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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신, “명백한 의료행위” “자격사 도입을” 갑론을박

    박수연 기자 sypark@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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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각종 TV 예능프로그램 속 출연자들의 문신(Tattoo)이 젊은 층의 각광을 받으면서 '문신 합법화'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현행법상 문신은 의료행위로 분류돼 의사가 아닌 사람이 시술하면 모두 불법이다. 대법원은 1992년 판례를 통해 문신 시술을 '의료행위'로 판단했다. 2007년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의료인이 아닌 자가 문신시술을 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현행 보건범죄단속법 관련조항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고, 문신시술이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법원의 고유 권한"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25년전 대법원 판례와 10년전 헌재 결정이 여전히 시대상황 변화에 부합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포털사이트에서 '문신'이나 '타투'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관련 시술을 받을 수 있는 업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문신'으로 검색하면(2017년 11월 14일 기준) 50만여건, '타투'로 검색하면 117만6600여건의 관련 글이 검색된다.

     

    여대생 A씨는 최근 TV를 보다 연예인들의 세련된 문신을 보고 마음이 끌려 시술을 받으려다 의료행위라는 것을 알고 깜짝 놀라 포기했다. A씨는 "관련 업체에서 간편하게 문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의사에게 받지 않으면 불법이라고 하니 범법행위를 하는 것 같아 그만뒀다"고 말했다. 지난해 고민 끝에 문신을 한 B씨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게 된 업체를 찾아가 문신을 새겼는데 이게 의료행위인지 전혀 몰랐다"며 "의사 가운데 내가 원하는 문신을 새길 수 있는 사람을 찾기도 어렵고 그런 분이 있는지도 의문스럽다. 차라리 전문자격사 제도를 만드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신은 '의료행위'… 의사가 아니면 위법= 현재 의사로부터 문신 시술을 받는 사람은 드물다. 대다수는 타투이스트(Tattooist, 문신전문가)를 찾아가지만, 문신 시술은 의료행위이기 때문에 이는 모두 불법이다. 대법원은 1992년 판결(91도3219)에서 문신을 의료행위로 판단해 비의료인의 문신은 불법이라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당시 고객들의 눈썹 또는 속눈썹 부위에 자동문신용 기계로 색소를 주입하는 방법으로 문신 시술을 해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의료행위는 질병의 예방과 치료행위 뿐만 아니라 의료인이 행하지 않으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라며 "표피에 색소를 주입할 의도로 문신작업을 하더라도 작업자의 실수나 기타의 사정으로 진피를 건드리거나 진피에 색소가 주입될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한사람에게 사용한 문신용 침을 다른 사람에게도 사용하면 이로 인해 각종 질병이 전염될 우려가 있다"며 유죄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2004년에도 보건범죄단속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문신예술가 B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김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04도673). 당시 영화 '조폭마누라'의 주연이었던 배우 신은경씨의 등에 용문신을 그린 것으로 유명했던 B씨는 2001년 8월 서울 영등포구 자신의 작업실에서 병역기피 목적으로 문신 시술을 받으러 온 C씨로부터 120만원을 받고 등에 봉황 문신을 해주는 등 60여차례에 걸쳐 문신 시술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문신 시술을 의료행위로 봐 의사만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부당하다"며 의료법과 보건범죄단속법 등에 대해 헌법소원을 냈지만 헌재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2003헌바71). 헌재는 결정문에서 "문신 시술 행위의 다의적 의미와 의료행위의 포괄적 개념에 비춰 문신 시술 행위가 보건범죄단속법상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적 사건에 있어서의 '문신 시술 행위'에 관한 사실인정과 그에 기초한 법률의 해석·적용상의 문제"라며 "이에 대한 판단은 법원의 고유 권한"이라고 밝혔다. 또 "관련법상의 '의료행위'는 질병의 치료와 예방에 관한 행위는 물론 의학상의 기능과 지식을 가진 의료인이 하지 않으면 보건위생상 위해를 가져올 우려가 있는 일체의 행위"라며 "상식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거나 다의적으로 해석될 우려도 없어 보인다"고 판시했다.

     

    ◇타투이스트 시술, 외국은 대부분 '합법'= 결국 현행법상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금지하는 명시적인 규정은 없지만,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는 의료법 제27조와 보건범죄단속법에 대한 대법원과 헌재의 해석 등이 타투이스트의 문신 시술의 불법으로 판단하는 근거가 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외국은 일정 자격을 갖추면 문신업을 할 수 있도록 자격을 부여하는 사례가 많다. 2015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2011년까지 41개주가 주 차원에서 문신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는데, 과거 의사로 한정하던 것을 바꿔 일정 자격을 갖춘 사람에게 문신업자 자격을 주고 관리하고 있다. 다만 17개 주는 전면적으로 미성년자 문신을 금지하고 있고, 28개 주에서는 부모의 동의가 있거나 부모가 대동할 경우 허용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국가별로 문신 규정이 다르지만 몇해 전 문신 관련 규정을 신설한 프랑스는 공중위생법에 별도의 장을 둬 문신 관련 규정을 마련했다. 필리핀은 문신 이용자 보호법을 통해 문신업자 및 위생과 관련된 내용들을 규율하고 있다. 다만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문신을 의료행위로 간주해 의사면허를 소지하지 않은 사람이 문신을 하는 것은 불법으로 보고 있다.

     

    송강섭 한국타투협회장은 "우리나라는 법률이 아닌 1992년 대법원 판례 이후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은 불법으로 취급되고 있는데, 이미 강산이 두세번은 바뀌었다"며 "우리나라와 일본을 뺀 다른 나라 대부분이 타투를 예술로 인정하고 허가제로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세계적인 흐름으로 봤을 때 후진적인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와 달리 지금은 타투 시술시 멸균 처리된 일회용 바늘을 쓰는 게 일반적"이라며 "시술도 의료면허가 필요한 수준이 아니다. 오히려 의사에게만 시술 자격을 주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술로 인정해야" vs "의료행위"= 법조계에서도 이와 관련한 논쟁이 분분하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신체 일부를 훼손하는 것으로 본 원칙은 존중하지만, 현재 의사에게 예술적인 문신을 받는 사람은 거의 없지 않느냐"며 "사실상 무자격자가 함으로써 관리가 안 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전문자격화해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의사 출신인 이용환(43·사법연수원 33기) 법무법인 고도 대표변호사는 "그동안 감염 등 우려 때문에 의료행위로 봐왔지만, 현재 문신이 많이 이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의료행위 측면 외에 예술적인 측면이 있다는 점과 문신을 원하는 사람의 자기결정권과 자유 등의 권리도 고려해봐야 한다. 오히려 특별법을 만들어 일반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이 하도록 하고 엄격한 관리를 하는 국가자격증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문신 시술은 신체를 침해하는 것인 만큼 그 부작용을 무시할 수 없다. 문신을 지울 때에는 모두가 병원을 찾아 의료인에게 시술을 받지 않느냐"며 "따라서 시술을 받을 때에도 전문 의료인에게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변호사도 "문신이 패션의 일종으로 자리잡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아직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용인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국민의 건강과 연관된 것인 만큼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형준 중앙대 로스쿨 교수는 "국가가 엄격하게 면허제도 등을 둔다면 반대할 이유는 없겠지만, 그러한 사회적 합의가 있기 전이라면 의료기관에서 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지난 18,19대 국회에서 김춘진 의원이 '문신사법안'을 대표발의한 적이 있지만 모두 무산됐다.

     

    ◇보건복지부 "사회통념 기준으로 판단"=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비의료인 문신은 불법이지만 의료행위의 개념은 의학의 발달과 사회의 발전 등에 수반해 변화될 수 있는 것이라며 여지를 두는 입장이다. 복지부는 최근 국회에 보낸 국감 서면답변서를 통해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문신행위는 의료행위로, 비의료인에 의한 문신행위는 무면허 의료행위로 처벌 대상이 되며 의료법 제27조에 의거,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의료법에서는 의료인이 행할 수 있는 의료행위의 범위를 개별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의료행위의 개념은 의학적 발달과 사회의 발전 등에 수반해 변화될 수 있는 것으로 사회통념에 비춰 판단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은 "의사면허가 없는 사람이 시술하는 눈썹, 아이라인 등의 문신이 합법인지 불법인지, 언제부터 무엇을 근거로 문신행위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느냐"고 질의하며 "문신의 불법 여부를 규정지을 수 있는 구체적인 법적 근거는 없다고 볼 수 있지 않느냐. 더 이상 시장 혼란이 야기되지 않도록 정부 입장을 빠른 시일 내에 정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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