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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성년 후견개시 사유에 친권자의 소재불명 포함해야”

    가정법률상담소 심포지엄서 제기

    박미영 기자 mypark@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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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가 재혼하면서 할아버지에게 맡겨진 A군 남매는 할아버지로부터 잦은 학대를 받았다. 이웃의 신고로 거처를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 옮긴 남매는 이후 가정위탁 처분을 받아 위탁모에게 맡겨졌다. 위탁모는 두 아이를 돌보며 언젠가 홀로서기를 해야 할 남매를 위해 이들 명의의 통장을 만들어 저축도 해줬다. 그런데 그동안 자식과 연락을 끊었던 남매의 아버지가 몰래 아이들 명의의 통장을 재발급 받아 돈을 모두 인출했다. 자신이 친권자로서 법정대리인임을 내세운 것이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남매 명의로 핸드폰을 개통해 자신이 사용하면서 요금을 연체했다. 이 때문에 남매는 최근 영문도 모른 채 요금납부 독촉장과 형사고발장까지 받게 됐다. 친권자가 아닌 위탁모는 남매의 법정대리인이나 후견인이 아니기 때문에 생부가 친권을 남용해 이 같은 짓을 저질러도 당장 손 쓸 방법이 없어 발만 동동 굴렀다.


    이처럼 형식적으로는 친권자가 있지만 행방불명이나 연락두절 등으로 실질적인 친권자가 부재한 상황에 놓인 아동의 복지를 위해 미성년 후견개시 사유를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법상 미성년 후견개시 사유에 친권자의 소재불명 등을 추가해 위탁모 등 실질적 보호자가 손쉬운 절차를 통해 후견인이 돼 아동들을 보살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친부모가 소재불명이라는 사정만으로는 미성년자에 대한 후견이 개시될 수 없다. 이 때문에 친권상실 청구는 물론 특별대리인, 미성년 후견인 선임 절차까지 거쳐야 한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소장 곽배희)는 3일 서울 여의도동 가정법률상담소 강당에서 '위탁가정의 복리를 위한 법과 정책의 개선 방향'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김상용 중앙대 로스쿨 교수는 "미성년 자녀에게 형식적으로는 친권자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소재가 불명할 뿐만 아니라 연락도 되지 않아 친권자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특히 가정위탁으로 보호를 받고 있는 아동에게 이러한 사례가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가정위탁이란 부모가 빈곤, 질병 등의 사유로 자녀를 직접 양육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 다른 가정에서 '일정한 기간' 동안 자녀를 보호·양육하는 아동보호제도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부모가 자녀의 양육과 보호를 위탁가정에 맡긴 후 연락이 두절되는 등 소재불명이 되는 사례가 많아 위탁아동이 성년에 이를 때까지 '장기간' 위탁가정에서 성장하는 사례도 많지만, 친권은 여전히 친부모에게 있기 때문에 위탁부모는 양육과정에서 급한 수술의 동의나 진단서 발급 등과 같은 의료적 개입은 물론 학교 활동 참여에 필요한 교육적 동의 등 아동 보호와 양육 시 반드시 필요한 일상생활에서 법정대리인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교수는 "위탁아동의 친권과 후견 문제의 해결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고 또 절실한 필요를 느끼는 사람은 1차적으로 위탁아동을 직접 양육하고 있는 위탁부모이고, 2차적으로는 위탁부모로부터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요청받는 가정위탁지원센터의 장"이라며 "친권행사의 정지를 청구할 수 있는 청구권자에 위탁부모와 가정위탁지원센터의 장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성년 후견개시 사유에 친권자의 소재불명 등의 사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선 배인구(49·사법연수원 25기)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도 "친권에 방치돼 있는 위탁아동을 위해서는 친부모 소재불명의 경우에도 후견이 개시될 수 있다는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한다"며 "다만 위탁부모에게 학대받는 위탁아동이 생기지 않도록 법원이 감독할 수 있는 미성년후견감독시스템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인환 인하대 로스쿨 교수는 "가족관계등록부에 부모가 등재되어 있기는 하지만 행방불명이나 연락두절 등으로 친권의 행사를 기대할 수 없어 아동의 법적 보호에 공백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행방불명된 부모를 수색해 친권상실이나 정지의 재판을 하라고 하는 것은 요보호 아동의 실질적 보호 필요성을 외면한 것"이라며 "미성년후견 개시의 요건은 가족관계등록부상의 친권자의 존부가 아니라 현재의 아동보호의 필요성이고, 그러한 요건의 충족 여부는 친권의 박탈 또는 정지 재판과는 관계없이 미성년후견 개시심판 절차에서 충분히 심사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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