (2) 다액채무자가 단독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부터 먼저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소액채무자와 공동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도 소액채무자의 과실비율에 상응하는 만큼 소멸한다고 보는 학설을 이른바 ‘과실비율설’이라 합니다.


    이상의 내용을 예를 들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공동불법행위자 중 A의 손해배상액은 1억원, B의 손해배상액은 피해자 과실 50%를 상계한 5000만원으로 인정되는 상황에서 A가 자신의 채무 중 5000만원을 선(先)변제 한 경우, ‘외측설’에 따르면 다액채무자 A의 변제금 5000만원은 A의 부담 부분부터 소멸시키기에 B가 A와 연대하여 부담할 금액은 5000만원 그대로입니다. 이에 반해 ‘과실비율설’에 따르면 변제금 5000만원 중 B의 과실비율(50%)에 상응하는 2500만원은 B가 A와 공동으로 부담하는 채무 부분에서 소멸하기에, B가 A와 연대하여 부담할 금액은 2500만원에 불과합니다.



    I. 대법원의 기존 태도

    대법원은 금액이 다른 채무가 서로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있을 때 다액채무자가 일부 변제를 하는 경우, 그 변제로 인하여 다액채무자가 단독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부터 소멸하는지, 아니면 소액채무자의 과실비율에 상응하는 금액만큼 소액채무자와 공동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도 소멸하는지에 관하여. 사안에 따라 상반된 태도를 취하였습니다.


    대법원은 대상판결에서의 사안처럼 사용자책임과 공동불법행위책임이 문제되는 사안에서는 ‘과실비율설’에 따라 판단하였으나, 제3자의 대출금채무와 사용자의 손해배상채무가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있고 다액채무자인 대출금채무자가 일부 상계한 사안(대법원 1999. 11. 23. 선고 99다50521 판결), 제3자의 약정금채무와 사용자의 손해배상채무가 문제된 사안(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7다49748 판결) 등에서 는 ‘외측설’에 따라 판단하였습니다.



    II. 사안의 개요

    A는 공인중개사인 B의 중개로 자신이 소유한 아파트를 D에게 임대하기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A는 D로부터 임대차보증금 잔금을 수령할 권한을 B의 중개보조원인 C에게 위임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C는 임차인 D로부터 임대차보증금 잔금 198,000,000원을 수령하였습니다.


    이후 A는 C에게 위 임대차보증금 잔금으로 자신의 대출금을 변제하여 달라고 부탁을 하며 C에게 대출금상환수수료로 5,406,000원을 추가 지급하였습니다. 그런데 C는 임대차보증금 잔금과 대출금상환수수료를 횡령하였습니다. 이러한 사실이 문제되자 C는 A에게 임대차보증금 잔금 중 97,222,343원을 변제하였으나 나머지 금액은 변제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A는 C와 C의 사용자인 B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III. 제1심 및 원심 법원의 판단

    B는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1항에 따라 C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부진정연대책임을 부담하게 되었으나, 피해자인 A에게도 과실이 있었으므로 과실상계에 의해 그 중 50%에 대해서만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A가 소송을 제기하기 전 C가 이미 A에게 97,222,343원을 변제했기 때문에, B와 C의 채무 가운데 누구의 것부터 얼마나 소멸되는지가 다투어졌고, 제1심 법원과 원심 법원은 엇갈린 판단을 내렸습니다.


    우선 제1심 법원은, C는 자신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전체 손해액 218,432,332원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이 있고 B는 과실상계에 의하여 그 중 50%인 109,216,166원에 대하여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아가 제1심 법원은 '외측설'에 따라 금액이 다른 채무가 서로 부진정연대관계에 있을 때 다액채무자가 일부 변제를 한 경우, 그 변제로 인하여 다액채무자가 단독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부터 소멸하는 것으로 보아 C가 변제한 97,222,343원은 C가 단독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에서 변제되기 때문에 B의 손해배상책임은 소멸하지 아니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원심은 이와 달리, '과실비율설'에 따라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있어서 다액 채무자가 일부 변제하는 경우 소액채무자와 공동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도 소액채무자의 과실비율에 상응하는 만큼 소멸한다고 판단하였고, C가 변제한 97,222,343원 중 B의 과실비율(50%)에 상응하는 48,611,171원은 B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의 일부로 변제된 것이므로 B의 손해배상책임은 그 범위에서 소멸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IV.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단

    대법원은 “금액이 다른 채무가 서로 부진정연대 관계에 있을 때 다액채무자가 일부 변제를 하는 경우 그 변제로 인하여 먼저 소멸하는 부분은 당사자의 의사와 채무전액의 지급을 확실히 확보하려는 부진정연대채무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다액채무자가 단독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여 ‘외측설’이 적용됨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또한 대법원은 사용자책임과 공동불법행위책임이 문제되는 사안에서 ‘과실비율설’을 적용하던 기존 판례를 변경하여, 금액이 다른 채무가 서로 부진정연대 관계에 있을 때 다액채무자가 일부 변제를 하는 모든 경우에 ‘외측설’에 따르는 것으로 입장을 통일하였습니다.


    대법원이 이와 같이 판단한 주요 근거는 아래와 같습니다


    율촌_2018.04.24_1.JPG


    V. 대상판결의 의의

    기존의 대법원 입장에 대하여는 다액채무자의 무자력 위험을 합리적으로 배분하지 못한다거나, 채권자의 보호를 간과한다는 등의 비판이 있었습니다. 대상판결은 모든 부진정연대채무에 적용되는 통일된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관련 당사자의 예견가능성을 높이고 법적 안정성을 제고하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변현철 변호사 (hcbyun@yulchon.com)

    이형근 변호사 (hklee@yulchon.com)

    정소영 변호사 (syjeong@yulch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