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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륙아주

    중국법원의 두 번째 한국 판결 승인 및 집행

    중국의 외국 판결에 대한 승인 및 집행에 관한 호혜원칙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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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02.] 


    중국 칭다오시 중급인민법원이 지난 2019년 수원지방법원의 확정판결을 승인하고 집행력을 부여한 이래, 중국법원이 2020년 4월 20일 서울남부지방법원 확정판결에 대하여도 승인 및 집행을 하였습니다.


    2007년 4월 A사는 B사와 허가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동 계약에 따라, A사는 보유하고 있는 저작권, 상표권 및 이와 관련된 기술 등을 B사가 중국 내에서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권리를 부여하였고, B사는 A사에게 그에 상응한 사용료를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습니다. 그러나 계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양 당사자간 분쟁이 발생하였고, 이에 A사는 B사를 상대로 계약대금 미화 84만 달러 및 이자를 지급하라는 청구와 더불어 상표의 사용을 정지하라는 등의 취지로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심리를 거쳐 2019년 2월 B사로 하여금 A사에게 미화 84만 달러와 이자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으며, 동 판결문은 2019년 2월 B사에 송달되었고 같은 해 3월 그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의 피신청자인 B사는 중국법인이므로 한국에서 집행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였으므로 A사는 중국 상해제일중급인민법원에 이 사건 판결에 대한 승인 및 집행을 신청하였습니다. 상해법원은 2019년 8월 이 사건을 접수하였고 2020년 4월에 이 사건 판결을 승인하고 이 사건 판결 중 일부 청구사항에 대해 집행력을 부여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중국 민사소송법 제282조는 ‘중국 법원은 외국 법원의 판결효력과 집행에 대한 신청이나 청구를 받았을 때 중국이 체결했거나 가입한 국제조약 또는 호혜원칙에 따라 심사한 후 중국 법률의 기본원칙과 국가주권, 안전, 사회공공 이익을 위반하지 않으면 그 판결의 효력을 승인하고 집행이 필요한 경우 집행영장을 발부하여 본법 관련 규정에 따라 집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과 중국은 법원의 판결 승인과 집행에 관련된 조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 중국 소송에서 담당 판사는 이 사건 판결의 승인이나 집행여부를 심리함에 있어서는 양국간 호혜원칙에 따라야 합니다. 호혜원칙이란 대등원칙이라고도 표현되며, 한 국가가 국제 법률규범에 의거하여 타국가에게 권리를 주장할 때에는 권리를 주장하는 국가도 반드시 국제 법률규범을 존중하여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한국과 중국은 모두 외국 중재 판정의 승인 및 집행에 관한 ‘뉴욕협약’에 가입하였으므로 양국 간에 서로 상대방의 중재 판정을 승인하고 집행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중재 판정이 민간적 특성을 가진 것과 달리 법원 판결은 한 국가의 사법 주권을 상징합니다. 한국과 중국은 판결 승인에 관해 상호간에 조약을 체결하거나 다자적 협약에 가입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한국과 중국이 상대국의 판결을 승인 및 집행함에 있어서는 주로 호혜원칙(상호보증)을 적용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에 따라 한국 법원은 1999년 중국 위팡시 중급인민법원의 판결에 대한 승인 및 집행신청에 대한 승인을 시작으로 중국 법원의 판결에 대한 승인을 해 온 반면, 중국법원은 한국 법원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2011년 이래 승인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2019년에 중국 법원은 한국판결의 승인 및 집행에 관한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하였습니다. 중국 칭다오시 중급인민법원은 2019년 3월 한국 민사확정판결에 대해 승인 및 집행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는 중국법원이 최초로 양국 간의 호혜원칙에 의거하여 한국의 재판에 대해 승인 및 집행을 허용한 사례입니다. 칭다오시 중급인민법원은 1999년 한국 법원이 중국 재판을 승인한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중국과 한국간에 사실적 호혜관계가 존재하므로 중국 민사소송법에 따라 한국 법원의 판결을 승인하고 집행력을 부여하는 결정을 하였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오늘날 각국간의 경제적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국제간의 경제분쟁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양국이 외국 판결 승인 및 집행에 관한 조약이 체결되지 않았거나 다자간 협약에 가입되지 않은 경우 호혜원칙(상호주의)에 의거하여 외국 판결의 승인 및 집행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소송경제 측면에서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중국법원이 최근 한국 판결을 승인하고 집행력을 부여한 실례를 살펴보면 중국법원은 호혜원칙에 대해 최근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추세임을 알 수 있으며,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라는 거시 경제 정책 하에 앞으로 한중 양국은 사법의 실천 분야에서 폭넓은 교류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장성찬 외국변호사 (sczhang@dra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