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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변호사 87% “취업 때 차별 받아”

    대한변협 여성특위, '채용·근무실태 조사결과' 발표

    손현수 desk@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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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지혜(34·사법연수원 44기·왼쪽 두번째) 변호사가 20일 열린 '2016년 여성변호사 채용 및 근무실태 조사 결과 보고 및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변호사 4명 가운데 1명은 여성일 정도로 여성변호사의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그들의 일과 삶은 녹록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과 임신, 출산, 육아는 물론 고용주의 선입견 등으로 남성변호사들에 비해 취업과 진급, 승진 등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고도의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특히 직업 특성상 임신과 출산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변호사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일·가정 양립을 위해 육아휴직제도 보장과 탄력근무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여성특별위원회(위원장 김학자)는 20일 서울 역삼동 대한변협회관 14층 대강당에서 '여성변호사 채용 및 근무실태 조사결과 및 토론회'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했다.

     변협 여성특위 집행위원인 홍지혜(34·사법연수원 44기) 변호사는 이날 '2016년 여성변호사 채용 및 근무실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5월 한달간 여성변호사를 대상으로 이메일을 통한 온라인 설문조사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는 대한변협에 등록된 5128명의 여성변호사 가운데 13.8%에 해당하는 710명이 응답했다.

     조사결과 여성변호사들은 취업에서의 진입장벽과 진급·승진단계에서의 유리천장(Glass ceiling, 여성이 조직 내 일정 서열 이상으로 오르지 못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표현하는 말)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에서 남성변호사에 비해 불리하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해 응답자의 51.3%(362명)가 '그렇다', 35.3%(249명)가 '매우 그렇다'고 답했다. 절대 다수인 86.5%(611명)가 불리함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유를 묻는 질문(복수응답)에는 '결혼, 임신, 출산, 육아 등'을 꼽은 응답자가 50.8%(550명)로 가장 많았고 '고용주의 선입견'이 37.7%(408명)로 뒤를 이었다. '고객이나 동료와의 관계'는 9.6%(104명), '업무능력의 차이'를 꼽은 변호사는 0.8%(9명)에 불과했다.

     '변호사로서 파트너로 진급하거나 기업 내에서 승진하는데 있어 여성변호사가 남성변호사에 비해 불리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도 '그렇다'가 51.6%(363명), '매우 그렇다'가 25.6%(280명)로 77.1%(543명)의 여성변호사들이 진급과 승진에도 불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이유(복수응답)로는 취업시와 마찬가지로 '결혼, 임신, 출산, 육아 등'이 60%(330명)로 가장 많았고, 고용주의 선입견 28.4%(156명) 순이었다.

     여성변호사들은 변호사라는 업무의 특성이 임신과 출산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변호사의 직업과 임신, 출산의 연관성을 묻는 질문에 '직업이 임신 등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 응답자가 72.6%(510명)에 달했다. '출산이 변호사로서 취업이나 승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77.3%(542명)가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여성변호사들은 출산 및 육아를 보호·장려하기 위한 가장 시급한 개선책(복수응답 3개)으로 '육아 휴직제도의 도입 및 실행'과 '근무시간의 탄력성 보장'을 꼽았다. 두 개선책은 각각 418명(59.9%)이 선택해 공동 1위를 차지했다. '공립 내지 변호사회에서 운영하는 탁아시설의 확충' 57.7%(403명), '출산 및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고용, 승진에서의 차별금지' 54%(377명), '출산을 장려하는 조직문화' 38.3%(267명) 순이었다.

     성차별 현황에 대한 여성변호사들의 인식조사도 실시됐다. 응답자 본인의 취업에 있어 외모나 나이 등 외형적 조건이 평가기준이 된 경험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702명 중 60.3%에 해당하는 423명이 '그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변협 여성 특위는 "육아 휴직제도는 이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 도입된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실효성에 의문이 들 정도로 변호사업계에서 사문화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법과 제도가 보다 실효적으로 운영될 필요가 있으며 의무 불이행에 따른 직접적인 제재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변호사단체가 개선 방안을 마련해 강력 추진하는 방안이나 산하에 지원센터를 설립해 여성변호사의 일·가정 양립 지원과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황용환(60·26기) 대한변협 사무총장은 "대한변협 및 지방변호사회 차원에서 고용주 입장인 변호사를 대상으로 탄력근무제도 등을 홍보하고 이를 시행하는 고용주에 대해 어떠한 형태의 지원을 해 줄 것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며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지난해부터 출산 여성 회원에 1년간 회비를 면제해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대한변협 차원에서도 이와 유사한 취지의 제도에 대한 연구 및 타 지방회로의 확산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수령(42·33기) 법무법인 충정 변호사는 "변협 차원에서 여성변호사들이 함께 임신, 출산, 육아 고민을 털어놓고 정보를 공유할 활동의 장을 주선해주면 좋겠다"며 "변호사단체를 통해 육아도우미 인력 풀의 확보가 가능하다면 젊은 엄마 변호사들의 고민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여성변호사 수는 최근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3월을 기준으로 대한변협에 등록된 여성변호사는 5128명으로 전체 변호사 2만550명 가운데 25%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여성변호사의 71.5%에 해당하는 3666명이 2011년 이후 최근 5년간 등록했다. 여성변호사들은 남성변호사보다 상대적으로 개업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로펌 등에 고용된 경우가 58.8%(7888명)이고 41.2%(5523명)가 개업을 한 반면, 여성은 45.3%(1832명)가 고용, 54.7%(2213명)가 개업을 해 남성보다 개업 비율이 13.5%p 높았다.

     변협 여성 특위는 "여성이 남성보다 인적 네트워크 형성이 어려운 상황에도 개업 비율이 높은 것은 여성이 채용 및 근로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현수·서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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