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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상화폐 광풍' 정부 대책… 법조계 "거래소 규제 ·과세 문제 등 보완을"

    손현수 기자 boysoo@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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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투기 광풍이 일면서 정부가 관련 범죄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고 환치기 실태를 조사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보완할 점이 많다는 법조계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가상화폐를 이용한 유사수신행위나 사기, 환치기 등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현행법으로 강력하게 처벌하는 한편 관련 과세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가상화폐 거래에서 발생하는 시세차익 등에 과세를 하기 위해선 가상화폐의 성격을 정의하고, 조세법 등을 개정해 과세 근거 규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정부-금융계, 가상화폐 단속… "사실상 거래 인정한 것"= 정부는 지난 13일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긴급 관계부처 차관회의 열고 가상화폐에 대한 고강도 규제 방안 마련했다. 은행 등 제도권 금융회사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매입하거나 보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가상화폐를 담보로 받거나 지분 투자를 하는 것도 막기로 했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은행을 통해 가상화폐 거래소와 거래하는 것은 막지 않았다. 다만 은행이 거래 자금이 들어오고 나갈 때 투자자 본인인지 확인토록 했다. 미성년자나 외국인이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계좌를 새로 개설하는 것은 막는다.

     

    법무부(장관 박상기)도 발빠르게 대처하고 나섰다. 지난 4일 법무부는 이용구(53·사법연수원 23기) 법무실장을 팀장으로 하는 가상화폐 대책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관련 거래를 엄정 규제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14일에는 박 장관이 △다단계·유사수신 방식의 가상화폐 투자금 모집 △가상화폐 채굴을 빙자한 투자 사기 △가상화폐 거래자금 환치기 등 외국환거래법위반 △가상화폐를 이용한 마약 등 불법거래 △가상화폐 거래를 통한 불법 자금 세탁 등 범죄수익은닉 △거래소 해킹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 등 다양한 유형의 가상화폐 관련 범죄에 대한 엄정한 대처를 주문했다.

     

    기획재정부(장관 김동연)는 조만간 국세청, 블록체인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가상화폐 과세 TF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과세 논의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방침을 두고 전문가들은 정부가 사실상 가상화폐 거래의 합법성을 인정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IT 전문 변호사는 "정부 대책은 정상적인 개인의 가상화폐 거래는 인정하되, 이를 이용한 범죄나 투기성이 짙은 외국인·미성년자의 투자를 막겠다는 것"이라며 "기재부가 과세 논의에 착수했다는 것 역시 가상화폐 거래 자체는 금지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가상화폐 거래 자체 규제 어려워… 관련 범죄, 거래소 규제해야"=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추세를 볼 때 가상화폐 거래 자체를 규제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거래를 규제한다해도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가상화폐를 규제하는 것은 시대에 역행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가상화폐 자체는 불법성이 없고, 이를 이용한 범죄나 투기, 조작, 거래소의 개인정보유출, 불법해킹 등을 막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상화폐거래소에 법률자문을 제공하고 있는 한 변호사는 "가상화폐를 이용한 범죄에 대한 단속과 규제가 시급하다. 예컨대 다단계·유사수신행위를 이용한 투자금 모집이나 가상화폐 채굴 빙자 사기, 가상화폐 거래자금 환치기 등 외국환거래법위반, 가상화폐 이용 마약 등 불법거래, 가상화폐 거래를 통한 불법자금세탁 등이 그것이다"라며 "이런 범죄행위는 현행법으로도 충분히 처벌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경환(48·사법연수원 36기) 법무법인 민후 대표변호사는 "규제대상은 개인의 거래가 아니라 거래소"라며 "해킹 등으로 인해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하지 않도록 거래소 운영 기준을 강화하고 선량한 개인투자자들이 부실한 거래소에 의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변호사 역시 "천문학적인 돈이 오가는 시장에 자격을 갖추지 못한 거래소들이 난립해있는 상황"이라며 "(거래소) 서버가 불안정해 단 몇 초사이에 수천억원의 피해가 발생하고, 해킹으로 개인정보들이 쉽게 유출되며 심지어 거래소 파산 선언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가상화폐를 제도권으로 편입하느냐 마느냐를 가지고 고민할 것이 아니라 한시라도 빨리 거래소에 대한 관리·감독부터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가상화폐 거래가 기존 금융질서를 붕괴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가상화폐가 '원'이나 '달러' 등 기존 화폐를 대체하거나 기존 금융시장을 잠식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윤제선(33·40기) 법무법인 창천 변호사는 "비트코인 등은 현재 투자수단의 하나일 뿐 기존 화폐를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화폐는 정부와 같은 공신력있는 누군가가 담보를 해줘야 힘이 생기는 것인데, 현재의 가상화폐는 이런 점이 담보되지 못할뿐만 아니라 거래 안정성까지 떨어지기 때문에 기존 금융시장을 위협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자본시장 분야 전문가인 또 다른 변호사는 "가상화폐가 기존 금융시장을 위협할 대체재가 되지는 않겠지만, 더 큰 문제는 차이나머니로 불리는 중국발 투자가 한번에 빠질 경우 가상화폐 가격이 거품처럼 빠질 수 있다는 것"이라며 "2000만원을 오르내리는 비트코인이 한순간에 종이조각으로 변해 일반 개인 거래자들이 큰 피해 입을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과세… "성격 정의+조세법 개정"=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과세 문제도 뜨거운 감자다. 과세를 하기 위해선 정부가 가상화폐를 재화나 자산으로 정의하고, 조세법 등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 현행 조세법이 법령상 열거된 것만 과세할 수 있는 열거주의를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가상화폐를 재화(상품)로 인정할 경우 '부가세'를, 자산으로 인정할 경우 '양도소득세'와 '법인세'를 부과할 수 있다. 또 주식과 같이 금융거래로 인정할 경우 '거래세'도 매길 수 있다. 정부가 가상화폐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적용할 세목이 달라지는 것이다.

     

    해외 사례를 보면 현재 미국과 영국, 일본 등은 가상화폐를 자산으로 인정해 개인에는 '양도소득세'를, 법인에는 '법인세'를 부과하고 있다. 

     

    독일이나 호주는 당초 가상화폐를 재화로 봐 부가세를 부과했지만, '이중과세' 논란이 일면서 부가세를 부과하지 않을 전망이다. 예를들어 비트코인을 원화로 바꾼 뒤 물건을 살 때, 원화로 바꾸는 과정에서 1차 부가세가, 물건을 살 때 2차 부가세가 발생해 '이중과세'라는 것이다. 때문에 유럽사법재판소도 최근 가상화폐는 부가세 면세 대상이라는 판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우리 정부 역시 가상화폐를 자산으로 인정해 시세 차익에 양도세를 물리는 방안과 함께 주식처럼 매도 대금의 일정 비율을 거래세로 매기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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