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뉴스

    연구논단

    통상해고 법리의 문제점 고찰

    유재원 변호사(법률사무소 메이데이·노무사)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170474.jpg

    1. 문제의 배경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와 경영악화로 비자발적 실직자가 급증하고 있다. 박근혜, 문재인 정부가 실업률보다는 고용률이 중요하다며 고용률 70%까지 달성목표치를 잡았던 상황은 이미 과거사처럼 되어버렸다. 현재 해고의 급증, 해고 분쟁의 증가는 고용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노동시장의 불안정화를 초래한다. 이러한 이유로 해고의 정당성 판단은 주요한 이슈이며 특히 통념상 만연해진 '통상해고 법리'의 문제점을 확실히 하여 (통상) 해고의 정당한 사유를 명확히 정립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과연 '통상해고'란 존재하는가. 근로계약 종료의 유형은 근로계약 합의해지, 근로자의 퇴사(임의퇴사, 의원면직 등), 해고(=사용자의 일방적 의사표시) 등이 있다(기타사유로서는 사망, 폐업 등이 있음). 그 중 해고는 다양한 법리가 있는데 노동법학계에서 만연한 '해고사유 3분설'은 해고를 '통상해고(일신상해고)', '징계해고', '정리해고(경영상해고)' 세 가지로 분류한다. 근로기준법 제23조는 징계해고를 예상하게 하고 제24조는 경영상 해고에 관한 규정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통상해고 법리는 어디에서 왔을까. 연원이 모호하다. 독일 노동법에는 해고의 사유가 아닌 '해고의 제한'을 규정한 '해고제한법(KSchG)'이 있다. 일본 '노동기준법'은 이러한 해고제한의 규정을 그대로 따르고 있고 '노동계약법' 제16조는 "해고는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없고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경우는 그 권리를 남용한 것으로서 무효로 본다"라는 권리남용 무효의 법리를 정한다(이는 일본 최고재판소의 법리를 법문으로 원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해고자유라는 통념이 일반적이지만 정당사유(Just Cause)를 확인하며 성별·인종·종교 등에 대한 차별(Whistle-wing Rule)이나 근로자의 정당한 행위에 대한 보복(Anti-Retaliation) 등을 이유로 한 해고는 부당해고가 된다(cf. 영국의 Unfair Dismissal).

     


    2. 통상해고의 '사유화(事由化)'라는 문제점

    통상해고란 일반해고라고도 하며 일신상·행태상의 사유로 인하여 근로계약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고 장래에도 근로관계를 유지하지 못하여 이루어지는 해고를 말한다(권혁, '해고유형론에 관한 소고'). 고용노동부의 해석에 따르면 통상해고는 독일 해고제한법상 근로자의 일신상 사유로 인한 해고와 유사한 사유를 가진 해고이다. 대법원은 "파산선고로 회사가 해산한 후에 사업의 폐지를 위하여 하는 해고는 통상해고"이며 "업무의 능률을 기하기 위하여 한 직제개편에 불응하는 근로자를 해고한 것이 정리해고가 아니라 통상해고"라고 판시하였다. 학계에서는 통상해고를 인정하면서도, 통상해고의 사유로서 업무성과의 부진, 직무능력의 부족, 업무 부적응 등과 관련한 해석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통상해고는 학계는 물론 근로계약서,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통상해고 사유가 인사노무 실무상 보편화되면서 실무상으로 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첫째, 통상해고이면서 징계해고인 경우에 통상해고가 가능한가. 대법원은 "특정사유가 징계해고사유와 통상해고사유의 양쪽에 모두 해당하는 경우 (중략) 통상해고의 방법을 취하더라도 징계해고에 따른 소정의 절차는 부가적으로 요구된다"고 판시하였다. 둘째, 통상해고이면서 정리해고인 경우에 통상해고가 가능한가. 여러 법리들을 보면, 해당 해고가 정리해고이면 정리해고 절차 및 요건을 거쳐야 하며 통상해고라면 별도의 절차가 불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즉, 이 경우도 명확하게 통상해고인지 여부가 선행 쟁점이 된다.

     

    아울러, 사용자의 일방적인 해고(근로관계종료)는 근로자의 생활기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조심스레 접근할 필요가 있다. 임금을 교환적 금품과 생활보장적 금품으로 나누는 이른바 임금이분설이 폐기되었다 해도, 최근 축적된 통상임금 판례군(群)에서 보듯이 임금이 교환적이지 않고 생활보장적, 후생적 성격을 가지더라도 (통상)임금으로 포섭되었기 때문이다.

     
    이와 별개로 '언어(법문)가 규범(법리, 해석 등)에 선행한다'는 법학의 문언해석원칙에 따르면, 법문에 없었던 통상해고의 법리가 향후 명확히 법문에 들어올 위험성 또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3. 통상해고의 오남용·부작용과 파생효과
    (1) 통상해고의 오남용과 부작용: 해고의 '정당한 이유' 해석 논란 및 간이한 해고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근로기준법 제23조). 여기서 '정당한 이유'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어 해석에 논란이 있었다. 이에 대법원은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 지위 및 직무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4. 25. 선고 94누13053판결)"고 판시하였으나, 구체적 개별적 사안마다 분쟁은 반복되는 실정이다.


    2016년 1월 고용노동부는 업무능력 결여, 근무성적 부진 등도 통상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있다고 규정한 '공정인사지침'을 발표했다. 저성과자, C-player 등 대상자에 대해 업무능력 결여를 이유로 한 통상해고를 통해 '간이한 해고'의 길을 열어준 셈이다. 해당 지침은 노사 간 충분한 협의 부족과 사회적 공감대 형성 결여를 이유로 2017년 9월 폐기됐다.

     

    (2) 통상해고 관련 오해에 따른 파생효과: 통상해고의 보편화 현상 및 정리해고의 확대
    첫째, 해고사유로서 통상해고의 보편화 현상은 '경영합리화'라는 미명 하에 인사·경영권 행사의 명목으로 직권 면직, 직위해제, 전직 등을 선행하는 방식으로 왜곡되고 있다. 또한 당연퇴직(사망, 수감, 중대질병 등 자동소멸)과 통상해고 사안은 명확하게 구별해야 함에도 구분 없이 사용되는 등 실무상 혼란이 초래되고 있다. 실제로 사규와 취업규칙에 '직권OO', '자동(당연)OO', '통상OO' 등의 인사조치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둘째, 통상해고가 일반화함과 동시에 최근에는 정리해고도 해고의 사유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근로기준법 제24조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을 규정하고 있다. 최근까지 전직원의 36%인 2600명 이상의 정리해고가 진행된 ○○자동차 사건을 보자면, 코로나19 시대에 정리해고는 통상해고의 법리가 전개되면서 더더욱 활성화하는 측면도 있다.

     


    4. 통상해고 법리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 제언
    (1) 통상해고 법리의 문제점: '해고 제한 법리'의 오해

    통상해고를 해고의 사유로 일반화하는 노동학계의 논의들은 '해고의 제한', '권리남용 무효'라는 외국의 법리를 오해한 것에서 비롯한다. 실제로 (징계)해고에 있어 '정당한 이유'의 판단이 본질적인 요소라는 점을 간과하고 노동의 가치를 '자원', '생산요소(HR)'로 보고 경영상·인사상 관리·처분하도록 오인하게 한다. 통상해고 사유의 법리는 명확한 법리적 기준이 부재하기 때문에 인사노무 실무상으로도 함부로 운용될 수 없다는 점 또한 간과하고 있다. 통상해고 사유의 법리는 징계해고의 편법적 대체재로서 회사의 직권조치를 강화하고 종국적으로 '업무능력 부족', '근태불량', '근무태도 불성실'을 이유로 한 해고로 확대될 소지가 있어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사회권적 노동권에 따른 편면적 강행규정으로서) 근로기준법의 입법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2) 개선방안1: '해고 제한 법리' 발전을 통한 본질적 해결 제시
    통상해고 법리를 개선하기 위한 본질적인 해결방안은 '해고의 제한 법리'를 실무와 학계에서 발전시키는 것이다. 또한 법체계와 문언에 대하여 문리적 해석을 우선하되 규범적·법리적 해석을 더할 필요가 있다.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관한 각 조항의 '정당한 이유'를 해석 또는 법리 양면에서 치밀하게 발전시킴으로써 가능할 것이다. 이미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정당한 (갱신)기대권' 법리를 발전시킨 전례를 보면, 우리 노동법학계에서 앞으로 일반적인 해고제한의 법리 역시 노사에 있어 최적(Optimum), 균형(Equilibrium)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보인다.

     
    (3) 개선방안2: 통상해고의 입법적 해결 제시

    통상해고 법리를 개선하기 위한 입법적 해결 역시 병행될 수 있다. ① 민법과 개별적 근로관계법을 아우르는 '근로계약법(가칭)'을 제정하여 해고의 제한, 통상해고 관련 조항을 마련하는 방안, ② 근로기준법에 해고사유를 명확히 열거하는 포지티브(positive) 입법을 사용하는 방안(명확히 열거된 경우만 해고가 가능함), ③ 근로기준법 등에 해고 외에 여러 불이익 조치(전보, 대기발령, 전출, 교육 등)를 징계로서 명확히 포섭하는 방안, ④ 행정적·정책적으로 '해고 사유 및 절차 지침'이나 '징계해고사유 실무 가이드' 등 실무에서 활용 가능한 지침을 시행하는 방안 등 다양한 입법적 해결 및 개선이 필요하다.

     

     

    유재원 변호사(법률사무소 메이데이·노무사)

     


    마세라티

    리걸북스

    더보기

    리걸에듀

    더보기

    리걸인사이트 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