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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까지 기간제교사들의 현실을 외면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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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0.05.13. ]



    중등학교 이하 기간제교사들의 상황에 대해서 그 동안 우리 사회가 기계적 공정성에만 매몰되어 지나치게 무관심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기간제교사들은 사범대를 졸업하거나 소정의 교육을 이수하여 이미 정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이다. 그리고, 이미 학교 현장에서 정교사들과 동일하게 학생들을 지도하여 오고 있다. 그러나, 임용기간이 만료되면, 다시 이 학교에서 저 학교로 좀 미안한 표현이지만 떠돌이처럼 아무런 신분보장도 없이 돌아다니면서 여전히 기간제교사 신분으로 학생들을 지도해야 한다. 한번 기간제교사 track으로 들어가면, 거기에서 빠져 나오는 것은 개천에서 용 나오는 것보다 어렵다. 이들과 그 가족들이 가지는 자괴감과 현실적인 어려움을 들여다 보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 


    사립학교 기간제교사들이 정교사로 임용되기 위해서는 필기시험을 쳐서 일정한 배수 안에 들어야 한다. 이 필기시험에서는 사범대를 졸업할 예정이거나,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교사 채용을 위한 필기시험 준비에 몰두하는 사람들과 함께 경쟁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매일 수업과 학생지도에 시간을 쓸 수밖에 없는 이들 기간제교사들은 필기시험을 제대로 준비할 수가 없다. 필기시험의 문턱을 넘어서기가 어렵다. 그래서 한번 기간제교사로 교직 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그 다음에는 정교사로 임용되는 것이 현실적으로 너무 어렵다. 


    언제까지 이런 현실을 방치할 것인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현직 기간제교사든 혹은 이제 막 사범대를 졸업하였거나 졸업 예정인 사람들 모두 필기시험이라는 전형을 통과하도록 하는 것은 공정성 측면에서 보면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를 공정성이라는 기계적 잣대만으로 선발하는 것이 타당한가? 예컨대, 필기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다고 해서 좋은 선생의 자격을 가졌다고 할 수는 없다. 학교 현장에서 적어도 몇 년간 성실하게 근무하고, 학생들을 실제로 지도한 사람에게 더 이상 무슨 필기시험을 쳐서 거기에서 통과되어야만 정교사로 근무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는가. 필기시험을 잘 보면, 정교사 자격이 더 있다는 것일까.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수업을 실제로 진행하였던 사람들의 경우에는 필기시험은 이미 문제가 아니지 않을까. 그 정도는 면제해 준다고 해서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한다는 목표가 소멸되는 것도 아니지 않을까. 


    공무원 신분의 취득을 전제로 하는 임용고시의 경우는 별론으로 하고, 적어도 그 임용권자가 사립학교법인인 사립학교에서는 정교사 채용에 있어서 기간제교사들에게는 필기시험을 면제시켜 주고, 면접전형, 실기전형(수업시연)으로 평가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한다. 현행 사립학교법의 해석상으로도 사립학교의 경우에는 필기전형을 실시하지 않아도 무방하다(법제처의 법령 유권해석). 다만, 관할청인 교육청들에서는 필기전형을 실시하지 않으면 사립학교에게 재정적으로 제재를 가하고 있는 것뿐이다. 기간제교사들에게 필기시험을 면제시켜 주더라도 법적으로 크게 문제되지 않는 것이다. 


    기간제교사들에게 필기시험을 면제시켜 주는 것이 무리라고 생각되면, 예컨대, 기존과 같은 채용전형에 더하여 기간제교사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별도의 채용절차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주로 면접과 수업시연, 기간제교사가 근무하던 학교장 및 동료 교사들의 추천서 등을 통해 정교사로 선발하는 것이다. 


    ?관할청은 기간제교사들의 경우에도 사범대 졸업예정자들과 함께 필기시험을 치르게 하지 않으면 교사 채용 단계에서의 뒷돈 수수등 불법행위가 발생할 것이라는 막연한 전제하에 위와 같이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데, 그런 문제점은 다른 보완장치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지금처럼 기간제교사들의 문제를 언제까지 방치해야 하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변윤석 변호사 (ysbyun@lawlog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