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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국민 건강 위협’ 미세먼지… 법적 해결방법은 없나

    박미영 기자  mypark@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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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1~3월 서울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 '나쁨'(81~150㎍/㎥) 발생 일수는 14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7배나 증가했다. 그러나 미세먼지에 대한 법적 대책은 뚜렷하게 없는 상황이다.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기오염 등의 문제를 형법상 환경범죄로 규정해 대처하는 등 고강도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과 중국 양국 정부를 상대로 한 사상 첫 미세먼지 피해 배상 소송이 제기되었으나 환경문제의 특성상 피해와의 인과관계를 규명하기 어려워 승소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기오염에 대한 행정규제 위주의 현행법 체계를 과감하게 변경해 위하력이 높은 형법 체계로 대응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국제법적 해결 수단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5일 안경재(47·사법연수원 29기) 변호사와 최열(68) 환경재단 대표 등 5명은 서울중앙지법에 한국과 중국 양국을 상대로 미세먼지 발생 및 관리 책임을 묻는 한편 피해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대한민국 정부는 헌법 제10조에 따른 행복추구권을 보장할 의무가 있음에도 미세먼지의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은 중국과 연대해 정신적 손해배상금으로 1인당 30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미세먼지(PM-10)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우 가늘고 작은 10마이크로미터(㎛)이하의 먼지 입자를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우리가 숨을 쉴 때 호흡기관을 통해 폐속으로 들어가 면역력을 해치고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농도 등 대기환경은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16년 더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BLI)'에 따르면 한국은 대기환경 분야에서 OECD 34개 회원국 등 조사대상 38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BLI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1㎥당 29㎍(마이크로그램)로 OECD 평균(14㎍/㎥)의 2배에 달했으며, WHO 지침(10㎍/㎥)의 3배 수준으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미세먼지 피해 배상 등 관련 법률문제를 풀 뾰족한 해법은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대기오염 문제는 원인을 밝혀내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오염도 역시 여러가지 상황에 따라 증감될뿐만 아니라 개인에 따라서도 피해 정도가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누구의 잘못이라고 특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로스쿨 교수는 "국가간 환경협약을 맺는 것도 방법이지만, 현재 편서풍의 영향으로 우리나라만 일방적으로 피해를 받는 상황에서 중국이 협약에 응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과거 미국과 캐나다 사이에 벌어졌던 '트레일 제련소(Trail Smelter)' 사건처럼 관련 국가간 국제공동위원회를 설치해 객관성과 공정성을 갖춘 전문가들이 실제 피해를 밝혀내고 그를 기초로 국제법적 절차를 밟아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1930년대 발생한 트레일 제련소 사건은 국가간 월경(越境) 오염 물질에 대한 대표적 국제분쟁 사례다. 당시 미국 워싱턴주 주민들은 인접한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트레일 지역의 제련소가 "아황산가스를 뿜어내 과수농장 등이 피해를 봤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양국은 객관적이고 공신력 있는 환경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제공동위원회를 결성해 조사에 나섰고, 조사결과에 따른 증거자료를 바탕으로 캐나다 정부는 미국 주민들에게 총 42만8000달러를 배상했다.

     

    국제법적 해결에 앞서 형법에 대기오염 범죄를 규정해 적극 대처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윤지영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발간한 '기후변화 위기 시대의 환경범죄 대응' 연구보고서를 통해 "환경범죄는 그 침해가 간접적이고 인과관계의 입증이 곤란하다는 특수성 때문에 주로 행정법적인 규제가 가해지고 있고 형사제재의 경우 개별 행정법에서 보충적으로 규정되고 있다"며 "이는 형법적 규정방식에 비해 일반예방 효과가 떨어질뿐만 아니라 그나마 관련 규정들이 환경행정법규에 산재돼 있어 법 적용의 통일성을 기하기도 어려워 처벌의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경범죄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현재의 입법 방식을 과감하게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대표적인 환경범죄 유형을 편입시키는 형법 개정을 단행함으로써 심리적인 강제 등 위하의 효과는 물론 처벌의 실효성 또한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환경문제가 국가간 문제로 비화됐을 때에는 법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외교적·정치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에 얽힐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국제협약 등으로 문제를 당장 해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중국 측과 논의를 계속해 국제법적으로 해결방법을 찾아내는 한편 국내에서도 환경범죄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병천 아주대 로스쿨 교수는 "중국발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는 환경부는 물론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외교부까지 많은 정부부처가 공동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함에도 우리나라에는 명확한 컨트롤 타워가 없는 상황"이라며 "통합적·거시적 차원에서 대기오염 문제를 다듬고 집행여부에 대해 조율할 책임있는 종합관리기관을 세운 뒤 입법적 보완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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