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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호화폐의 강제집행,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박영호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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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암호화폐에 대한 각국의 규제

    가. 미국

    미국 국세청은 2014년 3월 Notice 2014-21을 통해 비트코인은 법정 화폐로서의 지위는 가지지 못하지만 실제 통화처럼 기능한다고 하면서 이를 자산(property)으로 보고 조세에 대한 일반 원칙을 적용한다고 하였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는 2015년 9월 비트코인 및 다른 암호화폐를 상품거래법(Commodity Exchange Act)의 상품으로 보고, 가상통화와 관련된 옵션거래에 대해서는 상품거래법 및 상품선물거래위원회 지침이 적용된다고 천명하였다. 

         

    나. EU 및 독일
    EU는 비트코인에 대하여 별도의 규정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독일의 경우 2013년 7월 연방금융감독청(Bafin)이 비트코인을 독일 연방은행법 제1조 11항의 금융상품 중 (화폐) 계산 단위로 파악하여 금융상품 또는 독일 지급서비스법에 의한 계좌의 단위로 본다는 법률 규정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독일은 비트코인의 법적 성격을 명확하게 규정한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되었으나 비트코인 업체들은 금융기관에 준하는 강력한 규제를 받게 되었다.

    다. 일본
    1) 2016년 이전
    일본은 2014년 2월 26일 세계 최초이자 최대의 비트코인 거래소이던 마운트 곡스가 동경지방법원에 파산신청을 한 이후인 2014년 3월경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규제방침을 발표하면서 가상통화는 법정통화나 외국통화에 해당하지 않고, 귀금속 등과 같은 상품자산으로 취급하고자 한다는 방침을 밝힌바 있다. 그 무렵 마운트 곡스에 비트코인을 맡겼던 사람이 마운트 곡스의 파산관재인을 상대로 비트코인을 반환하라는 소유권에 기한 명도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법원은 2015년 8월 비트코인은 독점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유체물이 아니므로 민법상 소유권의 객체가 될 수 없다는 이유로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한 바 있다{東京地裁, 平成 27年 8月 5日 선고, 平成 26年(ワ)第33320号}. 

     
    2) 2016년 자금결제법 개정 이후

    일본은 2016년 5월 25일 자금결제에 관한 법률(資金決濟に關する法律, 이하 자금결제법) 및 범죄에 의한 수익의 이전방지에 관한 법률(犯罪による收益の移轉る防止に關する法律) 등의 개정을 통하여 가상통화에 대한 규제를 마련하였다.

     

    3) 일본에서는 거래소를 상대로 한 비트코인 반환청구권을 채권압류한 사례 등장
    일본에서는 이용자(채무자)가 가상통화 거래소(교환업자, 제3채무자)에 대하여 보유하고 있는 청구권을 압류할 수 있다는 결정이 2017년에 등장했다. 위 결정은 본안 사건의 채무자가 제3채무자인 가상통화 거래소(교환업자)에 대하여 가지는 가상통화의 관리위탁계약 등에 기한 반환청구권에 대해 채권압류명령을 발령한 사안이다.

    라. 우리나라
    우리나라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에 대하여 아직까지 특별한 법령이나 규제정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어떠한 형태로든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에 대해서 규제방향을 밝히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보면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다.


    2. 비트코인에 대한 강제집행 방법
    가. 비트코인을 몰수의 대상으로 보는 판결의 선고 후 강제집행 신청 접수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조직범죄·해외재산도피범죄 등 특정범죄에 의하여 발생한 범죄수익을 합법적인 수입으로 가장하거나 이를 은닉하는 행위를 규제하는 한편, 당해 범죄수익의 몰수·추징에 관하여 형법 등에 대한 특례를 규정함으로써 반사회적인 범죄행위를 사전에 예방하고 범죄를 조장하는 경제적 요인을 근원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제정되었는바, 이러한 정책적 고려에서 몰수의 대상을 형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물건'에 제한하지 않고 '재산'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 선고된 수원지방법원 2018. 1. 30. 선고 2017노7120 판결 및 그 상고심인 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8도3619 판결은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의 입법취지 및 법률 규정의 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비트코인은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재산'에 해당하여 몰수의 대상이 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 비트코인을 재산으로 판시한 위 판결들이 선고되기 전에는 일반인들이 비트코인을 재산으로 보아 가압류나 강제집행을 신청하는 경우가 없었는데, 위 판결들이 선고된 이후로 비트코인을 객체로 한 가압류나 강제집행 신청이 1~2건씩 접수되고 있다.

     

    나. 비트코인에 대한 보전처분 및 강제집행
    1)
    채무자 개인의 전자지갑에 보관된 비트코인의 경우 현행제도 하에서는 집행대상이 아니므로 입법적 보완이 필요

     

    가) 현행법령상 유체동산 집행 대상이 될 수는 없어
    채무자 개인의 전자지갑에 보관된 비트코인은 '현물'이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화폐로서 부동산이 아님은 명백하다. 다만 암호화폐가 민법이 규정하는 물건으로서 동산에 해당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의 경우 신문지상에 나오는 화폐 사진을 보고 간혹 비트코인이 현물로 존재하는 코인 내지는 동전으로서 유체물이라고 착각할 수도 있지만, 비트코인은 가상의 화폐로서 유체물이 전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통상적인 화폐처럼 바로 동산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민법 제98조, 제99조는 부동산 이외의 물건은 동산으로 보면서, 유체물 및 전기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을 물건으로 보고 있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일본 판례가 비트코인을 유체성 및 배타적 지배 가능성이 필요한 민법상의 물건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를 민법상의 동산으로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나) 제3채무자가 있을 수 없어 채권이나 기타 재산권 집행도 불가능
    채권과 그 밖의 재산권에 대한 압류는 제3채무자에 대한 압류명령을 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거래소에 보관된 비트코인의 경우에는 거래소가 제3채무자가 될 수 있지만 채무자 개인의 전자지갑에 보관된 비트코인의 경우에는 법원이 그 압류명령을 발할 제3자가 이론상으로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채무자의 전자지갑에 보관된 비트코인 자체는 채권 내지는 기타 재산권의 집행의 대상이 될 수도 없어 보인다(가상통화에 대한 법적 성격을 전혀 규정하고 있지 않는 현재 법제 하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다) 법적 성질을 특정한 다음 집행방법을 법률로 정할 필요가 있음
    위와 같이 채무자 개인의 전자지갑에 보관된 비트코인의 경우 현재로서는 아무런 집행방법이 없고, 실무상으로도 채무자 개인의 전자지갑에 보관된 비트코인 자체를 가압류나 압류의 대상으로 한 신청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조속하게 비트코인의 법적 성질을 정하는 법률 규정을 신설하는 한편, 그 규정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집행방법을 새로이 정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민사집행법상 집행의 편의를 위하여 유체동산으로 의율하도록 하고 있는 암호화폐의 법적 개념 등에 대한 법률규정을 먼저 신설한 다음 민사집행법 제189조 제2항 제1 내지 3호의 물건들 뒤에 제4호로 암호화폐를 추가하여, 법률규정에 의하여 암호화폐를 유체동산으로 의제하도록 함으로써 '암호화폐' 그 자체에 대한 집행은 유체동산 강제집행에 의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간명한 방법으로 보인다. 또한 채무자가 집행관에게 비밀키의 제공을 거부하는 방법으로 간접적으로 집행을 방해하면 압류자체가 불가능해지는데, 이러한 집행상의 어려움은 재산명시절차에서 재산목록에 암호화폐의 종류와 수량 란을 만들고 그 곳에 비밀키 번호를 기재하도록 간접적으로 강제하는 제도를 도입하거나, 현행 민사집행법상 간접강제제도를 이용하면 일정 정도는 그 어려움이 해소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2) 일본에서와 같이 채무자의 거래소에 대한 반환청구권을 채권압류 내지 가압류하는 것은 가능하고, 여러 사례가 존재


    현실적으로 암호화폐 보유자 대부분이 거래소를 통하여 거래를 이용하고 있으므로(우리나라에는 빗썸, 업비트 등을 비롯한 다수의 거래소가 운영되고 있다), 채무자가 이용하는 거래소를 제3채무자로 하면 일응 압류명령이나 가압류 명령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제3채무자인 거래소는 암호화폐 거래와 관련하여 약관을 게시하고 있고, 그 약관 내용에 따라 채무자와 제3채무자 사이에는 거래소 이용 계약이 체결되며, 그 계약에 따라 채무자가 거래소에 대하여 가지는 금전반환청구권 등의 채권을 가압류 내지 압류하는 것은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이용자는 거래소에 대하여 거래 정산에 따른 지급청구권 내지 환불청구권을 갖는다. 채무자의 거래소에 대한 위와 같은 청구권을 압류함으로써 거래소를 구속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울산지방법원 2018. 1. 5.자 2017카합10471 결정은 비트코인 출급청구채권을,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2. 1.자 2017카단817381 결정은 암호화폐 전송, 매각 등 이행청구채권을,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3. 19.자 2018카단802743 결정은 암호화폐 반환청구채권을 각 가압류의 대상으로 삼아서 가압류 결정이 발령된 바 있다.

     

     

    박영호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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