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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정부 출범 후 개혁 법안 발의 봇물

    이승윤 기자 leesy@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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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사법제도 개선을 위한 법안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법원과 검찰 개혁을 위한 법안에서부터 재판 절차 개선, 스미싱·파밍 등 민생침해 범죄 가중처벌 등 내용도 다양하다. 새 정부의 사법제도 개혁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는 쏟아지는 개혁 법안 속에서 옥석을 제대로 가려 '국민을 위한 개혁'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정성호(56·사법연수원 18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현행 법원조직법상 자문기관에 머물고 있는 판사회의에 인사 및 사법행정 심의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정 의원은 "대법원장이 대법관 13명에 대한 임명제청권과 3000여명에 달하는 법관의 인사권 등을 모두 행사해 법관의 독립성이 훼손되고 사법부가 관료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높다"며 "그동안 평생법관제 정착, 법관인사 이원화 등 다양한 방안이 추진됐지만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고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개정안은 각급 법원 판사회의가 △소속 법원의 법원장을 호선하도록 하는 한편 △고등법원 부장판사 보직 동의 등 인사 권한은 물론 △각급 법원 운영에 관한 내규 제·개정 및 판사 사무분담 등 사법행정 심의 권한도 갖도록 했다. 현행법상 판사회의는 각급 법원(지원의 경우 판사 정원 10인 이상인 지원) 단위로 설치되는 사법행정에 관한 자문기관으로만 규정돼 있다.

     

    개정안은 또 판사회의에서 호선한 법원장을 대법원장이 임명하도록 규정하는 한편 고등법원 소속 판사는 지방법원 등 다른 심급의 법원으로 전보되지 않도록 고법·지법 인사 이원화 제도를 명문화했다. 특허법원을 포함한 고법 판사는 15년 이상의 법조경력자 중 지원을 받아 임명하고, 고법 부장판사는 해당 고법 판사회의의 동의를 받아 고법 판사 중 임명하도록 했다. 최근 법원행정처 사법행정권 남용 논란을 불러왔던 국제인권법연구회 학술행사 축소 외압 의혹 사건 등을 감안해 법원 내 전문분야연구회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는 명문 규정도 넣었다.


    최근 사법제도 관련 법안을 쏟아내고 있는 정 의원은 14일 검사가 피고인 측의 증거개시 요청에 응하지 않거나 법원의 증거개시 결정을 이행하지 않으면 법원이 재판절차를 중지하거나 공소기각 판결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15일에는 변호사가 직무와 관련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확정된 경우 영구제명하는 등 비위 변호사에 대한 징계를 대폭 강화하는 변호사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그는 앞서 지난 8일에는 스미싱·파밍 등 컴퓨터를 이용한 사기범죄를 가중처벌하기 위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헌법재판관 3명도 후보자추천위원회를 거쳐 지명하도록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과 피고인이 원하지 않더라도 법원이 직권 또는 검사의 신청에 의해 국민참여재판을 열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배심원 평결에 사실상 기속력을 부여하는 국민참여재판법 개정안, 형 집행 체계와 수용자 처우 전반을 점검하고 5년 단위의 기본계획을 수립·추진하기 위한 형집행법 개정안, 법무부 산하 교정본부를 외청으로 독립시켜 교정청을 신설하기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도 잇따라 발의했다.

     

    판사 출신인 나경원(54·24기) 자유한국당 의원도 15일 민사사건 상고심에서 필수적 변호사 변론주의를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민사소송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필수적 변호사 변론주의는 형사사건에서 법정형이 일정 기준 이상인 경우 변호인 없이 재판을 하지 못하도록 해 피고인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민사사건에서도 변호사에 의한 변론을 의무화하는 제도이다.

     

    개정안은 민사 상고심에서 사건 당사자가 변호사를 소송대리인으로 의무적으로 선임하도록 하는 한편 변호사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지 않은 경우에는 재판장이 상고이유서 제출 전까지 상당한 기간을 정해 변호사를 선임하도록 명령하고, 이에 따르지 않으면 상고를 각하하도록 했다. 변호사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할 경제적 능력이 없는 당사자에게는 국선대리인을 선임해 주도록 했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현)는 16일 나 의원이 발의한 민소법 개정안을 적극 지지한다며 성명을 내고 환영했다. 대한변협은 "법률심인 상고심의 경우 중대한 법령위반임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법률전문가인 변호사의 조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사법제도 개선 법안 발의가 이어지고 사법개혁 움직임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국민을 위한 사법제도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법조계도 입법과정에 머리를 맞대고 힘을 보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형 로펌의 한 변호사는 "그동안 사법제도 개선을 위한 국회 입법 논의 과정에서 법원과 법무부·검찰, 변호사단체 등이 저마다의 이해관계에 따라 대립하다 결국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국민들의 개혁 요구가 높은 만큼 법조인들도 국민들의 입장에서 국회와 정부 등과 머리를 맞대고 적극적으로 해법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혁이라는 이름만 달면 전부인 것처럼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옥석을 제대로 가릴 수 있도록 법조인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그래야 국민을 위한 제대로 된 사법개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61·17기) 변협회장은 "국회에 발의된 사법제도 개선 관련 법안 중에는 변협과 뜻을 같이 하는 법안도 있다"며 "사법제도 개선을 위한 입법에 변협도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로스쿨 운영 등 본래 취지와는 달리 졸속입법된 법률에 대한 개정 등 잘못된 현실을 바로잡는 데 변협이 앞장서는 한편 법조계가 보다 엄격한 윤리 기준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은 겸허히 수용해 스스로 높은 윤리 기준을 세우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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