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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직 판사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침해 민·형사 책임간 불균형 심각"

    김병국 특허법원 판사, '기술정보 침해범죄' 논문서 주장
    "형사처벌 조항, 민사제재 범위 보다 지나치게 포괄적"
    "종업원 전직의 자유도 지나치게 제한… 경쟁에 장애물"

    이순규 기자 soonlee@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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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정경쟁방지법이 금지하고 있는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된 민사책임과 형사책임 사이의 불균형이 심해 시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한 형사처벌 조항이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규정돼 있어 민사제재 범위보다 오히려 넓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김병국(45·사법연수원 37기) 특허법원 판사가 최근 한국법학원 저스티스에 발표한 '기술정보의 침해범죄에 관한 현행 법률 및 형사실무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에서 "개인의 사익에 대한 위법한 침해행위에 대하여는 민사적 구제수단에 의해 우선적으로 해결하고 그에 의해 해결이 안 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해 형사처벌을 가하는 것이 기본적인 법 원리"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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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사규정인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3호에 따르면 영업비밀침해 행위란 절취·기망·협박 그 밖의 부정한 수단으로 영업비밀을 취득하거나 영업비밀을 비밀로서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는 자가 그 영업비밀을 사용하거나 공개하는 행위 등을 말한다.

     

    반면 형사규정인 부정경쟁방지법 제18조는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그 영업비밀을 외국에서 사용하거나 외국에서 사용될 것임을 알면서 취득·사용 또는 제3자에게 누설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김 판사는 "민사규정은 '절취·기망·협박,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을 통한 취득'이라고 정하고 있는 반면 형사규정에서는 부정한 수단이 사용됐는지를 묻지 않은 채 단순히 '취득'이라고만 정하고 있어 문언해석에 의하면 적법한 수단에 의한 취득행위도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사용'과 '제3자에 대한 누설' 역시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업비밀의 보호는 특허제도의 본질을 해하지 않는 적정한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형사규정의 구성요건을 민사상 영업비밀 침해행위의 요건을 인용하는 방식으로 개정해 민사책임과 형사책임 사이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판사는 우리 법제에서 종업원의 전직의 자유에 대한 고려나 배려도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기술을 개발하고 취급하는 종업원이 퇴직하는 경우 해당 기업의 경쟁자가 되거나 영업비밀을 유출할 수 있는 잠재적 범법자로 취급된다"며 "종업원의 전직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은 산업분야 전체적으로 보면 기술인력의 활발한 이동을 저해함으로써 선의의 경쟁조차 제한될 수 있는데 이는 오히려 영업비밀의 존재가 장려돼야 할 경쟁에 대한 장애물로서 활용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2016년부터 개정해 시행하고 있는 영업비밀방어법(Defend Trade Secrets Act)에서, 유럽연합(EU)은 각 회원국에게 법제정을 요구한 지침인 영업비밀 지침(EU directive)에서 영업비밀 보호와 함께 종업원의 전직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조항을 두고 있다"며 "종업원은 헌법상 기본권인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종업원이 퇴사 후에 종전 직장에 근무하면서 쌓은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경쟁업체를 만들어 경쟁하는 경우 국가 전체의 관점에서는 후생을 증가시킬 수 있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김 판사는 "우리나라 법제는 기술정보에 대해 부정경쟁방지법, 산업기술유출방지법, 방위산업기술법 등 개별법에서 처벌조항을 겹겹이 두는 옥상옥의 형사처벌 체계를 갖고 있다"며 "대법원 판례는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관한 일체의 배신행위'에 대해 배임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업무상 배임죄를 넓게 적용함으로써 형법의 배임죄 조항에 의해 개별법의 처벌조항들이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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