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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통신원] 미국 특허 침해 소송에서 프랜드(frand) 주장

    진욱재 변호사 (사법연수원 28기·미국 뉴욕 베이커바츠 로펌(Baker Botts L.L.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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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들어가며
    우리가 다른 회사의 핸드폰을 사용하더라도 전화통화를 주고 받을 수 있고, 와이파이(WiFi) 단자가 있는 곳에서는 어디서든 접속하여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은 표준제정기구 (standard-setting organization, ‘SSO’)들의 기술 표준화 노력에 따른 결과이다. SSO의 표준화 활동은 제조업체들에게도 다른 업체의 제품과 호환이 가능한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하고 새로운 부가기능의 탑재를 용이하게 하는 등의 이점을 제공한다. 표준으로 채택된 기술 중에서 기존에 특허 등록된 기술들은 실질표준특허 (standard-essential patents, ‘SEP’)라 불린다. 표준 제품을 만들려면, SEP보유자로부터 특허 라이선스를 받아 SEP를 사용하여야 한다. 이때 SEP 보유자가 SEP사용자로부터 과도한 로열티를 받는 부조리를 막기 위하여, 대부분의 SSO들은 회원들에게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인 {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 ‘프랜드’(FRAND)} 조건으로 SEP사용자들에게 라이선스를 부여할 것을 요구한다.

    아래에선 프랜드 약속을 한 특허권자가 라이선스 없이 특허를 사용하는 자(‘특허 침해자’)와 라이선스 협상시 non-FRAND조건을 요구함으로써 계약 체결이 되지 않은 뒤에, 특허권자가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에서 특허 침해자의 프랜드 항변이 갖는 법적 효과를 알아본다(본고에서 다룬 계약법 이외에도 공정거래법 위반이나 특허권 남용의 여지가 있다).

    2.계약 위반
    특허 침해자가 SEP보유자에 대하여 프랜드 계약 위반을 주장하려면, SEP보유자와 SSO간의 프랜드 약속이 계약으로 성립되어야 하고, 특허 침해자가 계약 당사자가 아님에도 SEP보유자와 SSO간 계약의 이익을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

    연방 지법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모토롤라 간 일련의 소송 중 일부{Microsoft Corp. v. Motorola, Inc., 864 F. Supp. 2d 1023, 1031-1032 (W.D. Wash. 2012)}에서 프랜드 약속을 유효한 계약으로 인정하였다. 즉, IEEE는 SSO로서 특허권자들에게 모든 특허 사용 신청자들과 프랜드 조건으로 라이선스 계약 체결을 약속하는 Letter of Assurance (‘LoA’)의 제출을 요구하였고(청약, IEEE Policy at 18), 특허권자는 IEEE에 LoA를 제출하였으며(승락), 이에 따라 특허권자의 특허가 SEP로 등록되었으므로(consideration) 계약 성립의 요건을 모두 갖춘 것으로 보았다.

    한편, 미국법상 제3자를 위한 계약의 수익이 그 계약으로부터 직접적으로 발생하게 되면(우리 민법 §539조 제2항은 제3자의 수익자로서의 권리는 계약의 이익을 받을 의사를 표시한 때에 생긴다고 규정한다), 수익자는 계약 위반자를 상대로 계약 위반에 대한 소송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동 연방지법은 마이크로소프트가 IEEE와 모토롤라 간의 계약으로부터 직접적인 수익을 얻었다고 판단하여, 모토롤라의 계약 위반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인정하였다{한편, 독일에서는 특허 침해자에게 수익자의 지위를 인정하는 것은 프랜드 계약에 물권적 효력을 인정하는 것으로 보아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Gen. Instrument Corp. v. Microsoft Deutschland GmbH, Landgericht Mannheim [Regional Court of Mannheim] May 2, 2012 1 (Ger.)}.

    3. 로열티의 산정
    프랜드와 관련된 실질적인 문제는 프랜드 약속에 따른 공정하고 합리적인 로열티의 산정 방법이다. 제9 연방 항소 법원은 연방 지법이 가상의 라이선스 협상을 바탕으로 로열티를 산정한 방법을 적법하다고 보았다{Microsoft Corp. v. Motorola Inc., 795 F.3d 1024, 1040 (9thCir.2015)}. 연방 지법은 특허권자와 특허 침해자간의 가상의 라이선스 협상을 상정하고, 프랜드 약속하의 특허권자가 라이선스 협상에서 고려할 요소들을 검토하였다. 즉, SEP가 해당 기술 표준에서 차지하는 객관적 가치, 기술 수준, SEP의 대체기술 존재, 그리고 SEP가 특허 침해자의 비즈니스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이다. 또한, 법원은 증인의 증언이나 전문가들의 증언을 면밀히 검토하여 공정한 로열티를 산정하는데 믿을 만한 증거들을 선별하는 작업도 거쳤다.

    하지만, 모토롤라는 연방 지법이 위와 같이 로열티를 산정하는 도중에 잘못을 저질렀다고 반박하였다. 연방 지법은 특허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액 산정에 관한 ‘Georgia-Pacific 요건’{Georgia-Pacific Corp. v. U.S. Plywood Corp., 318 F. Supp. 1116, 1120 (S.D.N.Y. 1970) 사례에서 법원은 특허 침해 소송에서 손해배상액 산정 시 고려하여야 할 15 가지 요건을 제시하였으며, 이는 판례법으로 확립되었다} 중 15번째 요건을 사용하였는데, 여기서 가상의 라이선스 협상은 특허 침해자의 침해가 시작되었을 때 일어난다고 가정하여야 한다. 하지만, 본 사례에서 법원이 로열티 산정에 참고한 자료들은 현재 시점에서 특허 침해자가 갖는 특허의 가치를 반영하였으므로 부적법하다는 주장이다.
    제9 연방항소법원은 프랜드 조건에 따라 로열티를 산정할 경우 Geogria-Pacific 요건을 수정하여 적용할 수 있으며, 본 사례는 특허권자가 특허 침해자의 침해행위가 현재까지 계속 되고 있다고 주장하므로, 연방 지법이 현재 시점에서 특허권자의 특허 가치를 판단한 것은 적법하다고 보았다.

    4. 특허권자의 권리 침해 금지(injunction) 청구
    특허권자는 특허가 침해된 경우에 손해배상 청구 이외에 특허 침해자를 상대로 그 침해 행위의 금지를 청구할 수 있다(35 U.S.C. §283).
    연방 대법원은 특허권자의 침해 금지 청구가 인정되려면, 특허침해자의 침해행위로 인하여 특허권자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고, 금전적 보상은 이에 대한 적합한 구제 방법이 될 수 없고, 금지 청구로 인하여 피고가 입게 될 불이익과 원고가 입은 손해를 미리 형량하여 피고에게 심각한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아야 하며, 공중에게 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 등을 특허권자가 입증하도록 요구한다{eBay Inc. v. MercExchange, L.L.C., 547 U.S. 388, 391, 126 S.Ct. 1837, 164 L.Ed.2d 641 (2006)}.

    특허권자가 특허 침해로 받는 손해는 프랜드 약속이 있다면, 합리적인 로열티 금액 정도가 될 것이다. 따라서 특허권자가 특허 침해로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었다고 보기 어렵게 된다. 그렇지만, 연방 특허 항소 법원은 프랜드 약속을 한 특허권자의 침해 금지 청구를 일률적으로 부인하지는 않고, eBay 의 각 요건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았다{Apple Inc. v. Motorola Inc., 757 F.3d 1286, 1331-1332 (Fed. Cir. 2014)}. 다만, 회복할 수 없는 손해의 입증이 어려우므로 특허 침해자가 일방적으로 프랜드 조건의 라이선스 계약을 맺는 것을 거부하거나, 합리적 이유 없이 라이선스 협상을 지연하여 이를 거부하는 것과 동일한 결과를 초래한 경우에만 침해 금지 청구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하였다.

    제9 연방 항소 법원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프랜드 약속을 한 SEP보유자가 특허 침해자에 대하여 특허의 사용금지 청구를 하는 것은 프랜드 계약상 내재된 선의를 갖고 공정한 거래를 하여야 할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았다. 따라서 법원은 모토롤라가 마이크로소프트에게 특허의 사용금지청구소송{Microsoft Corp. v. Motorola Inc., 696 F.3d 872 (9th Cir. 2012) -마이크로소프트는 모토롤라가 SEP에 대한 과도한 라이선스를 청구하자, 이에 대하여 프랜드 의무위반을 확인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모토롤라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하여 SEP사용 금지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 소송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다시 모토롤라에 대하여 사용금지 청구소송의 제기를 금하는 반소를 제기하여 승소한 사례다}을 제기함으로써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불한 응소 비용 및 변호사 비용 등을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배상하도록 하였다{ Microsoft Corp. v. Motorola Inc., 795 F.3d 1024, 1052 (9thCir.2015)}.

    5. 결론
    국제화가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표준 기술의 확립은 중요성을 더할 것이며, 프랜드 약속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법적 분쟁도 어느 한 국가 내의 문제로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의 사례이긴 하지만, 위에서 본 사례들은 우리에게도 좋은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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