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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율촌

    메타버스에는 게임산업법이 적용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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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03.]



    세계 최대 메타버스 앱인 ‘로블록스’가 지난 6월 한국 지사를 설립하면서 메타버스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비교적 새로운 개념인 메타버스를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와 ‘유니버스’의 합성어인 메타버스는 여러 가상 세계를 하나의 공간에서 체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메타버스에서 체험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콘텐츠 중 하나는 게임입니다. 실제로 로블록스에는 4천만 개 이상의 게임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산업법’) 등 게임에 관한 다양한 규제가 마련되어 있는데, 메타버스가 이러한 규제의 적용을 받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에 국회 입법조사처는 2021. 7. 28. ‘메타버스의 현황과 향후 과제’를 발표하며 메타버스는 아바타를 조종한다는 점에서 게임과 비슷하나, ① 앞으로의 상황과 해야 할 일이 사전에 프로그래밍된 것이 아니라 본인과 다른 사람의 결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개방형 구조라는 점, ② 본인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가상세계는 종료되지 않고 지속된다는 점, ③ 구성원의 합의나 서비스 제공자의 불가피한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 한 가상세계는 처음으로 리셋되지 않는 점 등에서 게임과 차이가 있으므로 게임산업법 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게임’과 ‘메타버스’의 차이는 그 경계선에 있는 ‘포트나이트’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을 것입니다. 포트나이트의 개발자인 에픽게임즈는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에 반발하며 소를 제기하면서 포트나이트는 게임이 아닌 메타버스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기본적으로 배틀로얄 게임인 포트나이트는 자유롭게 타인들과 상호작용을 하며 가상 이벤트에 참여할 수도 있는 등 메타버스적 요소도 있으나, 결국 한 게임의 정해진 규칙 내에서 위와 같은 상호 작용이 벌어진다는 점에서 로블록스와 같은 메타버스가 제공하는 무한정한 자유도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메타버스는 물리 법칙 같은 기본적인 규칙도 제공하지 않는, 모든 것을 제3의 개발자가 결정할 수 있는 플랫폼에 더 가깝습니다.


    메타버스의 위와 같은 자유도, 그리고 플랫폼적 성격에 비추어 보면 이를 게임산업법상 ‘게임물’로 볼 수 없다는 주장도 타당성이 있어 보입니다. 게임산업법상 게임물은 “컴퓨터프로그램 등 정보처리 기술이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오락을 할 수 있게 하거나 이에 부수하여 여가선용, 학습 및 운동효과 등을 높일 수 있도록 제작된 영상물 또는 그 영상물의 이용을 주된 목적으로 제작된 기기 및 장치”로 광범위하게 규정되어 있어(법 제2조 제1호 본문) 메타버스도 여기에 포함될 여지가 없지 않으나, “게임물과 게임물이 아닌 것이 혼재되어 있는 것”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고시로 게임물에서 제외할 수 있으므로 정부가 정책적 필요에 따라 메타버스를 게임물에서 제외하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법 제2조 제1호 단서 (다)목}. 그렇다면 메타버스는 게임물과 달리 가상현금과 현금 사이의 환전에 관한 규제(법 제32조 제1항 제7호)에서 자유로워질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메타버스가 게임물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게임산업법이 적용될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게임산업법은 ‘게임물 관련사업자’를 게임제작업, 게임배급업, 게임제공업,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의 영업을 하는 자로 정의하고(법 제2조 제9호) 게임물 관련사업자가 준수할 사항을 규정하고 있습니다(법 제28조). 메타버스가 그 자체로는 게임물이 아니어도 메타버스를 통해 게임물이 제공된다면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메타버스 운영자는 게임제공업을 영위하는 게임물 관련사업자가 되어 다른 게임물 관련사업자와 같이 특정 규제의 적용 대상이 될 여지를 배제할 수 없을 것입니다.


    메타버스는 아직 해외에서도 새로운 개념으로, 한국에는 이제 막 도입이 시작된 단계입니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메타버스는 게임과 차이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규제 측면에서 고무적이긴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메타버스 사업을 영위함에 있어서는 다양한 규제가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임형주 변호사 (hjlim@yulchon.com)

    황정훈 변호사 (jhhwang@yulchon.com)

    이용민 변호사 (ymlee@yulchon.com)

    이원석 변호사 (wonseoklee@yulch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