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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부, 검찰

    (단독) 법조계 "인권침해 방지"·"수사역량 위축" 엇갈려

    교정시설 수용자, 검사실 출정조사 폐지 추진 파장

    강한 기자 strong@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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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사가 교정시설 수용자를 검찰청으로 불러 조사하는 출정조사를 법무부가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5년간 38만건이 넘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진행돼 구속 피의자·피고인 등 수용자에 대한 방어권 침해 등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이 같은 검찰권 남용의 폐단을 개선하고 인권침해를 방지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정부·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등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논란 속에서, 이 개선 방안 역시 검찰 직접 수사권 제한을 위한 힘빼기 전략으로 지목될 수 있어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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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사실 출정조사 5년간 38만건 = 우리나라에서 한 해 발생·접수되는 형사사건 수는 약 180만건이다. 이 가운데 검사가 직접 수사하는 사건은 수사권 조정 법안 시행 이전을 기준으로 2.7%에 해당하는 5만여건이었다. 법무부는 수사권 조정 이후 검찰 직접 수사 건수는 연간 8000건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 교정시설 수용자에 대한 수사기관의 조사는 크게 방문조사와 소환조사로 나뉜다. 19일 법무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최근 5년(2015~2019년)간 전국 교정시설의 공무상 접견은 27만2351건이 진행됐다. 이 가운데 91.3%에 해당하는 24만8771건이 경찰 방문조사이고, 8%에 해당하는 2만3346건이 보호관찰관의 방문조사이다. 반면 검찰 관계자가 교정시설에서 수용자 조사 등을 위해 공무상 접견을 한 경우는 0.08%에 해당하는 234건에 그친다. 검사가 직접 교정시설을 방문한 경우는 같은 기간 19건 뿐이다.

     

    작년 수용자 중 

    10회 이상 검사실 출정은 총 204명 

     

    검찰은 경찰과 달리 교정시설을 직접 방문하는 대신 검찰청으로 부르는 출정조사 방식으로 수용자를 조사해왔고, 수용자에 대한 호송은 관행적으로 교정공무원들이 담당했다. 2016~2020년, 교정시설 수용자는 재판 또는 수사·조사를 받기 위해 총 149만5156회 출정했다. 검찰청이 수용자를 피의자 또는 참고인으로 소환한 경우는 38만744건으로 교정시설 수용자 출정의 25.4%를 차치한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전체 출정 총량이 줄었음에도, 수용자 출정의 20%를 여전히 검찰 출정조사가 차지했다. 2016년 검사실 출정조사는 10만1426건으로 전체 출정 35만4166건의 28.6%였다. 지난해에는 전체 24만4324건 중 20.1%인 4만9035건이 검사실 출정조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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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검찰청 출정조사 = 검찰의 지나친 수용자 반복 소환이 부당한 조사관행과 인권침해를 낳는다는 비판도 많다. 2014년 교정시설에 입소한 수용자 중 자신의 수용기간에 10회 이상 검사실 소환조사를 받은 사람 수는 1696명에 달한다. 100회 이상 검사실 소환조사를 받은 수용자 수는 30명, 200회 이상도 6명이다. 검찰청 소환 횟수가 700회 이상에 달하는 수용자도 있다.

     

    정부와 법무부가 강도 높은 검찰개혁과 인권정책을 추진 중이던 지난해 입소한 수용자에 대해서도 일부 검사실에서는 고강도 소환조사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입소한 교정시설 수용자 중 10회 이상 검사실에 소환된 사람은 총 204명이다. 이들 중 8명은 지난 1년여간 최소 1주일에 한 번(1년간 50회 이상) 검사실을 다녀갔다. 최소 3일에 한 번(1년간 100회 이상) 검사실에서 조사를 받은 수용자도 있다.


    이들 중 8명은 1년간 

    최소 1주일에 1번은 조사 받아

     

    최근 인권 중심 수사 관행을 정착시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면서 검찰도 전반적인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는 있다. 특히 최근 검사실 출정조사는 총량이 절반 정도로 줄어들고, 비율 역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반복소환도 줄어드는 추세다.

     

    10회 이상 검사실 소환조사를 받은 수용자의 수는 △2015년 1792명 △2016년 1734명을 기록했지만, △2017년 1278명 △2018년 820명 △2019년 621명으로 감소했다. 100회 이상 검사실 소환조사를 받은 수용자의 수도 △2015년 23명 △2016년 23명 △2017년 9명 △2018년 4명 △2019년 3명 등으로 줄어들고 있다. 다수 범죄를 저지른 수용자의 경우 교정시설에 반복 입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법무부와 검찰은 입소일을 기준으로 교정시설 출정에 대한 통계를 관리하고 있다.

     

    최근 ‘인권 중심 수사’ 공감대 속 

    출정수사 감소 추세

     

    ◇ "인권침해 막아야" vs "수사 위축 우려" =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검사실 출정조사 등이 검찰의 고압적 태도나 수용자에 대한 강압적 수사가 나타나는 배경이 될 뿐만 아니라 위법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대통령령인 '수형자 등 호송규정' 제2조는 '교도소와 교도소 사이 호송은 교도관이 행하며, 그 밖의 호송은 경찰관이 행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이 규정은 2018년 개정돼, 올해 1월 5일부터 시행됐다. 개정 규정은 '교도소·구치소 등 교정시설 간 호송은 교도관이 행하며, 그 밖의 호송은 경찰관 또는 검찰청법 제47조에 따른 검찰청 직원이 행한다'고 정해 검찰청과 교정시설 간 업무 구분을 명문화했다. 대법원 판례(2007도9481 등)도 수사과정에서 피의자에 대한 호송·인치 업무는 수사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법무부는 이르면 올 상반기부터 검사가 교정시설 수용자를 검찰청으로 불러 조사하는 출정조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검찰 등과의 협의는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별도 대책 없이 기존업무 변경하면

     혼란 초래 우려도

     

    한 변호사는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검찰의 직접 수사가 대폭 줄어들 것"이라며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쥔 검찰이 수용자와 교정시설 모두에게 갑으로 군림해오던 구조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또다른 변호사는 "정책 결정의 문제이지만, 현재 시스템에서는 실현 불가능한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출정조사가 폐지되면 수용자나 교정공무원은 편하겠지만, 피의자나 참고인을 (검사가) 직접 대면조사 하는 경우가 줄어 범죄대응역량이 떨어질 우려도 크다"고 했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적은 인력에, 과중한 업무부담에 시달리는 검찰의 사정을 고려하면 사건 처리가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며 "특히 구속사건의 경우 짧은 기간 내에 수사가 이뤄져야 하는데, 검찰청에 별도의 자체 유치장을 만드는 등 물적 설비 확충 방안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무턱대고 기존 업무 방식을 바꾸라니 황당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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