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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충되는 중재조항의 효력

    오동준 미국변호사(뉴욕주 및 뉴저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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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업의 진행 과정에서 사업 당사자들이 유사한 시점에 복수의 관련 계약들을 체결하는 경우를 자주 접할 수 있다. 예컨대, 동종업계의 두 회사의 경우를 가정해 보자. 충분한 자본력을 소유한 한국의 A사와 소규모이나 잠재력 있는 기술력을 보유한 미국의 B사가 서로간 미국에서의 사업협력에 동의하였다. 다양한 구조의 협력 형태를 고려할 수 있겠으나, A사의 자회사이자 미국법인인 A-US사가 B사의 신주 및 구주를 인수하고, 양사가 별도의 상호간 사업협력을 추진하는 경우로서, A-US사와 B사는 신주인수계약(Subscription Agreement), 구주인수계약(Share Purchase Agreement), 주주간협약(Shareholders Agreement), 사업협력계약(Business Cooperation Agreement) 등 다수의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그러나 머지 않아 계약상 분쟁이 발생하여 A-US사는 B사를 상대로 미국의 법원에 소를 제기하고, B사는 계약서상 중재조항을 이유로 법원에 중재집행신청(motion to compel arbitration)을 한다.

    위의 예시에서 만일 모든 계약들이 계약상 분쟁해결의 방안으로서 중재를 명시하고 있으나, 각각의 계약서상 중재조항의 구체적인 규정들이 서로간 일치하지 않는 경우 이와 같은 중재조항은 미국법상 여전히 유효할까? 예를 들어, 주주간협약상 중재조항은 국제상업회의소(International Chamber of Commerce)의 중재법 및 3인 중재인단을 규정하고 있으나, 사업협력계약상 중재조항은 미국중재협회(American Arbitration Association)의 중재법 및 1인 중재인의 선임을 규정하는 경우이다.

    미국 제10 연방항소법원(U.S. Court of Appeals 10th Circuit)은 최근 판례에서 이와 같이 각각의 중재조항이 불일치 하는 경우 당사자들은 중재에 관하여 의사의 합의(meeting of the minds)를 이루지 못하였으므로 본 건은 중재 대신 법원에서 진행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Ragab v Howard et al, No. 15-1444 (10th Cir. 2016)). 본 건에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복수의 개별적이나 서로 연관된 계약들이 체결되었고, 모든 계약들이 중재조항을 포함하고 있었으나 중재법, 중재인의 선임, 중재에 관한 통지 규정 및 법률자문비용의 부담에 관한 사항에서 각각의 중재조항이 서로 다르게 규정되어 있었다. 또한 복수의 계약 중 어떠한 계약도 다른 계약에 우선한다는 규정을 명시하지 않았으므로 법원이 임의적으로 한 계약의 중재조항을 수용하는 것은 다른 계약상 중재조항을 위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었다. 복수의 중재조항들 간의 절충될 수 없는 차이는 곧 당사자들이 중재에 동의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판단하며, 연방항소법원은 피고의 중재집행신청에 대한 하급심의 기각결정을 그대로 인용하였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예시처럼 한국 기업(혹은 한국 기업의 미국법인)과 미국 기업이 복수의 상호 연관되는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계약의 준거법이 미국법이고 분쟁해결방안으로서 중재를 선택하는 경우, 중재조항이 법적 구속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각각의 계약서상 중재조항이 일관되게 규정되어 있는 지, 설령 어떠한 사정으로 인하여 중재조항 간에 차이가 있다면, 당사자들이 의도하는 특정 계약에 “본 계약은 당사자들간의 완전한 합의를 구성하고 당사자들 간에 체결된 기타 모든 계약에 우선한다”는 완전한 합의 및 우선 조항(Merger Clause)이 규정되어 있는 지 명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동준 미국변호사(뉴욕주 및 뉴저지주, 법무법인 퍼스트) 

    djoh@1stlaw.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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