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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FTA '개정' 사실상 착수… 법률시장 영향은

    온라인뉴스팀 기자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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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미국 양국 통상당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5년 만에 '개정' 협상에 들어가기로 사실상 합의했다.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FTA의 경제적 효과부터 먼저 따져보자며 버텨왔지만, 'FTA 폐기'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른바 '미치광이 전략'으로 대표되는 강도 높은 통상 압박에 한발 물러선 것이란 진단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FTA 폐기 발언이 단순한 엄포가 아닌 실질적 위협으로 우려가 커진데다, 잇따른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로 안보 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한·미 공조 강화를 위해 우리 정부가 미국의 바람대로 FTA 개정 수순을 밟게 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발효 5년만에… 정부, 美 'FTA 개정 요구' 수용

     

    미국은 앞으로의 개정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해온 대로 자동차·철강·정보통신(IT) 분야에서 무역적자 폭을 줄이는 한편 농축산물 시장의 추가 개방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서비스 분야의 개방 폭 확대도 협상 테이블에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법률시장 추가 개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와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4일 (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FTA 공동위원회 2차 특별회기를 열고 개정 협상에 들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한미 두 나라는 각각 국내법에 따라 협상 개시를 위한 절차에 돌입한다. 


    "폐기" 압박에 버티다 북핵 위기 속 개정 급선회

     

    산업부는 2차 특별회기가 끝난 뒤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미국 측은 FTA 관련 각종 이행 이슈들과 일부 협정문 개정 사항들을 제기했고, 우리측도 이에 상응하는 관심 이슈들을 함께 제기하면서 향후 FTA 관련 진전 방안을 논의했다"며 "양측은 FTA의 상호 호혜성을 더 강화하기 위해 FTA의 개정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또 "우리 측은 '통상조약의 체결절차 및 이행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경제적 타당성 평가·공청회·국회보고 등 FTA의 개정협상 개시에 필요한 제반 절차를 착실히 진행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도 홈페이지에 게재한 성명에서 "미해결된 실행 이슈들을 해결하고 공정한 호혜 무역으로 이끌기 위해 신속하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한국과 심도있는 협상에 참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해 지난 5월 인준된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USTR 부대표를 지냈으며 이후 변호사와 통상 전문가로 활동했다. 그는 지난 30년 동안 미국 기업들의 해외 경쟁자들에게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는 데 주력했으며 대(對)중국 강경파로 평가된다. 인준 당시 미 상원 청문회에서 그는 "한국과 멕시코가 엄청난 대미 흑자를 누리고 있으며 두 나라에 대한 미국의 적자는 막대하고 상시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부는 다음주 중 국회 보고를 시작으로 개정 협상을 위한 준비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FTA 개정협상을 개시하려면 경제적 타당성 평가, 공청회, 국회 보고 등 절차를 밟아야 한다.

    미국 역시 무역촉진권한법(TPA)에 따라 FTA 개정 협상 시작 90일 전에 의회에 통보해야 하는 만큼 두 나라 모두 국내 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공식적인 개정 협상은 내년 초 시작될 전망이다. 


    '법률시장 개방 폭 확대' 요구 가능성 배제 못해

     

    FTA 개정이 공식화됨에 따라 법조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형로펌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법률시장의 개방 정도가 너무 제한적이어서 미국 정부도 이에 대한 불만을 가져왔다"며 "FTA가 공식 개정 협상 국면에 들어서게 되면 미국이 서비스 부문에서 법률시장 개방 폭 확대를 들고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2016년 법률서비스 분야 무역수지 적자는 6억3390만달러로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2013년 7억2190만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였다"며 "2014년과 2015년 한풀 꺾였던 무역수지 적자 규모 증가세가 3년만에 다시 돌아선 셈인데, FTA 개정을 통해 추가 법률시장 개방이 이뤄진다면 한국 법률서비스 산업은 더욱 어려운 형편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유럽연합(EU) FTA와 한·미 FTA에 따라 국내 법률시장은 EU로펌들에게는 지난해 7월 1일부터, 미국 로펌들에게는 올 3월 15일부터 3단계까지 모두 개방됐다. 

     

    하지만, 외국계 로펌의 불만은 컸다.

    3단계 개방에 따라 미국과 EU로펌은 한국 로펌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한국변호사를 고용해 국내 사건까지 처리할 수 있게 돼 업무영역이 대폭 확대되지만 경영상 제한 요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외국로펌의 조인트벤처 지분율과 의결권이 최대 49% 이하로 제한돼 외국로펌이 조인트벤처의 경영 주도권을 확보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립 후 3년 이상 업무경력을 가진 국내외 로펌만 조인트벤처에 참여할 수 있어 조인트벤처 대상을 물색하는 데도 제약이 따른다. 특히 조인트벤처의 설립주체가 외국로펌의 한국사무소가 아니라 국내외 로펌의 본사가 되어야 한다는 점도 외국로펌이 국내로펌과의 합작을 꺼리는 이유다. 조인트벤처는 사고 발생시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미국 본사까지 책임의 주체가 될 수 밖에 없어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3단계 개방 이후 한국로펌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한 외국계 로펌은 한군데도 없다.

    지난해 1월 마크 리퍼트 당시 주한 미국 대사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직접 방문해 법률시장 3단계 개방안(외국법자문사법 개정안)의 전면수정을 요구하는 내용의 항의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찰스 헤이 주한 영국 대사, 게하르트 사바틸 주한 EU 대표부 대사, 라비 케워람 주한 호주 대리대사 등 4명의 대사가 공동 서명한 이 서한에는 국내에 진출한 외국로펌들의 연합체인 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협회가 2015년 10월 외국법자문사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법사위에 제출한 의견서도 함께 동봉됐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법률시장 개방은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국내 법률산업을 보호·육성하면서도 세계화 등을 통한 시장 확대로 법률시장의 전반적인 파이를 키울 수 있는 묘책을 찾아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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