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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간 68주년 특집] ‘문재인정부 노동정책 성과와 과제’ 좌담회

    최저임금 가파른 상승… 노동시장 양극화 현상심화
    일률적 근로시간 단축… 기업 경쟁력 저하될까 우려

    왕성민 기자 wangsm@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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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정부는 '노동존중 사회'를 기치로 지난 1년 7개월간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 과감한 개혁을 단행했다. 과거 정부들이 하지 못했던 과단성 있는 결단을 내렸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경제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급진적 행보로 부작용을 양산했다는 비판도 많다. 노동정책 변화는 국민의 삶과 국가경제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다양한 이해세력의 법익을 공평하게 보호하고 아우르는 바탕 위에서 진행돼야 한다. 끊임없는 토론과 타협을 통해 합의점을 도출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내야만 하는 이유다. 본보는 창간 68주년을 맞아 경영계와 노동계, 법조계, 학계 전문가를 초청해 새 정부 노동정책의 성과와 한계를 짚어보고, 건설적인 대안은 무엇인지 진단했다. <편집자 주>

    ◆ 좌담회 참석자 ◆

    하경효(66) 좌장·고려대 로스쿨 명예교수

    배상근(52)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

    이욱래(51)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22기)

    김형동(43)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35기)

    박지순(51) 고려대 로스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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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경효 명예교수 =
    문재인정부는 다양한 노동정책을 전환적으로 추진했다. 하지만 정책의 방향과 내용, 그리고 사회·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노사 당사자뿐만 아니라 법률가 등 전문가집단 사이에서도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오늘 좌담회에서는 각계를 대표하는 분들을 모시고, 문재인정부 노동정책의 방향성을 둘러싼 논란을 살펴보고 제도 개선 내지 입법과제가 무엇인지 검토하고자 한다. 먼저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된 쟁점에 대해 고견을 부탁드린다.

    배상근 전무 =
    지난 2001년부터 올해까지 최저임금 인상률은 연평균 9%로 명목임금 인상률 4.8%의 1.9배에 달한다. 특히 올해 16.4% 증가분에 더해 내년에는 10.9% 오를 예정이어서 2년간 누적 상승률이 무려 29%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실질적으로 저임금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소상공인과 영세사업체 경영자 입장에서는 감당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이미 사용자의 지불여력을 뛰어넘는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으로, 최저임금조차 못받는 근로자 비율인 '최저임금 미만율'은 2017년 13.3%로 급격히 상승했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갈수록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일자리는 줄고, 일부 대기업의 고임금 근로자만 혜택을 받는 노동시장의 양극화만 커질 것이다. 따라서 업종별, 지역별, 연령별 생산성 차이를 고려해 최저임금을 구분적으로 적용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할 필요가 있다.

     

    최저임금 문제 정치적 어젠다로 둔갑

    합리적 개선의 길 막아


    김형동 부원장 =
    업종별·지역별 최저임금 구분 적용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그러한 안배가 실시됐을 때 미칠 영향과 파급력을 고려하면 부정적인 측면이 더 크다. 일본이 바로 최저임금에 지역별 차등을 두는 대표적인 나라다. 도쿄가 시간당 1200엔, 시골은 700엔정도 한다. 올 여름에 일본 변호사들이 노총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이분들은 획일적으로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우리나라 제도가 훨씬 낫다고 평가했다. 최저임금에 차등을 두었더니 아무래도 최저임금이 높은 지역·업종으로 경제인구가 쏠리는 현상이 커진다고 말하더라. 일본처럼 국토가 넓고, 지역별 균형이 비교적 잘 자리잡힌 선진국에서도 이 같은 우려가 나오는데, 우리나라처럼 작고 지역간 이동이 쉬운 곳에서는 최저임금 구분 적용이 현실성을 갖지 못할 것이다. 


    이욱래 변호사 = 최저임금은 그야말로 법적으로 처벌이 불가피할 정도의 저임금을 말하는 것이므로 전문가들이 논의를 통해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아가 광역단체별로 최저임금의 결정구조를 나눠 가지면서 다시 각 분야별로 전문위원을 선임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구조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반론이 없지는 않겠지만 최저임금의 구분적용이 일본 지역경제의 균형적인 성장에 기여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일본의 지역 경제가 최저임금의 차등으로 인해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독자적인 생활권을 형성해온 점이 이를 방증한다. 최저임금을 달리 정하면 수도권 집중이 심화될 것이라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오히려 이를 계기로 광주형 일자리 논의에서 보는 것처럼 우수한 사업장을 유치하기 위한 지역간 선의의 경쟁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매년 최저임금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불거지다보니, 이것이 하나의 정치적 어젠다로 둔갑해 합리적인 법 제도 개선을 모색하는 길이 요원해져 버렸다. 차라리 최저임금의 결정구조를 분할해 과열된 논쟁에 위축효과(Chilling effect)를 부여하고, 사업자와 근로자 모두에게 유익이 되는 방향으로 문제를 끌고나가야 한다.


    소득개선과 고용안정 등

    산업 전반에 미칠 종합적 평가 필요


    박지순 교수 =
    일단 일본의 최저임금 구분 적용은 과거 교통이 불편하고 지역간 문화도 상이했던 시절의 제도가 그대로 뿌리내린, 특이한 상황으로 인식해야 한다. 만일 지금 다시 최저임금 적용을 정한다고 한다면, 노동계가 우려하는 상황이 일본에서도 그대로 발생할 우려가 있다. 최저임금의 본질을 먼저 짚어봐야 한다. 경영계와 노동계는 소위 말하는 '정책고객'의 범주를 다르게 상정하고 있다. 경영계는 말 그대로 국가가 보호하지 않으면 안되는 수준의 근로자를 기준으로 최저임금 문제를 접근하고 있고, 노동계는 범위를 확대해 저소득 근로자를 포괄적으로 구호할 수 있는 수준으로 최저임금 문제를 인식한다. 그러나 최저임금은 가장 낮은 수준의 노동생산성을 가진 업종을 기준으로 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보다 높은 생산성을 가진 업종이나 기업은 노사가 서로 합의해 임금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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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장 = 어떻게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그 결정구조 또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최저임금 결정 구조와 방식에 대해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해달라.

    중립적 시각서

    정책 제시할 수 있는 전문가들의 결정 바람직

     

    박 =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결정방식을 보면 합리적이고 객관적이라고 볼 수 없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계속 충돌하다 마지막에 주먹구구식으로 타협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방식이 한 국가의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합리적인 구조라고 말할 수 있나. 소상공인을 상대로 왜 이러한 최저임금을 줘야하는지 설명할 근거가 없다. 지난 2년 동안 이런 현상이 극대화됐는데, 이는 최저임금 문제가 하나의 정치적 흥정 대상으로 전락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소득개선과 고용안정이 조화되는 결정기준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 전체적인 임금인상률, 물가상승률, 경제성장률 등의 지표를 고려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영향을 받는 산업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고민해야 할 점은 '고용 문제'다. 최근 우리도 심각하게 경험하고 있는 것처럼 최저임금 문제는 고용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독일은 최저임금 인상시 고용에 미치는 영향 평가를 반영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 결정 구조와 관련해 최저임금위원회에 정권의 입김이 너무 강한 것도 문제다. 진보와 보수를 떠나 최저임금은 진영논리가 아닌 중립적인 시각에서 정책을 검토하고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결정하는 게 맞다. 지금 정부는 최저임금위 운영을 '구간설정 위원회'와 '최저임금 결정위원회'로 이원화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최저임금을 1년 안에 정해야 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이 같은 구조는 비효율적이다. 이보다는 위원의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해 추천방식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다. 현재는 위원 선출이 지나치게 도식적으로 이뤄진다는 느낌을 갖는다. 전문가 위원의 선정 프로세스도 취약하다.

    김 =
    노총에서도 최저임금 문제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다른 노동 과제도 산적해 있는데 최저임금 이슈에 지나치게 매몰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에 공감한다. 최저임금 결정구조에 있어 현재 노총도 노동위원으로 선정되는 당사자들의 대표성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주로 규모가 큰 메이저 사업장에서 오신 분들이 위원이 되다보니 실제 최저임금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청년과 여성의 목소리가 오히려 소외되는 측면이 있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제도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우리나라에서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분들이 약 500만~600만명 정도다. 차상위층까지 포함하면 전체 임금노동자인 2100만명중 절반 정도가 최저임금의 영향권 안에 있다. 최저임금이 소득재분배에 큰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일부 동의하지만, 우리나라 임금 체계가 갖는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노동계와 경영계가 함께 근본적인 프레임을 전환하는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근로시간 단축' 연착륙 위해

    유연근로시간제 전반 정비필요


    배 =
    차상위계층까지 포함하면 최저임금의 수혜자가 1000만명 정도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지난해 52.8%로 OECD 평균인 51.2%를 웃돈다. 일본은 41.5%, 독일은 47.8% 정도다. 근로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요소에는 임금뿐 아니라 각종 사회보장제도도 포함되는데, 최저임금의 인상으로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하겠다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무리한 결정이 잇따를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은 미만율을 낮추는 쪽에 집중하고, 삶의 질 문제는 취약한 사회보장제도를 가다듬는 방식과 병행하면서 해결해 나가야 한다. 결정구조에 있어서도 최저임금과 거리가 먼 작업장 출신의 근로자 대표가 최저임금 결정에 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최저임금 근로자를 채용하는 사용자들은 아무래도 영세한 2,3차 하청업체나 소상공인들이 많다. 따라서 이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결정에 참여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 =
    최저임금 문제는 상당히 민감한 문제로 정치적 어젠다로 다뤄지기에는 적절하지 않는 점에는 이의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많은 선거에서 최저임금 공약이 어지럽게 제기되는 것은 조금 이해하기 어렵다. 최근 공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최저임금 문제를 그런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경제에 또다른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는 점을 학습한 것은 하나의 성과로 보인다. 특정 액수를 최저임금으로 정한다면 적어도 어떤 이유로 그와 같이 정해야 하는지는 알아야 하지 않겠나. 각 진영에서 선정한 전문가들이 책임감 있게 토론하고 액수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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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장 = 올 2월 기업 규모별로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축소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은 지난 7월부터 주52시간 근로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2020년 1월부터는 50인 이상 300인 미만 기업, 2021년 1월부터는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주52시간 근로제가 순차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통상 근로시간 단축 문제는 탄력근로제 확대와 함께 논의되는 것이 일반적임에도 주 52시간제 입법 이후에 현행 3개월 단위의 탄력적 근로의 운영을 6개월 이상으로 확대하고자 한다. 주 52시간제 시행과 탄력적 근로의 확대에 관련된 논의를 해달라.

    배 =
    분명 우리사회는 과로(過勞)의 문제가 있고, 근로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야 하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하지만 사업의 특성과 기업규모 등을 면밀하게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근로시간을 단축시키는 제도는 주요기업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IT, 전자, 바이오, 게임 등 상품 개발 단계에서 3개월 이상의 집중 근로가 필요한 업종은 주52시간 근로제로 인해 신제품 개발이 지연되면서 큰 타격을 입는다. 조선과 건설, 석유화학 등 다른 업종도 마찬가지다. 근로시간 단축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유연근로시간제 전반에 대한 정비가 필요한 실정이다. 선진국들은 주 40시간 근로제 도입시 법정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기업경쟁력 저하를 생산성 증가로 상쇄시키기 위해 1년 단위로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도 단위기간을 선진국 수준인 최대 1년으로 연장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재량근로시간제나, 선택적근로시간제와 같은 대안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또 미국과 일본은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높은 연봉을 받는 고소득 근로자에 대해 근로시간의 규제 적용을 배제할 수 있는 여지도 남겨두고 있는데 우리에게도 필요해 보인다.

     

    줄어든 시간 내에

    어떻게 동일한 생산성 담보할지 고민해야


    김 = 실(實) 근로시간 단축은 후진적인 장시간-저임금 노동체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노동자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꼭 필요하다. 다만 노동계는 노동자의 임금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우리 노총에 대략 3300~3500개 정도의 조직이 속해 있는데 1~2만명이 속한 큰 조직이 있는가하면, 택시기사님들 10분 정도가 모인 작은 조직도 있다. 여기서도 SK하이닉스처럼 조직화된 대규모 사업장은 주 52시간 근로제 정착에 큰 문제가 없다. 법 위반이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안산의 3차 밴드 언저리에 있는 작업장은 근로시간 단축이 임금의 감소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지금 구조에서는 법을 지키자니 임금이 줄어들고, 임금을 보전하자니 장기근로를 감수해야 하는 입장이다. 앞에서 논의한 주제이기는 하지만, 최저임금을 올려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도 적용된다. 최저임금이 높아야, 근로시간 단축에도 임금이 보전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 확대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6개월 내지 1년으로 단위기간을 확대할 경우 연간 최대 2700시간가량(52시간*52주)의 추가 노동을 허용하게 된다. 이는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에 위협적인 요소로 남게 되고, 가산임금도 지급되지 않아 임금의 실질적인 저하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다른 OECD 국가들처럼 연 평균 노동시간이 1800시간을 하회하는 국가에서 계절적 수요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제도다. 이 경우에도 11시간 연속 휴식, 년·월·주·일 상한 설정, 임금보전 등이 전제된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탄력근로제가 근로자들을 장시간 노동에 투입하려는 수단에 합법성을 부여하려는 취지에서 논의되고 있다. 돈 안주고 장시간 쓰겠다는 논리다.

    이 =
    근로시간 단축이 우리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는 데 동의한다. 법제도와 시민의식이라는 형식과 내용을 모두 채워서 우리 사회의 일보 전진을 위한 토대가 돼야 한다. 노동계나 경영계 모두 좀더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다.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우리나라 고용시간 총량이 줄어드는 것은 뚜렷한 생산성 향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경제에 큰 부담을 주게 된다. 또 하나는 동일한 재원을 나눠 가짐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도 매우 중요한 목표이므로 소득 감소를 전혀 허용하지 않겠다는 태도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동안 장시간 근로를 통해 확보한 소득이 갑자기 줄면 가계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제도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는 입법적 보완이 꼭 필요하다.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을 획일적으로 구분하는 우리 법 제도 아래에서 업무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형태의 근무인 교육이나 단순 업무대기, 당직, 출장, 접대, 회식 등에 대한 규율이 쉽지 않다. 근로의 태양에 따라 여러 단계로 구분해 보상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노동자의 삶 개선 위해 

    꼭 필요하지만 임금감소 우려 많아


    박 =
    실근로시간의 단축은 필요하다. 하지만 노동시간이 절대적으로 많고 업종도 노동집약적이었던 과거 20세기의 상황과 현재를 단선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그 당시에는 규제를 통해 근로자들의 건강과 생활을 보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공식이 바뀌었다. 지금은 줄어든 시간 내에 어떻게 동일한 생산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물론 노동계의 우려도 이해가 간다. 거시적인 흐름이 유연한 대응을 강조하는 쪽으로 간다 할지라도, 우리사회에는 여전히 노동집약적 산업이 상당부분 존재한다. 유연한 대응이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근로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반면 여기에만 얽매이다 보면 획일화의 늪에 빠져 전체 산업의 60~70%가 경쟁력을 잃게 된다. 근로시간 개선 문제는 노사 양측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지금은 연장근로 등에 있어 1주 단위 편성을 고수하고 있는데, 당장 일본만 봐도 1개월 단위의 총량규제로 전환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을 1년으로 연장한 것은 이미 오래된 얘기다. 이제는 바뀐 현실을 직시하고 노사 양측이 쓸 수 있는 카드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도 이러한 맥락에서 접근해야 한다. 1개월 단위의 총 연장근로시간을 고려해 매달 같은 금액을 지급하면 서로가 윈-윈할 수 있다. 결국 근로시간 편성방식을 총량으로 규제하면서 단위기간 내에서는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편성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노사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김 =
    결국 이 문제도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대화의 방식으로 가져갈 것이고, 아마 최저임금 때처럼 여야가 합의해 넘어가지 않을까 싶다(웃음). 노총에서 분석 자료를 냈지만 일단 손익을 따졌을 때 시급 1만원인 사업장에서 6개월이나 1년 단위의 탄력근로를 할 경우 노동자는 1주일에 최대 6만원가량 손해를 본다. 6개월이면 72만원 손해다. 대안을 생각해 본다면, 노동자의 임금을 어떻게 보전해줄 것인지가 핵심 관건이다. 기존보다 임금이 저하돼서는 안 된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탄력근로제를 실시한다는 것은 그만큼 사용자·기업의 이익이 많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임금을 적게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산임금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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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장 = 오늘 좋은 의견을 내 주셔서 감사하다.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최근의 여러가지 노동이슈 중에서 최저임금과 주 52시간제를 중심으로 짚어 보았다. 앞으로는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노동법과 제도의 방향을 어떻게 채울 것인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노동법의 본질적인 기능은 근로자의 보호다. 이러한 기본이념은 포기할 수 없다. 하지만 노동법은 근로관계 당사자들의 이해관계를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조율하는 규범체계로서의 의미도 갖는다. 이러한 노동법의 현대적 기능에 비추어 새롭게 제기되는 문제들에 대한 공정하고 타당한 규율의 틀과 내용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산업사회의 변동과 다른 나라의 입법동향을 고려하면서 검토하는 것이 시대적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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