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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A서울총회] “법의 지배 전제 조건은 투명성”… 법조계 자정 노력 촉구도

    IBA 서울총회 폐막… 교류와 우정의 5박6일

    강한 기자 strong@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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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된 '세계 최대 법률가 회의' 세계변호사협회(The International Bar Association) 연차총회가 27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22일부터 엿새간 서울 코엑스에 개최된 이번 '2019 IBA 서울 총회'에는 전세계 130여개국에서 날아온 5000여명의 법조인들이 인권과 소송, 4차산업혁명, 핀테크 등 200여개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를 논의했다. 또 리셉션 등을 통해 교류의 폭을 넓히고 우정을 쌓았다. 다음 IBA 연차총회는 내년 11월 1~6일 미국 플로리다주(州) 마이애미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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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의 지배 전제조건은 투명성"… 자정 노력 촉구 = 이번 총회에서 국내외 법률전문가들은 전관예우 등을 대표적 법조계 병폐로 지목하고 "판결과 사법행정의 투명한 공개가 법원 독립에 기여한다"며 법조계의 자정 노력을 촉구했다.

     

    26일 '부패사건에 관한 사법부와 법 집행기관의 독립' 세션에서 발표한 김성수(47·사법연수원 24기)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일반대중의 41.9%가 전관예우가 존재한다고 믿고, 변호사의 75.8%가 실제로 있다고 생각해 (인식에 오히려) 차이가 난다"며 "로스쿨을 졸업한 지 얼마 안 된 젊은 변호사일수록 전관예우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부장판사 출신인 그는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위원회를 만드는 등 전관예우 근절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전관예우 문제 심각

     변호사 75.8%가 존재인식

      

    이숙연(51·사법연수원 26기) 서울고법 고법판사는 "(미국에서 실시한) 세계사법정의 프로젝트(World Justice Project, WJP)가 조사한 각국의 법치지수(Rule of Law Index)에 따르면 한국 법원은 세계 18위로 비교적 독립성과 염결성을 보장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그럼에도 브로커, 기업인, 친인척 등 지인이 연루된 사례가 발견된다"고 말했다. 이어 "1998년 개정된 법관윤리강령, 부정청탁방지법 등에서는 판사가 직무상 공정성과 청렴성을 지킬 수 있는 여러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이런 조치는 필요한 것이지만 그 기준이 지나치게 높거나 모호할 경우 자칫 독립성이 강한 법관을 표적으로 삼아 징계하거나 기소히는 등으로 사법부의 독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케빈 제르보스(Kevin Zervos) 홍콩 상고법원 판사는 "법원의 판결에 대한 학계나 시민사회의 긍정적인 비판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피드백이 사법부의 투명성을 높인다"며 "판결 뿐 아니라 사법부가 어떻게 움직이고, 작동되는지 (사법행정과 관련된 내용을) 국민들이 명확하게 알아야 사법부의 독립이 궁극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 "법 전문가, 포퓰리즘 견제해야" = SNS의 발달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정치포퓰리즘과 대중인기영합주의에 맞서, 법조인들이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Rule of law)'를 수호하는 보루 역할에 앞장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25일 에밀리오 오캄포 아르헨티나 CEMA대학 교수는 '중간계층의 붕괴-현대의 포퓰리즘이 법조계 안팎에 미치는 영향들'을 주제로 한 세션에서 "대중의 좌절감을 이용해 확립된 법률·규범·전통을 무력화하는 포퓰리즘 정치가들이 득세하고 있다"며 "포퓰리즘 정권은 민주주의의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레오폴드 마르티네즈 변호사도 "인터넷과 SNS 등에서 법조인과 사법부를 위협해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만드는 '전문 악플러(media mob)'들이 늘고 있다"며 "사법부 독립, 법의 지배를 지키기 위해 변호사 사회가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확립된 법률·전통 무시

    포퓰리즘 정치는 민주주의 위협


    인공지능(AI) 등 기술발전이 사회와 제도에 미칠 변화를 △형법 △기업법 △사회보장법 △지적재산권법 △세법 등 8개 법 분야를 중심으로 상세히 분석한 보고서도 나왔다. 

     

    IBA는 2017년부터 국제노동기구(ILO)와 함께 진행한 학술연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다양성과 평등' 분야 발표를 맡은 엘스 드 빈츠 네덜란드 변호사는 "AI와 인지기술의 발전 등 기술변화로 노동의 본질을 재정의해야 할 단계에 이르렀다"며 "근무 장소·형태의 혁신이 이뤄지면서 플랫폼 노동, 원거리 노동, 임시직 노동 등이 보편화되고 있고, 노동 인력의 국경을 넘는 이동이 각국의 이주민 정책과 국적법 영역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면서 동시에 사회통합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각국이 법제도를 발전시켜야 하는 시점"이라고 했다. 

     

    '기술법' 분야를 맡은 사자이 싱어 인도 변호사는 "기술발달로 산업과 경제의 효율성이 높아졌지만, 노동자는 해고·감원되고 있다"며 "고도화된 기술이 노동자를 감시하는 도구로 쓰일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노동 취약 계층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 및 훈련을 시행해야 하고, 직장 내 사생활을 보장하는 범위와 한계에 대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법의 지배’ 지키기 위해

    변호사 사회가 개입 필요 있어

     

    ◇ 국내 법조계 전문성 주목… 우주법 등 생소한 영역도 = 이번 총회에서는 국내 법조계와 로펌에서도 각 분야 전문가 170여명이 나서 다양한 주제로 발표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는 '북한의 인권 침해 문제' 세션에 패널로 참여한 권오곤 국제형사재판소(ICC) 당사국총회 의장 등 20여명이 발표자로 나섰다. 권 의장은 점심시간을 이용한 특별이벤트인 '권오곤 ICC 당사국총회 의장과의 대화'에서 마크 엘리스 IBA 총괄이사와 △국제형사재판소의 역할과 한계 △수단 사태·미얀마 로힝야족 학살 사건 등 국제 이슈 △북한 내 반인권 범죄에 대한 기소 가능성 등을 주제로 대담을 진행했다. 

     

    법무법인 태평양과 율촌도 각각 20여명이 발표했다. 태평양에서는 김갑유 변호사가 중재인으로서의 경험담과 노하우를 소개하고, 박준기 변호사가 영업비밀 침해·유출 등에 관한 최근 경향을 발표했다. 율촌에서는 우창록 명예회장이 '로펌 매니징파트너(MP)의 경력'을, 윤세리 명예 대표변호사가 '로펌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했다. 

     

    북한 내 반인권 범죄에 대한

    기소 가능성 주제 대담도

     

    광장에서는 박태호 국제통상연구원장과 권순엽 변호사 등 18명이 연사로 나섰으며, 이번 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은 최정환 변호사는 '세계 각국 법률시장 개방 현황과 효과' 세션에서 토론했다. 세종에서는 '한국 법률시장 현황'을 주제로 발표한 김두식 대표변호사 등 9명이 단상에 섰다. 화우에서는 이숭기 변호사 등 4명이, 바른에서는 김유 미국변호사 등 2명이 발표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기업에서 활동하는 사내변호사들의 역할과 활동이 특히 주목 받았다. '급변하는 시대와 사내변호사의 역할' 쇼케이스에서는 에디드 시 홍콩 변호사가 "경영, 회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팀을 이뤄 일해야 시대변화에 뒤쳐지는 위험을 줄이고, 산업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중관할 규제기관, 규제기관과 내사 사이의 국제 공조' 세션에서는 양재선 한국시티은행 외국변호사가 "한국에 국제적 기준과 충돌하는 규제사례가 존재한다. 한국이 다국적 기업에게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예측가능한 규제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며 "다양한 규제기관과 정부 간 활발한 정보 공유를 통해 복잡한 국제 규제기준에 대한 이해가 높아져야 한다"고 했다. 

     

    우주법·광물법 등 국내에 생소한 분야와 퀀텀 컴퓨팅(quantum computing), 5G, 가상현실 등 첨단기술에 대한 논의도 활발했다. 국내외 로펌과 변호사단체가 진행한 리셉션·오찬 등 수백여개의 네트워킹 행사에는 수십에서 수백명의 참석자들이 몰렸고, 1000여명이 넘게 몰린 행사도 많았다.

     

     

    특별취재팀 = 강한·왕성민·홍수정 기자   strong·wangsm·soo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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