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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성년 후견’, 공공후견 대상에 포함돼야

    이장호 기자 jangho@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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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등학교 때 불의의 사고로 부모님을 A군 형제는 삼촌과 함께 생활하게 됐다. 그러나 삼촌은 어린 조카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오히려 학대했다. 결국 보육시설을 전전하던 형제는 할아버지 손에 맡겨졌지만, 할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나면서 방치되고 말았다. 

     

    B군 형제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부모는 도박에 빠져 어린 자녀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다 갑자기 집을 나가 연락마저 두절됐다. B군 형제는 졸지에 고아나 다름 없는 신세가 된 것이다. 다행이 할머니에게 맡겨졌지만 B군 형제가 성년이 되기 전 할머니는 돌아가셨고, 형제는 할머니가 남긴 유산 1000만원만 손에 쥔 채 각박한 세상으로 나서야 했다. B군 형제는 집 나간 부모를 간절히 찾았지만 부모는 친권을 포기한 채 이들을 돌보길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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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 두 형제나 지난해 1월 종영된 인기드라마 '도깨비'의 여주인공 지은탁(김고은 분)처럼 법정대리인인 부모를 여의고 세상에 홀로 남겨진 채 학대 받거나 사실상 유기되는 미성년자들이 많아 전문적인 후견인의 손길이 필요한 사례가 잇따르고 있지만, 법원이 실제로 이들에게 후견인을 지정해주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성년자는 성인에 비해 자산이 부족할 수밖에 없어 후견 비용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가에서 후견비용을 부담하는 공공후견 제도가 있긴 하지만, 지원 대상이 발달장애인 등으로 국한돼 있어 이마저도 '그림의 떡'일 뿐이다. 법조계는 국가의 미래인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미성년후견 지원 폭을 확대하는 등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13년 7월 성년후견제도가 도입되기 전에는 미성년자의 친권자가 모두 사망하거나 부모가 친권을 포기한 때에는 자동으로 최근친 연장자인 친족이 순서대로 미성년자의 후견인이 되는 법정후견인제도가 있었다. 그러나 법정후견인제도는 미성년자의 의사나 후견인이 되는 친족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지 않아 유산 등 미성년자가 가진 재산을 노리는 친족들의 비도덕적 행태를 불러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민법은 성년후견제도를 도입하면서, 가정법원이 미성년자의 후견인을 직권으로 정하는 미성년후견제도를 함께 시행했다.

     

    종전 법정후견인제도,

    '성년후견' 도입 이후 사라져

     

    서울가정법원에 따르면 제도가 도입된 2013년 7월부터 올 6월까지 5년간 미성년후견 지정 신청이 접수된 건수는 660건에 달한다. 매년 130여건 꼴이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친인척들이 후견인으로 선정된다. 돌봐줄 친족이 없는 경우나 있어도 제대로 된 후견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전문가 후견인이 필요하지만 구하기가 힘든 실정이다.

    법원 관계자는 "미성년후견 사건은 사실상 돈이 되지 않아 전문가 후견인을 섭외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전문가 후견인들에게 후견을 맡아달라고 부탁을 해도 거절하거나 다른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전문가 후견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송인규(56·사법연수원 34기) 법무법인 정원 대표변호사는 "미성년후견은 무료로 봉사하는 상황"이라며 "피후견인인 청소년이 상속을 많이 받은 특별한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미성년후견 사건을 무료로 맡고 있다"고 말했다. 

     

    보수문제 얽혀 법원도

    '전문후견' 지정 어려움 많아

     

     상황이 이렇다보니 법원은 전문가 후견인에게 확실한 후견 보수가 보장된 사건을 맡기면서 미성년후견 사건을 한 두건 맡아달라고 부탁하는 고육지책까지 쓰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전문가 후견인들의 봉사나 선의에만 의존해 제도를 운영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성년자 복리의 공공성을 고려해 미성년후견 사건도 공공후견 지원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공공후견 지원 대상에 포함되면 정부(지방자치단체)가 직접 법원에 후견인 지정을 신청하고 후견인 보수 등 관련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국선휴견인 제도,

    취약계층 미성년까지 적용 넓히고

     

     송 대표변호사는 "미성년후견도 치매나 발달장애인 못지 않게 중요하고 공익적 측면이 강하다"며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미성년들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엄덕수 한국성년후견지원본부 이사장도 "취약계층 미성년후견 사건에도 국가가 발달장애인 등에 인정되는 모든 후견 서비스 혜택이 똑같이 적용되도록 국회가 입법에 나서야 할 때"라며 "사법부가 시범시행하는 국선후견인제도도 취약계층 미성년후견에까지 적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선후견인제도는 후견업무를 맡아 줄 친족이 없는 저소득층 치매노인이나 정신질환자 등에 대해 법원이 자체적으로 후견인 관련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법인도 미성년후견 할 수 있게

    민법규정 개정 돼야

     

    미성년후견을 자연인만이 맡을 수 있도록 정하고 있는 민법 규정도 개정해 법인도 미성년후견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해 청소년들이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후견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제철웅 한양대 로스쿨 교수는 "예를 들어 비행청소년 같은 경우 자연인 한 사람이 후견업무를 수행하는 건 쉽지 않다"며 "개인이 도맡아서 하기보다 법인에 소속된 전문가들이 각자의 역할을 분담해 후견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인구(50·25기)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도 "법인의 미성년후견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면 아이들이 지금보다 더 안정적이고 지속적이며 전문적인 후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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