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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습기 살균제 사건’ 재판부 기피 논란

    일부 피고인, 부장판사 남편이 살균제 조사 특위위원 활동 이유로 재판부기피 신청

    박미영 기자 mypark@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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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심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가 최근 피고인 가운데 재판부 기피신청을 낸 피고인과 그렇지 않은 피고인을 분리해 소송을 진행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기피 이유가 모든 피고인에게 공통 적용될 수 있는 문제인데도 기피신청을 낸 피고인에 대해서만 소송 진행을 중단하고, 나머지 피고인에 대해서는 재판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 제22조는 기피신청이 소송 지연을 목적으로 함이 명백한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소송진행을 정지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급속을 요하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지난 1일 이 사건 피고인 가운데 애경산업 전 연구부소장과 전 대표 측은 "공정한 재판을 받기 어렵다"며 재판부 기피신청을 냈다. 이들은 재판장인 정계선 부장판사의 남편이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특조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모두 7명(상임 4명, 비상임 3명)인데, 정 부장판사의 남편은 정당 추천으로 위원이 됐다. 그는 특조위가 지난 8월 개최한 청문회 때 가습기 살균제 관련 가해자로 지목된 기업 관계자들에게 "진실을 밝히며 구체적으로 잘못을 시인하고 재발방지와 피해자 구제 대책을 이야기하는 게 사과"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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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11일에는 일부 피고인들이 추가로 기피신청을 냈다.

     

    논란의 발단은 기피신청 접수 이후 보인 정 부장판사의 소송진행 방식이다. 정 부장판사는 기피신청을 낸 애경산업 측 두 피고인에 대한 소송 진행은 형소법 제22조에 따라 정지했다. 그러나 기피신청을 내지 않은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계속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피고인이 많고 사안이 복잡한 만큼 신속한 재판 진행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

    기피신청 낸 피고인의 소송 진행 정지

     나머지 피고인 재판은 계속 진행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재판부 기피신청 사유인 정 부장판사 남편의 특조위 활동은 다른 피고인들도 동일하게 주장할 수 있는 사유이므로 소송진행을 중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만약 상급심에서 이 같은 재판 진행이 위법한 것으로 판단돼 파기된다면 기피신청을 냈는지 여부와 관계 없이 모든 피고인이 다시 재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피신청이 인용될 경우 기피신청을 낸 피고인들만 따로 떼 다른 재판부로 사건을 재배당할 것인지도 문제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재판장의 남편이 가습기 살균제 관련 특조위 위원이라는 사실은 이 사건과 관련해 같은 재판부에 기소된 다른 피고인들에게 공통된 요소인데 재판부 기피신청을 한 피고인들만 분리해 변론을 중단하고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재판을 계속 진행하는 것은 형소법 제22조의 한계를 넘어선 무리한 재판 진행"이라며 "만약 상소심에서 이 같은 재판 진행이 위법하다고 판단하면 피고인들이 원점에서 다시 재판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변호사도 "피고인들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에 재판 진행에 급속을 요하는 경우라고 보기도 어렵다"며 "통상 사건 단위로 재판부가 재판을 진행하는데, 공동 피고인들에게 모두 적용될 사안에서 기피신청을 낸 특정 피고인들에 대해서만 재판을 중지하고 나머지 피고인들은 별도로 재판하는 것은 소송의 효율성이나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또 "기피신청에 대한 법원 결정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면 될 일인데, 무리하게 재판을 이어나가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법조계

    “다른 피고인도 공통된 요소

     분리재판 진행은 또 다른 문제 야기할 수도”

     

    한 로스쿨 교수는 "공동 피고인 중 일부가 기피신청을 냈을 때 전부가 기피된다고 볼 수도 있고 분리해서 기피신청한 피고인에 대해서만 재판을 정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을 수 있지만,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에서 깊이 논의된 바는 아직 없다"며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재판부에서는 한 사건이기 때문에 일부 피고인의 기피신청이 들어오면 재판을 전면적으로 정지하는데,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이기 때문에 신속한 재판을 위해 이렇게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형소법상 공동 피고인 중 일부가 낸 기피신청의 효력 등이 다른 피고인들에게도 모두 미치는지 여부에 대해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기 때문에 법해석론적으로는 어느 쪽으로든 해석이 가능하다"면서도 "기피신청 사유가 당사자마다 다를 때에는 그 같은 기피신청 사유가 없는 피고인에 대한 재판은 진행해도 무방할 것으로 보이지만, 기피사유가 당사자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사안일 때에는 재판 전체를 중단하고 기피신청 인용 여부에 대한 결정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반면, 또 다른 로스쿨 교수는 "공동 피고인 중 일부의 기피신청으로 재판 전체가 중단됐을 경우에는 기피를 주장하지 않은 피고인들까지 재판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에 일부라도 재판이 진행되는 것이 맞다"며 "다른 피고인들에 대한 증거조사나 증인신문 등을 진행했기 때문에, 만약 기피신청이 기각되더라도 미리 진행한 증거조사 등에 따라 필요한 부분만 추가로 재판을 진행하면 전체적인 재판이 늘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조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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