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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 "특별재판부, 헌법상 근거 없어"… 국회에 반대의견

    "국회·대한변협의 특정 사건 배당 개입은 사법권 독립 침해"

    이승윤 기자 leesy@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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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이 양승태 코트(Court)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 대한 재판을 위한 '특별재판부' 설치 입법과 관련해 '헌법상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사법권·재판의 독립을 침해할 수 있다'는 반대 의견을 최근 국회에 공식적으로 제출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특별재판부 설치를 위한 입법을 이번 정기국회 중에 공동 추진하겠다고 선언해 법조계 안팎에서 논란이 거센 가운데 나온 법원 측의 공식 입장이어서 향후 입법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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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무분담 변경·사건 재배당으로 법원 스스로 공정성 시비 해결 가능" = 대법원 법원행정처(처장 안철상 대법관)는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여상규)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기간 중의 사법농단 의혹사건 재판을 위한 특별형사절차에 관한 법률 제정안' 검토 의견서를 제출했다. 해당 법안은 지난 8월 박주민(45·사법연수원 35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것으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수사와 재판을 위해 특별재판부 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서울중앙지법에 1명 이상의 특별영장전담법관을 두는 동시에 서울중앙지법에 1개 이상, 서울고법에 1개의 특별재판부를 각각 두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특별재판부 후보추천위는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한 3명을 비롯해 해당 법원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3명, 변호사 자격을 가지지 않은 각계 전문가 3명(여성 1명 이상) 등 모두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대법원장은 추천위가 2배수의 후보자를 추천하면 특별영장전담법관과 특별재판부 판사를 최종 임명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검토 의견서에서 "특별재판부는 현직 법관이 맡게 되고 대법원 상고를 허용하므로 위헌이 아니어서 헌법상 금지되는 예외법원은 아니다"라면서도 "과거 제1~3공화국 당시 설치됐던 특별재판부나 특별재판소는 모두 헌법상 근거가 있었지만, 이번 특별재판부는 헌법상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특별재판부는 △일반·추상적 기준에 따르지 않고 사건의 특수성을 고려해 △대한변호사협회 등 법관 이외의 다른 기관의 개입으로 담당 법관을 정하는 것으로 헌법상 '법률이 정한 법관'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사무분담·사건배당은 사법행정권의 핵심으로 법관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이 세계표준이므로, 특정 사건의 배당에 관해 국회나 대한변협 등이 개입하는 것은 사법권 독립의 침해로 볼 여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법원은 특별재판부 설치가 오히려 또 다른 '재판의 공정성' 시비를 가져올 것으로 우려했다. 대법원은 "미리 정해진 기준에 따라 (사건을) 배당한 다음 재판의 공정성에 합리적 의심이 있는 판사를 그 사건의 재판에서 배제하는 것은 가능하나, 특정 사건에 맞는 적임자를 고르는 방식으로 재판부를 구성하는 것은 사건배당의 무작위성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또 다른 시비를 불러올 수 있다"며 "특정범죄혐의자에 대해 재판부 구성의 특례를 두는 것은 '법정의 평등'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현실적으로 법안이 제정돼 특별재판부가 구성되더라도 위헌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피고인들이 재판부 구성의 위헌성을 문제 삼아 재판절차 진행에 협조하지 않거나, 위헌법률심판제청에 따라 재판이 정지되는 등 재판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해 입법목적에 반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특별재판부 설치가 선례가 되면 앞으로 정치적·사회적 논란이 큰 사건이나 법원 내부인사가 관여한 사건 등이 발생할 때마다 특별재판부 설치를 요구하는 사례가 빈번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과다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고 재판의 독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대법원은 특별재판부 신설 문제와 함께 이 사건에 대한 1심을 필수적 국민참여재판으로 하도록 한 부분도 문제삼았다. 현행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은 피고인이 동의하는 경우에만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는 피고인의 권리로서, 원칙적으로 포기가 가능하다"며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를 포기할 가능성을 배제하면, 원래 형태의 재판인 헌법상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 "사회적 파장이 크고 민감한 사건이고 유·무죄 인정을 두고 이해관계에 따라 견해 대립이 커서 배심원의 구성과 평결 결과 등에 대한 공정성 시비로 논란만 가중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신 대법원은 특별재판부 설치가 아닌 법원 사무분담 변경 등을 통해 재판의 공정성 시비를 해소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공정성 시비가 있다면 '법관등의 사무분담 및 사건배당에 관한 예규'나 각급 법원의 내규에 따라 사무분담을 변경하거나 사건 재배당 등을 통해 법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재판거래 의혹 등의 사건을 담당할 것으로 보이는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9월 '법관사무분담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내규'를 제정해 법관사무분담위원회가 법관 사무분담의 결정이나 변경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도록 하고 있고, 최근 논의를 거쳐 영장전담법관 2명을 추가로 배치하기도 했다"며 "이 법안의 입법목적은 법원 내부 절차를 통해서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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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개특위서도 특별재판부 설치 공방 = 8일 열린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위원장 박영선)의 법원행정처 업무보고에서도 특별재판부 설치 문제를 둘러싼 공방이 벌어졌다.

     

    특별재판부 설치에 합의한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의원들은 대법원의 검토 의견서를 비판하면서 특별재판부 설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별재판부 설치 법안을 대표발의한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대법원이 사건 배당의 무작위성에 위배된다고 했는데, 사건 배당을 무작위로 하면 오히려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 배당 시스템상으로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 중 부패전담 재판부 7곳에 배당될 가능성이 높은데, 그 중 5곳의 부장판사들이 피의자 조사를 받았거나 피의자로 조사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백혜련(51·29기) 의원도 "이번 사건은 전임 대법원장이 수사를 받아야 하는, 기본적으로 출발선이 다른 사건"이라며 "사법부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면 특별재판부는 필요 없겠지만, 지금 시스템으로 재판을 한다면 국민들이 재판 과정이나 결과를 신뢰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도 "특별재판부는 빈사(瀕死) 상태의 사법부에 산소호흡기를 대자는 것"이라며 "특검을 만들 때도 위헌이라는 반대가 많았지만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저버려 특검이 생겼고, 이번에는 사법부가 국민 신뢰를 저버려 특별재판부를 구성하자는 것이 국민 여론"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권은희(44·33기) 의원은 김명수(59·15기) 대법원장을 겨냥해 "특별재판부를 구성해 공정한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에 대해 '재판의 공정성을 어떻게 담보하겠다', '사법부 독립이라는 일반적 명제는 어떻게 지켜내겠다'는 등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입장을 밝히지 않을 거라면 사법부 수장으로서 자리를 지킬 이유가 없다"고 꼬집었다.

     

    반면 한국당 의원들은 특별재판부 설치는 헌법이 보장하는 사법부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반대했다.

     

    한국당 윤한홍 의원은 "사법부가 신뢰를 잃어 특별재판부 설치 논의가 나오고 있는데, 지금까지 권력의 뜻에 따라 사법부가 움직여오다가 더이상 법관들이 말을 듣지 않으니 특별재판부가 등장하게 된 것"이라며 "특별재판부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재판을 한다는 이유로 입법부가 사법부를 하나 더 만들겠다는 것으로, 독재정권 시절에나 있었던 얘기다. 사실상 정치재판소를 만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이철규 의원 역시 "사법농단에 대해 실망스럽고 분노할 때도 있지만, 특별재판부의 공정성이나 독립성을 담보할 수 있냐"고 반문하며 "특별재판부가 편향된 판결을 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철상(61·15기) 법원행정처장은 "국민들의 사법부 신뢰가 낮은 상황에서 특별재판부 입법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할 부분이 있다"면서도 "헌법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해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고, 문제가 있어서 재판을 못하는 법관을 배제하는 것은 가능하고 그렇게 해야 하지만, 특정한 재판을 위해 특별한 법관을 뽑아서 재판을 맡기는 것은 문제"라고 답변했다.

     

    이어 "특별재판부는 결국 사건 배당 과정에 외부인이 참여하고 대법원장이 (특별재판부 구성 법관을) 결정하는 것이 문제이고, (해당 사건이 상고심에 올라올 경우) 대법원장이 전원합의체 재판장이 될 수 있을지도 문제"라며 "특별한 사건마다 특별재판부 구성이 문제된다면 그대로 사법권 독립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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