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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논단

    협의이혼제도의 개선 방안

    이상욱 교수 (영남대 로스쿨)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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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Ⅰ. 서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협의이혼은 매년 전체 이혼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재판상 이혼보다 협의이혼을 선호하는 이유는 이혼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무엇보다도 번잡스럽지 않게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종결하겠다는 심리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런데 현행법상 협의이혼절차와 그 내용은 상당히 복잡하게 되어 있다. 1960년 민법 제정 당시 협의이혼은 호적법이 정한 바에 따라 신고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는 간략한 내용이었지만 1979년 법원의 이혼의사확인제도가 도입되었고 1990년에 면접교섭권과 재산분할청구권이 신설되었다. 2007년에는 이혼절차에 관한 내용으로서 가정법원이 제공하는 안내와 전문상담인의 상담 권고제도 및 이혼숙려기간제도 등이 신설되었다. 협의이혼이란 의미 그대로 부부가 협의에 의하여 이혼할 수 있다는 것인데(민법 제834조) 우리 민법은 당사자의 이혼의사 합치 외에 여러 가지 절차와 내용을 부가하여 결과적으로 법원이 매우 깊숙하게 개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협의이혼 절차가 간소하여 이혼의사 합치만으로 쉽게 이혼할 수 있게 된다면 무분별하고 일방적인 이혼이 남용될 수 있다는 우려와 이혼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그 근저에 존재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사회가 많이 변화한 만큼 당사자의 이혼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고 법원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도 공정성을 확보하여 조속한 시일 내에 종결할 수 있도록(간략함·안전함·신속함) 협의이혼제도의 개선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Ⅱ. 협의이혼 규정의 문제점
    민법 제정 이후 그동안 단행된 협의이혼 관련 개정 작업의 근간은 협의이혼을 빙자한 일방적인 축출 이혼을 방지하려는 의도를 비롯하여 무분별한 이혼을 자제하고 특히 미성년 자녀를 보호하려는 정책적 고려에서 자녀 양육비와 양육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에 법원이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국가(법원)의 후견적 역할이 강화되었던 것이다. 그 결과 이제 협의이혼을 하려는 당사자는 먼저 가정법원에 협의이혼의사확인신청을 하고 가정법원이 제공하는 안내를 받아 전문상담인과의 상담권고제도를 거쳐 이혼숙려기간을 경과한 후 미성년 자녀의 친권자결정에 관한 협의서와 양육비부담조서 등을 작성하여 제출하게 되면 비로소 판사로부터 이혼의사를 확인받을 수 있게 되고 이를 신고함으로써 이혼 절차는 종료하게 된다. 이에 따라 전국의 법원과 건강가정지원센터 및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등의 무료상담기관이 연계하여 상담이 실시되고 있는데 그 주된 내용은 이혼예방을 위한 갈등해결 상담, 효율적 자녀양육을 위한 자녀양육합의서 작성 및 조정, 이혼과 이혼 후 생활에서 분노·상처·두려움 관련 상담, 이혼으로 인한 부작용 및 부적응 문제 지원(이혼으로 인한 한 부모 가족에 대한 이혼 후 가족상담) 등으로 되어 있다. 결국 이혼안내 내지 상담권고 과정에서는 이혼 시의 재산분할 문제라든가 위자료 산정 등 경제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요한 과제로서 평가되지도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60대 이상 남녀의 이혼 상담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제는 미성년 자녀의 보호 방안도 중요하지만 미성년 자녀의 유무에 관계없이 이혼 후 당사자들의 경제력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도록 확보할 수 있는 방안도 이혼절차 과정에서 더불어 모색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즉 협의이혼의 절차과정에서부터 재산분할과 위자료 등에 대하여 심도 있는 논의를 하고 그 구체적인 방법과 금액 등을 조언하거나 중재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보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가정법원의 협의이혼의사확인제도 역시 재고되어야 할 과제라고 본다. 판례에 의하면 협의이혼의사 확인절차는 확인 당시에 당사자들이 이혼을 할 의사를 가지고 있는가를 밝히는 데 그치는 것이고 그들이 의사결정의 정확한 능력을 가졌는지 또는 어떠한 과정을 거쳐 협의이혼 의사를 결정하였는지 하는 점에 관하여서는 심리하지 않으므로 법원의 역할은 그들의 의사를 확인하여 증명하여 주는 데 그치는 것이라고 한다(대법원 1987. 1. 20. 선고 86므86 판결).


    Ⅲ. 개선방안 

    1. 법원 개입의 최소화
    민법 제정 당시 및 1970년대는 협의이혼이라는 미명하에 남자의 일방적이고 전권적인 이혼이 성행할 수 있다는 우려에 가정법원의 이혼의사확인제도가 도입되는 등 협의상 이혼에 법원을 개입시키게 되었지만 오늘날 사회적 추세는 협의이혼이라는 명분의 부당한 축출이혼으로부터 당사자를 보호하기 보다는 실질적으로 이혼 후의 경제력을 확보하는 방안이 더욱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즉 이제는 진정한 이혼의사 유무의 확인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이혼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한 쟁점이라고 본다. 더구나 현행법상의 협의이혼제도는 가정법원이라는 국가기관이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고 이로 인해 이혼의 자유라는 기본권은 혼인의 자유에 비해 보장되고 있다고 할 수 없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제기되고 있는 터이다. 민법전에 이혼절차의 숙려기간과 상담권고제도가 도입될 당시 이혼 시 발생하는 위자료나 재산분할청구권은 당사자가 임의로 처분할 수 있는 권리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모든 협의이혼신청자들에게 이에 대한 합의서를 제출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것은 국가의 지나친 개입이 될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합의를 요구하면 자칫 자녀양육에 관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위자료나 재산분할의 합의를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서 배제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문제까지 법원의 역할을 기대할 수는 없다. 협의이혼은 헌법상 보장된 이혼의 자유(헌법 제36조 제1항)에 따라 그야말로 당사자들의 자유로운 선택과 책임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고 법원의 개입은 공정성 내지 형평성 등 을 유지하기 위하여 최소한도에 머물러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2. 안전성과 공정성의 확보
    그렇다면 이 문제는 변호사에게 맡길 수밖에 없다고 본다.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하며(변호사법 제1조 제1항) 공공성을 지닌 법률전문가이기 때문이다(변호사법 제2조). 따라서 협의이혼을 하려는 부부는 각자 변호사를 선임하여 이들로 하여금 이혼협의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당사자와 변호사가 그 협의서에 날인 또는 서명하여 이를 가정법원에 신고함으로써 이혼의 효력이 발생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최근 프랑스도 민법을 개정하여 종래 합의에 의한 이혼이라도 판사의 확인을 받아야 했지만 이제 법원이 개입하지 않고 각 변호사들이 연서한 협의서에 의한 이혼, 즉 판사 없는 이혼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3. 이혼협의서 작성
    이혼할 부부가 선임한 각 변호사들에 의하여 작성되는 '이혼협의서'에 기재되어야 할 내용으로서는 ① 부부 각자의 성명, 직업, 주소지, 국적, 생년연월일, 부부의 혼인일자(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그 자녀의 성명, 직업, 주소지, 국적, 생년연월일) ② 부부 각자가 선임한 변호사의 성명, 사무실 주소 ③ 혼인 해소에 대한 부부의 합의 및 이혼 효과에 대한 부부의 합의 ④ 부부재산분할 협의 내용 및 위자료 ⑤ 미성년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친권자와 양육자 결정, 양육비 부담, 면접교섭권 행사 여부 및 그 방법 등을 고려할 수 있다.


    Ⅳ. 맺는 말

    가족법은 그 사회의 거울이라고 할 만큼 변화하는 사회의 제반 형태와 가장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으므로 항상 그 시대의 사회변화와 추세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구축되어야 한다. 그러한 점에서 이제 협의상 이혼제도는 전면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여지가 있다. 특히 건강한 이혼을 지향하는 의미에서 협의이혼제도는 신속하게 종결될 수 있어야 하고 당사자의 협의내용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설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 협의가 정당한 절차를 거치도록 제도적인 보완을 하여 협의 내용 역시 안정성과 적정성 및 형평성에 부합하도록 형성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된다면 국가(법원)의 개입은 최소화하고 공익을 대표하는 의미에서 변호사에게 그 업무를 부담하게 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가정법원의 이혼의사 확인제도는 그 필요성이 감소된 저간의 사정을 감안한다면 이제는 폐지되어도 무방할 것이다. 협의이혼을 희망하는 부부는 각각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들을 통하여 이혼에 관련된 모든 사항을 논의하고 협의하여 그에 따라 작성된 이혼협의서에 모두가 서명·날인한 후 이를 가정법원에 제출함으로써 이혼의 효력이 발생하도록 하면 될 것이다. 적어도 이제 협의상 이혼은 국가 즉 가정법원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각자의 자유로운 의사 결정이 중심이 되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이상욱 교수 (영남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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