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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내 아시아계 법조인의 자화상

    진욱재 해외통신원 (사법연수원 28기,미국 뉴욕 베이커바츠 로펌(Baker Botts L.L.P.))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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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달 7월, 미국에서 한 흥미로운 논문이 발표되었다. ‘미국 법조계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의 자화상’이라는 제목의 이 논문은, 예일대 로스쿨과 전미 아시아 태평양 변호사 협회의 지원을 받아 아시아계 미국인의 미국 법조계 진출 현황, 위상과 발전, 그리고 그들의 고민 등에 대해서 객관적인 통계 자료와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한 연구다. {Eric Chung, Samuel Dong, Xiaonan April Hu, Christine Kwon & Goodwin Liu, Yale Law School & National Asian Pacific American Bar Association, A Portrait of Asian Americans in the Law (2017)}.

    아시아는 많은 국가와 인종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아시아계 미국인 역시 그 구성이 다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본 설문 조사에 중국계 미국인 (35%) 다음으로 많은 한국계 미국인(22%)이 참가하였기에, 이 연구 결과를 미국 내 한국계 법조인의 위상과 고민 등에 투영하여도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본 연구에 따르면, 최근 이삼십 년 사이에 아시아계 미국인이 미국 법조계에 비약적으로 진출하였음을 알 수 있다. 1983년 1962명에 불과하였던 아시아계 로스쿨 학생 수는 2009년에 1만1327명까지로 늘어나 전체 학생 수의 7~8%를 점유하였다. 특히, 상위 30위내의 로스쿨에서 아시아계 로스쿨생의 비율은 10.3%로 올라간다(2015년 기준). 그러나 아시아계 로스쿨생이 연방 법원이나 주법원의 로클럭으로 일하는 비율은 각 6.4%와 4.5%에 불과하며, 이는 1995년 이래 큰 진전이 없다.

    로스쿨생들의 졸업 후 진로를 살펴보면, 대형 법률회사로의 진출이 두드러진다. 미국법률직업협회(National Association for Law Placement)의 2016년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대형 법률 회사에서 차지하는 아시아계 미국인 변호사의 비율은 7%가 넘는다고 보았다. 이는 중남미계의 3.3%나 아프리카계의 2.9%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이다. 그러나 아시아계가 대형 법률회사에서 구성원 파트너를 점하는 비율은 3.08%까지 떨어진다(중남미계와 아프리카계가 대형 법률 회사의 구성원 파트너를 점하는 비율은 각 2.36%와 1.76%이다). 공공 분야로 눈을 돌리면 아시아계의 점유율은 더욱 떨어진다. 단지 3%의 연방법원 판사와 2%의 주법원 판사를 차지할 뿐이며, 94인의 연방지검장(U.S. Attorneys) 중에선 3명만이, 2437명의 피선 검사(elected prosecutor) 중에서는 4명만이 아시아계이다. 또한 202개의 로스쿨에서 아시아계 학장은 3명에 불과하다.

    요약해보면, 아시아계는 미국 총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6%)보다 월등히 높은 비율로 상위 30위권 내의 로스쿨로 진학하며, 대형 법률 회사에 취직하는 비율도 높은 편이다. 그러나 대형 법률 회사에 입사한 후에 구성원 파트너로 승진하는 비율은 다른 소수 인종들과 비교해도 현격하게 떨어진다. 또한, 공공 분야에서 고위직에 근무하는 비율은 이보다 훨씬 더 낮게 나온다. 도대체 왜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일까?

    워싱턴포스트지는 아시아계가 상위 로스쿨 졸업생 비율에 비하여, 미국 법조계의 고위직을 점하는 비율이 현저하게 낮은 이유를 다음과 같이 분석하였다. 먼저, 아시아계 학생들은 책상 앞에서 시험 준비를 하는 데 있어서는 발군의 기량을 발휘한다. LSAT 점수나 로스쿨 학점 등이 상대적으로 다른 인종에 비하여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아시아계는 로스쿨에서 자신의 멘토를 찾거나, 교수들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있어서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여기에는 공식적인 매뉴얼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고위직으로 승진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리더십이나 개인적 호감도, 사교성 등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설문에 답한 아시아계 변호사들도 자신들의 특징으로 과다한 업무 수행, 책임감, 논리력, 신중함 등의 긍정적 요소를 꼽는 것 이외에 내성적이거나 수동적이라는 부정적 특징들을 인정하였다.

    위 연구 논문과 워싱턴포스트지의 분석은 미국 내의 한국계를 비롯한 아시아계 법조인들에 대한 진단이지만, 한국내의 로스쿨에서 공부하고 있는 우리 로스쿨생 들에게도 시사하는 점이 있다. 한국의 예비 법조인들은 법률 시장 개방으로 치열한 국제적 경쟁이 예상되는 X축과, AI 등 과학기술의 발달로 변호사 수요의 축소가 예견되는 Y축으로 구성된 평면에서 자신의 장래 좌표를 설정하여야 한다. 그 좌표를 달성하기 위한 자기 계발 역시 로스쿨 기간 동안에 토대를 닦아 놔야 한다. 시험 준비나 성적 관리만으로는 아시아계 법조인이 미국 내의 다양하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존하는데 충분조건이 되지 못했다는 사실은, 이러한 무한 경쟁을 앞둔 한국의 로스쿨생들도 되새겨 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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