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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부, 검찰

    ‘낙태죄 개정안’ 모두가 반대

    정부, “임신 14주까지 낙태허용, 24주 이후는 금지”

    강한 기자 strong@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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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가 낙태 허용 시점을 3단계로 구분해 임신 14주까지는 전면 허용하는 형법 및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자 법조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태아의 생명권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이라 법조계에서도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정부가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후 1년 6개월이나 지나 늑장 입법에 나서면서 올해 말까지로 정해진 입법개선 시한에 쫓기고 있다는 점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법무부(장관 추미애)와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이의경)는 7일 합동보도자료를 내고 이 같은 내용의 형법 및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헌재는 지난해 4월 낙태죄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입법시한을 2020년 12월 31일까지로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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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정안은 기존 형법 제269조 낙태죄 처벌 조항을 유지하면서 위법성 조각사유에 해당하는 270조의2를 신설하는 것이 골자다. 임산부 본인 요청에 의한 조건 없는 낙태는 임신 14주(임신초기)까지 허용하되, 임신 24주(임신후기) 이후에는 금지하는 3단계 구분안이다. 15~24주(임신중기) 제한적 허용 기간에는 △강간·준강간·친족간 임신 △임부 건강위협 △임신 지속이 사회·경제적 이유로 여성을 심각한 곤경에 처하게 할 우려 등이 있는 경우 △전문가 상담 △24시간 숙려기간 등을 거친 자기결정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낙태를 허용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합법적 허용범위 내에서 안전한 시술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태아의 생명권 보호와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조화를 이루는 데 중점을 뒀다"며 "연내 법 개정이 완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법조계를 포함해 기존에 낙태 허용을 찬성하던 측은 "사실상 낙태죄를 유지한 것"이라고, 또 반대하던 측은 "무분별한 낙태 허용으로 태아의 생명권을 침해한다"고 모두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낙태죄 부활”

     “태아 생명권 침해”

     찬반 양측 동시 반발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윤석희)는 7일 성명을 내고 "개정안은 여성을 여전히 범죄자로 낙인 찍고 사실상 사문화된 낙태죄를 부활시켰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 취지에 따라 낙태 허용기간을 14주가 아닌 22주로 확대하고, 예외요건 또한 확대해 임부들이 고비용·고위험의 불법·음성 낙태로 내몰려 건강과 생명을 위협받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회장 김도형)도 같은 날 성명에서 "(낙태죄 관련) 정부안은 사실상 낙태죄를 부활시켜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건강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이고 시대착오적인 법안"이라며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서울가톨릭법조회(회장 윤형한)는 8일 "정부 개정안은 생명을 물질적으로 계량해 폐기할 수 있다는 사고를 바탕으로 태아 생명의 존귀함을 외면해 깊이 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개정안은 임신 14주 이내에 사유 제한 없이 모든 낙태가 가능해져 낙태를 전면 자유화하고 있다"며 "또한 임신 14주 이후 요건으로 제시한 '사회적·경제적 사유'는 구체적 범위를 특정하기 어렵고, '심각'이라는 요건은 누가 어떻게 판단할지 정하지 않아 전면 허용의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사회를 비인간화·몰인간화의 길로 빠뜨리는 지극히 위험한 정책결정"이라며 "회원 의견수렴을 거쳐 정부안에 대한 모순점과 문제점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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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부 내용과 법안의 타당성을 두고도 전문가들 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한 변호사는 "개정안은 임신 중기 여성 상당수를 잠재적 형사처벌 대상자로 둘 뿐만 아니라, 태아의 독립적 생존시기를 22주로 본 헌재 결정의 취지에도 반한다. 법무부가 헌재 결정을 오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로스쿨 헌법 교수도 "낙태를 범죄로 규정한 채 범죄 처벌을 받지 않는 영역을 설정하는 방식은 헌법상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다"며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재생산권을 국가의 통제 대상으로 놓은 것이어서 반발이 계속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개정안은 여성·인권계의 성과를 퇴행시키며 무력화한다는 비판을 받으며 불필요한 논쟁도 양산하고 있다"며 형법상 낙태죄는 폐지하되 모자보건법상 낙태 규정을 두는 대안을 제시했다.

     

    반면 헌법연구관 출신의 한 변호사는 "헌재 결정의 핵심은 임신 전(全) 기간에 대한 낙태 허용이 아니라, 이익형량을 통해 (적어도) 임신 초기에는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태아의 생명권보다 우선한다고 본 것"이라며 "낙태죄를 처벌하지 않으면 태아의 생명권 뿐만 아니라 산모의 건강권도 위협될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임신 주수에 대해서는 헌재 결정 취지가 충실히 반영된 것으로 본다"며 "오히려 사회·경제적 사유가 굉장히 포괄적으로 명시된 점이 낙태를 마음껏 허용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 연말까지 

    정해진 입법시한에 쫓기는

     것도 도마에

     

    개정안은 의사의 개인적 신념에 따른 낙태 시술 거부권을 인정하고, 16세 이상 미성년자는 부모 동의 없이도 상담기관 상담사실확인서 만으로 낙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의료사건 전문가인 조우선(38·사법연수원 41기) 법무법인 윈스 변호사는 "중절에 반대하는 의사는 임신중절시술을 하지 않도록, 중절을 원하는 사람은 시술을 제공하는 병원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의사와 임부의 헌법상 권리 충돌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노희범(54·27기) 법무법인 제민 대표변호사는 "가톨릭 신자와 가톡릭 병원이 많은 나라임에도 낙태를 허용하고 있는 이탈리아에서는 낙태 시술을 하는 의사와 병원에 대해 사전등록제를 시행중"이라며 "(낙태를 원하는) 임부가 병원을 찾는 번거로움도 덜고, (낙태시술을) 원치 않는 의사의 신념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톨릭 병원은 설립 취지 자체가 생명보호"라며 "(한국에서도) 의사에게 신념에 따른 (낙태시술) 거부권을 부여하는 것에서 나아가, 병원 등 의료기관 차원에서 구성원들의 신념을 실현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둘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했다.

     

     

    강한·박솔잎 기자   strong·solip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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