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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대법원 재판연구관에 법제처 공무원 임용 논란

    법원행정처·법제처 협의 끝내… 이르면 이달 말 발령

    이승윤 기자 leesy@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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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제처 소속 공무원을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파견(임용)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법원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법률의 입법취지나 제·개정 연혁 등을 심도있게 조사해 상고심 사건 연구·검토 과정에 반영하자는 취지이지만, 일각에서는 법제처 출신 재판연구관 임용은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현재의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삼권분립 원칙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은 대법원에서 상고심 사건의 심리 및 재판에 관한 조사·연구 업무를 담당한다. 재판연구관들이 만든 보고서는 대법관들의 최종 판단에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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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판연구관은 △고등법원 부장판사인 수석·선임재판연구관과 △법관경력 17년차 이상 전속조·공동조 부장연구관 △법관경력 14~16년차 일반 재판연구관 △변호사나 교수, 박사, 외국법전문가, 의사 등 특수분야 전문가 출신의 법관이 아닌 전문직연구관으로 구분된다.

     

    대법원규칙인 '판사가 아닌 재판연구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비(非)법관 재판연구관의 정원은 30명이다. 임기는 최장 3년이다. 법원조직법은 대법원장이 다른 국가기관이나 공공단체, 교육·연구기관 등의 소속 공무원·직원을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하게 하기 위해 파견근무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비법관 재판연구관은 국세청과 특허청, 헌법재판소 등에서 파견을 받거나 의사, 변호사, 교수 등 전문직들로 구성돼 있다.

     

    대법원과 법제처 등에 따르면, 법제처는 지난해 11월 대법원에 '비법관 재판연구관을 보내고 싶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내부 검토를 통해 이를 받아들이기로 한 대법원은 다시 법제처에 '재판연구관 적임자 1명을 추천해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최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법제처는 현재 대법원에 재판연구관을 보내기 위해 인사혁신처와 협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공무원법상 국제기구, 외국기관, 국내외의 대학·연구기관, 다른 국가기관이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민간기업 등의 임시 채용을 위해 '고용휴직'을 하려면 인사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법제처 출신 재판연구관 임용은 이르면 이달 말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상고심사건 연구·검토과정 입법연혁 등

    반영 취지”


    대법원 관계자는 "하급심이나 대법원 판결이 실제 행정집행에 반영되지 않아 확정 판결 이후에도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실관계에서 판례와 다른 행정처분이 일어나는 등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며 "법제처 공무원이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할 경우 판결 취지에 대한 이해 증진과 원활한 소통으로 법원의 판결 내용이 실제 행정집행에 잘 반영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사한 소송의 반복을 막아 궁극적으로 국민의 편익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행정사건이나 조세사건 등 법령의 입법취지와 연혁, 제·개정 경위 등에 관한 상세한 검토가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법령정보시스템이나 국회의안검색시스템, 기타 문헌 등 공간된 자료만으로는 그 내용을 자세히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경우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법제처에서 관리 중인 자료를 신속히 협조받을 수 있어 적정한 판단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행정소송 판례 분석 등을 통해 행정의 실제 집행상 문제점을 파악하고, 관련 법령의 정비 의견을 행정부 입안 과정에 반영해 대법원 판결의 취지가 법령을 통해 구현될 수 있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다.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한 판사는 "헌법상 명령·규칙·처분의 헌법·법률 위반 여부에 대해 최종 심사 권한을 가진 대법원은 상고심 사건 연구·검토 과정에서 법률의 입법취지나 제·개정 연혁 등에 대한 심도 있는 조사·연구가 필요하고, 마찬가지로 법제처도 위헌적인 명령·규칙·처분이 있는지 빨리 파악해 이를 법령 정비 과정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상고심 재판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국세청 등 다른 행정기관에서도 비법관 재판연구관을 파견 받는데, 법제처 출신이라고 해서 특별히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특히 법관직을 사직하자마자 곧바로 현 정권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에서 법무비서관을 지냈던 김형연(54·사법연수원 29기) 법제처장이 취임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이런 일이 벌어졌기 때문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는 판사들도 많다.


    “사법부에 행정부 직원 임용은

    삼권분립 훼손 우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국세청이나 특허청 등 비법관 재판연구관 파견이 필요한 조세·지적재산권 사건 등은 전문적 지식이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행정부 직원의 파견이 필요한 반면, 법제처의 경우 상대적으로 전문성이나 필요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오히려 행정부 직원이 불필요하게 사법부에 배치돼 부적절한 오해를 살 공산이 크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부장판사도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김 처장이 취임하자마자 대법원에 법제처 직원을 배치시키는 것은 자칫 행정부가 사법부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될 수 있다"며 "상고심 주요 사건들을 검토하는 재판연구관실에 오해를 살 만한 인사를 배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헌법연구관 출신의 한 변호사는 "헌재에서는 입법취지나 연혁 등을 심도있게 검토하기 위해 업무 유관성이 있는 법제처 공무원의 파견이 필요한 측면도 있지만, 대법원은 성격이 다르다"면서 "법제처 공무원의 대법원 재판연구관 파견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꼬집었다. 법제처는 국장급 고위공무원을 헌재에 고용휴직 형태로 사실상 파견하고 있다.

     

    특히 그는 "행정부 부처 내의 인적 교류는 어떤 형태든 관계없지만, 권력분립의 원칙상 행정부와 사법부 간의 인적 교류는 적절치 않다"며 "그렇게 따지면 대법원에 정부 각 부처별 인력을 모두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에서 필요한 자료가 있다면 법제처에 공식적으로 요청하면 된다"며 "굳이 법제처 공무원을 휴직시켜 대법원 깊숙한 곳에 데려다 놓을 아무런 필요성이 없다"고 했다.

     

    법원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현직 법관들, 특히 양승태 코트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폭로하고 김명수 코트 출범을 주도했던 법관들이 줄줄이 청와대로 들어가거나 총선 출마를 위해 여당에 입당하는 세태가 이어지면서 사법부의 독립성이나 중립성이 의심 받고 삼권분립이 아니라 '삼권분업'을 시도한다는 비판까지 나오는 상황이라 판사들이 이 문제를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면서 "아무리 좋은 의도라 해도 시기와 상황이 맞지 않으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대법원과 법제처가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윤·손현수 기자   leesy·boy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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