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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법상 ‘검사 영장청구권 독점’ 조항 개정… ‘뜨거운 감자’로

    국회 개헌특위 제1소위서 공방전

    이승윤 leesy@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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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경찰과 야권 일부를 중심으로 검찰 개혁 차원에서 영장청구권자를 검사로 제한하고 있는 헌법 제12조 3항과 제16조를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법조계에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영장청구권자를 경찰 등으로 확대할 경우 자칫 영장청구 남발로 방어권 등 피의자·피고인의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특히 1997년 영장실질심사제도 도입 이후 자리잡아 가고 있는 '불구속 수사·재판 원칙'을 퇴조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7일 열린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제1소위에서는 이 조항의 개정 필요성을 둘러싸고 위원들 사이에 공방이 벌어졌다.


    "청구권 경찰 등으로 확대…

     

    검찰의 권력화 일정부분 해소"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영장청구권 문제를 정리해야 검찰의 권력화를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다"며 "사법경찰 임무 수행 주체들에 대해 영장청구권을 줘야 하고, 영장 발부 여부는 사법부가 판단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소속인 김동철 1소위원장도 "영장청구권자를 누구로 할 것인가는 법률에서 규정하면 되는 문제이고, 헌법에서 '검사의 신청'이란 부분은 필요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설령 검사만 청구할 수 있도록 하더라도 헌법에서까지 규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홍일표(61·사법연수원 14기) 바른정당 의원은 "검사의 영장청구권 독점이 검찰 개혁과 관련해 거론되는 부분이 있지만, 역사적으로 영장절차에서 전문적인 준사법기관의 통제를 받도록 하자는 의미가 있다"며 현행대로 유지하자는 의견을 냈다.

     

    이에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개헌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될 것 같다. 워낙 민감한 문제라 공론화를 위해 특위 차원에서 공청회를 열자"고 제안하자 민주당과 국민의당 위원들이 동조하고 나섰다. 이주영(66·10기) 개헌특위 위원장이 "일단 자문위에 자문을 구하고 공청회 개최 여부는 좀 더 논의하자"고 해 이날 공방은 일단락됐지만, 개헌 논의 과정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권한 배분의 차원이 아닌 

    인권보장 차원서 신중 접근 필요"

     

    검사의 영장청구권 독점을 폐지하자는 측은 비대해진 검찰 권력의 견제를 주요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개헌특위 기본권 분야 자문위원을 맡은 김선수(56·17기) 법무법인 시민 변호사는 지난 2일 개헌특위 전체회의에서 독재 잔재 청산을 위해 개헌이 필요한 부분 중 하나로 검사의 영장청구권 독점 조항을 언급했다. 노무현정부 때 청와대 사법개혁담당비서관 등을 지낸 김 변호사는 "독재정권이 검찰을 활용하기 위해 권한을 강화시켜 준 것 중의 하나로, 이전으로 되돌릴 필요가 있다"면서 "경우에 따라 검사가 아닌 경찰 등 다른 수사기관이 법원에 바로 영장신청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신구속 등 강제수사에서 중요한 부분은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의한 통제이지, 영장청구권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헌법에는 '법관이 발부한 영장'이라는 부분만 남겨 놓고 나머지는 형사소송법 등 법률로 규정할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정착 단계 '불구속 수사·재판원칙'

    퇴조 가능성" 지적도

     

    반면 이창재(52·19기)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13일 개헌특위 전체회의에서 "헌법상 검사의 영장청구권은 무분별한 영장신청에서 오는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헌법에 도입된 이후 인권보장 장치로 자리잡고 있다"며 "영장청구권 문제는 기관 간의 권한 분배 차원이 아닌 인권의 철저한 보장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인권보장이 후퇴하는 방식으로 개헌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법조계에서는 영장청구권자를 검사로 한정한 이유를 주목해야 할 뿐만 아니라 영장청구권자를 경찰 등으로 확대했을 때 따를 수 있는 부작용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 제도는 지난 1962년 제5차 개헌 때 도입된 것으로, 수사단계에서 영장을 청구할 때는 반드시 법률전문가인 검사를 거치도록 해 다른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영장신청을 막아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취지였다.

     

    서울의 한 로스쿨 교수는 "일제 강점기와 건국 초기 경찰이 인신구속과 체포를 남발해 헌법적 차원에서 통제를 강화한 것"이라며 "검사의 영장청구권 독점 조항은 법률가를 통해 인신을 구속해야 한다는 헌법상 의지"라고 설명했다. 다른 로스쿨 교수도 "영장청구권은 검찰이 가진 독점적인 권한이라기보다 인권적인 측면에서 법원 심사 단계 전 미리 한번 더 법률적인 검토를 한다는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며 "구속영장 남발로 침해되는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개정된 조항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으로 결국 그 피해는 국민들이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공법학회장인 이헌환 아주대 로스쿨 교수도 "우리나라 역사상 권력기관들이 국민의 인권을 심대하게 침해했던 적이 있는데, 지금도 그런 문제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검·경 수사권 부분은 어느 정도 조정돼야 하지만 영장청구는 법 전문가인 검사가 계속 담당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사법경찰관이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한 인원은 3만8033명으로 이 중 6088명에 대한 영장신청이 검사에 의해 기각됐다. 기각률이 16%에 달한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6년간 사법경찰관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검사가 기각한 비율도 평균 16.4%로 매년 5000~6000명가량에 대한 영장신청이 검찰 단계에서 기각되고 있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1997년 1월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제도가 도입되면서 연간 14만건에 달하던 구속영장발부 건수가 현재는 3만여건으로 5분의 1수준으로 대폭 감소됐다"며 "방만하던 인신구속제도가 엄격해지면서 검찰이 법원에 청구하는 영장건수 자체도 비슷한 비율로 감소해 불구속 수사·재판 원칙이 점차 안착되어 가고 있는 시점에 영장청구권자를 확대하게 된다면 이 같은 흐름을 퇴보시켜 인권보장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 개혁은 정치적 중립성이나 인사의 독립성 보장 등 다른 차원에서 풀어야 할 문제"라며 "이를 영장청구권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헌법재판소도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기본권적 측면에서 보고 있다. 헌재는 1997년 "제5차 개정헌법이 영장의 발부에 관해 '검찰관의 신청'이라는 요건을 규정한 취지는 검찰의 다른 수사기관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확립시켜 종래 빈번히 야기되었던 검사 아닌 다른 수사기관의 영장신청에서 오는 인권유린의 폐해를 방지하고자 함에 있다"며 "헌법 제12조 3항 중 '검사의 신청'이라는 부분의 취지도 모든 영장의 발부에 검사의 신청이 필요하다는 것이 아니라 수사단계에서 영장의 발부를 신청할 수 있는 자를 검사로 한정한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밝혔다(96헌바28).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는 "검찰 개혁과 관련해 많은 목소리가 있지만 영장청구권은 검찰 시스템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이것만 놓고 옳고 그름을 논하기는 어렵다"며 "검찰 개혁은 진정한 검찰 독립을 위해 종합적인 관점에서 어떤 틀로 이뤄나갈지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윤·박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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