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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으로 변론·조정… 사법 접근성 높였다

    영상재판 6개월 점검

    박수연 기자 sypark@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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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재판의 범위를 확대하는 개정 민·형사소송법이 지난해 11월 시행된 후 6개월간 1500건에 달하는 영상재판이 진행된 가운데, 영상재판을 경험한 사건 당사자들은 물론 판사와 변호사 등 법조인들도 대체로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영상재판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술적 결함 문제 등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나아가 영상재판에 대한 홍보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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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고법 민사12-2부 관계자들이 지난 3월 서울고법 서관 307호 법정에서 영상재판을 준비하고 있다.

      

    ◇ 닻 올린 '영상재판 시대' = "쌍방 영상재판 진행하겠습니다. 모두 잘 보이고, 잘 들리시나요?"


    지난 3월 18일 서울고법 서관 307호 법정에서 영상재판 방식으로 민사사건 변론준비기일이 열렸다. 주심 판사가 재판정에 입정하고 법정 오른쪽 벽에 걸린 스크린 화면에 '서울고법 민사12-2부 법정'이라는 글귀와 함께 원고측 대리인, 피고측 대리인의 모습이 화면에 띄워졌다.


    이날 또 다른 법정에서도 영상재판이 진행됐다. 원고가 법정에 출석하기 어려워 영상재판으로 진행됐는데, 피고와 피고의 대리인, 원고의 대리인은 소송서류를 영상으로 띄워놓고 재판을 진행했다.


    한 재판부는 영상재판 말미에 "영상재판 진행과정이 어렵지 않았습니까?"라고 물었고, 영상재판으로 재판에 참여한 양측 변호사는 "없었다. 잘 들렸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앞으로도 영상재판 많이 활용해달라"며 이날 재판을 마쳤다.


    변론기일·조정기일·공판준비기일 진행 등에

     활용

     

    이날 진행된 영상재판은 비교적 매끄럽게 진행됐지만, 시행 초기라 그런지 다소 미흡한 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재판 시작을 앞두고 "영상 화면이 흐리게 나오네요", "저도 안 보입니다", "잠시 나갔다가 다시 접속해보시겠습니까?"라는 말들이 오간 재판부도 있었다. 재판이 시작된 후에는 각 대리인이 마이크나 카메라 상태에 따라 소리가 울리거나 전자음이 섞여나오기도 했다. 또 통신 상태가 안 좋아지면 대리인 얼굴이 보이지 않고 실루엣만 나타나 목소리만 들리는 경우도 있었다.


    같은 날 또다른 서울고법 법정에서는 재판 시각이 지났지만 영상재판 진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판사가 급하게 사무실로 올라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법정에서는 참여사무관 홀로 영상재판 현황을 지켜보고 있었고, 마이크 소리와 화면 오류가 계속 이어져 결국 이날 재판은 연기됐다.

     

    법원 관계자는 "간혹 10~20% 정도 이런 식의 문제가 생겨 재판이 차질을 빚기도 한다"며 "전산실 직원을 부르고 싶어도 바로 재판을 진행해야 해 그러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코로나 등 사회적 위기 속

     국민의 권리보장 기여


    ◇ 재판부·당사자·변호사 "대체로 만족" =
    영상재판이 활성화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소 어수선한 부분도 있지만 재판부와 사건 당사자는 물론 변호사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한 부장판사는 "영상재판이 활성화되면 짧게는 단 몇 분 안에 끝나는 재판을 위해 사건 당사자나 변호사들이 굳이 법정을 찾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편리할 것"이라며 "이미 법원에서는 영상재판 진행을 위한 준비가 많이 되어 있는데 판사 입장에서는 익숙하지 않아서 활용을 잘 안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부장판사는 "재판이 하루에 하나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수십 건의 재판이 진행되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통신이나 장비 상태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영상재판 활성화를 위해 인프라를 더욱 확실하게 갖추고 이를 홍보한다면 판사와 사건 당사자 모두 더욱 활발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5분 안팎 변론기일 지정 등에 

    시간 낭비도 줄여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처음 민사 변론기일을 영상재판으로 연 박진수(47·사법연수원 30기) 부장판사는 "영상재판을 시범 실시한 이후로 프로세스만 갖춰지면 그 다음부터는 영상재판이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영상재판의 영상이나 음성도 선명해 영상재판을 경험한 소송대리인들도 이후부터는 계속 영상재판 방식으로 진행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인 재판과 영상재판 간에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며 "영상재판에서 간혹 발생하는 기술적 결함 문제도 점차 개선되고 있고, 영상재판 프로그램인 비디오 커넥트(Vidyo Connect)도 개선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했다.


    한 변호사는 "수임한 사건이 원거리에 떨어져 있는 법원 사건이면 5분 안팎의 변론준비기일 등에 참석하기 위해 하루 일정을 통째 비워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며 "영상재판은 이 같은 시간을 아낄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무척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기술적 결함 점차 개선

    사건관계인 긍정적 반응 


    ◇ 제도 안착 위한 개선점은 = 물론 개선해야 할 부분도 많다. 무엇보다 사건 당사자 등이 영상재판 요청을 꺼리는 분위기가 많아 제도 홍보 강화 등을 통해 영상재판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


    한 판사는 "사건 당사자가 먼저 영상재판을 요청해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재판부에서 먼저 영상재판을 제안하면 도리어 놀라는 경우도 있다"며 "보다 적극적으로 영상재판을 활용하려는 자세가 모두에게 필요해보인다"고 했다.


    또 다른 판사는 "영상재판은 제3자가 사각지대에서 조언하거나 협박하는 등 관여를 할 우려가 있어 이러한 부분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며 "특히 범용 원격 회의 프로그램인 비디오 커넥트를 그대로 쓰다보니 영상재판과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 기본적으로 대등한 입장에서 원탁회의를 하는 형태의 프로그램이라 재판장의 소송지휘권 행사에 번거로운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통상 민사사건의 경우 15분에 2건씩 기일을 잡는데 앞뒤 사건의 관계자들이 모두 들어올 경우 누가 누군지 모르고, 매뉴얼에는 마이크랑 캠을 꺼두었다가 해당 사건을 진행할 때 켜도록 되어있지만 현실적으로 그러기 쉽지 않다"고 했다.


    영상재판에 참여했던 한 변호사는 "재판 전에 법원에서 비교적 상세하게 프로그램 설치 등에 관해 설명해주고 있어 큰 어려움을 없었지만, 화면에 대리인과 재판장 외 법인 직원 등 제3자의 모습이 보이는 경우가 가끔 있어 어수선한 느낌이 들었다"며 "카메라 렌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제3자가 코칭을 할 수도 있어 이런 부분에 대한 방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변호사는 "영상재판을 하려면 저희 사무실 직원이 법원에 있는 직원과 통화를 해서 프로그램을 다운받고 비밀번호를 받는 등 복잡해 보이는 면이 많았다"며 "보다 간소화된 시스템이 갖춰지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박수연·한수현·이용경 기자

    sypark·shhan·yk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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