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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호사와 영화보기 : [아동인권 프로젝트①] ‘미쓰백’과 아동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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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19.10.05. ] 


    최근 들어 아동학대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는 일이 많습니다. 충격적인 사건의 전말이 밝혀질 때마다 대중은 분노합니다. 사회적 공분이 가해자에 대한 비판과 처벌로 이어지지만 아동학대 사건은 좀처럼 끊이지를 않습니다. <변호사와 영화보기>는 앞으로 5회에 걸쳐 [아동인권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아동학대를 직간접적으로 다룬 영화들과 그 속의 법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본 칼럼을 읽어주시는 분들과 같이 우리사회에서 보호받아 마땅한 아동의 인권에 대하여 생각해보는 작은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아동인권 프로젝트]의 첫 순서로 다뤄볼 영화는 “미쓰백(2018, 이지원 감독)”입니다. 


    (아래 내용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영화를 본 후 읽으시길 권장합니다)



    ■ 부모의 아동에 대한 징계? 학대? 그 기준은 무엇인가

    백상아(한지민 분)는 알코올 중독에, 어린 자신을 상습적으로 학대하고, 결국 떠나버렸던 엄마(장영남 분)에 대해 깊은 상처를 안은 채 억척스럽게 살아갑니다. 그녀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누구에게도 마음을 쉽게 열지 않고 애써 강한 척을 하는 가면을 쓰고 “미쓰백”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갑니다.


    그러한 그녀가 동네에서 추운 겨울 날 얇은 옷 한 장만 입고 맨발로 길에서 떨고 있는 지은이(김시아 분)를 만나게 됩니다. 떨고만 있는 지은이에게서 가면 속 자신의 진짜 모습이 보였을까 미쓰백은 지은이에게 말을 겁니다. 


    “왜 너는 홀딱 벗고 다니냐?”


    영화 속 미쓰백은 금세 지은이 가정폭력의 피해자라는 것을 눈치 챕니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지은이를 돕기로 마음을 먹고 행동으로 옮기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미쓰백이 스스로도 큰 상처와 트라우마를 간직하고 있고 생활에 여유가 없는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는 점도 그 이유이겠지만, 지은이를 학대하고 있는 가해자가 그 친부인 김일곤(백수장 분)과 그의 동거녀인 주미경(권소현 분)이기 때문에 섣불리 타인의 가정에 개입하지 못한 것입니다.


    민법 제915조에는 친권자의 자녀에 대한 징계권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친권자에게 자녀 양육방식에 대한 자율성을 높게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러한 징계권이 친권을 남용하는 수준에 이를 경우까지 인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동복지법, 및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아동학대처벌법”)에서는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아동학대로 규정하여 금지, 처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발간한 ‘2017년 전국아동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아동학대사건 가해자 중 73.3%가 친부모였다고 하니, 친권자의 양육방식에 높은 자율성을 인정하는 사회분위기가 오히려 이웃과 지역사회로 하여금 아동학대를 예방하거나 개입하는 데 소극적이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잇따른 아동학대 사건 발생과 이로 인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짐에 따라 정부는 위 민법 제915조 징계권에 대한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아동인권보호에 대한 사회적 책임의식에 기초하여 친권의 자율적이고도 적정한 행사기준이 마련되길 바랍니다.



    ■ 아동학대에 무관심한 어른들 :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와 경찰 등의 즉각적인 출동 및 보호조치의무

    영화 속 어른들은 대부분 지은이의 상황에 무관심한 모습을 보입니다. 미쓰백은 눈앞에서 일곤으로부터 지은이가 무참히 폭행당하는 모습을 보게 되어 말싸움을 하다가 함께 지구대에 가게 됩니다. 지은이의 온몸에 난 상처가 뻔히 보이는 상황임에도 경찰은 전과가 있는 미쓰백의 말을 도통 믿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조사도 없이 아동학대 센터에서 가정방문을 하도록 하겠다며 지은이의 원 가정 복귀를 허락합니다.


    이후 미쓰백은 또 다시 발생한 가정폭력으로 심하게 다친 지은이를 병원에 데려가지만 접수신청서에 지은이와의 관계를 뭐라고 작성해야 할지 고민합니다. 하지만 병원관계자 누구도 상처투성이인 지은이가 뻔히 보이는 상황임에도 지은이나, 미쓰백에게 지은이가 어떻게 다친 것인지, 어디가 아픈 것인지를 묻지 않습니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에서는 아동학대범죄 신고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누구든지 아동학대범죄를 알게 된 경우나 그 의심이 있는 경우에는 아동보호전문기관 또는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동복지시설 종사자와 같이 아동을 돌보는 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나 구급대원, 의료인과 같은 의료기관 종사자, 교직원 및 강사 등에게 아동학대 신고의무가 규정되어 있고 신고의무 위반 시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법 제63조).


    또한 같은 법 제11, 12조에 따르면 신고를 접수한 사법경찰관리나 아동보호전문기관 직원은 지체 없이 아동학대범죄 현장에 출동하여야 하며, 이 때 해당 장소에 출입하여 아동, 관계인들을 조사하거나 질문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현장에 출동하거나 범죄현장을 발견한 사법경찰관리나 아동보호전문기관 직원은 피해아동의 의사를 존중하면서도 피해아동 보호의 필요성을 고려하여 즉각적인 응급조치로서 ① 범죄행위를 제지하고, ② 아동학대행위자를 피해아동으로부터 격리하며, ③ 피해아동을 아동학대 관련 보호시설로 인도하고, ④ 긴급치료가 필요한 경우 의료기관으로의 인도하여야 합니다. 이 외에도 사법경찰관은 아동학대범죄가 재발될 우려가 있고 긴급을 요하는 경우 직권으로도 아동학대행위자와 피해아동의 격리, 접근 금지와 같은 긴급임시조치를 할 수 있고 검사도 법원에 임시조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법 제13, 14조). 


    이처럼 현행법에 따르면 특정 직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아동학대피해자를 발견 시 신고할 의무가 있고 신고를 받은 수사기관 등에는 즉각적인 출동 및 보호조치의무까지 존재합니다. 


    영화 “미쓰백”은 아동학대 문제를 비교적 현실감 있게 잘 그려낸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속 지은이와 같이 아동학대에 신음하면서도 주변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서 고통스러운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는 아동들이 많습니다. 사회 전반에 아동인권보호에 대한 의식과 아동학대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높아지고 새롭게 마련되는 아동학대 관련법령과 피해아동 보호제도들 또한 구체적으로 기능하여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을 예방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다음에도 재밌는 영화와 법적인 분석이 담긴 칼럼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이희창 변호사 (heechang.lee@lawlog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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