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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로스쿨 시스템 사실상 붕괴 상태”

    김창록 경북대로스쿨 교수 논문서 주장

    이순규 기자 soonlee@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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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보다 5년 먼저 로스쿨 제도를 도입한 일본의 새로운 법조인 양성 시스템이 붕괴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바늘구멍에 가까운 신(新)사법시험의 좁은 통과문과 로스쿨을 졸업하지 않고도 신사법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인 '예비시험' 등으로 인해 과거 구(舊)사법시험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신사법시험 합격자 10명 가운데 2명이 예비시험 출신일 정도로 로스쿨 우회로가 커져 로스쿨 제도 존립 기반마저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창록 경북대 로스쿨 교수는 최근 전남대 법학연구소가 발행하는 법학논총에 게재한 '일본 로스쿨 시스템의 현상' 논문에서 "일본 신사법시험 합격자 수가 1500명대로 낮아져 구사법시험 시대 수준으로 돌아가 버렸다"며 "일본 로스쿨의 교훈은 '시험이 지배하는 공간에서 새로운 법률가는 탄생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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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로스쿨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시험에 의한 선발'로부터 '교육을 통한 양성'으로 법률가 배출 시스템의 중심축을 옮김으로써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다양한 법률가를 길러내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김 교수는 "2004년 4월 출범 후 15년이 지난 지금 일본의 로스쿨 시스템은 과거의 시험 중심 구조로 완전히 회귀해버렸다"며 그 근거로 "신사법시험의 응시자 대비 합격률은 20%대에 머물고 있는데, 로스쿨의 우회로인 예비시험은 성황"이라는 사실을 제시했다.


    신사법시험 합격자

    10명 중 2명이 ‘예비시험’ 출신

     

    실제로 일본 예비시험 수험자 수는 시행 첫 해인 2011년에는 6477명에 그쳤지만, 이후 계속 증가해 지난해에는 1만1136명에 달했다. 예비시험 합격자 수도 증가 추세를 보여 2011년 116명에서 지난해 433명으로 늘어났다.

     

    일본 신사법시험에서 예비시험 출신 합격자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김 교수 논문에 따르면 예비시험이 도입된 후 처음으로 치뤄진 2012년 신사법시험 합격자 2102명 중 로스쿨 졸업자는 97.2%(2044명), 예비시험 출신 합격자는 2.8%(58명)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해 일본 신사법시험 합격자 1525명 중 로스쿨 졸업자는 78%(1189명)로 줄어든 반면, 예비시험 출신 합격자는 22%(336명)로 6년 새 8배 가까이 급증했다.


    로스쿨생도 가세

     과거 사법시험 시대로 회귀 조짐

     

    김 교수는 "2011~2018년 예비시험에서 대학 재학자와 로스쿨생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수험자 7만5886명 가운데 3만110명으로 39.7%에 달하고, 전체 합격자 2718명 가운데 1989명으로 73.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신사법시험 합격자 중 예비시험 합격을 통해 수험자격을 얻은 사람의 합격률은 평균 70%로 로스쿨 졸업을 통해 수험자격을 얻는 사람의 평균 합격률 23%보다 3배나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비시험은 당초 '경제적 사정이나 이미 실제 사회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고 있는 등의 이유로 로스쿨을 경유하지 않은 자'를 위해 만들어 놓은 우회로였지만, 실제로는 대학 재학자와 로스쿨생들이 대거 몰리면서 원래의 궤도를 크게 이탈하고 있다"며 "로스쿨생들이 예비시험에 몰리는 이유는 수험기간 단축 및 수업료 절감, 경쟁률 높은 예비시험에 합격하는 하는 것이 일종의 훈장이 되어 자격취득 후 취업채용 때도 유리하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같은 시험 중심 구조가 일본 로스쿨 교육에 커다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 정부는 '어려운 선발시험'이라는 과거의 틀을 그대로 둔 채 사법시험 합격률이 낮은 이유를 로스쿨 탓으로 돌리며, 한편으로 로스쿨 수와 입학정원을 줄이고 로스쿨의 시험대비 교육을 강화하는 조치들을 취했다"며 "게다가 2020년 도입 예정인 '법조코스'는 학부에서부터 법을 공부한 사람들로 로스쿨을 채워 시험공부를 시키겠다는 취지이기 때문에 로스쿨의 당초 목표 이탈에 쐐기를 박는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일본 로스쿨 시스템이 '붕괴 직전'이라고 표현했다.


    로스쿨 우회로 커져

    로스쿨 존립기반 마저 흔들어

     

    김 교수는 한국에서 사법시험이 부활하거나 예비시험 제도가 새로 도입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일축하면서도 변호사시험의 사법시험화를 경계했다.

     

    그는 "한국 로스쿨 시스템은 일본과 달리 로스쿨 설치 대학의 학부 법학교육 폐지, 사법연수제도 폐지 등 과거의 제도와 철저히 단절함으로써 돌아갈 다리를 잘랐다"면서도 "자격시험을 전제로 도입된 변호사시험은 여전히 정원제 선발시험으로 남아 있고 변호사시험을 사법시험화하려는 압력은 여전히 강고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로스쿨의 고시학원화는 피하기 어렵고 로스쿨 시스템의 정상적인 작동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로스쿨 시스템의 성공을 위해 변호사시험을 완전 자격시험으로 만들고 로스쿨을 교육기관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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