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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부, 검찰

    급증하는 형사보상 청구사건… 예산확보도 제대로 안돼

    지급건수 2009년 300건서 2015년 1만3193건으로

    박미영 기자  mypark@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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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죄가 확정된 피고인들에게 국가가 형사보상금을 늑장 지급해 피해 회복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형벌조항에 대한 잇따른 위헌 결정으로 형사보상 사건이 급증하고, 과거사 재심사건처럼 보상금액이 큰 사건이 늘었는데도 예산확보가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형사보상결정을 일정기간 내에 완료하도록 '기한' 규정을 신설하는 등 형사보상시스템을 재진단하고 정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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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사정책연구원(원장 김진환)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의 '형사보상제도의 운영현황과 개선방안(책임연구원 윤지영·정진수·서주연)' 보고서를 발간했다.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은 억울하게 유죄판결을 받아 옥살이를 한 구속 피의자나 피고인이 무죄 확정 판결이나 불기소 처분을 받았을 때 국가가 그 구금에 대한 보상을 해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상금액은 2011년 221억에서

    2015년 509억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까지는 형사보상금 지급 건수가 연간 300건 미만이었지만, 2010년에는 전년도의 23.9배인 6568건에 달했다. 또 2011년 1만4252건, 2012년 3만6985건으로 최고치를 연이어 갱신했다. 이후 감소세를 보이긴 했지만 2013년 3만1845건, 2014년 3만41건, 2015년 1만3193건을 기록했다. 구 도로법 등 2009년 헌재의 양벌규정 위헌 결정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지만, 과거사 사건 등 굵직한 재심 사건과 헌재의 각종 형벌규정에 대한 위헌 결정이 잇따르면서 형사보상금 지급 건수가 그만큼 많아진 셈이다. 전체 보상금 지급액수도 2011년 221억원, 2012년 521억원, 2013년 545억원, 2014년 851억원, 2015년 508억원에 달했다.

     

     

    그런데 문제는 보상금 지급 액수가 상대적으로 큰 대형 과거사 재심 무죄 사건을 중심으로 형사보상 결정 자체에 1년 이상의 장기간이 소요되고 있는 것은 물론 법무부의 관련 예산 확보 미흡으로 지급이 지체되면서 지연이자까지 배상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보상결정까지 1년 이상 소요…

     지연 이자까지 배상

     

    지난해 10월까지 법원의 형사보상금 지급 결정에도 불구하고 법무부가 보상금을 지급하지 못해 지연이자 관련 소송을 당한 사건은 모두 3건으로 현재 모두 대법원에 계류돼 있다. 보고서는 이들 사건을 청구인별로 구분해 24건의 사례로 분석했는데, 이 가운데 신청자가 보상을 청구한 날로부터 법원의 보상결정까지 길게는 400일이 걸렸다. 평균 소요일수는 140.6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2010년부터 2015년 형사공판사건의 평균 처리기간을 보면 제1심 합의사건은 114.1일(구속)에서 173.2일(불구속), 단독사건은 82.9일(구속)에서 116.1일(불구속)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형사보상사건의 처리기간을 일반 형사공판사건과 일률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형사보상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유·무죄와 양형을 다루는 일반 형사공판사건에 비해 비교적 단순한 절차임에도 불구하고 형사공판사건의 처리기간보다 더 소요되는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형사보상 대상 사건이 대부분 재심 사건임을 감안할 때 피고인은 무죄판결을 받기까지의 일반 형사공판보다 더 긴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체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법원에서 지급 결정을 받더라도 실제로 보상금을 받는데까지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사례에서 검찰이 보상금을 지급하는데 걸린 최장기간은 청구를 받을 때로부터 146일로 5개월에 가까운 기간이 걸렸다. 이 건을 포함해 4개월 이상이 걸린 사례가 6건, 3개월 이상이 3건, 2개월 이상이 7건, 1개월 이상이 5건이었고, 1개월 미만은 3건에 불과했다. 법무부의 예산 부족이 가장 큰 이유다.


    매년 다른 항목의 예산

    전용하거나 예비비 투입도 

     

    보고서는 "형사보상법에는 보상결정의 기한과 마찬가지로 보상지급의 기한이나 지급이 지연된 경우에 관한 별도의 규정이 없지만, 법원은 지연손해금의 발생 여부를 긍정하면서 보상금의 지연이자가 청구인이 해당 검찰청에 '보상금 지급청구를 한 다음날'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판시하고 있다"고 했다. 대법원에서 이 판결이 확정되면 형사보상금 원금을 물론 보상금 지급청구일 다음 날부터 판결선고일까지의 기간에는 연 5%, 판결선고일 다음 날부터 지급일까지의 기간에는 연 20%의 지연이자까지 추가로 물어줘야 하기 때문에 예산이 그만큼 더 소요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법무부는 형사보상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매년 다른 항목의 예산을 이용·전용하거나 예비비를 투입해 땜질식 처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144억, 2011년 95억, 2012년 66억원을 이용·전용해 형사보상 예산으로 추가 투입했고, 2013년에는 466억원, 2014년에는 741억원의 예비비를 끌어와 모자란 형사보상금을 충당했다.

     

    보고서는 "형사보상청구에 따른 형사보상 결정 기한을 법령에 명시하고 법원의 관련 문서송부촉탁이 있으면 검찰이 신속하게 자료를 제출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개선해 형사보상결정이 빨리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보상금 지급조회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형사보상 예산을 충분히 확충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형사보상법이 규정하고 있는 무죄재판서 게재제도의 활성화를 위한 대국민 홍보 강화 등의 대안 마련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피고인의 명예회복을 위해 도입된 이 제도는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피고인이 재판 확정시로부터 3년 이내에 자신을 기소한 검사가 소속된 지방검찰청에 무죄 판결문을 법무부 홈페이지에 게재하도록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재심 사건을 제외하고는 법원의 재량에 따라 무죄 판결 요지를 공시하도록 한 형사소송법상의 무죄판결 공시제도와는 별개의 제도다. 그러나 2011년 11월 제도가 시행된 이후 지금까지 이용 실적이 저조해 유명무실한 형편이다. 2012년 5건, 2013년 48건, 2014년 50건, 2015년 43건에 불과하다. 


    보고서는 "제도에 대한 홍보 부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각 검찰청에 무죄재판서 게재 청구서를 비치하고, 무죄판결시 이 제도를 안내하는 등 검찰과 법원의 적극적인 조치가 요청된다"고 밝혔다. 나아가 "무죄 판결이 확정된 때에는 무죄재판서 게재 청구 안내문을 송달하도록 법적근거 규정을 마련하는 한편, 비슷한 취지의 제도인 무죄판결 공시제도와의 통합 일원화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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