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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변호사회

    “상고심 심리불속행 제도는 재판받을 권리침해”

    서울변회 정책 토론회

    홍수정 기자 soojung@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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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이 상고심 재판에서 운영하고 있는 심리불속행 제도는 국민의 재판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등 위헌 소지가 커 입법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박종우)와 김남국(38·변호사시험 1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22일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대법원 심리불속행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 방안에 대한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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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대법원 심리불속행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 방안에 대한 정책 토론회'에서 박종현 국민대 법대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심리불속행이란 민사나 가사·행정·특허 분야 상고사건에서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헌법이나 법률, 대법원 판례 위반이나 중대한 법령 위반에 관한 사항 등을 포함하지 않은 경우 더 이상 심리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다. 심리불속행으로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문에는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은 상고심 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에 해당하여 이유 없다. 위 법 제5조에 입각해 상고인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라는 취지의 문구만 짤막하게 기재될 뿐 판결이유가 설시되지 않아 변호사들 사이에서는 '깜깜이 판결문'으로도 불린다. 최근 헌법재판소에는 심리불속행 제도의 위헌성을 주장하는 헌법소원이 접수돼 심리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재판의 신속성·업무효율성 빌미로 

    과도하게 제한

     

    김 의원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형사를 제외한 민사, 가사, 행정소송 상고 사건에서 2016년에는 71.2%, 2017년에는 77.4%, 2018년에는 76.7%의 사건이 심리불속행으로 기각됐다"며 "심리불속행 제도, 특히 상고기각 판결에서의 이유 기재 생략 제도의 문제점이 큰 만큼 제21대 국회에서 개선안을 담은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대법원이 지난해 처리한 민사·가사·행정사건 중 판결이유를 확인할 수 없는 심리불속행 사건 비율이 70%가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오늘 토론회가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보호하고 심리불속행 제도가 남용되지 않도록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단초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토론회는 김득환(59·사법연수원 15기) 서울지방변호사회 법제위원장이 좌장을 맡고 이호영(39·2회) 서울변회 법제정책이사가 진행을 맡았다.

     

    2019년 상고사건 70% 이상

     “판결이유 알 수 없어”

     

    박종현 국민대 법대 교수는 '대법원 심리불속행 제도에 대한 검토 : 상고기각판결에서 이유 기재 생략 제도의 위헌성 검토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하면서 "남상고(濫上告)를 방지하고, 재판의 신속성과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된 현행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법상 열거된 상고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상고의 경우 대법원이 심리불속행 판결을 내릴 수 있고, 나아가 그 이유를 기재하지 않을 수 있다"며 "그러나 이 제도는 재판의 신속성과 대법원의 (업무)효율성을 빌미로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고 지적했다.

     

    또 "제도 시행 주체인 대법원과 대의적 정책결정기관인 국회에서 제도 개선안을 제출하는 등 현행 심리불속행 제도, 특히 상고기각 판결에서의 이유 기재 생략 제도의 문제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여겨지고 있지만, 최종적인 입법결정의 부재로 여전히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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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 "종래 헌재는 심리불속행 제도가 헌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지만, 헌법재판관 전원이 이 제도가 합헌적이라 판단하던 경향은 4기 헌재에서부터 변화하기 시작했으며, 특례법 조항이 위헌적이라는 반대의견도 개진되기 시작했다"며 "헌재는 지금까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재판청구권의 핵심으로 파악하고, 법원의 이유 기재 의무는 핵심적 내용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주장에 대한 근거 제시 과정에 집중하는 '논의이론' 등에 따르면 재판청구권은 절차적 권리에 그치지 않고 법원의 충분한 이유 기재까지 요구하는 실체적 권리"라고 강조했다.

     

    국민주권주의·법치주의 

    이념 훼손 위헌 소지 많아

     

    그러면서 "이 같은 논의를 고려할 때 현 제도는 법원이 수행해야 할 응답 및 논증의무를 부정한다는 점에서 재판청구권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며 "또 권력 행사의 정당성을 이해시키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국민주권주의와 법치주의의 이념을 훼손해 위헌의 소지가 크다. 심리불속행 제도가 국민의 재판청구권 보장을 위해 도입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새로운 제도 개혁안을 기획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들도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승재(49·29기)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연구원장은 "판결문은 법원의 결론을 전달할 뿐 아니라 재판 당사자를 설득하는 문서"라며 "법원의 신뢰를 강화하기 위해서도 이 문제는 해결돼야 한다"고 개선 필요성을 주장했다.

     

    최두영(47·30기) 현송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특례법의 이유 불기재 조항(제5조 1항)은 현행 심리불속행 제도의 위헌적·파행적 운영에 결정적인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며 "사법의 최후 보루인 헌재가 조속히 정책적인 결단을 내려 현행 제도의 위헌성을 확인함으로써 침체된 개혁 동력을 살려내고 실질적인 상고심 제도 개선을 이끌어내는 것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법원 신뢰 제고 위해서도 

    조속히 제도 개선 필요

     

    강한 법률신문사 기자는 "심리불속행 기각 비율을 당장 낮출 수 없다면 상고기각 시 두세 줄의 간단한 이유를 기재하는 내부 방침을 세우거나, 심리불속행 기각 사유 중 하나인 '중대한 법령위반'의 기준을 대법원 규칙 등으로 외부에 공표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김영진 인천대 법대 교수는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돕는 이유기재 생략 제도의 취지를 전면 무시할 수는 없으며, 심리불속행 제도 폐지 후 대안 마련과 현실성 등에 대한 추가 논의도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장수정(31·48기)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 사무관은 "심리불속행은 상고제도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 쟁점이므로 심리불속행에 대한 논의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현재 대법원은 상고제도개선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상고제도 전반에 대한 제도 개선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사법행정자문회의 산하에 상고제도개선특위(위원장 이헌환 아주대 로스쿨 교수)를 설치해 △상고심사제 △대법관 증원을 포함한 대법원의 이원적 구성 △고등법원 상고부 설치 등 폭증하는 상고사건 해결을 위한 상고심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본보 2020년 9월 14일자 1,4,5면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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