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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토론] 인공수정 자녀 친생 부인 소송

    김상훈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바른 변호사)·김수진 변호사 (평화합동법률사무소)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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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이 오는 22일 공개변론을 열어 다른 사람의 정자로 인공수정해 태어난 자녀를 남편의 친자식으로 추정해야 하는지에 대해 각계의 의견을 듣는다. 민법 제844조, 제847조는 아내가 혼인 중 임신한 자녀를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하고, 이 추정을 깨뜨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친생부인의 소만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학계와 실무계에서는 유전자(DNA) 검사 등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친생자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된 데다, 타인의 정자를 사용한 인공수정 등 새로운 형태의 임신과 출산이 생기면서 친생추정을 과학적·객관적으로 증명 가능한 유전자형의 배치를 기준으로 판단하거나(혈연설), 가정의 파탄 여부를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가정파탄설)는 의견 등 기존 법리와는 달리 친생추정의 범위를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이미 형성된 사회적 친자관계를 중시하는 입장에서는 친생추정 법리를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본보는 사회생활의 기초가 되는 가족관계의 형성과 이를 바탕으로 한 부양, 상속 등의 문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이 사건에 대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시각을 소개함으로써 대법원 최종 판단에 앞서 공론의 장을 열고자 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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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자 정자 제공받아 태어난 자녀도 친생자로 추정해야

    김상훈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바른 변호사)


    1. 친생추정과 친생부인소송의 취지

    분만사실에 의해 확정되는 모자관계와 달리 부자관계는 수정사실에 의해 확정되는 신분관계이다. 최근의 의학기술의 발달은 부자관계의 존부를 상당히 확실하게 증명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으나, 생물학적 검사가 반드시 100% 정확한 것만은 아니고, 부자관계를 확정하기 위해서 언제나 친자감정결과를 거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부양 등을 받아야 할 자녀의 복리와 신분관계의 안정 등의 요청으로 인해 태어난 자녀에 대한 부자관계를 즉시 확정시킬 필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법은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는 남편의 자녀로 추정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고(제844조), 많은 국가에서 이러한 취지의 친생추정제도를 두고 있다. 이는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하여 출산한 자녀는 남편의 자녀일 고도의 개연성이 있음을 토대로 하고 있다.

    그러나 친생추정을 받는 자녀가 실은 남편의 자녀가 아니고 아내가 다른 남자와의 사이에서 낳은 자녀일 수 있고, 남편의 자녀라는 점에 대하여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가정의 평화나 자녀의 복리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에 민법은 친생추정을 받는 자녀에 대하여 친생부인의 소에 의해 그 친생을 부인할 수 있는 길을 터놓고 있다. 즉 남편 또는 아내는 친자관계가 없음을 안 날로부터 2년 내에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제847조). 이와 같이 친생부인소송이 원고적격의 제한이나 단기의 제척기간이라는 측면에서 엄격성을 유지하는 이유는, 가정의 평화와 자녀의 지위를 조속히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친생추정제도 및 친생부인소송과 관련하여서는 부자사이에 혈연관계가 없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확인된 경우에도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되어 반드시 친생부인의 소를 통해서만 부자관계를 다툴 수 있는지 문제된다. 그리고 더 나아가 남편의 동의에 따라 제3자로부터 정자를 제공받아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자녀의 경우에도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되는지 문제된다.


    2. 친생추정의 제한 : 외관설 vs. 혈연설

    형식적으로는 제844조의 적용을 받는 자녀라도 친생추정을 받지 않는 예외를 인정함으로써 엄격한 친생부인소송이 아닌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소송을 통해 친자관계를 해소시킬 수 있는 길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 제한설이다. 국내 통설과 판례는 친생추정을 일정한 요건 하에 제한해야 한다는 제한설을 따르고 있다. 다만 이러한 제한설 중에도 어떤 경우에 친생추정을 제한할 것인지에 관하여 다시 외관설과 혈연설의 대립이 있다. 외관설은, 임신시기에 동거의 결여와 같은 외관상 뚜렷한 사실에 기해 부부 사이의 성적 교섭이 없음이 명백한 경우에는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반면 혈연설은, 남편이 생식불능이거나 부자사이의 혈액형이나 유전인자가 배치되어 혈연관계가 없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명백한 경우에는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 외에도 가정이 파탄된 경우에 한하여 혈연주의를 우선시켜 추정이 미치지 않는다는 가정파탄설도 있다.

    친생자로 추정되는지 여부는 출생 당시에 객관적으로 확정될 수 있어야 한다. 출생 후의 사정 또는 출생 후에 밝혀진 사정 때문에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 혈연설에 따를 때에는 출생 당시에 추정되는지 여부를 객관적으로 확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분쟁이 생기면 항상 생물학적인 친생자관계를 검사하여 친생추정을 부인할 수 있게 되므로 친생추정의 의미가 없어진다. 즉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는 남편의 자녀로 추정되고, 이러한 추정을 배제하려면 그 사유가 있음을 안날부터 2년 내에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해야 하는데, 혈연설에 따르게 되면 자신의 자녀가 아님을 안날부터 2년이 지나더라도 언제든지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소송을 통해서 친자관계를 배제시킬 수 있게 된다. 혈연설은 그야말로 친생추정과 친생부인소송 규정을 형해화시키는 견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가정파탄설에 따른다면 자녀의 출생 당시에는 친생자로 추정되다가 그 후에 가정이 파탄나면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되는데, 친생추정이 미치던 자녀가 그 후의 사정으로 인해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게 된다는 것은 친생추정제도의 취지에도 반하고 이론적으로도 설득력이 없다.

    친생추정이 미치는가 아닌가는 어디까지나 자녀의 출생시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 외관설은 일단 그 판단시점이 출생시라는 점에서 친생추정제도의 본질에는 부합한다. 다만 동거의 결여로 아내가 남편의 자를 임신할 수 없음이 외관상 명백한 경우를 가족관계공무원이 형식적 심사에 의하여 가려낼 수 있는 방법이 없으므로, 역시 이론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혈연설이나 가정파탄설에 비해서는 이론적으로 우월할 뿐 아니라, 친생추정 및 친생부인소송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미국 통일친자법(Uniform Parentage Act 2002)은 우리의 외관설과 유사한 방식을 규율하고 있다. 즉 부성이 추정되는 자녀에 대하여 법률상 부, 모 및 부성을 다투고자 하는 제3자는 자녀 출생 후 2년 이내에 부성을 부인하는 소를 제기하여야 하되, 다만 법원이 법률상 부와 모가 수태 가능기간 동안 동거하지 않고 성관계를 가지지도 않았으며, 법률상 부가 공개적으로 그 자녀를 자신의 자녀로 취급하지 않았다고 인정한 경우에는 언제나 법률상 부와 자녀의 관계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는 청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제607조12).

    그런데 2005년 개정 전 민법은 친생부인의 소의 제소기간이 자녀의 출생을 안날로부터 1년으로 제한되어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자녀의 출생 후 1년이 지난 다음에야 비로소 자신의 친생자가 아님을 알게 된 경우에는 친자관계를 배제시키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이 문제를 일부라도 해소하기 위해 제한설이 주장되었던 것인데, 2005년 민법 개정으로 인해 이러한 불합리함이 사라졌으므로 이제는 굳이 외관설이든 혈연설이든 제한설을 취할 필요성은 없고 법문에 충실하게 해석·적용하면 충분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3. 제3자의 정자를 사용한 인공수정(AID)

    남편의 동의하에 제3자로부터 정자를 제공받아 태어난 자녀의 경우(Artificial Insemination by Donor, AID)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되는지 여부에 관하여도 친생추정이 미치는 범위에 관한 위 학설 중 어느 견해를 취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외관설에 의하면 동거의 결여와 같은 사정이 없는 한 친생추정이 미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혈연설의 입장을 취하는 경우에는 이와 같은 결론에 이르기 어렵다. 친생자관계는 자연의 혈연을 기초로 정해지는 것이고 당사자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결정되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서울가정법원 2002. 11. 19. 선고 2002드단53028 판결). 남편이 동의한 경우 친생추정이 미친다는 것이 현재 하급심 판결의 일반적인 경향이며(서울가정법원 2011. 6. 22. 선고 2009드합13538 판결; 서울고등법원 1986. 6. 9. 선고 86르53 판결 등), 이러한 경우 남편이 부인권을 행사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하는 것으로 본다(대구지방법원 가정지원 2007. 8. 23. 선고 2006드단22397 판결). 외국의 실정법과 입법론에 나타나는 전반적인 추세 역시 남편의 동의하에 제3자가 정자를 제공하여 자녀가 태어난 경우 남편에게 법률상의 아버지의 지위가 귀속되도록 하고 이러한 경우 친생부인이 불가능하게 함으로써 법적 부자관계를 확정시키고 있다.

    필자는 기본적으로 혈연설은 채택할 수 없다는 입장이며, 제3자로부터 정자를 제공받아 태어난 자녀의 경우에도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인 것은 분명하므로 법문에 충실하게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제3자의 정자제공에 스스로 동의해놓고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금반언의 원칙 내지 신의칙에도 반하고,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친자법의 이념에도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허용될 수 없다고 본다. 남편이 제3자의 정자제공에 동의한 것은 자녀의 출생 후에 친생자임을 승인한 것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점도 또 하나의 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제85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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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D 자녀의 父性否認 등에 관한 명문규정 반드시 필요 

    김수진 변호사 (평화합동법률사무소)


    1. 서설
    가.
    민법 제844조 제1항에 의하면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는 남편의 자녀로 추정되고, 이러한 친생추정은 민법 제847조 이하에서 규정한 친생부인의 소에 의해서만 번복될 수 있는데, 친생부인의 소는 남편 또는 아내가 다른 일방 또는 자녀를 상대로 하여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2년 내에 제기해야 한다. 이와 같이 친생부인의 소에 관하여 당사자적격과 제소기간 등을 엄격히 규제하는 것은 가정의 평화와 자(子)의 복리를 철저하게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나.
    그런데, 민법 제844조는 애당초 자연적인 임신과 출산을 통하여 태어난 자(子)의 친생자관계를 전제로 규정된 것이기 때문에, 제3자가 정자를 제공한 인공수정(Artificial Insemination by Donor : AID)에 의하여 출생한 자녀(이하 ‘AID자녀’라고 함)의 경우(특히 남편이 동의한 경우), 민법 제844조 제1항에 따라 그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되는지, 아니면 친생자 추정의 예외가 되는지가 문제된다. 후자의 입장에 의할 경우에는 제3자도 법률상 이해관계만 있다면 제소기간의 제한 없이 비교적 자유롭게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
    즉 생명공학의 발달, 특히 보조생식술인 인공수정 등이 보편적인 불임치료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현실에서, AID자녀에 대한 명문의 규정이 없다 보니, AID자녀의 경우에도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이상 당연히 민법 제844조 제1항 소정의 친생추정을 통하여 강력히 보호할 것인지, 아니면 ‘출생한 자녀가 친생자가 아님이 명백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친생추정을 부인하여 법률상 이해관계인이라면 누구나 친자관계를 다툴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라.
    이하에서는 AID자녀에 대한 친생추정의 문제로 논의의 대상을 한정하되, 다른 나라의 입법례를 참고하여 바람직한 해결책을 제안해보고자 한다.


    2. AID자녀의 친생추정 여부
    가.
    민법 제844조가 원래 자연적인 임신과 출산을 통하여 태어난 자(子)의 친생자관계를 전제로 한 것이기에, AID자녀에게도 위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다. 그러나 AID자녀에 관하여 민법 등에 다른 특별한 규정이 없는 이상 민법 제844조 제1항이 적용된다고 보아야 하고, 이에 따라 AID자녀라도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경우’라면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
    그동안의 하급심 판례를 보더라도, 서울가정법원(1983. 7. 15. 선고 82드5134)은 "처가 부와의 혼인 중에 자를 포태하여 출산한 것이므로, 자는 부의 친생자로 추정되고, 따라서 부는 자와의 친생자관계부존재를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심판으로 구할 수 없으며, 친생부인의 소에 의하여야 할 것"이라고 판시하였고, 서울고등법원(1986. 6. 9. 선고 86르53)은 "부부가 서면으로 인공수정에 동의한 이상, 이 추정은 인공수정 출생자에게도 적용함이 위 추정규정의 취지에 맞고, 나아가서 그 출생자의 법적 지위에도 합당할 것이므로, 위 규정에 따라 자는 부의 친생자로 추정된다. 이와 같이 자가 부의 친생자로 추정되는 경우, 그 사실을 부인하려면 친생부인의 소에 의하여야 하고,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에 의할 수는 없다"라고 각 판시함으로써, AID자녀의 경우에도 친생추정이 미친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다.
    또한 서울가정법원(2011. 6. 22. 선고 2009드합13538)은 남편이 인공수정에 동의한 경우에 한하여, 비배우자의 정액을 사용하는 보조생식술에 의하여 출생한 자는 친생추정을 받는 혼인 중의 출생자가 되고, 남편의 친생부인권이 부인되는 것으로 판시하였고, 대구지방법원(2007. 8. 23. 선고 2006드단22397)은 무정자증인 남편이 처가 다른 사람의 정자를 공여 받아 인공수정을 통하여 자를 출산하는 것에 동의한 경우, 그 후 처와 이혼하였다고 하여 그 자에 대한 친생을 부인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고 각 판시함으로써, 역시 동일한 입장을 취하였다.

    라.
    이 사건의 원심 역시 "피고1(AID자녀)은 민법 제844조 제1항에 의하여 원고의 친생자로 추정되므로, 민법 제865조의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에 의하여 그 친생자관계의 부존재를 구하는 것은 부적법하다(설령 피고1에 대한 이 사건 소를 친생부인을 구하는 취지로 선해하더라도, 원고가 제3자의 정자를 사용한 피고1의 인공수정에 동의하였으므로 금반언의 원칙에 따라 친생부인권을 행사할 수 없다)"라고 판시함으로써, 기존 하급심의 태도와 동일한 입장에 섰다. 

     


    마.
    AID자녀의 경우에도 자연적인 임신과 출생으로 태어난 자녀와 마찬가지로 조속히 친자관계를 확정하는 등 법적지위의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하급심의 결론은 일응 타당하다.

    바.
    그런데, 한편 서울가정법원(2002. 11. 19. 선고 2002드단53028)은 ‘AID자녀(원고)가 그 인공수정에 동의한 부(父, 피고)를 상대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한 사건’에서 "우선 원고는 민법 제844조에 의하여 친생자로 추정된다고 할 것이지만, 피고가 생식불능의 경우에 해당된다면 위 추정의 범위에 들어가지 아니하므로, 원고로서는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라고 판시하여 정반대의 태도를 보이기도 하였는데, 위 판례는 혈연진실주의에 근거한 것으로써, 개별적·구체적인 심사의 결과 객관적으로 부자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사실이 분명하게 된 경우에는 친생추정의 예외를 인정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견해에 따르면 법률상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이라면 제소기간의 제한 없이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게 됨으로써, AID자녀의 복리를 위협하게 된다. AID자녀 역시 자연적 임신을 통해 출산한 자녀와 마찬가지로 보호와 양육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약자인데, 위와 같은 해석을 통해 친생부인의 소 이외의 방법으로 친자관계를 쉽게 부정할 수 있도록 허용해버리면, AID자녀의 보호에는 치명적인 결함(예컨대 AID자녀의 부양청구권 및 상속권 등의 상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사.
    위와 같은 문제는 결국 AID자녀의 친자관계 확정에 대한 명문의 규정이 존재하지 않음에 따라 발생하는 것, 즉 보조생식술의 눈부신 발전을 입법이 따라가지 못함으로써 발생하는 경우라고 볼 수 있으므로, 아래에서는 AID자녀를 보호하기 위한 다른 나라의 입법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3. 비교법적 검토
    가. 독일의 경우

    독일연방통상법원(BGH 1983. 4. 7., BGHZ 87, 169)은 과거 "남편과 AID자녀간의 친자관계는 성립하나, 후에 남편에 의한 취소가 가능하다"라고 판시하였지만, 위 판례는 "인공수정에 동의한 남편이 후에 친자관계를 부인하는 것은 독일 민법 제242조가 의미하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라는 이유로 강한 비판을 받았고, 결국 독일민법 제1600조 제2항에서 "부모가 제3자의 정자를 이용한 인공수정에 동의하여 자녀가 출생한 경우, 부 또는 모에 의한 부자관계의 부인은 배제된다"라는 취지의 규정을 신설하기에 이르렀다.

    나. 미국의 경우

    통일친자법규칙(2002)에 의하면, ‘AID자녀의 경우에는 부자관계를 형성할 의사로써 모에 대한 AID 시술에 대하여 동의한 남성에게 법률상 부의 지위가 귀속되고[제703조], 위 동의는 서명된 서면이라는 방식을 갖춰야 하나, 이러한 방식에 흠결이 있더라도 동의한 남성이 자녀 출생 후 모 및 자녀와 2년 동안 동거하면서 자신의 자녀임을 공시한 때에는 방식흠결이라는 하자가 치유되며[제704조], 위 704조의 요건이 갖춰지면 법률상 부는 원칙적으로 부성부인을 할 수 없다[제705조(a)].’라고 각 규정함으로써, AID자녀를 보호하고 있다.


    4. 나아가야 할 태도
    가.
    전술한 바와 같이 AID자녀의 지위에 관한 명문의 규정이 불비한 상황에서, 친생추정에 대한 학설과 판례의 견해가 통일되지 못한 결과, AID자녀의 보호가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분만에 의하여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모자관계와는 달리 규범적으로 정해지는 부자관계의 특성상, 자(子)의 법적지위를 확정함에 있어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사전에 방지하고, 남편의 동의를 통해 출생한 자(子)의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AID자녀의 부성추정과 부성부인에 관한 명문의 규정을 두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나.
    ‘남편의 동의’라는 행위를 원인으로 인하여 AID자녀가 출생하였으므로, 남편은 그에 상응한 책임을 져야 하고, 제3자의 정자를 이용하는데 동의한 남편이 나중에 그 자(子)에 대한 친생을 부인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함이 명백한 이상, 남편의 친생부인권을 허용하는 것은 AID자녀의 복리를 현저히 해하는 것으로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또한 ‘남편의 동의’는 AID자녀의 출생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소이므로, 현행과 같이 ‘남편의 동의’라는 요건을 ‘대한산부인과과학회의 보조생식술 윤리지침’에만 규정해두는 것으로는 부족한 것으로 생각된다.

    다.
    요컨대, 남편의 동의로 출생한 AID자녀의 경우에는 그 법적지위의 강력한 보장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경우 학설도 갈리고 있지만, 판례의 입장도 명확하지 않은 실정이므로, 독일 민법과 같이 "부모가 제3자의 정자를 이용한 인공수정에 동의하여 자녀가 출생한 경우, 부 또는 모에 의한 부자관계의 부인은 배제된다"라는 취지의 규정을 명문화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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